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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9-23 10:46

인생의 항해9 - 팀워크 <9월 23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인생의 항해9 - 팀워크
본문 - 로마서 8:26-28

영국의 유명한 탐험가 중에 한 사람인 어니스트 섀클턴(Ernest Shackleton, 1874-1922)이란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BBC 방송이 ‘지난 천년 동안 존재했던 탐험가’ 중에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제임스 쿡, 닐 암스트롱, 마르코 폴로에 이어 5번째로 위대한 탐험가에 꼽혔던 사람입니다. 그가 그렇게 위대한 탐험가로 꼽힌 이유는 그가 탐험에 성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실패한 탐험 때문입니다.
제 1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8월 탐험대원 27명이 인듀어런스 호(The Endurance)를 타고 남극대륙을 횡단하기 위한 탐험에 나섰습니다. 탐험 대장은 이 어니스트 섀클턴 경이었습니다. 그런데 탐험을 시작한 지 약 5개월쯤 지났을 때 그들은 목적지를 150km 앞두고 빙벽에 갇혀 배가 파선되어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최소한의 짐들만 챙겨 배에서 탈출한 그들은 개들이 이끄는 썰매를 타고 남극의 얼음 위에 첫 번째 기지를 세웁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처절한 전투와 같은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얼음이 부서지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얼음이 아닌 육지를 찾아나서야 했습니다. 이제 그들의 목표는 남극대륙을 횡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위기의 상황에서 탐험대장인 섀클턴은 계속해서 대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고, 대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꼼꼼하게 챙겨주었습니다. 영하 40-50도에 이르는 참혹한 추위 속에서 발은 썩어 들어가고, 먹을 것이 떨어져 펭귄을 잡아먹으면서 남극해를 빠져나온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엘리펀트’라는 한 무인도에 안착하게 됩니다. 그러나 거기도 안전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탐험대장 섀클턴은 5명의 대원만을 대리고 거기에서 약 1280km 떨어진 사우스조지아 섬의 남극포경기지로 구조를 요청하러 떠나갑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건 길이 6m에 불과한 구명용 보트 한 척뿐이었습니다. 가까스로 사우스조지아 섬에 도착하자 섀클턴은 2명을 남겨두고 나머지 두 명만 데리고 최후의 구조요청을 위해 떠납니다.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거칠고 험하다는 드레이크 해협을 통과하고, 도끼 한 자루와 로프에 몸을 맡긴 채 해발 3000m에 달하는 얼음산을 넘어 구조요청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1916년 5월 21일 스트롬니스(Stromness) 항에 무사히 도착하게 됩니다. 조난당한 지 634일 만에 탐험에 나섰던 27명을 모두 안전하게 구조된 것입니다.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전 대원을 구조한 섀클턴 경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길고도 험했던 여정의 마지막 단계인 얼음산을 넘을 때, 우리 일행은 분명 3명인데 난 4명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상하게 생각돼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그들도 그렇게 느꼈다고 합니다. 그 힘들고 어려웠던 여행 내내 하나님이 우리와 동행하셨음을 난 믿습니다.”

미국의 리더십 전문가인 데니스 퍼긴스 박사는 섀클턴이 겪었던 그 사건을 분석하면서 ‘섀클턴의 위기 탈출 10계명’이란 걸 정리해 발표했습니다. 거기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 낙관과 자기 확신을 가져라. 위기상황일수록 가장 먼저 차단해야 할 것은 바로 '비관의 바이러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비관의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최선의 무기는 리더가 먼저 '낙관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한 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 팀 메시지를 강화하라. 한 마음, 한 뜻으로 위기를 돌파해낼 짧지만 강력한 한마디의 팀 메시지를 만들어 전파해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어.”라는 말이라든지 “절망하지 않는 한 우리는 산다.”는 말 등등 그 조직의 상황과 성격에 걸맞는 팀 메시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불필요한 힘겨루기를 삼가라. 위기상황 아래서 힘겨루기를 하는 것은 결국 다 같이 죽자는 이야기입니다. 누구의 잘못 때문이라고 비난하지 말고, 혹 자잘못을 따지려면 위기를 극복한 후 - 살아난 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것입니다. 위기상황에서 서로 비난하는 것은 자멸하는 지름길입니다.
- 함께 웃을 일을 찾아라. 사소한 것에서부터 함께 웃을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는 것은 힘든 위기상황을 이겨내는데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이런 말들을 종합해 보면 위기를 만났을 때 그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꼽으라고 한다면, 리더의 리더쉽과 팀워크라는 것입니다. 팀워크가 깨지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어 함께 공멸하고 맙니다.

