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남성교회

작성일 : 2010-02-14 10:31

성령을 속이지 맙시다. <2월 14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성령을 속이지 맙시다
본문 - 사도행전 5:1-11

경국지색(傾國之色)이란 말이 있습니다. 아주 뛰어난 미모를 갖춘 여인을 뜻하는 말입니다. 글자 그대로 한다면 나라를 망하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여인이란 말입니다. 이 말에는 이런 유래가 있다고 합니다.

옛날 중국 주나라 유왕(幽王)은 나라 일보다 여자들을 좋아하여 술 마시기를 더 좋아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특히 포나라 왕이 주나라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한 여인을 바치게 되었는데, 그 여인이 포사(褒似)라는 여인입니다. 이 포사라는 여인이 얼마나 예쁜지 주나라 유왕이 이 포사에게 푹 빠져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포사라는 여인은 잘 웃지를 않았습니다. 가끔 비단을 찢을 때에만 엷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러자 유왕은 포사의 그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팔 힘이 좋은 궁녀를 뽑아서 하루에 비단을 100필씩이나 찢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포사는 얼마 지나지 않자 비단을 찢을 때에도 웃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어떻게 하면 포사를 웃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한 봉화병이 밥을 해 먹다가 실수로 산에 잡목들을 태우게 되었고, 그 불이 봉화대에 옮아붙었습니다. 봉화에 불이 붙자 전쟁이 일어난 줄 알고 각 지방의 제후들이 군사를 이끌고 왕궁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한 병사의 실수로 봉화가 올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후들과 병사들은 투구를 땅에 내던지며 분개해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포사가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 포사가 그렇게 박장대소하며 웃자 유왕은 포사를 웃게 하기 위해서 자주 일부러 봉화에 불을 붙이도록 했습니다. 그 때마자 지방 제후들이 군사를 이끌고 왔고,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는 분개해 했습니다. 그러면 그 모습을 보고선 포사가 또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주나라 서북쪽에 있던 견융족이 주나라를 쳐들어왔습니다. 당황한 유왕은 군사를 모집하기 위해서 봉화대에 횃불을 올리게 했지만, 몇 번을 속은 후 지방 제후들은 이번에도 거짓인 줄 알고 봉화를 무시해버렸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주나라는 망하게 되었고, 유왕 역시 도망가다가 붙잡혀 처형당하게 되고, 포사는 침입군 왕의 첩으로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과 비숫한 이야기이지만 역사에서 현실적으로 ‘거짓’이라는 것이 한 나라를 망하게 할 수 있다는 아주 귀중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이야기는 이런 점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 초대교회는 놀랍도록 부흥했습니다. 또 참 아름다운 교회로 자라갔습니다. 사랑이 가득한 교회로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칭찬을 받는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아름답고 사랑이 가득한 교회 안에 큰 문제가 일어난 것입니다. 세 시간 간격으로 교인 부부의 초상을 치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부부는 남들보다 교회에 열심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세 시간 간격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사도들에게 책망을 받은 후에 죽었습니다. 이것은 초대교회에 아주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사도행전 4:32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사랑이 충만했던 초대교회 교인들은 이웃의 아픔을 헤아릴 줄 아는 성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이웃을 위해 기꺼이 내어놓았습니다. 누구든지 필요한 사람이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성경은 그런 모습을 이렇게 말해줍니다.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자기 재물을 조금이라도 자기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4:32) 그렇게 너도 나도 물건을 서로 나눠 쓰기 시작하니까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는 교인들에게 은혜가 충만했습니다. 33-34절에 보면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언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받아 그 중에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큰 은혜를 받아 가난한 사람이 없었다.’는 말씀은 물건을 나눠 쓰기 때문에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은혜가 충만하여 은혜에 궁핍한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삶과 신앙에서 모두 풍족한 은혜의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현상은 아예 자기 재산을 다 팔아 사도들에게 갖다 준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바나바입니다. 바나바는 평소에도 교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던 사람이었습니다. 원래 이름은 요셉이었는데, 사람들이 그에게 ‘바나바’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바나바’라는 이름의 뜻은 위로의 아들, 위로의 사람입니다. 그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위로를 받았습니다. 바나바는 가난한 사람, 마음에 상처 입은 사람, 걱정과 염려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 어떤 문제로 인해 고민하며 기도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위로해 주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교인들이 그에게 ‘바나바’라는 별명을 지어준 것입니다. 그런 바나바가 어느 날 자신의 밭을 다 팔아 사도들 앞에 가져와서는 ‘이것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 주세요.’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원래 이스라엘 땅에서 태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36절에 보면 그는 구브로라는 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예루살렘으로 이사 와서 살았습니다. 그리고 제법 많은 재산을 모았습니다. 땅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땅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써 달라고 사도들에게 가져온 것입니다.
아마 그 때 교인들은 크게 감동했을 것입니다. 평소에도 가난한 사람, 힘든 사람을 많이 생각하고 도와주고 기도해주더니 이렇게 좋은 일을 했으니, 교인들이 얼마나 감동했겠습니까?

