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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10-30 21:49

바른 신앙을 회복합시다.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바른 신앙을 회복합시다
본문 - 역대하 30:23-27

지금으로부터 488년 전인 1517년 10월 31일은 우리 기독교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M. 루터가 비텐베르그 대학 게시판으로 사용되던 문짝에 로마 천주교의 비진리에 대항하는 95개 조항을 게시함으로써 종교개혁을 시작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세속화되어버린 중세의 로마 천주교에 항거하면서 종교개혁을 부르짖는 목소리와 운동은 그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 가운데 하나가 1415년 면죄부 판매를 반대하다가 콘스탄츠 회의에서 화형이 결정되어 결국 화형(火刑)당했던 보헤미야의 신학자인 요하네스 후스(Johanness Huss)입니다. 그는 장작더미 위에서 불에 타 죽어가면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당신들은 지금 작은 새 한 마리를 죽이고 있다. 그러나 100년 후에는 한 마리의 큰 황새가 나타날 것이고 그때는 여러분이 그 황새를 죽일 수 없을 것이다.” 그의 예언대로 정말로 100년 후에 로마 천주교가 막지 못하고 죽일 수도 없었던 루터의 종교개혁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종교개혁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왜곡되고 잘못된 신앙을 바로 잡기 위해서 죽음을 무릅쓰고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이 과연 어떤 신앙을 지키려고 했는지를 살펴보면서, 오늘 우리 신앙이 바르게 자리매김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당시 로마 천주교는 1,000년 이상을 권력의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엄청나게 잘못된 길로 가고 있었음에도 자신들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는 영적인 나병환자와 같았습니다. 나병이 무서운 것은 감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코가 썩어서 떨어져나가도 아픈 줄 모릅니다. 손을 뜨거운 물에 넣어도 뜨거운 줄을 모르는 게 나병입니다. 모든 감각을 잃어버린 병이 나병이기에 나병이 무서운 것입니다.
종교개혁 당시까지 교회가 그랬습니다. 면죄부를 팔면서도 그게 잘못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으리으리한 베드로 대성당을 짓기 위해서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비까지 털어내려고 면죄부를 판매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수많은 성직자들과 수도사들은 그게 왜 잘못되었는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때 과감하게 ‘그건 아니라’고 외치고 나온 사람이 바로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M. Luther)였습니다. 루터의 그런 외침은 1,000년 이상을 흘러온 거대한 암흑의 물결에 비하면 개미소리처럼 작을 수도 있었지만, 이미 타락할 대로 타락한 그 시대 교회의 부패를 도려내고, 영적 암흑의 물결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루터가 그렇게 거대한 교회의 세력에 대항하여 개혁을 요구했던 것은 로마 교황청과 교회들이 지금까지 감추고 발견하지 못했던 중요한 진리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발견한 루터는 지금까지 교회의 권위에 의해서 억압되어 있던 신앙적인 양심에 자극을 받게 되었고, 진리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서라도 진리를 밝혀내기를 거부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루터가 발견한 중요한 진리는 어느 시대고 우리 신앙인들이 늘 깨달아야 할 진리이고, 세상 속에서 교회의 권위를 잃고 있는 오늘의 우리 시대에 교회와 우리 신앙인들이 되찾아 용기를 얻어야 할 진리들이기도 합니다.

루터로 하여금 종교개혁을 일으키도록 신앙적인 양심에 용기를 준 - 루터가 깨달은 중요한 진리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세 가지 신앙의 재발견’이라고 이름 붙을 수 있습니다.

