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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6-19 14:14

우리의 헤브론 <6월 19일 - 창립기념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우리의 헤브론
본문 - 창세기 23:10-20

여러분, 제가 설명하는 지역이 어디인지 맞춰보시겠습니까? 성경에 나와있는 아주 유명한 곳입니다. 현재 17만 명 정도가 사는 작은 도시인데, 그 17만 여명 가운데 유대인은 고작 400여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유대인과 아랍인들 사이에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중세에 이슬람에 의해 점령되면서 그곳에 회교 사원이 세워지게 되었고, 그 후 십자군이 점령하여 그 회교사원을 성당으로 개조하였습니다. 그러나 불과 얼마 되지 않아 1187년 다시 이슬람에 점령되어 1917년까지 이슬람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영국이 위임통치를 하다가 1948년 요르단으로 편입이 됩니다. 1967년 7일 전쟁을 통해서 이스라엘이 그 땅을 차지하지만, 1997년부터는 다시금 팔레스타인 관할로 이관이 되어 이슬람 사람들이 다수를 이루며 살고 있습니다.
거대한 이슬람 사회와 작은 유대인 공동체가 공존하면서 여러 차례 비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1929년 8월에 아랍 군중이 유대인 마을을 공격하여 67명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1936년에는 아랍인들의 폭동이 일어나 유대인들이 그곳에서 추방당하기도 했습니다. 1980년에는 아랍인들이 회당에서 집으로 가던 유대인들에게 총격을 가해 6명이 사망했고, 1983년에는 복면을 쓴 유대인이 이슬람대학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해 아랍학생 3명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1994년에는 한 유대인이 이슬람 사원에 총을 들고 들어가 기도하고 있던 이슬람 신자들에게 총를 난사하여 29명이 살해되었고, 그 유대인은 현장에서 흥분한 이슬람 사람들에게 붙잡혀 몰매에 맞아 죽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이런 전쟁의 소용돌이와 참사가 끊이지 않는 곳, 그곳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 이상으로 이슬람과 유대교 사이에 끊임없는 분쟁과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그곳이 바로 헤브론입니다. 17만 여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고 유대인은 고작 400여명 밖에 없음에도 유대인들이 헤브론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헤브론에 그들 조상들의 무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 사람들 역시 아브라함을 그들의 조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아브라함의 무덤이 있는 헤브론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아브라함을 비롯해서 이스라엘 조상들의 무덤이 있는 곳이 바로 헤브론에 있는 막벨라 동굴입니다.<사진1> 현재는 막벨라 동굴 사원이 자리 잡고 있고 이슬람 사람들이 관리하고 있습니다만, 그곳에는 이스라엘 조상들의 무덤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맨 먼저 가나안 땅에 왔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무덤<사진2>을 비롯해서 그의 아내 사라의 무덤<사진3>, 그리고 아브라함의 아들인 이삭의 무덤<사진4>과 이삭의 아내인 리브가의 무덤<사진5>, 이스라엘 12지파를 이룬 12아들을 낳은 야곱의 무덤<사진6>, 야곱의 첫 번째 아내인 레아의 무덤<사진7> 그리고 정확하게 누구의 무덤인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아담의 무덤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는 또 하나의 무덤<사진8>까지 여러 개의 무덤이 막벨라 동굴 사원 안에 있습니다.

