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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1-14 14:21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1월 14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본문 - 사도행전 11:19-26

서울 삼일교회 전병욱 목사님의 책을 읽던 중 이런 이야기를 읽어보았습니다.
오래 전에 20대 초반에 결혼한 한 여성이 23살 때에 남편을 여의고 말았습니다. 그 때 그녀는 임신 중이었고, 유복자로 딸을 하나 낳았습니다. 청상과부가 된 여인은 시장에서 온갖 장사를 하며 딸의 뒷바라지를 다 했습니다. 그들의 환경이 결코 넉넉하거나 여유롭지 못해서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자라던 딸이 불평할 때도 많았지만, 어머니는 묵묵히 딸의 모든 투정을 받아주며 정성을 다해 딸을 키웠습니다.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 덕분에 그 딸은 대학까지 나오게 되었고, 유학까지 다녀와서 어느 대학의 교수로 임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딸도 결혼을 해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딸이 40이 넘은 어느 날 어머니를 보고 있던 딸의 마음에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만일 어머니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 어려운 가운데서도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시고 유학까지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어머니의 큰 사랑 때문이다.’ 그런 마음이 들자 딸이 어머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원하는 것이 있으면 뭐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다 사 드릴께요.” 어머니가 딸에게 뭘 원하겠습니까? 자식이 잘 되는 것만 보아도 마음이 기쁘고 행복할 텐데 말입니다. 그 어머니는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말하는데도 딸이 자꾸만 다그치니까, 어머니가 이런 소원을 말했습니다. “주일에 교회 가는 것이 쉽지 않구나. 나를 교회까지 태워다 줄 수 있겠니? 돌아올 때도 문제가 되니까 네가 나와 함께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함께 돌아왔으면 좋겠구나.”
딸이 대학교수가 되고 결혼하면서 생활이 좀 넉넉해지자 좋은 집을 마련해 이사를 했기 때문에 교회가 멀어졌던 것입니다. 그 딸은 고등학교 때까지는 교회를 잘 다녔는데, 공부한다는 핑계로 그동안 교회에 나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을 들은 딸이 ‘그것쯤은 별로 어렵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꺼이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했습니다. 딸이 교회에 나가자 교인들이 그 모녀를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권사님의 오랜 기도가 드디어 이루어졌다.”고 축하해 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교인들에게 ‘아무개 권사님의 딸이 훌륭한 대학교수가 되어 우리 교회에 나오셨다’고 환영한다고 말씀해 주었습니다. 그런 환영을 받고 보니 딸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휴게실에 가서 잠시 쉬고 있는데, 자기의 동년배 쯤 되는 여인들 몇 명이서 옆 테이블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듣고 싶지 않아도 너무 크게 떠드는 바람에 그들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그 내용은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딸의 마음에 “예수 믿는 것들도 별수 없군.”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쾌한 마음으로 자리를 떠나 다른 의자에 앉아 있는데, 교회 장로님이 그녀를 찾아와서는 자기 아들의 기부입학을 청탁하는 것입니다. 평소 대학입학만큼은 공정한 실력으로 가야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 참고 있는데, 옆 회의실에서 싸우는 소리가 밖에까지 들려왔습니다. 무슨 회의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심하게 싸우던지 회의하는 것인지 싸우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싸우면서 들려오는 말이 세상 사람들조차 잘 쓰지 않는 욕설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딸은 엄마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화난 얼굴로 엄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다시는 교회에 오지 마세요. 일요일이면 내가 소풍을 모시고 다닐 테니 다시는 교회 오지 맙시다.” 엄마가 “왜 그러냐?”고 묻자 딸이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이렇게 말해 줍니다. “나는 평생 교회를 다니면서 예수님만 봤는데, 너는 교회에 딱 하루 와서 참 많은 것을 보았구나.”

