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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04-04 10:25

부활절이 두려운 사람들 <4월 4일 부활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부활절이 두려운 사람들
본문 - 마태복음 28:11-15

‘거짓말박물관’이란 웹사이트에서 ‘세기의 황당한 거짓말 베트스 10’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그 1위는 1957년 만우절에 영국 BBC방송이 ‘스파게티가 주렁주렁 열리는 신기한 나무가 있다’고 발표한 것을 꼽았습니다. 이상기온으로 스위스 한 농장에서 스파게티가 열리는 나무가 생겨났다고 발표했는데, 시청자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BBC방송국에서는 ‘잔가지를 토마토소스에 꽂아두면 스파게티가 열릴 것’이라고 대답까지 해 주었다고 합니다.
2위는 시속 27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나왔다는 보도였다고 합니다. 지금 아주 잘 던지는 투수가 시속 160km 정도를 던지니까, 정말로 시속 270km를 던지는 투수가 있다면, 그 투수의 공을 칠 수 있는 야구선수는 한 명도 없을 것입니다.
3위는 1962년 스웨덴의 한 방송국 기술담당자인 ‘스텐슨’이란 사람이 뉴스에 출연하여 ‘흑백 TV를 간단하게 컬러 TV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말한 거짓말입니다. 그가 말한 신기술은 ‘나일론 스타킹을 흑백 TV에 씌우면 컬러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많은 시청자들이 정말 그런 줄 알고 그대로 따라 했다고 합니다.
4위는 1996년 멕시코의 한 음식점에서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 독립기념물인 자유의 종을 넘겨받아 자기 음식점에 보관하고 있다’고 발표한 거짓말이었습니다. 이 발표로 인해서 미국 시민들의 항의가 잇따랐고, 결국 만우절 거짓말로 밝혀지고 말았습니다.
5위는 1977년 영국의 가디언(Guardian)이란 신문이 발표한 ‘인도양에 몇 개의 군도로 이루어진 ‘산 셰리페’라는 나라의 건국 10주년 특별 기사’였습니다. 그런데 ‘산 셰리페’라는 나라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나라였고, 기사 역시 거짓말이었습니다.
6위는 도청사건인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199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한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국의 보도였습니다. 당시 닉슨은 80세의 고령이었습니다.
7위는 1998년 미국 앨라배마 주의회가 수학의 ‘파이(π)’값을 3.0으로 변경할 것이라는 거짓말이었습니다. 원래 ‘파이(π)’값은 3.14159...으로 그 값의 끝이 없습니다. 그 복잡한 ‘파이(π)’값을 3.0으로 단순화시키면 모르긴 몰라도 수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좀 더 쉽게 공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8위는 ‘왼손잡이용 버거’가 개발되었다는 버거킹의 광고가 선정되었습니다.
9위는 1995년에 남극대륙에서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전혀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했다는 디스커버 매거진의 거짓 보도가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10위는 태양계에 행성직렬 현상으로 인해 지구의 중력이 줄어들 것이므로 점프를 해보고 알려 달라는 BBC라디오의 보도였는데, 실제로 많은 청취자들이 이 실험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우리는 숫한 거짓말에 속고 속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거짓말인줄 뻔히 알면서도 속기도 하고, 진짜인 것처럼 철썩 같이 믿게 만드는 고도의 거짓말들도 참 많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거짓말이 드러났는데도 끝까지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26일 서해안에서 침몰한 천안함 사건은 많은 국민들에게 안타까움과 비통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사고 후 열흘이 다 되어가는 데도 46명의 실종자에 대한 소식은 오리무중에 빠졌다가, 이제야 겨우 시신 인양 소식이 들려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엄청난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아직도 속 시원하게 알려진 것은 별로 없는 것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말 바꾸기에 바쁘고, 정확한 정보를 감추기에 급급하고... 사고 현장에 있었던 천안함 함장을 비롯한 생존자들이 입만 열어도 많은 부분 국민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데도, 함장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뭔가 감추기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듭니다. 뭔가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 거짓말을 꾸며내야 하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는 발표를 하기도 하고, 말을 바꾸기도 한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일이 2천 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첫 번째 부활절 아침이 되자, 그들이 염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던 날, 날이 저물었을 때 마리마대 요셉이 빌라도를 찾아가서 예수님을 시체를 무덤에 장사해야겠으니 시체를 달라고 당돌히 요구했습니다. 마가복음 15:43절에 의하면, 로마 총독 빌라도에게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한 아리마대 요셉의 행동을 “당돌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요? 당시 분위기로 볼 때 예수님은 중죄인으로 처형을 당했습니다. 십자가 처형은 가장 큰 죄인을 처형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모여든 사람들은 대부분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 편에 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과 같은 패’라는 말을 들은 사람에게는 어떤 위협이 가해질지 모른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대제사장의 집에 끌려가서 심문을 당하고 계실 때, 대제사장의 집에서 일하던 한 계집종이 베드로에게 “너도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 아니냐?”고 물었을 때 베드로가 세 번씩이나 강하게 부인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아리마대 요셉은 당돌하게 빌라도를 찾아가서 예수님의 시체를 달라고 요구합니다. 빌라도는 사형 형장에 있었던 백부장을 불러 예수님이 죽으셨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시체를 아리마대 요셉에게 건네 줍니다.

