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하나님이 쓰신 평범한 사람
본문 - 아모스 7:10-17


  프랑스 북부에 ‘칼레(Calais)’라는 항구도시가 있는데, 그 칼레시의 시청 앞에는 조각가 로댕(Rene-Francois-Auguste Rodin)이 제작한 ‘칼레의 시민’이라는 유명한 조각품이 있습니다. <사진1> 이 작품에 만들어진 배경에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이 있습니다.
  1337년부터 1453년까지 116년 동안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전쟁이 있었습니다. 흔히 ‘100년 전쟁’이라고 불리는 이 전쟁은 프랑스의 왕위 계승문제가 발단이 되어 터진 전쟁이었습니다. 당시 영국 왕 에드워드 3세는 1346년 크레시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격퇴한 뒤 여세를 몰아 도버 해협에 인접한 도시 칼레로 진격해서 식량 보급로를 끊고 도시를 완전히 포위해 버렸습니다. 무려 11개월 동안 완강하게 저항하던 칼레는 식량이 떨어지고 더 이상 버틸 수가 없게 되자 1347년 마침내 항복을 하고 말았습니다. 칼레시의 항복사절은 영국 왕에게 시민들의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간청을 했습니다.
  칼레 시의 완강한 저항에 분노한 에드워드 3세는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려 했지만, 당시 임신 중이던 왕비가 ‘장차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간청하게 되었고, 왕비의 간청을 받아들여 칼레의 시민들을 살려주기로 했습니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칼레의 시민 전체를 살려주는 대신에 그들 중 6명이 맨발에 속옷만 걸치고 목에 밧줄을 감은 채 성 밖으로 걸어 나와 성문 열쇠를 바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여섯 명이 교수형으로 처형을 받으면 나머지 주민들의 목숨은 살려주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러자 칼레 시민들은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주민들이 죽지 않고 살게 된 것에는 기뻤지만, 6명이 교수형을 당해야 하는데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려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칼레 시에서 가장 부자인 ‘위스타슈 드 생피에르’ 라는 사람이 천천히 일어나 “내가 그 6명 중 하나가 되겠다.” 고 자청하며 나섰습니다. 그러자 뒤를 이어 칼레 시장, 법률가 등 귀족 6명이 동참을 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그 도시를 대표할 정도로 지도자급에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6명을 사형 형장으로 보내야 하는데 자원하는 사람이 7명이나 된 것입니다. 제비를 뽑아 한 명을 제외하자는 말도 있었지만, 가장 먼저 자원했던 생피에르는 ‘내일 아침 이곳에 제일 늦게 나온 사람을 제외하자’고 제안했고,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 칼레 시민들이 다 모였고, 사형을 자원했던 6명도 모였습니다. 그러나 생피에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전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자원한 사람들의 용기가 약해지지 않고 칼레 시민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입니다.
  나머지 6명의 시민대표가 에드워드 3세의 진영을 향해서 출발을 했습니다. 시장 통에 모인 시민들은 통곡을 하면서 그들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 시민 대표 6명이 교수형을 당하기 바로 직전 왕비의 또 한 번의 간청에 의해 그 6명은 사면을 받아 모두 살아나게 됩니다.

  그로부터 550여년이 지난 1884년 유명한 조각가 로댕은 칼레 시로부터 이 위대한 6인의 모습을 형상화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10년이나 걸려 이 조각품을 완성했습니다.
  그런데 완성된 작품에 칼레 시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칼레 시민들은 그들의 영웅적인 선조들이 애국적인 늠름한 모습으로 그려지길 기대했으나, 로댕의 작품에는 오히려 죽음의 공포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으로 조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진 2> 여기에는 조각가 로댕의 인생철학이 묻어 있습니다. 아무리 위대한 영웅들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여느 평범한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영웅들이라고 해서 죽음 앞에서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위대한 영웅들은 본래부터 위대하게 태어나 평범한 사람들과 전혀 다른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의 위대함 뒤에는 우리와 조금도 다름이 없는 평범한 모습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수많은 믿음의 영웅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우리와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구약 시대 가장 위대한 선지자인 엘리야 - 그는 갈멜산에서 하늘에서 불을 내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나타낸 위대한 선지자입니다. 그런 그도 이세벨이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크게 낙담하여 광야로 도망하여 하나님께 죽여달라고 호소합니다. 그런 엘리야를 향하여 야고보 사도는 이렇게 평가합니다.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로되.”(야고보서 5:17) 위대한 선지자라고 우리와 질적으로 다른 차원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와 똑같이 낙심하기도 하고, 우리와 똑같이 때론 연약해지기도 한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 다니엘 - 성경에 나와 있는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입니다. 그들 모두 평범한 사람입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그들을 큰 사람으로 쓰신 것뿐입니다. 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재능이나 남들이 갖지 못한 뭔가 위대함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들을 크게 쓰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평범한 사람들을 쓰셨고, 하나님께서 쓰셨기 때문에 그들이 위대한 사람들이 된 것 뿐입니다.

