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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3-29 15:49

아직도 막힌 담이 있습니까? <3월 29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아직도 막힌 담이 있습니까?
본문 - 에베소서 2:13-22

여러분, 담과 울타리의 차이를 아십니까? 담이나 울타리 모두 어떤 구역의 경계를 나누어주는 것이란 데는 같습니다. 그러나 울타리는 자연의 식물을 재료로 하여 쌓은 것이라면, 담은 돌이나 흙으로 쌓은 것을 말합니다. 대나무나 싸리나무, 또는 왕골이나 억새로 만든 울타리는 안이 잘 들여다보인다는 특징도 있고,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요즘에는 나무판자나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담은 단단하게 쌓은 것입니다. 흙이나 돌로 쌓기도 하고, 흙과 돌을 섞어 쌓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벽돌이나 시멘트로 쌓기도 하는데, 이런 담은 안을 들여다볼 수 없을뿐더러 쉽게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의 삶을 지켜줄 울타리가 있어야 합니다. 마치 드넓은 대지 위에 양떼를 치는 목동이 사나운 맹수로부터 자기의 양떼를 지키기 위해서 울타리를 쳐야 하듯이 우리의 삶을 무너뜨리는 수많은 적들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가정의 행복과 사랑을 보호해주는 보호장벽과도 같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올 때에 세상살이에서 힘들고 지친 가족들이 안식과 쉼을 얻으며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사랑의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하고, 남편은 아내의 울타리, 아내는 남편에게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그게 가정입니다.
우리의 신앙에도 울타리가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 울타리가 되어 잘못된 곳을 향해 뛰쳐나가려고 하는 우리 인간의 방황하는 마음을 바로 잡아줍니다. 우리 마음에는 죄성이 있어서 항상 하나님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려고 하는 우리의 못된 마음을 하나님 품 안에 묶어 주는 울타리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고 교회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습니다. 아무런 울타리가 없으면 그 관계는 쉽게 깨어질 수 있습니다. 친구라는 울타리, 친척이라는 울타리,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이라는 울타리 등 우리의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의 울타리가 있어야 우리는 바른 관계 안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울타리가 제도화되고 형식화되면서 담이 되어간다는 데 있습니다. 울타리는 부드러워야 합니다. 어느 정도 그 안을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 적당히 투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울타리가 단단해지거나 고착화되면 담이 됩니다. 담이 되면 허물어지지 않는 굳은 벽이 되고, 그 안에 성(城)이 만들어져 외부와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거기에는 부작용이 생겨납니다. 부패해지고 죄가 스며들면서 스스로 썩고 맙니다.
울타리를 담처럼 굳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은 죄에 있습니다. 죄의 특징은 스스로를 감추려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죄가 울타리 안에 들어오면 그 죄가 자신을 감추기 위해서 울타리를 겹겹이 만들고, 결국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담을 만들고 맙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인간 아담과 하와를 만드시고는 에덴동산에서 살게 하셨습니다. 에덴동산은 울타리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의 울타리가 되어주신 곳이 에덴동산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에덴동산에 종종 놀러오셨습니다. 아담과 하와와 함께 교제하고 그들과 산책하며 즐기기 위해서 에덴동산에 찾아오셨습니다.
창세기 3:8절에 “여호와 하나님께서 날이 서늘할 때에 에덴동산을 찾아와 거니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날이 서늘할 때’라는 말은 가장 좋은 때를 말합니다. 우리는 날이 서늘하다는 말이 얼마나 좋은 말인지를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데 한 낮에는 뜨거운 태양으로 인해 활동하기가 힘들어 집안에 들어가 있어야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날이 서늘할 때’라는 말은 가장 산책(활동)하기 좋은 때요, 가장 행복한 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가장 좋은 때에 에덴동산을 거니시기 위해서 아담과 하와를 찾아오셨습니다. 함께 교제하며 행복한 시간을 나누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죄를 범한 인간에게 울타리와도 같았던 하나님이 담이요 벽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따먹지 말라”고 말씀하신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은 모든 관계에서 뛰어넘을 수 없는 담이 생겼습니다. 관계가 깨어졌습니다.
선악과를 따먹고 죄를 지은 인간은 네 가지 관계가 깨어졌습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졌습니다. 죄를 짓기 전에는 동산에 찾아오신 하나님과 기쁘게 교제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찾아오시는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그런데 죄를 지은 후에는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에 찾아오시자 그들은 나무 뒤로 피해 숨어버렸습니다. 하나님의 얼굴을 뵐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죄를 책망하시기도 전에 죄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커다란 담을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두 번째는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깨어졌습니다. 죄를 범한 인간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무화과나무 잎으로 치마를 만들어 입었습니다. 죄를 짓기 전에 인간은 부끄러움을 몰랐습니다. 죄를 짓기 전인 창세기 2:25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니라.”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옷을 입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벌거벗은 모습 그대로 하나님과 만났고, 하나님과 함께 서늘할 때에 에덴동산을 산책하며 교제했습니다. 그런데 죄가 들어오면서 그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자기 자신이 부끄러운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깨끗한 본래의 자아를 잃어버린 인간의 자화상입니다. 이때부터 인간은 옷을 입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본래의 모습은 감추고 다른 자아의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이것이 인간에게 찾아온 또 하나의 비극입니다. 본질적인 자아와 비본질적인 자아 사이에 커다란 담이 생겨난 것입니다.
