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남성교회

작성일 : 2009-04-13 09:40

부활을 사는 사람들 <4월 12일 부활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부활을 사는 사람
본문 - 갈라디아서 2:19-21

결혼을 앞둔 한 청년이 세 명의 여자를 놓고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셋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 하느냐고 말입니다. 고민 끝에 한 가지 꾀를 냈습니다. 세 여자에게 공평하게 천만 원씩을 주면서 3개월 동안 이 돈을 마음껏 써 보라고 했습니다.
3개월 후에 첫 번째 여자가 남자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것들을 천만 원어치를 사다가 남자에게 주었습니다. 두 번째 여자는 5백만 원을 저축한 통장과 함께 현금 5백만 원을 가지고 왔습니다. 세 번째 여자는 3개월 동안 열심히 재테크를 해서 이렇게 벌었노라고 하면서 3천만 원을 가지고 왔습니다.
여러분, 이 청년이 누구와 결혼했겠습니까? 여러분 같으면 누구와 결혼하겠습니까? 그 남자는 가장 예쁜 여자와 결혼했다고 합니다.
남자들이 여자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외모라는 것을 비꼬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마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선택의 기준이 있습니다. 그 기준은 내가 무엇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여러분은 신앙생활하면서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분은 기도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분은 예배라고 말씀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선하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은혜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많지는 않겠지만, 어떤 분은 예수 믿고 부자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가족이 행복한 것이나 자녀들이 잘 되는 것에 신앙의 중심을 두고 사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 신앙에는 두 가지 중심이 있습니다. 마치 기독교 신앙이라고 하는 집을 받치고 있는 두 개의 기둥과도 같은 것입니다. 그것은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우리 기독교 신앙에서 십자가와 부활을 빼버리면 기독교 신앙은 껍데기만 남게 됩니다.