그 사건이 있기 1년 전인 1913년 8월 3일 스테팬슨(Vilhjalmur Stefansson)이 이끄는 캐나다 탐험대가 칼럭(Karluk)호를 타고 북극지역 탐험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11명의 탐험대원을 태우고 북극 탐험에 나섰던 그들 역시 인듀어런스 호와 마찬가지로 거대한 빙벽에 갇혀 난파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고립된 지 수개월 만에 완전히 이기적인 사람들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거짓말과 속임수와 양육강식의 이기심만을 보여주던 그들은 결국 모두 차가운 북극의 얼음 속에서 죽음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섀클턴이 이끌던 27명의 남극 탐험대는 위기의 상황에서 서로를 격려하면서 희생정신으로 아름다운 팀워크를 이루었기 때문에 모두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거짓말과 속임수 등으로 팀워크가 깨어져버린 북극탐험대 11명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습니다.
인생의 항해에서 함께 항해를 떠나는 사람들끼리의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나 홀로 사는 곳이 아닙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한 마음이 되어 협력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전주남성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 하는 모든 믿음의 식구들은 한 공동체입니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주님으로 고백하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하나님의 공동체입니다. 하나님의 공동체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가장 요긴하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 역시 팀워크를 이루는 것 - 협력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 개별적으로 살아가도록 하시지 않았습니다. 개별적인 믿음을 가진 우리들이지만, 그 개별들이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공동체라는 하나님의 공동체를 통해서 이 땅에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을 이루어가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한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 모여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교회공동체’라는 한 배를 타고 인생의 항해를 계속해 가야 합니다. 한 배를 타고 항해하는 사람들은 평소에는 각자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 배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서로 도와야 합니다. 서로 각자의 역할을 할 때는 긴밀한 협력이 별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각자 맡겨진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협력하는 것입니다.
기관실에서 일하는 사람은 배를 움직이는 기계들이 고장 나지 않고 쉼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갑판에서는 갑판 나름대로의 역할이 있습니다. 모든 선원들과 조직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배를 안전하게 운항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러나 혹 위기를 만나게 되면 더욱 강력한 팀워크가 필요합니다. 태풍이 불어오거나 거친 파도가 몰아칠 때면 비상사태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서로 연락하면서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에서뿐만 아니라 서로의 역할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러기에 팀워크는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됩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긴밀한 팀워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평소에 갖추어야 할 몇 가지 결정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사명감입니다. 그리고 그 사명감은 소명감에서 시작됩니다. 사명은 어떤 일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라면, 소명감은 그 일을 위해서 내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분명한 자의식을 갖는 것입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항해하는 배에 승선한 모든 승무원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사명이 있습니다. 선장은 선장이 해야 할 일이 있고, 기관장은 기관장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일이 다 알 수는 없지만 수없이 많은 직책들이 있습니다. 항해사(1등 항해사, 2등 항해사 등), 기관사, 운항사, 통신사, 주방장 등등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배가 크면 클수록 필요한 인원이 더 많고 더 많은 직무들이 주어집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승무원들이 자기의 직책에 대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사명이라면 자신이 맡겨진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는 것이 소명감입니다.

여러분, 우리 전주남성교회라는 큰 배에서 여러분이 할 일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지금 내게 맡겨주신 일 -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까? 전주남성교회 교인 된 것이 자랑스럽습니까? 그런 자부심이 있을 때에 교회에 다니는 것이 즐겁고 열심을 낼 수 있습니다.
자부심을 갖는 사람만이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William Shakcspeare, 1564-1616)가 크고 유명한 한 음식점에 초대받아 간 일이 있었습니다. 음식점 정원에 들어서자 유명한 셰익스피어가 왔다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인사를 하며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음식을 먹고 나갈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정원까지 따라와서 배웅을 해 주었습니다. 셰익스피어가 배웅을 받고 있는 사이 정원에서 청소하던 한 노인이 한숨을 푹- 푹- 쉬고 있는 것입니다. 정원을 빠져나가던 셰익스피어가 노인을 위로해 주기 위해 노인에게 다가가서 어깨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물었습니다. “영감님, 무슨 상심된 일이라도 있습니까? 왜 그렇게 한 숨을 쉬십니까?” 그러자 노인이 대답했습니다. “내 팔자가 왜 이리 박복한지, 이 나이 먹도록 남의 음식점 정원이나 쓸고 있어야 하니, 내 신세가 처량하여 한숨 나옵니다. 선생님같이 귀한 분이 되어서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 때 셰익스피어가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고 합니다. “영감님, 영감님께서는 지금 하나님의 정원을 가꾸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보다 영감님께서 하시는 일을 더 기뻐하실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남들에게 화려해 보인다고 해서 하나님 앞에 위대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의 자리가 어디이든 상관없이 ‘지금의 내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나를 쓰고 계신다고, 그래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고 기뻐하신다.’고 생각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게 위대한 삶입니다.
예배 때 가운을 입고 멋지게 입장하여 멋진 찬양을 부르는 찬양대만 하나님께서 기뻐하십니까? 아닙니다. 예배를 섬기는 찬양대원이나 교회당 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이나 하나님께서 모두 기뻐하십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쁘게 하느냐 하는 것뿐입니다.
그건 교회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내가 일하는 직장도 마찬가지이고, 내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의 내 가정이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최고로 축복된 곳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있는 가정이 바로 천국이 됩니다. 몇 천 명의 사원을 거느리는 사장님이냐, 아니면 하루 벌어 하루 살아야 하는 막노동판에서 일하는 사람이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내가 일하는 바로 그 자리에 내가 필요해서 하나님께서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나를 불러 여기로 보내셨다고 믿고 일하는 사람이 복된 사람입니다.

