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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03-3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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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효관
 조회 : 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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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본문 - 누가복음 24:13-27
지난주는 우리 주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신 부활주일이었습니다. 죄와 허물로 죽을 수밖에 없던 우리가 구원받고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주님께서 사망권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어떻습니까? 십자가의 죽음 후에 부활의 새벽이 동터왔던 것처럼, 낙심된 채 살았던 우리의 마음에 희망이 찾아왔습니까? 슬프던 마음에 기쁨이 회복되었으며,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평화가 깃든 한 주간을 사셨습니까? 부활주일을 지낸 한 주간에도 여전히 걱정과 절망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직도 우리의 삶에 가득 드리워진 채로 살진 않으셨습니까? 주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는데, 우리는 아직도 우리의 영혼과 삶 깊숙이에 자리 잡고 있는 죄와 사망의 권세가 아직도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낙심된 마음으로 살진 않으셨습니까?
부활주일을 지내오면서 우리의 가슴 속에 부활하신 주님으로 인한 기쁨과 평화가 얼마나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습니까? 부활에 대한 소식은 2,000년 전의 이야기일 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는 아무런 영향력도 없는 것인 양 평소나 다름없는 그저 그런 삶은 아니었습니까?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의 모습이 부활의 기쁜 소식을 들었고, 부활의 기쁨을 경험했으면서도 또다시 절망과 좌절 속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던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막달라 마리아와 요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여인들은 무덤 안에서 예수님의 시체를 보지 못하고 천사로부터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 여인들은 즉시 사도들이 모여 있던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주님의 무덤은 비어있고 천사로부터 전해들은 대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여인들로부터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전해들은 사도들은 그 여인들이 허깨비를 본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 중에 성질이 제일 급한 베드로는 곧장 무덤으로 달려갔고, 예수님의 시체가 묻혀 있던 무덤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여인들의 말처럼 예수님의 시체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주님의 부활을 믿었던 것이 아닙니다. 베드로는 시체가 없어졌다는 것을 이상히 여기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세 명의 여인들이 부활의 소식을 전해주었을 때 그 이야기를 들었던 사람 가운데 두 제자는 여인들이 전한 부활의 기쁜 소식을 믿지 못하고 엠마오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주님께서 부활하신 바로 그 날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그날 오후에 두 명의 제자가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고 있었습니다. 엠마오는 예루살렘에서 약 25리쯤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11km쯤 되는 거리이기 때문에 걸어서 세 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그날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는 이미 오래 전에 예수의 제자가 된 사람들입니다. 본문 20절에 의하면 그들은 예수님께서 메시야인줄 믿었고, 그분이 이스라엘을 구원할 분이라는 소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셔야 한다는 것과 3일 만에 부활하실 거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들었던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그 날 아침에는 세 명의 여인들로부터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무덤에 가 보았더니 무덤에 예수님의 시체는 없었고 예수님의 시신을 감쌌던 세마포만 놓여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주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고향 엠마오를 향해서 길을 떠났던 것입니다. 그들이 부활을 믿지 못했던 것은 무덤은 비어 있었고 예수님의 시신을 쌌던 세마포도 보았지만, 결정적으로 예수님의 시신을 보지 못했고 또 부활하신 주님을 눈으로 보았다는 사람들의 증언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간 큰 실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분명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이 확실하다면 부활하신 주님을 본 사람이 있어야 할 텐데 보았다고 증언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 우리도 지난 주 부활주일을 지내면서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리는 수없이 많이 들었는데,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지 못해서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처럼 실망과 좌절 속에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가 부활의 주님을 만나지 못해 실망과 좌절 속에서 엠마오를 향해 가고 있는 바로 그 모습이 나의 모습은 아닙니까?
두 명의 제자는 허탈함과 낙심된 마음 때문에 근심에 가득 찬 얼굴로 엠마오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가면서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말로 메시야인줄 알았는데, 메시야가 아니었나 보다.’ ‘3일 만에 살아나신다고 분명 말씀하셨는데, 3일째가 되어도 왜 살아나신다는 그 주님은 보이지 않는 걸까?’ ‘왜 무덤은 비어 있었을까?’ 또 한편으로는 주님께서 군병들에게 붙잡혀 가실 때에 주님을 버리고 도망했던 일들, 예수님께서 갈보리산 언덕 위에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던 일들, 제자들은 다 도망 가버렸는데 그 와중에서 아리마대 사람 요셉과 니고데모가 예수님을 장사한 이야기, 그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가고 있는데, 어느 샌가 어떤 나그네가 그들의 뒤를 따라오더니 함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묵묵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가던 그 나그네가 그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두 분께서 걸어가시면서 주고받은 이야기가 대체 무슨 얘기요?”
