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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0-17 10:38

전제로 드려지는 기쁨 <10월 17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전제로 드려지는 기쁨
본문 - 빌립보서 2:12-18

지난 한 주 전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칠레에서 지하 622m 광산에 69일 동안 매몰되어 있던 광부 33명이 모두 극적으로 구조된 사건입니다. 22시간 동안 계속된 구조 작업을 통해서 33명이 모두 안전하게 구조되었는데, 그 구조작업이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되었고, 약 10억 명의 사람들이 그 광경을 시청했다고 합니다.
69일 동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생존해온 그들의 드라마와도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마음에 진한 감동을 주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도움으로 구조 캡술이 완성되어 구출 작전이 시작되자 구조대는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건 습도 90%, 온도 32도가 넘는 지하 622m의 좁은 지하 갱도에서 서로 먼저 나가겠다고, 서로 먼저 구해달라고 싸우면 어찌하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맨 먼저 구조된 사람에 비해 맨 마지막에 구조되는 사람은 그 지하 어둠 속에서 하루 반 정도 더 머물러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구조에 들어가자 서로 먼저 나가도록 양보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작업반장인 루이스 우르주아(54세)가 맨 마지막으로 구조캡술을 타고 마지막 구조자가 되었습니다.
물론 지하에 갇혀 있던 69일 동안 갈등이나 내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에 서로 격려하고 희망을 주면서 그들은 그 어려운 시간들을 견디어냈고, 마지막 순간에는 서로에게 구조의 순번을 양보하면서 진한 동료애를 드러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주었습니다.
서로에게 구조순서를 양보한 이 작은 희생이 그들 33명을 모두 안전하게 구조하도록 만든 큰 힘이 되었습니다. 68일 동안 잘 지내다가 마지막 순간에 서로 먼저 나가겠다고 싸웠다면 어쩌면 구조작업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작은 양보, 작은 희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때로 작은 양보나 희생을 감내하려 하지 않다가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에 워낙 떡을 좋아하는 욕심쟁이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웃집에서 떡 한 접시를 보내왔는데, 혼자 다 먹기에는 조금 많고 둘이 나눠먹기에는 조금 부족한 양이었습니다. 떡을 좋아하고 욕심 많은 이 부부는 서로 자기가 먹겠다고 끌어당기다가 그만 떡을 방바닥에 엎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화가 났지만 떡을 먹겠다는 욕심에 부부는 내기를 했습니다. 누구든지 먼저 움직이든지 말을 하면 지는 것으로, 이긴 사람이 떡을 다 먹기로 하는 내기입니다. 두 부부는 엎어진 떡을 가운데 높고 가만히 앉아서 서로를 응시하고 상대방이 움직이거나 말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사이에 날이 저물었습니다. 배가 고프고 허리가 아팠지만 떡을 먹겠다는 욕심에 그들 부부는 움직이지도 않았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두운 밤이 되자 그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방안은 캄캄했기에 도둑은 장롱을 열고 서랍 안에 있는 패물들을 자루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둠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도둑이 깜짝 놀랐습니다. 부부가 방 한 가운데 떡- 하니 않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부부는 도둑이 들어와서 패물을 훔쳐가는 데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응시하고만 있는 것입니다. 그 상황을 눈치 챈 도둑이 배짱이 생겼습니다. 그리고는 부부에게 말합니다. “이 보시오. 나 도둑이요 도둑.” 그래도 이 부부는 꼼짝도 하지 않습니다. 배가 고픈 도둑이 방바닥에 있는 떡을 집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도둑이 떡을 반 이상을 먹어치우자 부인이 참다못해 소리쳤습니다. “도둑이야!” 그러자 남편이 두 손을 번쩍 들면서 만세를 불렀습니다. “내가 이겼다.” 부인도 가만있을 수가 없어 소리칩니다. “이 내기는 무효예요. 도둑이 들었잖아요.” 두 부부는 서로 떡을 차지하기 위해서 또 싸우기 시작했고, 도둑은 패물이 든 자루를 들고서 유유히 그 집을 빠져나와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어리석은 부부라고 생각하십니까? 혹 이 이야기가 우리들의 모습은 아닙니까? 더 귀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는데도, 사소한 것을 손에 쥐고서 놓지 않는 게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아집과 집단 이기심에 사로잡혀 사소한 것을 손에 움켜쥐고 있는 사이에 우리는 더 귀하고 더욱 큰 것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건 교회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을 향하여 이렇게 고백합니다.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
