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브엘세바 에셀나무
본문 - 창세기 21:22-34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17세기 네덜란드 철학자인 스피노자(Benedict de Spinoza, 1632-1677)가 했다는 유명한 말입니다. 이 말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더 생각해 보십시다. 스피노자는 왜 하필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복숭아나무도 있고, 감나무도 있고, 밤나무 등 수없이 많은 나무들이 있는데, 왜 그는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했는가 말입니다. 물론 스피노자는 왜 자신이 사과나무를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언제나 희망을 꿈꾸리라’는 그 본질적인 의미만 전달되면 되기 때문에, 왜 굳이 사과나무여야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가치가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석해봅니다. 왜 굳이 사과나무라고 했을까 하고 말입니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가 따먹은 선악과를 사과라고 생각합니다. 선악과를 따 먹은 아담과 하와의 행동을 우리 기독교 신앙에서는 죄악이라고 생각하지만, 철학에서는 하나님이 절대적 주권에 도전하여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찾기 위한 인간의 철학적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스피노자가 말한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을 해석한다면 절대적 존재인 하나님이 이 세상에 종말을 선언한다 하더라도, 우리 인간은 오늘 내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우리 인간의 철학적 능력을 가지고 오늘을 판단하며 살아가겠다는 선언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해석은 오늘 우리의 해석일 뿐입니다. 무신론이 아닌 범신론(汎神論) 사상을 가졌던 그의 사상과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석은 우리의 몫입니다.

  여기 또 하나 의문이 드는 나무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건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 심은 에셀나무입니다. 왜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었을까요? 이스라엘 땅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무화과나무나 광야에서 잘 자라는 로뎀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라 왜 굳이 에셀나무를 심었을까요?

  아브라함은 참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75살 때 하나님의 부르시는 음성을 듣고 가나안 땅으로 이주해 왔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듣고 가나안 땅에 왔지만, 사실 가나안 땅은 그렇게 살기가 좋은 곳이 아니었습니다. 가나안에 도착한 후 얼마 안 되어 그 땅에 기근이 들자 아브라함은 가족들을 이끌고 애굽으로 내려가야 했습니다. 거기에서 그는 아내를 바로 왕에게 빼앗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무사히 다시금 가나안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조카 롯과 헤어지는 아픔도 겪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브라함의 마음을 힘들게 했던 것은 자식이 없던 아브라함에게 ‘자식을 주어 그 자손으로 번성케 하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사이에 그의 나이 100세가 되었을 때 아들 이삭을 낳게 됩니다.

  이삭의 나이가 서너 살 쯤 되었을 때 아브라함의 집에 큰 잔치가 베풀어졌습니다. 요즘 우리는 아기가 첫 생일인 첫돌이 되면 잔치를 합니다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젖먹던 아이가 젖을 떼던 날에 큰 잔치를 베풉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어떤 경우에는 7살까지 젖을 먹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서너 살이면 젖을 뗍니다. 아마 이삭도 서너 살 즈음에 젖을 뗀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날에 잔치를 베푸는 이유는 이제 아이가 그만큼 성장한 것을 함께 기뻐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브라함은 큰 부자였고, 이삭이 100세에 낳은 귀중한 아이이기 때문에 아마도 큰 잔치가 베풀어졌을 것입니다. 이웃에 많은 사람들도 불렀습니다. 또 아브라함의 집에만도 수백 명의 목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 잔치에 모인 사람만 해도 몇 백 명은 족히 될 것입니다.