그러자 두 제자는 슬픈 빛을 띠고 머물러 섰습니다. 슬픈 빛을 띠었다는 것은 우울하고 시무룩한 표정이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절망적인 상태였고, 자신들의 그런 절망과 고민을 이해해주지 못한 나그네를 향한 원망과 같은 눈빛이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이 사람이 누구기에 우리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분명 예루살렘 쪽에서 오는 길인 것 같은데, 예루살렘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말 알지 못한단 말인가?’
그래서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니, 당신은 예루살렘에 머물다 온 것 같은데, 요 며칠 새에 일어난 일들을 정녕 모른단 말이오?” “무슨 일인가요?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시지요.” 그러자 그들은 낯선 나그네에게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자기들이 몇 년 동안 따라다녔던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와 그분을 메시야로 기대했었다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그렇게도 기대했던 그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느끼게 된 절망감까지 모두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부에서 다시 살아나셨다고들 하던데 그 이야기를 좀처럼 믿을 수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그러자 이름을 알 수 없는 그 나그네가 두 제자에게 책망하듯이 말했습니다. “미련하고 선지자들의 말한 모든 것을 마음에 더디 믿는 자들이여, 그리스도가 이런 고난을 받고 자기의 영광에 들어가야 할 것이 아니냐?” 그러면서 성경에서 메시야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들을 상세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왜 그 두 제자는 3년 동안이나 따라다녔던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3년 동안이나 같이 다녔다면 먼발치에서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친숙해져 있을 텐데, 오랜 시간 동안 같이 길을 가면서도 왜 그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겠습니까?
본문 16절에 보면 “그들의 눈이 가리워서 주님인줄 알아보지 못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지 못한 이유를 ‘눈이 가리워졌기 때문’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들의 눈이 가리워졌는지 정확한 설명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몇 가지로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석양에 비쳐오는 빛을 바라보며 갔기 때문에 주님의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보다 성경적이고 객관적인 이유는 그들의 마음이 슬픔과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에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들은 그들의 말대로 예수님을 메시야로 기대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의 회복을 위해서 뭔가 큰일을 하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기대했던 예수님이 가장 큰 죄인으로 판결을 받고 십자가에 처형당하신 것입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듯이, 예수님을 향한 기대가 컸던 만큼 예수님의 죽음으로 인한 실망 또한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주님으로 인한 실망감이 그들의 눈을 가리워서 부활의 주님께서 그들의 눈앞에 나타나셨는데도 주님인줄 알아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또 하나의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건 주님의 모습이 변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들이 3년 동안 따라다녔을 때 보았던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영광스런 모습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그래서 막달라 마리아는 무덤 앞에서 주님을 만났을 때, 처음에는 그분이 주님이라는 것도 모르고 ‘동산지기’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이 이전과 달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도 변화된 주님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변화된 주님을 볼 수 있는 눈이 가리워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정확한 이유는 그들의 영적인 눈이 가리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절망감 때문에 모든 영적인 눈이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주님이 그들의 눈앞에 나타나셨고 그들과 함께 길을 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영적인 눈을 가져야만 영적인 주님을 볼 수 있습다. 그런데 그들의 영안은 현실적인 슬픔과 절망감 때문에 어두워져 있었고, 가리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어떻습니까? 오늘도 부활의 주님께서 우리 인생의 길에 동행하고 계신데, 우리와 동행하시는 그 주님을 뵙지 못하고 여전히 절망과 슬픔 속에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분명하게 약속하셨습니다. 암탉이 새끼를 날개 아래 품음같이 사랑의 주님께서 우리를 안으시고 품어주시는데, 우리는 너무 자주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손길과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의 영적인 눈이 감겨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물질적인 욕심이 우리의 영적인 눈을 가리고 있어서 주님을 볼 수가 없습니다. 이기적인 욕심과 욕망이 우리의 마음을 흐리게 만들어서 주님을 보지 못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부활의 주님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인데, 우리는 편견과 아집에 얽매여서 여러 모습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뵙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때로는 절망과 좌절의 신음소리가 너무 커서 우리를 위로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지 못할 때도 있고, 슬픔과 고통에 짓눌려 눈을 뜨지 못하고 주님을 보지 못하는 영적인 소경이 되고 맙니다.
