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영이 모두에게

< 본문 – 민수기 11:26-30 >

‘구약시대에 가장 위대한 선지자’라고 하면 당연히 엘리야를 손꼽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엘리야 선지자는 갈멜산 위에서 바알 선지자 450명과 ‘누가 참 신인지’를 놓고 대결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불로 응답하여 제단을 태우신 여호와 하나님께서 참 신이심을 증명하고, 그 자리에 있던 바알 선지자 450명을 모두 죽이게 됩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분명하게 보여준 위대한 승리의 사건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이 나타납니다. 바알 선지자를 죽였다는 소식을 접한 왕비 이세벨이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나서자, 엘리야는 광야로 도망치고 맙니다. 그리곤 하나님께 ‘이제 내가 할 일 다 했으니 나를 죽여 달라.’고 하소연을 합니다. 그렇게 낙심되어 있던 엘리야를 하나님께서는 호렙산으로 부르시더니, “너는 나가서 여호와 앞에서 산에 서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나타나시는데,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크고 강한 바람 가운데 하나님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큰 지진이 일어났는데 그 가운데에도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거센 불 가운데에도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맨 나중에 세미한 음성으로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에게 당신을 계시하셨습니다.

  여러분,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크고 강한 바람 가운데 계시지 않았다, 지축을 흔드는 지진 가운데에도 계시지 않았다. 거센 불 가운데에도 계시지 않았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이것은 어쩌면 엘리야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너는 지금 내가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크고 강한 바람 같은 거대한 능력을 나타내길 원하느냐?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지진처럼 너의 원수들을 한순간에 멸망시키길 원하느냐? 모든 것을 한순간에 태워 잿더미로 만드는 불과 같은 심판을 원하느냐?’ 주님을 위하여 열심을 다했던 엘리야는 그런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길 원했는지도 모릅니다. 갈멜산에서 불을 내려 당신의 살아계심을 보여주신 것처럼,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왕비 이세벨에게도 그런 강력한 능력으로 심판해 주시기를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역사하지 않으셨습니다.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는 크고 강한 바람 속에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지진 가운데에도 하나님은 나타나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것을 한순간에 다 태워 없애는 불 가운데에도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조용하고 세미한 음성 가운데 엘리야를 만나셨고, 엘리야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여러분, 이런 엘리야의 모습이 오늘 우리의 모습과 같지는 않습니까? 우리도 종종 하나님의 능력이 크고 강한 바람처럼,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지진처럼, 또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강한 불길처럼 나타나기를 원합니다.

