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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03-15 13:00

가인을 사랑하신 하나님 <3월 14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가인을 사랑하신 하나님
본문 - 창세기 4:3-15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선악과를 따먹고 범죄한 결과 인간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납니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에게서 두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큰 아들의 이름은 가인이고, 둘째 아들의 이름은 아벨입니다. 그들이 자라면서 큰 아들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 되었고, 작은 아들 아벨은 양을 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 이 아이들이 컸을 때, 어느 날 두 아들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큰 아들 가인은 자기가 농사를 지은 곡식으로 제사를 드렸고, 작은 아들 아벨은 자기가 치고 있던 양을 잡아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큰 아들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시고, 작은 아들 아벨의 제사는 받으셨습니다. 성경은 왜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시고, 아벨의 제사만 받으셨는지 그 이유를 정확히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아벨이 제사를 드린 방법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을 뿐입니다. 4절입니다. “아벨은 자기도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더니.”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를 받으신 이유를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아벨은 양을 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왜 아벨이 양을 치는 사람이 되었겠습니까? ‘아벨이 왜 양을 쳤는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우리가 한 가지 알아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담과 하와, 그리고 가인과 아벨이 살던 당시에는 양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고기를 먹게 하신 것은 노아홍수 이후입니다. 창세기 9:3절에 보면, 온 땅에 홍수로 인해서 땅의 식물이 다 없어져 먹을 것이 없을 때 하나님께서는 방주에서 나온 노아에게 육식을 허락하셨습니다. 그 이전까지 인간은 채식만 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아벨은 양식으로 사용할 수도 없는 양을 키우는 사람이 되었겠습니까? 우리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옷을 만들어 입기 위해서입니다. 에덴동산에서 범죄한 후 벌거벗은 것을 보고 부끄러워하는 아담과 하와를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가죽옷을 지어 입혀주셨습니다. 그 때부터 인간은 옷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가죽옷을 지어주신 것처럼, 아벨은 옷을 지어입기 위해서 양을 쳤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좀 더 설득력 있는 이유인데, 하나님께 드릴 제물을 위해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본문 4절에 보면 아벨이 제사를 드린 장면을 소개하면서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제사를 드렸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레위기에 언급되고 있는 제사방법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이것은 아벨이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제사법을 알려주신 것은 모세 시대입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에게 가죽옷을 입혀주시면서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계속적인 만남을 원하신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에덴동산에서는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을 만나는 것에 조금도 장애가 없었습니다. 창세기 3:8절에 보면 하나님은 “동산을 거니시는 분”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에덴동산이 하나님의 놀이터였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아담과 하와를 만나셨고, 아담과 하와와 함께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그런데 죄를 짓고 에덴동산을 쫓겨난 인간은 죄 때문에 하나님과 그렇게 만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를 계속 만나기 원하셨습니다. 그러면 죄를 지은 인간이 하나님을 만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간은 죄를 가지고는 하나님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제사입니다.
창세기 3장에서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여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야기를 하고, 바로 이어 창세기 4장에서 가장 먼저 제사에 대해서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본문 3절에 “세월이 지난 후에”라는 말은 어쩌면 제사 제도가 어느 정도 잘 알려진 후라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하나님께서 인간을 만나시는 방법인 제사가 어느 정도 정착이 되어갔고, 가인과 아벨도 그 제사에 대한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랬기에 둘이 모두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 것입니다.

가인은 자신이 드린 제사를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여러분이 드린 예배나 기도를 하나님께서 받으셨는지, 거절하셨는지 알고 계십니까? 오늘을 사는 우리는 영적인 감각을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열심히 찬양하면서도 이 찬양을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지 알지 못한 채 찬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성을 다해 예배를 드린다 하면서도 이 예배를 하나님께서 받으셨는지,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예배인지도 모른 채 예배드린 경우도 많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영적인 감각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감각이 둔해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음성 듣기에도 민감하지 못하고, 예배에도 민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냥 우리 마음대로 드리고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인은 비록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제사를 드리진 못했어도 영적인 감각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제사를 하나님께서 받으셨는지, 거절하셨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가인은 우리보다 훨씬 더 영적인 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의 제사를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셨다는 것을 알고 가인은 화가 났습니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얼굴색이 변할 만큼 화가 났습니다. 왜 하나님께서 자신의 제사를 받지 않으셨는지, 왜 아벨의 제사만 받으셨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 아닙니다. 가인은 하나님께서 왜 자신의 제사를 받지 않으셨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찌 됨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찌 됨이냐?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리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6-7절)