헤브론은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약 35km정도 떨어져 있는 도시입니다. 주전 2천 년대부터 사람이 살아온 오래된 고대 도시 가운데 하나인 이 헤브로은 해발 95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지대이긴 하지만, 땅이 비옥하고 물도 풍부해서 농사가 아주 잘 되는 곳입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데스 바네아에서 12명의 정탐꾼을 가나안 땅에 보냅니다. 정탐꾼들은 40일 동안 가나안 땅을 정탐한 후 몇 가지 과일과 함께 포도송이를 따서 메고 옵니다. 그 포도송이를 딴 곳이 에스골 골짜기(민수기 13:23)인데, 이 에스골 골짜기가 헤브로 근처에 있습니다. 그만큼 그 지역에서 포도가 많이 생산되었는데, 오늘날에도 헤브론은 포도의 산지로 유명합니다. 오늘날에는 포도의 특산지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제조업이 발달하여 팔레스타인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살기 좋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곳이기 때문에 헤브론이 유대인과 이슬람 사이에 끊임없는 분쟁지역이 된 것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헤브론에 있는 아브라함 가족의 가족무덤인 막벨라 동굴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이 막벨라 동굴을 가족무덤으로 만든 사연이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하란을 떠나 가나안에 들어온 지 60여년이 흘렀습니다. 그 60여 년 동안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됩니다. 딱히 ‘이곳이 우리의 거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가뭄으로 그 땅에 기근이 들면 애굽으로 피난을 갔다가 다시금 가나안 땅으로 되돌아오기도 하고, 때로는 블레셋 사람들의 땅에서 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브라함은 노년에 브엘세바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브엘세바는 헤브론에서 남쪽으로 약 50km 더 내려가 있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언제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서 헤브론으로 옮겨왔는지는 모르지만, 헤브론에서 살고 있을 때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12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그 때까지 ‘내 땅’이 한 평도 없었던 아브라함은 사라를 매장할 매장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헤브론에 살고 있던 헷족속에게 매장지를 사게 됩니다.
아브라함이 헷족속에게 사라를 매장할 매장지가 필요하다고 매장지를 팔라고 말할 때 헷족속의 사람들은 아브라함에게 매장지를 무상으로 주려고 합니다. 본문 바로 앞에 6절에서 헷족속이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우리 가운데 있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이시니, 우리 묘실 중에서 좋은 것을 택하여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우리 중에서 자기 묘실에 당신의 죽은 자 장사함을 금할 자가 없으리이다.” 사라를 매장할 수 있는 매장지를 공짜로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은 9절 말씀에 보면 충분한 대가를 주고 막벨라 동굴을 사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10절에서는 막벨라 동굴의 주인인 에브론이 공개적으로 아브라함에게 무상으로 주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성문에 들어오는 모든 자가 듣는데서” 그렇게 말했다는 것은 그 땅을 아브라함에게 주기로 한 그 말이 법적인 효력을 가진다는 것을 뜻합니다. 성서시대에 성문은 재판을 하거나 마을의 중요한 일을 공개적으로 처리하는 장소였습니다. 그렇게 에브론이 공개적으로 막벨라 굴을 무상으로 주겠다고 말하는데도, 아브라함은 끝까지 거절하고, 반드시 돈을 주고 사겠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본문 16절에 보면 아브라함이 은 400세겔을 에브론에게 주고 막벨라 동굴뿐만 아니라, 그 동굴이 위치해 있는 밭과 그 주위에 있는 나무들까지 다 사게 됩니다. 그리고 18절에서는 이렇게 선언합니다. “(막벨라 동굴과 그 밭이) 성문에 들어온 모든 헷족속이 보는 데서 아브라함의 소유로 확정된지라.” 20절에서도 그 막벨라가 아브라함의 소유가 되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줍니다. 18절과 20절에 연거푸 ‘막벨라와 그 밭이 아브라함의 소유지로 확정되었다’고 강조하여 말씀합니다.

여러분, 막벨라와 그 밭을 산 것이 뭐가 그리 중요하기에 그 땅 하나 산 것이 창세기 23장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습니까? 왜 무상으로 주겠다는 것을 아브라함은 굳이 400세겔을 주고서야 그 땅을 자기 소유의 매장지로 삼았습니까? 왜 오늘 본문은 아브라함이 그 땅을 샀기에 그 땅이 아브라함의 소유로 확정되었다고 두 번씩이나 강조했습니까?
그것은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서 첫 번째로 산 땅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 동안 자기 소유의 땅이 한 평도 없던 아브라함이 제대로 값을 주고 그 땅을 산 것도 분명 중요합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후에 헤브론은 이스라엘 역사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이 됩니다. 헤브론은 이스라엘 땅에 있는 6개의 도피성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분배할 때 믿음의 용사 갈렙은 여호수아에게 헤브론을 자신에게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 땅에는 아낙 자손 가운데 가장 큰 사람들이 살던 곳으로 어느 누구도 감히 그 땅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갈렙이 믿음으로 그 땅을 점령합니다.