  그런 우리의 기대는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성령강림의 사건처럼 우리에게도 그렇게 임하기를 기대하는 마음과도 연결됩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에 마가의 다락방에서 기도하던 성도들에게 오순절 성령이 임하셨습니다. 그 때 임한 성령은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성경의 표현대로 한다면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은 소리가 집안에 가득했고, 불의 혀처럼 갈라지는 것들이 그들에게 보여 각 사람 위에’ 임하였습니다. 사도행전 4장에 의하면 초대교회 당시 박해 속에서 기도하던 성도들에게 성령이 임하시는데 ‘모인 곳이 진동하더니 무리가 다 성령 충만’(사도행전 4:31)하였습니다. 엘리야에게는 강한 바람 속에 나타나지 않으신 하나님, 불 가운데에도 계시지 않으셨던 하나님, 지진 가운데에도 보이지 않으셨던 하나님이신데, 초대교회 성령이 임재하실 때에는 급하고 강한 바람 같이, 그리고 불의 혀처럼, 지축을 흔드는 진동하는 지진처럼 그들에게 임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초대교회 성령의 임재하시던 모습처럼 오늘 우리에게도 강력한 성령의 임재를 기대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엘리야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의 모습과 초대교회 때에 임하셨던 성령의 모습은 전혀 다른 것일까요? 하나님께서 나타나실 때에는 조용히, 그리고 성령께서 강림하실 때에는 강력하게 역사하시는 것일까요? 이 둘은 서로 대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때에도, 그리고 성령 하나님께서 임하실 때에도 때로는 강력하게, 때로는 조용하게 역사하시고 임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언제나 동일한 방법으로만 역사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생활하던 중에 일어난 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광야생활을 할 때에도 결코 굶주리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매일 아침 만나를 내려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에 불평이 생겨났습니다. 고기가 먹고 싶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사실 그들이 광야에서 만나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기적 중에 기적이요, 축복 중에 축복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기적과 축복에 만족하지 않고, 고기가 먹고 싶다고 욕심을 부린 것입니다. 그들의 마음에 탐욕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마음에 불평이 생겨나는 이유는 우리의 여건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욕심이 지나치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게 주신 것에 감사하기보다는 없는 것을 갖고 싶은 탐욕이 우리의 마음에 불평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만나로 만족하지 못하고 고기가 먹고 싶다는 탐욕에 사로잡혀 불평했습니다. 단순히 불평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들은 자기들의 장막 문 앞에서 울었습니다. ‘울었다’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탐욕에 사로잡혀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자신이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사 달라고 장난감 진열장 앞에서 울며 떼를 쓰는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떼를 쓰며 울고 있는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본 모세의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습니다. 그들의 요구대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고기를 먹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광야에서 만나를 먹는 것만으로도 기적과 같은 일인데, 어떻게 고기를 먹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 앞에 탄원합니다. ‘고기를 먹게 해 달라고 우는 이 백성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말입니다. ‘고기를 먹게 해 달라는 요구 앞에 지도자로서 자신은 너무 무력하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주께서 내게 이같이 행하실진대 구하옵나니 내게 은혜를 베푸사 즉시 나를 죽여 내가 고난 당함을 내가 보지 않게 하옵소서.”(민수기 11:15) 자신 혼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하기가 너무나도 버거우니 차라리 자신을 죽여달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자신을 죽여달라고 요구하겠습니까? 그만큼 지금 모세는 너무나도 심리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힘들고 지쳐있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두 가지로 대안을 제시하십니다. 그 첫 번째는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백성의 장로와 지도자가 될만한 사람 70명을 모아오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하는 이 백성들에게 한 달 동안 질리도록 고기를 먹게 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대안부터 살펴 보십시다. 말씀드린 것처럼 광야에서 고기를 구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입니다. 더군다나 한두 명도 아니고 장정만 60만 명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먹을 수 있는 고기를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고기를 주어 먹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한 끼만 먹이시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한 달 동안을 먹이시겠다고 말슴하십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께 이렇게 하소연을 합니다. “그들을 위하여 양떼와 소떼를 잡은들 족하오며 바다의 모든 고기를 모은 들 족하오리이까?”(민수기 11:22) 한마디로 말하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하나님께서 능력이 많으셔도 그렇게 하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하나님께서는 메추라기를 몰아와서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냄새도 싫어하도록 먹이셨습니다. 하나님께는 불가능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셨습니다.

이제 첫 번째 하나님의 대답을 살펴보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어른과 지도자가 될만한 사람 70명을 모아오라고 하셨습니다. 70명을 모으라고 하신 이유는 모세와 함께 있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기가 먹고 싶다고 통곡하며 울 때 모세는 그 모든 짐을 자신이 홀로 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책임이 너무 크고 무거워서 ‘이 짐을 자신이 다 질 수 없으니 차라리 자신을 주여 달라’고, 그래서 이렇게 힘든 일들을 자신이 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하나님께 탄원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 백성들을 모세가 홀로 책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끄시고,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 하나님께서 하라 하시는대로 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모세는 그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자신이 다 짐을 짊어져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너 홀로 짐을 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시기 위해서 장로 70명을 세우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면 장로 70명이 어떻게 모세의 짐을 나눠질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하나님의 영이 그들 가운데 함께 하시면 됩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장로 70명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장막에 둘러서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의 영이 그들에게 임하셨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25절입니다. “그에게 임한 영을 칠십 장로에게도 임하게 하시니 영이 임하신 때에 그들이 예언을 하다가 다시는 하지 아니하였더라.”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자 70명의 장로들이 예언을 했습니다. 단 한 번만 말입니다.

