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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2-25 10:40

사울의 또 다른 죄 <2월 25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사울의 또 다른 죄
본문 - 사무엘상 15:10-16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 안티파네스(Antiphanes)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숨길 수 없는 두 가지 사실이 있는데, 하나는 술에 취한 것이요, 다른 하나는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술에 취한 사람은 행동이 달라집니다. 자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어 내가 원하지 않는 행동이 나옵니다. 걸음걸이가 달라지고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술에 취한 것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에 빠지면 얼굴이 달라집니다. 얼굴에 생기가 돌고 예뻐집니다. 사랑에 빠진 젊은이들 가운데 예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합니다. 사랑에 빠진 기쁨과 황홀감을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술에 취한 것과 사랑에 빠진 것만 감출 수가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인간의 범죄 역시 감출 수가 없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어떤 사람들의 죄는 밝히 드러나 먼저 심판에 나아가고 어떤 사람들의 죄는 그 뒤를 좇나니.”(딤전 5:24) 어떤 사람의 죄는 빨리 드러나 심판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고, 빨리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의 죄는 그 뒤에 반드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눈에는 감추어진 것처럼 보일지라도 하나님의 눈에는 감추어질 수 없습니다. 또 나는 감추었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죄가 만 천하에 드러나는 경우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창세기 4장에 나오는 가인도 그랬습니다. 아담의 두 아들 가인과 아벨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벨과 아벨의 제물은 열납하셨자만, 가인과 그 제물을 열납하지 않으셨습니다. 자신의 제사가 열납되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난 가인은 그 책임이 동생 아벨에게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벨만 죽이면 자신은 하나님의 사랑을 독차지 할 수 있고, 하나님께서 자신의 제사를 받으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벨과 둘이 들에 있을 때에 아벨을 죽이고 맙니다. 아무도 자신이 동생을 죽인 것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벨을 찾아와 물으십니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그러자 가인은 시치미를 뗐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나이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 모른다는 것입니다. 가인은 자신의 손으로 동생을 죽여 놓고도 알지 못한다고 잡아뗐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아벨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너는 동생 아벨을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지만 억울하게 죽은 아벨의 핏소리가 네 죄를 드러내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가인은 살인을 감추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앞에서는 감추어질 수가 없었습니다. 땅에서부터 아벨의 핏소리가 가인을 하나님께 고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하나님의 귀에는 아벨의 울부짖는 핏소리가 들렸다는 말씀입니다.

여기 하나님께 들려진 또 하나의 고발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사울의 죄를 고발하는 짐승들의 울음소리입니다. 우리는 지난주에 ‘아말렉을 쳐서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울 왕은 하나님의 말씀을 어겼고, 더 나아가 자신을 위해서 기념비를 세웠다는 말씀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불순종했을 뿐만 아니라, 전쟁에서 승리한 공적을 자신이 가로채버린 사울을 하나님께서 버리셨습니다.
사울은 전쟁에서 이겼다는 것만 가지고도 하나님의 명령을 충실하게 지킨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무엘 선지자가 사울을 만나러 오자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행하였나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지난주에 말씀 드렸지요. 아무리 엄청난 일을 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한 것이 아니라면 그건 결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전쟁에서 말씀대로 순종했느냐가 하나님 앞에는 더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를 위해서, 또 하나님을 위해서 뭔가 큰일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면서 하나님을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사울은 전쟁에서 승리한 것 때문에 기분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사무엘 선지자가 찾아왔을 때에도 그를 기쁘게 맞아들였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 마치 하나님의 명령을 다 지킨 것처럼 생각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사무엘의 귀에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짐승들은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아말렉에서 사로잡아 온 것입니다. 그 짐승들의 울음소리는 사울 왕의 죄악을 책망하는 울음소리였습니다. 사울 왕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짐승의 울음소리가 전쟁에서 승리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승리의 소리처럼 들렸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귀에는 죄악을 고발하는 소리로 들렸던 것입니다.