세 번째는 사람과의 관계가 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의 갈빗대로 하와를 만드시고 하와를 아담에게 데리고 오셨을 때, 하와를 본 아담이 이렇게 소리 질렀습니다. “이는 내 뼈 중에 뼈요 내 살 중에 살이라.”(창 2:23) 아담과 하와는 둘이 아니라 한 몸이라는 고백입니다. 그런데 죄를 지은 후 아담은 “뼈 중에 뼈요 살 중에 살”이라고 말했던 하와를 가리켜서 “하나님이 주셔서 나와 함께 하게 하신 여자 그가”(창 3:12)라고 말합니다. 이제 더 이상 아담과 하와는 하나가 아닙니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손가락질 하는 대상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죄를 지은 인간관계에 찾아온 비극입니다. 아담의 후예들인 우리는 다른 사람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려 하기보다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손가락질할 대상으로 생각합니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감추기 위해서 더 높은 담을 쌓고, 더 두터운 벽으로 자신을 가립니다.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면서 소중하고 사랑받아야 할 인격적 존재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어떤 물건을 대하듯 인간을 대하게 되었습니다.
마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는 『나와 너』라는 책에서 인간이 서로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한 비극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나와 너’라는 인격적인 관계를 맺도록 창조되었는데, 상대방을 인격적 존재로 만나지 못하고 ‘나와 그것’이라고 대상화함으로서 현대문명에 위기가 왔다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을 인격적 존재가 아니라 마치 물건처럼 취급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못하고 이용해 먹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해 버립니다. 자신의 어떤 목적을 성취하는데 필요에 따라 써먹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여긴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대문명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닙니다. 에덴동산에 죄가 찾아옴으로서 아름다워야 할 관계가 깨어지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커다란 담과 벽이 생기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네 번째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자연과의 관계가 깨어진 것입니다. 선악과를 따먹은 후 땅은 인간으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게 되었고, 저주받은 땅에서는 가시덤불과 엉겅퀴가 자라게 되었습니다. 땅과 인간은 더 이상 협력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에게 고통을 주는 관계가 되어버리고 말았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저지른 죄가 아름답게 맺어야 할 관계를 깨뜨리고, 그 관계들 속에 뛰어넘을 수 없는 담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 네 가지 관계가 깨어진 이후 인간의 삶에는 불행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왔습니다. 그러기에 인간의 불행은 관계가 깨어진 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영원히 깨어진 관계의 틀 안에서 고통하며 불행의 삶을 살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늘 좋은 것을 주시길 원하시고, 넘치도록 풍성하게 채우시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원하심과는 달리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담이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모든 축복과 풍성함이 우리에게 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우리에게 오는 그런 축복과 풍성함을 막는 그 담을 헐고 우리가 그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하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14절 말씀에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헐어버리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간에 막힌 담”을 흔히 두 가지로 해석합니다. 하나는 유대인과 이방인을 갈라놓은 담을 뜻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율법을 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해석하면 인간의 범죄로 인해서 우리 안에 만들어진 담, 하나님의 창조섭리인 행복한 삶을 사는데 방해하는 모든 담을 말합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담, 내 본질적 자아를 보지 못하도록 막아버린 담, 내 이웃과 아름다운 관계를 파괴하는 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창조 세계 안에서 정상적으로 살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담, 그 모든 담입니다.
그 모든 담을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헐어버리셨습니다. 16절에 말씀합니다.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되게 하는 십자가입니다. 그 십자가를 통해서 막힌 담장들이 허물어집니다. 십자가의 능력과 십자가의 사랑에 스며드는 곳마다 담장이 헐리면서 잃어버렸던 관계들이 회복됩니다. 막힌 담장으로 인해 왜곡되고 불행에 빠진 사람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관계를 회복할 때 그 사람을 가리켜 ‘새사람’이라고 부릅니다. 본문 15절에 중간에 막힌 담이 허물어지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지으심을 받아 평화를 누리는 사람을 ‘새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다고 확신하십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새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서 막힌 담이 허물어지고 새로운 관계 안에 들어가 있는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새 사람은 하나님과의 관계만 회복되는 사람을 말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과 나 사이에 막힌 담장이 허물어지고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다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하나님과의 관계처럼 새롭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나 자신과도 바른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창조세계와의 관계도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새 사람입니다.

