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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10-16 19:34

데마, 마가, 누가 그리고 나 (10월 16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데마, 마가, 누가 그리고 나
본문 - 디모데후서 4:9-11

미국의 제 39대 대통령인 지미 카터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인질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유부단한 모습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결단력이 부족한 대통령으로 인식되었고,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잡는데도 실패했습니다. 당시 언론은 카터 대통령을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혹평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카터는 재선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카터는 현직에 있을 때보다도 퇴임한 후에 더욱 빛난 생을 살았던 대표적인 사람입니다. 퇴임 후에 부인과 함께 ‘카터재단’을 설립하고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분쟁을 해결하고 인권운동과 봉사활동을 앞장서 해 왔습니다. 그 결과 2002년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80이 넘은 지금도 카터 전 대통령은 집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운동)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9년 카터 전 대통령은 “나이 드는 것의 미덕”이라는 자서전적인 책을 써냈습니다. 그는 그 책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생이란 점점 확대되는 것이지 축소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정말 그 말처럼 살았습니다. 지난 1981년 57세의 나이에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 그는 주민이 700명에 불과한 조지아 주에 있는 자기 고향의 자그마한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그 때 카터 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신이 전에 지었던 땅콩 농장과 그 농장에 진 빚 100만 달러뿐이었다고 합니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이런 작은 시골 마을에서, 그것도 빚밖에 남지 않는 농장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는 안았습니다. 그의 회고처럼 그 때 참으로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그 농장에서 생활한 지 한 10년 쯤 지난 후 거의 7순을 맞을 무렵 그는“나이 든 마흔이 되기보다는 젊은 일흔이 훨씬 낫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 나이 들어가면서 받게 될 축복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봉사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지금도 80이 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집이 없어 고생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무료로 집을 지어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책 제목처럼 참 인생을 멋지게 사는 사람입니다.

사람들 가운데는 카터 전 대통령처럼 갈수록 멋있는 인생을 사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보면, 다섯 명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데마와 마가와 누가를 관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세 사람은 똑같이 사도 바울과 함께 복음 사역을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빌레몬서 1:24절에 보면 사도 바울은 데마, 마가, 누가 이 세 사람을 가리켜서 “나의 동역자들이다”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그들을 자신의 동역자라고 부른 이유는, 그들이 바울과 함께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다가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고난도 같이 경험하고,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바울 곁을 떠나지 않고 주님을 위해 일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복음을 위해서 열심 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각각 다른 모습으로 그들의 생애를 만들어 갔습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가 생각해 볼 이 세 사람의 모습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부으심을 받은 사람들을 대표적으로 구분하는 유형이 될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평생을 믿음 안에 살아가면서 우리가 겪게 되는 우리 자신의 각각 다른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데마라는 사람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데마는 한 마디로 말해서 퇴보하는 사람의 모델입니다. 어쩌면 우리 시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 유형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자주 우리 안에서 경험되어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할 것입니다.