예수님의 시체를 넘겨받은 아리마대 요셉은 예수님의 시체를 깨끗한 세마포에 싸서 자기를 위해서 마련해 놓은 무덤에 장사를 지냈습니다. 보통 이스라엘의 무덤은 동굴로 되어 있습니다. 아리마대 요셉이 자신을 위해서 준비해 놓은 무덤도 동굴로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무덤에 예수님을 시신을 장사지낸 후에 무덤 입구를 돌로 막아놓았습니다.

예수님의 시신이 무덤에 장사되었지만, 불안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총독 빌라도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사후 대책을 논의합니다. 그 이야기가 마태복음 27:62절 이하에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불안한 이유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생전에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종교지도자들에게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제3일에 살아날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것처럼, 그 말씀을 직접 들은 제자들은 그 말씀을 다 잊었습니다. 아무도 예수님께서 3일 후에 살아나실 것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종교지도자들은 그 말씀을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빌라도를 찾아간 것입니다. 요한복음 18:28절에 의하면 예수님이 빌라도의 심문을 받기 위해서 빌라도의 법정에 들어가셨을 때, 종교지도자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빌라도의 법정 안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이방인과 접촉하면 부정하게 된다는 율법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곧 유월절이 다가오는데 이방인과 접촉하여 부정하게 되면 유월절 잔치에 참여할 수 없게 되게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예수님께서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신다는 말씀을 기억하고 두려운 종교지도자들은 이방인인 총독 빌라도를 찾아가는 것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마만큼 지금 그들은 불안에 떨고 있었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에 내몰려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들이 세운 대책은 이러했습니다. 경비병으로 무덤을 굳게 지켜서,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가지 못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예수님이 묻히신 무덤에는 4명의 경비병이 보초를 서고 있었습니다.
이 경비병이 누구냐 하는 것은 성서학자들 사이에 상당히 다른 의견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경비병이 성전을 지키던 레위인들로 구성된 성전수비대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마태복음 27:65절의 “너희에게 경비병이 있으니 가서 힘대로 굳게 지키게 하라.”는 빌라도의 말을 ‘너희에게도 성전을 지키는 수비대가 있으니 너희 맘대로 지키든지 말든지 하라’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빌라도의 이 말은 ‘너희들은 이 예수가 살아 있을 때에도 두려워하더니 지금 그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구나! 그렇게 두려우면 너희들 힘으로 지키든지 말든지 하라’는 조롱 섞인 말이라고 해석합니다.
어떤 성서학자들은 이 경비병을 로마 군인이라고 해석합니다. 빌라도가 두려움에 떨고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상의하러 온 종교지도자들에게 ‘내가 경비병을 붙여줄 테니 잘 지켜서 죽은 예수로 인해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뜻으로 자신의 휘하에 있는 경비병을 내어주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후자의 해석이 맞을 것입니다. 로마의 경비병이 아닌 성전수비대로 경비병을 세우려 했다면 굳이 빌라도를 찾아갈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보통 로마의 경비병은 4명이 한 조가 되어서 경비를 섰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무덤을 지키던 로마의 경비병들도 4명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도 부족하여 성전 수비대를 추가로 파견해서 무덤을 단단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더구나 아무도 무덤의 문을 열지 못하도록 무덤 입구를 막고 있는 돌에 인봉을 했습니다.
이제 어느 누구도 예수님이 묻히신 무덤에 손을 댈 수 없게 되었고, 감히 그의 시신을 훔쳐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부활절 아침에 무덤 문이 열린 것입니다. 아무도 열지 못하도록 굳게 인봉한 그 무덤 문이 열리고 그 안에 있던 예수님의 시체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로마의 경비병과 성전 수비대가 굳게 지키고 있던 무덤에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아침 일찍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던 여인들은 무덤 문이 열리고 그 안에 천사가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부활하신 주님을 무덤 밖에서 만나게 됩니다. 이 엄청난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고, “빨리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리릴로 가라’고 말해 달라”는 예수님의 부탁을 받고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여자들이 떠나간 후에 경비를 서고 있던 경비병 가운데 몇 명이 대제사장을 찾아가서 모든 되어진 일을 보고합니다. 보고하기 위해서 대제사장에게 간 이 경비병들은 아마도 성전수비대였을 것입니다. 빌라도가 내어준 로마경비병이었다면 빌라도에게 보고하러 갔을 것입니다. 그런데 빌라도가 아니라 대제사장에게 가서 보고한 것을 보면 그들은 성전수비대였을 것입니다.
본문 11절에 “모든 된 일을 대제사장들에게 알렸다”고 말씀하고 있는데, 이것은 있는 그대로 보고했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사건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이고,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경비병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대제사장은 장로들을 불러 모아놓고 대책을 논의합니다. 그 대책이라고 하는 것은 경비병들에게 돈을 많이 주고서 사건을 왜곡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들이 밤중에 몰래 와서 우리가 잠을 자고 있는 틈을 이용해서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갔다’고 말입니다. 만약 총독이 이 일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자기들 손에서 다 처리할테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시킨 대로 하라고 말해줍니다.

