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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9-30 10:29

인생의 항해10 - 팀워크2 <9월 30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인생의 항해10 - 팀워크2
본문 - 에베소서 4:1-6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후에 한국축구를 4강에 올려놓았던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 가운데 하나가 팀워크를 굉장히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를 맡은 후에 놀란 것 가운데 하나가 선후배 사이에 너무 엄격한 서열이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선수들 스스로 고참과 중참과 신참으로 나눠져서 고참과 신참 사이에는 전혀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나이 어린 신참 선수들은 자기보다 10살 이상 많은 고참 선수들이 너무 어려워서 말조차 건네지 못한 것입니다. 식사를 할 때에도 고참은 고참끼리만 식사를 하고, 방을 쓸 때에도 고참과 신참이 함께 방을 쓰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경기에 나서면 신참은 고참이 무서워서 제 기량을 발휘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히딩크 감독이 과감하게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고참과 신참이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게 하고, 방도 고참과 신참이 함께 쓰도록 했습니다. 연습 때에도 선수들 사이에 ‘형’과 같은 호칭을 쓰지 못하게 하고 무조건 이름만 부르게 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선후배 사이에 대화가 이루어지고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대화가 있고 친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고, 자기 자신을 위한 플레이보다는 팀을 위한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화도 있었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에 4강 신화를 만들었던 선수 가운데 이천수 선수가 있습니다. 조별 예선 2차전 때에 우리나라와 미국에 맞붙었습니다. 전반전에 우리나라가 페널티킥을 찰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물론 이을용 선수가 페널티킥을 찼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히딩크 감독은 페널티킥 기회가 오면 박지성-이을용-홍명보 순으로 페널티킥을 차도록 순서를 정해놓았습니다. 그런데 이을용 선수가 페널티킥을 차려할 때에 흥분한 이천수 선수가 자기가 차려고 했습니다. 이천수가 밀려나고 이을용 선수가 차긴 챘지만, 이천수 선수가 팀의 규율을 깨고 자기가 나서려 했던 것에 대해 히딩크 감독이 굉장히 화가 났다고 합니다.
그래서 4일 후에 있었던 포르투칼 전에서 이천수는 무거운 벌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천수는 자신의 고향인 인천에서 열린 경기인지라 내심 잔뜩 기대하고 있었지만, 경기 내개 80분 동안 운동장 밖에서 몸만 풀다가, 경기가 끝나기 1분 전에야 교체 투입되었습니다. 그 중요한 경기에서 달랑 1분 밖에 뛰지 못한 것입니다. 팀워크를 무시한 것에 대한 벌이었습니다.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단체경기가 다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뛰어난 자질을 가진 선수가 있다 하더라도 팀워크를 이루지 못하면 퇴출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축구는 한 사람의 스타 플레이어를 요구하지 않는다.”