여러분, 여러분은 교회에 와서 누구를 보십니까? 여러분의 눈에 사람이 보입니까? 하나님이 보이십니까? 하나님을 보는 사람은 언제나 은혜 풍성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보이는 사람은 사람으로 인해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사람을 보지 않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바나바라는 사람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바나바는 참으로 훌륭한 초대교회의 일꾼이었습니다. 그 바나바가 예루살렘 교회의 파송을 받아 안디옥 교회에 와서 안디옥 교회를 섬기게 되었습니다.
안디옥 교회의 탄생은 스데반의 순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스데반이 순교를 당한 뒤 교회에 대한 유대인들의 핍박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예루살렘에 있던 교인들은 더 이상 그곳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어, 여러 곳으로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핍박을 피해 흩어진 성도들은 가는 곳마다 복음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그들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데, 유독 안디옥에서만은 달랐습니다. 당시 예수 믿는 사람들도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조차도 유대인들이 가졌던 이방인에 대한 왜곡된 생각(이방인은 절대로 구원받을 수 없다는 생각)을 쉽게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대인들에게만 복음을 전하는데, 오늘 본문 20절에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안디옥에서는 헬라인에게도 복음을 전하게 되었고, 헬라인 중에서도 복음을 듣고 예수 믿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이방인들 - 특히 헬라인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졌고, 헬라인들도 복음을 듣고 교회에 나온다는 소식을 들은 예루살렘 교회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안디옥 교회를 섬길 사람을 찾다가 바나바가 적임자라고 생각하고 바나바를 파송한 것입니다.

바나바가 안디옥 교회에 와서 가장 먼저 본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23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저(바나바)가 (안디옥 교회에) 이르러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기뻐하여 모든 사람에게 굳은 마음으로 주께 붙어 있으라 권하니.” 바나바가 안디옥 교회에 와서 가장 먼저 본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안디옥 교회에 임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보았다는 말입니다.
바나바가 안디옥에 왔을 때 안디옥 교회는 개척 교회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흩어진 나그네들에 의해서 복음이 전파되면서 이제 막 교회가 시작된 곳입니다. 그렇다면 안디옥 교회는 아직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것이 많았을 것입니다. 엉성하기 그지없었을 것이고, 처음 신앙생활하는 사람들이기에 규모 있게 교회를 섬기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또 헬라인들을 비롯한 이방인들은 성경에 대해서도, 율법이나 교회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모든 면에서 어설프고 엉성하고 규모가 없는 교회가 바로 안디옥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바나바는 아직 신앙생활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는 교인들을 바라보면서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어설프고 엉성한 교회 조직을 보면서 짜증내지 않았습니다.
그는 모든 것이 그렇게 어설프지만 거기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기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안디옥 교회를 사랑하시고 안디옥 교회 교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베풀어주시는 놀라운 은총과 사랑을 보고서 감사하고 기뻐했습니다.
바나바가 교회의 좋지 않는 면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면만 보았던 이유를 설명해 주는 말씀이 그 다음 절인 24절에 나와 있습니다.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자라.”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교회의 좋은 면만 보았다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이 세상에 있는 어느 교회치고 좋지 않는 면이 하나도 없는 - 완벽한 교회는 없습니다. 반대로 이 세상에 있는 어느 교회이든지 다 나쁜 면만 있고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 교회도 없습니다. 문제 없는 교회가 없습니다. 구석구석을 뒤져보면 어느 교회나 문제가 있습니다. 큰 교회라고 문제가 없습니까? 부흥하는 교회라고 문제가 없습니까? 성령 충만한 교회라고 문제가 없습니까? 아닙니다. 다 문제가 있습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는 정말 아름답고 본받고 싶은 교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초대 예루살렘 교회에 문제가 없습니까? 예루살렘 교회는 모든 면에서 다 좋았습니까? 아닙니다.

사도행전 5장에 보면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들은 예루살렘 교회에서 은혜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재산을 팔아 헌금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자기들도 그렇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재산을 다 팔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헌금을 하려고 보니 너무나도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절반을 감추어두고, 절반만 헌금하면서 사도들에게 “이게 전부입니다”그렇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그것은 성령을 속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 부부는 죽임을 당했습니다. 재산의 절반을 헌금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들 부부는 죽임을 당해야 했습니다. 성령을 속이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에서 은혜를 받은 사람 가운데 거짓말을 하고 성령을 속인 사람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헌금하는 것 때문에 죽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건 보통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뿐만 아닙니다. 사도행전 6장에 보면, 예루살렘 교회가 한창 부흥할 때에 교인들 사이에 불평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일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교회를 구성하는 교인들은 크게 두 부류였습니다. 그걸 성경은 히브리파 유대인과 헬라파 유대인이라고 말합니다. 히브리파 유대인은 팔레스타인 땅에서 태어나 거기에서 거주하여 살아온 본토박이들입니다. 그들은 히브리어를 사용했고 유대 문화와 관습에 아주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입니다. 반대로 헬라파 유대인들은 다른 곳에서 태어난 유대인들로 헬라어를 사용하고 헬라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사고방식도 헬라적이었습니다. 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와 예루살렘에 머물면서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루살렘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예루살렘 교회는 본토박이들인 히브리파 유대인들이 주축을 이루게 되었고, 헬라파 유대인들은 소수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교인이 많아지다 보니 구제해야 할 사람도 많아졌고, 사도들이 구제해야 할 사람을 다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히브리파 사람들을 중심으로 구제가 이루어졌습니다. 헬라파 사람들은 구제하는 일에 자기들이 자꾸만 빠지니까 불평이 생겨난 것입니다.

