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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11-01 10:23

일상 속에서 발견한 보물 - 감사 <11월 1일 추수감사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일상 속에서 발견한 보물 - 감사
본문 - 데살로니가 전서 5:16-18

‘행복한 바보, 현명한 바보’라고 불리는 지혜자 나스루딘이 하루는 길을 가다가 모든 의욕을 상실한 표정으로 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지혜자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형제여, 무슨 걱정이 있습니까?”
그러자 상심한 얼굴로 길을 걷던 그 사람이 대답합니다.
“선생님! 저는 일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 세상을 구경하려고 이 나라 저 나라 많은 곳을 여행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신기한 것도 보지 못했고 새로운 것을 말하는 사람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어느 곳에서도 말입니다. 그러다가 결국 이렇게 삶의 흥미를 잃고 말았습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지혜자가 갑자기 그 사람의 짐 보따리를 들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여행보따리를 빼앗긴 그 사람은 자기 짐을 찾기 위해서 열심히 뒤쫓아 갔지만, 너무 빨리 도망간 지혜자를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자기 보따리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몇 시간 후, 남의 짐 보따리를 갖고 도망치던 지혜자가 길가에 보따리를 내려놓고 바위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얼마 후 짐 보따리를 잃어버렸던 사람이 보따리를 도둑맞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터벅터벅 길을 걸어오다가 자신의 보따리를 발견하고는 기쁜 얼굴로 뛰어와 짐을 풀어보았습니다. 잃어버린 것 하나 없이 다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기쁨에 가득한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는 것입니다.
보따리를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보따리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몰랐습니다. 그런데 잃어버린 후에야 그것이 정말 소중한 것이었고, 그 잃어버린 것을 찾은 후에야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그렇습니다. 평상시 가지고 있던 것들, 별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잃어버린 후에야 깨닫게 됩니다. 건강도 그렇지요? 평소에는 건강한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건강을 잃고 병원에 입원해 보면 건강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 사람 관계도 그렇구요, 가정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내가 짊어지고 가야하기에 귀찮은 것처럼 보인 것도 잃어버린 후에는 정말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기에 진짜 지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작은 것들을 바라보면서 감사하고 기쁘게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혜자 솔로몬은 전도서 9:7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네가 하는 일들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 오늘 내게 주어진 작은 음식물 하나라도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먹고 마시라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베풀어주시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남들처럼 산해진미로 차려진 밥상은 아니어도, 어떤 사람들처럼 한 끼에 몇 만씩 하는 식사는 아니어도 김치 하나만 놓고 먹는다 하더라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먹으면 그것이야말로 참된 행복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지요? 꼭 비싼 밥을 먹어야 행복합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기쁨으로 먹는 식사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밥상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둘러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하면서 먹는 밥상은 비록 반찬이 많지 않아도 얼마나 기쁜 것인지 모릅니다.

지난 2007년 한 소년의 투병일기가 공개되어서 많은 사람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서울 등촌초등학교 6학년인 이정표라는 어린이가 백혈병에 걸려 1년 9개월 동안 투병생활하면서 쓴 투병일기입니다. 담담하게 하루하루 투병하면서 쓴 그 아이의 일기가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정표 이야기』라는 제목의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정표라는 이 아이는 1년 9개월 동안의 투병생활 끝에 지난 2007년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정표가 무균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때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난 비싼 등록금을 내고 사립학교에 다니는 친구들, 학원에서 과외 받는 친구들이 전혀 부럽지 않아. 왜냐고? 난 병원이라는 학교에서 소아백혈병이라는 전문 과목을 1년 동안 온 몸으로 배웠고 숨 쉬고 살아있는 게 얼마나 대단하고 감사한 일인지 잘 알잖아. 난 친구들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하는 1억 원짜리 고액 과외를 받았어. 파란 하늘, 맑은 공기 이런 걸 느끼기만 해도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학교 다닐 때에는 운동장의 흙을 밟고 다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흙이 너무 감사해. 한 줌 흙을 떠서 혹시라도 거기서 지렁이가 나오면 ‘오! 아가’ 하며 살아 꿈틀대는 모습에 감격할거야.”