축구나 단체운동 경기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삶의 영역 모든 부분에서 다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체의 인사담당자들이 퇴출 대상 1순위로 꼽은 사람은 다름 아닌 ‘동료들과 불협화음이 잦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 5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1.6%가 동료들과 불협화음이 잦은 직원을 퇴출대상 1호로 꼽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이나 업무능력이 부실한 직원보다도 훨씬 더 높은 수치입니다. 이 말은 기업에서는 근무태도가 불량한 사람이나 업무능력이 부실한 직원보다도 팀워크를 깨는 사람을 더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좀 어리숙하고 일은 잘 못해도 팀워크를 잘 이루는 사람이 직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유명한 책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인 켄 블렌차드(Ken Blanchard)가 쓴 “하이파이브”(High Five)라는 또 다른 책이 있습니다. 거기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독불장군 식으로 살아온 앨런이라는 비즈니스맨이 있었습니다. 그는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습니다. 항상 목표를 초과 달성할 정도로 업무성적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가 소속된 팀의 영업성과가 최악일지라도 그는 언제나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회사로부터 해고통지를 받게 됩니다. 똑똑하고 업무성과는 좋지만 회사 전체를 위해서 퇴출당해야 했던 것입니다.
해고된 후 초등학교에서 아이스하키를 하는 아들의 경기를 보러갔습니다. 자기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아이스하키 팀에는 ‘제드’라고 하는 아주 뛰어난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 선수는 아이들 중에 너무 뛰어났기 때문에 언제나 슛을 도맡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슛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때에도 슛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드라고 하는 뛰어난 선수에게 주눅이 들어서 슛을 하지 못하고 언제나 그 아이에게만 슛을 할 기회를 주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훌륭한 선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경기에 나가기만 하면 계속 패하고 말았습니다. 그 한 선수 때문에 팀워크가 깨졌고, 팀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앨런은 그 아이스하키 팀의 코치로 팀을 지도하면서 팀플레이 -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앨런을 비롯한 코치들은 팀워크를 위해서 제드라고 하는 그 훌륭한 선수를 빼고 경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을 평가하는 기준을 바꿔버렸습니다. 지금까지는 누가 점수를 많이 냈느냐 하는 것으로 평가했는데, 이제는 얼마나 패스를 많이 하고, 점수를 내는데 도움을 주는 어시스트를 많이 한 선수에게 많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팀워크가 잘 이루어졌고 팀의 성적은 아주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스포츠에서 독불장군 같은 사람은 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건 교회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교회는 자기의 지식이나 능력이나 경험으로 섬기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내 능력이 아무리 크고 위대해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가야 할 교회공동체를 위해서는 협력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고린도교회는 성경에 나오는 다른 어떤 교회보다도 은사가 많은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그 고린도교회는 성경에 나오는 다른 어떤 교회보다도 문제도 많은 교회였습니다. 은사가 많은 고린도교회에 왜 그렇게 문제가 많은 줄 아십니까? 은사를 바르게 사용할 줄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은사를 받은 것은 얼마나 귀합니까? 그런데 그 귀한 은사를 교회를 위해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랑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니까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해 줍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고전 12:27) ‘너희가 어떤 은사를 받았든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속한 교회의 한 지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사는 모두 교회를 유익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교회를 유익하게 하지 못하고, 도리어 교회 공동체의 아름다움을 깨는 것이라면 그건 잘못된 것입니다.
방언의 은사도 그렇습니다. 방언의 은사도 귀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모든 은사가 귀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방언을 말하는 자가 만일 교회의 덕을 세우기 위하여 통역하지 아니하면 예언하는 자만 못하니라.”(고전 14:5) 사도 바울도 고린도 교회 교인들이 방언 말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권장했습니다. 방언의 은사가 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귀한 은사라 하더라도 교회에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다른 은사를 가지는 것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사랑장인 고린도전서 13장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13:1) 방언의 은사가 사랑을 통하여 교회의 덕을 세우고 교인들에게 은혜가 되지 않는다면 시끄럽게 울리는 꽹과리 소리처럼 소음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고린도전서 14장에 보면 사도 바울이 여자분들에게는 좀 기분 나쁜 말씀도 하셨습니다. “모든 성도의 교회에서 함과 같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 흔히 하는 말로 ‘여자들은 교회 안에서 찍-소리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교회에서 여자들이 나서서 교회의 질서가 어지럽혀지고 교회에 덕이 되지 않는다면 입 다물고 조용히 있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공동체의 하나 됨을 깨는 일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도 없고, 칭찬받을 수도 없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서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는 말씀은 ‘이미 하나님께서 하나 되게 하셨다’는 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공동체는 하나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로 만드셨습니다.

교회공동체가 하나 된다는 것은 팀워크를 잘 이루어 주님의 뜻을 실천해 간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교회공동체가 팀워크를 이루어 주님의 뜻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교회의 모든 지체들에게 다양한 은사를 주셨습니다. 그 다양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자기를 내세우지 않고, 서로 협력하여 갈 때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이 팀워크를 이룰 수 있는 바탕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우리가 가진 믿음의 하나 됨에 있습니다. 오늘 본문 4-6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몸이 하나이요 성령이 하나이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입었느니라. 주도 하나이요 믿음도 하나이요 세례도 하나이요 하나님도 하나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 ‘몸이 하나’라는 말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인 한 교회에 속해 있다는 말씀입니다.
- 우리를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도 한 분이십니다.
-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시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도록 부르신 그 부르심도 하나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요 일꾼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은 동일한 목적 -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 우리가 주님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도 한 분이십니다. 우리는 한 주님을 믿고 있습니다.
- 우리는 모두 동일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받은 세례도 동일합니다.
- 우리가 믿는 하나님도 한 분이십니다.
이렇게 우리가 믿는 삼위일체 하나님도 한 분이시고, 우리가 가진 믿음도 하나이고, 우리가 받은 세례도 하나이고, 우리가 부르심을 받은 것도 하나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 역시 하나입니다.
그래서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힘써 지키라”고 말씀하신 것은 하나 됨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힘들지만, 어렵지만, 우리는 교회의 하나 됨을 힘써 지켜야 합니다.