우리는 이 대책에서 두 가지 중요한 오류를 발견하게 됩니다.
첫 번째 오류는 경비병들에게 돈을 많이 주면서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부활하지 않으시고, 그들이 주장한 대로 제자들이 와서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간 것이라면 경비병들에게 돈을 주면서 거짓말을 하라고 부탁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말 떳떳하다면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거짓을 감추어야만 하기 때문에 자기들 휘하에 있는 경비병들에게 많은 돈을 주어 입막음을 해야 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지요? 떳떳하다면 그렇게 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건을 은페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려야 하기 때문에 그 대가로 돈을 준 것입니다.

그들은 돈으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려 했던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을 죽이려 할 때에도 가롯 유다를 돈으로 매수했습니다. 은 30을 주고 가롯 유다를 매수해서 예수님을 넘겨받았습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자 그들은 그 사건을 은폐하고 거짓말을 퍼뜨리기 위해서 경비병들에게 많은 돈을 주었습니다.
달리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오늘날 뒷거래가 성행합니까?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당한 절차를 거친다면 부당한 정치자금이나 뇌물을 줄 필요가 하나도 없습니다. 정당하지 못한 편법을 쓰려 하거나, 정당한 방법을 통해서는 할 수 없는 것 - 해서는 안 되는 것을 하려고 하다보니까 뇌물을 주고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은폐하기 위해서 그들이 택한 방법에서 보여진 두 번째 오류는 경비병들에게 한 말 속에 있습니다. 그들은 경비병들에게 구체적으로 사건을 은폐할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우리가 자고 있을 때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와서 예수님의 시체를 도둑질하여 갔다고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 속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경비병들은 자신이 지켜야 할 그 시간에는 절대로 잠을 자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보다 규율이 엄격한 옛날에는 경비병이 경비를 제대로 서지 못했을 경우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예수님의 사건은 아주 중요한 사건입니다. 그 사건의 경비를 맡고 있던 경비병이 경비해야 할 그 시간에 잠을 잤다면 그 경비병은 사형을 당할만큼 큰 죄를 지은 것입니다. 그런데 경비를 제대로 서지 못한 경비병들에게 벌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금을 주면서 뒷일까지 책임져 주겠다고 말하는 것은 뭔가 분명히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경비병이 무덤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면 벌을 주어야지요. 상금을 주는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더군다나 14절에 보면 “만일 이 말이 총독에게 들리면 우리가 권하여 너희로 근심하지 않게 하리라.”고 약속까지 해 줍니다. 이 말은 경비병이 경비를 제대로 서지 못해서 예수님의 시체를 도둑맞았다고 총독 빌라도가 경비병들을 문책하려 하면 자신들이 처벌 받지 않도록 손써 주겠다는 말입니다. 뒷일까지 다 책임져 주겠다는 말입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합니까? 거짓을 진실처럼 꾸미기 위해서입니다.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꾸미려 한 것이 아니었다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이미 그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습니다. 경비병의 보고를 받고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간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이 알려지면 자신들에게는 치명적인 손해가 주어집니다. 자신들이 메시야를 죽인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용해서 예수님을 죽였습니다. 메시야를 죽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사실대로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메시야를 죽였다면 지금까지 자기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들은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만들어내야 했고, 사실을 은페해야 했습니다.
또 경비병은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기득권자들에게 문책을 당할 것입니다. 어떤 위협이 가해질지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돈까지 손에 쥐어주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니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체를 훔쳐갔다고 거짓말을 하면 자기들에게 손해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돈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대제사장과 장로들이 자기들의 뒤까지 봐주겠다고 굳게 약속했습니다. 자기들에게 손해 볼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종교지도자들이 꾸며낸 거짓말에 동참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 서해에서 침몰한 천안함 사건을 보면서 오늘 본문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번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면 자신의 기득권에 치명타를 입을 지도자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이 사건이 제대로 알려지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진실을 바르게 드러낼 수가 없습니다.
또 사고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도 사실을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위에서 강압적인 어떤 지시나 ‘입을 다물라’는 압력이 가해지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모든 감추어진 사건이 다 드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감추어진 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의 의도대로 되어진 일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사건도 있습니다. 부활의 사건이 그렇습니다. 그들이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아무리 거짓말로 백성들을 미혹한다 하더라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진실은 드러나고 맙니다. 유대교 지도자들은 부활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했지만, 예수님의 부활은 감추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었습니다.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감춘 진실이 언제 드러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단단히 대책을 세웠다 하더라도, 빈틈으로 진실이 흘러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경비병들에게 돈을 주고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는 종교지도자들은 그 후에도 계속 두려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언제 어느 누가 약속을 저버리고 진실을 폭로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실을 믿는 사람들은 두려움이 없습니다. 담대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주님의 부활을 증거했습니다.
사도행전 4장에 부활의 증인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잡혀 심문을 당하실 때 대제사장의 뜰에서 예수님을 세 번씩이나 부인했던 베드로는 부활의 증인으로 담대하게 예수님을 증거합니다. 산헤드린 공회에 불려가 “예수의 이름으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르치지도 말라.”는 협박을 받았습니다. 자신들이 은폐한 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너희의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사도행전 4:19-20)
그렇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아무리 협박을 해도 두렵지 않습니다.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게 손해가 된다 하더라도 거짓과 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부활의 증인으로 살고 계십니까? 혹 부활의 진실을 은폐하는 사람들처럼 두려운 마음으로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

