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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3-18 10:39

빠른 길 vs 바른 길 <3월 18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빠른 길 vs 바른 길
본문 - 출애굽기 13:17-22

『문명의 충돌』이란 책을 쓴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새뮤얼 헌팅턴(Samuel Huntington)이 쓴 『문화가 중요하다』는 또 다른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의 서문은 우리나라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초 한국과 아프리카의 가나는 경제사정이 비슷했다고 합니다. 1인당 국민총생산(GNP) 수준도 비슷했고,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이라고 말하는 서비스 부분에서나 모든 면에서 우리나라와 가나는 비슷했다는 것입니다. 또 두 나라 모두 경제 원조를 받고 있는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1990년 초에 한국과 가나를 비교했을 때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사실에 헌팅턴 교수가 깜짝 놀랐다는 것입니다. 30년의 세월이 지난 1990년 초에 한국은 세계 14위의 경제 규모를 갖춘 산업국가로 발전을 했습니다. 자동차, 전자제품 등 많은 것을 수출하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을 했고, 국민소득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제도를 착실히 실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가나는 여전히 가난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 소득이 우리나라의 15분지 1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가나가 왜 그런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을까? 헌팅턴 교수는 그 이유를 ‘문화’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문화가 한 사회의 경제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어떤 문화가 가나와 달리 엄청난 정치적, 경제적 성장을 이루게 만들었을까? 새뮤얼 헌팅턴은 근검절약, 투자, 교육, 조직, 극기정신 등을 가치로 여기는 문화가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에 엄청난 성장을 이루게 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런 문화만이 우리나라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지난해에 나온 『우리도 몰랐던 한국의 힘』(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지음)이란 책에 보면 재미있는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힘 가운데 하나가 “빨리빨리” 정신이라는 것입니다.
외국에서도 ‘빨리빨리’ 때문에 한국인은 쉽게 구별된다고 할 정도로 ‘빨리빨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꼬리표처럼 붙어 다니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 와서 사는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첫 번째로 배우는 말이 “안녕하세요.”이고, 두 번째로 빨리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라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빨리빨리라는 말을 많이 쓰고, 많이 쓸 뿐만 아니라 빨리빨리가 의식화되어서 ‘빨리빨리’정신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빨리빨리 정신이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많은 부분에서도 그렇지만 특별히 IT 부분에서는 속도가 승패를 좌우합니다. 얼마나 빨리 남보다 앞서 개발하느냐가 기업의 승패를 결정합니다. 속도전에서 밀리면 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한국인의 빠른 속도감은 훌륭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300년에 걸려 이루어놓은 산업화를 우리나라에서는 30년 만이 이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빨리빨리 정신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낳는 것만은 아닙니다. 빨리빨리 정신이 우리나라를 잘살게 하는 원동력 중에 하나였을지 모르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부정과 부패를 만들어내고 잘못된 문화를 빨리 답습하는 역기능도 낳게 되었습니다. 날림공사를 하더라도 빨리만 완성하면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문화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문화는 선비정신입니다. 이 선비정신에도 부작용이 많지만 좋은 점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여유로움입니다.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시대는 이 여유를 즐기는 마음을 잃어버린 채 바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바쁘게 빨리 가는 것만이 반드시 좋은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때로는 돌아가는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습니다. 빨리빨리라는 조급증을 내려놓고 한걸음 물러서서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권능으로 애굽을 탈출해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도 강퍅했던 바로를 꺾으시고, 이스라엘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시려고 애굽에서 빼 내오신 것입니다.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에서 빼 내오신 이유는 그들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애굽에서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블레셋 사람들이 사는 땅을 통과해서 가는 길입니다.<사진으로 설명>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던 고센 땅 라암셋을 출발하여 해변 가까이에로 나 있는 블레셋 사람들이 살던 땅을 통과해서 가는 길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이 아주 빠른 길입니다. 당시 거기에는 애굽의 제 18왕조가 북방정책의 일환으로 번번히 사용했던 잘 닦여진 길이 있었습니다. 그 길을 통해서 가면 가나안 땅까지 빨리 가면 4일이면 갈 수 있습니다. 60만명이라는 많은 인구를 감안한다 하더라고 14일-2주면 가나안 땅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가까운 길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광야의 먼 길을 택하여 그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길어야 14일이면 갈 수 있는 땅을 40년에 걸쳐서 가도록 돌아가는 길을 택하신 것입니다.