이 말씀 속에서 우리는 왜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셨는지 그 이유를 또 하나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가인이 선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본문 7절에 “네가 선을 행하지 않았다”는 말씀이 두 번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가인은 삶이 아름답지 못했다는 말씀입니다. 삶이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5절에서 “가인과 그의 제물은 받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단순히 가인의 제물만을 받지 않으시는 것이 아니라, 가인을 받지 않으셨습니다. 가인을 받지 않으셨다는 말씀은 가인의 삶을 받지 않으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예배만 받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의 삶도 기쁘게 받으시길 원하십니다. 그래서 로마서 12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몸을 산 제사로 드리라”는 말씀은 삶을 드리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아름다운 삶을 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예배를 기쁘게 받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이 세대를 본받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 드릴 우리의 영적 예배(합당한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네 제사를 받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아느냐? 네 삶이 잘못되었잖아. 죄를 밥 먹듯 짓고서 하나님께 제사드린다고 하면 내가 그것을 받을 것 같으냐?’ 그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가인을 책망하셨습니다.
가인의 잘못을 책망하셨다는 것은 그를 사랑하신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인이 죄의 노예가 되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그의 잘못을 깨닫고 돌아오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친히 가인에게 잘못됨을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가인을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가인을 책망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사랑하시기 때문에 책망하신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3:19절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릇 내가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여 징계하노니, 그러므로 네가 열심을 내라. 회개하라.”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자를 책망하십니다. 회개하고 죄에서 돌이켜 바른 삶의 자리로 돌아오도록 책망하십니다. 책망하시다가 안 되면 때론 징계하기도 하십니다. 회초리로 때리십니다. 마치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가 자기 자식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 책망하고 때로는 회초리로 때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회초리로 때리는 것은 그 자식이 미워서가 아닙니다. 자기 잘못을 깨닫고 올바른 사람이 되라고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책망하시는 소리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때로는 말씀을 읽다가, 때로는 설교를 통해서, 때로는 기도할 때에 세미한 음성으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잘못을 책망하십니다. 책망하시는 말씀을 들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증거입니다. 미워서 책망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미워하신다면 아예 책망조자 하지 않으십니다. 히브리서 12:8절에서 말씀하십니다.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친아들이 아니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책망이나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둘 중에 하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책망하셔도 듣지 못할만큼 죽었거나, 아니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친아들이 아니거나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인을 사랑하셨습니다. 그래서 친히 찾아가셔서 책망하셨습니다.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이 말씀은 이런 의미입니다. ‘죄가 너의 문에 도사리고 앉아서 너를 지배하려 한다. 너는 그 죄를 잘 다스려야 한다. 죄가 너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마음속에 분노로 인해 죄가 역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죄에 노예가 되지 않도록 죄를 다스리라고 깨우쳐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책망하여 깨우쳐 주시는데도, 가인은 그 말을 흘러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아벨을 찾아갑니다. 아벨을 찾아서 ‘들로 나가자’고 유인을 합니다. 오늘 우리 성경에는 없습니다만, 고대 역본에는 “우리가 들로 나가자”라고 아벨을 꾀었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형의 말을 듣고 들로 따라 나온 아벨을 가인은 돌로 쳐 죽이고 말았습니다. 왜 가인은 아벨을 죽여야만 했을까요? 가인이 아벨을 죽여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람은 누군가에게 거절을 당하면 마음에 분노가 일어납니다. 심리학에 의하면 사람의 마음에 분노가 일어나면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투사’입니다.
투사(投射 Projection)라는 것은 자기 마음속에 있는 분노를 밖에 있는 다른 사람이나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가인은 자신이 제사를 바르게 드리지 못해서 자신의 제사가 거절되었는데도, 마치 아벨 때문에 자신의 제사가 거절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벨을 죽인 것입니다. 아벨만 아니었으면 하나님께서 내 제사를 받으셨을 것인데, 아벨 때문에 하나님께서 내 제사를 받지 않으셨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벨을 들로 유인해서 돌로 쳐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또 다시 가인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는 묻습니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이것은 하나님께서 두 번째로 가인에게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마음속에 분노가 일어났을 때에 하나님께서 첫 번째 경고를 주셨습니다. 죄에 넘어가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가인은 아벨을 죽이고 맙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두 번째 가인을 찾아가십니다. 아벨을 죽인 후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행동하는 가인에게 그의 잘못을 회개하도록 두 번째 경고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가인은 오히려 하나님께 반항합니다. “내가 어떻게 압니까?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 사람은 죄를 지으면 그 상황을 모면하려 합니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뭔가 잘못해놓고서 엄마로부터 꾸중들을 것 같으니까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잡아떼는 것과 같습니다. 엄마가 보기에는 잘못한 것이 분명한데도 일단 잡아떼고 봅니다. 그것을 심리학에서는 ‘회피’라고 합니다.
가인은 하나님의 두 번째 경고를 무시했습니다.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도 그걸 무시하고 오히려 하나님께 반항합니다. “내가 아우를 지키는 사람이냐?”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회개할 기회를 주실 때 빨리 깨닫고 회개하는 것이 지혜로운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잘못할 때 반드시 회개할 기회를 주십니다. 그 때 회피하지 말고 회개해야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고 하나님 뵈옵기가 두려워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아담을 부르십니다.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이 부르심은 아담이 어디 숨어 있는지 몰라서 물으신 것이 아닙니다. ‘왜 네가 숨어 있어야 하느냐? 무엇 때문에 숨었느냐?’고 물으신 것입니다. 아담으로 하여금 자신이 지은 죄를 바로 보고, 회개하기를 원하셔서 그렇게 물으신 것입니다. 그런데 아담은 자기 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와 때문에 죄를 지었다고, 모든 책임을 하와에게 돌렸습니다. 그 결과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만일 그 때 아담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다면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을까?’ 물론 가정이지만, 만일 아담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했다면, 그리고 하나님의 용서를 구했다면 어쩌면 우리 인류는 지금도 에덴동산에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는 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책임을 전가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런 아담이라면, 그런 하와라면 선악과를 따먹은 것처럼 생명나무의 열매도 따먹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에덴동산에서 쫓아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가인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회개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 반항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임할 형벌을 말씀하십니다. 10절 이하의 말씀입니다. “네 아우의 피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네 범죄를 숨길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으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네가 밭을 갈아도 땅이 다시는 그 효력을 네게 주지 아니할 것이요, 너는 땅에서 피하여 유리하는 자가 되리라.” 네가 죄를 감춘 땅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란 말씀입니다. 또 사람들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입니다.