  이렇게 큰 기쁨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던 때에 집안에 큰 소동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이삭보다 14년 먼저 태어난 이복 형 이스마엘이 어린 이삭을 괴롭히는 모습을 사라가 본 것입니다. 자신이 늦게 난 아들 이삭이 괴롭힘을 당하자 사라의 마음이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라는 이삭을 괴롭힌 이스마엘과 그의 어머니인 하갈을 내쫓으라고 아브라함에게 하소연을 합니다. 이스마엘이 집안에 있는 한 그런 일이 계속 일어날 것이 너무나도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이 일로 인해서 아브라함은 큰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라의 여종인 하갈을 통해서 낳은 아들이긴 하지만 자식은 자식인데 어떻게 매몰차게 내쫓을 수 있겠습니까? 이 일로 아브라함이 고민하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사라의 말대로 하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갈과 아들 이스마엘을 집에서 나가게 했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창세기 21:14절입니다. “아브라함이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떡과 물 한 가죽부대를 가져다가 하갈의 어깨에 메워 주고 그 아이(이스마엘)를 데리고 가게 하니 하갈이 나가서 브엘세바 광야에서 방황하더니.”
  당시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쫓겨난 하갈과 이스마엘이 브엘세바 광야에서 방황했다는 말은 그들이 아브라함 주위를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먹을 것이 없는 광야에서 그들은 방황해야 했습니다. 마실 물이 없어 방황하며 울부짖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샘물을 열어 물을 마시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오늘 본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 때에” ‘그 때’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아브라함이 하갈과 이스마엘을 집에서 내쫓은 후에’ 라는 말입니다. 하갈과 이스마엘이 집안에 있는 한 아브라함의 집에는 평안한 날이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사라의 여종이었던 하갈과 그녀를 통해서 낳은 서자인 이스마엘이 집에 있는 한, 사라와 이삭은 마음 평안하게 지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지시대로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쫓은 후에 집안이 평안해지자 밖의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그게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무엇보다도 집안이 평안해야 합니다. 잘되는 집은 집안이 평안합니다. 흔히 하는 말로 ‘집구석이 그 모양인데’ 어떻게 다른 일이 잘 될 수 있겠습니까? 신앙인의 가정은 집안이 평안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평강이 가정에 충만해야 합니다. 그래야 밖에서도 일이 잘 풀리고 신앙생활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집안이 평안해지자 아브라함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십시다. 그 때에 아비멜렉과 그의 군대장관인 비골이 아브라함을 찾아왔습니다. 아비멜렉은 그랄 왕입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가 창세기 20장에 나옵니다.
  그랄 지역으로 가게 된 아브라함은 애굽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기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였습니다. 그러자 그랄 왕인 아비멜렉 사라를 자기 아내로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그랄 왕이 자기 아내를 데리고 가는데도 아브라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꿈에 아비멜렉에게 나타나셔서 사라를 건드리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확인한 아비멜렉은 사라에게 많은 돈을 주었고, 아브라함에게는 살고 싶은 땅 어디든지 마음대로 정하여 살도록 특혜를 주었습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브엘세바를 택하여 거처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브엘세바는 이스라엘 최남단에 속한 지역으로 네게브 사막이 있는 곳입니다.
  아브라함은 그곳에 정착하여 살면서 우물을 팠습니다. 그런데 우물을 파자 아비멜렉의 종들이 와서 그 우물을 빼앗아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은 아무런 대항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막에서 우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물을 빼앗겼다는 것은 때로 자신의 재산 전부를 잃는 것과 같습니다.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은 아무 대항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몇 년 후 어느 날 아비멜렉이 불쑥 아브라함을 찾아온 것입니다.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찾아온 것은 아마도 두 가지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첫 번째는 아비멜렉의 종들이 아브라함의 우물을 빼앗은 일로 인해 서로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본문 26절에서 아비멜렉은 자기의 종들이 아브라함 소유의 우물을 빼앗은 일을 모른다고 말하고 있지만, 모르긴 몰라도 아비멜렉도 분명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찾아온 두 번째 이유는 아브라함과 평화조약을 맺기 위해서입니다. 아비멜렉은 사라 사건 이후 아브라함을 주의하여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이렇게 내릴 수 있었습니다. 본문 22절입니다. “네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이 너와 함께 계시도다.”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의 삶을 관찰한 결과 그의 삶이 형통함을 보았습니다. 모든 일들이 잘 풀려나갔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복잡하던 아브라함 가정의 문제도 잘 해결되었습니다. 그러자 아비멜렉이 ‘왜 아브라함은 하는 일마다 그렇게 잘 풀릴까?’하고 생각해 본 결과, 결론은 이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계시기 때문이구나.’
