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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11-25 10:31

선한 것만 본받읍시다 <11월 25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선한 것만 본받읍시다
본문 - 요한삼서 1:9-12

논어(論語)에 보면 “삼인행에 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공자가 한 말씀인데 ‘3명이 함께 길을 가면 그 3명 중에는 반드시 나에게 스승이 있다’는 뜻입니다. 3명이 길을 가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선한 일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면 ‘아 나도 저렇게 해야겠구나.’ 하는 것을 배웁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나에게는 스승입니다. 반대로 그 3명 중에 하나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을 보면서 ‘아 나는 저렇게 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비록 옳지 못한 행동을 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나에게는 ‘저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르쳐준 스승 즉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보다 학식이 많거나 인품이 좋은 사람에게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어린아이나 볼품없어 보이는 사람 - 심지어는 잘못을 행하는 사람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또한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한 사람도 만나게 되고 악한 사람도 만나게 되는데, 누구를 만나게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만남 속에서 내가 내 삶에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주는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바르지 못한 행동을 한 사람이나 잘못을 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향하여 손가락질을 하고 비난합니다. 그 사람을 비난하는 데 정신이 팔려 그것을 통해서 내 자신이 삶에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잊어버리고 맙니다. 하나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는데 그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면서 불행하게도 우리는 우리가 손가락질하는 바로 그 사람의 잘못된 모습을 답습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의 본성은 좋은 것을 배우는 데에는 빨리 적용하지못하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좋은 것은 빨리 학습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쁜 것은 빨리 배웁니다. 쉽게 배웁니다. 어린아이들을 보아도 그렇게 않습니까? 아이들이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할 때 보면 좋지 말은 쉽게 배웁니다. 그러나 존칭어나 좋은 말들은 쉽게 배우지 못합니다. 그러기에 좋은 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좋지 않은 것, 잘못된 것들은 가만히 두어도 잘 배우게 되어 있지만, 좋은 것을 배우는 것은 잘 못하기 때문에 좋은 것을 배울 때에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건 신앙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 11절에 보면 사도 요한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여! 악한 것을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 선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께 속하고 악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을 뵈옵지 못하였느니라.”
우리 신앙인들은 선한 것을 본받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선한 것을 본받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데, 당시 초대교회의 지도자로 있던 두 명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본받아서는 안 될 사람이 있고, 본받아야 될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본받아야 할 사람은 12절에 언급되고 있는 ‘데메드리오’라는 사람이고, 본받아서는 안 될 사람은 9절에 나오는 ‘디오드레베’라는 사람입니다.

사도 요한은 먼저 본받아서는 안 될 디오드레베라는 사람부터 언급하고 있습니다. 사도 요한이 본받아서는 안 될 사람부터 언급하고 있는 것은, 신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교회 안에서 본받아야 할 사람보다는 본받아서는 안 될 사람을 먼저 본받는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디오드레베는 초대교회에 중직자였습니다. 사도 요한으로부터 교회의 중직자로 파송을 받았는데, 자신을 파송한 요한의 권위를 거부하고 자기 자신이 교회에서 으뜸이 되기를 좋아했습니다. 으뜸이 되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인정하거나 용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고집만을 내세운다는 것을 말합니다. 교회에서 ‘내가 제일’이어야만 되는 사람입니다.

본문 10절에 보면 그런 디오드레베가 교인들에게 보여준 잘못된 모습을 세 가지로 지적해줍니다.

