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는 구속입니다.

< 본문 – 골로새서 1:13-14 >

미국의 노예해방에 불씨를 당겼던 스토우 부인(Harriet Beecher Stowe, 1811-1896)이 쓴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란 소설이 있습니다. 미국에 노예제도를 인정하고 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국 켄터키주 셀비 농장의 주인인 셀비 부부는 노예들에게 신망이 두터웠던 좋은 주인이었습니다. 그들은 노예들도 자유민과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할 존재로 여기며 많은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그런데 셀비는 사업상 빚에 쪼들리어 농장을 팔게 될 위기에 처하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집에 있는 노예 톰과 다섯 살 난 해리를 팔기로 합니다. 자기의 아들과 헤어지게 된 해리의 엄마 엘리저는 해리와 함께 도망치고, 톰은 주인의 뜻에 순응하여 팔려갑니다. 셀비 부부의 아들인 조지는 어려서부터 톰 아저씨를 좋아했기 때문에 언젠가 반드시 그를 찾으러 가겠다고 약속합니다. 톰은 뉴올리언스에 있는 세인트클레어 농장으로 팔려가는데, 감사하게도 주인 오거스틴은 친절한 사람이었습니다. 주인 오거스틴은 톰을 아껴 자신의 마부로 발탁하고, 그에게 자유인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러나 상냥하고 톰을 아끼며 따랐던 주인의 딸이 일찍 병으로 죽고, 톰을 자유인으로 만들려 애쓰던 주인 오거스틴마저 죽자 톰은 다시 다른 농장으로 팔려갑니다. 새로운 주인 레글리는 악독하고 포악한 농장주였습니다. 노예들을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았던 사람입니다. 새로운 주인인 레글리는 충성스럽고 똑똑한 톰을 다른 노예들을 잔인하게 이끄는 노예관리인으로 쓰려 하지만 톰이 이를 거부합니다. 그러자 레글리는 톰을 폭행하고 학대합니다. 주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학대를 받아도 톰은 여전히 노예들에게 자비를 베풀며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 톰의 모습을 보고 그 농장에 있는 많은 노예들이 톰을 존경하고 따릅니다. 이를 본 주인 레글리는 더욱 짜증을 내며 폭행을 하게 되었고, 그런 폭행에 결국 톰은 혼수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몸이 망가졌는데도 주인 레글리의 폭행을 날이 갈수록 극심해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옛 주인의 아들이었던 조지 셀비가 약속한 대로 돈을 벌어 톰을 사기 위해서 찾아오지만, 톰은 레글리의 엄청난 학대로 인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조지는 톰을 끌어안고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한 후 ‘제발 죽지 말라.’고 울부짖지만, 톰은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레글리를 원망하지 말라.’고 당부한 후 숨을 거두고 맙니다. 톰의 죽음을 본 조지는 그의 시신을 부어잡고 오열하는데, 그 모습을 본 레글리는 ‘고작 검둥이 하나 죽었는데 그게 울 일이냐?’며 막말을 해댑니다. 이 말에 분노가 치솟은 조지는 레글리에게 “네겐 검둥이 하나일지 몰라도, 나에겐 삼촌과 마찬가지인 아저씨였단 말이야!”라고 소리칩니다.

우리는 노예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살았는지 짐작만 할 뿐 그들의 삶의 애환과 고통을 다 알지 못합니다. 영화나 소설에서 그들의 비참한 삶을 조금 엿볼 수 있을 뿐입니다. 노예의 자식으로 태어나 일평생 노예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 주인이 매질을 하면 그 매질을 그대로 당해야 하고, 주인에게 폭행을 당하더라도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사람들, 심지어 주인의 성 노리갯감이 되어 몸을 버리고 원치 않는 아이를 낳아도 아무런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노예들입니다. 말씀드린 『톰 아저씨의 오두막』이란 소설에 등장하는 것처럼, 노예들은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주인의 재산으로 취급되어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물건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또 톰의 처음 주인 셀비나 오거스틴처럼, 간혹 좋은 주인을 만나 주인이 노예를 해방시켜 자유민이 되게 해 주려 해도 노예제도 아래에서는 그것마저 주인 뜻대로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오거스틴이 톰을 자유민으로 만들지 못한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톰 아저씨처럼 죽음만이 노예라는 굴레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었던 노예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같은 노예라 하더라도 셀비나 오거스틴처럼 좋은 주인을 만난 사람은 그나마 괜찮습니다. 레글리같이 잔인한 주인을 만나면 주인을 위해 죽도록 일하면서도 채찍질과 폭행을 당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일평생을 살아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를 노예였다고 표현합니다. 아니 우리가 죄의 노예였다고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너희가 본래 죄의 종(노예)이더니.”(로마서 6:17) 그렇습니다. 우리는 죄의 종입니다. 고대사회에서 종(노예)가 되는 경우가 여럿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쟁에서 패할 경우 패배국의 백성들은 적국에 노예로 끌려가야 했습니다. 나라를 잃고 때론 부모를 잃고 낯선 땅에 끌려가 노예로 살아야 했습니다. 두 번째는 자신이 진 빚을 갚지 못했을 때 자신이나 자식들이 노예로 팔려갔습니다. 자신을 노예로 팔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인신매매를 당해 노예로 팔려가는 것입니다. 상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요셉이 형들의 미움을 받아 구덩이에 던져져 죽을 상황에 이르렀을 때 넷째 형 유다의 제안으로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게 됩니다. 그런 것처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강제로 노예로 팔려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영국이나 미국에서처럼 사탕수수나 목화재배를 위한 인력이 필요할 때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사람들을 납치해 노예로 팔았습니다. 노예가 되는 네 번째 경우는 노예의 자식으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노예의 자식으로 태어나면 그는 무조건 부모의 주인에게 속한 노예가 됩니다.

