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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2-05 10:40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2 <12월 5일 - 강림절2>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2
본문 - 데살로니가전서 3:11-13

1970년대 세계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오일 쇼크가 일어났는데, 그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주유소 앞에서 평균 10-15시간씩 줄지어 서 있어야만 기름을 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족이 번갈아 가며 줄을 서기도 하는 행렬전쟁이었습니다. 그 무렵 `‘LA 타임스’(Los Angeles Times)에 이런 글이 실렸었다고 합니다.
“전 시민의 3분의 1이 이 오일행렬전쟁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 대열에 한국 사람이 끼어있는 것을 본 사람은 없다.”
여러분, 왜 그 오일행렬에 한국 사람이 없었는지 아십니까? 한국 사람은 기름 없이 살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사람은 성질이 급해서 15시간씩 줄을 서 있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인내심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야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주님의 재림입니다. 주님의 재림은 기다리지 않는다고 해서 오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시는 것을 기대하든 기대하지 않든 언젠가는 그 때가 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주님의 재림이 어떤 사람에게는 기쁨과 환희의 순간이 될 것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절망과 고통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그 날을 기대하며 준비한 사람에게는 주님의 재림이 기쁨이 됩니다. 그러나 준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망과 고통이 되고 말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실 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살아가는 사람과 그 때를 알지 못하거나 무시하며 사는 사람은 오늘의 삶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심판의 때를 알고 사는 사람은 오늘을 결코 헛되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일 내게 심판이 주어질 것을 아는데, 어떻게 오늘을 헛되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본문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향한 사도 바울의 기도문입니다. 데살로니가 교회는 사도 바울이 제2차 전도여행 때 세운 교회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디모데를 통해서 데살로니가 교회의 상황을 들은 사도 바울은 굉장히 마음이 아팠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당시 대부분의 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유대인들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데살로니가 교회는 그 핍박을 잘 견디고 있었지만, 데살로니가 교회를 세운 사도 바울은 아버지와 같은 심정으로 핍박을 받고 어려움을 견디며 신앙생활하고 있는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이 대견하기도 하면서 마음이 아팠던 것입니다.
두 번째로 사도 바울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은 그들 가운데 잘못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데살로니가 교회는 재림 신앙이 아주 강한 교회였습니다. 사도 바울이 이 편지를 쓸 때는 예수님께서 승천하신지 약 20년 쯤 지났을 때입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는 모습을 보았던 제자들이 살아 있을 때에는 초대교회 성도들의 재림 신앙은 아주 견고했습니다. “너희 가운데서 하늘로 올려지신 이 예수는 하늘로 가심을 본 그대로 오시리라.”(사도행전 1:11)는 말씀처럼, 그들이 살아 있을 때 예수님께서 곧 오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예수님의 승천을 목격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교인들 사이에서는 ‘정말로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것 맞나?’ 하는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예수님께서 재림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런 사람들을 향하여 “예수님은 분명 다시 오신다.”고 선언합니다. 또 일부에서는 재림 신앙을 여전히 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 사이에서도 잘못된 신앙적 행태가 나타났습니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신앙을 갖고 있던 교인들 가운데 일부가 ‘주님께서 곧 다시 오실텐데 일해서 뭐하느냐’ 하는 생각으로 일을 하지 않았고, 일하지 않고 시간이 많으니까 이집 저집 돌아다니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핍박을 잘 견디는 대견스러운 모습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 편으로는 잘못된 신앙생활로 인해 교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사람들 때문에 마음 아팠던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를 조속한 시일 안에 방문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이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힘겹게 핍박을 이겨나가고 있는 교인들을 위로하고, 또 잘못된 종말 신앙으로 사는 사람들을 바르게 인도하고 싶은 마음에 편지를 써 보내게 됩니다. 그것이 데살로니가전서입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가장 먼저는 데살로니가 교회에 가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11절입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와 우리 주 예수는 우리 길을 너희에게로 갈 수 있게 하시오며.” 데살로니가 교회에 가고 싶은 이유를 본문 바로 앞인 10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주야로 심히 간구함은 너희 얼굴을 보고 너희 믿음이 부족한 것을 보충하게 하려 함이라.”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에 너무너무 가고 싶었습니다. 가서 그들의 얼굴을 보고 싶었습니다. 그 대견스러운 얼굴, 환난과 핍박에 굴하지 않고 믿음을 지킨 사랑하는 교인들을 너무너무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부모의 마음이고 이것이 목회자의 마음입니다. 여러 자녀들 가운데 특별히 부모님의 마음이 쓰이는 자식은 잘 살고 있는 자식이 아니라 힘들게 살아가는 자식입니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면서도 꿋꿋하게 잘 살고 있는 자식을 생각하면 부모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먹고 사는 것 걱정 없이 잘 살고 있는 자식들은 가보지 않아도 됩니다. 잘 살고 있으니까요. 마음이 놓이니까요.
