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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04-06 10:14

엠마오에서 예루살렘으로 <4월 6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엠마오에서 예루살렘으로
본문- 누가복음 24:28-35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대 동방에 네 명의 왕자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주 영특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최고의 과학 기술을 연마하던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하루는 그들이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의견을 모았습니다. “우리가 더욱 발전된 과학 기술을 익혀서 이 세상의 모든 인류에게 큰 도움을 주기로 하자.” 그렇게 약속하고는 각자 더 높은 과학기술을 익혀서 돌아오기로 하고 서로의 길을 떠났습니다. 첫 번째 왕자는 마른 뼈만 있으면 그 뼈 위에 근육을 붙이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왕자는 뼈와 근육만 있으면 그 위에 가죽과 털을 입히는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세 번째 왕자는 뼈와 근육과 가죽 털만 있으면 몸체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 왕자는 어떤 몸체이든지, 몸체만 있으면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어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최고의 기술을 익혔습니다.
약속된 날짜에 네 명의 왕자들이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각자 연마해온 기술을 실험하려고 숲 속으로 갔습니다. 숲 속에서 마른 뼛조각 하나를 주워서 각자 배운 기술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왕자가 그 마른 뼛조각 위에 근육을 붙였습니다. 두 번째 왕자는 거기에다가 가죽과 털을 입혔습니다. 그러자 세 번째 왕자도 역시 자기가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몸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뼛조각이 사자의 뼈였는지, 거대한 사자의 몸체가 이루어졌습니다. 마지막 왕자가 그 사자의 몸체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랬더니 거대한 사자가 살아 움직이더니, 이내 그 네 명의 왕자를 잡아먹고는 유유히 숲 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만들어진 이야기이지만, 웬지 전혀 낯설지가 않지요? 최근 생명 과학이 엄청난 속도로 발달하고 있습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곧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생명과학의 발달이 가져올 수 있는 거대한 재앙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인간을 위한다는 그런 과학의 발달로 인해 인류가 스스로 파멸을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인류를 위한다고 나름대로 개발한 기술이 결국 자신들을 잡아먹고 마는 거대한 사자를 만들고 만 것처럼, 최첨단의 과학발달이 자칫 잘못하면 우리 인간을 파멸하는 사자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건 미래의 일만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는 최첨단 과학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발달된 문명의 혜택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최첨단 과학과 가장 발달된 문명이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닙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 하더라도 그게 우리 인류에게 영원한 행복을 약속해 주지 못합니다. 과학이 발달해서 수많은 자동차를 개발했지만, 그 자동차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있는지 모릅니다. 자동차의 피해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불구가 되고, 가정이 파탄되며,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되는지 모릅니다. 또 현대 의학은 그 어떤 시대보다 발달되었고 최첨단 장비들을 동원해서 병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질병으로 죽어 가는 사람들도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아직까지도 알 수 없는 병으로 고생하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문명과 과학의 발달, 의학의 발달, 그런 것들이 우리 인간에게 행복을 약속해 주지 못합니다. 어쩌면 과거 그 어느 시대보다도 더 깊은 절망과 불행이 우리의 삶을 짓누르고 있어 헉헉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일 것입니다.

분명 과학과 문명이 우리의 삶을 좀 더 편리하게 해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편리함이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참된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은 고도로 발달된 과학이 문명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 주님입니다.
주님이 계신 곳에 행복이 있습니다. 주님이 계신 곳에 기쁨이 있습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삶에 은혜가 있습니다.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세상에 줄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만끽하게 됩니다. 두려웠던 마음에 용기가 생겨나고, 절망 가운데 낙심된 마음에 희망이 생겨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행복을 주시기 위하여 언제나 우리와 함께 인생길을 걷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좌절과 절망의 삶에서 벗어나 기쁘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하시고자 우리 인생의 주인으로 우리 마음 속에 오시기를 원하십니다.