  오늘 본문은 구약의 선지자 가운데 한 사람인 아모스의 이야기입니다. 아모스 선지자는 포효하는 사자와 같이 하나님의 심판을 불같은 열정으로 선언한 선지자입니다. 그는 어떤 협박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하나님의 심판을 선언했습니다.
  아모스 선지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외치던 당시 북 이스라엘은 자기들의 역사상 가장 번영을 누리고 있던 때였습니다. 여로보암 2세의 치하에서 나라는 부강해졌고, 최고의 번영과 부유함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외적인 번영과 풍요로움으로 그들의 삶은 부패와 죄악으로 만연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북 이스라엘의 죄악상을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 아모스 2:6-8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 힘없는 자의 머리를 티끌 먼지 속에 발로 밟고, 연약한 자의 길을 굽게 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한 젊은 여인에게 다녀서 내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며, 모든 제단 옆에서 전당 잡은 옷 위에 누우며, 그들의 신전에서 벌금으로 얻은 포도주를 마심이니라.”
  뇌물을 받고 불법을 행하는 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신 한 켤레라는 아주 작은 돈을 손에 쥐기 위해서 가난한 자를 노예로 팔았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재산을 약탈했습니다. 심지어 머리에 묻은 티끌까지도 빼앗아갈뿐더러,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도록 군화발로 그들을 밟아버렸습니다. 성적인 타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아버지와 아들이 같은 여인과 동침했습니다. 율법에서는 겉옷을 저당 잡을 때에는 반드시 저녁이 되기 전에 되돌려 주도록 했습니다. 그 옷은 저녁 잠잘 때에 추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옷을 돌려주지 않으면 그 가난한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전당 잡은 그 옷을 돌려주지 않고 제단 옆에서 그 옷을 깔고 누웠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그 옷을 저당 잡히고 추위에 떨며 죽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인데, 부자들은 그 옷을 깔고서 푹신한 침대 삼아 잠을 자고 있다는 것입니다.

- 아모스 4:1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사마리아의 산에 있는 바산의 암소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는 힘없는 자를 학대하며 가난한 자를 압제하며 가장에게 이르기를 술을 가져다가 우리로 마시게 하라 하는도다.”
  “사마리아의 산에 있는 바산의 암소들”이라는 말은 ‘남편의 권력을 이용해 사치와 방탕을 즐기면서 살이 디룩디룩 찐 북 이스라엘의 마나님들’을 가리킵니다. 그 여인들조차도 힘없고 가난한 자들을 학대하고 약탈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겼습니다. 또 매일같이 호위호식하면서 거대한 잔치를 베풀고 사치를 즐겼습니다. 자기들의 잔치를 위해서 남편들에게 ‘좋은 술을 가져오라’고, ‘우리가 마시고 즐기도록 더 많은 술을 가져오라’고 요구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아내의 말을 들어주기 위해서 남편들은 힘없는 자들의 것을 더 빼앗고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재해야 했습니다.

