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남성교회

작성일 : 2005-05-08 19:26

어른을 어른으로 공경합시다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어른을 어른으로 공경합시다
본문 : 레위기 19:32

여러분, 복 받고 싶으십니까? 성경은 우리에게 복 받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하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가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신 5:17)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의 날들 동안에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복을 받아 누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우리는 누구나가 복을 받고 싶어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지만, 복 받는 삶을 살겠다는 행함을 향한 열망을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부모님을 공경해야 한다’고, ‘그래야 복을 받는 삶이 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효도는 백행의 근본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부모님을 공경하지 않고 자신의 부모님께 효도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어떤 선한 일을 많이 한다 하더라도 결코 그의 인간됨이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자식으로서 마땅히 부모님을 공경해야 하고, 그것이 삶의 기본인데, 하나님께서는 효도하고 부모님을 공경할 때에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 복 받고 싶으시다면 부모님을 공경하고, 부모님과 같은 어른들을 공경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어버이주일입니다. 어버이주일이기 때문에 부모님을 생각하고, 어버이날이기 때문에 부모님께 잘 해드리는 것은 바른 효도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날조차도 아무런 감각 없이 지내버린다면 그것이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날이 있기에 그동안 바르게 섬기지 못하고 불효했던 것들을 회개하고, 지금부터 조금씩 달라진 삶을 살아간다면 그 또한 뜻있는 일일 것입니다.

어버이주일은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전 미국의 동부 웨스트 버지니아 주의 한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신앙이 독실했던 자비스(Jarvis)라는 부인이 26년간을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분이 돌아가신 후에 그분의 가르침을 잊지 못한 제자들이 선생님을 기념하기 위해서 추도식을 갖기로 하고, 자비스 부인의 딸을 추도식에 초청했습니다. 추도식이 있던 날 자비스 부인의 딸 안나는 자기 집 뜰에 핀 하얀 카네이션을 어머니의 영정 앞에 바쳤습니다.
그리고 매년 자비스 부인을 추모하는 추도식 때마다 제자들은 하얀 카네이션을 들고 자비스 부인을 추모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1908년 시애틀에서 처음으로 이 날을 ‘어머니의 날’로 정하여 잔치를 베풀었고, 1914년에는 미국의 의회에서 5월 둘째 주일을 ‘어머니 주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1930년에 우리나라에서도 받아들여져 오늘의 ‘어버이주일’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아주 짧은 말씀입니다.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
이 말씀은 3가지 차원을 하나로 엮어주는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노인을 공경하는 것은 곧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이고, 노인을 공경하고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라는 심오한 진리의 말씀입니다. “센 머리 앞에 일어나서 공경을 표하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라”는 말씀은 어른들을 공경하라는 말씀인데, 이 말씀 속에는 부모님을 공경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전제가 깔려 있는 말씀이고, 그리고 노인을 공경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과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왜 성경은 부모님을 공경해야 하고, 부모님과 같은 어른들을 부모님처럼 공경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까? 이유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부모님은 단지 우리의 부모님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경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어른들은 어른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공경을 받아야 합니다. 부모님이 계셨기에 내가 있게 되었고, 어른들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자식 없는 부모는 있어도, 부모 없는 자식은 없습니다.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사회, 어른을 어른으로 공경하지 않는 사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사회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부모님을 섬기는데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 분들은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최선을 다해 섬겨야 합니다. 디모데전서 5:4절에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만일 어떤 과부에게 자녀나 손자들이 있거든 저희로 먼저 자기 집에서 효를 행하여 부모에게 보답하기를 배우게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받으실만한 것이니라.”
옛날은 오늘날보다 남편을 일찍 보내고 홀로 된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홀로된 분들을 교회가 앞장서서 돌보아주었습니다. 그런데 만일 그 홀로된 분들에게 자식이나 손자들이 있다면 홀로된 분들을 교회의 구제에 맡기지 말고, 자식들이나 후손들이 책임을 지고 돌봐주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책임져야 할 부모님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는 것은 불효이고, 그것은 곧 불신앙과도 같은 것입니다.