여러분, 땅을 밟고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 보셨습니까? 매일 아침 일어나서 창문을 열면서 밝을 태양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 보셨습니까?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의 삶에서 얼마나 감사를 찾고 발견하셨습니까? 건강을 잃고 나서 건강함에 대해 감사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건강할 때 감사해야 합니다. 많진 않을지라도 지금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 안달하다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마저 잃어버린 후에야 ‘그 때가 좋았는데’ 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감사할 일이 있어야 감사하지?’ 여러분, 우리에게 감사할 일이 없는데 하나님께서 감사하라고 강요하시겠습니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감사할 거리를 주신 후에 감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 속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삶 속에 하나님께서 감사할 수 있는 조건들이 굉장히 주셨다는 것이 암시되어 있습니다. 어떤 특별한 일이 일어날 때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평범한 삶 속에 감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보물찾기 하는 것처럼 숨겨놓으셨습니다. 찾기만 하면 감사라는 보물을 수없이 많이 찾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눈에는 지금 우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할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그 삶에 엄청난 보물들을 숨겨놓으셨습니다. 그 보물을 발견하고 찾아내서 살아가는 사람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눈은 욕심으로 가득 차 있어서 지금의 내 삶에 감추어진 보물을 보지 못하고 더 큰 것을 바라봅니다. 그러면 내 삶 속에 숨겨진 보물이 찾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니까 하나님께서는 “범사에 감사해라. 평범한 삶 속에서 감사할 일들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감사해라.” 그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 속에 사실은 감사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여러분, 왜 감사가 보물인지 아십니까? 감사는 기적을 만드는 능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감사는 우리의 삶을 바꾸는 능력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의 한 해군 장교가 자기의 고향 땅에 돌아와 보니 너무나 기가 막혔습니다. 전쟁에서 패한 이후 사람들은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온 동네는 다 폐허가 되어버렸고, 자기가 살던 집도 잿더미가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끔찍한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입에서 불평과 원망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속에서는 분노가 끓기 시작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그는 화병이 생겼고, 온 몸이 마비가 되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의사는 그 사람의 병이 마음속의 분노에서 생긴 것임을 알고는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렸습니다. “당신은 내가 주는 약을 먹을 때마다 꼭 한번씩,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하고는 약을 먹어야 합니다. 내 처방대로 하면 당신의 병은 반드시 나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그는 의사의 말대로 약을 먹을 때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병으로 쓰러져 있는데 뭐가 감사하단 말인가?’ 그러나 의사의 처방이고 그렇게 하겠노라고 의사에게 약속을 했기 때문에 그는 억지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감사합니다’ 하는 말이 습관이 되어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중학교에 다니는 딸아이가 학교 갔다가 오면서, 풀빵을 하나 사 가지고 와서는 그것을 그 아빠에게 주면서 “아빠, 잡수세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딸이 주는 풀빵을 받아들고서 힘겹게 “하나님, 감사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마비가 되어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던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병이 깨끗하게 치료되었습니다. 전신의 마비가 확 풀렸습니다. 병이 깨끗하게 나은 것입니다.

