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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07-17 19:40

아홉과 다른 한 사람의 믿음(맥추감사주일-7.17)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아홉과 다른 한 사람의 믿음
본문 - 누가복음 17:11-19

여러분, 이지선 씨를 기억하십니까? 지금부터 5년 전인 지난 2000년 그녀는 이화여대에 다니고 있던 22살의 꿈 많은 아가씨였습니다. 그런데 그해 7월 30일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오빠 차를 타고 집으로 가던 도중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음주운전자가 낸 6중 추돌사고의 희생자가 되었고, 이지선 씨는 차가 폭발하면서 온 몸에 화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 후 7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하면서 열 한 차례의 고통스러운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 고통 속에서 그녀는 오빠에게 “이런 모습으로 어떻게 사느냐? 차라리 나를 죽여달라”고 애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힘든 시기를 믿음으로 이기고 이제는 자신의 얼굴에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갑니다. 아니 오히려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라고 외치면서 절망 가운데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이지선 씨는 절망을 이긴 자신의 모습에 행복해 하면서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을 써서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2년 후인 최근에는 『오늘도 행복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 두 번째 책에 이지선 씨의 어머니 심정 권사님의 이런 고백이 나와 있습니다. 지선 씨가 병원에 입원해 있던 때 지선 씨의 병실은 복도 맨 끝 방이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 끝에 있는 딸의 병실을 향해 걸어가면서 이렇게 되뇌였다고 합니다. “지선이를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선이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예전과 같은 예쁜 딸의 얼굴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일그러진 모습일지라도 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엄마’라고 부르는 딸의 음성만이라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11번의 수술을 받아 고통 가운데서 신음하는 딸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사랑의 마음이요 믿음이었습니다.