여러분, 언제나 우리 곁에 다가오셔서 우리와 함께 인생길을 걷길 원하시는 주님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도 우리의 인생길에 동행하시며 말씀하시는 우리 주님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님이 내 곁에 오신다면, 모든 슬픔과 좌절의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아무리 큰 고통이 나를 짓누르고 거대한 장애물이 내 삶 앞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주님이 함께 심을 안다면 고통도 장애물도 다 이길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왜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내려가는 그 두 제자에게 먼저 나타나셨고, 오랜 시간 그들과 함께 보내셨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11명의 제자들에게 자신을 보이시기 전에 먼저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에게 자신을 보이셨습니다. 왜 그랬겠습니까? 두 가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엠마오로 내려가면서 했던 이야기들입니다. 그들은 3시간 동안 엠마오로 내려가면서 줄곧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년 동안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이야기, 예수님께서 메시야일 것이라고 기대했었던 이야기, 그런데 그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 주님이 다시 살아나셨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그들은 줄곧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누군가가 이 안 목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누가 가장 듣고 싶어 하겠습니까? 저를 칭찬하는 이야기이든지, 아니면 욕하는 이야기이든지 간에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당연이 제가 가장 듣고 싶어 할 것입니다. ‘내에 대해서 무어라고 하는가?’ 아마 귀를 쫑긋하니 세우고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엠마오로 내려가는 제자들에게 먼저 나타나신 것은 그들이 길을 가면서 줄곧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궁금해 하셨을 것입니다. ‘그들이 뭐라고 말하는가? 내 이야기를 하긴 하는 것 같은데 뭐라고 하지?’ 주님은 그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주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 주님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가 주님에 대한 생각을 할 때 주님은 우리의 마음에 오십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야기가 마귀에 대한 이야기이고 마귀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면 그 자리에는 주님이 아니라 마귀가 찾아옵니다.
다른 사람을 욕하고, 흉보고, 비방하는 이야기를 하면, 여러분, 마귀가 좋아하겠습니까, 예수님이 좋아하시겠습니까? 당연히 마귀가 좋아합니다. 그러면 마귀가 그 자리에 찾아옵니다. ‘그래 너희들 참 잘하는구나, 마구 다른 사람을 헐뜯고 비방하고 욕 하거라. 잘 한다.’ 마귀가 그렇게 흥을 돋우면서 박수를 쳐 줍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사랑의 말, 위로의 말, 격려하고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고 신앙에 용기를 주는 말을 하면, 우리 주님이 그 자리에 찾아오십니다. 은혜스러운 말, 다른 사람에게 덕을 끼치는 말, 다른 사람을 축복하는 말을 하면 우리 주님이 기쁘게 그 자리에 찾아오십니다. 그게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사는 비결입니다.