루터가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하나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 재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세에는 교회의 최고 권위가 하나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교황에게 있었고 교회에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은 언제나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 계시는 분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은 근엄한 얼굴을 하고, 교황이나 교회의 권위에 복종하지 않는 사람에게 심판의 채찍을 내리칠 준비를 하고 계신 분과 같았습니다. 그러기에 교인들에게 하나님은 무서운 분, 언제 심판을 채찍을 내리치실지 모르는 심판주로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교회는 하나님의 그러한 심판을 악용해서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고, 교회나 교권의 욕구를 마음껏 챙길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루터가 발견한 하나님은 심판의 하나님보다는 은총을 베풀고 사랑을 베푸시기를 좋아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은 크고 넓은 가슴으로 우리를 품으시고, 우리를 사랑하셔서 독생자까지 주셨고, 누구든지 그 독생자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베푸시는 그런 사랑의 하나님이었습니다. 하나님의 그 은총과 사랑을 덧입지 않는다면 우리는 단 1초도 살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으로 우리가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고, 그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우리의 생명을 부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교회에서 사라지면 교회는 아무런 능력도 없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루터는 교회 정문에 내건 95개 반박문 가운데 62조항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교회의 진정한 보화는 하나님의 영광과 은총이다.”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사는 사람들인데, 교회가 지금까지 그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보화를 버렸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보화는 버리고 오히려 교회의 권위와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교인들을 압제하고 면죄부를 팔아먹으면서 교권의 힘만 길러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루터는 과감하게 “교회의 진정한 보화는 하나님의 영광과 은총”이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성 프랜시스의 이야기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 프랜시스가 어느 추운 날 길을 가고 있었는데, 길에서 거지 하나가 구걸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병에 걸린 불쌍한 거지였습니다. 그를 본 순간 프랜시스의 마음속에 연민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거지에게 다가가서 “무엇이 필요하나요,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거지는 옷이 필요하니 옷을 달라고 하였습니다. 프랜시스는 자기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거지에게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 거지는 ‘고맙다’는 말은 하지 않고, 이번에는 프랜시스가 입고 있던 속옷까지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프랜시스는 잠시 망설였습니다. 추운 날씨에 속옷까지 주고 나면 자신이 얼어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프랜시스는 거지에게 자기의 속옷까지 다 주어버렸습니다.
그런데도 거지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프랜시스에게 ‘자기를 안아 달라.’고 말합니다. 프랜시스는 또 망설였습니다. 왜냐하면 그 거지는 단순한 거지가 아니라 나병에 걸린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나병에 걸린 사람을 안아주었다가는 자기에게 나병에 전염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망설여졌습니다. 그래서 한참 동안이나 망설이던 프랜시스는 용기를 내어서 거지를 덥석 안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속옷까지 다 벗어주고 맨몸으로 거지를 안아주는데, 거지의 품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거지를 안아준 것이 아니라 거지가 자신을 안아주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때 프랜시스의 귀에 이런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프랜시스야, 이제야 네가 나를 사랑하는 줄 알았다.” 그 거지는 다름 아닌 주님이셨던 것입니다.

여러분, 이 프랜시스와 거지의 이야기가 우리와 주님의 이야기 아닙니까?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셨습니다. 죄악으로 더럽고 추해진 우리를 덥석 끌어안고 사랑한다는 말을 조용히 속삭이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 따뜻한 사랑의 품으로 우리를 안아주시고 우리를 위해서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시는 이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신앙생활한다면 얼마나 불쌍합니까?

중세교회의 잘못된 교권 아래서 살던 수많은 신앙인들은 그 따뜻한 하나님의 사랑을 느껴보지도 못한 채 불행하고 불쌍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교회에서 주는 위로를 받기 위해서 교회가 권위를 내세워 하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신앙생활을 하게 되면 우리의 심령이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혹 우리 가운데 영적인 공허함으로 마음이 허전하고 영혼에 허탈함을 느끼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다시 한번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깊이 체험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길만이 우리가 영적인 공허감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른 신앙을 회복하는 첫걸음입니다.

두 번째로 루터가 발견한 중요한 진리는 성서가 우리 신앙생활의 중심이고 기초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성서의 재발견’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의 신앙에서 성경이 무시되고 경시되면 신앙의 근본이 제대로 설 수 없습니다. 성경 없는 신앙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성경이 신앙의 중심이고 뼈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장로교에서 중요하게 고백하는 12개의 신조 가운데 첫 번째가 “신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니 신앙과 행위에 대하여 정확무오한 유일한 법칙”이라는 고백입니다. 만일 성경에 기초하지 않는 신앙을 가지게 되면 두 가지 잘못된 결과에 봉착하게 됩니다. 첫 번째는 인본주의이고, 두 번째는 신비주의입니다.