분명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까운 길이 아닌 먼 길로 - 돌아도 한참 돌아서 가야만 하는 길로 인도하신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가까운 길 - 빠른 길을 놔두고 먼 길로 돌아가게 하셨을까요?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백성들을 언제나 빠른 길로만 인도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주 우리에게 돌아가는 길로 가게 하십니다. 어쩌면 빨리 가는 길보다는 더 자주 돌아가게 만드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돌아가도록 하셨지만, 지내고 보면 하나님께서 돌아가게 하신 그 길이 더 아름다운 길이었고 지름길이었음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아십니다. 블레셋 사람의 길로 가는 것이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아십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17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바로가 백성을 보낸 후에 블레셋 사람의 땅의 길은 가까울지라도 하나님이 그들을 그 길로 인도하지 아니하셨으니.” 하나님께서도 다 아신다는 것입니다. 불레셋 사람들이 살고 있는 땅으로 가면 훨씬 빠르다는 것을 아시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그 길로 인도하지 않으셨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지금 당장은 그 길이 가까워 보여도 결국에는 그 길이 더 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가까운 블레셋 사람의 길로 인도하지 않으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이 백성이 전쟁을 보면 뉘우쳐 애굽으로 돌아갈까 하셨음이라.”

14일이면 갈 수 있다고 블레셋 사람의 땅을 통과해서 간다면, 결국 그들은 블레셋 사람들과 전쟁을 치루지 않을 수 없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아주 호전적입니다. 전쟁을 좋아하는 민족입니다. 군사력이 대단한 민족입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은 전쟁이라곤 해 보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지난 400년 동안 애굽에서 종살이 하며 살아왔습니다. 전쟁을 해 보지 않았습니다. 애굽에서 해방된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원은 6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이지만, 그들에게는 어떤 체계도 갖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오합지졸’입니다. 전쟁을 치룰 군사도 없습니다. 무기도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철기문화를 바탕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는 블레셋과 싸운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애굽의 바로 왕을 치셨던 것처럼, 전적인 하나님의 능력으로 전쟁을 치룰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전쟁을 해보지도 않고, 블레셋 군사를 보기만 해도 지레 겁을 먹고 도망치고 말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 후에 한 행동들을 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홍해 쪽으로 인도하셨는데, 홍해를 앞에 두고도 그들은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난리를 피웠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다음인 출애굽기 14장에 보면, 앞에는 홍해가 가로막고 있고 뒤에는 애굽 군대의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두려워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그리고는 하나님과 모세에게 원망합니다.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
그 외에도 그들은 자그마한 어려움을 당하면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였으면서도 물이 없다고 불평하고, 먹을 것이 없다고 불평했습니다. 그런 백성들이 블레셋과 전쟁을 해야 한다고 하면 가만히 있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그걸 아셨기에 그들을 가까운 길로 인도하지 않으셨습니다. 블레셋 땅으로 가보아야 결국 그들은 애굽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들이 애굽으로 돌아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빨리 가려다가 되레 손해만 보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빠른 길을 찾지만 때론 그 빠른 길이 오히려 더 늦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빠른 길은 대부분 정상적인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렇게 해 가지고는 돈을 빨리 벌지는 못합니다. 일반 봉급자들이 일 년 내내 열심히 일해 봐야 많이 벌면 연봉 약 3-4,000만 원 정도 밖에 벌지 못합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장사를 해서 일 년에 3-4,000만원 벌려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빨리 돈을 벌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일하지 않고 돈을 많이 빨리 버는 방법을 택합니다. 주식에 투자해서 돈을 벌려고 하기도 하고,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은 정상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아파트를 사고파는 것은 신앙인들이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아파트를 사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나 어떤 아파트를 사서 몇 년 만 지나면 몇 천 만원, 몇 억씩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아파트를 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빠른 길을 선택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습니다. 마태복음 4장에 마귀가 예수님을 시험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마귀의 세 번째 시험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마귀가 예수님 높은 산꼭대기로 데리고 가서는 넓게 펼쳐진 예루살렘의 화려한 도시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게 엎드려 절하기만 해라. 