이런 노예제도는 고대사회에서부터 있어왔던 오랜 관습이었습니다. 그런 오래된 제도에 빗대어 성경은 우리를 죄의 노예라고 선언합니다. 그러면 왜 우리는 죄의 노예가 된 것일까요? 왜 우리는 죄에 종노릇하는 존재가 되고 만 것일까요? 그걸 성경은 아주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에덴동산에 살던 처음 인간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서 금하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었기 때문입니다. 선악과를 따 먹고 하나님의 계명을 어긴 우리 인간은 죄에 빠지게 됩니다. 하나님의 대적자 마귀는 하나님의 가장 선한 피조물인 우리 인간을 죄에 빠뜨리기 위해서 교묘한 방법으로 범죄하게 만들었습니다. 어리석게도 처음 인간 아담과 하와는 그런 마귀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죄에 빠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죄에 빠졌다는 말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말이 ‘죄의 노예(종)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죄에 빠져 죄의 노예가 된 우리 인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죄는 선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과 함께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죄를 엄청 싫어하시기 때문입니다. 죄에 빠진 우리 인간, 늘 죄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 인간은 그래서 더 이상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영원하신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없는 우리 인간은 죽음의 존재가 되고 맙니다. 그 죽음의 존재를 성경은 ‘본질상 진노의 자녀가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에베소서 2:3) ‘본질상 진노의 자녀’라는 말은 우리는 운명적으로 진노의 자녀로 태어났다는 뜻입니다. 죄로 인해 진노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마치 내가 대한민국에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태어나보니 대한민국 사람인 것처럼, 우리는 태어나면서 진노의 자녀로 태어났습니다. 다른 선택의 길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습니다. 인간의 존재 자체가 선악과를 따먹고 죄를 범한 아담 안에서 진노의 자녀일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다른 방법, 다른 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진노의 결말은 영원한 죽음입니다. 결국 우리 인간은 죄 가운데 태어나서 진노 아래 살다가 진노 가운데서 영원한 죽음에 이르는 존재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죄 가운데서 태어나 진노 아래 살다가 진노 가운데 영원한 죽음을 맞이하도록 운명지어진 우리 인간을 버려두셨을까요? 하나님은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우리 인간을 무척이나 사랑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죄악된 세상에서 구원해 내시고자 무던히도 애를 쓰셨습니다. 온 세상이 죄악으로 가득할 때, 더 이상은 두고보실 수 없다고 생각되실 때 노아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방주를 만들도록 하셨습니다. 이 땅에서 죄악을 씻어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노아 홍수 이후에도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등지고 하나님을 배신하며 죄악의 길을 따랐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벨탑입니다. 하나님의 통치권에서 벗어나 하나님 없이 인간의 욕망을 이루며 마음대로 살고 싶은 마음에 바벨탑을 쌓았습니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엄청난 죄악이었고, 하나님께서는 바벨탑을 무너뜨리셨습니다. 그렇다고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을 거두시거나 우리 인간에게 갖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선택된 사람이 아브라함입니다. 아브라함을 선택하셔서 그에게 복을 주시고, 그를 통해서 세계 모든 민족이 복을 받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길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 백성들도 하나님의 기대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애굽에서 400년 동안 고된 노동 가운데 하나님 아니면 아무런 희망이 없는 상태까지 이르렀던 그들을 구원해 내셨고, 더 나아가 그들에게 시내산에서 율법까지 주셨지만, 그들은 여전히 하나님을 배신하고 거역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방법은 당신의 독생자를 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죄악의 뿌리를 잘라내고, 죄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아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죄의 노예가 되어 죄의 속박 아래 살아가는 우리 인간을 죄에서 건져내시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독생자를 죄악의 세상에 보내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우리의 대속물이 되시기 위해서입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의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가복음 10:45)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자신의 생명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시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대속물’(λυτρον)이라는 말은 몸값, 속전이라는 말로 바꿀 수 있습니다. 주로 노예를 풀어주는 대가로 지불되는 돈을 가리킵니다.