여러분, 불평은 작은 것이라 할지라고 그것이 미치는 파급 효과는 어마어마합니다. 특히 교회 안에서 일어나 조그마한 불평은 은혜스럽던 교회에 금새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한두 사람의 불평이 교회 전체의 분위기를 망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좋은 이야기는 소문이 빨리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불평하고 남을 흉보고 하는 이야기들은 그 소문이 얼마나 빠른지 모릅니다. 금새 퍼져나갑니다.
여러분, 내가 하는 작은 불평이 은혜스럽던 교회의 분위기를 망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 때문에 한 사람의 영혼을 망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기억해야 합니다. 내 마음에 불평이 생겨나면 그것을 빨리 은혜로 덮어야 합니다. 불평하는 말을 입 밖으로 한 번 내 뱉으면 후회하고서 거둬들이려 해도 거둬들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이러스처럼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교회 전체에 전염됩니다.

예루살렘 교회도 구제하는 문제 때문에 헬라파 유대인들 사이에 불평이 일어났습니다. 사도들이 재빠르게 대처했기 때문에 문제를 빨리 막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가장 본받고 싶어 하는 그 예루살렘 교회에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없는 교회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그 문제를 문제시해서 문제로 만드는 우리의 마음이 문제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설교가인 스펄젼 목사님께 한 젊은이가 찾아와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목사님, 문제 없는 교회는 없을까요? 저는 문제 없는 교회에 나아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문제 없는 교회를 찾지 못해서 교회를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때 스펄젼 목사님이 그 청년에게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고 합니다. “이보게 젊은이, 이 세상에 문제 없는 교회는 없다네. 만일 자네가 그런 교회를 찾는다면 자네는 절대로 그 교회에 나가지 말게. 자네가 그 교회에 들어가면 금방 문제 있는 교회가 되고 말 걸세.”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 교회가 좋은 교회라고 생각합니까? 문제가 많은 교회라고 생각합니까? 우리 교회도 문제가 많이 있지요? 많이 있지만 은혜로운 마음으로 보면 좋은 교회로 보이는 것입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까? 목사 때문에 문제가 있습니까? 장로님이나 권사님이나 어떤 집사님 때문에 문제가 있습니까? 문제는 나에게 있습니다. 내 마음에 은혜가 사라지니까 문제가 보이는 것입니다.

한창 열이 붙어 사랑하는 젊은 남녀는 서로에게 약점이 보이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눈에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졌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지면 뭘 해도 예쁘게 보이고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사랑하는 여인이 얼굴에 화장을 하나도 안하는 쌩얼을 해도 예쁘고, 쥐 잡아 먹은 것처럼 입술을 빨갛게 칠해 놓아도 예쁩니다. 머리를 산발을 해도 그 나름대로 예쁘고, 단아하게 묶어도 예쁩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마음이 사라지만 화장을 하지 않으면 본색이 나타난다고 뭐라고 하고, 입술을 조금만 짙게 칠하면 쥐 잡아 먹었느냐고 퉁을 줍니다.
문제는 무엇입니까? 화장을 하지 않는 여자가 문제입니까? 아닙니다. 남자의 사랑이 식어버린 게 문제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마음 - 은혜로 가득한 마음으로 교회를 바라보면 100가지 가운데 좋은 모습이 10가지 밖에 없을지라도 ‘우리 교회는 참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 마음에 은혜가 사라져버리면 100가지 가운데 1가지만 잘못된 모습이 있어도 불평합니다. ‘뭔 교회가 이러냐?’고 말합니다.