목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사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대심방입니다. 대심방은 그 동안 가지 못했던 교인들의 가정을 심방하여 하나님의 말씀으로 권면하고 위로하고 기도해 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대심방 때에는 평소에 교회에 잘 나오지 않는 사람, 어렵고 힘들게 사는 가정을 심방하고 싶습니다. 물론 평소에 교회도 잘 나오고 신앙생활도 잘 하는 가정도 심방해야 하지만, 목사의 솔직한 마음은 그런 가정은 심방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심방하지 않아도 신앙생활 잘 하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평소에 교회에서도 자주 못 만나고, 이야기할 시간도 없고, 지금의 형편도 잘 모르는 가정은 꼭 가야 합니다. 그런데 ‘대심방한다’ 그러면 심방해야 할 가정은 오히려 심방 받지 않으려 하고, 심방하지 않아도 신앙생활 잘 하는 가정에서는 더 심방을 원합니다. 이것이 목사의 고민입니다.

지금 사도 바울이 바로 그런 마음입니다. 어렵게 신앙생활하고 있는 데살로니가 교회를 꼭 가보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가고 싶었는지 “주야로 심히 간구했다”고 말씀합니다. 가서 정말 사랑하는 교인들을 반가이 만나고, 그들의 부족한 믿음을 바로 잡아주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믿음’이라는 것은 종말에 대한 그들의 잘못된 신앙을 말합니다.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잘못된 그들의 신앙을 바로 세워서 좋은 믿음으로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13절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우리 주 예수께서 그의 모든 성도와 함께 강림하실 때에 하나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거룩함에 흠이 없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이것이 사도 바울이 원하는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의 믿음입니다. 언제가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게 될 텐데 그 때 하나님 앞에서 거룩함에 흠이 없는 사람들로 서는 것, 그것이 사도 바울의 간절한 기도입니다. 이건 비단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만을 위한 기도가 아닙니다. 에베소서 1:4-5절에서도 이렇게 말씀합니다.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택하신 이유가 바로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본문 13절과 금방 읽어드린 에베소서 1:4-5절의 말씀을 종합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여 당신의 자녀로 삼으신 이유가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이고, 우리가 마지막 날에 하나님 앞에 설 때에도 ‘거룩함에 흠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부르실 때부터 우리를 불러가실 그 때까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거룩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거룩하고 흠이 없다는 것은 구약 제사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는 소나 양이나 염소, 또는 비둘기를 제물로 가져가야 합니다. 그 때 하나님께 드린 제물은 반드시 거룩하게 구별된 흠이 없는 것이어야 합니다. 거룩하다는 것은 하나님의 것으로 구별된다는 것입니다. 흠이 없다는 것은 결함이나 오점이 없는 깨끗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거룩한 존재가 되고, 흠이 없는 사람이 되어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께 구별된 자로,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흠이 없는 존재들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사는 것이 거룩하고 흠이 없는 존재로 사는 것입니까? 오늘 본문에서는 그 두 가지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그 첫 번째는 사랑이 더욱 넘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12절에 말씀합니다. “또 주께서 우리가 너희를 사랑함과 같이 너희도 피차간과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이 더욱 많아 넘치게 하사.” 데살로니가 교회는 사도 바울의 마음에 기쁨을 주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에게 편지를 쓰면서 가장 먼저 그들의 믿음을 칭찬했습니다. 데살로니가전서 1:3절에 보면 “너희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를 우리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끊임없이 기억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들은 사랑의 수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웃을 돕고 섬기는 일에 누구보다도 앞장섰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그렇게 칭찬한 사랑의 수고이지만,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말씀합니다. “사랑이 더욱 많아 넘치게 하사.” 칭찬한 모습보다 더 많이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에는 ‘그만큼 했으면 됐다’고 말할 수 있는 합격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만큼 했으면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했어’라고 생각합니다.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형편에서는 이만큼이면 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사랑을 베풀고 나누는 데에는 어떤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씀합니다. 또 사랑을 베풀기 위해서 어떤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 내 삶에 주어진 시간과 건강을 가지고 우리의 눈길을 이웃에게 조금만 옮기면 우리는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오늘 주보 ‘묵상’란에 아베 삐에르(Abbe' Pierre, 1921-) 신부에 대한 이야기를 써 놓았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선정하는데, 8년 동안 7번에 걸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 1위를 차지한 사람이 이 아베 삐에르 신부입니다.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라고 불리기도 하고, 빈민구호 공동체인 엠마우스 공동체를 창설한 분입니다. 그가 쓴 『단순한 기쁨』이란 책에 나오는 일화입니다.