어느 교회에서 부활절 칸타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연습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모두가 열과 성을 다해서 힘껏 찬양연습을 했습니다. 합창 순서가 지나가고 소프라노 독창을 할 차례였습니다. “내 주는 살아 계시고” 라는 가사로 노래가 이어졌습니다. 독창을 맡은 여자는 음악적인 기술이 탁월한 사람이었습니다. 호흡 조절도 완벽했습니다. 음정도 정확하고 발음도 똑똑해서 듣는 사람들에게 잘 전달이 되었습니다. 그는 마지막 음절까지 아주 자신만만하게 다 불렀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찬양단원의 시선이 지휘자에게로 모아졌습니다. “잘 불렀습니다!” “아주 훌륭했습니다!”라는 칭찬이 지휘자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휘자는 그녀에게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자매님! 자매님은 진정 주님께서 살아 계신다고 믿습니까?” 그러자 그녀는 “그럼요. 믿고 말구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지휘자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정말로 살아 계신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불러 주세요. 자매님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그것을 깨닫는 수 있도록 마음에서 우러나는 찬양을 불러 주세요!” 그 말에 그녀는 ‘찬양은 음악적 기교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부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살아 계셔서 지금도 함께 하시며 자신의 찬양을 받고 계심을 느끼는 마음으로 다시 불렀습니다. 듣는 사람들이 다 감격했습니다. 찬양이 끝난 후 지휘자도 감격스러운 모습으로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자매님은 정말 예수님께서 살아 계신 것을 알고 있군요. 자매님의 노래가 그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어요!”

찬양은 음악적 재능으로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도 살아 계신 하나님, 오늘도 살아 계신 예수님을 믿는 믿음으로 부르는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주님이 살아계심을 믿고 계십니까? 주님께서 죽음 권세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것을 믿으십니까? 그렇다면 주님이 지금 살아계셔서 나와 함께 하심을 믿고 사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주님이 무덤에 계신 것처럼 풀 죽어 살지 말고, 죽음 권세 깨뜨리시고 승리하신 그 주님이 오늘 나에게도 승리를 주신다는 확신을 가지고 사시기 바랍니다. 이 믿음으로 사는 자에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아니요 오직 능력과 사랑과 절제하는 마음이니.”(디모데후서 1:7) 하나님은 우리에게 두려운 마음을 주지 않으십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세상 그 어떤 위협 앞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부활의 진실을 거짓으로 은폐하려는 사람들은 두려울지라도, 부활의 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담대합니다. 당당하게 살아갑니다.

<2010년 4월 4일 주일낮예배-부활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