성경이 근간이 되지 않는 신앙은 인본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인본주의라는 것은 모든 것을 사람의 생각으로 판단하고, 인간의 정신과 이성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루터가 종교개혁을 하겠다고 로마 교황청에 맞서니까 사람들이 루터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은 어디에 기준을 두고 교황청과 교회의 권위에 반대되는 말을 하는거요?” 그 때 루터는 분명히 대답했습니다. “성경이 그렇게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것보다 교회의 교리나 권위가 앞서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당시 교회는 자기들이 만든 교리나 교회의 권위를 앞세워서 성경을 무시하고 인간의 마음대로 교회를 움직였고, 신앙을 다뤄왔습니다.
그래서 로마 천주교에 반대하고 개혁을 외친 개혁교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세 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 중심이고, 두 번째는 말씀 중심이고, 세 번째는 교회 중심입니다. 가장 먼저 하나님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 다음이 말씀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그 다음입니다. 교회가 하나님이나 말씀보다 위에 서 있거나 말씀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개혁교회에서 주장하는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 교회 중심이라는 것은 ‘바른 신앙을 회복하자’는 운동이었습니다. 말씀이 떠난 교회는 교회가 중심이 되고 인간이 중심이 되어서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인간이 움직이는 교회로 전락하고 맙니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교회, 인간이 주인이 되어서 마음대로 움직이는 교회는 하나님의 교회가 아닙니다. 그래서 루터는 ‘성서로 돌아가자’고 외쳤습니다. 자신이 발견한 진리들의 모든 기초도 성경 안에서 발견한 것들이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말씀 안에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말씀 안에서 은혜를 체험하지 못하면 우리의 신앙은 언제든지 잘못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말씀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면 빠지는 또 하나의 중요한 함정은 신비주의라는 것입니다. 물론 성경에서나 신앙생활에서 신비로움이 없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성경에 근거하지 않는 신비주의는 위험한 것입니다. 잘못된 신비주의는 인간의 감정에 따라 신앙생활하도록 유혹합니다. 말씀이 없이 하나님과 직접 대화하고 직접 계시를 받는다거나, 기도만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열쇠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것입니다. 그게 잘못되면 신비주의로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말씀을 듣는 것보다 혼자 기도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면 그건 잘못된 신앙입니다. 그런게 신비주의에 빠진 모습이다. 그런 잘못된 신앙 때문에 수많은 이단들이 태어났고, 우리 기독교 역사를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앙이 너무 지식이나 윤리적으로만 이해하려고 하는 이성주의나 인본주의로 빠지는 것도 위험하고, 너무 감정적으로 흘러서 감각과 느낌으로만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는 신비주의에 빠지는 것도 아주 위험합니다. 둘 다 신앙의 객관성을 잃고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에 이끌려 사는 ‘주관적인 신앙’으로 변질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말씀을 먹고, 말씀 속에서 은혜를 체험하고, 말씀 속에서 우리에게 주신 음성을 듣고,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 문제가 풀어지는 경험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우리의 신앙이 바르게 자라갈 수 있습니다. 말씀을 먹고 말씀 속에서 자라가야 우리가 올바르게 신앙생활을 계속해 갈 수 있습니다. 말씀이 있는 곳에 변화가 일어나고, 말씀이 있는 곳에 개혁이 있고, 말씀이 있는 곳에 조용한 내적인 혁명이 일어납니다.
지난 2,000년의 기독교 역사에서 복음은 말씀 통해서 전파되었습니다. 말씀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말씀 속에서 성숙한 신앙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바라기는 우리 모두 말씀 위에 굳게 서서 말씀을 먹고 바른 신앙 안에서 성숙한 신앙으로 자라 가는 신앙인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로 루터가 발견한 중요한 진리는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게 될 수 있고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음의 재발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중세 시대에 교회가 권위주의에 빠지고 하나님 대신에 물질적인 세속주의에 빠지게 되었을 때 결국 생명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생명력이 상실된 곳에는 형식만 앙상하게 남게 됩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물질이 풍요로운 사회는 신앙생활에 유익이 되지 못합니다. 때로는 개인적인 신앙도 그렇습니다. 가난했을 때에는 순수하고 뜨거운 신앙을 가졌던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넉넉해지고 풍요로워지면 신앙에 열심도 사라지고, 열정도 식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중세의 교회는 교회가 가지는 막강한 권력 때문에 물질적으로 엄청난 부를 누렸습니다. 권력도 가지고 있지요, 물질적으로도 풍요를 누리고 있지요, 또 외적인 어떤 도전도 없기 때문에 그들의 신앙은 나태해지고 인본주의 신앙으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교회는 물질적인 더 풍요를 누리기 위해서 면죄부라는 것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성베드로 성당을 짓는데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 면죄부를 팔았는데, 사실 당시 교황청이 가지고 있는 재산만 가지고도 거대한 성 베드로 성당을 짓고도 남을 정도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웠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교인들에게 면죄부를 팔았습니다. 재산이 많은 사람들은 못할 짓을 다 하면서도 면죄부를 사기만 하면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으로 마음에 위안을 삼았습니다. 면죄부를 살 수 있는 돈만 있으면, 자신의 생활은 엉망으로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신앙이 바르다고 할 수 있습니까? 믿음이 없어도 면죄부만 사면 천국 가는 티켓은 준비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 믿음으로 천국 갈 자신이 없는 사람들이 모두 돈으로 면죄부를 샀던 것입니다.