베드로에게 닭울음소리도 그랬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 그러자 베드로가 담대히 나서며 말합니다. “저는 절대로 그런 사람 아닙니다. 여기 있는 다른 제자들이 다 주를 버리고 도망갈지라도 저는 절대로 주님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저는 언제나 주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주님께서 감옥에 가신다면 저도 감옥에 가겠습니다. 주님께서 죽으신다면 저도 주님을 따라 죽겠습니다.” 많은 제자들 앞에서 그렇게 호언장담했습니다.
여러분, 그런데 어떻습니까? 그렇게 호언장담하던 베드로가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았는데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았습니까? 예수님께서 군병들에게 잡혀 대제사장의 집으로 가셨을 때, 베드로는 자기도 잡힐까봐 멀찍이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대제사장 가야바의 집 바깥뜰에 앉아 불을 쬐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한 여종이 베드로를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너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 아니냐?”고 묻자 ‘아니라’고 부인합니다. 그것도 세 번씩이나 부인했습니다. 주님을 모른다고 말입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겠다고 호언장담하던 베드로입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절대로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노라고 말했던 베드로입니다. 그 베드로가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부인했습니다. 그러자 그 때 닭이 울었습니다.
그 닭울음소리는 다른 사람에겐 매일 새벽이면 울어대는 평범한 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제사장의 뜰에 모여 있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 닭울음소리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에게는 달랐습니다. 그에게는 자신의 죄를 책망하는 채찍과도 같은 소리였습니다. 어쩌면 작게 울려진 그 닭울음소리가 베드로에게는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을 것입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닭울음소리는 베드로의 잠들어 있던 양심을 깨웠습니다. 주님을 부인했던 자신의 죄를 보게 만드는 양심의 소리였습니다.
베드로는 그 닭울음소리를 듣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자신이 장담했던 말이 생각나서 밖에 나가 통곡하며 울었습니다. 회개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그 후 베드로는 닭울음소리만 들리면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리고 그런 나를 주님께서 얼마나 사랑해 주셨는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눈을 감는다고 우리의 죄악이 감추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귀를 막는다고 죄를 고발하는 소리가 덮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죄는 스스로 소리를 지릅니다.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우리 인간은 드러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합니다. 별거 아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건 우리의 착각일 뿐입니다.

죄가 무서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죄 그 자체를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작은 것쯤은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 따라올 죄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죄의 올무에 빠지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때가 있음을 우리가 알아야 합니다.

창세기 3장에 보면 뱀이 하와를 꼬드길 때 그랬습니다. 뱀이 와서 이렇게 하와를 유혹합니다. “에덴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실과를 하나님이 먹지 말라고 하시더냐?” 하와는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하신 것이 아니라,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만 먹지 말라고 하셨다.” “왜 하필이면 그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고 하신지 아느냐? 네가 그것을 먹으면 네 눈이 밝아져 하나님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이야.” 하와는 분명 하나님으로부터 선악과를 따먹으면 죽는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뱀이 유혹한 말을 듣고 보니까, 죽을 것 같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먹음직스럽고 얼마나 탐스러워 보였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따먹고 만 것입니다.
뱀이 “너 그것 따 먹으면 죽어. 그래도 먹어봐.” 그랬으면 하와는 절대 따먹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죽는다고? 천만에. 죽지 않아. 오히려 네 눈이 밝아져 하나님처럼 될거야.” 그렇게 말하니까 ‘따 먹어도 되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따먹고 만 것입니다.
마귀는 언제나 우리를 그렇게 유혹합니다. 엄청난 결과를 보여주지 않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에 쉽게 유혹에 넘어갑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엄청난 것입니다.

이런 예를 생각해 봅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는 보행자 신호에 파란 불이 들어왔을 때 건너야 합니다. 차가 없는 것 같다고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다가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다는데도 아무런 사고가 없다고 나도 그러러니 생각하다가는 엄청난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한번쯤 눈감고 건넌다고 무슨 일이 있겠나’ 그렇게 생각하다가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나에게는 안 그럴거야’ 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다른 사람들이 흔히 신호를 위반하는 곳이라고 해도 우리는 신호를 지켜야 합니다. 어제도 그제도 신호를 위반하고 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오늘도 문제가 없으란 보장이 없습니다. 신호를 위반하는 것은 아주 작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게 엄청난 비극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간혹 길에 이런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봅니다. “5분 빨리 가려다가 50년 빨리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이런 현수막을 보면서 ‘나는 아니야’ ‘나와는 상관없는 말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까? 아닙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찬송을 크게 틀어놓고 가더라도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성경책을 뒷자리 위에 올려놓고 간다고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정직하게 운전해야 합니다.