절망과도 같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감사한다고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지선 씨의 어머니처럼 믿음의 눈을 통해서 자신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볼 때 감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볼 때에는 감사할 일이 전혀 없는 것 같아도, 믿음의 눈으로 보는 사람은 절망적인 것 같은 자신의 삶 속에서 감사를 발견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겪고 난 후에 절망 속에서 찾아낸 감사도 아름다운 것이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감사가 있습니다. 그건 평범한 것 같은 오늘의 내 모습 속에서 감사를 잃지 않고 산다는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 그것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는 감사할 충분한 조건이 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감사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슬픈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가시다가 갈릴리와 사마리아 사이에 있는 한 마을에 들어가셨습니다. 그 마을에는 함께 모여 살던 열 명의 나병환자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그 마을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는, 예수님을 찾아갔습니다. 예수님은 그 열명의 나병환자를 불쌍히 여기시고는 그들을 고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고침을 받고 난 후에 예수님께 돌아와서 감사한 사람은 열 명 중에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여러분, 맥추감사절 앞에 서 있는 우리는 아홉에 속한 사람입니까? 하나에 속한 사람입니까?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열명의 나병환자들은 다 같은 처지와 환경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저주 받은 병이라고 생각되었던 나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버림받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무시무시한 병을 안고 평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삶을 포기한 채 남들이 던져주는 동정에 목숨을 연명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인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자신들의 이런 고통과 절망과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고, 예수님이 자기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지나가신다는 소문을 듣고, 예수님을 찾아갔습니다. 잘못하다간 사람들에게 발각되어 돌에 맞아 죽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인생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돌에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예수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멀찍이 서서 예수님께 이구동성으로 외쳤습니다. “예수 선생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들에게는 분명 ‘예수님은 우리들의 병을 고쳐주실 거야. 확실히 고쳐주실 수 있어’라는 희망과 믿음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믿음을 보신 예수님께서 그들의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좀 희한한 방법으로 그들의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병을 고쳐달라”고 간청한 그들에게 예수님은 “제사장들에게 가서 너희 몸을 보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병을 고치신 다음에 깨끗해진 몸을 제사장에게 보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나병을 앓고 있는 그 몸을 제사장에게 가서 보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레위기 13장에 보면, 나병이라고 진단하는 것도 제사장이 할 일이고, 나병에 걸린 사람이 나았을 때도 제사장이 진단을 한 후에 ‘나았다’고 선언해야 - 그리고 율법에 지시된 예물을 드려야 비로소 정상인과 같이 생활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만 듣고 제사장에게로 갔다고 하는 것은 자기들의 병이 고침을 받을 것이란 믿음이 있기에 제사장에게 간 것입니다. 아직도 손가락과 발가락은 썩어서 문드러져 있습니다. 온 몸에는 고름이 흘러나오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몸을 이끌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제사장에게 갔습니다. 만일 그 몸을 그대로 가지고 제사장에게로 갔다가는 사람들에게 돌에 맞아 죽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믿고 순종하여 간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순종하는데서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제사장에게 그 몸을 보이려고 달려가다가 나병이 나았습니다. 병이 나아서 제사장에게 간 것이 아니라, 제사장에게 가다가 병이 나았습니다. 이게 믿음이고, 이것이 순종입니다. 병을 고침 받고 나서 “제사장에게 가라” 그러면 누구나 즐거운 마음으로 갈 것입니다. 그러나 때로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고통과 아픔을 그대로 안고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럴 때에도 우리는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그러면 고통과 아픔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들은 잘못된 믿음을 가지기 쉽습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예수님 병을 고쳐주십시오. 그러면 충성하겠습니다. 축복해 주십시오. 그러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기적과 표적을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봉사하겠습니다.” 그렇게 기도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에게 먼저 순종을 원하십니다. 성경에 그런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모릅니다. 여리고성을 먼저 무너뜨린 후 여리고성을 정복하라고 하시지 않고, 여리고성이 무너지지 않고 우뚝 솟아있는데도 믿음으로 여리고성을 하루에 한바퀴씩 돌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마침내 여리고성이 무너져서 여리고성을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요단강을 먼저 가르고 건너가라고 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믿음으로 요단강에 들어가자 요단강이 갈라져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나아만 장군의 나병을 고칠 때에도 나병에 걸린 몸 그대로 가서 요단강에 몸을 씻으라고 하셨습니다. 고친 후에 요단강으로 가라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갈릴리 가나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주를 만들 때에도 물로 포도주를 만들어 놓고 떠다 주라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냥 물이지만 말씀에 순종하니까 물이 포도주로 변했습니다.
여러분, 때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적을 베푸시기 전에 믿음과 순종을 보이라고 말씀하시면 우리의 앞에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을지라도 먼저 순종하는 믿음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모든 문제는 하나님의 손에서 해결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열 사람의 나병환자들도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기적이 나타나 나병을 고침 받았습니다. 한 사람만 나은 것이 아니라 열 사람이 다 깨끗하게 고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열 명 중에 한 명은 다른 아홉과 달랐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사마리아 사람 하나와 나머지 아홉 사람은 다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15-16절에 보면, “그 중에 하나가 자기의 나은 것을 보고 큰 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돌아와 예수의 발 아래 엎드리어 사례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례했다’는 말은 단순히 ‘감사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깊은 환희와 감격에 넘쳐서 고마워 어쩔줄 몰라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평생 저주받은 사람으로 살 줄 알았는데 예수님을 만나서 이제 그 지긋지긋한 병을 고쳤으니 얼마나 감사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 돌아와서 고마워 어찌할 바 모르는 그 사마리아 사람만 고침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열 사람이 모두가 다 고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홉은 감사의 자리에 있지 않았습니다.
분명 그 아홉 명도 나음을 입었습니다. 그런데 아홉은 감사를 잃어버렸습니다.

여러분, 감사의 자리에로 돌아오지 않은 아홉 명이 괘씸하다고 생각되십니까? ‘그들이 입은 은혜가 얼마나 큰데 감사하지 않아?’ 라고 부화가 나십니까? 여러분, 그 아홉이 혹 지금 우리의 모습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도 수 없이 많은 감사의 조건들이 있었음에도 감사를 잃어버리고 살아갈 때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왜 그 아홉 명은 감사하지 못했습니까? 왜 우리도 그렇게 자주 감사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까?