  그러면서 그런 아브라함과 평화조약을 맺어 서로 돕는 관계가 되면 자신에게도 큰 유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의 종들이 아브라함의 우물을 빼앗은 일로 인해서 지금까지는 아브라함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문제를 걸고 넘어지면 자신에게 유익될 것이 하나도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아브라함을 찾아와서 평화조약을 맺자고 제안해 온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아브라함과 아비멜렉 사이에 평화조약이 체결되었습니다. 평화조약을 체결하고서 아브라함은 그곳 이름을 브엘세바라고 지었습니다. ‘브엘세바’라는 말은 맹세의 우물이란 뜻입니다. 그랄 왕 아비멜렉과 평화를 위한 맹세를 맺은 곳이었기에 그렇게 이름지은 것입니다.
  그런 다음 아비멜렉과 그의 군대장관 비골이 돌아간 후에 아브라함은 그 브엘세에 에셀나무를 심었습니다. 본문 33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고 거기서 영원하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더라.” 아브라함이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은 이유가 하나님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영원하신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서 에셀나무를 심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은 왜 하필 에셀나무를 심으면서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습니까? 땅이 척박한 광야에서 가장 잘 자라는 나무가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로뎀나무이고 다른 하나는 에셀나무입니다.
  로뎀나무 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엘리야입니다. 갈멜산에서 바알선지자 450명을 불러놓고 하늘에서 불을 내리는 신이 참신이라는 사생결단을 했던 엘리야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불을 내려 주심으로 승리하게 됩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참 신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인 것입니다. 그 일로 인해서 우상인 바알을 섬기던 제사장 450명은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왕비 이세벨은 자신이 섬기던 바알의 선지자들이 단체로 죽임을 당했다는 사실에 격분해서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선언합니다. 왕비 이세벨이 자신을 죽이겠다고 하자 엘리야는 두려운 나머지 브엘세바까지 도망와서 홀로 광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한 로뎀나무 아래 앉아서 하나님께 죽기를 간청합니다. 그리고는 로뎀나무 아래 누워 잠을 잡니다.
  여러분, 로뎀나무 아래서 잠을 자고 있는 엘리야를 모습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로뎀나무의 그늘 아래서 시원하게 낮잠을 자고 있는 엘리야의 모습이 떠오르십니까? 로뎀나무는 그렇게 그늘이 많은 나무가 아닙니다.<사진 1> 로뎀나무는 우리가 옛날에 빗자루를 만들 때 사용하던 싸리나무와 비슷합니다. 거기에 그늘이 많을 리가 없습니다. 이 아래서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 머리를 처박고 잠을 자고 있는 엘리야가 상상 되십니까? 엘리야는 로뎀나무 그늘 아래서 평안하게 잠을 잔 것이 아니라, 로뎀나무 가지 사이로 내리쬐는 태양볕에 얼굴을 찡그리며 그늘을 찾기 위해서 몸을 비틀며 괴로운 잠을 잤을 것입니다.

  반면 에셀나무는 굉장히 큰 나무이고, 그늘이 많은 나무입니다.<사진 2> 에셀나무는 지중해 연안지역에서부터 중앙아시아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자라는 나무입니다. 그 종류만도 10여 가지가 된다고 하는데, 여러분이 보고 계신 이 에셀나무는 이집트 마라의 우물 곁 - 마라의 우물과 홍해 사이에 있는 에셀나무입니다. 에셀나무가 사막과 같이 건조한 땅에서 이렇게 10m 이상 큰 나무로 자랄 수 있는 것은 아주 깊게 뿌리를 내리기 때문입니다. 지하 30m까지 뿌리를 뻗어 지하수를 흡수하기 때문에 큰 나무로 자라게 되고, 거다란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가 된 것입니다.