하나 됨을 힘써 지키기 위해서는 하나 됨을 깨뜨리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거부해야 합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독불장군과 같은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생각이 하나 됨을 깨뜨리는 첫 번째 적입니다. 교회공동체는 오케스트라와 같습니다. 오케스트라에 속한 모든 악기들은 자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절대로 자기만의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자기만의 독특한 소리를 낸다는 것은 연주를 망치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악기들이 힘 있게 연주를 합니다. 자신의 역할에 아주 충실합니다. 그러나 반드시 다른 악기들과 조화를 이루어 연주합니다. 악기 하나가 특별하게 튀는 소리를 내면 그 연주는 망친 것입니다.

저는 음악을 잘 모르지만, 베토벤의 ‘전원고향곡’을 들을 때마다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전원교향곡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아름다운 삶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아름다운 전원 속에 시냇물이 흐르고, 예쁜 새들이 고운 목소리를 지절거리며 노래 부르는 가운데 농부들이 즐거운 축제를 즐긴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제4악장에 가면 즐거운 축제를 벌이고 있는 아름다운 전원에 폭풍우가 몰아치고, 제5악장에서는 폭풍우가 물러가고 전원에 평온이 되찾아옵니다. 맑은 하늘에 햇살이 밝게 비치면서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전원교향곡이 연주될 때 한쪽 구석에 위치해 있는 팀파니는 제1악장에서 3악장의 연주가 다 끝날 때까지는 아무 것도 연주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습니다. 그러다가 제4악장에 들어가면 폭풍우가 몰아칠 때 그 팀파니가 폭풍우 소리를 만들어냅니다. 팀파니는 4악장에서 폭풍우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리고 폭풍우 소리를 만들어낼 때에도 그 소리가 폭풍우 소리로 들리도록 연주를 해야 합니다.
오랜만에 기회가 왔다고 팀파니가 큰 소리를 내버리면 전원교향곡은 망치고 맙니다. 소리를 내되 듣는 청중이 팀파니의 소리로 들리도록 하면 한 됩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팀파니의 존재는 의식하지 못한 채 전체적으로 폭풍우 몰려온다고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그게 팀파니의 역할입니다.

교회에서도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는 모두 나름대로의 소리가 있고 역할이 있습니다. 그러나 내 역할에서 내 목소리가 크게 들려지면 안 됩니다. 교회공동체는 더불어 함께 가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너무 크면 연합을 이룰 수 없습니다. 연합을 이룰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모습이 드러나야 하는데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지 않고 인간적인 모습이 드러납니다. 그건 교회를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공동체는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도록 팀워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팀워크가 깨지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는 팀워크를 깨는 것은 절대로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팀워크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생각 대신에,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해야” 합니다.
- 겸손은 나를 낮추는 것입니다. 내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보이지 않도록 낮추고 감추는 것입니다.
- 온유라는 말은 개인적인 생각이나 욕구 또는 본성을 스스로 자제하고 이해심을 갖는 넓은 마음을 뜻합니다. 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이해해주고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 것입니다.
- 오래 참는다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잘못하고 실수했다 하더라도 정죄하거나 비판하지 않고 사랑의 마음으로 인내하는 것입니다.
- 사랑 가운데 서로 용납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다른 사람을 포용해 주는 것입니다.

자기를 낮추지 않으면 팀워크를 이룰 수 없습니다. 자기를 내세우면 팀워크가 깨지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이나 욕구를 자제하지 않으면 팀워크를 이룰 수 없습니다. 내 생각한 고집하고 주장하면 팀워크가 깨질 뿐입니다.
누군가의 잘못이나 실수를 보고 정죄하거나 비난하면 팀워크를 이룰 수 없습니다. 정죄와 비난은 팀워크를 깨는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포용하지 않으면 팀워크를 이룰 수 없습니다. 나의 약함처럼 남의 약함과 허물을 용납하지 않으면 팀워크는 깨어지고 맙니다.