여러분, 세상은 갈수록 연세 많으신 부모님 모시기를 꺼리는 세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히려 짐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몇 년 전 부산에서는 아내와 불화가 생긴다고 어머니를 달동네 판자집에 데려다 놓고 돌보지 않았다가, 그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한 달 만에 발견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절대로 자식에게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비록 우리가 필요한 것만큼 충분히 우리에게 주시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그 때에는 최고의 것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우리의 기대만큼은 충분히 주시지 못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부모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시길 원하셨습니다.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청년은 외출하고 돌아오다가 뜻하지 않게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몹시 놀란 어머니가 가슴 졸이며 병원에 달려갔지만, 불행히도 청년은 이미 두 눈을 실명하고 말았습니다. 멀쩡하던 두 눈을 순식간에 잃어버린 청년은 깊은 절망에 빠져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마음의 문을 철저하게 닫은 채 우울하게 지내게 됩니다. 바로 곁에서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는 어머니의 가슴은 말할 수 없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청년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가 그에게 한쪽 눈을 기증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깊은 절망감에 빠져 있던 청년은 그 사실조차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결국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한쪽 눈 이식 수술을 마친 청년은 한동안 붕대로 눈을 가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때도 청년은 자신을 간호하는 어머니에게 ‘앞으로 어떻게 애꾸눈으로 살아가느냐’며 투정을 부렸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청년의 말을 묵묵히 듣기만 하였습니다. 꽤 시간이 지나 드디어 청년은 붕대를 풀게 되었는데, 붕대를 모두 풀고 앞을 본 순간 청년의 눈에는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의 앞에는 한쪽 눈만을 가진 어머니가 애틋한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한쪽 눈을 아들에게 빼어준 어머니가 이렇게 말씀합니다. “두 눈을 다 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네게 나의 장님 몸뚱이가 짐이 될 것 같아서 둘 다를 주지 못했단다. 미안하구나.”
여러분, 이게 어머니의 마음입니다. 누가 이 어머니에게 왜 한 눈만 주었느냐고 불평할 수 있습니까? 왜 두 눈을 다 주지 않았느냐고 원망할 수 있습니까? 다 주고 또 주고 싶지만 줄 것이 없어 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시는 것이 모든 어머니들의 공통된 마음입니다.

세상은 부모님의 은혜를 잊는다 하더라도, 우리 신앙인들은 우리 부모님을 가장 먼저 섬겨야 합니다. 자기 부모를 섬기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하나님을 섬긴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눈에 보이는 부모를 섬기지 못한 사람은 눈이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섬길 수 없습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은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그것은 수없이 많은 하나님의 명령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그 하나도 못하면서 어떻게 하나님을 섬긴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디모데후서 5:8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아보지 아니하면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니라.” 간혹 신앙생활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것 때문에 부모님을 외면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열심히 신앙생활한다는 사람들 가운데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어떤 경우이건 부모님을 외면하거나 부모님께 불효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절대로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자기 친족을 특히 자기 부모님을 돌아보지 아니하는 자는 믿음을 배반한 자’라고 말씀합니다. 믿음을 따라 산다고 하면서 불효하는 것은 믿음이 없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라고 말씀했습니다. “불신자보다 더 악한 자”라는 말은 ‘차라리 믿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부모님을 제대로 섬기지 못해서 부모님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면 그것은 곧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부모님을 통해서 우리의 생명을 이 땅에 태어나게 하셨고, 그 부모님의 사랑을 통해서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부모님의 생명을 평안함과 기쁨으로 지낼 수 있도록 섬겨야 합니다. 그게 자녀의 마땅한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그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으면, 율법의 모든 계명을 요약한 10계명 가운데 하나로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씀하셨겠습니까? 그것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켜야할 6개의 계명 가운데 가장 먼저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을 공경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섬기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부모님을 공경하지 않고서 교회에서 봉사하고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는 것은 다 거짓이요 가식일 뿐입니다.