물론 모든 바른 관계의 회복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하나님과 깨어진 관계, 담장으로 막혀졌던 관계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새롭게 정립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나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중보가 되셔서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없었던 우리가 담대하게 하나님을 향하여 아바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리교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는 1738년 5월 올더스게이트(Aldersgate)에서 하나님과 만남으로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된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는 22살에 영국 성공회 목사가 된 후 옥스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성결한 삶을 살자’는 홀리클럽(Holy Club) 운동을 펼쳤습니다. 성결한 삶을 살기 위해서 절제하며 경건한 삶을 힘썼습니다. 32살에는 미국으로 선교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 속에 가진 열정이나 열망만큼 그의 삶에 평화가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미국에 선교를 갔다가 배척당하고 3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는데, 바로 그해 5월 런던의 올더스게이트에서 열린 성경공부와 기도모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일기에서 그는 그날 그 모임에 별로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없이 참석하게 되었다고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루터의 『로마서 강해』 서문을 읽고 있을 때 이상하게 마음이 뜨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마음 속에 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음이 느껴졌고,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의지해야 한다는 사실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마음에 감동이 오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자신의 모든 죄가 깨끗이 씻음 받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죽음의 법에서 해방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한 후 그는 성결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적 신앙에서 해방되었고, 참된 평안과 자유함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참된 평안은 어디에서 시작됩니까? 내가 바르게 살고 의롭게 살아야 우리 마음에 평안이 찾아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직하게 살려하면 할수록 우리 마음속에서 정직하지 못한 내 자신 때문에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로마서 7장에서 사도 바울이 한 고백이 그것 아닙니까? 그는 선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정직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신앙적으로 바르게 살고 싶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 늘 하나님 뜻과 어긋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그게 사도 바울에게 엄청난 고민이었습니다. 그 고민이 얼마나 컸던지 사도 바울은 이렇게 외칩니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롬 7:24)
여러분, 이것은 사도 바울만의 고민이 아닙니다. 우리도 똑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정직하게 살려고 해도 우리 안에 있는 죄가 자꾸만 우리를 죄의 습관으로 끌고 갑니다. 마치 노예가 쇠사슬에 묶여 끌려다는 것처럼 우리가 죄의 사슬에 묶여 나도 모르게 죄 가운데로 끌려가고 맙니다. 그런 내 자신을 바라보면서 어찌 마음에 안식을 얻을 수 있고, 평강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 마음에 평안을 얻고 참된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의 중보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관계를 바르게 회복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정직하게 살기를 원하시기 전에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뭔가 하나님을 위해 큰일을 하기를 원하시기 보다는 우리가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회복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무엇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원하십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막힌 담이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회복되면 내 자신을 바르게 볼 줄 아는 신앙적 안목이 생겨납니다. 그래서 우리 자아와 바른 관계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 하나님과 바른 관계가 회복되면 이웃과도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나는 그를 용납할 수 없을지라도 하나님께서 나를 용납하신 것을 기억하며 나도 내 이웃을 용납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소중히 여기셔서 구원하시고 하늘의 생명을 주신 것처럼, 나도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게 됩니다.
-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가 회복되면 그 좋으신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습니다. 그 아름다운 세상을 사랑하게 되고 그 세상 안에 사는 기쁨을 누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다른 모든 관계가 깨어지기 시작하고, 우리의 삶에는 불행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하나님과 나 사이에 담이 생겨서 우리는 불행의 삶을 살게 됩니다.