  또 이 에셀나무는 가는 잎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그 그늘 아래는 다른 나무 그늘보다 5-10도 이상 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광야에서 만나는 에셀나무는 ‘최고의 안식’을 상징합니다.

  이런 에셀나무를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세웠습니다. 하갈과 이스마엘이 떠남으로 해서 집안에 평화가 찾아왔고, 그랄 왕 아비멜렉과 평화조약을 맺음으로 대외적으로도 평화의 때가 찾아온 것입니다. 바로 그 때 아브라함은 평화가 완성된 바로 그곳에다가 에셀나무를 심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삶은 광야와 같은 삶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과 약속을 따라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에 왔음에도, 가나안에서 그는 한 곳에 정착하여 평화로운 삶을 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참으로 많이 이사를 다녀야 했습니다. 아내를 빼앗길 위기를 두 번이나 겪어야 했습니다. 아비멜렉의 종들과 그랬던 것처럼, 나그네로 살면서 참으로 많은 설움도 당했습니다. 그런 모든 삶은 뭐라고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브엘세바에서 그에게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광야와 같은 삶을 살다가 이제야 에셀나무 아래는 평안히 쉬는 것처럼 안식의 때가 그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그 모든 평화는 자신이 만든 것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평화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삶의 여정에서 항상 그랬습니다. 그는 실수투성이의 삶을 살았습니다. 잘못 판단했던 적도 참 많았습니다. 하갈과 이스마엘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보다는 아내와 합의하여 자기들 마음대로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았습니다. 그건 하나님의 뜻도 아니었고, 하나님께 물어서 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삶의 결과는 언제나 떠돌이 삶을 살아야 했고 갈등과 고통의 나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야 참된 평화가 찾아온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평화를 거기서 맛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그곳에다가 에셀나무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영원하신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나에게 이런 안식과 축복을 주신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라’고 선포한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 안식을 주시는 분은 영원하신 여호와 하나님뿐이라는 것을 선포한 것입니다. 우리 인생의 그늘이 되어주시는 분은 여호와 하나님 한 분뿐이라는 것을 세상에 널리 선포한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에 안식과 평화를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지 아니하시면 우리의 삶에 평화란 없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시편 127:1)
  우리의 삶이 언제나 평화의 길만 걷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언제나 고통의 가시밭길만 걷는 것도 아닙니다. 때론 고통과 힘든 삶의 여정에서도 하늘의 기쁨과 평화가 내 삶에 가득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곳이 브엘세바입니다. 거기에다 우리는 에셀나무를 심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야 합니다. 선포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평안을 주셨다’고 말입니다.

  에셀나무를 심은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을 떠나보냈지만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버지도 없이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 때문에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의 삶을 책임져주셨습니다. 마실 물이 없을 때 물도 주셨습니다. 이제 자신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이스마엘에게도 하나님은 에셀나무가 되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해 주신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자식에 대한 걱정이 이제는 평안의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아들 이스마엘이 방황하던 바로 그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은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에셀나무를 심은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신이 누린 그 평화와 기쁨을 다른 사람도 누리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브엘세바를 지나는 사람들마다 아브라함이 심어놓은 에셀나무의 그늘 아래서 쉬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그 에셀나무 그늘 아래에 머물 때마다 이 나무를 심은 아브라함을 생각할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왜 여기에 이 에셀나무를 심었는지 그들은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에 참된 안식과 평화를 주시는 분은 오직 여호와 하나님뿐이시라는 사실을 그들도 알게 될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읽으면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비유를 생각했습니다. 마태복음 13장에 나오는 비유 가운데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과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아브라함이 처음 에셀나무를 심었을 때에는 그저 작은 나무 한 그루였을지 모릅니다. 로뎀나무처럼 그늘도 별로 없는 볼품없는 나무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나무가 자라면서 많은 사람에게 그늘을 제공했습니다. 마치 겨자씨 한 알이 자라서 큰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에게 보금자리와 쉼터를 제공해 주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삶은 안식을 누리는 삶입니까? 아니면 여전히 떠돌며 방황하는 삶입니까? 지금 여러분의 삶에 깃들인 평화가 있습니까? 그 안식, 그 평화를 어디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브라함은 그의 생애에 여러 번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이런 평화, 이런 안식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는 지금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총을 다시금 경험했습니다. 그 은혜가 너무 커서 그는 에셀나무를 심었습니다. 브엘세바에다 말입니다.