가장 먼저 디오드레베는 다른 사람을 모함하는 말이나 허튼 소리를 일삼고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저가 악한 말로 우리를 망령되이 폄론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디오드레베가 요한의 권위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중상모략을 하였다는 말씀입니다. 요한삼서 1:1절에 보면 요한은 교회의 장로였습니다. 당시 장로라는 말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요 교회의 감독의 직분을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디오드레베보다 나이가 많았고, 요즘으로 말하면 목사의 직분과 같이 교회의 책임을 맡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디오드레베는 그 요한으로부터 지금의 교회로 파송 받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교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어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자신을 그 교회로 파송해준 요한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오히려 악한 말로 중상모략 하여 요한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존경받고 있던 요한을 중상모략해서 깔아뭉개면 자신이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은혜를 베풀어준 사람을 망령되이 폄론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든지 크든 작든 사랑을 받고 은혜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특히 신앙생활 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해 올 수 있었고, 이만큼 믿음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순간순간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도움과 사랑을 받았다면 그 은혜를 갚지는 못할망정 그 사람을 향하여 좋지 않는 말을 지어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의 실수를 트집 잡고 험담을 하면 결국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사람을 은연 중에 닮아가서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교회 생활을 하면서 신앙이 자라나고 바르게 신앙생활 하려면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말은 가급적 하지 말아야 합니다. 칭찬하고 자랑하는 말을 많이 해야 합니다. 은혜스럽고 덕스러운 말을 많이 해야 합니다. 긍정적이고 좋은 말을 할 시간도 부족한데 왜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말을 합니까?

앞으로 신앙생활하면서는 이런 말을 많이 하십시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축복합니다.” “존경합니다.” 예배가 끝나면 “제가 옆 사람과 인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그렇게 인사하는 시간을 드립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다 인사하는데 꿈쩍도 않고 앉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말입니까? 지금 연습해 보겠습니다. 옆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라고 인사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축복합니다.” 그런 말을 많이 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로 디오드레베는 형제들을 접대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자비량으로 복음을 전하는 복음전도자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들은 어떤 교회가 후원하거나 누군가가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것이 없어도 오직 복음을 위해서 여기저기 떠돌아다녀야 했습니다. 그런 복음전도자들이 오면 교회나 교인들이 그들에게 잠자리도 제공해 주고 식사도 접대해 주었습니다. 또 때에 따라 필요할 때에는 경비도 약간씩 부담해야 했습니다. 물론 자기들도 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비록 우리들의 상황도 힘들고 어렵다 하더라도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언제나 관대하고 풍성했습니다. 초대교회가 그렇게 자기를 희생하고 복음 전도자들을 도와주었기 때문에 복음이 폭발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디오드레베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10절에서 “유위부족하여 형제들을 접대치 아니하였다.” 하는 말이 바로 그 말입니다. “유위부족하여”라는 말은 ‘그것도 모자라서’ 그런 말입니다. ‘은혜를 망각하고 사도 요한을 헐뜯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모자라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생명을 바치며 일하고 있는 복음 전도자들을 영접하거나 대접해 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형제를 접대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접대하고자 하는 자를 금하여 교회에서 내어 쫓았다.”고 말씀합니다. 자신이 복음 전도자들을 접대하는 일을 자신이 하기 싫으면 기쁜 마음으로 그 일을 하는 사람 그 일을 하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디오드레베는 자신이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복음전도자들을 접대하는 일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복음전도자들을 접대한 사람들이 있으면 어떤 이유를 들어서라도 교회에서 내쫓아버렸습니다.

디오드레베는 자신이 선을 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선한 일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습니다. 여러분, 그런 사람을 바라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신앙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습에는 철저하게 소경이 되시기 바랍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합니다.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라.” 악은 옆에 둘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악한 자의 모습을 가까이 하지도 말고 바라보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런 모습이나 그런 사람이 내 눈에 보여도 못 본 체 하고 눈을 감아버리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보면 디오드레베라는 사람은 신앙인이라기보다는 신앙인의 이름을 빌어서 교회의 지도자라는 감투를 쓰고 자기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이런 사람을 본받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본을 보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사는 사람은 11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을 뵈옵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12절에 소개되고 있는 데메드리오라는 사람은 참으로 본받을만한 사람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데메드리오는 뭇사람에게도, 진리에게도 증거를 받았으매 우리도 증거하노니 너는 우리의 증거가 참된 줄을 아느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데메드리오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단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사도 요한이 교인들에게 본받아야 할 좋은 신앙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것뿐입니다. 그가 어떤 선한 일을 했는지도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그가 좋은 신앙인이라는 것만 말씀하고 있을 뿐입니다.

