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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05-23 10:06

너희에게 유익이라 <5월 23일 - 성령강림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너희에게 유익이라
본문 - 요한복음 16:7-14

성경에는 수많은 약속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약속들 가운데 최고의 약속은 메시야를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약속은 승천하신 예수님께서 다시 이 땅에 오시겠다는 재림의 약속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중요한 약속이 있다면 그것은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가장 중요한 이 세 가지 약속 가운데 두 가지는 이미 이루어졌고, 예수님께서 심판의 주님으로 다시 오실 것에 대한 약속만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말씀 가운데 한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은 오늘 본문에만 기록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요한복음 14장에서도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는 진리의 영이라.”(요한복음 14:16-17) 그리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직전 마지막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도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 주실테니 그 성령을 기다리라’는 것이었습니다.(사도행전 1장)

오늘 본문의 말씀은 흔히 ‘다락방 설교’라고 불리는 말씀입니다. 요한복음 13장-16장까지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날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잡수시던 마가의 다락방에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해 주신 말씀입니다. 이 다락방 설교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새 계명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이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이 새 계명의 말씀은 예수님의 생애 전체를 통해서 가르쳐주신 말씀을 요약한 것입니다. 그리고 다락방 설교의 두 번째 핵심은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오늘 본문 7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지금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있는 제자들의 마음에는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이제 곧 선생님과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제자들은 어느 정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4:1절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이 말씀은 지금 제자들의 마음에 근심이 가득했다는 것을 전제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평소 하시던 말씀과 사뭇 다른 뉘앙스의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 뜻을 다 깨닫지는 못했지만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간다.” 예수님께서 어디론가 떠나실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곳이 어디인지 몰라 도마가 묻습니다.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제자들 곁을 떠나야 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제자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예수님께서 이제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제자들은 예수님이 계셔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3년 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모든 삶을 포기하고 예수님만 따라다녔습니다. 이 예수님이시라면 자기들이 꿈꾸는 세상을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제 떠나갈 때가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신들이 꿈꾸던 것을 하나도 이루지 못했는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내가 가는 것이 너희에게 더 유익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떠나시는 것이 제자들에게 더 유익한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예수님께서 떠나가셔야 보혜사 성령께서 오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당신의 자녀인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크고 귀한 선물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태복음 7:11)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 우리가 기도할 때에 ‘좋은 것’을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좋은 것이 무엇인가? 누가복음에서는 그 ‘좋은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누가복음 11:13)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자녀인 우리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는데, 그게 바로 성령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받은 당신의 자녀들에게 주시는 가장 귀한 선물은 ‘성령’입니다.

여러분, 예수 믿고 성령을 선물로 받으셨습니까?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사도행전 2:38) 우리가 옛생활에서 돌이켜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하나님께서 성령을 우리 안에 부어주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고백할 수 있는 것도 내 안에 거하신 성령께서 깨닫게 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성령을 보혜사라고 말하는 이유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보혜사(保惠師)’라는 말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우리의 심령 속에 영으로 임재하셔서 우리를 보호해 주시고 인도해 주시는 분이 보혜사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여기 ‘실상’이라는 말은 ‘진리’라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떠나가시고 우리에게 성령이 오시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한데, 이것은 예수님을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보혜사 성령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둘 중에 하나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떠나가시고 보혜사 성령께서 오시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하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결코 변치 않는 진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보혜사 성령께서 오시는 것이 왜 우리에게 유익합니까?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계시는 것보다 보혜사 성령께서 오시는 것이 왜 우리에게 더 유익한지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그 몇 가지 이유를 말씀해 주십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가 13절입니다.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여 진리 안에 살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십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진리를 가르쳐주셨습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수없이 많은 진리의 말씀들이 다 예수님께서 직접 해 주신 말씀들입니다. 그러나 그 말씀들이 우리의 심령 속에서 깨달아지도록 역사하시는 분은 보혜사 성령이십니다. 성령의 도우심이 아니고는 우리가 말씀을 깨달을 수 없습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정확하고 바르게 깨닫게 해 주십니다.
우리가 성경 말씀을 읽을 때, 또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때로 말씀을 묵상할 때 그 말씀을 깨닫게 해 주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지혜롭고 많이 배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천국의 복음인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을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성경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깨닫을 수 없습니다. 깨닫게 하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여러분, 이어령 교수를 잘 아시지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인이요 무신론자의 대부라고 알려진 분이었습니다. 그분이 지금까지 성경을 수없이 많이 읽었습니다. 물론 한국 최고를 자랑하는 지성을 가지고 성경을 참 많이 읽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성경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철저하게 무신론자였고, 성경을 읽더라도 비판적으로 읽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그분이 딸의 고통으로 인해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7월 24일 70이 넘은 나이에 세례를 받고 그의 인생의 방향이 무신론에서 기독교 신앙으로 완전히 전환 되었습니다. 그분이 얼마 전에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습니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까지의 삶이 지성을 추구하는 삶이었다면, 70세가 넘어 시작된 지금부터의 삶은 영성을 추구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그 책에서 죽음과 절대적 고독 앞에서는 영원히 나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을 오직 하나, 하나님을 영접하는 데 있다고 고백합니다.