그런 바나바에게 크게 감동받은 사람 가운데 하나가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였습니다. 그들도 바나바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에 감동이 있을 때 재신들의 재산을 처분했습니다. 바나바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쓰라고 사도들 앞에 가져가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재산을 다 처분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처분한 재산을 다 들고 문을 나서려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하러 다 바쳐! 너무 아깝잖아. 어떻게 번 돈인데...”
이런 생각이 들자 갈등했습니다. 처음 마음 먹은 대로 다 갖다 바칠 것이냐, 아니면 아까운데 일부만 바칠 것이냐?

여러분, 사실 갈등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문제입니다. 사도들 앞에 갖다 놓을 때까지는 내 것입니다. 내 것이기 때문에 전부를 갖다 바쳐도 내 마음이고, 절반만 갖다 바쳐도 내 마음입니다. 내 마음대로 하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나도 바나바와 같이 사람들에게 칭찬 받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그 생각만 아니었다면 갈등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교인들에게 칭찬받고 싶었습니다. 바나바와 같이 훌륭한 교인이라고, 참 믿음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받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낸 꾀가 일부를 감추고 나머지만 사도들 앞에 가져가는 것입니다. 본문 2절에 “그 값에서 얼마를 감추매.”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에 ‘감췄다’는 말을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일부를 감출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내 것인데 뭐하러 감춥니까? ‘일부를 떼어놓고’ 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감추었다고 말합니다.

감추었다는 말은 의도적으로 속이려 했다는 뜻입니다. 속일 생각이 없었다면 감출 이유가 없습니다. 본문 2절의 감추었다는 말은 여호수아 7장에 나오는 아간의 이야기에서도 나옵니다. 여호수아의 인도로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은 가장 먼저 여리고 성을 점령해야 합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서 처음 점령한 성읍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여리고에 있는 모든 것을 불살라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 바쳐진 것이기 때문입니다.(여호수아 6:18) 이렇게 하나님께 바쳐진 것을 ‘헤렘’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 온전히 바쳐진 ‘헤렘’이 되면 어떤 경우에도 되물릴 수 없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아간은 하나님께 헤렘이 된 여리고 성에서 외투 한 벌과 은과 금덩이를 탐내서 감추어놓았습니다. 쉽게 말하며 하나님의 것을 내 것으로 빼돌린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감추어놓았습니다. 내 것이 아닌데 내 것처럼 하려고 하는 것이 감추는 것입니다. 아간은 하나님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감추어놓은 것입니다. 내 것이라면 감출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려니까 감추는 것입니다. 그 일로 인해서 아간과 그의 가족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아나니아와 삽비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그들은 자신의 재산 전부를 하나님께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먹는 순간 그것은 모두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것이라고 선언해 놓고 보니 다 바치는 것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숨겨둔 것입니다. 숨겨둘 때에는 더 이상 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것입니다.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에 감추어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만 가지고 사도들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것 전부를 가져온 것처럼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모르실 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결국 하나님의 영을 시험하고 속인 죄로 죽임을 당하고 맙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그 이름은 참 좋은 이름입니다. 아나니아라는 이름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뜻이고, 삽비라라는 이름은 ‘아름다움’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사단의 꾀임에 빠져 성령을 속인 그들은 이름처럼 은혜롭지도, 아름답지도 않았습니다. 이름의 뜻에서 유추해 본다면, 삽비라는 참 예쁘게 생겼던 여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나니아도 남달리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사람처럼 참 경건하게 살았던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요 아름다움이란 참 좋은 이름을 가진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이름과는 정반대로 저주받은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을 속인 결과 저주를 받고 그 생명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왜 그렇게 저주를 받은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까?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던 ‘탐심’라는 무서운 적 때문입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마음에 순간적으로 탐심이 찾아들어왔습니다.
여러분, 마귀가 우리를 유혹할 때에 우리의 가장 약한 부분, 가장 민감한 부분, 조금만 건들어도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으로 유혹해 들어옵니다. 그들은 바나바를 보면서 감동을 받았고,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자기들도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은혜 받을 때에는 전부를 다 갖다 드려도 괜찮다고 생각되었는데, 막상 돈을 손에 쥐고 보니까 욕심이 생겼습니다. “이걸 다 바쳐? 이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힘들게 일했는데, 어떻게 이걸 다 바쳐?”하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던 것입니다. 마귀가 준 생각입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누구에게나 탐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탐심’ 그러니까 엄청난 말처럼 들리지만, 쉽게 말하면 욕심입니다. 누구에게나 욕심이 있는데, 그 욕심이 지나쳐 내 삶을 바르지 못하게 만들면 그것을 우리가 탐심이라고 부릅니다. 탐심은 욕심보다 더 큰 욕심입니다. 하나만 갖고 싶은 것이 욕심이라고 한다면, 이것도 얻고 싶고 저것도 얻고 싶은 마음이 바로 탐심입니다.