여러분, 인생살이에서 가장 힘든 것 가운데 하나가 버림받고 유리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아무도 자기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 평안과 쉼을 얻을 수 있는 따뜻한 품이 없습니다. 계속해서 고된 삶을 반복적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것보다 더 힘든 것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스 신화에 보면 ‘시지푸스(Sisyphus)’가 나옵니다. 꾀가 많은 시지푸스는 자신의 꾀로 남을 속이는 짓을 잘 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최고의 신인 제우스까지 속이게 되었고, 제우스를 속인 죄로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까지 굴려 올리는 형벌을 받게 됩니다. 힘겹게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에 올려놓으면 그 바위는 다시 산 아래로 굴러가버립니다. 그러면 시지푸스는 또 다시 그 바위를 산 위로 굴려 올려야 합니다. 쉼 없이 계속해서 그 일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 이것만큼 고통스러운 삶이 어디 있습니까? 일을 끝냈으면 쉴 때가 있어야 합니다. 고단할 때도 있지만 지친 몸을 누이며 쉴 때도 있어야 합니다. 방황할 때가 있다면 방황을 끝내고 평안히 쉴 때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시지푸스는 계속해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합니다. 쉴 틈이 없습니다.

가인에게 주어진 형벌도 그와 같았습니다. 그는 땅에서 유리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땅도 그를 거부합니다. 세상 그 어디에도 그의 머리를 기대고 쉴만한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도 자신을 거부합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한 곳에 정착하여 살 수가 없습니다. 저녁에 잠을 자도 짐승이나 낯선 사람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습니다. 그게 가인의 삶이었습니다. 두 번씩이나 기회를 주었는데도 거절하고 죄의 종이 되어버린 가인이 살아가야 할 모습입니다.