한 청년 신사가 자살 직전에 신부님을 찾아와서는 가정의 문제, 경제의 파탄, 사회적인 지위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지금 자신은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신부님은 그 청년의 이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이렇게 말해줍니다. “충분히 자살할 이유가 있군요. 일이 그 지경까지 이르렀으면 살 수가 없겠습니다. 자살해야 되겠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나 죽기 전에 나를 좀 도와주시고, 그리고 죽으면 안 되겠습니까?” 그러자 청년은 “뭐 어차피 죽을 건데 죽기 전에 신부님이 필요하다면 제가 얼마간 신부님을 돕도록 하지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는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는 일과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일 등 신부님 곁에서 열심히 신부님을 돕고 불쌍한 사람을 돕는 일을 했습니다. 얼마 후에 청년은 신부님께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신부님께서 내게 돈을 주었다든지, 내가 살 수 있는 집을 지어주었다든지, 이렇게 베풀었더라면 나는 다시 자살을 시도했을 겁니다. 그러나 신부님은 내게 아무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움을 요청을 했습니다. 그래서 신부님과 같이 내가 일을 하면서 섬기면서 이제 나는 살아야 할 이유를 충분히 찾았고, 이제 나는 어떻게 하는 것이 행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인생의 참된 의미는 나의 작은 힘으로 이웃을 위해 사랑을 베풀 때 찾아옵니다. 그래서 삐에르 신부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의 삶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허락된 짧은 순간이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다 가야 하는 우리네 인생은 결코 길지 않습니다. 그 짧은 인생에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나님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는 모습으로 사는 것이겠습니까?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작은 사랑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성장하는 것입니다. 에베소서 4:15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자라가는 방법은 오직 사랑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사랑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작은 사랑을 나누는 것, 그것이 내 신앙이 성장하는 것이고, 내 인격이 성장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1절은 말씀합니다. ‘피차간에 사랑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 대한 사랑도 더욱 많이 넘치게 하라.’고 말입니다. ‘피차간’이라는 말은 교인들끼리 사랑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교회 밖에 있는 사람까지도 사랑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도 서로 사랑해야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합니다. 내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까지도 사랑해야 합니다. 그들에게도 우리는 작은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말씀한 것처럼, 때로는 나를 미워하는 사람까지도 사랑해야 하고, 심지어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에는 수고가 있어야 하고, 사랑에는 희생이 있어야 합니다. 수고가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희생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닙니다. 수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수고를 해야 합니다. 사랑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내 마음이 끌리는 대로만 하는 것은 우리를 거룩하고 흠이 없게 만드는 사랑의 수고가 아닙니다. 희생을 감내하려는 거룩한 마음이 없이는 사랑을 이룰 수 없습니다. 아깝더라도 내 것을 덜어내야 합니다. 내가 풍요를 누리지 못하는 불편이 있을지라도 내 풍요의 일부를 떼어내야 내야 합니다. 수고가 있고 희생이 있는 사랑이어야 진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사도 바울은 ‘마음이 굳건해 지기’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너희 마음을 굳건하게 하시고.” 주님이 재림하실 그 때까지 우리는 세상의 유혹에 우리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좋은 믿음을 가졌다고, 그 믿음이 주님 오실 때까지 견고하게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도 베드로가 경고한 것처럼 오늘도 “마귀는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베드로전서 5:8)있기 때문입니다. 마귀는 우리가 틈만 보이면 우리를 흔들어 놓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격해 옵니다.