탐심에 사로잡힌 사람은 거짓을 꾸미게 됩니다. 거짓을 꾸며야 자기가 목적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일부만 가지고 와서 ‘내 재산의 일부인데, 이것을 가난한 사람을 위해 써 주세요.’라고 말했다면 그들 역시 칭찬받았을 것입니다. 교인들로부터 존경 받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탐심이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다 가져온 것처럼 둘러대고서, 한쪽으로는 칭찬도 얻어내고 한쪽으로는 재산도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했습니다. 하나님까지 속이려 했습니다.

마귀는 오늘도 우리의 귀에 거짓의 환상을 심어줍니다. 거짓말을 해도 괜찮다고 속삭이고, 거짓으로 남을 속여도 절대로 발각되지 않는다고 속삭입니다. 자기의 거짓말이 들통 날 줄 뻔히 알면서 거짓말하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자신의 거짓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짓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은 우리의 거짓에 속아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은 절대로 속아 넘어가지 않으십니다. 갈라디아서 6:7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만홀히 여김 받지 않으신다.’는 말을 우리 성경에는 ‘업신여김을 받지 않으신다.’고 번역했습니다. 이 말은 ‘바보취급 받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처럼 누군가에게 속어 넘어가지 않으신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하나님을 속일 수 없습니다. 아무리 거짓으로 포장을 잘 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은 그 거짓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십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의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또 하나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와 은사를 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재주가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본문 9절에 보면 베드로 사도가 이렇게 책망합니다. “너희가 어찌 함께 꾀하여 주의 영을 시험하려 하느냐?” 여기서 “함께 꾀하여”라는 말은 ‘머리가 잘 돌아간다’는 말입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거짓말도 IQ가 110은 넘어야 할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리숙한 사람은 거짓말을 못합니다. 거짓말을 해도 금방 탄로가 납니다. 사람을 속이고 사기 치는 사람들 - 가만히 보십시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머리가 굉장히 좋은 사람들입니다. 머리 회전이 아주 빠릅니다. 그 좋은 머리를 가지고 사람을 등쳐먹는 데 쓰니까, 사기꾼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좋은 머리를 주셨다면 선한 데 사용해야 합니다. 어느 통계에 따르면 IQ 190이 넘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감옥에 간다고 합니다. IQ 190이라면 천재 중에 천재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들의 머리만 믿고 노력하지 않거나 진실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거짓을 꾸미고서 완벽하게 다른 사람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말하는 ‘완전범죄’를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거짓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완전범죄를 꾀하려고 했습니다. 그것도 부부가 함께 합작해서 완전범죄를 만들려고 했던 것입니다.
자기들이 가진 소유를 다 팔았습니다. 이미 주변에는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다 팔았대. 교회에 헌금하려고 다 팔았대. 정말 믿음이 좋은 사람들인가 봐’ 하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아무도 몰래 일부를 감추었습니다. 자기들만이 알고 있는 비밀스런 장소에다가 얼마를 감추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둘은 서로 굳게 약속합니다. “여보, 이 사실은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이야. 무덤에까지 갖고 가는 거야. 우리끼리만 아는 거야.”
이제 감쪽같이 완전범죄는 성립되었습니다. 아무도 그들 부부가 소유 전부를 판 값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자기들만 꼭 입을 다물고 있으면 사도들 앞에 갖다 바친 것이 전부인 것으로 알 것입니다. 그래서 둘은 굳게 짜고 일부는 감추어 두고, 나머지만 갖다 바치면서 “이게 우리의 전부입니다”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언제든지 누구와 그러던지 “우리끼리만 알고 넘어갑시다.” 그러는 순간 우리의 인격은 사정없이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특별히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몰래 “우리끼리만”하는 것이 어디 있습니까? 절대로 불가능한 것입니다. 절대로 숨길 수 없습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우리끼리만 알자’하고 완전범죄를 성립시켜놓고 제자들 앞에 왔지만, 성령을 속일 수는 없었습니다. 모든 거짓이 다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감출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실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시 동안은 감추고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언젠가는 다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옛속담에도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밀스럽게 감출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입니다.
사람도 속일 수 없을진대, 어떻게 하나님을 속일 수 있습니까? 우리의 폐부까지도 다 아시고 감찰하시는 하나님 앞에 어떻게 거짓을 행할 수 있습니까?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궁합이 잘 맞는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만일 둘 중에 하나만이라도 바른 신앙을 가지고 “여보, 우리가 이렇게 하면 하나님을 속이는 것인데, 이래서는 안 되지요. 정직해야지요. 어떻게 하나님을 속일 수 있겠어요. 우리 정직하게 합시다.” 그렇게 해서 거짓 행위를 막았더라면 저주받은 인생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 부부는 나쁜 일에 짝짜꿍이 잘 맞았습니다. 나쁜 일에 동조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아무리 부부의 사랑이 깊다고 해도, 한 사람이 죄를 지으려고 하면 그걸 막아야 합니다. 그게 사랑입니다. 그런데 죄를 지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동조하거나 방조하면 그건 사랑이 아닙니다. 죄짓기를 함께 공모하는 것은 절대로 사랑일 수 없습니다. 성경이 뭐라고 말씀하십니까? “사랑은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는 것이라”(고린도전서 13:6)고 말씀하십니다. 진리를 함께 기뻐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옳은 것을 위해서 힘을 모으고, 바르게 사는 것을 바라보며 서로 기뻐하는 것이 사랑입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좋은 머리를 가지고 사람을 속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속이려 들었습니다. 그 좋은 머리를 교회의 유익을 위해서 사용했다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좋은 머리뿐만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을 가지고 자기들이 시험에 빠졌습니다. 그들은 남의 물건을 훔친 것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 사기를 쳐서 손해를 입힌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자기들의 소유를 가지고 결국 자기들이 시험에 빠지게 되었고, 그것 때문에 결국 죽음을 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주신 은혜와 은사가 무엇입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주시고, 더 풍성하게 주신 것이 무엇입니까?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가진 것이 있다면 그걸 가지고 선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게 나에게 올무가 되거나 시험거리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 다른 사람보다 더 힘이 있는 사람은 그 힘이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는 것을 알고 그 힘을 바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재물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우쭐거리는데 사용하지 말고, 선한 일에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배웠거나, 더 건강한 사람, 어떤 특별한 일에 특별한 은사가 있는 사람들은 그걸 선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일에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것, 그건 내 자신의 욕심을 채우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 그걸 가지고 자기 배만 채우는 일에 사용한다면, 그건 인격이 없는 짐승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내게 주신 은사나 은혜를 나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는데 사용한다면 그는 진정한 신앙인일 수 없습니다.