가인은 그 삶이 너무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고 그 때서야 하나님께 자비를 구합니다. “내 죄벌이 너무 무겁습니다. 유리방황하다가 언제 누구의 손에서 죽을지 모릅니다. 너무너무 두렵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세 번째 자비를 베푸십니다. 아무도 가인을 죽이지 못하게 하십니다. 가인에게 표를 주어, 어느 누구도 가인을 죽이지 못하게 해 주셨습니다.

비록 동생을 죽인 살인자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가인을 사랑하셨습니다. 사랑하셨기에 그에게 나타나 두 번씩이나 경고해 주셨고, 아무도 그를 죽이지 못하게 표를 주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죄인을 불쌍히 여기십니다. 에덴동산에서 범죄한 아담과 하와을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가죽 옷을 만들어 입혀 주셨습니다. 사랑의 표시입니다. 동생을 죽인 죄의 형벌로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하는 가인에게는 표를 주셨습니다. 어느 누구도 가인을 죽이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가인에게 평강을 주신 것입니다. 에덴동산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한 아담와 하와를 사랑하신 하나님은 그의 아들 살인자 가인도 사랑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죄를 지었다고 우리를 미워하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죄에 빠질수록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십니다. 그래서 한시라도 빨리 죄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와 하늘의 축복을 누리며 살기를 원하셔서 우리에게 죄를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그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고 살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여러분, 때로 나 홀로 있다고 생각되던 때가 있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의지할 수 있는 곳이라곤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 않았습니까? 심지어 하나님조차도 나를 잊으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면 어느 때였습니까?
우리가 죄로 인하여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졌다고 생각될 때, 우리는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죄는 우리를 모든 것으로부터 단절시킵니다. 죄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만듭니다. 죄를 지으면 괜히 사람 만나는 것이 꺼려지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죄는 때로 세상이 나를 버린 것처럼 생각하게 만듭니다. 죄를 지으면 세상이 우리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우리를 단절시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죄를 지으면 사람들은 우리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죄를 지으면 세상이 우리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거부하지 않으십니다. 그 어떤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모른 척 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죄를 지을수록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십니다. 죄의 노예가 되어 고통당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너무너무 안타까워하시며 사랑으로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의인이기 때문에 구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죄인이기에 구원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의로울 때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우리를 위한 영원한 생명의 길을 마련해 놓으셨습니다. 하나님과 원수로 있던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죄인이 아니었다면 예수님을 죽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죄인이기 때문에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고, 우리가 여전히 죄인일 때에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고, 십자가 위에서 죽으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어떤 죄에 빠지든지 하나님을 우리를 미워하지 않으십니다. 불쌍히 여기시며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오래 된 영화 중에 ‘우리 생애 최고의 해(The Best Years Of Our Lives)’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일본군이 진주만을 공격하던 때였습니다. ‘헤럴드 러셀(Herold Russell)’이라는 청년이 공수부대원으로 그 전투에 참가했다가 폭탄에 맞아 두 팔을 다 잃고 불구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크게 낙심하고 절망했습니다. 두 팔을 잃고 장애가 된 자신은 이제 이 세상에 전혀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께 절망적인 탄식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제 나는 쓸모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 왔습니다. “그래도 잃은 것보다 남은 것이 많지 않느냐?” 러셀이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기에게는 잃은 것보다 남아 있는 것이 더 많았습니다. 비록 두 팔은 잃었지만, 두 눈이 있었습니다. 아직 두 귀가 있고, 두 발이 있었습니다. 정말 잃은 것보다 남아 있는 것이 아직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그래 나는 잃은 것보다 남은 것이 더 많다. 잃은 것은 겨우 두 팔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다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의사에게 부탁하여 의수를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타이프 치는 것을 연습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지내온 생활을 잘 정리하여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것이 일약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영화까지 만들어진 것입니다. 어떤 기자가 그를 찾아와 물었습니다. “당신은 신체적 조건으로 인하여 절망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그는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나의 육체적인 장애가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었으니, 도리어 내게는 가장 큰 축복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포기하거나 버리지 않으십니다. 심지어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사도 바울은 고백합니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롬 5:20) 여러분, 죄에 빠졌다고 절망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찾아와 책망하시고 깨우쳐 주실 때 빨리 하나님께로 돌아서면 하나님께서 더 큰 은혜를 베풀어주십니다.
동생을 죽인 살인자 가인, 하나님은 그도 사랑하셨습니다. 우리가 어떤 삶의 자리에 있든지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2010년 3월 14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