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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6-05 10:43

인생의 허들경기 <6월 5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인생의 허들경기
본문 - 출애굽기 4:18-23

『해리 포터』(Harry Potter)라는 판타지 소설을 쓴 영국의 조앤 롤링(Joanne Kathleen Rowling, 1965-)이란 여성은 극심한 가난을 이겨낸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영국의 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 회사에 비서로 취직합니다. 그러나 얼마 못가 해고당하고, 이후 포르투갈로 건너가서 포르투갈 남자를 만나 결혼하게 됩니다. 그러나 딸을 낳고 2년 만에, 결혼한 지 4년 만에 이혼을 하고서 딸과 함께 무일푼으로 영국으로 돌아와,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살게 됩니다. 어린 딸과 함께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혹독한 가난에 시달렸고, 심지어 우울증까지 그녀를 괴롭혔습니다. 어린 딸에게 읽어줄 동화책을 살 돈이 없던 그녀는 아이에게 읽어줄 책을 직접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책이 『해리 포터』입니다. 그 책은 이후에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7권까지 나왔는데, 새로운 책이 나올 때마다 그 책을 사기 위해서 사람들이 서점 앞에 장사진을 이루곤 했습니다. 그녀의 책은 현재 63개 언어로 번역되어 약 3억 5천만부가 팔렸다고 합니다. 그에 따라 가난했던 그녀는 세계 500대 부자에 등극할 정도로 많은 재산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10억씩을 번다고 알려진 그녀는 지금은 영국 여왕보다도 재산이 많다고 합니다.

비단 조앤 롤링만이 아니라, 극심한 절망의 나락에 빠져 있던 사람이 재기에 성공한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극심한 절망까지 가진 않더라도 우리네 인생은 누구나가 질곡이 있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때로는 깊은 수렁에 빠진 것 같은 삶을 살기도 하고, 때로는 모든 슬픔과 과거의 아픔을 잊어버릴 것만 같은 기쁨의 때를 살기도 합니다. 늘 기쁨의 순간만 사는 사람도 없고, 늘 탄식과 절망의 순간만 사는 사람도 없습니다. 기쁨과 탄식, 웃음과 울음, 환희와 절망의 곡선을 그리며 살게 됩니다. 물론 그 곡선의 차이는 있습니다. 인생의 곡선이 완만하게 그려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심하게 요동치는 곡선이 그려지는 삶을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 참으로 기구한 인생을 산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심하게 요동치는 곡선을 그리며 산 사람입니다. 모세는 태어나자마자 죽어야 할 운명을 맞게 됩니다. 애굽의 종살이를 하던 히브리 민족은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반드시 나일강에 던져 죽여야만 했습니다. 그런 절박한 상황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모세 역시 태어나자마자 죽어야하는 끔찍한 운명을 안고 태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참으로 믿음 좋은 부모님 아래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는 태어나자마자 나일강에 던져 죽여야 하는 아들임에도 석 달 동안 집안에 감추어두고서 키웠습니다. 최고의 권력자인 바로의 명령을 어겼을 때에 어떤 형벌이 주어질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의 부모는 노예입니다. 노예의 목숨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든지 주인의 말 한마디에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모세의 부모는 바로 왕의 명령을 거역하고 모세를 집안에서 키웠습니다.
석 달을 집안에서 키웠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자 모세의 부모는 갈대상자를 만들어 태어난 지 석 달 밖에 되지 않은 갓난아기를 그 상자 안에 넣고 나일강에 띄워 보냅니다. 그런데 나일강에 목욕을 하러 온 바로 왕의 딸 공주가 그 갈대 상자를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 든 아이가 히브리 아이임을 알게 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그 아이를 나일강에 그대로 버려야 합니다. 그녀의 아버지인 바로가 히브리 아이는 다 나일강에 던져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갈대상자를 여는 순간 아이가 울자 공주의 마음에 불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를 나일강에 던져죽이지 못하고 자기 집으로 데리고 옵니다. 공주의 집은 왕궁입니다. 히브리의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반드시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바로의 왕궁입니다. 그 왕궁에서 모세는 공주의 아들로 40년간 왕궁의 교육을 받게 괴고, 당대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부귀영화를 누리게 됩니다.
태어나자마자 죽어야 할 운명의 아이가 당대 최고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자리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히브리 민족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니 히브리인은 고사하고 애굽 사람이라고 해도 그런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 노예의 아들로 태어난 모세, 태어나자마자 나일강에서 악어 밥이 되어 죽어야 할 운명의 모세가 그런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 것입니다. 엄청난 인생의 반전이 이루어졌습니다.