그러나 루터는 그게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루터는 로마서를 연구하면서 성경에서는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로마서 3:23-24절에 보면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면죄부를 사야 구원을 받고 의롭다 하심을 얻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어” 구원을 받은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주고 면죄부를 산다 하더라도 결국 우리가 구원을 얻는 길은 믿음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루터는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는다고 선포했습니다.

루터가 갈라디아서 주석을 쓰면서 가장 많이 강조한 말도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주어진다” 하는 말이었습니다. 여러분, 이게 구원의 절대성입니다. 복음 이외의 것으로도, 믿음 이외의 것으로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로 비 복음적입니다. 비 성서적이요 비 신앙적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구원 얻는 길과 구원 얻은 백성으로 사는 길을 혼동해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원 얻은 백성들이 가져야 할 신앙적인 덕목을 구원 얻는 길이라고 착각했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지’ ‘주님을 위해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가 구원받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여러분, 분명히 아십시다. 구원은 절대적으로 믿음으로 얻는 것입니다. 구원은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서 무언가 해서 그 대가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얻게 됩니다. 성경을 요약해주는 핵심적인 구절인 요한복음 3:16절에서 뭐라고 말씀합니까?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을 믿기만 하면 우리는 멸망이 아닌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이 믿음만이 우리에게 구원을 줍니다. 이 믿음이 순수한 믿음이고 이 믿음이 올바른 믿음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 순수하고 올바른 믿음을 포기하고, 무언가 선한 행동을 통해서, 또는 어떤 덕을 쌓아서 구원을 받겠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중세 시대의 왜곡된 신앙으로 돌아가는 꼴이 되고 맙니다. 우리가 선한 행동, 신앙의 덕목을 쌓아 가는 것은 구원을 받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구원받은 감격으로 선을 행하고 착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앞뒤가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루터에 의해서 완결된 완결편이 아닙니다. 루터의 종교개혁도 칼빈이나 쯔빙글리와 같은 종교개혁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큰 개혁의 결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종교개혁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계속되어져야 합니다. 지금도 개혁은 교회 안에서, 그리고 모든 신앙인들의 마음속에서 계속되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개신교회를 개혁교회(reformed church)라고 합니다. 날마다 잘못된 것은 잘라내고 올바른 신앙을 향하여 끊임없이 개혁되어 가는 교회라는 뜻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보면 히스기야의 종교개혁을 통해서 잘못된 신앙, 나태하고 무감각한 신앙을 고치고 바른 신앙을 갖게 되자, 온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기쁨이 가득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큰 희락이 있었으니 이스라엘 왕 다윗의 아들 솔로몬 때로부터 이러한 희락이 예루살렘에 없었더라.” 그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늘 올바른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서 개혁해 가는 교회, 끊임없이 개혁되어 가는 신앙인들에게 올바른 신앙을 통해서 주어지는 기쁨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도 올바른 신앙을 회복하는 사람들에게는 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큰 희락, 큰 기쁨이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개혁교회의 전통 위에서 늘 바른 신앙을 회복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른 신앙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에 대해서 바르게 이해해야 합니다. 성경 말씀에 기초한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이 귀중한 진리를 깨달아 그 믿음 위에 우리의 믿음을 세워가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신앙신앙생활에 큰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바른 신앙을 회복하셔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믿음이 되시고, 우리의 마음과 삶에는 큰 기쁨과 희락이 있는 그런 아름다운 신앙생활을 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05년 10월 30일 주일낮예배 - 종교개혁기념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