오늘 본문에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라”고 말씀하신 것은 부모님과 같은 모든 어른들을 어른으로 섬겨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내 어머니-아버지만 소중한 것이 아니라, 내 어머니-아버지와 같은 모든 어른들은 소중한 분들입니다. 마땅히 존경을 받으셔야 하고, 마땅히 공경을 받으셔야 합니다.
특히 섬겨야 할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분들은 내 주위에 있는 어른들을 섬기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마치 내 어머니, 내 아버지인 것처럼 내 주변에 있는 어른들을 섬겨야 합니다.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과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라”는 말씀에 공통으로 쓰여진 동사가 “공경하라”는 말입니다. 부모님이나 어른을 섬기는 것이 똑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부모보다 자식들이 더 존중을 받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정에서 자식이 최고입니다.
자식을 잘 키워 성공시킨 시골 아버지가, 성공하여 도시에 사는 아들네 집을 찾아갔습니다. 성공하여 번듯하게 잘 사는 아들네 집에 도착했지만, 그 집에서 아버지는 별로 대접받는 존재가 되지 못했습니다. 아들과 며느리는 날만 새면 돈벌러 간다고 나가버리고 자신을 잘 키워준 아버지에 대한 관심도 없습니다. 아버지가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집에서 누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말입니다. 아들집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다른 아닌 손주였습니다. 손주가 공부한다면 텔레비전을 보고 싶어도 틀 수가 없었습니다. 손주 공부한다는 것 때문에 집안에서도 뒤꿈치를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그 다음 중요한 사람은 며느리였고, 세 번째가 자기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몇 번째이겠습니까? 첫 번째는 손주요, 두 번째는 며느리요, 세 번째는 아들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는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고, 다섯 번째는 가정부요, 그 다음 여섯 번째가 할아버지였습니다. 말이 여섯 번째이지 사실 그 집에서 가장 관심 없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런 집에서 할아버지가 눌러 앉아 있어봐야 눈치만 보이지, 도저히 가시 방석 같아서 더 이상 머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아들 내외가 출근한 사이에 짤막한 편지를 써놓고 시골로 내려와 버렸습니다. 그 편지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3호야 잘 있거라. 6호는 간다.”

여러분, 여러분에게 부모님은 몇 호입니까? 부모님조차 그렇게 뒷전으로 밀리는 시대인데 어른이 어른으로 보이겠습니까?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어른을 어른으로 공경해야 한다.’ 어른을 어른으로 공경하는 사회가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꿈꾸시는 사회입니다.