왜 자기를 낮추지 않고 내 생각이나 욕구를 포기하지 못하는지 아십니까? 내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내 생각이 다른 사람의 생각보다 뛰어나고, 내 계획이 다른 사람의 계획보다 완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자기 스스로를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낮추지 못하고 고집을 부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어느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때로는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내 생각이 별거 아닌 것 같은 다른 사람의 생각보다 훨씬 못할 때도 있습니다. 참 시시해 보이는 다른 사람의 계획이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내 계획보다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시는 일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교회는 내 생각으로 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공동체는 내 경험이나 지식으로 섬기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가졌던 우리의 생각이나 사고방식을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집니다. 내 생각을 앞세우면 인간적인 냄새가 날 뿐입니다. 결국 내가 사람들로부터 칭찬받게 됩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교회를 통해서 어느 누구도 칭찬받거나 영광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종종 세상의 방식이나 기준을 가지고 교회에서 고집을 피우다가 교회가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여러분, 나만 옳다는 착각을 빨리 버려야 합니다. ‘나는 완벽하다’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팀워크를 이루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갈 수 있습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나보다 한 단계 낮추어야 팀워크를 만들 수 있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데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장면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사도행전 15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안디옥 교회에서 선교사로 파송을 받은 바나바와 바울이 제1차 선교여행을 은혜 중에 잘 마쳤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제2차 선교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제2차 선교여행을 떠나면서 바울과 바나바 사이에 큰 다툼이 생겼습니다. 그 이유는 마가라고 하는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마가는 제1차 선교여행 때에 바나바와 바울을 따라갔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여행 도중에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함께 선교여행 가던 길을 포기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 가버렸습니다. 바울은 그렇게 신중하지 못하고 신용이 없는 사람을 다시 데려갈 수는 없다고 고집하고, 바나바는 마가가 다시 한 번 선교여행을 함께 가기로 했으니까 믿고 데리고 가자고 주장했습니다. 그것 때문에 바나바와 바울은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다가 심하게 다툼이 일어났고, 결국 바나바와 바울은 결별하고 맙니다.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선교하러 가고, 바울은 실라를 데리고 선교하러 갑니다.
성경은 그 후로 바나바와 마가 일행이 어떻게 선교했는지에 대해서는 기록해 놓은 것이 없습니다. 바울과 실라 일행이 선교한 행적만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 말씀을 읽다가 ‘그 때 바나바와 바울이 조금씩 양보해서 타협점을 찾았더라면 선교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지나간 역사에 가정을 붙인다는 것이 무의미한 일이겠지만, 그 둘이 헤어지지 않고 같은 마음으로 선교했다면 바울의 선교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선교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바울의 선교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하나님의 복음을 잘 증거하는 역사를 낳았지만, 바울과 바나바가 함께 했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들이 나왔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바울은 아주 다혈질적인 사람입니다. 반면 바나바는 신중하고 치밀한 사람입니다. 이 둘이 팀워크를 이루어 선교했다면 멋진 조화를 이루었을 것이고, 서로 좋은 협력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선교사로 파송받기 전에 둘이서 안디옥 교회를 섬길 때에도 교회가 굉장히 부흥했습니다. 부흥했을 뿐만 아니라 그 안디옥에서 최초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둘은 정말 좋은 협력자였는데, 자기의 고집을 꺾지 못해 갈라서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안디옥 교회를 통해서 둘을 함께 선교사로 파송한 하나님의 역사에 큰 손해를 끼치는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오늘도 나 혼자 무언가를 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특별히 하나님의 교회에서 나를 내세우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스포츠에서 그런 것처럼, 하나님의 교회도 똑똑한 몇 사람을 통해서 일하시지 않고, 연약해 보이고 미련해 보이는 사람들의 연합을 통해서 일하십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절대로 내 주장이나 내 고집을 앞세우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분열하고 갈등이 생긴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좀 어리숙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서로를 존중하며 팀워크를 이루어 협력한다면,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날 것입니다. 바로 그런 모습으로 일하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십니다.

<2007년 9월 30일 주일 낮 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