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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8-30 10:10

오늘도 살아 계신 하나님 <8월 30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오늘도 살아 계신 하나님
본문 - 출애굽기 3:6-12

조효훈 목사님이 쓴 『하나님의 휴가』라는 수필집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한 어린 소년이 하나님께 쓴 편지가 소개됩니다.
“친애하는 하나님, 오는 금요일에 우리는 두 주간의 휴가를 떠납니다. 그래서 교회를 빠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교회에 잘 계시기 바랍니다. 참, 하나님은 언제 휴가 가시나요?”
어린아이답게 순진한 마음을 읽을 수 있지요? 마치 형을 집에 떼어놓고 엄마 아빠와 자기만 휴가를 가는 미안한 마음처럼, 하나님을 교회에 떼어놓고 휴가를 떠나야 하는 아이의 순진한 마음입니다. 또 한 편으로는 휴가를 다녀온 후에 혹시 하나님께서 교회에 계시지 않고 어디론가 가버리실 것만 같은 걱정된 마음으로 ‘어디 가시지 말고 꼭 교회에 계시라’고 부탁하고, 자기가 엄마 아빠와 함께 휴가를 떠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도 열심히 일하시던 교회를 떠나 잠시 휴가라도 다녀오셔야 할 것만 같은 미안함 마음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성숙한 신앙을 가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조차도 때로 이 어린아이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하나님은 교회당 안에만 계시는 것처럼 생각하고, 내가 예배당을 떠나면 하나님 곁을 떠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도 혹 그런 생각을 하지 않습니까? 예배당에 와야만 하나님을 만날 수 있고, 예배당을 떠날 때에는 하나님을 예배당에 잘 모셔놓고 나만 예배당에 빠져나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배당에 와서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기도 하고 찬양도 하고 기도도 하는데, 예배당을 떠나면 예배당에서 찬양 드렸던 그 하나님, 예배당에서 기도 드렸던 그 하나님 없이 나 혼자인 것처럼 사는 신앙이 아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고백 가운데 하나가 “우리는 오늘도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은 예배당 안에만 계신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의 삶 가운데도 언제나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입니다. 과거 성경 안에서만 역사하셨던 하나님이 아니라, 오늘 우리 시대에도 성경 시대와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은 언제나 살아 계신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살아계신 하나님이십니다.
다른 종교와 우리가 믿는 기독교가 다른 점, 다른 종교에서 믿는 신과 우리가 믿는 하나님과의 차이점이 바로 이 것입니다. 다른 종교는 죽은 사람을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만 믿는 것이 아니라, 죽음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셔서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살아계신 예수님을 믿습니다. 과거 2000년 전에 유대 땅에 사셨던 예수님만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예수님께서 오늘도 살아 계셔서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습니다.
그래서 독일의 신학자인 본훼퍼(Dietrich Bonhoeffer, 1906-1945) 는 “하나님은 현재의 하나님이시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의 하나님은 과거 역사 속에만 존재했을 뿐, 지금은 기념관에 박제되어 있는 그런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구체적인 삶 속에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입니다.

야곱의 열한 번째 아들인 요셉이 애굽의 국무총리로 있을 때, 야곱의 가족 70명이 애굽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처음 애굽에 도착한 야곱의 가족들은 국무총리인 요셉 덕분에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애굽에 국빈 대접을 받으면서 안락한 생활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의 자손들이 애굽에 정착한 뒤 약 250년이 지났을 무렵, 그들은 애굽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맙니다. 애굽 땅에 거대한 정변이 일어나서 왕조가 바뀐 것입니다. 성서고고학에 의하면, 요셉이 국무총리로 있던 애굽의 왕조는 힉소스(Hyksos) 왕조입니다. 그런데 이 힉소스 왕조가 주전 1570년에 무너지고 제18대 왕조(1570-1075)가 들어섰습니다. 이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면서부터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역은 시작된 것입니다. 새로 왕국을 차지한 새 왕조는 옛 왕조와 밀접한 친분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곱게 보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경계하기 시작하더니 얼마 가지 않아서 종을 삼아 강제 노역을 시켰습니다. 옛 왕조와 친분이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냥 나두었다가는 언제 그들이 반란을 일으킬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을 생각하지 못하도록 혹독한 노역을 시켰던 것입니다.
이 때부터 상당 기간 동안 호화로운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한 순간에 노예로 전락하여 온갖 수모와 고초를 당하는 눈물겨운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그런 날들이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지낸 시간이 거의 150년이나 되었습니다.
처음 강제노역에 동원되었을 때에는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옛날처럼 대접을 받으며 살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희망입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고 50년이 지나도,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깊은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지낸 세월이 150년이었습니다.