항해하는 배에서 선장만 중요한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기관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도 중요하고, 키를 잡고 배가 가야할 방향을 움직이는 사람도 중요하고, 선원들이 먹을 밥을 하는 주방장도 중요합니다. 모두 자신이 맡은 그 자리가 최고로 중요합니다.
우리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분들이 다 소중합니다. 젊든 연세가 많든, 무슨 직분을 맡았든 그 자리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소중한 분들입니다.

좋은 팀워크를 만들기 위해서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서로에 대한 신뢰입니다. 선장은 기관사를 믿어야 합니다. 기관사는 주방장을 믿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름다운 항해를 할 수 있습니다.
서로를 향한 신뢰는 공동체를 세우는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은 신뢰가 무너지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신뢰가 무너진다는 것은 거대한 둑에 작은 구멍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불신의 작은 구멍이 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작은 구멍이 커지고 커지면서 거대한 둑이 무너져 내리고 맙니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아주 간단한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작은 것 하나를 신뢰하지 못하고 불신하고 의심을 가지면 교회공동체라 하더라도 무너지고 깨지고 맙니다. 작은 의심과 불신은 바이러스와 같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처럼 작습니다. 그러나 그게 온 교우들에게 감염되면서 거대한 공동체를 깨뜨려버리고 맙니다.

교회공동체는 하나님의 신뢰를 바탕으로 세워졌습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을 신뢰했습니다. 그래서 교회 공동체가 탄생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기 전에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뭐라고 했습니까? “우리는 절대로 주님을 부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베드로는 이렇게 호언장담했습니다. “다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언제든지 버리지 않겠나이다.”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떻게 했습니까? 천한 계집 종 앞에서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부인했습니다. 나중에는 저주까지 하면서 부인했습니다.
참으로 믿을만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그런 베드로를 믿어주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고도 “나는 고기잡이 하러 간다.” 그러면서 갈릴리 바다로 가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주님께서는 갈릴리 바다까지 따라가면서 베드로를 믿어주시고 회복시켜주셨습니다. 그런 베드로와 제자들을 통해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우리도 베드로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도 얼마나 많이 주님을 부인하며 살아갑니까? 우리의 삶에서 너무 자주 주님을 잊어버린 채 살아갑니다. 주님을 모르는 사람처럼 살 때도 많고, 주님이 계시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갈 때도 많습니다. 베드로보다 더 자주 주님을 부인하고 주님을 모른 체 합니다.
그런데도 주님은 우리를 믿어주십니다. 우리를 외면하지 않고 사랑해 주십니다.

우리도 서로 그래야 합니다. 주님이 우리를 믿어주시는 것처럼 우리도 서로 믿어주어야 합니다. 설혹 실수하고 잘못을 했다 하더라도 믿어 주어야 합니다. 그게 공동체입니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서로를 비판하고 정죄한다면 그 공동체는 금방 깨어지고 맙니다.
여러분, 서로를 신뢰하십시다. 비록 거짓말을 한다 하더라도 믿어줍시다. 그게 공동체를 세우는 길입니다.
옆에 있는 분을 보시고 우리 서로에게 약속합시다. “나는 당신을 믿겠습니다.”