영국의 어떤 할아버지는 자신의 집 앞으로 난 길에 차들이 너무 빨리 달리니까, 헤어드라이기를 가지고 나갔답니다. 헤어드라이기를 들고 서 있었더니 차들이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가더라는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운전자들이 할아버지가 들고 있는 헤어드라이기를 과속단속 카메라로 착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 양심에 헤어드라이기라도 들고 우리 자신을 비춰보십시다. 그리고 세상을 따라가지 말고 양심과 신앙을 따라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사실 우리 신앙인들은 좀 더 정직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신호를 위반해도 우리는 신호를 지켜야 합니다. 빨간 불일 때 다른 사람들이 다 건너는데 나면 혼자 남아 있으면 꼭 바보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는 바보처럼 되어도 좋습니다. 다른 차들이 다 신호를 무시하고 건너가더라도 우리 신앙인들은 신호를 지켜야 합니다. 신호를 지키는 것은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하나님 말씀은 아닐 지라도 사람들 사이에 약속입니다. 조금 시간이 늦어질지라도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사울은 양 몇 마리쯤 살려 와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소 몇 마리쯤 죽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어긴 것은 어긴 것입니다. 작은 것일지라도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입니다.
작은 것이라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큰 죄를 지었든 작은 죄를 지었든 죄는 죄입니다.

사울에게 있는 또 하나의 죄는 자신의 죄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려 했던 것입니다. 15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사울이 가로되 그것은 무리가 아말렉 사람에게서 끌어 온 것인데 백성이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하려 하여 양과 소의 가장 좋은 것을 남김이요 그 외의 것은 우리가 진멸하였나이다.” 사무엘 선지자가 “왜 양과 소를 살려가지고 왔습니까?”라고 물을 때 사울이 대답한 말입니다. 사울의 대답의 요지는 ‘양과 소를 살려가지고 온 것은 내가 아니라 백성들이 한 짓입니다.’ 그런 말입니다. 죄를 백성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건 지도자가 할 말이 아닙니다. 지도자는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입니다.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지도자의 모습이 아닙니다.

미국 남북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게티즈버그 전투 때에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은 전쟁을 이끌고 있던 마이드 장군에게 공격 명령을 내리면서 짧은 편지 한통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 편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존경하는 마이드 장군! 이 작전이 성공한다면 그것은 모두 당신의 공로입니다. 그러나 만약 실패한다면 그 책임은 내게 있습니다. 만약 작전이 실패한다면 장군이 ‘링컨 대통령의 명령이었다’고 말하십시오. 그리고 이 편지를 모두에게 공개하십시오. A. 링컨. 미국 대통령.” 작전에 성공하면 그 공로는 마이드 장군의 몫이고, 실패하면 그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는 것입니다.
엊그제 신문을 보니까 미국 사람들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1위로 뽑은 대통령이 링컨 대통령이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여론연구소인 갤럽에서 미국의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서 얻어진 결론입니다. 갤럽에서 지금까지 총 7번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가운데 5번이나 링컨 대통령이 가장존경받는 대통령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미국 시카고에 가면 자동차 번호판에 한결같이 “Land of Lincoln"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링컨이 시카고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22살 때 일리노이주로 이사를 해서 그곳에서 변호사를 했고, 일리노이주 주지사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링컨이 살던 곳에 자신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링컨을 그만큼 존경하고 있습니다.
왜 링컨이 그렇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될 수 있었겠습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자기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공을 스스로 가져가고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룬다면 그는 결코 존경받는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교수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인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일반적인 리더들은 기업이 승승장구할 때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에 도취된다. 그러나 위대한 리더들은 철저하게 모든 공을 부하 직원들에게 돌렸고, 자신은 ‘그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리더와 위대한 리더의 차이는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그 공을 자신이 가져가느냐, 부하 직원에게 돌리느냐에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투자 전문지인 “배런스”(Barron’s)는 매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최고경영자 30인’을 선정하여 발표합니다. 지난해인 2006년에는 빌게이츠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자이지만, 자신의 재산 85%인 우리나라 돈으로 30조가 넘는 막대한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말한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이 포함되었고, 세계적인 기업인 GE의 회장인 제프리 이멜트(Jeffrey R. Immelt) 등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리더로 선정되었습니다. 단순히 성공한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존경받는 최고경영자라는 데 우리는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이 반드시 존경받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존경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 회장입니다. 그는 1978년 적자와 사내 분규 등으로 무기력한 상태에 빠져있던 자동차 회사인 크라이슬러(Chrysler)를 인수하여 사장으로 취임합니다. 그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크라이슬러는 회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탁월한 업적을 창출하여 가장 성공한 CEO로 부각되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자서전을 출판하면서 개인의 영웅화에 치중하게 됩니다. 모든 공적을 자신이 받으려 한 것입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회사에서 신망을 잃고 말았습니다. 결국 아이아코카 회장은 최고의 업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존경 받는 리더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진정한 리더는 공을 자신이 가로채지 않습니다. 공은 다른 사람에게 돌리고, 책임을 스스로 질 줄 아는 사람입니다. 어디 리더만 그렇습니까? 우리 신앙인은 스스로 책임을 질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영광을 받지 않습니다. 영광은 오직 하나님이 받으시고, 우리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게 성숙한 신앙인입니다.