첫째로, 과거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나병환자들 보십시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나병에 걸린 환자들이었습니다. 저주받은 병을 안고 평생을 좌절과 절망 가운데 살아갈 운명이었습니다.
열 명 모두 그런 인생을 살고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홉 명은 고침 받고 난 다음 자신들의 그러한 과거를 금새 잊어버렸습니다.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감사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단기 선교를 갔다 오신 분으로부터 ‘이제는 아내가 어떤 상을 차려와도 투정부릴 수가 없다’고 말한 것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먹고 사는 것을 보니까 우리는 얼마나 잘 먹고 있는지, 투정을 부릴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불과 3-40년 전만 해도 그랬지 않습니까? 먹을 것이 얼마나 없었습니까?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얼마나 잘 먹고 사는지 모릅니다. 아무리 나라 경제가 힘들다 하더라도 3-40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대궐에 사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조금 잘 사는 시기를 지내왔다고 그 때를 잊어버렸습니다. 그래서 밥상 앞에서 밥투정을 하기도 하고, 나라가 어렵다고 죽을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어렵게 살았던 지난 과거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들에게는 망각의 은사가 있습니다. 잊어먹기를 참 잘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잊어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고통스럽고 힘든 것은 잊어야 기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아이를 낳을 때에는 ‘절대로 둘째는 안 낳을거라’고 다짐을 합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 낳을 때 고생했던 것 다 잊고 둘째도 낳고 셋째도 낳습니다. 그렇게 잊을 수 있기 때문에 옛날에는 다섯도 낳고 열도 낳았지 않습니까?
망각의 은사 덕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은 아마 목사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목사가 한 설교를 잘 잊어주시니까 때로는 예전에 했던 말을 또 하기도 하고 그러지요, 만일 설교한 것 하나도 잊어먹지 않고 다 기억하고 있다면 평생 어떻게 설교를 하겠습니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잊어버려도 괜찮을 것이 있는가 하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잊어야 할 것은 빨리 잊는 것이 좋습니다. 잊어버릴 것은 잊어버려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참 잘 잊어먹고, 잊어버려야 괜찮을 것들은 오래 오래 기억합니다. 참 쓸데없는 것들을 얼마나 많이 기억하는지 모릅니다.

여러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우리들의 삶 속에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는 잊지 말고 오래 오래 간직해야 합니다. 그 은혜를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가 지치고 힘들 때면 그 기억을 꺼내서 그 때의 감격과 희망을 다시금 가져보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여러분, 지난 전반기 동안에 잊지 못할 감동으로 여러분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습니까? 그 잊지 못한 감동이 있다면 우리는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동과 은혜는 다 잊어버리고 불쾌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들만 기억에 남아 있다면 오늘의 감사절이 우리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지난 날 힘들고 어려웠을 때 힘주시고 도우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면서 그 감격과 기쁨으로 더욱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로 아홉 명은 자신들이 어떻게 해서 나았는지를 잊어버렸습니다. 여러분! 아홉 명의 나병환자들이 어떻게 나았습니까? 의사가 수술해서 나았습니까? 좋은 약을 먹어서 나았습니까? 예수님의 말씀 한마디로 나은 것 아닙니까?! 예수님께 돌아와서 감사한 그 사람 한 명만 예수님의 은혜로 고침은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머지 아홉 명도 예수님의 은혜로 나음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아홉은 그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사도 바울은 언제나 “나의 나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하며 살았습니다. 그것이 바울을 위대한 사도로 만들었던 원동력이었습니다. 과거에 베푸셨던 은혜를 망각해서도 안 되지만, 지금 나의 모습이 하나님의 은혜로 만들어진 인생임을 잊어서도 안 됩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누구 때문에 얻어진 것입니까? 내가 살고 있는 작은 집 한 칸, 많지는 않지만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나의 소유들, 사랑하는 우리 가정, 이 모든 것이 누구의 은혜로 이루어진 것입니까? 세상이 어렵고 우리의 삶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것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것을 발견하는 사람만이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습니다.

노만 빈센트 필(Norman Vincent Peale) 목사님이 쓴 『적극적 사고방식』(The Power of Positive Thinking)이란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실업가가 사업을 하다가 부도가 나서 모든 것을 다 날려버리고 너무나 낙심이 되어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목사님, 저는 쫄딱 망해서 모든 것을 다 잃어버렸습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자 목사님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 아내도 죽었습니까?” “아니요 살아 있습니다.” “당신 자녀들도 죽었습니까?” “아니요 살아 있습니다.” “당신 몸이 병들었습니까?” “아니요 제 몸은 아직 건강합니다.” “그래요. 그러면 예수님이 당신 곁을 떠나가셨습니까?” “아닙니다. 예수님은 지금 내 속에 계십니다.” “그러면 당신 아내도 자식들도 살아있고, 당신 몸도 건강하고 주님이 당신 마음속에 계시는데, 왜 쫄딱 망해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낙심하고 계십니까?” 그 말에 그 젊은이는 새 힘을 얻어 열심히 일해서 재기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은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우리를 너무나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이 곳곳에 배여 있음을 보게 됩니다. 오늘날까지 생명을 연장시켜 주신 것만 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저는 가끔 새벽에 조용히 앉아서 ‘오늘도 하나님께서 내게 생명을 연장시켜 주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여러분, 주위를 돌아보시고 하나님께서 내게 남겨두신 것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감사가 발견되고, 감사가 회복될 것입니다. 작은 것, 숨겨져 있는 보잘것없는 것까지도 찾아내어 보면, 그 모든 것들이 감사할 것들뿐입니다.