여러분, 최고의 지성인이 자신이 가진 지성으로 하나님을 발견한 것 아닙니다. 지성은 그것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것으로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지성으로는 영원한 생명의 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영원한 생명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믿음뿐입니다.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찾아오셔서 진리를 깨달아 영원한 생명의 길을 보여주실 때 비로소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말씀을 읽을 때, 말씀을 들을 때 언제나 기도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도록 역사해 달라고 말입니다. 성령의 깨우쳐주심을 힘입지 않으면 우리 인간은 절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오시면 우리에게 유익된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8절의 말씀처럼 “성령께서 오셔서 죄에 대해여, 의에 대하여,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신다”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을 9-11절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죄에 대하여 책망하신다는 것은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을 책망하셔서 그리스도를 믿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자기들의 방식으로 신을 찾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신들이 존재합니다. 우리와 가까운 이웃 나라인 일본에는 무려 800만개가 넘는 신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 자기들의 방식으로 신을 만들어내고, 신을 찾아가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참 신,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신이 자신을 계시해 알게 하신 참 신은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습니다. 예수님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영원으로 가는 오직 한 길은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것을 거부합니다. 자기들이 원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 때문에 거부합니다.

그런데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만이 참 하나님이시요, 예수 그리스도만이 영원한 생명의 세계로 가는 길임을 깨닫게 해 주십니다. 이것은 사람의 지혜로 아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께서 깨닫게 하셔야만 깨달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16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빌립보 지방으로 가시다가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 때 베드로가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예수님이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깨달은 것이 베드로 자신의 지식이나 어떤 배움을 통해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깨닫게 해 주셨기 때문에 깨달을 수 있었고, 그렇게 고백할 수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령께서 오시면 우리의 어리석음을 책망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참 생명의 길을 버리고 헛된 길에 방황하던 우리를 책망하셔서 우리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하시고, 고백하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십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바로 이것입니다. 십자가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의 길을 보여주심으로,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그 예수님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의 길을 가도록 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길을 모릅니다. 그 생명의 길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성령께서 우리에게 깨닫게 해 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생명의 길이라고 말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성령이 오시는 것이 우리에게 유익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 십자가임을 깨닫도록 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성령이 오시면 의(義)에 대하여 책망하십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의를 이루기 위해서 무던히도 애를 썼습니다. 의(義)라는 것은 단순히 옳고 정직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말합니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세상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때에는 공의가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이 의(義)를 이루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제각각 자신의 의(義)만을 드러내려 할 뿐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의를 이루어야 할 하나님의 백성들이 오히려 자신들의 의를 드러내려고 안달할 뿐입니다. 그런 이기적인 의(義)가 만연된 세대에 하나님의 의(義)로 이 땅에 오신 분이 계셨습니다.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의(義)이십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예수님을 통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의를 보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서 세상에 의(義)를 이루시고 세상을 구원하려 하신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새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로 돌아가셔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지상에서의 모든 사역을 끝내시고 이제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셔야 하는데, 아직까지 아무도 예수님을 통해 나타내시는 하나님의 의(義)를 깨닫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런데 성령께서 오시면 예수님만이 참된 의(義)이셨음을 깨닫게 해 주실 것입니다. 