빌립보교회는 사도 바울이 제2차 전도여행 때에 세운 교회입니다. 사도행전 16장에서 빌립보 교회가 세워진 이야기를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제2차 선교여행 중에 드로아에서 환상을 보게 됩니다.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꿈에 나타나서 “건너와서 우리를 도와 달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사도 바울은 그것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마게도냐 지방으로 부르시는 음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소아시아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려던 모든 계획을 포기하고 마게도냐로 건너갔습니다. 마게도냐로 건너가서 처음 복음을 전한 곳이 바로 빌립보였습니다. 거기에서 사도 바울은 루디아라는 자주옷감장사를 만나게 되었고, 그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빌립보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그러기에 빌립보 교회는 유럽에서 최초로 세워진 교회입니다.
이 빌립보라는 도시는 당시 로마의 군사적 전초기지였습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 가운데 하나였고, 그렇기 때문에 전략상 마게도냐 지방에서 제일로 꼽히는 성읍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는 헬라인과 로마인, 그리고 아시아 사람 등 여러 민족이 모여 살았고, 각종 철학과 종교, 미신 등이 성행했습니다. 그런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다 보니까, 빌립보 교회 내에는 갈등과 분열의 아픔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빌립보 교회는 여성들의 역할이 아주 컸던 교회였습니다. 빌립보 교회를 세웠던 자주옷감장사 루디아가 여자였습니다. 그 루디아의 집에서 빌립보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빌립보 교회는 여자들의 힘이 제법 컸습니다. 빌립보서 4:2절에 보면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가 유오디아를 권하고, 순두게를 권하노니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 유오디아와 순두게는 모두 빌립보 교회의 지도적 역할을 했던 여인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사도 바울이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말한 것은 그 여인들을 중심으로 빌립보 교회가 둘로 나눠져 갈등을 겪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빌립보 교회 내에는 사도 바울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도 바울을 싫어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갈등이 있었습니다. 바울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사도 바울이 감옥에 갇히자 그것을 계기로 사도 바울의 영향력을 축소시키려고 했습니다. 빌립보서 1:17절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들은 나의 매임에 괴로움을 더하게 할 줄로 생각하여 순수하지 못하게 다툼으로 그리스도를 전파하느니라.” 빌립보 교회 교인들은 열심히 전도했습니다. 그러나 순수하지 못한 동기로 전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감옥에 갇히게 되자, ‘사도 바울만 전도하는 사람이냐? 사도 바울이 없으면 복음전도가 안 되느냐?’ 그런 마음으로 사도 바울이 없어도 충분히 전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전도에 열심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감옥에 갇힌 사이에 복음전도가 잘 되면 ‘봐라, 사도 바울도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다.’ 그렇게 주장하기 위해서 전도했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사도 바울의 존재감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전도하는 사람들로 인해서 사도 바울의 마음이 아팠겠습니까? 이어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그러면 무엇이냐? 겉치레로 하나 참으로 하나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이로써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빌립보서 1:18) 자신은 전혀 상관없다는 것입니다. 어떤 의도로 전도를 하든 그리스도가 전파되고 복음이 전파된다면 그건 좋은 일이고, 나는 그것을 기뻐한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도 바울이 더욱 신경 쓰는 것은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권위를 깎아내리려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교회를 섬기면서 서로 분열하고 갈등하는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같은 하나님을 섬기고 같이 신앙생활하는 사람들이 서로 갈등하고 분열한다면 그것은 결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디. 비록 그것으로 인해서 경쟁적으로 복음을 전함으로 전도는 더 잘 될지 모르지만 그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2:1절 이하에서 같은 마음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마음을 같이 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 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2:2-3) 그러면서 이어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 - 겸손하게 낮아지시고 죽기까지 하나님께 복종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품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2:5)