  이런 시대적 부패와 죄악을 고발하고 심판을 선언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아모스 선지자를 선택하셨습니다. 아모스는 남 유다 ‘드고아’라는 작은 시골 마을 출신입니다. 남 유다 출신인 그가 북 이스라엘에 가서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을 외쳤습니다. 그러자 북 이스라엘의 기득권자들이 아모스를 좋아할 리 없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북 이스라엘의 성소가 있는 벧엘의 제사장 아마샤가 아모스를 북 이스라엘 땅에서 쫓아내려 한 사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사장은 종교적 기득권자입니다. 그들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서 백성들을 바르게 지도하고, 백성들의 아픈 마음과 상처를 치유해 준다면 참 좋은 제사장입니다. 그런데 당시 북 이스라엘의 기득권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종교적 기득권자인 제사장 역시 타락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는 관심이 없고, 정치적 힘을 배경 삼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그 기득권에 주어진 부귀영화를 누리는 데에만 혈안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제사장 아마샤에게 기득권자들의 부정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심판을 외치는 아모스는 제거해야 할 대상 1호였습니다. 그래서 아마샤는 이스라엘 왕 여로보암 2세에게 아모스가 북 이스라엘 국가를 뒤집어엎기 위해서 모반을 꾀하고 있다고 거짓 보고를 합니다.

  그리고 직접 아모스를 만나서 이스라엘 땅을 떠나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본문 12-13절입니다. “선견자야, 너는 유다 땅으로 도망하여 가서 거기에서나 떡을 먹으며 거기에서나 예언하고 다시는 벧엘에서 예언하지 말라. 이는 왕의 성소요 나라의 궁궐임이니라.” “유다 땅으로 도망하여 가라”는 말은 네 고향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남 유다 출신인 네가 왜 북 이스라엘에 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외친다고 하느냐’는 것입니다. 요즘으로 말한다면 남한의 목사님이 북한 평양에 가서 ‘김정일은 회개해야 한다’고, ‘북한 주민들이 굶어죽어가는 데도 체제 유지에 혈안되어 백성들은 안중에도 없는 공산당 체제의 기득권자들은 다 멸망할 것’이라고 외친다면, 북한 공산당이 좋아할 리 없습니다. 죽이려 할 것이고, 어떻게 해서든지 북한에서 추방하려 할 것입니다. 지금 아모스가 그런 상황입니다.
  그러자 아모스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는 선지자가 아니며 선지자의 아들도 아니라. 나는 목자요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로서 양떼를 따를 때에 여호와께서 나를 데려다가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기를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에게 예언하라 하셨나니.” 내가 여기 오고 싶어 온 것아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가서 말씀을 외치라고 등 떠밀어 어쩔 수 없이 온 것이지, 누군들 너희에게 심판의 말씀을 외치는 것이 좋아서 선지자가 된 줄 아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아모스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나는 선지자가 아니다. 선지자의 아들도 아니다. 나는 목자요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일 뿐이다.” 그렇게 말합니다. 이 말은 아모스 자신이 어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주 평범한, 아니 아주 비천한 삶을 살던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선지자도 아니고 선지자의 아들도 아니라”는 말은 제사장 아마샤와 비교한 말씀입니다. 아마샤는 벧엘의 제사장입니다. 나라에서 주는 봉급으로 생활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제사장으로서 교육을 받은 사람입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신학교 학장이나 교수쯤 되는 사람입니다. 마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모스는 시골 출신입니다. 나라에서 봉급을 주어서 말씀을 외치도록 권위를 줄만한 사람이 절대 아닙니다. 선지자 학교에 다녀본 적도 없고, 선지자로 훈련을 받은 적도 없는 사람입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말씀을 외치라고 하시니까 외친 사람일 뿐입니다.
  그는 본래 목자요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였습니다. ‘목자요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라는 말은 아주 비천한 삶을 살던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아모스는 목자라는 직업도 가졌고, 뽕나무를 재배하는 직업을 가진 (2개의 직업을 가진) - 오늘날로 말하면 ‘투 잡스’라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의 풍습을 알아야 합니다.