처음에 바울은 데마를 자신의 동역자로 불렀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부르는 호칭도 달라졌습니다. 골로새서 4:14절에 보면 ‘나의 동역자 데마’ 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데마’ 그렇게 부릅니다. 여러분, ‘나의 동역자 데마’ 그렇게 부른 것과 그냥 ‘데마’ 그렇게 부른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어쩌면 동역자였던 데마를 바라보는 사도 바울이 여러 가지 모습에서 데마에게 실망을 했던 모양입니다. 물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성경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무튼 데마에게 실망했던 바울은 결국 오늘 우리가 읽은 디모데후서 4:10절에서는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가버렸다.” 그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갔다’는 말은 점잖은 표현입니다.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바꾼다면, ‘데마는 배신자다’ 그런 말입니다. ‘나를 배신했고, 나를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배신한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나를 버렸다’는 것은 사도 바울에게 배신자라는 것이고, ‘이 세상을 사랑하여 떠나갔다'는 것은 그리스도를 배신했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위해서, 그리고 그리스도를 위해서 목숨을 바칠 정도로 - 사도 바울과 함께 온갖 고난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 했던 사람이 그만 타락해서 세상으로 가버렸습니다. 예수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으면서도 그 다짐을 지키지 못하고 옛생활로, 그리스도를 알지 못했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이런 사람이 참 많이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도 보면 예전에는 주님을 위해서, 또 교회를 위해서 아주 열심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주님을 등지고, 교회를 등지고 세상으로 들어가서 세상 사람과 조금도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옛사람으로 돌아가 버린 것입니다. 그 사람들은 퇴보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릅니다. ‘빨리 믿음을 회복해야 할텐데.’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현재 교회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만 데마와 같은 유형의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예전에는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그 신앙의 열심이 사라져갈 때에도 우리는 조심해야 합니다. 신앙의 열심과 구원의 감격이 점차 사라져 가면 언젠가 우리도 신앙에 낙오자가 될 수 있고, 퇴보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마귀는 우리의 신앙을 단번에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구멍을 냅니다. 그 작은 구멍을 통해서 신앙이 조금씩 새 나갑니다. 내게서 신앙과 열심과 감격이 사라져가고 있는 줄도 모르게 그렇게 신앙을 빼앗아갑니다. 그럴 때에 우리가 다시 한번 신앙의 열심을 회복하지 않으면 아주 큰 곤경에 빠지고 맙니다. 데마와 같이 세상을 사랑하여 주님 곁을 떠나가는 자리까지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데마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신앙이 약해진다고 생각될 때에나 열심이 사라질려고 할 때에, 빨리 우리 자신을 추수려야 합니다. 빨리 우리 안에 신앙의 열정과 구원의 감격을 회복해야 합니다.
여러분, 데마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혹 내 신앙에 열심이 사라져가고 믿음이 약해져간다고 생각이 들 때에는 빨리 정상궤도를 되찾아서 열심을 회복하고 굳센 믿음으로 살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는 마가라는 사람입니다. 마가를 성경에서는 ‘마가 요한’ 또는 그냥 ‘요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마가는 데마와 정 반대의 삶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데마가 퇴보하는 신앙의 모델이라면, 마가는 신앙이 향상하는 사람의 모델입니다.
물론 마가도 처음에는 열심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이 제1차 전도여행을 떠날 때에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전도여행을 떠났던 사람입니다. 사도행전 13장에 보면, 안디옥 교회에서 초대 선교사로 바울과 바나바를 파송했습니다. 그 때 바울과 바나바 일행과 함께 전도여행을 떠났던 사람이 마가였습니다. 마가는 바나바의 조카입니다. 그는 바울과 삼촌인 바나바를 따라서 선교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마가는 처음부터 신앙이 깊어서 선교여행에 동참했던 사람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바울과 바나바와 함께 선교여행을 떠났지만, 그 선교여행이라는 것이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지난 여름에 우리 교회에서 태국 팡아로 16명이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무더위 가운데 많이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2000년 전의 선교여행은 오늘날의 선교여행과는 비교도 할 수없을 만큼 힘든 것이었습니다. 오늘날처럼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걸어가야 했고, 먼 길을 갈 때에는 몇 달씩 배를 타고 가야 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선교여행을 신앙이 깊지 않았던 마가가 따라간다는 것은 너무 버거운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마가는 선교여행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행 13:13)

그러나 마가에게는 신앙 좋은 어머니와 삼촌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마가에게 실망하지 않고 기도하며 마가를 훌륭한 믿음의 사람으로 키워냈습니다. 훌륭한 믿음을 가졌던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와 삼촌 바나바의 애정 어린 훈련을 통해서 마가는 다시 믿음의 용기를 되찾고, 복음사역자가 됩니다.
마가 곁에서 마가를 신앙적으로 훈련시킨 바나바가 나중에 바울과 함께 제 2차 전도여행을 떠나게 되었을 때 ‘다시 한번 마가를 믿고, 마가를 데리고 가자’고 바울에게 제안합니다.(행 15:36-41) 바울은 ‘한 번 배신하고 떠나 간 사람을 믿을 수 없다’고 거부합니다. 여러분, 한번 신임을 잃어버린 사람이 다시 신임을 되찾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모릅니다. 신임을 잃어버리는 것은 한 순간일지라도,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데에는 굉장히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바울과 같이 훌륭한 사람도 마가에 대해서 신임할 수 없다는 생각을 쉽게 고치지 못했습니다. 마가는 바울에게 잃어버린 신임을 회복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모릅니다.