데메드리오가 선한 신앙인 - 본받을만한 신앙인이라는 것을 세 가지로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뭇사람에게도 증거를 얻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데메드리오가 좋은 사람이라고, 참 훌륭한 신앙인이고 본받을 만한 신앙인이라고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눈에 선한대로 살아가야 하는 신앙인들이지만, 우리를 아는 사람들에게도 선한 증거를 받아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좋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개는 교회는 왜 다니는지 몰라, 교회 다니는 사람이 왜 저래’ 그런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비록 허물도 많고 실수도 많지만 예수 믿은 후로 참 많이 변화되었고,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예수 믿으려면 아무개처럼 믿어야지’ 그런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그건 자신에게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교회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고 하나님을 위해서도 중요한 것입니다.
초대 예루살렘교회에서 첫 번째 일곱 집사를 세울 때 집사의 자격을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칭찬 듣는 사람.”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여 신앙생활을 잘 하는 사람들은 칭찬을 받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도 칭찬받는 신앙인이 되실 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칭찬받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로 데메드리오는 진리에게도 증거를 받았다고 말씀합니다. 진리에게 증거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말씀을 비추어보아도 인정할만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데메드리오는 말씀대로 산 사람입니다. 말씀에 은혜 받고 말씀을 따라 살아가며, 말씀 속에서 성실하게 신앙생활한 사람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이 말씀에 선한 증거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진리에 증거를 받는다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없습니다. 데메드리오는 하나님께 인정받는 삶을 살았고, 말씀에 비춰보아도 흠 잡을 데 없을 만큼 철저하게 말씀을 따라 살았습니다.

여러분,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이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말씀을 따라 살지 않기 때문에, 성경에서 말씀해 주고 있는 하나님의 음성을 따라 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살기 때문에 신앙인이라 하더라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것입니다.
여러분, 한번 여러분 주위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성경말씀에 철저하게 살아가는 사람치고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말씀에 철저히 순종하며 사는 사람치고 칭찬받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말씀을 따라 살지 못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예수 믿는 사람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왜 저래’ 하고 손가락질 당하는 것도 말씀을 따라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 데메드리오는 사도 요한에게도 칭찬받고 인정을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올해 초 우리 교회 사경회에 오셨던 곽선희 목사님의 설교를 듣다 이렇게 간증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자기가 사랑하고 또 가장 신뢰하는 제자 목사님이 있었답니다. 그 목사님을 그렇게 신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한 번은 곽선희 목사님께서 제자 목사님을 불러놓고 “목사님, 내가 뭔가를 좀 하려고 하는데 나를 좀 도와주세요.” 그렇게 말을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그 목사님께서 “예,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힘껏 돕겠습니다.” 그러더랍니다. 아직 목사님께서 무엇을 하시겠다고 구체적인 계획도 말씀하지 않았고, 그래서 무슨 일을 하려고 하는지도 모르는데 “예 제가 할 수 있는 대로 힘껏 돕겠습니다.”라고 말하니까 곽선희 목사님이 이해가 되지 않아서 다시 물어보았답니다. “목사님, 제가 무엇을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아직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선뜻 돕겠다는 말씀을 하실 수 있습니까?” 그랬더니 그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이 “저는 목사님을 믿습니다. 혹 목사님이 남의 집 담을 넘어가서 도둑질을 하실 계획이라 하더라도 저는 밖에서 망을 보면서라도 목사님을 돕겠습니다.” 그러더랍니다. 목사님이 도둑질 할 계획을 세우고 도와달라고 하시겠습니까만, 그 정도로 자신을 믿어주니, 자기도 그분을 믿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를 그렇게 믿어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제가 그런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아름다운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합니다.
목사가 교인들을 믿지 못한다는 것도 불행한 일이고, 교인들이 목사의 말이나 계획을 믿지 못한다는 것도 불행한 일입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서로를 믿어줄 수 있는 아름다운 관계가 맺어지기를 희망합니다.
그런 면에서도 저는 참으로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는 목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2008년도를 위한 당회정책세미나를 가졌습니다. 2008년에 새롭게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일들을 하나하나 장로님들께 설명을 드렸는데, 제가 계획을 세운 것 가운데 ‘이것은 안 됩니다. 이것은 좀 어렵지 않겠습니까?’ 하고 거절당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목사가 계획을 세운 것을 우리 장로님들이 철저하게 믿어주셨고, 또 밀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참으로 행복한 목회를 하는 행복한 목사입니다.