본문에 나오는 사울을 보십시오. 그는 전투에서 승리한 공적을 자신에게 돌리기 위해서 갈멜에다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지 않고 양과 소를 살려왔느냐’고 묻는 사무엘 선지자의 질문에는 ‘백성들이 한 짓’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기에 바빴습니다. 그런 사울 왕을 하나님께서는 버리셨습니다. 백성들 또한 그런 사울 왕을 존경하지 않았습니다.
사무엘상 17장에 다윗이 골리앗을 죽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소년 다윗이 골리앗을 죽이자 온 백성들의 마음이 다윗에게로 향했습니다. 다윗을 존경하고 다윗을 칭찬하고 다윗을 따른 것입니다. 그건 단순히 다윗이 골리앗을 죽였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공적은 자신이 가져가고 책임을 백성들에게 전가시키는 사울 왕에게 실망한 것입니다. 그리고 진정한 지도자를 기다리던 중에 다윗을 만났습니다. 그러니 백성들이 다윗에게 마음을 주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은 오늘도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아는 신앙인을 찾으십니다. “존귀 영광 모든 권세 주님 홀로 받으시고 멸시 천대 십자가는 제가 지고 가오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찬송가 355장 3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하나님은 찬송만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그걸 우리는 ‘충성’이라고 말합니다. 충성이 무엇입니까? 내가 영광을 받으려 하는 것은 충성이 아닙니다. 내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으려 하는 것은 충성이 아닙니다. 모든 영광은 주님께 돌리고, 나는 생명을 걸고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 그것이 충성입니다.

하나님의 교회에도 그런 충성스런 성도들이 필요합니다. 그런 충성스런 성도들이 많은 교회가 좋은 교회입니다. 그런 충성스런 성도들이 많을 때에 교회는 하나님의 사역을 아름답게 감당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지요. 어려운 짐이 있다면 서로 짊어질 줄 알아야 합니다. 가정에 불화가 왜 생깁니까? 서로 네 탓이라고 말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식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다면 ‘네가 잘못 가르쳤지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문제는 풀려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문제가 앞에 닥쳐 있다 하더라도 서로 짐을 나눠지면 그 문제를 쉽게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문제라 하더라도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기만 하고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문제는 금새 큰 문제가 되고 맙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이구요,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 믿음은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영광은 하나님께 드리고,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입니다. 끝까지 책임을 지고 충성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유혹하는 작은 죄라 할지라도 단호하게 거부하고, 내가 져야할 짐은 내가 지고 책임감 있는 신앙으로 사시기 바랍니다. 바로 그런 모습에 우리 하나님께서 하늘의 풍성한 것으로 복 주실 것입니다.

< 2007년 2월 25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