목회상담학자인 웨인 오츠(Wayne E. Oates)가 쓴 『신앙이 병들 때』라는 책에 보면, 우리의 신앙이 병들 때 나타나는 몇 가지 심리적 현상이 있다고 말합니다.
신앙이 병들면 첫 번째로 평안이 없어집니다. 교회에 가도 기쁨이 없습니다. 가정에 들어와도 행복을 느끼지 못합니다. 친구나 사람을 만나도 마음에 평안을 못 느낍니다. 모든 일이 짜증스럽고 귀찮아집니다. 두 번째로 신앙이 병들면 화해의 마음이 닫혀집니다. 신앙이 병들면 마음이 닫혀 대화가 줄어들게 됩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어집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하기 보다는 편견과 선입견관 자기주장만 앞세우게 됩니다. 세 번째로 신앙이 병들면 좌절감이 생깁니다. 희망보다는 절망이 생기게 되어 매사에 부정적이고 비판적이 됩니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지 못합니다.

여러분, 우리의 신앙은 건강합니까? 우리의 신앙은 지금 병들어 있지 않습니까? 우리의 신앙이 병들어 평안이 없을 때, 마음이 닫혀 있어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못할 때, 그리고 신앙이 병들어 죄절감 때문에 매사가 비판적이고 부정적이 될 때 우리는 빨리 바른 믿음으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빨리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합니다.
하루 아침에 큰 병이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병이 내 몸에 생겼는데도 우리가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방치해두면 그 병에 점점 커져 나중에는 큰 수술을 해야 하는 큰 병이 되고 맙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신앙에 문제가 생기고 병의 조짐이 보일 때 빨리 믿음을 회복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빨리 회복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신아의 큰 병에 들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신앙생활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절을 지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우리 주님께서 에덴동산에서 깨어져버린 그 모든 관계를 회복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그 사랑을 묵상하며 사는 기간입니다. 우리에게 인생의 행복을 주시려고 우리 주님께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켜주시기 위해서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은혜를 값없이 받았습니다. 그 값없이 받은 은혜로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담이 허물어지고 우리가 구원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값없이 받았다고 그것이 값싼 것은 결코 아닙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셔야 했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내놓음으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를 회복시켜주신 것입니다.

1937년 어느 여름날입니다. 철도 다리의 관리인인 잔 그리피스는 다리 아래로 배가 지나가게 하려고 다리를 들어 올린 다음 그의 여덟 살짜리 아들 그레그와 함께 관제탑 위에 만들어진 전망대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것은 400명의 승객을 태운 멤피스 특급열차였습니다. 그는 관제탑으로 뛰어가서 기차가 지나가도록 다리를 연결시켜 놓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관제탑으로 뛰어내려간 사이 아들 그레그가 다리를 들어 올리는 거대한 톱니바퀴 위에 떨어져서 왼쪽다리가 그 톱니바퀴에 끼고 말았습니다. 너무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저 앞에서는 400명의 승객을 태운 기차가 계속 기적을 울리며 다리 쪽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다리 아래쪽에서는 사랑하는 아들이 톱니바퀴에 끼어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치며 살려달라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그는 갈등하게 됩니다. 기차가 지나가게 하기 위해 다리를 정상으로 만들려고 스위치를 넣는다면 거대한 톱니바퀴에 끼어 있는 아들은 죽고 말 것입니다. 반대로 아들을 살리기 위해 스위치를 넣지 않는다면 열차는 탈선하여 강물에 빠져 400명의 승객이 죽고 말 것입니다.
이런 긴박한 상황 속에서 그는 눈물을 머금고 스위치를 힘껏 밀었습니다. 열차는 아슬아슬하게 다리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의 아들은 톱니바퀴에 끼에 몸이 으스러진 채 죽고 말았습니다. 잔 그리피스가 눈물에 젖은 얼굴을 들었을 때 열차의 차창 속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습이 보였습니다. 한가하게 신문을 읽고 있는 사람들,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 한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행복한 얼굴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아이들, 평안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잔 그리피스는 날카로운 창이 가슴을 찌르는 것같은 고통 속에서 기차를 향하여 눈물로 소리쳤습니다. “당신들을 위해서 내 아들을 바쳤소. 그래도 아무 관심이 없단 말이오?” 그러나 그의 이런 외침은 철다리를 건너가는 시끄러운 기차 소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아무도 그리피스의 고함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를 향해 고함치시는 하나님의 애절한 눈물의 호소가 들리십니까? ‘내 너희를 살리기 위해 내 아들을 바쳤다. 내 너희와 아름다운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내 아들 독생자를 십자가에 죽였다. 그래도 너희는 정녕 관심이 없단 말이냐?’

< 2009년 3월 29일 주일 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