여러분, 마귀가 좋아하는 말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귀가 좋아하는 말을 하다보면, 우리는 마귀의 종노릇하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마귀가 그 자리에 찾아와서 우리를 마귀의 종으로 부려먹거든요. 그러나 주님께서 들으셔서 기뻐하실 말을 하면 우리 주님께서 그 자리에 오셔서 우리에게 ‘잘 한다’고 칭찬하시면서 힘을 북돋아 주십니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모이면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야 합니다. 신앙적인 이야기, 은혜 받은 이야기, 남을 칭찬하고 축복하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임재를 경험하게 됩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의 길이 너무나도 힘들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너무나 큰 실망을 안고 엠마오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3년 동안 따라다녔던 주님 - 메시야라고 찰떡같이 믿었던 그 예수님께서 죽임을 당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예수님을 따라나설 때에는 큰 꿈과 희망이 있었습니다. 이런 분의 제자가 된다면 뭔가 큰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분이라면 우리 민족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고, 우리 민족을 이 큰 어려움에서 구해내실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생업을 다 포기하고 주님을 따라왔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신 후에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물거품처럼 보였습니다. 3년 동안 헛고생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잃어버린 3년’이었다고 생각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저런 생각 때문에 엠마오로 내려가던 제자들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마음에는 슬픔과 절망감이 가득했습니다. 그들의 얼굴에도 수심이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그들의 마음에서 슬픔과 절망감을 벗겨주기 위해서, 그들의 얼굴에서 수심을 걷고 그들에게 기쁘고 환한 얼굴을 주시기 위해서 그들 앞에 나타나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실망과 좌절 가운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무덤 밖에서 슬픔에 잠겨 울고 있던 막달라 마리아에게도 부활의 주님은 나타나셨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증인들의 소식이 들려오지만 여전히 두려움에 빠져 있던 11 사도들에게도 주님은 나타나셨습니다. 또 낙심하여 갈릴리 바다로 고기잡이 하러 갔던 베드로를 비롯한 7명의 제자들에게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백성들이 낙심하고 좌절해 있는 그 모습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당신의 백성들이 낙심하고 좌절하며 고통 속에 살아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희망 가운데 기쁘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늘 감사가 있고, 감격이 있는 그런 삶을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인생길을 가다가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서 고통스러워하고, 때로 마음이 약해져서 낙심할 때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 우리 주님이 찾아오십니다. 찾아오셔서 우리를 만나 주시고 우리에게 새로운 힘과 용기를 주시고 위로해 주십니다. 지치고 쓰러질 때면 언제나 다가와 잔잔한 미소를 지으시며 손을 내미시면서 “내 손을 잡고 일어서거라. 다시 한 번 힘을 내거라. 용기를 내어라” 그렇게 속삭여 주십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인생길을 걷다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거든 잠깐 앞을 행해 가던 내 인생의 발걸음을 멈추고 서서 내 삶의 언저리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반드시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나를 향하여 손을 내밀고 계신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조용히 위로해 주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는 그들 곁에 주님이 다가오셔서 말씀을 주시는데도 그들은 자기들의 인생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엠마오를 향해서 계속 걸어갔습니다. 길을 가기에 바쁜 그들의 눈에 예수님이 보일 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 곁에 다가와 계신 주님을 발견하지 못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 다음에 나오는 32절에 보면 나중에야 그들은 깨달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풀어 주실 때에 그들의 마음이 뜨거웠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마음이 뜨거웠을 때 잠시만이라도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이렇게 성경을 잘 풀어주신 분이 누구인가” - 잠시만 돌아보았다면 그들은 그 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길을 가기에 바빴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엠마오에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멈추어 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때로 너무 빠른 발걸음으로 우리 인생을 걸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너무 빨리 가다보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가 있습니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이란 말이 있습니다. 달리는 말을 타고 가면서 산천을 구경한다는 뜻입니다. 아름다운 산천은 그렇게 빨리 구경하고 끝낼 수 없는 것인데, 갈 길이 바쁘다고 달리는 말을 타고 가면서 구경 잘 했다고 말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의 삶을 너무 바삐 살면 - 너무 빨리 가려하면 우리의 삶 가운데 임재하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틈이 없습니다. 세미한 음성으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도 못합니다. 특히 힘들고 어려울 때에는 모든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고 내 곁에 와 계신 주님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 주님의 음성을 들어야 합니다.
여러분, 혹 우리의 삶의 여정 속에서 낙심되고 절망적인 문제 때문에 답답할 때가 있지 않습니까? 혹 거대한 장애물이 우리의 인생길을 가로막고 있어 너무 힘들고 지친 발걸음으로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 해결되지 않는 문제, 계속 반복되는 문제들 때문에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채 살아가고 있진 않습니까?
조용히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내 곁에 다가와 계시는 주님의 따뜻한 손길을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던 그 발걸음을 잠시만 멈추고 서서 조용히 주님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어느 샌가 내 곁에 다가와 계신 주님의 부드러운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루살렘에서 엠마오로 가는 길은 절망의 길입니다. 낙심의 길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길에 찾아오셨습니다. 오늘도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처럼 절망과 낙심 가운데 엠마오를 향해 가는 우리에게 주님은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지 않느냐? 힘을 내라. 담대하거라. 나를 믿고 힘차게 전진하라. 내가 너를 도와주마.” 힘든 인생의 발걸음으로 엠마오를 향해 가는 우리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오늘도 찾아오셔서 힘을 주시는 우리 주님의 음성입니다.
<2008년 3월 30일 주일 낮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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