여러분, 감사는 기적을 낳습니다. 감사하다 보면 우리의 삶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역대하 20장에 이런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남 유다 여호사밧 왕 때에 암몬과 모압, 그리고 세일산 연합군이 유다를 침공해 들어왔습니다. 연합군이 쳐들어온다는 말을 들은 여호사밧 왕은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온 백성들에게 금식을 선포하고 하나님 앞에 가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기도한 후 용기를 내서 암몬과 모압 연합군과 싸우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싸우러나가는 군대의 대열이 이상했습니다. 보통 전쟁하러 가는 군대는 용맹한 장수가 앞장을 서고 그 뒤에 군사들이 따라갑니다. 그런데 여호사밧의 군대는 달랐습니다. 군대의 맨 앞에 거룩한 예복을 입은 찬양대가 앞장섰습니다. 적진을 행해 가면서 그 찬양대는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여호와께 감사하세. 그 자비하심이 영원하도다.” 그렇게 찬양하며 전쟁터에 나갔는데,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유다를 침공해 들어온 연합군을 무찌르셨습니다.
여호사밧 왕의 군대를 찬양하면서 전쟁터에 나갔습니다. 무어라고 찬양했습니까? “여호와께 감사하세!” 감사의 찬양을 했습니다. 여러분, 그 상황에서 여호사밧 왕의 군대가 감사할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군사의 숫자도 연합군에 비해 형편없이 적습니다. 군사력도 보잘 것이 없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보면 여호사밧의 군대가 패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감사 찬송을 부르며 나갔습니다. 그랬더니 승리했습니다.

감사가 왜 승리를 가져왔는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감사의 노래를 부른 여호사밧의 군대를 하나님께서 도우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감사의 삶에 기적이 만들어지는 이유입니다. 감사하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역사하십니다. 감사는 우리가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작은 감사가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이 어떻든지 간에 감사한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일 때 삶에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19세기 최고의 명설교가로 손꼽히는 영국의 스펄젼 목사님의 일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펄전 목사님이 40세가 넘어서면서 통풍 때문에 아주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지금처럼 진통제가 발달한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통풍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를 악물고 참고 견뎌야만 했습니다. 한번은 통풍 때문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그 교회에서 신앙생활 잘 하는 한 성도가 찾아왔습니다.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목사님을 보고 그 성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목사님, 통풍으로 몹시 아픈 순간에도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습니까?” 그러자 스펄젼 목사님이 대답했습니다. “예, 감사하려고 무척 애를 씁니다. 이 병이 나은 후에 하나님 앞에 참으로 감사하고 싶습니다.” 그 때 그 성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지금 몸이 아플 때 하나님 앞에 감사할 수 있어야 됩니다. 오히려 그 아픈 것을 가지고 하나님께 감사하세요. 범사에 감사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하나님이 분명히 그 병을 고쳐 주실 것입니다.” 그 말에 스펄전 목사님은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범사에 감사하지 못하는 자신을 깊이 깨닫고 하나님 앞에 회개했다고 합니다.
후에 스펄전 목사님은 이렇게 설교했습니다. “불행할 때 감사하면 불행이 끝나고, 형통할 때 감사하면 형통이 연장된다.”

여러분, 감사할 때 기적이 일어납니다. 감사할 때 우리의 인생길에 닫혔던 문이 열립니다. 감사하면 병이 치유되고, 감사하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병을 고침 받은 후에 감사가 아닙니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해결된 후에 감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 역시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병 중에 있을 때 감사해야 합니다. 아직 문제가 풀려지지 않았지만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려운 중에서 감사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는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기도하는 삶을 통해서 우리는 범사에 감사를 배우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가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서 내 힘으로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어떤 큰 문제가 내 앞에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럴 때 우리는 이렇게 기도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에게 이런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꼭 풀어 주세요.” 여러분, 이런 기도는 초보적인 기도입니다. 보다 성숙한 신앙인의 기도는 “하나님,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하나님께서 주신 힘으로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성숙한 신앙인의 기도는 “하나님, 이 문제 가운데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사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하나님께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내 문제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는 것입니다.