결국 마가를 데리고 가는 그 일로 해서 바울과 바나바 사이에 의견충돌이 일어났습니다. 바나바는 ‘마가가 다른 사람이 되었으니까 한번 믿어보자’ 그랬고, 바울은 ‘한번 배신한 사람은 또 언제 배신할지 모르니 중요한 전도 여행에 그런 사람을 데려갈 수 없다’는 생각을 고집했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제2차 전도여행은 바울은 실라를 데리고 떠나갔고,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다른 길로 전도여행을 떠나갔습니다. 그리고 바나바는 전도여행 중에도 마가를 신앙적으로 잘 훈련을 시켰습니다. 어머니의 기도와 삼촌 바나바의 도움으로 마가는 힘든 훈련을 잘 견뎌냈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성숙한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이 디모데에게 편지를 쓰면서 오늘 본문에 보면 “너는 내게로 속히 오라. 네가 오면서 마가를 데려 오라. 마가는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마가를 믿지 못하던 사도 바울도 이제는 마가를 신뢰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나의 일(복음)에 유익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나에게 너무너무 필요한 사람이니까 그를 데리고 오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바울의 좋은 동역자일 뿐만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그친 것이 아니라 마가는 나중에 예수님의 행적을 기록한 마가복음을 쓴 큰 업적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때로 아이들을 보면서 ‘저 아이는 왜 이렇게 말썽쟁이야’ 그렇게 염려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면 그 아이가 참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제가 가르쳤던 아이 중에 그 아이가 중학교 1학년 때 저와 처음으로 만났던 아이가 있습니다. 그 때 제가 중등부 교육전도사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그 아이만 오면 중등부 예배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말썽꾸러기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얼마나 아름답게 자랐는지 모릅니다. 지금은 주일학교 교사로 또 찬양단 단원으로 아주 열심히 봉사하고 있습니다.
한 아이는 주일학교 때부터 아예 내놓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목사님께서 축도를 하시려고 두 손을 올리시면 강대 옆에 있는 기둥을 타고 올라가서 축도하는 목사님 손을 잡고 악수를 할 정도로 개구쟁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지금은 집사가 되고 교회 모든 일에 열심 하는 일꾼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한때 말썽장이였다고 평생 말썽장이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기대했던 것만큼 자라주지 않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인내를 가지고 따뜻한 사랑으로 품어주면 참 아름다운 일꾼으로 성장해 갑니다.
한 때는 신앙의 주변인이 되어서 교회 주변만 맴돌고 언제쯤 열심 하려나 걱정을 했는데, 어느 순간엔가 큰 일꾼이 되어 있는 경우도 봅니다. 주변에서 관심을 갖고 기도하면서, 실망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따뜻하게 품어주면 용기를 갖고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마가가 다시금 신앙을 회복하고 훌륭한 전도자로 거듭나기까지는 어머니의 끊임없는 기도가 있었고, 삼촌이었던 바나바가 실망하지 않고 인내를 가지고 마가를 훈련시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러분, 우리 자신이 신앙적으로 약해지고 우리에게 주어진 신앙적인 일들을 감당하기 힘들게 되었을 때에는, 우리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으로 다시 한번 용기를 갖고 신앙을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도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주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기도의 손길들이 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마가에게 어머니의 기도가 있었듯이, 또 삼촌인 바나바의 따뜻한 격려가 있었듯이 우리에게도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들을 보내주십니다.