  아모스의 정식 직업은 목자입니다. 그런데 힘없고 가난한 목자들은 뽕나무도 재배해야 합니다. 우리말 성경에서 말하는 ‘뽕나무’는 이스라엘 땅에서 자라는 ‘돌무화과나무’를 말합니다. 이 돌무화과나무는 한 여름쯤에 열매가 맺힙니다. 그런데 그 열매가 작기도 하지만, 떫어서 먹을 수가 없습니다. 떫어서 먹을 수 없는 돌무화과를 먹을만한 무화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열매가 한창 커가고 있을 때 사람이 그 나무 위에 올라가서 돌무화과 열매에다가 바늘로 일일이 구멍을 뚫고서 거기에다가 올리브 기름을 발라줍니다. 그러면 돌무화가 무화과처럼 단맛이 나서 먹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 본문 14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뽕나무를 재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서 그 작은 열매에 일일이 바늘로 구멍을 뚫고 거기에 올리브기름을 발라주는 그 번잡스런 일을 누가 하느냐? 주로 가진 것 없는 목동들이 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우기와 건기가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들판이나 광야에 풀들이 제법 많이 자랍니다. 그 때에는 양들에게 풀을 먹이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건기입니다. 약 6개월 동안 계속되는 건기에는 광야에 풀들이 바싹 말라버립니다. 그러면 그 건기에는 어떻게 양 떼에게 풀을 먹일 수 있을까? 우기가 끝나면 약 두 달 정도는 우기 때 자란 풀들로 양 떼를 먹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4달 동안입니다. 건기가 시작되고 약 두 달 정도 지나면 이스라엘에 칠칠절이라는 절기가 다가옵니다. 칠칠절은 밀 추수가 끝나고 감사로 지내는 절기입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우리의 맥추감사주일입니다.
  밀을 추수하고 나면 밀 밑동이 남게 됩니다. 그 추수하고 남은 밀 밑동을 가지고 밀밭 주인과 목동 사이에 협상이 벌어집니다. 목동들은 자신의 양 떼가 그 밀 밑동을 먹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밀밭 주인에게 요청하면, 밀밭 주인은 밀 밑동을 주는 대신에 밀밭 사이에 심어놓은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서 ‘뽕나무를 재배하는 일’ - 돌무화과 열매에 바늘로 구멍을 내서 올리브기름을 바르는 일을 해 달라고 합니다.
  밀밭 주인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버릴 밀 밑동을 목동들에게 주고, 선심 쓰듯이 뽕나무를 배양하는 수고를 덜게 됩니다. 그러면 양들이 밀 믿동이를 먹을 뿐만 아니라 밀밭에서 자라는 잡초들까지 다 먹어치움으로써 잡초도 제거가 되고, 또 양들이 먹고 배설한 배설물은 밀밭에 거름이 됩니다. 밀밭 주인의 입장에서는 일거삼득(一擧三得)입니다.
  그럼에도 목동의 입장에서는 양 떼에게 줄 먹잇감을 얻을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그 일을 해야 합니다.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해야 합니다. 당시 가난하고 힘이 없는 목동(목자)들의 고달픈 삶이 그랬습니다.

  그러기에 아모스 선지자가 “나는 목자요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힘이 없고 불쌍한 삶을 살던 사람인지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배우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가진 자들에 의해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던 아모스 선지자는 북 이스라엘로 가서 말씀을 외치라는 소명을 받고, 북 이스라엘로 올라갑니다. 그가 생각할 때 자신이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을 어떤 조건도 없습니다. 남들처럼 율법을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닙니다. 선지학교에 가서 훈련을 받아본 적도 없습니다. 단지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시니까 가서 말씀을 외쳤을 뿐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슴에 품으니까 사자의 울부짖음같이 말씀을 토하여 내지 않을 수 없어서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는 지극 평범한 사람이지만, 아모스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외칠 뿐입니다.

  아모스 선지자는 가진 것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배운 것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에게 내세울 그 어떤 권력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런 아모스를 불러 선지자를 삼으시고, 북 이스라엘에 가서 말씀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아무리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어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림이 되면 하나님께서 그를 쓰십니다. 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은 모두 평범한 사람입니다. 평범하지만 하나님의 손에 불들린 바가 되면 하나님께서 그를 위대하게 사용하십니다. 우리가 큰 인물이기 때문에 위대하게 쓰시는 것이 아니라, 위대하신 하나님의 사역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대한 자로 쓰십니다.