교회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눈으로 보면 모든 사람이 사랑스럽습니다. 문제가 있어도, 모자란 것이 있어도 사랑스럽습니다. 그런데 내 마음에 은혜가 사라지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훌륭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단점이 보이고 약점이 보입니다. 훌륭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누가복음 15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시는지를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아버지에게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유산을 달라고 합니다. 그는 아버지께 받은 유산을 모두 챙겨서 먼 나라로 갑니다. 거기서 허랑방탕하며 유산 받은 것을 다 써버리고 거지가 되고 맙니다. 더군다나 그 나라에 흉년이 들어서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졌습니다. 우리가 쉽게 이해하는 표현으로 하자면 IMF가 터지고 만 것입니다. 그는 먹고 살기 위해서 돼지 농장에 잡부로 들어가서 일하려고 하지만 그곳에서 조차 배불리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IMF가 터져 그 나라 젊은이들 가운데도 실업자가 많을 텐데, 이방인인 그에게 좋은 일자리가 주어지겠습니까? 그는 돼지들이 먹는 쥐엄열매로 배를 채우려고 해도 그것마저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돼지보다 못한 신세가 되고 만 것입니다.
그 때 그는 아버지에게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버지 집에 가면 최소한 굶어죽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거지가 되어서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는데 아버지가 그를 반갑게 맞아줍니다. 아버지의 재산을 다 탕진해 버렸는데도 전혀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돼지우리 곁에서 돼지를 치다 왔기 때문에 온 몸에는 돼지 냄새로, 거름 냄새가 진동할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그런 것 상관하지 않습니다. 아들을 끌어안고 “잘 왔다”고 눈물을 짓습니다. 그리고는 종들을 시켜서 가장 좋은 옷을 입히고, 발에는 신을 신기고 손에는 가락지를 끼워줍니다. 그리고는 “죽었던 아들이 살아왔다”고 동네잔치를 벌였습니다.
사실 둘째 아들은 아버지께 그런 환대를 받을 조건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꾸중을 들어도 싼 아들입니다. 나는 너를 모른다고 해도 어느 누구도 비정한 아버지라고 나무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아들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왜 그렇습니까?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에는 그 아들이 거지가 되었든, 그 몸에서 돼지 냄새가 나든 사랑하기 때문에 끌어안고 반갑게 맞아 준 것입니다. 아들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 때문에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어떤 선한 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를 구원해 주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교인이 되면 교회를 위해서 큰일을 할 수 있을 것 같기에 우리를 교회로 불러주신 것이 아닙니다. 남들보다 똑똑하거나 남들보다 잘났기 때문에 우리를 구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100가지 가운데 단 하나도 좋은 모습이 없었습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눈으로 우리를 보셨기 때문에 그 모든 허물과 죄 가운데서도 우리를 사랑하셔서 구원의 자리로 불러 주신 것입니다.

여러분, 바나바는 안디옥 교회에 가서 안디옥 교회의 나쁜 점을 보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고쳐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고쳐야 할 점을 본 것이 아닙니다. 그는 문제가 많은 안디옥 교회이지만 거기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보니까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교회생활을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나바와 같이 교회와 교인들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는 것입니다. 약점을 보고 단점을 보고 문제를 보면 교회 생활이 절대로 기쁠 수가 없습니다. 문제를 보면 볼 때마다 불평이 생겨납니다. ‘저걸 고쳐야 하는데, 저걸 왜 못 고칠까?’ 그런 생각을 하면 내 마음에 은혜가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씀이 선포되어도 은혜가 안 됩니다. 예배를 드려도 기쁨이 없습니다.

많은 문제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보았던 바나바가 안디옥 교회를 섬기니까 안디옥 교회에 두 가지 큰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첫 번째는 부흥된 것입니다. 24절입니다.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자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더라.” 문제를 보고 불평하는 사람을 통해서는 교회가 부흥되지 않습니다. 문제 가운데서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교회를 섬기는 사람을 통해서 부흥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여러분, 우리 교회가 지금보다 더 부흥되기를 원하십니까? 그러면 문제를 보지 말고 하나님의 은혜를 보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세상에 소문난 교회가 되었습니다. 26절입니다.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1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았더라.”세상 사람들이 안디옥 교회 교인들을 보면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러주었습니다. 안디옥 교회 교인들이 세상에 ‘예수에게 속한 사람, 예수님을 닮은 사람’이라고 소문이 났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교회와 우리 교회 교인들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면 우리 교회는 세상에 소문난 교회가 됩니다. 세상에 교회다운 교회라고 소문이 나면 우리 교회에 사람들이 몰려올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무엇을 보느냐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보는 대로 우리에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를 보는 사람은 나도 문제 있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보면 은혜 충만한 사람이 되어갑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보면 나를 통해서 우리 전주남성교회가 세상에 소문이 나고, 부흥의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에게 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보는 사람은 마음에 기쁨을 얻습니다. 바나바가 안디옥에 이르러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기뻐하였다”는 말씀처럼, 우리의 신앙생활이 하나님의 은혜를 보고 우리의 삶에 기쁨이 넘쳐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 교회가 소문난 교회, 부흥의 역사가 일어나는 교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07년 1월 14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