모세의 인생의 반전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가 40세가 되었을 때 모세는 히브리 노예들이 노동을 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게 됩니다. 바로의 공주에게 양자로 들어가면서 친어머니가 유모가 되어 갓난 모세에게 젖을 물렸습니다. 어머니에게 젖을 먹으면서 모세는 히브리인으로서의 자기정체성에 대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에게서 받은 그 교육으로 인해 모세는 40년 동안 애굽왕궁에서 애굽의 학문과 무예를 배우면서도 자신이 히브리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못했습니다. 40세의 모세가 히브리인들의 노역현장을 찾은 것은 왕자로서 노예들을 부려먹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기 동족 히브리 사람들의 고역을 친히 보기 위해서입니다. 400년간 노예생활하며 고통을 겪고 있는 자기 동포들을 위해서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찾아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일이 발생했습니다. 히브리 사람들의 노역현장을 찾아간 모세는 애굽 사람이 히브리 사람을 구타하는 모습을 보고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애굽 사람을 죽이고 맙니다. 아무도 그 현장을 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던 모세는 그 이튿날 다시금 노역현장을 찾아갔다가 자신의 살인행위가 들통 나고 맙니다. 히브리 사람들끼리 싸우는 모습을 본 모세가 싸움을 말리는 과정에서 그 중 한 사람이 모세의 살인 장면을 목격했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결국 자기 동족 히브리 사람들에게 배척을 받은 모세는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미디안 광야로 도망을 치게 됩니다. 비록 미디안 제사장의 딸 십보라를 아내로 맞아 가정을 꾸리고 게르솜과 엘리에셀이라는 두 아들을 낳긴 했지만, 미디안 광야에서 모세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산 세월이 40년이었습니다. 그 40년 동안 모세에게 주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야곱은 형 에서의 분노를 피해 하란으로 도망가서 20년 동안 살았습니다. 야곱이 하란으로 갔을 때의 모습이 모세가 미디안 광야로 갔을 때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둘 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피난을 간 것입니다. 또 둘 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피난을 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의 차이가 하나 있습니다. 야곱은 20년 만에 아내 4명에 아들 열하나와 딸 하나를 얻어 큰 가정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야곱보다 배나 긴 40년을 미디안에서 살았던 모세에게는 아내와 두 아들 외에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출애굽기 3장 모세가 80세가 되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모세는 장인 이드로의 양떼를 치고 있었습니다. 장인의 양떼를 치고 있었다는 것은 자기의 양은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야곱도 처가살이를 했고, 모세도 처가살이를 했습니다. 야곱은 20년 동안의 처가살이 중에 큰 거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40년의 처가살이를 했지만 자기 것이라곤 하나도 없는 여전히 빈털터리였습니다.
최고의 권력과 영화를 누리던 모세가 미디안 광야에서 산 40년의 삶은 완전히 빈털터리의 삶이었습니다. 40년 전 바로의 왕궁에서 살던 것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입니다. 다시금 삶의 저 밑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진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80세가 되었을 때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습니다. 그 후 그의 삶은 다시금 180도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빈털터리인 모세를 부르셔서 바로 왕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라는 사명을 주십니다. 처음 모세는 그 하나님의 부르심에 거절을 합니다. 아무런 권력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자신이 바로와 싸워 이스라엘을 구해낸다는 것은 불가능함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애굽은 당시 세계 최강대국입니다. 바로는 그 최강대국 애굽의 왕입니다. 더구나 바로는 애굽 백성들에게 신으로 추앙받는 존재입니다. 그에게는 백성들의 존경뿐만 아니라, 엄청난 군사력이 있었습니다. 세계 최강대국이라는 것은 그 대국에 걸맞는 군사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모세에게는 군사력이라곤 하나도 없습니다. 그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40년 전 그는 동족 히브리 사람들로부터도 배척을 받았습니다. 그의 곁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바로에게 보내셨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갈 때 모세가 가지고 간 것은 오직 하나뿐이었습니다. 그건 마른 막대기입니다. 양을 칠 때 쓰던 막대기 하나가 모세가 가지고 있는 힘의 전부입니다.