마음에 큰 낙심과 실망 때문에 축 처진 어깨를 하고 엠마오를 향하여 내려가던 두 제자에게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지난주에 말씀 드린 것처럼, 비록 그들은 절망의 무거운 발걸음으로 엠마오를 향해 가고 있었지만, 그들이 주님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주님이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세 시간 가까이 그들과 동행하셨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들은 엠마오에 도착할 때까지 자기들과 함께 걸어온 그 나그네가 부활하신 주님이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세 사람은 엠마오라는 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함께 왔던 그 나그네는 엠마오를 지나쳐 계속 가시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두 제자가 나그네를 붙들었습니다. “여보시오, 나그네 양반. 어디까지 가시는 길인지 모르지만 여기 엠마오에서 오늘 저녁을 보내고 내일 아침에 가던 길을 가시구려. 날이 벌써 저물어가니 우리와 함께 여기 엠마오에 머무릅시다.” 그런데도 나그네는 그냥 지나쳐 가시려는 눈치였습니다. 가만 두면 떠나버리실 것만 같아서, 두 제자는 강권하며 말렸습니다.
“강권했다”는 말은 ‘압력을 가했다’는 말과 같은 말입니다. 자기들과 함께 엠마오에 머물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냥 지나치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그 나그네를 붙잡은 것입니다.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들이 나그네를 붙잡지 않았으면 그분은 그냥 떠나가 버릴 것입니다. 그분이 그냥 지나가 버렸다면 그들은 부활의 주님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주님을 붙잡았습니다. 주님을 붙잡았기 때문에 그들은 그분이 부활하신 주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제자들보다 먼저 부활의 주님을 만나 뵙는 축복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늘 우리 곁에 다가오시는 주님을 붙잡아야 합니다. 때로 주님은 그냥 우리 곁을 지나가시려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8장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는 아브라함이 장막 문 앞에 앉아 있는데 낯선 사람 셋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브라함은 달려 나가 그 세 사람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습니다. 아브라함은 그 세 사람에게 이렇게 간청했습니다. “내 주여 내가 주께 은혜를 입었사오면 원컨대 종을 떠나 지나가지 마옵소서.” 그런데 그 세 사람 가운데 한 분은 하나님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과 천사를 자기 집에 모셔 들인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모셔 들이지 않았다면 하나님은 그냥 지나쳐 가셨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의 강권으로 아브라함의 집에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는 즐겁게 아브라함이 대접한 음식을 드신 후에 아브라함의 집에 큰 복을 주셨습니다. 무슨 복인지 아십니까? 100살이 다 되도록 자식이 없던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하나님은 종종 지나가시는 분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지나가시는 분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집 앞을 지나가시던 하나님, 아브라함이 붙들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쳐 가셨을 것입니다. 두 제자와 함께 엠마오에 도착한 예수님, 만일 그들이 예수님을 붙들지 않았다면 예수님은 그냥 지나쳐 가셨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을 붙들지 않으면 하나님을 우리를 지나가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곁을 그냥 지나쳐 가버리신다면 우리에게 아무런 축복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가정에 머무시도록 주님을 붙들어 합니다. 그래야 주님이 우리 가정에 오십니다. 주님이 우리 가정에 오시면 우리 가정은 축복의 가정이 됩니다. 내 마음에 주님이 오시도록 강권하여 붙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 마음에 주님이 오셔서 나를 다스리시고, 내 마음의 주인으로 좌정하십니다. 주님께서 내 마음에 주인으로 오시면 모든 걱정과 두려움이 사라집니다. 아무리 큰 문제 때문에 힘들고 지쳐 있다 하더라도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면 마음에 평강이 찾아오고 문제를 이길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브라함처럼, 그리고 엠마오로 내려가던 두 제자처럼 우리 곁을 지나쳐 가시는 것처럼 보이는 주님을 강권하여 머무시도록 붙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축복이 됩니다.