그러면 네가 보는 이 모든 것을 다 주겠다.”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십시다. 서울 남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서울 시내를 보여주면서 “내게 큰 절을 한 번만 하면 네가 보는 이 모든 것을 주겠다.” 그러면 말한다면 여러분은 절하시겠습니까? 안하시겠습니까? 아마 절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서울 시내를 다 주는 것이 아니라 강남에 있는 아파트 하나만 준다고 해도 넙쭉넙쭉 절을 할 것입니다. 강남에 있는 아파트 한 채면 보통 10억이 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습니까? 예수님께서는 그런 마귀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셨습니다. 절 한 번하고 천하만국과 그 영광을 다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예수님께서는 그 기회를 포기하셨습니다. 그리고 다른 길을 택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택하신 다른 길이 어떤 길입니까? 십자가의 길입니다. 고통의 길입니다. 죽음의 길입니다. 아무도 가고 싶지 않는 길을 예수님께서는 선택하셨습니다. 왜 예수님은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셨습니까? 그 길이 바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가셔야 할 길은 쉽게 얻는 빠른 길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가는 바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셔서 죽으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승천하시기 바로 전에 제자들을 불러모아 놓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마 28:18)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에야 하나님께서 예수님께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주신 것입니다. 마태복음 4장에서 마귀는 자신에게 절하면 땅의 영광과 권세를 주겠다고 했지만, 그것을 거부하고 십자가의 길을 선택하신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얻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영광과 권세를 얻기 위해서 주님은 3년이나 기다리셔야 했습니다. 그리고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가셔야 했습니다. 3년이나 기다린 후에, 그것도 고통과 십자가의 험난한 길을 통과한 후에야 그런 영광과 권세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게 하나님께서 원하셨던 길이었습니다.

여러분, 때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예수님의 길을 요구하십니다. 빨리 출세하고, 빨리 돈을 벌고, 빨리 명예와 영광을 얻는 길을 버리고, 조금 더디더라도 마땅히 우리가 가야할 길을 묵묵히 순종함으로 가고나면 하나님께서는 예수님께서 주셨던 그 영광과 권세를 우리에게도 주십니다.
그러기에 우리 신앙인들은 빨리 가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면서 묵묵히 십자가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남편이 하루라도 빨리 하나님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지만, 때로는 하나님께서 오래 기도하게 하십니다.
·내 사업이 잘 되어서 교회에 헌금도 많이 하고, 좋은 일에 많이 쓰고 싶은데, 영 사업이 풀리지 않아서 고생만 하게 하시기도 합니다.
·어려운 문제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힘든데, 그 문제를 빨리 해결해 주시지 않기도 합니다.
·건강하면 주를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더 열심히 봉사할 수 있을텐데 건강이 빨리 회복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든 게 빨리 해결되고, 빨리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우리의 바램처럼 그렇게 빨리 되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힘들고 가슴 답답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걸 생각하셔야 합니다. 빨리 되는 게 언제나 좋은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정상적으로 자라야지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자라면 그건 비정상입니다. 아이가 빨리 자라면 ‘성장 과다’이거나 ‘조로증’에 걸린 것입니다. 병입니다. 빨리 자라면 빨리 죽습니다. 모든 게 정상적인게 최고로 좋습니다.
그리고 늦게 이루어지는 게 귀한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100세에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그 아들이 얼마나 귀하겠습니까? ‘주시겠다 주시겠다’ 하시면서 25년이나 기다리게 하시더니 100살이 되어서야 이삭을 주셨습니다. 100세에 주신 그 이삭이 얼마나 귀한 아이입니까? 우리 교회 어떤 집사님도 결혼한 지 12년 만에 딸 하나를 낳았습니다. 그 딸은 다른 그 어떤 아이보다 귀하고 사랑스럽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14일이면 갈 수 있는 길로 인도하지 않으시고 40년이나 걸린 험한 광야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14일에 갈 수 있는 길은 길이 잘 닦여져 있는 길입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고속도로와 같은 길입니다. 그러나 그 좋은 길을 택하지 않으시고, 낮에는 뜨거운 태양열 때문에 고생해야 하고 밤이면 혹독한 추위 때문에 고생해야 하는 사막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러나 비록 돌아가는 길이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따라 가니까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엄청난 은혜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14일이면 갈 수 있는 블레셋 사람의 길로 갔다면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기적같은 역사를 경험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돌아서 갔기 때문에 자기들 눈 앞에서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이게 아무나 볼 수 있는 광경입니까? 그런 기적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광야 길로 갔기 때문에, 반석에서 물이 나오는 것도 체험했습니다.