여러분,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영이 임하셨고, 하나님의 영의 임재를 경험한 70명의 장로들은 예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70명의 장로들이 한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70명의 장로들에게 성령이신 하나님의 영이 임하셨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것을 오늘 본문과 연결해서 생각해 보십시다. 오늘 본문은 70명의 장로 명단에 속했던 두 사람, 엘닷과 메닷이 자기의 장막에 머물고 있을 때 그들에게도 하나님의 영이 임하셨고 그들도 예언을 하게 됩니다. 그러자 한 소년이 그 사실을 모세에 알려줍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여호수아는 70인의 장로에 선택되었으나 부르심에 함께 하지 않은 그들이 예언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예언하지 못하도록 말려야 한다고 모세에게 진언을 합니다. 그런데 모세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합니다. 본문 29절입니다. “여호와께서 그의 영을 그의 모든 백성에게 주사 다 선지자가 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선지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했을까요? 오늘의 이야기에서 선지자가 된다는 것은 곧 하나님의 영이 그들에게 임하신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선지자가 되어 하나님의 말씀을 외치거나, 범죄하고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백성들에게 책망하여 회개하게 하는 일을 하는 선지자를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세는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기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오늘 우리들이 많이 듣는 표현으로 한다면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고, 성령으로 충만해 진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성령이 임하시면 그를 통해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성령으로 충만해지면 예언하기도 하고, 방언을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위협 앞에서도 두렵지 않고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성령이 임하셨을 때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령이 임하신다는 것은 하나님 편에 선다는 것입니다. 성령은 하나님의 영입니다. 하나님의 영을 받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 편에 서게 됩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고기가 먹고 싶다고 아우성을 치는 백성들을 본 모세는 자기 홀로 백성들의 짐을 져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자신을 죽여달라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장로 70명을 모으라고 말씀하시곤, 그들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영을 받은 그 70명이 모세를 위해서 특별히 한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신 이유는 ‘하나님의 편에 선 사람이 모세 너 혼자가 아니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제 하나님의 편에 서 있어. 그러니 홀로 외롭다고 생각하지 마!’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엘리야 시대에 아합왕과 왕비 이세벨로 인해서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이 북 이스라엘에 가득할 때, 엘리야는 하나님 편에 서 있는 사람이 자기 혼자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세벨이 그를 죽인다고 할 때 더 이상 이 힘든 순간을 버텨낼 자신이 없어 하나님께 죽게 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엘리야에게 해 주신 말씀 가운데 하나가 ‘이스라엘에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않는 사람이 7천 명이나 남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너 혼자가 아니야!’라고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 편에 선 사람이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엘리야는 다시 사명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오늘 본문에서 모세가 하나님의 영이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임하기를 원한다고 한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면 하나님 편에 서게 됩니다. 뭔가 특별한 능력을 나타내지 않아도 됩니다. 뭔가 큰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편에 서 있기만 하면 됩니다.

  성령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편에 서게 합니다. 아무리 큰 어려움이나 위협이 가해진다 하더라도 인간적인 이성으로 따지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하나님 편에 서 있을 뿐입니다. 힘든 상황 속에서 우리의 내면에 수없이 많은 감정들이 솟구칠지라도 하나님의 영에 이끌린 사람들은 그 감정에 휩쓸리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하게 하나님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뿐입니다.

  분명 하나님께는 기적을 행하실 능력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에게 당신의 영인 성령을 주셔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행하시기도 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일상을 뛰어넘는 기적을 행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큰 능력보다는 잠잠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을 더 기뻐하십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영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 임재 안에서 조용히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삶이 그 어떤 것보다 큰 기적입니다.

  마태복음 7장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마지막 심판의 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고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마태복음 7:22) 그 때 주님께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마태복음 7:23)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고,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고,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할지라도 주님 편에 서 있지 않으면 그 모든 것은 다 불법이 됩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능력을 행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귀신을 쫓아내신 것처럼 주님을 믿는 우리도 귀신을 쫓아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권능을 행하신 것처럼 주님의 제자인 우리도 권능을 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주님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주님 편에 서는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주님 편에 서지 않는다면 귀신을 쫓아내는 것도, 권능을 행하는 것도 다 헛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여러분, 성령의 사람은 기적을 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성령의 사람은 귀신을 쫓아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묵묵히 하나님의 편에 서는 사람입니다. 성령의 사람은 어떤 거센 비바람이 몰아친다 하더라도 하나님 편에 굳게 서 있는 사람입니다. 주님의 손을 굳게 붙잡고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주신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서 하나님과 깊은 영적 교제를 나누는 사람이 되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 모두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기를 바란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영에 이끌림 받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뭔가 능력을 나타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편에 서 있도록 하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주신 이유는 방언을 말하고 예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편에 서는 사람이 되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하나님편에 선 사람에게 때로 기적이 나타날 수도 있고, 능력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먼저는 결코 아닙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우리는 먼저 하나님 편에 서도록 하나님의 영인 성령께서 우리에게 임하셔서 우리의 마음을 주장해 주시길 기도하십시다.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 편에 서는 사람이 되십시다. 하나님의 편에 서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하나님 편에 서도록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 2023년 5월 28일 주일낮예배-성령강림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