세 번째로 아홉 명은 감사의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바보천치나 목석과 같은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어찌 감사한 마음이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때를 놓쳐버리면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됩니다.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열명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제사장에게로 가다가 깨끗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아홉 명은 깨끗함을 받았으니 먼저 모세의 율법에 따라서 제사장에게 보이고 그 다음에 예물을 드리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그 일을 먼저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은 달랐습니다. 주님께 감사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제사장에게 가는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께 찾아와서 감사를 드렸던 것입니다. 제사장에게 가지 않으면 실제로는 깨끗함을 받았다 하더라도 정상인으로 살 수 없습니다. 제사장이 인정해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에게는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깨끗함을 받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기쁘고 감사했기 때문에 감사를 뒤로 미룰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두 부류 중에 누가 더 현명한 것 같습니까? 아홉 명이 훨씬 더 일을 처리하는 데에는 더 합리적인 것 같아 보이지 않습니까? 그러나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다보니까, 실제로 중요한 일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 인간의 결심과 마음은 순간 순간 자주 변합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지 그래놓고서, 때를 놓치고 나면 그 말을 하기가 참 쑥스러운 적도 있습니다. 분위기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고맙다’는 말을 해야지 해놓고서 그 마음이 사라져버릴 때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아홉 명이 그랬던 모양입니다. 만일 그들이 나중에 감사해야지 해놓고 실제로 나중에라도 예수님을 찾아왔더라면 예수님을 만나 감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 다른 어느 곳에도 아홉 명이 나중에 예수님을 찾아와서 감사했다는 말이 없는 것을 보면 나중에 감사해야지 하면서 그 감사를 잊어버린 것이 분명합니다.

감사에도 때가 있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들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고 감사해야 합니다. 내가 주님을 위해서 봉사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으면 나중으로 미뤄서는 안 됩니다. 지금 당장 팔 걷어붙이고 시작해야 합니다. 기회는 자주 돌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영국 속담에 “기회는 앞에서 잡아라”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나가고 나면 잡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감사하는 것에도 기회가 있습니다. ‘나중에 감사하지’ 하는 마음을 버릴 때에 참다운 감사의 자리에 설 수 있습니다.

여러분, 예수님의 은혜를 깨닫고 돌아와서 감사했던 한 사람, 그 사마리아 사람에게는 또 다른 축복이 주어졌습니다. “일어나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순종하는 믿음이 나병을 고쳤다면, 감사하는 믿음은 영혼까지도 구원하는 축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감사를 아는 신앙인이 온전한 신앙인입니다. 감사가 있는 삶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감사가 있는 삶에서 구원의 깊은 은혜를 체험하게 됩니다. 우리의 삶 속에 늘 감사가 넘치면 짜증과 불평이 우리에게서 점점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감사하는 믿음을 가지고 사는 성도에게는 하늘의 축복이 넘치도록 채워지는 은혜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이지선 씨의 어머니는 딸이 병실에 누워 있을 때에 “지선이를 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선이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감사가 시작될 때부터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고 조급함과 불안이 사라지고 낙심이 물러갔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감사는 우리의 삶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절망이 변하여 희망이 되게 하고, 실패가 변하여 성공이 되게 합니다. 감사는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축복을 가져다주는 축복의 통로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회 모든 믿음의 식구들은 감사를 잃어버린 아홉이 아니라, 가사를 통해서 더욱 큰 축복의 세계로 나아갔던 바로 그 한 사람이 되셔서 남은 생애를 지금보다 더욱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축복된 삶으로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2005년 7월 17일 주일낮예배 - 맥추감사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