그리고 나서 오늘 본문이 이어집니다. 교회를 섬기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일하면서 다툼이나 분열, 갈등이나 반목은 구원을 이루어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같은 소원을 가지고 한 마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해야 합니다. 원망과 시비, 다툼과 갈등은 하나님의 일을 그르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구원을 이루어가며 하나님의 선하신 역사를 위해서 수고하는 그 일에 사도 바울은 친히 전제가 되기를 원했습니다. “만일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나는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

전제(奠祭)라는 말은 제사 용어입니다. 전제라는 것은 어떤 독립된 제사가 아니라, 제물을 불태워 드릴 때 쓰는 보조제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전제는 포도주였습니다. 번제로 제물을 불에 태워 하나님께 드릴 때, 제물이 거의 불에 탈 때에 마지막으로 포도주를 타고 있는 제물에 붓습니다. 그러면 태워진 제물에서 향긋한 포도주 향기가 납니다. 이렇게 드려진 제물은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어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는 제물이 됩니다. 그렇게 쓰여진 포도주가 전제입니다.
그러기에 전제는 제사를 드릴 때에 절대로 자신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자신은 그저 희생될 뿐입니다. 번제와 같이 드려지는 제물에 자신이 부어짐으로 해서 그 제물을 향기롭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사도 바울이 ‘너희 믿음의 제물과 섬김 위에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리기를 원한다’라고 말할 때, 사도 바울은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뜻입니다. 자신은 빌립보 교인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과 섬김이 더욱 향기가 나도록 자신을 희생하고 싶은 생각뿐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도 바울의 위대한 신앙의 모습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인들에게 마땅히 칭찬과 존경을 받아야 합니다. 그는 빌립보 교회가 세워지는 데 1등 공신입니다. 빌립보 교회를 세우는 과정에서 그는 엄청난 고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점치는 귀신들린 여인을 고쳐주었다는 것 때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습니다. 옷 벗김을 당하고 채찍에 심하게 맞은 후에 발에 차꼬가 채워진 상태에서 깊은 감옥에 갇히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런 고통을 통해서 간수와 그의 가족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그렇게 해서 빌립보 교회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 교인들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사도 바울이 없었다면 그들은 복음을 듣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수고가 없었다면 그들은 구원받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그걸 생각하면 빌립보 교회 교인들은 마땅히 사도 바울을 존경하고, 사도 바울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을 싫어하는 사람도 생겨났고, 사도 바울의 권위를 추락시키려는 무리들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괘씸하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그들에 대해서 괘심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섭섭하게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믿음이 하나님께 드려지는 아름다운 제물과 섬김이 되기만 한다면 자신은 그들을 위해서 더욱 희생되기를 갈망했습니다. 자신은 전제가 되어 사라질지라도 빌립보 교회 교인들의 믿음이 향기 나는 믿음이 된다면 자신은 그것으로 기뻐한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빌립보 교인들에게도 그것으로 기뻐하라고 권면합니다. 자기들이 더 많은 세력을 얻었다는 것으로 기쁨을 삼지 말고, 서로를 위해 희생하며 서로 섬겨줌으로 서로를 높이는 것으로 기쁨을 삼자고 권면합니다.

‘자신을 전제로 드린다’는 말에는 순교에 대한 암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지금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언제 순교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사도 바울은 비록 자신이 순교를 당함으로 전제로 부어진 포도주가 사라지는 것처럼 사라진다 하더라도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만일 자신이 하나님께 드려진 전제처럼 순교를 당한다면 그건 비단 빌립보 교회만을 위한 전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모든 교회를 위한 전제가 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의 순교를 통해서 더욱 복음전도가 활화산처럼 타오를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향기가 온 세상에 더욱 널리 퍼져나갈 것입니다.

본문 17-18절의 두 절 안에 ‘기쁨’이란 말이 네 번이나 나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빌립보 교회를 위해서 희생되는 것이 기쁨이라고 말하면서 그 기쁨을 함께 누리자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모든 교회를 위해서 순교라는 희생제물이 된다 하더라도 그것 역시 기쁨이기에 그것도 함께 기뻐하자고 말씀합니다.
여러분, 참된 기쁨은 내가 무언가를 얻었기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서 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할 때 주어지는 것입니다.