팀워크를 이루는 세 번째 요소는 함께 힘을 모으는 것입니다. 특별히 위기의 순간을 만났을 때 서로 힘을 모아야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선장이라 하더라도 선원들이 힘을 모아주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최고의 기술을 가진 기술자라 하더라도 혼자서 거대한 배를 이끌고 갈 수 없습니다. 서로 힘을 모아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이 생겨납니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 박사가 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란 책에 보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 6번째로 언급된 것이 “시너지를 내라”는 것입니다. 시너지 효과라는 것은 한 마디로 말한다면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내게 1이란 능력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1이란 능력이 있고, 또 다른 사람에게도 1이란 능력이 있다면, 이들 셋이 가진 능력을 합하면 3이지만, 그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에는 3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성공하는 사람들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힘들을 모아서 더 큰 힘을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서로 협력하여 힘을 모으면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훨씬 더 큰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한 때 T자형 인재가 기업들의 관심의 대상이었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이었던 제너럴 일렉트릭(GE)사에서 현대 사회의 조직이 원하는 인재상을 ‘T자형 인재상’으로 정의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T자형 인재란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다른 분야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식을 갖춘 사람’을 말합니다. 한 마디로 ‘박학다식하고 다재다능한 만능재주꾼’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 개념이 조금씩 바꿔지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T자형 인재보다 A자형 인재가 더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A자형 인재는 T자형에다 팀워크를 플러스한 인재입니다. 이제는 전문분야 등 지적인 영역이나 능력의 영역만을 가지고는 이 시대가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서로 협력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인재라는 것입니다.
지난 해 우리나라 최대 정보보안업체인 안철수연구소에서 신입사원을 공채하면서 “A-캠프”라는 이색 면접제도를 실시했습니다. A-캠프라는 것은 1박 2일 동안 합숙을 하면서 그들의 개인적인 역량뿐만 아니라, 선배나 동료들과 얼마나 팀워크를 잘 이루느냐를 보는 것입니다. 이것은 A자형 인재를 뽑기 위한 것입니다. 안철수연구소에서는 A자형 인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영어의 A자는 ‘人’자에 선(-)이 하나 첨가된 것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서로 팀워크를 이루어 상호 발전하는 것을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느 시대에나 그랬지만, 21세기는 이제 팀워크를 통해 서로 협력하는 공동체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먼 인생의 항해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 홀로 그 먼 길을 갈 수 없음을 아시고, 하나님께서 만드신 교회공동체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전주남성교회’라는 공동체를 허락하셨고, 그 안에서 우리가 함께 먼 인생의 항해를 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 안에서 서로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면서 전주남성교회라는 배를 잘 이끌어 가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이 배에 타고 있는 사람은 모두가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치며 혼자 항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가 연약하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서로 합력하여 하나님의 선을 이루어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니 어쩌면 합력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선을 이루어주신다고 약속하신 뜻이 더 강할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심으로 우리를 도우시기 때문입니다.

전주남성교회라는 배를 함께 탄 우리 모두가 서로 협력하여 하나님의 선을 이루어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인생의 항해에서 혹 어려운 시련의 때를 만난다거나 거센 파도 때문에 곤고해질 때 서로 의지가 되고, 서로 도움이 되어서 우리 모두가 인생의 항해에 성공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전주남성교회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이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옆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시다. “당신은 내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 있는 한 교회에는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아름다운 전통이 하나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교인들이 교회에 올 때에 모두 집에서 양초를 하나씩 가지고 온다는 것입니다. 성탄전야나 송구영신 예배와 같이 특별한 예배를 드릴 때만 그런 것이 아니고, 매주일 예배에 참석할 때마다 모든 성도들이 자신의 촛불을 가지고 옵니다. 그래서 교회 벽에 달린 고리에다가 자신이 가지고 온 촛불을 걸어 놓습니다. 그 교회당은 지어진 지가 300년이나 되었는데, 교회당 안에 등을 따로 켜지 않습니다. 교인들이 교회당에 오면서 가지고 온 촛불을 벽에 하나씩 하나씩 걸어놓으면 그 촛불로 인해 교회당 안은 점점 밝아지게 되고, 그 안에서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만일 누군가가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면 주중에 그 가정을 찾아가서 이렇게 말한다고 합니다. “당신의 촛불이 그리웠어요.”

촛불 하나는 이 넓은 공간을 환하게 밝힐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교인들들 가지고 온 촛불 하나하나가 모이면 넓은 교회당도 환해질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모두의 촛불 하나하나가 소중합니다. 작은 촛불 하나 하나가 모여 협력하여 큰 예배당을 밝힐 수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전주남성교회라는 큰 배가 인생의 항해를 하는 우리를 태우고 갈 때에도 모든 성도들 한 분 한 분이 소중합니다. 작은 촛불처럼 소중합니다. 그 한 분 한 분이 없으면 우리 전주남성교회도 없습니다. 그 모든 촛불들이 모였을 때에 우리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리 전주남성교회라는 배에 함께 타고 계신 성도 여러분, 우리 배에 승선하신 것 축하를 드립니다. 이제 우리가 함께 탄 이 배가 멋지게 항해할 수 있도록 우리 서로 팀워크를 잘 이루는 작은 촛불들이 되어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안착할 때까지 행복한 항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2007년 9월 23일 주일 낮 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