디모데전서 5:3절에 말씀합니다. “참 과부인 과부를 경대하라.” ‘경대하라’는 말은 존경하라(honor)는 말입니다. ‘참 과부’란 말은 주변이 돌보아줄 친척이 하나도 없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들은 친척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홀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오히려 그들을 존경해주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권력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약한 사람이지만, 존경해주어야 합니다. 어른으로서 대우해 주어야 합니다. 그게 교회가 해야 할 일이고, 그게 하나님을 믿는 우리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구약의 본문에 뭐라고 말씀합니까? “넌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라.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 어른을 공경해야 할 것을 말씀하시면서 바로 이어서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고 말씀합니다. 그 두 개가 하나라는 말씀입니다. 노인을 노인으로 공경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노인을 어른으로 공경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어른이 어른으로 존중함을 받아야 합니다. 어른을 어른으로 존중할 줄 모르는 교회는 미래가 없는 교회입니다. 우리 어르신들이 교회 오는 것이 기쁨이 되도록 어른을 섬겨야 합니다. 자꾸만 가고 싶은 곳이 되어야 합니다. 자식 집에 가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교회에 가는 것이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교회가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사랑을 받고, 어른은 어른으로 존중함을 받고, 젊은이는 젊은이답게 교회의 기둥처럼 기쁨으로 섬기는 교회야말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이상적인 교회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우리 교회에 나오시는 모든 어르신들이 젊은이들로부터 어른으로 공경을 받고, 모든 젊은이들이 어른들로부터 듬직한 아들들처럼 인정받고 사랑받는 그런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참 곤욕스러운 경우 가운데 하나가 여럿이 식사할 때 목사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어르신들보다 제가 더 대접받는 것 같을 때입니다. 교회에서 목회를 할 때나 설교를 할 때에는 목회와 설교를 위임받는 목사로서 존경을 받는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식사할 때는 다르지 않습니까? 식사할 때는 어르신이 먼저 대접을 받아야 경우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식사할 때는 저보다 연세가 많으신 장로님들과 권사님들과 어르신들이 더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여러분, ‘목사’라는 명찰을 달고 식사하는 기분을 아시겠습니까? 식사할 때도 ‘목사’라는 명찰을 붙이고 식사를 해야 하니까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그만큼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시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데, 목사라는 명찰이 굳이 필요 없을 때에는 명찰 떼고, 어른을 먼저 어른으로 대접해주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눈이 수북이 쌓인 어느 겨울날, 두 사람이 강원도 깊은 산골짜기를 찾아갔습니다. 나이가 지긋한 한 사람은 미국 사람이었고, 젊은 청년은 한국 사람이었습니다. 깊은 눈 속을 헤치며 한참 골짜기를 더듬어 들어간 두 사람이 마침내 한 무덤 앞에 다가가 섰습니다. 그리고는 나이 많은 미국인이 청년에게 말합니다. “이곳이 네 어머니가 묻힌 곳이란다.” 그러면서 이 무덤에 얽힌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6.25 전쟁이 한참이던 때에 한 미국 병사가 강원도 깊은 골짜기로 후퇴를 하고 있었는데, 아기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울음소리를 따라가 봤더니 눈구덩이 속에서 한 아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눈구덩이에 묻혀 있는 아이를 꺼내기 위해 수북이 쌓인 눈을 치우던 미국 병사는 소스라쳐 놀라고 말았습니다. 눈구덩이 속에서 싸늘하게 죽어간 어머니의 품에 안겨 아이가 살아서 울고 있는 것도 놀라웠는데, 더욱 놀란 것은 흰눈 속에 파묻혀 있는 어머니가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피난을 가던 어머니가 깊은 골짜기에 갇히게 되자, 아이를 살리기 위해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어 아이를 감싸고는 허리를 꾸부려 아이를 끌어않은 채 자신은 얼어 죽고만 것입니다.
그 모습에 감동을 받은 미군병사는 언 땅을 파서 어머니를 묻어주고는, 어머니 품에서 울어대던 갓난아이를 데려다가 자기의 양아들로 키웠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자라 청년이 되자 그때 언 땅에 묻었던 청년의 어머니 산소를 찾아와 지난날 있었던 일들을 다 이야기해준 것입니다.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이 이야기를 들은 청년은 눈이 수북이 쌓인 무덤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의 얼굴엔 어느새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만에 청년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입고 있던 옷을 하나 하나 벗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그 청년은 알몸이 되었습니다. 청년은 무덤 위에 수북이 쌓인 눈을 두 손으로 정성스레 모두 치워냈습니다. 그런 뒤 청년은 자기가 벗은 옷으로 어머니의 무덤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어머니께 옷을 입혀 드리듯 청년은 어머니의 무덤을 모두 자기 옷으로 덮었습니다. 그리고는 무덤 위에 쓰러져 통곡을 합니다. “어머니, 그 날 얼마나 추우셨어요! 얼마나 추우셨어요.”

여러분, 효도해야 할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무덤에 가서 아무리 슬피 울어도 이미 때는 지나가버린 후입니다. 기회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신 분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공경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곧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교회와 우리 주변에 있는 어른들을 만날 때마다 어른들을 어른으로 공경해야 합니다. 특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계시지 않는 분들은 교회나 주변의 어른들을 부모님처럼 공경하시기 바랍니다. 어른을 어른으로 공경하는 그 자리가 바로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섬기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무덤 앞에 옷 벗어 탄식하며 후회하기 전에, 그리고 사랑을 나눌 힘과 여건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우리의 부모님과 주변의 어른들을 섬기는 일에 게을리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명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가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 이 약속의 말씀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2005년 5월 8일 주일낮예배-어버이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