강권하는 두 제자와 함께 집에 들어가신 주님께서 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시게 되었습니다. 나그네에 불과했던 주님께서 식탁의 주인공이 되셨습니다. 두 제자는 아직 그분이 주님인줄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분명 뭔가 특별한 분이라는 것만은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을 식사자리 상석에 앉게 하고는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
주님은 빵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는 그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셨습니다. 순간 제자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빵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는 그 모습이 전혀 낯설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의 머리에 스쳐 가는 지난날의 추억이 있었습니다. 오래 전 벳새다 들녘에서 5천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들이 주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모였다가 식사를 하지 못해 허기져 지켜 스러질 것만 같을 때 예수님께서 어린 아이가 가져다 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시고는 바로 지금처럼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는 떼어주셨습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명을 먹이셨던 그 사건은 결코 잊혀질 수 없는 기적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나그네가 축사하고 떼어주신 빵을 받는 순간 그 때의 추억들이 떠오르더니 드디어 그들의 눈이 열렸습니다. 알고 보니 그 나그네가 바로 부활하신 주님이었던 것입니다. 너무나도 놀랍고 반가워서 ‘주님!’ 하고 부르려는 순간 이미 주님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때서야 깨달았습니다. “세 시간 동안이나 우리와 함께 엠마오로 내려오면서 우리를 격려해 주시고, 말씀을 풀어주시던 그분이 바로 부활의 주님이었구나!” 그 때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우리 생각 같아서는 말씀을 풀어주실 때 마음이 뜨거울 정도로 정확하고 은혜스럽게 말씀을 풀어주실 때에 제자들이 주님을 알아봤어야 맞을 것 같은데, 세 시간 동안이나 말씀을 나누면서 길을 걸어왔음에도 그 때 그들은 그분이 부활하신 주님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저녁식사 자리에서 축사하시는 그 모습에서 그들은 그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여러분, 이게 솔직한 우리의 모습 아닙니까? 우리를 비롯한 오늘날 많은 신앙인들이 말씀 속에서 주님을 만나기보다는 현상 속에서 주님을 만나려고 하고, 현상 속에서 더 주님을 자주 만나곤 합니다. 기독교는 말씀의 종교입니다. 그 어떤 현상도 말씀보다 앞설 수 없습니다. 엄청난 기적이 우리의 눈앞에서 일어난다 하더라도 그것이 말씀과 다른 현상이라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귀신을 쫓아내는 엄청난 일이 우리 앞에서 벌어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과 다르다면 우리는 그것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치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저희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라가라 하리라.”(마태 7:22-23) 선지자 노릇하고 귀신을 쫓아내고 권능을 행하는 그 어떤 어마어마한 현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씀을 따라 바르게 행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말씀이 기준입니다. 말씀이 진리입니다.
우리도 말씀이 중요하다는 것은 다 압니다. 그런데 실제 우리의 삶에서도 현상보다 말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말씀 속에서 위로를 받고, 말씀을 통해서 은혜를 체험하고, 말씀을 통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말씀 중심의 신앙생활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말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어떤 현상을 보면 그것이 더 중요하고 그것을 내 삶과 판단의 기준을 삼는 신앙은 아닙니까? 삶이 힘들고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 말씀 속에서 해결하기 위해서 말씀을 더 의지하고 말씀을 더 가까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말씀보다는 어떤 기적이나 꿈이나 환상을 보면 그것이 마치 해결책인양 생각해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말씀에 다시금 비춰보지 않고 말입니다. 기적이나 꿈이나 환상은 현상일 뿐입니다. 본질은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교제의 중요성입니다. 엠마오를 향해 가던 두 제자는 예수님과 저녁 식사자리에 앉았을 때에 그들의 영적인 눈이 떠져서 그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심을 보게 되었습니다.
식사의 자리 - 아주 중요합니다. 신앙생활에서 식사로 표현되는 교제는 중요한 신앙의 한 부분이요, 신앙의 한 모습입니다. 사도행전 2장에 나오는 초대 예루살렘 교회에서도 교제가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며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사도행전 2:46-47)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었다.”는 말씀은 교제의 기쁨과 중요성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교제하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주 기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성도의 교제는 아주 중요할 뿐만 아니라 기쁜 것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교제해야 합니다. 교제 속에서 그 자리에 임재하신 부활의 주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살아계신 주님은 말씀을 통해서만 우리를 만나시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통해서 우리를 만나주시는 주님은 우리가 그 말씀을 따라 사는 삶의 자리에서도 우리를 만나 주십니다. 그러기에 말씀을 따라 교제하는 성도의 교제 속에 주님은 임재하십니다. 우리를 만나 주십니다.

믿음 안에서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것 - 정말 필요합니다. 교회에 다니면서 교제하지 않는 사람은 그만큼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집니다. 교회에 나오면 주님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교회를 섬기는 성도들을 만나는 기쁨도 있습니다. 성도들이 서로 만나고 싶어 하고, 만나면 기쁘고 행복한 교회는 부흥합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그랬습니다. 조금 전에 읽어드린 사도행전 2장의 말씀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주께서 구원받은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가 있었던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날마다 부흥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깊은 교제를 나눌 친구를 찾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열어놓고 이야기를 나눌 친구, 자신의 힘든 삶을 하소연할 수 있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서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내 삶의 힘든 부분까지도 이해해줄 수 있는 신앙의 친구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힘든 문제가 있어도 서로 이해해 주고 기도해 줄 수 있는 믿음의 친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신앙생활하는 것이 더 기쁘고 행복합니다.