여러분!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내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믿으십니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내 죄가 용서되었음을 믿으십니까? 이것을 분명하게 믿어야 합니다. 오늘 세례를 받으시는 분들도 이 사실을 분명하게 믿고 고백해야 세례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나는 죄로 인하여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인데, 예수님께서 내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믿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서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사실을 믿는다면 예수님의 부활도 믿어야 합니다. 그래야 바른 신앙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부활신앙이 없다면 우리가 여기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도 다 쓸데없는 짓이 되고 맙니다. 고린도전서 15:17절과 19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예수님께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바라는 것이 다만 이생 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리라.” 예수님의 부활이 없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믿음은 다 헛됩니다. 그리고 그분을 믿는다고 하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입니다.
이 말씀은 이렇게 바꿀 수 있습니다. ‘부활 신앙을 갖지 못한다면 우리의 믿음은 헛것이고, 우리는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부활을 믿지 못한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입니다.’
여러분, 예수님께서 죽으셨으나 사망 권세 이기시고 부활하셨음을 확실히 믿으십니까? 그 믿음 결코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부활을 믿는다고 할 때 세 가지 차원의 믿음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예수님의 부활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신 분임을 볼 때 분명히 부활하셨을거야.’ 하고 예수님의 부활을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목사님이 부활절 설교 때마다 예수님 부활하셨다고 말씀하시니까 그렇다고 인정해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단지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엄격하게 말하면 머리로 인정하는 이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설득에 강요당하여 인정하는 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두 번째는 말 그대로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입니다. 2000년 전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께서 아리마대 요셉의 무덤에 묻히셨다가 3일 만에 다시 사셨다는 사실을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무덤은 비어 있었고, 그 무덤을 찾아간 여인들이나 제자들은 예수님의 시체를 보지 못하고 천사들이 알려준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들었을 뿐입니다. 나도 부활하신 주님을 내 눈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분명히 믿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에 추호도 의심이 없습니다. 그분은 분명 부활하셨습니다.
이것은 믿음입니다. 머리로 인정하는 것을 넘어 가슴으로 예수님의 부활이 믿어집니다. 내가 믿고 싶어서 믿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엔가 그것이 믿어졌습니다.
여러분,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가슴 가득히 밀려오는 기쁨이 있습니까? 부활찬송을 부르면 사망권세 깨뜨리신 부활의 주님으로 인해 감격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여러분에게는 부활신앙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부활신앙은 여기에 머물지 않습니다. 세 번째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은 오늘 내가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머리로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예수님의 부활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격으로 인해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분명하게 믿어지는 것에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부활하신 그 주님께서 오늘 나와 함께 하시기에 내가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부활신앙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던 사람들은 모두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누군가가 알려준 부활의 소식을 머리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났다는 감격으로 ‘주님은 확실히 부활하셨다.’고 고백만 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산 사람들입니다.
복음서에서는 모두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기록해 주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에 어느 누구도 ‘내가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부활의 주님을 믿습니다.’ 라고 고백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마태복음에서는 무덤을 찾아갔던 두 여인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습니다. 주님을 만난 그들은 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주님의 명령을 가지고 제자들에게 달려갔습니다. 또 11제자가 갈릴리에서 주님을 만났을 때에도 주님을 경배했고,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았다는 이야기뿐입니다. 주님을 믿었다는 말이 없습니다.
마가복음에서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던 사람들이 주님의 부활을 증언해 주지만 믿지 않았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만 기록해 줄 뿐, 믿었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누가복음에서는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뵈었는데도 그들이 예수님을 믿었다는 말은 없고, 자신들이 만난 분이 부활하신 주님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그 즉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만 있습니다.
요한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의심하던 도마에게 주님께서 나타나셔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요 20:27) 그러자 도마가 뭐라고 대답한지 아십니까? “주님 내가 믿습니다. 내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그렇게 대답했습니까? 아닙니다. 그 때에도 도마는 ‘내가 주님을 믿습니다. 내가 주님께서 부활하신 것을 이제는 확실히 믿습니다.’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도마는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라고 고백했습니다.
디베랴 바다로 고기잡이 하러 갔던 7명의 제자에게 부활의 주님께서 나타나셨을 때, 거기까지 찾아오신 부활의 주님을 보았던 제자들 가운데 주님을 향하여 ‘믿음’을 고백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주님께서도 베드로에게 “내가 부활의 주님임을 네가 믿느냐?” 그렇게 물어보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셨습니다.

왜 복음서에서는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람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입에서 부활의 주님을 믿는다는 말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았을까요?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부활의 주님을 믿는다는 말이 더 이상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믿는다는 말은 보지 않고 경험하지 않았을 때 할 수 있는 고백입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람들은 부활의 주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이제 그분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부활신앙입니다.

여러분, 지금 내 삶에 함께 하신 주님이 바로 부활하신 우리 주님이십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면 우리에게 걱정할 것이 무엇입니까?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죽음입니다. 그런데 우리와 함께 하신 주님은 죽음을 이기신 분이십니다. 죽음을 이기신 그분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면 우리는 죽음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분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과 함께 살면 우리도 죽음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담대합니다. 북음 앞에서도 담대합니다. 두려움이 없습니다.

왜 우리의 삶에 두려움이 엄습합니까? 왜 때로 좌절하고 낙심합니까? 부활신앙으로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사망권세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것은 믿는데, 그 주님께서 오늘 나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의 아주 멋진 신앙고백입니다. 사도 바울은 극적으로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님이 메시야인 것을 철저하게 거부하던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믿고, 그렇게 증거하는 사람들은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을 다 잡아 감옥에 가뒀습니다. 아예 교회를 뿌리 채 뽑아버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메섹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잡아오기 위해서 가다가 부활의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던 사람이었는데, 다메섹으로 가던 중에 부활하신 주님이 그에게 나타나셔서 부활의 주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인생이 변화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부활의 주님을 만났다는 기록이 사도행전에만 세 번이나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디에도 사도 바울 역시 부활의 주님을 믿었다는 이야기가 없습니다. 아니 사도 바울이 쓴 편지가 신약성경에 13권이나 되는데, 그 편지들 가운데 ‘나는 부활의 주님을 믿는다.’ ‘너희도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라고 가르친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도 바울에게 부활신앙이 없었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부활하신 주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과 늘 함께 살았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이후로 늘 그분과 동행했습니다. 그분과 동행하고 있을 때에는 ‘믿는다’는 말이 필요가 없습니다.