  브엘세바가 한 때는 고통의 장소였습니다. 우물을 파놓으면 아비멜렉의 종들이 와서 빼앗아가버릴 때에는 원망의 장소였을 것입니다. 우물 하나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어렵게 판 우물을 빼앗아가버리다니. 그럼에도 그는 참았습니다. 인내했습니다. 그러자 그 브엘세바가 축복의 땅으로 바뀌었습니다. 평화가 깃든 장소로 바뀐 것입니다.
  이스마엘을 떠나보낼 때에도 브엘세바는 고통의 장소였습니다. 서자인긴 하지만 자식인데, 쫓아내야 하는 아버지 아브라함의 마음이 평안할리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모든 걱정을 제거해 주셨습니다. 이제 그의 마음이 평안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브엘세바는 평강의 장소입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서 있는 자리는 어떤 브엘세바입니까? 여전히 고통만 가득한 곳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고통 가운데 하나님께서 주신 평화가 깃드는 곳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고통만을 바라보는 사람은 평화가 찾아와도 그 평화를 맞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냥 나그네처럼 잠깐 왔다가 가버린 손님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고통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사람은 그 고통의 보자기 안에 평화를 가득 싣고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그곳을 브엘세바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브엘세바가 사막에서 목초지가 울창한 곳으로 바뀐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그곳은 사막입니다. 그러나 에셀나무를 심은 후부터는 달라집니다. 에셀나무를 심기 전까지는 변변한 그늘 하나 없는 사막일 뿐입니다. 그러나 에셀나무를 심은 후에는 그늘이 우거진 쉼의 장소가 됩니다.
  에셀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그곳이 브엘세바가 된 것이 아닙니다. 브엘세바이기 때문에 에셀나무를 심은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가 경험되는 곳은 브엘세바가 됩니다. 환경이 바뀌어서 브엘세바가 된 것이 아니라, 사막과 같은 삶일지라도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는 곳은 브엘세바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는 바로 그 브엘세바에 우리도 에셀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말입니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었습니다. 울창한 그늘이 만들어졌습니다. 여러분, 그 그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름 모를 나그네일 수도 있습니다. 아브라함과 평화조약을 맺은 아비멜렉이나 그의 종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에셀나무의 그늘 아래에 가장 많이 머문 사람은 다름 아닌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일 것입니다. 이삭은 그 브엘세바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세상에 에셀나무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가정은 우리 자녀들에게 에셀나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신앙이 브엘세바의 신앙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도우시는 우물,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평화를 누리는 우물 말입니다. 브엘세바의 우물과 에셀나무의 그늘이 있는 곳 - 우물과 그늘이 있는 곳, 그곳이 가장 풍요로운 곳이고, 평화로운 곳입니다. 브엘세바의 에셀나무가 바로 그런 곳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삶을 브엘세바로 인도하십니다. 바로 거기에 우리는 에셀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우리의 가정과 우리가 사는 세상에 그늘이 되어주는 에셀나무, 영생하시는 하나님의 이름이 선포되는 에셀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오늘 우리는 우리의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어야 합니다.”
<2010년 8월 1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