헤브론은 다윗 왕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다윗이 처음 이스라엘의 왕이 될 때 그는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유다 지파의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다윗이 유다 지파의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은 곳이 바로 이 헤브론이었고, 그 헤브론에서 다윗은 7년 6개월 동안 왕으로 유다를 왕으로 통치하게 됩니다. 그 후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되어 예루살렘에서 33년 동안 이스라엘 전체를 통치하게 됩니다. 그러기에 헤브론은 다윗 왕국의 시발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 둘을 꼽으라면 당연 아브라함과 다윗입니다. 그런데 그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헤브론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곳이 무덤이라는 것입니다. 조상들의 무덤이 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야곱은 애굽의 국무총리가 된 요셉으로 초청으로 가족들을 이끌고 애굽으로 내려갑니다. 야곱은 애굽으로 내려간 후 17년 만에 죽습니다. 야곱은 죽을 때 이런 유언을 합니다. ‘내가 이제 내 조상에게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 그러니 나를 헷사람 에브론의 밭에 있는 막벨라 굴에 장사해다오. 거기는 아브라함과 사라가 매장되어 있고, 아버지 이삭과 어머니 리브가도 거기 매장되어 있고, 나도 내 아내 레아를 거기에 장사했다. 그러니 나를 애굽 땅에 매장하지 말고 반드시 헤브론 막벨라 동굴 가족 무덤에 나를 매장해다오.’(창세기 49:29-32)
여러분, 애굽에서 헤브론까지 시체를 들고 이동한다는 것은 보통 큰 일이 아닙니다. 번잡스러울 뿐만 아니라, 헤브론까지 갔다 오려면 몇 달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도 야곱은 굳이 자신을 그 먼 곳에다 매장해 달라고 유언을 합니다. 왜 애곱은 애굽 땅에서 죽었으면서도 굳이 헤브론 막벨라 동굴에 매장해 달라고 유언을 했겠습니까? 당시 애굽의 문명은 세계 최고였습니다. 피라미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애굽의 장례문화 역시 세계 최고였고, 오늘날에도 미스테리라고 말할 정도로 그 수준이 아주 높았습니다. 만일 야곱이 세계 최고의 장례문화를 이루고 있는 애굽에서 모든 장례절차를 치루고 애굽의 무덤에 매장되었다면 훨씬 더 화려한 장례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야곱은 초라한 헤브론의 막벨라 동굴에 자신을 매장해 달라고 유언을 하고, 야곱의 아들들은 아버지의 유언을 따라 야곱을 헤브론 막벨라 동굴에 매장을 합니다.

야곱이 장례문화가 발달된 애굽을 매장지로 삼지 않고 초라한 막벨라 동굴을 매장지로 삼은 이유가 있습니다. 야곱의 유언에서도 그것을 엿볼 수 있는데, 창세기 49:29절에서 야곱은 그의 유언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내가 내 조상들에게로 돌아가리니...” 이스라엘 백성들은 죽는 것은 ‘조상들에게로 돌아간다’고 표현합니다. 조상들에게로 돌아간다는 말은 조상들이 묻힌 무덤에 함께 묻힌다는 것입니다. 조상들이 모두 한 무덤에 있기 때문에 그 무덤에 들어가는 것을 ‘조상들에게로 돌아간다’고 표현하는 것입니다.
비록 애굽의 문명이 세계 최고이고, 애굽에 좋은 매장지가 많지만 애굽은 아브라함 자손들의 안식처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에게 애굽 땅을 주신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비록 애굽보다 땅은 비옥하지 못할지라도, 또 여러 가지 문명이나 매장의 문화도 애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지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은 가나안 땅입니다. 비록 애굽에 비하면 척박하기 그지없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말합니다. 뭐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까? 에덴동산과 비교될 만큼 비옥한 애굽 땅(창세기 13:10)이라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말해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비옥하지도 않은 가나안 땅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척박한 땅에 조상들이 사 놓은 매장지가 있다고 몇 개월씩 걸리는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막벨라 동굴에 야곱을 매장합니다. 훨씬 더 좋은 애굽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여러분, 그게 믿음 아니겠습니까? 믿음은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좋은 것입니다.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찬송가 438장) 이렇게 고백할 수 있는 것이 믿음입니다.