부부가 함께 한 집에 살면서 ‘나는 당신이 내 아내라는 사실을 믿어. 당신도 내가 당신 남편이라는 것을 믿지?’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당신 나 사랑해?’라고는 물을 수 있고, ‘나는 당신을 사랑해’라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 내가 당신 남편인 것을 믿어?’라고 묻지는 않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분들은 오늘 집에 가서 남편이나 아내에게 ‘당신 내가 당신 남편(아내)인 것을 믿어?’라고 물어보십시오. 남편(아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요.
그것은 믿음의 차원이 아닙니다. 그냥 함께 사는 것입니다. 함께 웃고 울고 서로 등 긁어주면서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이 내 남편이라는 것을 믿어.’라는 말보다도 훨씬 더 중요합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런 의미에서 한 사도 바울의 멋진 고백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다.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사도 바울은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 위에서 십자가에 돌아가셨을 때 자신도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고 고백합니다. 주님의 십자가가 저 멀리 뵈는 것이 아니라, 내 심령 깊은 곳에서 내가 못 박혀 죽은 나의 십자가였습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셨을 때 나도 그 주님과 함께 부활했습니다. 부활할 때에는 예전에 죄 가운데 살던 내가 아닙니다. 옛날의 나는 십자가에 죽었기 때문에 부활의 주님께서 내 안에 살아 계십니다.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사는 내가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 이게 우리의 고백이기를 소망합니다. 부활의 주님은 오늘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시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는다.’는 믿음의 고백보다도 ‘내가 주님과 함께 살기를 원합니다.’ 라는 말을 듣기를 더 원하십니다. 주님을 믿는다는 입술의 고백보다는 우리의 삶에서 늘 주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더 기뻐하십니다.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세상의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어려운 문제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습니다. 나와 함께 하신 부활의 주님께서 다 풀어 주실 줄 믿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께서 무슨 문제인들 해결하지 못하시겠습니까?

사도 바울은 보통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을 감당했습니다. 그는 부활의 주님을 만난 이후 이방인의 사도가 되어 온 누리에 자신을 만나주신 주님, 지금도 나와 함께 하신 주님을 증거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의 삶에는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죽음의 고비도 많이 넘겨야 했습니다. 심지어 그가 고백한 것처럼 고통이 너무 극심하여 살 소망까지 끊어져버렸다고 할 정도로 힘든 때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반대자들 때문에 사역이 고통스럽기도 했고, 괜한 오해 때문에 감옥에 갇혀 죽도록 매를 맞아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쁨으로 그 일을 했습니다. 왜요? 부활의 주님과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또 아무리 고통이 극심하고 억울한 누명을 쓴다 하더라도 부활의 주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모든 삶을 감사함으로 살았습니다. “네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선언하며 담대하게 살았습니다.