사람의 뇌 속에는 여러 종류의 뇌파가 발산된다고 합니다. 주로 깨어 있어 활동하는 시간에는 몸에 해로운 베타(β)파가 나옵니다. 이 베타파는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뇌파입니다. 반면 밤에 잠을 잘 때 나오는 것이 알파(α)파입니다. 이 알파파에서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엔돌핀은 병의 바이러스를 죽이는 호르몬입니다. 그래서 잠을 잘 자면 건강합니다.
그런데 엔돌핀을 분비하는 알파파가 밤에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기분이 아주 좋을 때에도 알파파가 나와서 엔돌핀을 분비합니다. 특별히 사랑을 받거나 사랑을 할 때 알파파가 나옵니다. 사랑받는다는 기쁨을 누릴 때, 또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 몸에는 병균을 이기고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알파파와 엔돌핀이 생성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엔돌핀보다 약 4천 배 정도 강한 호르몬이 있습니다. 다이돌핀(Didorphin)이라는 호르몬입니다. 엔돌핀이 병균을 이기고 암세포를 이긴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보다 4천 배나 강한 것이 다이돌핀이라면 그 다이돌핀이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 말할 것도 없지요. 그러면 언제 다이돌핀이 나오는가? 다이돌핀은 감동을 받을 때 나온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한다면 은혜를 받았을 때,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눈물을 흘릴 때 바로 그 때 다이돌핀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이돌핀은 다른 사람을 섬길 때 생성됩니다. 섬김 받을 때보다 남을 섬길 때 우리 마음에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 때에도 다이돌핀이 나오지만, 은혜 받고 하나님을 위해서 헌신하고 섬길 때에 그 은혜가 지속되고 계속해서 다이돌핀이 우리 몸에 흐르게 됩니다.
여러분, 건강하게 오래 사시려면 예배 때에, 설교 중에, 찬양 중에,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중에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은혜를 섬김과 헌신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 몸에 다이돌핀이 생성되어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남을 위해 희생하고 남을 섬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희생하고 섬기는 것이 자발적이라면 그것은 기쁨이 됩니다. 내가 받은 은혜에 감동해서 헌신하고 희생하고 섬기는 것이라면 그것은 더욱 큰 기쁨이 됩니다.
사도 바울은 비록 감옥에 갇혀 있지만, 그리고 감옥 밖에서는 자신을 반대하고 자신의 권위를 떨어뜨리려고 자신에 대해서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그는 그들을 위해서 자신을 전제로 드리기를 소망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감옥에서도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권위를 짓밟으려 하는 사람들의 손에서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무진 애를 썼다면 그의 마음에는 기쁨이 없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이루어 놓은 것인데 그것을 짓밟으려 하느냐고 분개했다면, 기쁨은커녕 분노가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자신의 권위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것쯤은 얼마든지 짓밟도록 내어줘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배설물로 여긴 사도 바울이기 때문에(빌립보서 3:8), 자신의 권위나 자존심마저도 배설물로 여길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감옥에 갇혔어도 기뻐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욕되게 할지라도 마음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 하늘나라의 영광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기업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얻기 위해서 그는 자신의 권위를 기꺼이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기업으로 얻기 위해서 자신의 자존심쯤은 기꺼이 버릴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욕을 당하거나 고난을 당하는 것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무엇이 더 큽니까? 지금 무엇을 더 움켜쥐고 있습니까? 하늘나라의 영광입니까? 내 권위입니까? 하나님 나라의 영원한 기업입니까? 내 자존심입니까? 하나님의 복음입니까? 아니면 세상의 부귀영화입니까?
지금 우리는 무엇을 더 갈망합니까? 사랑 받기를 원하십니까? 누군가에게 더 많은 사랑을 베풀기 원하십니까?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기를 기대하십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을 더 존귀하게 여겨주기를 원하십니까? 누군가가 나를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내가 먼저 이해하고 용납해 주리라고 생각하십니까?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크린 루스벨트(Franklin Delano Roosevelt, 1882∼1945) 대통령 시절에 웬델 윌키(Wendel Lewis Wollkie, 1892-1944)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윌키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가 민주당 후보인 루스벨트에게 패배하여 대통령이 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해리 홉킨스(Harry Hopkins 1890∼1946)이란 사람을 대통령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한 것이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그가 백악관을 방문하여 대통령을 만났을 때, 대통령에게 따지듯 이렇게 물었습니다. “대통령 각하, 저렇게 허약하고 무력한 해리 홉킨스를 측근으로 거느리고 계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러자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저 문을 통하여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찾아들어옵니다. 그들은 거의 한결같이 내게 무언가를 요구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해리 홉킨스는 그들과 다릅니다. 그는 단지 내게 봉사하는 것만을 원하지요. 이것이 바로 그가 내게 가까이 있게 한 이유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예배당 문을 통해 여기에 들어오셨습니까? 하나님께서 무언가 내게 해주셔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들어오진 않으셨습니까? 물론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만나시고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십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우리의 아픈 마음을 싸매주십니다. 불안하고 걱정으로 가득 찬 우리의 마음에 평강을 주십니다. 죄로 인하여 고달픈 우리의 어깨에서 무거운 죄의 짐을 벗겨주십니다. 그러나 예배당에 들어온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예배는 우리가 은혜를 받기 위해서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셔야 한다는 생각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예배자의 자세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나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내가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고, 내가 내 몸과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예배입니다. 내 시간을 드리고, 내 정성을 모아 예물을 드립니다. 내가 하나님께 뭔가를 드리는 것이 예배입니다. 내가 하나님께 뭔가를 받기 위해서 예배드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께 뭔가를 드리기 위해서 예배를 드릴 때 그 예배가 진짜 예배가 됩니다.

예배당을 떠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세상으로 나간가면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을 뿐입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 세상으로 나가면 우리 마음에는 하늘의 기쁨으로 가득하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로부터 칭찬받고 존귀히 여김 받기 위해서 세상으로 나간가면 우리는 곧 실망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존귀히 여겨주고 다른 사람을 칭찬해 주기 위해서 세상에 나간다면 세상은 우리를 통해서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사람들로부터 섬김을 받기 위해서 세상에 나간다면 우리는 세상 속에서 눈물을 흘려야 할 때가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내가 먼저 세상을 섬기고 내 이웃을 섬긴다면 나의 작은 섬김으로 인해 세상은 살맛나는 향기로운 곳으로 변할 것입니다.
“내가 나를 전제로 드릴지라도.” 이 아름다운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어 우리도 사도 바울과 같이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를 통해서 웃음이 넉넉해지는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2010년 10월 17일 주일 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