애굽 왕이 이스라엘 백성을 학대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비돔과 라암셋이라는 국고성을 건축하는데 이스라엘 백성을 강제동원시켜 극심한 노역을 시킨 것입니다. 강제 노역 가운데 힘들고 지친 삶을 살면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날로 강성해져갔습니다. 그러자 더 가혹한 일을 시켰습니다. 국고성을 쌓는데 흙이기에 동원되었을 뿐만 아니라, 농사를 짓도록 한 것입니다.(출 1:14) 성을 쌓는 일에 동원되는 것만으로도 힘들어 죽을 지경인데 농사까지 짓게 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역은 날로 심해져만 갔습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학대를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번성해져 갔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이스라엘 민족의 숫자가 더 많아지면 큰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다 죽이라’는 가혹한 바로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런 핍박과 학대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부르짖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신 하나님께서 그들을 구원하실 계획을 세우시고는 모세를 준비시키셨습니다.
그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자로 부르심을 받은 장면이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입니다. 애굽 사람을 죽인 살인죄 때문에 미디안 광야로 도망하여 양치기로 살아가던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호렙산 떨기나무 가운데 나타나신 하나님께서 모세를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부르십니다. 모세를 이스라엘의 인도자로 부르시면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누구신지를 말씀해 주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스스로를 계시하신 하나님은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조상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에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창 12:2)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닷가의 모래와 같이, 땅의 티끌과 같이 많은 후손을 주시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조카 롯과 헤어져서 허탈해 하고 있을 때에는 “너는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라. 네가 보는 이 모든 땅에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창 13:14-15)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후손에 대한 약속뿐만 아니라, 그 후손들이 살아갈 땅도 주시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아브라함에게만 그런 약속을 주신 것이 아닙니다. 이삭에게도 그랬고, 요셉의 초청으로 애굽으로 내려가던 야곱에게도 같은 약속을 해 주셨습니다.(창 46:3-4)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셨던 그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서 모세를 부르신 것입니다. 그래서 본문 6절에서 모세를 부르시면서 가정 먼저 하신 말씀이 “나는 네 조상의 하나님이니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00년 동안 애굽에서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날로 번성해져 갔습니다. 더구나 그들이 박해를 받고 고역에 시달리던 때에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번성하도록 하셨습니다. 애굽의 왕이 두려워 경계해야 할 만큼 큰 민족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고역에 시달리고 박해를 받을 때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돌아보지 않으시고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손길로 그들을 도우셨습니다. 약속을 지키신 것입니다. 날로 자손이 많아지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고통을 받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 땅 - 약속의 땅 -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기 위해서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준비 가운데 하나가 바로 모세였습니다.
모세는 태어나자마자 죽어야 할 운명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바로의 명령에 의해서 히브리인 가운데 사나아이로 태어난 사람은 다 태어나자마자 나일강에 버려져 죽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생명을 건져주셨습니다. 그것도 히브리인의 사내아이를 다 죽이라고 명령을 내린 그 바로의 딸 - 공주의 손으로 나일강에서 건짐을 받게 하시고, 그 명령을 내린 바로의 궁중에서 자라게 하셨습니다. 거기에서 애굽의 학문과 지혜를 배우게 하시고, 젖먹이 때에는 어머니 요게벳으로부터 철저한 신앙교육을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다음에는 모세를 미디안 광야로 몰아 내시더니, 거기에서 철저하게 자기 교만을 버리고 겸손한 자가 되도록 훈련하셨습니다. 또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광야 생활을 해야 하기에, 광야 생활에 익숙하도록 훈련하셨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계획과 준비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려고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태어나게 하셨고, 죽임당할 수밖에 없던 운명에서 그 생명을 구원하셨고, 바로의 왕궁에서 지도력을 배우게 하시고, 미디안 광야에서 겸손과 광야생활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모두 모세를 쓰시기 위한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당신의 약속을 이루시기 위한 완벽한 준비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런 하나님의 계획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서 놀라운 계획을 갖고 계시고, 그 일을 하나하나 이루어가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오늘도 살아 계십니다. 때로 우리는 그 하나님의 계획과 준비하심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하심과 섭리하심이 너무 크고 오묘해서 우리의 머리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나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오늘 무엇을 준비하고 계신지 우리 신앙으로 깨닫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머리로 이해되지 않고, 우리의 신앙으로 깨닫지 못한 부분이 많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 하나만은 분명히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살아계셔서 나를 위해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신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일들을 계획하시고 준비하십니다.
때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더라도, 어떤 때에는 그 고통이 너무 길어서 하나님의 손길이 나에게 미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놀라우신 계획을 갖고 오늘도 준비하고 계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 땅을 주시기 위해서 모세를 준비시키신 것처럼, 우리의 심령과 삶에 평안과 행복을 주시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가 알지 못한 크고 비밀한 계획을 추진하고 계심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때가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미디안 광야에서 양을 치던 초라한 양치기 모세를 떨기나무 아래에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는 오늘 본문 7-8절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분명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정녕히 보고 그들이 그 간역자로 인하여 부르짖음을 듣고 그 우고를 알고 내가 내려와서 그들을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내고 그들을 그 땅에서 인도하여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려 하노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의 고통이나 노역을 하나님께서 보지 못하셨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들을 외면하고 계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나는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었고, 그들이 얼마나 고역을 당하고 있는 지를 잘 알고 있단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우리가 당하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말입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슬픔이 얼마나 큰지도 말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의 장애물이 얼마나 높은지도 다 아십니다. 다만 때가 될 때까지 기다리실 뿐입니다. 준비의 과정을 거쳐 언젠가 우리에게 더욱 큰 은혜를 주시기 위해서 잠시 때를 미루어놓으셨을 뿐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하나님의 크신 계획을 알 때까지 미루기도 하십니다. 40세의 모세가 ‘고통 받고 있는 내 백성 이스라엘을 구원하리라’고 생각했지만 그 모세를 80세가 될 때까지 미루신 것처럼, 우리가 바라던 때를 뒤로 미루시기도 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고역 가운데서 약속하신 땅 가나안을 더욱 소망할 수 있도록 때를 기다리게 하시기도 합니다. 더욱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철저하게 의지하도록 하십니다.
그러나 결코 외면하시지는 않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이 힘들고 어렵다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잊어버린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버리신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을 다 아십니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우리를 위해 일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는 약속하십니다. 하나님의 일하심과 역사하심이 우리의 눈에 보이진 않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낙심하지 않도록 ‘내가 너와 함께 하마’라고 약속해 주십니다.
갑작스런 하나님의 부르심에 당황하여 어찌할 줄 몰라 두려워하고 있던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이렇게 약속해 주십니다.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12절)
“내가 정녕 너와 함께 있으리라”하신 임마누엘의 약속은 성경 전체에 나타난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모세의 뒤를 이어 가나안 땅을 정복해야 할 막중한 사명을 받았던 여호수아에게도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라.”(수 1:5)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미디안 사람들에게 압제를 받고 신음하던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기드온을 보내실 때에도 “큰 용사여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시도다.”(삿 6:12) 그렇게 약속해 주셨습니다.
사울 왕에게 쫓김을 당하던 다윗과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과 함께 하심을 보고 사울은 다윗을 더욱 두려워했습니다.(삼상 1:12)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세계 곳곳으로 파송을 받은 제자들에게 우리 주님께서 마지막으로 이렇게 약속해 주셨습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택하신 백성들과 언제나 함께 하셨습니다. 다니엘이 사자 굴 속에 던져졌을 때에도 다니엘과 함께 하셨습니다.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가 우상 앞에 절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뜨거운 풀무불에 던져졌을 때에도 하나님께서 그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로마에 복음을 전하러 가던 사도 바울이 유라굴로라는 거대한 폭풍을 만나 배가 산산이 부서질 위기에 놓였을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바울과 함께 하셨습니다.