여러분, 내게 주신 은사, 내게 주신 기회, 내게 주신 특별한 것들, 그걸 가지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일에 쓰시기 바랍니다.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는 좋은 머리, 하나님께서 주신 많은 재산을 가지고 성령을 속이고 자기들의 욕심을 채우려는데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왜 내게 주신 은혜가 내 발을 걸어 넘어지게 만드는 올무가 되어야 합니까?

독립운동가인 도산 안창호(島山安昌浩, 1878-1938) 선생이 미국에서 대한인 국민회(Korea National Assembly) 중앙총회장으로 있을 때의 일화입니다. 총회장으로 여러 지방을 순회하던 중 기차를 타려고 정거장에 나왔을 때, 한 간부가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번 여행에 경비가 모자라 여기 어떤 목사님의 신분증을 빌려왔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목사 행세를 하시면 철도운임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국가이기 때문에 목사님에 대해서 많은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안창호 선생은 한참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이것을 사용하다가 들키면 나의 신용도 떨어지고 또 목사님의 신용도 떨어질 것이니 그럴 수 없는 일이오. 경비가 모자라면 다시 돌아가 며칠 있으면서 돈을 조금 더 장만해가지고 그 때 길을 떠나도록 합시다.” 안창호 선생은 자신과 목사님의 신용도 신용이거니와 특별히 대한민국 사람의 신용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한 번의 거짓에 눈을 감으면 우리에게 주어지는 이익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이익도 거짓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라면 그것 갖지 않는 것만 못한 것입니다.

여러분, 잠깐 거짓에 눈 감은 대가로 엄청난 것이 주어진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무리 많은 유익이 얻어진다 하더라도, 우리 신앙인은 거짓에 우리의 신앙과 양심을 팔아서는 안 됩니다. 특별히 하나님 앞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사람에게 거짓을 행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속이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거짓을 행하는 것은 성령을 속이려는 것입니다. 하나니은 속지 않으십니다. 성령은 우리 인간에게 절대로 속아 넘어가지 않으십니다. 잠언 14:11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악한 자의 집은 망하겠고 정직한 자의 장막은 흥하리라.” 오늘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2010년 2월 14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