마른 막대기만을 가지고 가지만, 그 모세는 세상 모든 권력을 다 손에 쥔 사람처럼 당당하게 바로를 향하여 갑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 모세를 사용하셔서 최강대국의 왕 바로를 굴복시키시고, 배척받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도자로 삼으셨습니다. 미디안 광야에서 처가살이를 하면서 빈털터리로 살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40년의 삶을 살게 됩니다. 비록 그가 가진 것은 없지만, 그는 온 백성들에게 지도력을 인정받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로 그를 사용하셨습니다. 미디안 광야에서의 40년의 삶과는 너무 다르게, 하나님께서 그를 높여 주신 것입니다.

여러분, 모세의 생애를 다시금 기억해 보십시다. 그의 첫 출발점은 인생의 곡선으로 말한다면 최고로 낮은 자리였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죽어야 하고, 석 달 만에 나일강에 던져질 운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곧 최고의 곡선으로 올라셨습니다.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 되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부귀영화를 누리게 됩니다. 그렇게 산 세월이 40년 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40년은 다시금 인생의 밑바닥 삶이었습니다. 도망자로 나이 80이 되도록 자기 재산이라곤 하나도 없는 빈털터리로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마지막 40년은 최고로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됩니다. 물론 세상적인 가치로 한다면 여전히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바 되어, 당대에만 아니라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가치 있는 삶을 산 사람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모세의 인생 곡선은 극과 극을 보여줍니다. 최고로 밑바닥까지 내려간 삶에서 최고로 높은 지점까지 올라갔고, 또다시 깊은 절망과도 같은 밑바닥 인생을 살다가 마지막에는 최고로 가치 있는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 모세의 삶을 운동경기에 비유한다면 허들경기와 같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허들경기가 다른 육상경기와 다른 점은 허들이라는 장애물을 설치해 놓고 경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단 시간에 승부를 내는 경기가 아니라 70년, 80년, 9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인생은 끊임없이 자기와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공부하는 것도 자신과의 싸움이고,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는 것도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그런 면에서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 것은 참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생을 허들경기로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는 허들이라는 장애물이 놓여있고, 그 장애물을 뛰어넘어 앞으로 전진해 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허들경기에서 허들이라는 장애물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의 장애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인생의 장애물이 때로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너무 높은 장애물 때문에 뛰어넘지 못하고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장애물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네 인생에 발목을 잡고 뛰어넘지 못하도록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것은 아닙니다. 그 장애물이 벽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 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린도전서 10:13)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너희가 지금까지 당한 시험 가운데 감당하지 못할 시험이 있었느냐? 너희 앞에 놓인 인생의 장애물 가운데 뛰어넘지 못할 장애물이 있었느냐?’ 대답은 분명합니다. 없었습니다. 시험 당할 때에는 너무 큰 시험이라고 생각하여 두렵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큰 장애물이 있다 하더라도 건너뛰지 못할 장애물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만일 그 시험과 장애물을 뛰어넘지 못했다면 오늘 우리는 여기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일어서지 못했다면, 우리 인생은 파멸당해 사그라져 없어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 앞에 당한 시험의 때에도 그랬고, 커다란 장애물로 인해 두려움에 휩싸일 때도 그렇고 우리를 그 시험이나 장애물 앞에서 넘어지게 내버려두지 않으셨습니다. 그 시험을 이기고, 그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감당하기에 너무 큰 시험이나 장애물이 있을 때에는 피할 길을 주셨습니다.