인간으로 눈으로 아무리 보아도 깨닫지 못한 하나님의 의를 예수님께서 떠나가신 후 성령께서 오심으로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떠나가시고 성령께서 오시는 것이 우리에게 더 유익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보혜사 성령이 오시면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십니다. 11절에 말씀합니다. “심판에 대하여라 함은 이 세상 임금이 심판을 받았음이라.” 이미 심판을 받은 ‘세상 임금’은 사탄의 세력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이미 사탄 마귀에 대한 심판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가시는 곳마다 마귀가 쫓겨났습니다. 귀신들린 사람들에게서 귀신이 쫓겨나갔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사탄의 권세를 심판하러 오셨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사탄 자신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가복음 5장에 보면, 예수님을 만난 군대귀신이 이렇게 울부짖었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여, 나와 당신이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원하건대 하나님 앞에 맹세하고 나를 괴롭히지 마옵소서.”(마가복음 5:7) 결국 그 군대귀신은 2천 마리나 되는 돼지 떼에게로 들어가 바다에 몰사되고 맙니다.

여러분,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사탄마귀의 권세를 깨뜨리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하늘 보좌로 올라가신 이후에는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에게 사탄마귀를 깨뜨리는 권세를 주셨습니다. 이제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나아갈 때 우리도 사탄마귀의 세력을 이길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약속해 주신 말씀입니다. 마가복음 16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직전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 가운데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마가복음 16:17) 그렇습니다. 성령의 깨닫게 하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의 주로 고백한 우리들은 우리가 믿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낼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우리는 귀신의 지배를 받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새 사람이 된 후에는 성령의 지배를 받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마귀의 조종을 받으며 살지 않아도 됩니다. 마귀를 대적하며 마귀와 싸워 이기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여 그를 대적하라.”(베드로전서 5:8-9)

우리는 예전에 마귀의 종노릇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된 이제는 마귀가 우리의 대적입니다. 물론 우리 힘으로는 마귀의 세력과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 마귀는 인간보다 힘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마귀와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힘이 아닙니다.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에게 하늘의 능력을 주시기 때문에 마귀와 싸워 이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께서 오심이 우리에게는 유익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내주(內住)하셔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마귀의 세력 앞에서도 담대할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악한 세력이 우리를 넘어뜨리려 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마귀는 분명 우리의 대적입니다. 우리가 믿음의 선한 싸움에서 반드시 싸워 이겨야 할 대상입니다. 그런데 마귀의 존재에 너무 집착하면 기쁘게 신앙 생활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안에 계신 성령의 인도하심을 의지하여 살기만 하면 마귀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아도 우리는 마귀를 넉넉히 이기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앞에 말씀드린 이어령 교수가 쓴 『아들이여 이 산하를』이란 책에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옛날 어느 시골에 수염을 길게 기르고 다니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그 동네에 사는 꼬마 아이 하나가 할아버지를 볼 때마다 궁금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할아버지를 만나자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밤에 주무실 때 그 수염을 이불 속에 넣고 주무세요? 아니면 끄집어 내놓고 주무세요?” 할아버지는 이 질문을 받고 “얘야. 미안하다. 나도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이니 하룻밤 자보고 내일 알려 주마.” 그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 잠을 자려고 누워서 ‘내가 수염을 어떻게 하고 잠을 잤지?’ 하고 생각하다가, 수염을 이불 안에 넣고 잠을 청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답답합니다. 아무래도 수염을 이불 밖으로 꺼내놓고 잠을 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수염을 이불 밖으로 꺼내 놓았습니다. 그랬더니 뭔가 쓸쓸하고 허전합니다. 수염을 이불 안에 넣고 잔 것만 같습니다. 할아버지는 그날 밤 수염을 이불 안에 넣었다가 밖으로 꺼냈다가 하다가 한 숨도 잠을 자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귀의 존재를 너무 의식하면서 살면 신앙생활을 기쁘고 행복하게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심판에 대하여라 함은 이 세상 임금이 심판을 받았음이라.” 마귀는 이미 예수님의 이 땅에 오심과 십자가 사건을 통해서 심판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마귀를 신경 쓰며 사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면 됩니다. 이미 마귀는 심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예수님께서 승리하셨습니다. 우리는 승리하신 예수님의 이름을 의지하여 세상을 당당하게 살면 됩니다.
성령께서 오셔서 우리에게 ‘아무개야! 마귀 조심해. 마귀 무서운 놈이란다.’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마귀는 이미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신경 쓸 것 별로 없습니다. 단 성령께서 이끄시는 대로, 성령의 음성을 들으며 살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는 세상을 이길 수 있고 기쁘고 행복하게 신앙생활 할 수 있습니다.