세 번째로 누가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누가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초지일관 신앙의 아름다움을 소유한 사람의 모델입니다. 누가의 신앙은 처음과 나중에 한결 같았습니다. 초지일관 흔들림이 없는 신앙, 그것이 훌륭한 신앙인의 참된 모습입니다. 마가와 같이 성숙해 가는 신앙을 가진 사람은 결국 누가와 같이 한결같이,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신앙, 감정의 파도를 뛰어넘어 초지일관 신앙의 절개를 지킬 줄 아는 신앙, 어떤 환경에서도 변질되지 않는 굳건한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믿음이 날마다 자라는 신앙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하나님 앞에 한결같은 믿음의 순수함을 간직하며 사는 믿음도 아름답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 보면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갔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갔다.” 그렇게 말하면서, “오직 누가만 나와 함께 있다.” 그렇게 말씀합니다. 모두들 힘들고 어려워서 다 바울 곁을 떠나갔는데 오직 누가만은 여전히 바울 곁에서 바울을 도와주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사실 바울과 함께 다닌다고 하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닙니다. 미래가 보장된 것도 아닙니다. 끊임없이 여행을 다녀야 했고, 그 여행 중에 때로는 죽을 고비도 넘겨야 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백한 것처럼 밥을 먹지 못하고 굶주리는 때도 많았습니다. 죽음의 위협을 수없이 겪어야 했고, 숱한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기에 사도 바울 곁을 떠난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누가는 그 모든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결코 바울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이 전도 여행을 하기 위해서 아시아로 가면 어김없이 누가도 아시아로 따라 갔고, 예루살렘으로 가면 예루살렘으로 따라 갔습니다. 가이사랴 감옥에 갇혔을 때에도 누가는 바울 곁에서 말없이 바울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로마 감옥에 갇혔을 때에도 나이 많아 쇠약해진 바울을 곁에서 지켜주고 바울의 건강을 보살펴 주었습니다. 누가는 바울의 주치의 역할을 했고, 나중에는 바울을 대신해서 편지를 써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누가복음을 쓰고, 바울의 전도 여행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을 가지고 사도행전을 쓰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은 누가와 같이 언제나 한결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십니다. 그러나 사실 이렇게 흔들림 없는 신앙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것이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런 믿음이 값지고 아름다운 것일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도 때로 우리의 감정에 따라서 변화되기 쉽습니다. 기분이 좋을 때에는 열심히 하다가도 기분이 좀 좋지 않으면 신앙에도 열심을 내지 않습니다. 건강할 때에는 열심히 봉사하다가도 건강이 약해지면 우리 마음과 믿음까지 약해져서 봉사하는 것을 쉽게 그만 두고 맙니다. 생활이 넉넉할 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가도 생활에 여유가 없고 힘들어지면 감사하는 마음을 상실하고, 짜증을 내고 봉사하는 것에도 게을러지기 쉽습니다.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누군가가 좀 싫은 소리를 하면 ‘그만 두면 되지 뭐’ 그러면서 열심히 하려던 결심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어렵고 힘들게 살 때에는 열심히 하다가도 모든 여건이 좋아지면 신앙에 게으름을 피우기도 합니다. 더 감사하고 더 즐겁게 봉사해야 되는데 오히려 더 나태하고 더 태만할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 혹 우리가 그런 사람이 아닙니까? 우리는 신앙생활에나 가정생활에나, 그리고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어떤 어려움이나 힘든 상황이 닥친다 하더라도, 그리고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우리가 오로지 한 마음으로, 같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신앙생활하기를 원하십니다.

누가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여러분, 누가와 같이 시종여일 한결같은 믿음으로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시기 바랍니다. 인생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늘 처음과 끝이 같이 - 처음 시작할 때의 기쁨과 감격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일을 하는 것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런 모습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만 살아간다면 우리는 우리 인생을 값지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데마와 마가와 누가 가운데 누구를 더 많이 닮고 있습니까? 데마의 전철을 밟는 분이 하나도 없기를 바랍니다. 마가와 같이 한 때는 약했던 우리의 신앙이라 하더라도 - 지금도 우리의 신앙이 약하고 부족하다 하더라도 지금부터라도 다시금 믿음의 용기를 가지고 열심을 품어 성숙해지고 자라나는 신앙을 가지고 사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신앙보다 더 성숙한 신앙을 가지시고, 지금까지 누렸던 복보다 더 풍성한 복을 누리시는 앞으로의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누가와 같이 - 신앙생활을 하든지 아니면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한결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더 큰 복을 주실 것입니다. 사람들도 그렇게 한결같은 사람을 더 신용하고 그런 사람을 더 존경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남은 생애가 마가와 누가와 같이, 성숙되어지는 신앙,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사는 삶이 되셔서 하나님께 큰 은혜를 받는 복된 생애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2005년 10월 16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