그리고 좋은 친구가 되고 좋은 교제를 나누기 위해서는 먹는 자리가 자주 있어야 합니다.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단순히 밥을 한 끼 먹는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식사를 나누다보면 더 친밀해집니다. 서로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믿음의 친구들과 나누는 식사, 예수님의 이야기를 하면서 나누는 식사 자리에는 살아 계신 주님께서 거기에도 오십니다. 믿음의 이야기를 나누고 은혜를 나누는 식사 자리는 주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하게 만들어줍니다.
여러분, 믿음의 친구들과 식사자리를 자주 가지시기 바랍니다. 비싸고 격식을 차려야하는 자리보다는 부담 없이 먹고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식사자리는 삶의 활력이 될 뿐만 아니라, 신앙의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그 때 나누었던 대화나 서로의 모습을 통해서 주님을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두 제자가 식사 자리에서 영의 눈이 떠져서 부활의 주님을 보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저는 우리 교회가 사랑이 가득한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사랑스런 가족과 같은 교회, 그래서 헤어지면 만나고 싶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그런 교회 말입니다. 그런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자주 만나야 합니다.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가 있어야 합니다. 때론 자주 식사하는 자리도 필요합니다. <오늘도 예배 끝나고 그냥 가지 마시고 교회에서 준비한 식사를 드시고, 기쁜 마음으로 성도의 교제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주님을 만난 두 제자는 그 즉시로 예루살렘에 올라갔습니다. 그 때가 언제입니까? 저녁을 먹던 시간이기 때문에 이미 해는 서산 뒤로 넘어가고 난 다음입니다. 예루살렘까지 가려면 세 시간을 다시 걸어가야 합니다. 낮에 이미 세 시간을 걸어왔기 때문에 그들은 피곤할 것입니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화끈거릴 것입니다. 더구나 캄캄한 밤입니다.
그런데도 부활의 주님을 만났던 그 제자들은 엠마오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기쁜 소식을 빨리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캄캄한 밤이지만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몸은 피곤하지만 엠마오에 머물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들로 하여금 그 캄캄한 밤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가게 만든 힘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부활의 주님을 만난 감격 때문입니다. 하루 저녁 거기에서 쉬었다가 내일 아침 날이 밝고 피곤도 좀 풀리면 예루살렘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왜요? 부활의 주님을 만난 기쁨이 그들을 내일까지 기다릴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분명 피곤할 것입니다. 그러나 부활의 주님의 만난 기쁨 때문에 피곤함도 잊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갔습니다. 캄캄한 밤길이 무서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활의 주님을 만난 기쁨이 밤길의 두려움도 이기게 만들었습니다. 엠마오로 갈 때에는 낙심되고 슬펐습니다. 그러나 부활의 주님을 만난 후에는 낙심 대신에 용기가 생겼습니다. 슬펐던 마음이 기쁨으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은 승리한 개선장군과 같은 기쁨으로 가득 찬 길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을 만나면 슬픔이 끝이 납니다. 주님을 만나면 두려움과 걱정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면 문제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보다 우리가 만난 주님이 더 크시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에 올라가보니 열한 사도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엠마오에서 부활의 주님을 만났던 두 제자는 그들에게 담대히 ‘우리가 부활의 주님을 만났노라’고 증거했습니다. 다른 이야기 필요 없습니다. 내가 만나 주님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것을 말해주고 싶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캄캄한 밤길을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그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도 없습니다. 엠마오로 내려갈 때와 같이 근심이 가득한 얼굴도 아닙니다. 기쁨으로 충만했습니다. 감격으로 인해 얼굴에는 행복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났다는 이 귀한 이야기를 전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흥분된 마음이었습니다.
아마 인생을 살면서 겪는 행복한 순간이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또 있겠습니까? 아마도 그 두 제자는 지금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할 것입니다.
부활의 주님 - 오늘도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난 사람의 모습이 그와 같습니다. 이 순간이 최고로 행복한 순간입니다. 그것보다 더 기쁜 날은 없습니다. 주님을 만난 사람의 얼굴에는 기쁨으로 가득합니다. 행복함이 얼굴에 묻어납니다. 누가 물어보지 않아도 그 얼굴이 간증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엠마오를 향해 가고 있습니까? 아니면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가고 있습니까? 부활의 주님을 만나지 못해서 낙심된 마음으로 슬픈 빛을 띠고 엠마오로 내려가는 두 제자가 내 모습은 아닙니까? 아무리 힘들고 낙심된 일이 있다 하더라도 부활의 주님을 꼭 만나셔서 - 오늘도 살아 계신 주님을 꼭 만나셔서 기쁨과 감격 속에서 힘차게 예루살렘을 향해 가는 두 제자의 모습처럼 사시는 행복한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엠마오를 행해 가는 발걸음은 낙심된 발걸음입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나지 못해 엠마오를 향해 가는 인생은 슬픔뿐이고 절망뿐입니다. 그러나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 예루살렘을 향해 가는 발걸음은 기쁜 발걸음입니다. 이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한 삶입니다. 인생의 고달픔도 두려움도 다 잊고 승리하는 승리의 발걸음입니다.

<2008년 4월 6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