맹수와 밀림의 대륙 아프리카에서 선교사로 선교 사역을 마치고 돌아온 리빙스턴(David Livingstone, 1813-1873)이 모교에서 선교보고를 할 때에 한 학생이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선교사님, 당신은 어떻게 맹수가 우글거리는 아프리카에서 그렇게 위대한 선교사의 삶을 살 수 있었습니까?” 그 때 리빙스턴 선교사는 마태복음 28:20절의 말씀을 펴더니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바로 이 말씀입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바로 이 한 절의 말씀이 저로 하여금 어려운 오지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순간에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톨스토이의 우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루는 고슴도치 부부가 추위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옆집에 사는 토끼 부부를 보니까 서로 꼭 껴안고는 추위를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고슴도치 부부는 ‘우리도 저렇게 하면 추위를 이길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는, 서로를 꼭 껴안았습니다. 그런데 껴안는 순간 몸에 붙어 있는 가시가 서로를 찔러서 아파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떨어져 있자니 춥고, 껴안자니 서로 가시에 찔려 아파서 껴안지도 못하겠고….
톨스토이는 바로 그게 우리 인간관계라고 말합니다. 떨어져 있으면 허전하고 쓸쓸해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가 가까이 있으면 서로의 가시가 상대방을 찌르고 괴로움을 주어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그래서 옛말에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불가근 불가원”(不可近不可遠) ‘가까이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멀리 할 수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가까이 가면 갈수록 우리에게 축복이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가까이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큰 은혜가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여러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는다면, 우리 앞에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두려웠습니다. ‘힘없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80 먹은 노파가 어떻게 세계 최강의 나라인 애굽의 바로 왕과 싸워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해방시킬 수 있단 말인가!’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이렇게 항변합니다. “내가 누구관대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11절) 자신은 도저히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애굽왕 바로와 싸워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습니다. 자신에게는 권력도 없습니다. 힘도 없습니다. 자신을 따르는 군대도 없습니다. 자신은 80살이 넘은 미디안 광야의 이름 없는 양치기에 불과합니다. 그런 자신이 어떻게 바로와 대결해서 이길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안 가겠다는 것입니다. 아니 못 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래도 가라’고 하십니다. “만군의 하나님, 전능하신 하나님인 내가 너와 함께 있어주마. 걱정하지 마라. 너는 가기만 해. 그러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필요한 것 다 해줄게.” 그렇게 용기를 주신 것입니다. “내가 함께 하겠다는데 뭐가 두려우냐?” 그런 말씀입니다.