에스키모들은 이리를 사냥할 때 독특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칼 한 자루와 짐승의 피만으로 이리를 잡는 방법입니다. 먼저 예리한 칼날에 짐승의 피를 발라 그것이 얼 때까지 놓아둡니다. 칼에 발라놓은 피가 얼면 그 위에다 또 다시 피를 발라 얼립니다. 그렇게 피를 발라 얼리는 과정을 반복하여, 피가 칼날을 완전히 덮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피로 완전히 감싸여진 칼을 칼날을 위쪽으로 해서 땅에 단단히 묶어 놓습니다. 그러면 밤중에 이리가 피 냄새를 맡고 접근해서 피가 뭍은 칼날을 핥아먹기 시작합니다. 얼어붙은 짐승의 피와 싸늘한 금속이 이리의 혀를 마비시켜셔, 나중에는 드러난 칼날이 자기의 혀를 베어내고 맙니다. 그런데도 혀의 감각이 마비되어버린 이리는 자기의 따뜻한 피를 먹으면서 계속해서 칼날을 핥습니다. 그러다가 피를 너무 많이 흘린 이리는 결국 서서히 죽어간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를 유혹하는 마귀의 유혹이 그렇습니다. 처음부터 ‘내가 네 인생 망칠 것야’ 그러면서 다가오는 유혹은 없습니다. 혹 그렇게 다가온다 한들 우리는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것에 넘어가면 인생이 망하는 것을 아는 데 어느 바보가 넘어가겠습니까? 마귀의 유혹은 조용히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우리의 영혼을 조금씩 마비시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영혼이 피폐해 지도록 우리에게 접근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깨어 근신해야 합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마음을 굳건하게 하라”는 말씀은 정신을 바짝 차리라는 말씀입니다. 몰래 다가와서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믿음의 자리에서 떠나게 하려는 마귀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믿음에 우리의 마음을 단단히 묶어 놓으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야 주님 다시 오실 때에 거룩함에 흠이 없는 모습으로 주님을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솝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자와 당나귀, 여우 셋이서 힘을 합해 사냥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냥한 것을 나누는데, 사자가 당나귀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당나귀는 사냥한 것을 똑같이 셋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랬더니 사자는 ‘이건 공평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당나귀를 잡아먹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우에게 공평하게 나누어 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여우는 대부분을 사자 몫으로 사자 앞에 놓고 자기는 쥐꼬리만큼만 가져갔습니다. 그때서야 사자는 흡족해 하며 ‘이제야 공평하게 되었구나.’ 그렇게 말합니다. 그리고는 사자가 여우에게 묻습니다. “너는 어떻게 이런 지혜를 생각해 냈느냐?” 그러자 여우가 대답합니다. “당나귀 죽는 것을 보고 생각해 냈지요.”

여러분, 여우의 지혜를 배웁시다. 남에게 일어난 일을 보고 내게 일어날 일을 생각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일어난 일을 보면서 그건 그거 그 사람만의 일이라고 치부해버린다면 우리는 우리 인생의 경험에서 지혜를 얻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 언젠가는 내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알고 대비해야 합니다. 주위에 병든 사람을 보셨습니까? 언젠가 나도 그렇게 병들 때가 올 것입니다. 그 때를 준비해야 합니다. 내 주변에 누군가가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까? 내게도 어느 순간엔가 내 생명을 거두어가신다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올 수 있습니다. 그 때를 겸손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씀합니다. 주님이 반드시 다시 오신다고 말입니다. 여러분, 그 때를 준비하고 계십니까? 하나님 앞에 거룩함에 흠이 없는 모습으로 설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삶을 살고 계십니까?

< 2010년 12월 5일 주일 낮예배-강림절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