·광야 길로 갔기 때문에, 가지고 있던 무기가 없더라도 아말렉과 싸워서 이기는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광야 길로 갔기 때문에,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율법을 받았고,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언약백성이 될 수 있었습니다.
·광야 길로 갔기 때문에, 오늘 본문 21-22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낮에는 구름 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함을 받는 축복을 누렸습니다.
·광야 길로 돌아갔기 때문에, 40년 동안 하늘의 음식인 만나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광야 길로 갔기 때문에, 40년 동안 광야생활을 하면서 옷 한번 갈아입지 않았어도 옷이 헤어지지 않았고, 신발도 닳지 않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광야 길로 가지 않았더라면 그 모든 은혜와 축복을 누릴 수 없었습니다. 비록 멀고도 험한 길이긴 했지만,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그 길을 따라갔기 때문에 그런 축복을 받게 된 것입니다.
멀고도 험한 길을 갈 때에 우리는 더 많은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한 사람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한 결 같이 험난한 길을 살아왔습니다. 험난한 길 - 십자가의 길을 살아왔기 때문에 더욱 풍성한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평안한 길에는 은혜가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 힘들고 어려움을 겪지 않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힘든 삶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내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낙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바로 그 때가 더욱 큰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길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더욱 큰 은혜를 베푸시기 위해서 인도하시는 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이, 비록 그 길이 멀고 험하다 하더라도 오직 믿고 순종하며 따라가야 합니다. 순종하고 따라가기만 하면 승리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비록 그 길이 빨리 부자가 되는 길이 아닐지라도, 빨리 성공하거나 출세하는 길이 아닐지라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그 길을 묵묵히 순종하고 따라가면 하나님께서 언젠가 반드시 우리에게 하늘의 영광을 안겨 주십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우리의 품에 안겨질 때 하늘의 기쁨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그 기쁨이란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하늘의 기쁨입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이 때로는 우리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지만, 그 길을 순종하고 따라가면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과 같이 이렇게 고백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람이 자기 아들을 안음같이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의 행로 중에 너희를 안으사 이곳까지 이르게 하셨느니라.”(신 1:31) 광야를 거쳐오는 동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품에 안고 오셨다는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마치 엄마가 자기 아이를 품에 꼭 안아주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렇게 안아 주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꼭 안아주시는 것을 체험하고 싶으시다면, 하나님 품에서 누리는 평안과 안식과 기쁨을 얻기를 원하신다면 빠른 길로 가려하지 말고 멀고 험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따라 가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가고 있는 길은 어떤 길입니까? 또 앞으로 어떤 길로 인도함을 받고 싶으십니까?
쉽고 빠른 길만을 고집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라면 멀고 험한 길이라도 그 길을 따라 가시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길은 빠른 길이 아닙니다. 바른 길입니다. 만사형통한 그런 길만 축복의 길이 아닙니다. 때론 잘 뚤린 고속도로와 같은 길이 우리를 멸망으로 인도하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그코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마 7:13-14) 여러분, 신앙인의 길은 고속도로가 아닙니다. 예수를 따라 사는 길은 좁고 협착한 길입니다. 광야로 인도함 받는 길이기도 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고생하며 가야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길만이 생명의 길이고, 그 길만이 축복의 길입니다. 그 길을 따라갈 때만이 풍성한 은혜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그 길을 따라가면, 그 모든 길에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해 주십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가야만 목적지까지 가장 안전하게 갈 수 있습니다.

세상이 보여주는 쾌락의 길, 쉽고 빨리 얻으라고 유혹하는 길은 우리를 멸망으로 인도합니다.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는 길은 비록 빨라 보일지라도 결코 승리의 길이 아닙니다. 비록 그 길이 가까울지라도, 그 길은 가나안으로 가는 길이 아닙니다.
우리의 길은 십자가의 길이여야 합니다. 우리의 길은 믿음의 길이여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따라가야 할 길은 오직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그 길뿐입니다.

<2007년 3월 18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