야곱은 막벨라 동굴 그곳에 할아버지 아브라함과 할머니 사라, 아버지 이삭과 어머니 리브가, 그리고 사랑하던 아내 레아가 묻혀 있기에 그곳을 사모하였습니다. 매장문화가 훨씬 더 발달했다 하더라도 발달된 애굽보다는 초라한 막벨라 동굴이 안식처입니다. 사모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그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더구나 그 곳은 아브라함이 값을 주고 산 곳입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 자신의 대에 이르기까지 가나안 땅에서 자신들이 돈을 지불하고 산 땅은 오직 그곳 밖에 없습니다. 내 집과 같은 곳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그곳으로 가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막벨라 동굴은 하나님의 약속의 증표이기도 합니다. “네가 바라보는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창세기 13:15)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습니다. 그래서 가나안 땅은 약속의 땅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땅입니다. 그 약속을 믿고 아브라함은 거저 주겠다는 땅을 억지로 값을 지불하고 샀습니다. 야곱은 비록 온 가족이 애굽으로 이사를 오긴 했지만, 여기는 잠시 머무를 곳입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하나님께서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가나안 땅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막벨라 동굴은 그래서 소중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구체적으로 인증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여기에다가 예배당을 건축했습니다. 우리가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여기가 예루살렘 성전은 아닙니다. 우리는 성전을 지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배당을 지었고, 교회당을 지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여기가 헤브론이어야 하고, 막벨라 동굴이어야 합니다. 이 예배당을 지으면서 어느 누구도 ‘건축헌금 얼마를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스스로 기쁜 마음으로 헌금을 했습니다.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는 헷족속 에브론에게 400세겔을 굳이 주겠다고 하는 아브라함처럼, 우리는 우리 스스로 기쁜 마음으로 헌금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아름다운 예배당을 건축했습니다. 이제 이곳이 우리에게 헤브론입니다. 막벨라 동굴입니다. 우리는 이 예배당을 볼 때마다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가득해야 합니다. 어디 멀리 가 있더라도 이곳을 생각하면 하나님의 사랑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의 생명 다하는 순간까지 우리가 사모하고 사랑해야 할 곳입니다. 우리의 안식처만이 아니라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안식처여야 합니다. 멀리 애굽에 있어도 돌아가고 싶은 막벨라 동굴인 것처럼,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어디에 가 있어도 우리의 마지막을 여기에 묻을 수 있는 막벨라 동굴이기를 소망합니다.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교회를 떠나 세상에서 방황할지라도 이 예배당을 기억하면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고 싶은 막벨라였으면 좋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헤브론은 곧 막벨라 동굴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본문 19절에 “마므레는 곧 헤브론이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헤브론 안에 마므레라는 밭이 있고, 마므레라는 밭에 막벨라 동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성경은 마므레가 곧 헤브론이라고 말씀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는 그렇습니다. 마므레 그러면 그들은 헤브론을 생각하고, 헤브론 그러면 마므레와 막벨라를 떠올립니다.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서학동 그러면 우리 전주남성교회를 의미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주 그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우리 교회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사모하는 마음이 가득한 예배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예배당을 참 아름답게 지었다고 지었는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은 아닙니다. 또 다른 큰 교회에 비한다면 결코 크고 화려한 예배당도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성으로 지은 예배당이기에 사모할 뿐입니다. 이곳이 우리 인생의 종착역이 되고, 이곳이 하늘나라와 교량역할을 하는 간이역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신앙 생활하는 동안에 우리 모두에게 하늘의 은총이 가득하고, 우리의 삶에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기적의 역사가 나타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를 56년 전에 이곳 동서학동에 세워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름을 전주남성교회라고 짓게 하셨습니다. 전주남성교회라는 말은 남자들만 모이는 교회라는 뜻이 아니라, 전주의 남쪽을 지키는 성과 같은 교회라는 말입니다. 우리 교회가 복음의 역사로 충만하여 우리 전주를 복음으로 지켜내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일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예배당을 마련하도록 기회를 주셨고, 또 도우셔서 이렇게 아름다운 예배당을 짓게 하셨습니다.
막벨라 동굴, 그리고 그 동굴이 있는 헤브론 - 그곳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의 증표입니다. 우리가 지은 이 예배당 - 오늘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통해서 새 역사를 창조해 가실 하나님의 약속의 증표입니다.

<2011년 6월 19일 주일낮예배 - 창립기념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