내 앞에 있는 어려운 문제를 놓고 우리는 기도합니다. 하나님 뜻이 무엇인지 깨닫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때로는 정말로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그런 힘든 문제를 앞에 놓고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기도합니다. 그렇게 기도한다는 것은 내가 원치 않는 문제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이 그 안에 있다는 것을 믿는 믿음 때문입니다. 지금은 잘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그 문제를 통해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아직은 잘 모릅니다. 그런데 아직은 모를지라도 하나님의 뜻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면, 아직 하나님의 뜻을 찾지 못했을지라도 우리는 감사할 수 있습니다. 왜요? 그 문제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따르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중요한 것입니다.
기도하면 평상시 가지고 있는 우리의 눈으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기도를 통해서 그것 역시 하나님께서 내 삶에 베풀어주시는 은총이요 선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기에 기도하는 사람은 더 많이 감사할 수 있습니다. 기도를 잃어버리면 우리의 삶은 감사를 잃어버리고 불평과 불만족 속에 살아가게 됩니다.

저는 올해 세상을 떠난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장영희 교수님이 쓰신 수필집을 참 좋아합니다. 그분이 쓴 수필집 가운데 그분이 돌아가신 다음 며칠 후에 나온 그분의 마지막 수필집이 있습니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란 제목의 수필집입니다. 그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사람’이나 ‘잊지 못한 그날’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 주었는데, 그 중에 한 학생이 쓴 글 가운데 이런 글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내게 언제 행복을 느끼느냐고 물으면 나는 ‘화장실에 갈 때, 음식을 먹을 때, 걸어 다닐 때’라고 대답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 학생이 고등학교 3학년일 때였습니다. 수능시험을 보기 이틀 전에 수업이 끝나고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학교 수위 아저씨가 교실로 뛰어 들어오면서 “너희 반 친구 둘이 학교 앞에서 트럭에 치어 병원에 실려 갔다.”고 외쳤습니다. 너무 놀라 친구들과 함께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교통사고가 난 두 친구가 온 몸에 피투성이가 된 채 응급실에 누워 있었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친 친구 하나는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했고, 생명까지 위태로웠습니다. 그 친구는 곧 수술실로 옮겨졌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그 친구의 부모님과 같은 반 친구들은 그 친구의 수술이 잘 되기를 바라면서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초조하게 한참을 기다리고 있는데, 수술실 문이 열리고 의사 선생님이 수술실 밖으로 나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그저 고개만 가로저을 뿐이었습니다.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그것은 그 친구가 깨어나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말없이 흐느끼고 있는데, 응급실 한 쪽에서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엄마! 나 화장실 가고 싶어. 오줌이 마렵다고!” 그 목소리는 교통사고를 당한 다른 한 친구의 목소리였습니다.
한 친구는 수술실에 들어갔지만 생명을 건지지 못하고 죽고 말았고, 한 친구는 의식이 회복되어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소리치는 것입니다. 그 순간 그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구야! 축하한다. 깨어나서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인지.”
그 사건 이후로 그 학생은 행복이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세상에서 숨 쉬고, 배 고플 때 밥 먹을 수 있고,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화장실에 갈 수 있고, 내 발로 학교에 다닐 수 있고, 내 눈으로 하늘을 쳐다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정말 행복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끔씩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자 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운동하고, 가족들과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보너스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부터 화장실 가실 때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식사할 때 ‘진수성찬은 아닐지라도 이렇게 먹을 수 있는 것만도 감사한 일이구나!’ 라고 감사하실 수 있기 바랍니다. 작은 삶 속에서 감사라는 보화를 발견한 사람은 내 삶 구석구석에 박혀 있는 더 아름답고 값진 보물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촛불을 보고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등불을 주시고,
등불을 보고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별빛을 주시고,
별빛을 보고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달빛을 주시고,
달빛을 보고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햇빛을 주시고,
햇빛을 보고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을 주신다.”

여러분, 감사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입니다. 감사는 얼마나 소유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발견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작은 감사를 발견하기 시작하는 사람은 내 삶에 천국이 이루어집니다. 감사는 기적을 만들뿐만 아니라 내 삶을 천국으로 바꿔주기 때문입니다.

<2009년 11월 1일 주일낮예배-추수감사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