사도 요한은 데메드리오에 대해서 분명하게 “우리도 증거 한다.” 그렇게 말합니다. ‘그는 신실한 사람이고 확실한 신앙인이라는 것을 믿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도 증거 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참 아름다운 관계입니까? 저와 여러분이, 또 우리 교회에 속한 모든 분들이 서로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신뢰와 은혜의 관계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렇게 신뢰 할만 사람이기에 사도 요한은 디오드레베라는 사람 때문에 혼란스러운 그 교회에 데메드리오라는 사람을 보내면서 이 사람을 본받으라고 추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교회 안에는 본받을 만한 좋은 모습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덕스럽지 못한 모습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사람에게서도 좋은 모습과 본받아서는 안 될 좋지 않는 모습이 다 있습니다. 안 목사에게도 본받아야 할 모습도 있을 것이고, 좋지 않는 모습도 분명 있습니다. 어쩌면 좋지 않는 모습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신앙생활을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누구에게서든지 좋지 않는 모습이 보이거든 눈을 감아버리고, 좋은 모습 - 본받고 싶은 모습이 있으면 그것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본받기 위해서 힘을 쏟아야 합니다.

오래 전 미국에 아주 가까운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젊은 그들은 자주 어울려 다니다가 결국 방탕한 삶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주일 저녁에 이 두 친구가 술집으로 가던 도중 한 교회당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교회당 게시판에 그날 저녁 예배 설교 제목이 적혀 있었습니다. “죄의 값은 사망이다.” 그 글씨를 읽는 순간 한 청년은 마음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 죄를 지으러 가는데... 이러다가 정말 영원한 죽음에 떨어지는게 아닐까?” 그걸 생각하니까 술집에 갈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같이 가던 친구는 “별 걸 다 신경 쓴다.”면서 그 친구의 소매를 끌어당겼습니다. 그러나 결국 한 친구는 예배당으로 들어갔고, 다른 한 친구는 그것을 무시하고 술집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후 그 두 친구는 30여 년 동안 연락이 끊어친 채 지내게 됩니다.
30년 쯤 후에 한 사람이 감옥에서 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거기에는 이런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합중국 제22대 대통령 클리블랜드 취임!”
30년 전에 함께 술집으로 가던 두 친구 가운데 하나가 클리블랜드였습니다. 그는 “죄의 삯은 사망이다”는 글을 보고서 술집 대신에 예배당을 찾아갔고, 그 날 설교를 들으면서 은혜를 받고 죄에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었고, 나중에 정계에 입문해서 뉴욕 주지사를 거쳐 미국 22대 대통령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술집으로 발길을 향했던 다른 한 친구는 술에 빠지게 되었고 나중엔 범죄조직에 빠져들면서 사형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어느 쪽으로 가느냐, 누구를 본받느냐, 누구를 따르느냐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에 따라서 인생길이 달라지고, 행복과 불행의 길로 나눠지게 되게 때문입니다.
누구를 많이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이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바라보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그 생각이 우리의 마음을 지배하고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선한 것을 많이 바라보며 사는 사람은 자신도 선한 사람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좋지 않는 친구들과 어울려 좋지 않는 것을 많이 보며 사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도 그 좋지 않는 것에 물들어 좋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여러분, 교회 안에서나 교회 밖에서나 디오드레베처럼 아름답지 못한 사람의 모습으로 사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본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라보지도 마시기 바랍니다. 대신 데메드리오처럼 정말 멋있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가까이 하시고 자주 바라보시면서 그런 사람을 닮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닮아가야 할 모델이 있다면 단연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가 우리 마음에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과 그 은혜를 깊이 묵상하고 사모한다면 우리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과 깊은 영적 교제 속에 살았던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 된 것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 되라.”(고전 11:1)

여러분, 선한 것만 본받으며 사시기 바랍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잘못된 것들에는 눈을 감아버리고, 감겨진 눈으로 주님을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고 묵상하여 주님을 닮아갈 뿐만 아니라, 데메드리오처럼 본받을 만한 사람이 있으면 그를 가까이 하고 닮아가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내가 데메드리오처럼 다른 사람에게 본받을만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귀한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 2007년 11월 25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