허들경기는 일반적으로 세 종류가 있습니다. 110m 허들, 200m 허들, 400m 허들입니다. 그리고 110m든, 200m든, 400m 경기이든 모든 경기에는 10개의 장애물이 있습니다. 허들 하나만 뛰어넘었다고 경기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10개의 허들을 다 넘어야 경기가 끝납니다.
우리 인생의 허들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삶에 허들이라는 장애물이나 시험이 한번만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를 뛰어넘으면 어느 새 또 다른 허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것도 뛰어넘어야 합니다. 어느 때에는 숨가프게 연속적으로 허들을 뛰어넘어야 할 때도 있고, 어느 때에는 한 개의 허들을 뛰어넘은 후 한동안 평탄한 길을 뛰다가 또 다른 허들을 뛰어넘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허들경이이든 허들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 힘든 장애물이 많다고 불평하지 마십시다. ‘다른 사람은 장애물이나 시험이 없는 것 같은 평탄한 삶을 사는데 왜 나는 이렇게도 많은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하느냐’고 불평하지 맙시다. 110m 허들경기를 하는 사람은 9.14m마다 허들을 하나씩 뛰어넘어야 합니다. 200m 허들경기에서는 18.29m마다 허들 하나씩 뛰어넘어야 합니다. 400m 허들 경기에서는 35m마다 허들을 만나게 됩니다. 얼마나 자주 허들을 만나든지 간에 모두 다 10개의 허들을 뛰어넘어야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나는 자주 허들을 만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10개의 허들을 뛰어넘는 것이고, 평탄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10개의 허들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허들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장애물 없이 평탄한 삶만을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인생의 허들경기를 하라고 하실까요? 인생의 허들인 삶의 장애물은 우리를 연단하게 만들고, 그 연단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 때로 우리의 삶에 우리를 찌르는 가시가 있는 것은 우리의 영혼이 잠들지 않고 깨어 하나님을 의식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우리 인생의 허들을 하나씩 뛰어넘을 때마다 우리의 영혼은 더욱 성숙해집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의 가치가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나 중심적인 사고와 가치판단에서 하나님 중심의 사고로, 하나님의 뜻을 우선시 하는 가치기준으로 변합니다. 그래서 고난은 힘들지만 우리에게 유익을 줍니다. 시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시편 119:71)

우리의 인생이 허들경기와 같다 할지라도 인생과 허들경기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허들경기에서 허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허들의 높이도 일정합니다. 그러나 우리네 인생에서 허들은 간격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하나의 허들을 넘고 나면 곧바로 또 다른 허들을 넘어야 할 때도 있는가 하면, 어떤 때에는 한 동안 허들이 없는 평탄한 길을 달려가기도 합니다. 또 그 허들의 높이가 매번 다릅니다. 어느 때에는 넘기 쉽게 낮은 것일 수도 있고, 어느 때에는 도약을 하지 않으면 뛰어넘을 수 없을 정도로 높은 허들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로 허들경기에서는 장애물이 있음을 미리 예견할 수 있습니다. 규칙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110m 허들경기에는 9m 후에 또 다른 허들이 있음을 경기하는 사람이나 관중이 다 압니다. 그것을 알면서 경기에 임합니다. 그러나 인생에서는 장애물이 언제 나타날지 예견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예견할 수 있도록 어떤 사인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는 너무도 갑작스럽게 우리 앞에 장애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깨어 있으라”고 말씀합니다. 언제 나타날지 모를 장애물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 깨어 있으면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놀라지 않고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허들경기는 뛰어야 할 길이가 정해져 있습니다. 110m를 달리든, 200m나 400m를 달리든 미리 자신이 선택하여 경기에 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은 내가 내 인생의 경기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110m와 같이 짧은 인생의 허들경기를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400m와 같이 긴 인생의 허들경기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 인생의 길이가 얼마가 되든 간에 우리는 마지막까지 경기를 해야 합니다.
네 번째로 허들경기에서는 단 한 사람만이 승자가 됩니다.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사람만이 우승자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서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모든 사람에게 승리의 영광이 주어집니다. 사도 바울이 그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디모데후서 4:7-8) 여러분, 그렇습니다. 때로는 장애물을 뛰어넘느라 시간을 지체하여 다른 사람보다 늦게 결승선에 도착했다 하더라도, 장애물을 뛰어넘은 후에 결승선에 도착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의의 면류관을 씌워주십니다.