  남유다 드고아라는 작은 마을에서 힘없이 -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이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던 아모스 선지자를 하나님께서는 북 이스라엘을 깨우치는 선지자로 부르셨습니다. 그 부르심에 응답한 아모스 선지자는 위대한 선지자로 쓰임 받게 됩니다. 아모스 선지자의 어떤 자격이나 조건으로 따진다면 절대로 그런 위대한 선지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그는 단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을 뿐입니다. 가라고 하실 때 갔고, 외치라고 하실 때 외쳤을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쓰시겠다고 하실 때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니까 하나님께서 그를 위대하게 쓰신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을지라도, 건강도 없고 능력도 없을지라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바 되기만 하면 하나님은 위대한 당신의 사역을 위해서 우리를 사용하십니다.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가 쓴 『하나님이 캐스팅한 사람들』이란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50년 전 영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존 에글렌(John Egglen)이라고 하는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1850년 1월 어느 주일 아침에 눈을 떠보니, 밖에 눈이 너무 많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교회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집사가 눈 때문에 교회에 가지 않으면 평교인들은 교회에 가겠는가?’ 라는 책임의식으로 약 10km를 걸어서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교회에 도착해 보니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교회에 나온 사람은 불과 13명이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12명은 그 교회 교인이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열여섯 살짜리 어린 소년으로 그 교회에 처음 나온 손님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목사님조차도 눈 때문에 교회에 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고민했습니다. 목사님도 안 계시는데 예배를 드려야 하나, 그냥 돌아가야 하느냐 하고 말입니다. 그냥 돌아가자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에글렌 집사님을 차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예배를 드리기로 했는데, 문제는 누가 설교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교회에 나온 12명 가운데 집사는 에글렌 혼자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에글렌 집사님이 설교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 전까지 그는 단 한 번도 설교를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또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대비해서 설교를 준비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예배를 위해서 에글렌 집사님은 설교를 해야 했습니다. 성경을 읽고 자신이 알고 있는 말로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짜임새도 없는 설교를 10분 정도 하다보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는 설교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 어린 소년을 바라보면서 “젊은이!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분을 바라보십시오.”라고 강하게 외쳤습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10분 설교가 끝났습니다.
  정말 한심스런 설교였는데, 거기에서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그 어린 소년은 나중에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전 정말 예수님을 바라봤습니다. 그랬더니 제 마음에 드리워져 있던 구름이 걷히고 어둠이 물러갔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저는 태양을 보았습니다.” 이 소년이 바로 찰스 스펄전(C. H. Spurgeon, 1834-1892)이었습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그 때까지 방황하다가, 눈이 많이 오던 그날 에글렌 집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그는 예수 그리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이 되어 19세기 최고의 명 설교가요, 깊은 영적인 잠에 빠져 있던 영국을 뒤흔들어 깨웠던 위대한 복음설교가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친 대설교가 스펄전 목사님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 에글렌 집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태어난 것입니다.

  목사가 설교를 잘해서 사람들이 은혜 받고 구원 받는 것 아닙니다.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바가 되면 하나님께서 역사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야 은혜를 받게 되고,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야 구원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여러분, ‘나는 내세울 게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이야’ 그렇게 생각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런 나를 사용하길 원하십니다.
  양떼에 먹일 풀을 찾아 매일 같이 헤매야 하고, 가진 것이 없어 남의 뽕나무를 배양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해야만 했던 시골뜨기 아모스! 그가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바 되니까 사치와 죄악에 빠진 북 이스라엘에 가서 사자와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한 위대한 선지자가 되었습니다.
  베들레헴 작은 마을에서 8번째 막내로 태어나 들판으로 양떼를 몰고 다녀야 했던 시골뜨기 양치기 소년 다윗! 그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바 되니까 이스라엘 최고의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왕비 이세벨이 죽이겠다고 협박하자 광야 깊숙이 도망쳐 ‘차라리 죽여달라’고 애원했던 엘리야! 그렇게 나약한 엘리야도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바 되니까 갈멜산 위에 불을 내리게 하고 기도함으로 3년 6개월 동안 비가 오지 않을 때에 비를 내리게 한 능력의 선지자가 되었습니다.
  설교 한 번 해 본 적이 없고 준비된 설교 한 편 없었지만, 예배드리기를 원했던 에글렌 집사님! 아주 평범한 그를 통해서 잠든 영국을 깨우는 위대한 설교가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가진 것이 얼마나 됩니까? 남들 앞에 내세울만한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가진 것 하나 없고, 내세울 만한 것 하나 없는 지극 평범한 사람이지만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바가 되면 나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위대한 일을 만들어 가십니다. 평범한 나를 사용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위대한 분이십니다. 그 하나님께서 오늘 지극히 평범한 나를 통해서 당신의 위대한 일을 이루어가길 원하십니다.

<2010년 6월 27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