  예수님께서 죄의 노예가 되어 있는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당신의 생명을 대가로 지불하시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우리를 건져내시기 위해 마귀나 사탄에게 어떤 대가를 지불하는 것과 같은 거래를 하셔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것은 하나의 상징과도 같은 말씀입니다. 우리를 죄에서 건져내어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게 하시려고,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시려고 죄의 값을 치르셨다는 뜻을 분명하게 말씀하시고자 대속물이라고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우리가 지은 죄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성경에 일만 달란트 빚을 진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일만 달란트 빚을 진 사람’은 도저히 갚을래야 갚을 수 없는 엄청난 빚을 진 우리 인간을 의미합니다. 당시 금 한 달란트는 6천 데나리온에 해당합니다. 한 데나리온이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기에 한 달란트는 노동자 20년 연봉에 해당합니다. 노동자 20년 연봉에 해당하는 빚을 졌다면 그것도 갚기가 무척이나 힘들 텐데, 그 사람은 한 달란트의 빚을 진 것이 아니라 1만 달란트의 빚을 졌습니다. 그렇다면 일만 달란트는 20만 년 동안 벌어서 한 푼 쓰지 않고 모아야 갚을 수 있는 돈입니다. 사람이 돈을 벌어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다는 것도 불가능하거니와 20만 년 동안 번다는 것은 길어야 100년도 살지 못하는 우리 인간에게는 더더욱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일만 달란트의 빚을 졌다는 것은 죽어다 깨어나도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께 평생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냥 은혜로 살아가는 것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시기에 살아가는 것일 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진 최고의 빚은 우리의 생명을 살려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명을 살리시기 위해서 대신 지불하신 금액은 일만 달란트가 아니라 결코 수치로 계산할 수 없는 액수입니다. 그게 바로 당신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내어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죄의 노예에서 해방시켜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시려고 당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셨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목숨을 우리를 위한 대속물로 내어주셨습니다. 그게 바로 십자가입니다. ‘천하보다 귀한 것이 목숨’(마태복음 16:26)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목숨은 천하보다 소중합니다. 하물며 죄 없으신 하나님의 독생자의 생명인들 어찌 값으로 환산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당신의 독생자의 생명을 속전으로 내어주시고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셨습니다. 그 생명의 속전이 바로 대속물입니다. 예수님께서 생명의 속전, 대속물이 되셔서 우리를 죄에서 건져주신 것을 신학에서는 구속(救贖)이라고 말합니다. 속전을 지불하고 구해주셨다는 뜻입니다. 그 구속은 십자가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구속입니다.

그렇습니다. 십자가는 구속입니다. 우리의 죄를 대신해서 주님이 죽으심으로 우리에게는 영원한 생명을 안겨주신 구속입니다. 죄로 인해 영원한 형벌을 받아야 마땅한 우리를 대신해서 주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안겨주신 구속입니다.

  그 십자가의 구속으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생명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십자가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더 이상 죄의 노예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순결한 신부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십자가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더 이상 죄의 압박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 십자가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율법의 정죄에서 벗어나 복음의 자유 안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 십자가의 구속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영원한 형벌인 지옥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의 나라인 천국을 소망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당해야 하는 모든 형벌, 모든 죄악의 값을 십자가의 주님께서 다 당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말씀합니다. 하나님깨서 십자가의 은혜로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셔서 하나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다고 말입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속량받았기 때문입니다. 14절에 언급된 속량이라는 말이 곧 구속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리고 성경의 고대사본에는 속량이라는 말 뒤에 ‘그의 피로 말미암아’(δια του αἵματος αυτου)라는 전치사구가 삽입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죄로부터 속량을 얻은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피를 흘려 우리 대신 죽으심의 은혜 덕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우리를 구속한 것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닙니다. 오직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외에는 우리를 죄에서 구속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직 십자가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의 십자가 덕분에 우리가 구속받았습니다.

  십자가에서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죄와 허물로 죽어 마땅한 우리가 생명을 얻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저주를 받아 마땅한 우리가 저주받는 인생이 아니라 축복의 인생이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형벌 받아 마땅한 우리가 형벌이 아니라 하늘의 상급을 바라는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어둠 속에 살아가야 할 우리가 어둠의 자녀가 아니라 빛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주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심으로 죄의 종노릇하며 살아야 할 우리가 죄의 종이 아니라 하나님의 종이 되었습니다.

  십자가에 주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원수로 지내던 우리가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는 자녀가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주님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에게서 멀리 있던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에서 주님께서 죽으심으로 영원한 패배자로 살아야 할 우리가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십자가는 구속입니다. 우리가 받아야 할 모든 형벌과 죄값을 주님이 대신 치러주신 구속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순간에도 십자가를 바라보고, 십자가를 붙들고 살아가야 합니다. 최후 승리를 얻는 그 순간까지 우리가 붙들어야 할 것은 십자가입니다. 빛난 면류관을 받아 쓰는 그 순간까지 우리는 십자가를 붙들어야 합니다. 십자가는 우리가 치러야 할 죄값을 대신 치러주신 구속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구속입니다. 구속의 은혜입니다.

< 2023년 9월 3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