그것을 고린도후서 4:8-10절에서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핍박을 받아도 버린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 죽인 것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도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살아가면 오늘 우리도 이렇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않습니다.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핍박을 받아도 버림 바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않습니다. 왜요? 부활의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세상 것에 연연하며 살지 않습니다. 영원한 생명이 우리에게 있는데 잠시 뿐인 세상 것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19세기의 유명한 설교가 가운데 라이만 비처(Lyman Beecher, 1775-1863)라는 목사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레인신학교에서 교장까지 지낸 훌륭한 교수였고,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위대한 설교가였습니다. 자녀들도 잘 키워서 일곱 아들이 모두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분은 88세로 세상을 떠나셨는데, 젊으셨을 때의 열정이 연세가 많아지면서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몸도 쇠약해졌습니다. 한번은 아들 목사가 목회하는 교회에 가서 이런 간증을 했습니다.
“여러분, 나는 지난 수년 동안 지상에서 천상으로 이사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시력도 하늘로 올라가고, 청력도 대부분 올라갔습니다. 체력도 거의 운반이 끝났으며, 목소리도 지금 하늘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제 나는 저 천국에 아름다운 저택을 장만하고 거기로 이사할 겁니다. 이 지상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나도 곧 하늘로 올라갈 겁니다. 나는 이 땅의 집보다 하늘나라의 집을 더 사모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게 부활의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진 것이 점점 적어진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부활의 주님께서 마련해 놓으신 영원한 천국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 출세하지 못했어도 괜찮습니다. 이 세상의 출세보다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더 아름다운 면류관이 예비되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는 자랑할 것이 없고 초라해 보여도 꿀리지 않습니다. 부활하여 승리하신 주님께서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부활하신 주님께서 지금 여기 이 예배의 자리에 우리와 함께 계심을 믿습니까? 그 주님께서 우리 가정에도 함께 하신 줄 믿습니까? 그 주님께서 내가 가는 곳 어디든지 나와 동행하심을 믿습니까? 그 주님과 함께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은 넉넉히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아무리 경제가 힘들고 어려워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습니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는데 뭐가 걱정입니까?

어느 부활절 무렵, 영국의 한 마을에 젊은 목사님이 새로 부임을 해 왔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새로 온 목사님의 설교에 관심을 기울이며, 하나 둘 교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드디어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되었습니다. 목사님은 이런 이야기로 설교를 시작하셨습니다.
어느 바닷가 마을에 어머니를 여읜 소년과 그 소년을 목숨보다 사랑하는 아버지가 있었지요. 어느 날 소년은 자기 친구와 바닷가에 놀러갔다가 풍랑을 만났습니다.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 때문에 둘이 타고 있던 배에는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등대지기였습니다. 등대에서 바라보다가 아들이 탄 배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가까운 곳에 매어둔 보트에 몸을 싣고 아들이 있는 쪽으로 힘껏 노를 저어 갔습니다. 아들의 배에 가까이 간 아버지는 절망하고 말았습니다. 그 사이에 아들이 탔던 배는 뒤집혀 파도에 휩쓸려 어디론가 가벼렸고, 두 아이는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타고 온 보트는 너무 작아 한 명 밖에 더 태울 수 없었습니다. 만일 둘을 다 태운다면 그 보트마저 뒤집히고 말 것입니다. 그것을 알기에 아들의 친구는 실망하고 살기를 포기했습니다. 아버지는 분명 자기 아들을 자기 보트에 태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자기 아들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안하다 아들아! 너는 죽어도 천국 갈 수 있지만, 네 친구는 아직 주님을 안 믿잖니.” 아들은 한참 아빠를 바라보더니 미소를 띠며 “그래요 아빠 천국에서 만나요.”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친구에게 다가가 그를 건져 배에 태우고,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지 못한 채 힘껏 노를 저어 육지까지 왔습니다.
이 말씀을 하시면서 목사님의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배당 뒷쪽에 앉아 있던 젊은이들이 자기들끼리 속삭였습니다. “뭐 저런 이야기가 있어. 다 지어낸 것이잖아? 누가 그걸 믿어?” 그때 그들 뒤에 앉아서 그윽한 눈으로 설교를 듣던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 나직히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네 젊은이들. 내가 그 아버지고, 저기 서 있는 목사가 바로 내가 구한 내 아들의 친구라네.”

여러분, 여러분에게 부활신앙이 있습니까? 아니 부활신앙으로 살고 계십니까? 부활하신 주님이 오늘도 나와 함께 하심을 믿습니까? 부활의 주님은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시고, 우리와 늘 함께 계십니다. 그 주님의 손을 잡고 부활의 기쁨으로 승리의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 2009년 4월 12일 주일 낮예배-부활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