경기장에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있는 허들을 두려워한다면 허들경기를 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우리 앞에 있는 장애물을 두려워한다면 인생의 경주를 할 수 없을뿐더러 인생의 승리자가 될 수 없습니다. 때로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장애물이 벽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도저히 우리 힘으로 뛰어넘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꽉 막힌 벽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기억하십니다.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장애물은 허들이지 결코 벽이 아닙니다. 벽은 그 뒤를 볼 수 없어 우리를 두렵게 만듭니다. 그러나 허들은 그 뒤를 볼 수 있기에 뛰어넘을 수 있다는 자신을 갖게 해 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신앙은 벽처럼 보이는 장애물이라 하더라도 허들로 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모세는 벽처럼 보이는 바로 앞으로 가야 했습니다. 당시 모세의 상황으로 본다면 바로는 벽임에 분명합니다. 도저히 이길 수도 없고 뛰어넘을 수도 없는 어마어마한 벽입니다. 그러나 모세는 그것을 벽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허들이라고 생각하고 바로 앞에 당당하게 나갑니다. 모세가 벽과 같은 바로를 허들로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 해답이 오늘 본문에 있습니다. 본문 20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모세가 그의 아내와 아들들을 나귀에 태우고 애굽으로 돌아가는데 모세가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더라.” 모세의 손에는 지팡이가 들려 있었습니다. 그 지팡이는 빈털터리인 모세가 가지고 있던 유일한 소유물이었습니다. 양을 칠 때 쓰던 평범한 지팡이입니다. 그 지팡이라고 해야 불과 1m 정도의 크기밖에 되지 않는 막대기입니다. 그런데 애굽으로 바로를 향하여 가는 모세에게 그 지팡이는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지팡이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지팡이입니다. 그 지팡이로 나일강의 물을 핏물로 바꾸는 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앞을 가로막는 홍해를 가를 수도 있습니다. 그 지팡이를 하늘을 향하여 높이 들 때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지팡이로 반석을 치자 반석에서 물을 흘러나왔습니다. 그런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잡았기에 모세는 담대하게 바로를 찾아갔습니다. 그 지팡이를 손에 잡고 있는 이상, 바로는 뛰어넘지 못할 벽이 아니라 허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의 손에도 지팡이를 들려주십니다. 모세의 지팡이처럼 별 볼 일 없는 초라한 것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작은 능력이나 작은 재능일 수 있습니다. 그 지팡이를 나 자신만을 위해 쓰려고 하면 그건 내 지팡이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지팡이를 하나님을 위해 쓰겠다고 생각하고 나가면 그게 하나님의 지팡이가 됩니다. 똑같은 막대기이지만, 나의 지팡이가 되기도 하고 하나님의 지팡이가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냥 허들경기를 하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뛰어넘을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주십니다. 담대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우리 손에도 하나님의 지팡이를 들려주십니다. 그 지팡이를 들고 담대하게 나가십시다. 하나님의 지팡이를 손에 들고 간다면, 우리 앞에 바로처럼 엄청난 벽을 만날 지라도 허들처럼 가뿐하게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2011년 6월 5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