『천로역정』이라는 아주 유명한 책을 쓴 청교도 신앙가 존 번연(John Bunyan, 1628~1688)이란 목사님에 관한 이런 일화가 있습니다. 당시 영국은 성공회를 국교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국교인 성공회 외에 다른 신앙을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존 번연 목사님은 왕의 특별한 총애를 받고 있었음에도 침례교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성공회와 다른 신앙을 가졌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감옥에 갇혀 무진 고생을 하였는데, 감옥의 간수장이 존 번연 목사님의 신앙과 인품에 큰 감동을 받고, 그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간수장이 존 번연 목사님을 찾아와서 감옥 문을 열어주면서 집에 가서 사모님과 식구들을 잠깐 뵙고 오라고 특별 배려를 해 주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간수장에게 인사를 하고 감옥 문을 나와 집으로 가는데, 마음속에 자꾸만 성령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냥 돌아가라. 집으로 가지 말고 감옥으로 돌아가라’는 음성이었습니다. 그는 성령의 음성에 순종하기로 하고, 감옥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집에 갔다 올 수 있도록 배려를 해 주었는데 집으로 가지 않고 돌아오자 간수장이 ‘왜 그냥 돌아오셨느냐?’고 물었습니다. 그 때 존 번연 목사님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호의는 고마우나 성령이 인도하시는 길이 아니라서 돌아왔습니다.” 그는 스스로 감옥 안으로 들어갔고, 그로부터 한 시간 후에 영국 국왕이 직접 감옥에 시찰을 나왔습니다. 만일 그 때 존 번연 목사님이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서 집으로 가고 없었다면 큰 일이 날 뻔 했습니다. 국왕이 떠난 후에 간수장이 존 번연 목사님 앞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목사님이 집에 가셨다면 목사님이나 저나 오늘 목숨이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목사님께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행동하셨기에 목사님도 살고 나도 살았습니다. 이제 제가 언제 목사님께 가시라 오시라 하지 않을테니까 목사님의 마음에 비쳐오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가시고 싶을 때 가셨다가 오시고 싶을 때 오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대로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한 우리의 심령 속에도 성령이 내주하십니다. 우리 안에 성령이 오심은 우리를 부려먹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마귀에게 사로잡힌 자는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자에게는 기쁨이 충만합니다. 성령은 우리에게 유익을 주지 위해서 오셨기 때문입니다. 성령이 오심은 우리에게 유익입니다. 성령의 음성에 순종하며 성령을 따라 살면 우리의 삶에는 하늘의 기쁨이 가득하게 됩니다.

< 2010년 5월 23일 주일 낮예배-성령강림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