오늘도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면 불가능한 상황도 가능하게 됩니다. 모세의 힘으로는 바로와 싸워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때에 모세는 바로와 싸워 이겼습니다. 이게 신앙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현실을 내 눈으로만 보지 맙시다.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바 된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데 무엇이 두렵습니까?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10살짜리 미국의 한 흑인아이가 길을 가다가 풍선장수가 풍선에 수소 가스를 넣어서 고무줄로 묶어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광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붉은 색, 보라색, 파란 색, 온갖 아름다운 풍선을 아이들에게 팔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이 흑인 소년이 풍선장수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물어보았습니다. “아저씨, 검은색 풍선도 하늘을 날 수가 있나요?” 피부가 검다는 것 때문에 아이들에게 늘 놀림을 받고 소외를 당하던 것이 마음에 한이 되었던지 “검은색 풍선도 하늘을 날을 수 있나요?” 그렇게 물어본 것입니다. 그 때 풍선장수가 그 어린 흑인 소년의 손을 꼭 잡아주면서 “그럼, 검은색 풍선도 하늘을 날 수 있고 말고. 이 풍선 속에 가스만 집어넣으면 그 가스 때문에 어떤 색 풍선이든지 다 하늘을 날 수 있단다.” 그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 순간 그 흑인 소년의 온 몸에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렇구나. 비록 검은 피부를 가졌다는 것 때문에 멸시를 받고 천대를 받지만, 내 안에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시면 얼마든지 하늘을 나는 것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겠구나!” 그런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바로 그 흑인 소년이 제시 잭슨(Jesse Louis Jackson) 목사님입니다. 지금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인권운동가요,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비서로 일하다가, 킹 목사가 암살당한 이후 킹 목사의 후계자로서 미국 내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서 일한 대표적인 흑인인권운동가이기도 하고, 국제적인 분쟁이 일어날 때마다 평화적으로 중재를 이끌어낸 미국의 대표적인 평화주의자이기도 합니다.

풍선이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것은 풍선의 색깔 때문이 아닙니다. 그 안에 수소 가스가 들어가면 어떤 색의 풍선이든지 다 하늘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어렵고 고통스러운 환경이 우리로 하여금 희망을 포기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환경이 우리를 절망하게 만들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환경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영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는다면 - 하나님께서 능하고 강하신 팔로 우리를 붙들어 주심을 믿는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능력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성경 속에만 계신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성경 속에 박제된 ‘죽은 하나님’이 아닙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몇몇 위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만 함께 하셨던 하나님도 아닙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 모세를 불러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셨던 그 하나님은 오늘도 살아 계셔서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현재의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께서 지금 나와도 함께 하십니다. 나를 위해 오늘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2009년 8월 30일 주일 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