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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09-04 22:27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요나(1)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 요나(1)
본문 - 요나서 1:1-3

다윗 왕이 죄를 범했을 때 나단 선지자가 다윗을 찾아가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떤 마을에 두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굉장한 부자였습니다. 그에게는 양이나 소와 같은 가축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반면 다른 한 사람은 아주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 있는 재산이라곤 작은 암양 새끼 한 마리가 전부였습니다. 가난한 살림에 작은 암양 새끼 한 마리는 그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자식과도 같았습니다. 가난한 그는 그 암양 새끼를 딸처럼 여겼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자 집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부자는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서 양을 한 마리 잡아야 할텐데, 자기 양을 잡는 것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 딸처럼 애지중지하던 그 암양새끼를 강제로 빼앗아 그것을 잡아 손님을 대접했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있던 다윗은 대단히 화가 났습니다. ‘세상에 그런 나쁜 놈이 어디 있느냐?’하고 분노했습니다. 자기에게 많은 양떼가 있건만 그 자기의 양떼 가운데서 한 마리를 잡아 손님을 대접하지 않고,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던 가난한 사람의 단 한 마리밖에 없는 암양 새끼를 빼앗아간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일을 행한 사람은 마땅히 죽을 짓을 했구나.”
그러자 나단 선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다윗에게는 ‘왕’이라고 하는 막강한 권력이 있었습니다. 당시 왕은 많은 왕비를 둘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다윗에게도 여러 명의 왕비가 있었습니다. 또 왕비가 더 있어야 한다면 언제든지 왕비를 맞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윗 왕은 왕이라고 하는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충신이었던 우리아의 아내를 왕궁으로 불러들여 못된 짓을 했고, 더 나가서 그 죄가 드러나려고 하자 우리아를 죽이고 말았습니다.
나단 선지자가 말한 부자는 다윗 왕이요, 오직 한 마리 양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은 충신 우리아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부자가 강제로 빼앗았던 가난한 사람의 품속에 있던 암양 새끼 한 마리는 우리아의 아내를 말합니다.

이런 깊은 뜻을 눈치 채지 못한 다윗은 나단 선지자의 이야기를 듣자 굉장히 분노했습니다. ‘그런 나쁜 놈은 당장 죽여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나단 선지자는 ‘죽여 할 정도로 나쁜 바로 그 사람은 바로 다윗 왕 당신’이라고 말해줍니다.

우리는 종종 나단의 이야기를 들은 다윗과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또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듣기도 합니다.
여러분, 만일 다윗이 “그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라고 말한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듣고 ‘자기는 전혀 아니라고, 당신이 잘못 안 것이라고’ 발뺌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겠습니까? 다윗은 지금처럼 이스라엘의 민족적인 영웅이요 성군으로 추앙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도 버림을 받았을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의 역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한 명만 뽑으라고 하면 그들은 주저하지 않고 다윗을 선택합니다. 이스라엘 국기 한 가운데 그려져 있는 6각뿔 별을 ‘다윗의 별’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국기 안에도 다윗의 언약을 상징하는 별을 그려놓을 정도로 다윗을 존경합니다.
그런데 만일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들을 때에 그게 자신을 책망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발뺌하기에 급급했다면 그는 그런 영웅이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들은 다윗은 곧바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삼하 12:13)
여러분, 자신에게 들려주신 음성을 ‘나에게 주신 말씀’이라고 들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모릅니다. 다윗은 나단 선지자를 통해서 주신 하나님의 책망을 자신에게 주신 말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회개하고 하나님의 용서와 축복을 누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 중에도 설교를 통해서 주신 말씀이 “나에게 주신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복된 사람입니다. 간혹 “오늘 설교는 꼭 나를 두고 하신 말씀 같아”라고 생각되는 때가 있다면, 내게 주신 말씀으로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 때는 성령께서 내 안에서 역사하셔서 나로 하여금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하신 때이기 때문입니다. “왜 목사님이 나만 들으라고 그런 말씀 하실까?” 그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들을 귀를 열어 주셨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쁨으로 그 말씀을 받으셔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요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는 ‘내가 요나’ 라는 사실을 발견해야 합니다. 요나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입니다. 요나는 바로 나입니다. 한번 따라 하겠습니다. “요나는 요놈의 나입니다.” “요놈의 나”가 요나입니다.
요나는 하나님으로부터 니느웨로 가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니느웨로 가지 않고 다시스로 도망치기 위해서 욥바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나 다시스로 도망치게 됩니다. 그게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그 다음 이야기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타고 가다가 큰 풍랑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풍랑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요나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요나는 바다에 던져지게 됩니다. 바다에 던져진 요나는 큰 물고기의 배속에서 3일 동안 머물며 회개하게 되고, 결국 니느웨로 갔습니다. 죽기 싫어서 간 니느웨에서 요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건성으로 선포합니다. 그런데도 니느웨에는 회개 운동이 일어나고 심판받아야 할 그 성읍이 심판을 면하고 구원을 받게 됩니다.

오늘은 오늘 본문을 중심으로 우리 안에 있는 요나의 모습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요나는 다른 사람이 아닙니다. 바로 나입니다. ‘요놈의 나’입니다.
하나님께서 요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느웨로 가서 그것을 처서 외치라. 그 악독이 내 앞에 상달하였음이니라.” 요나는 분명 하나님으로부터 니느웨로 가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니느웨에 죄악이 너무 만연되어 있어서 하나님께서 도저히 더 이상은 참으실 수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요나를 보내서 그 성읍이 회개하도록, 그래서 심판을 받지 않고 구원을 얻도록 하시려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요나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갔습니다. 여러분, 요나가 왜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고 다시스로 도망가려 했겠습니까? 니느웨가 어떤 성읍이기에 요나는 니느웨로 가기를 거부했습니까? 니느웨는 당시 최강국이었던 앗수르의 수도입니다.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앗수르는 주변 약소국가에 위협적인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앗수르의 세력이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주전 765년과 753년에 연이어 발생한 역병 때문에 앗수르는 국가적인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앗수르는 여전히 죄악 가운데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대적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요나를 앗수르의 수도 니느웨로 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아마도 요나는 이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나를 하필 거기로 가라고 하시는 거야? 앗수르야 멸망당하면 우리에게 얼마나 좋은데, 왜 그 나라를 그냥 심판하지 않으시고 구원받을 기회를 주시는거야?’

이스라엘은 오래 전부터 앗수르에게 많은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예후가 통치하던 시대에는 앗수르의 침공을 받고서 앗수르에 항복한 이후에는 앗수르에게 매년 많은 조공을 바쳐야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지긋지긋한 원수와도 같은 나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앗수르를 좋아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요나도 그랬습니다.
요나도 다른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니느웨와 앗수르는 차라리 멸망 받으면 좋을 나라, 멸망 받아 마땅한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과 요나의 생각의 차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아무리 미워하는 나라라 할지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구원하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래서 요나를 보내시려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요나는 자기 생각대로 판단해서 그 땅은 멸망 받아 마땅한 곳이라고 판단해 버린 것입니다.

여러분, 이게 요나의 큰 실수입니다. 하나님의 선지자는 자기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선포해야 할 책임을 가진 사람입니다. 니느웨가 구원받는 것이 내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하나님께서 ‘가서 외치라’ 그러시면 무조건 가서 외쳐야 합니다. 자기 마음대로 말씀을 바꿀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라 하신 곳이면 어디든지 가야 하고, 하나님께서 외치라 그러시면 그 말씀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외쳐야 합니다.
그런데 요나는 어떻습니까? 그는 선지자의 책임을 망각하고 자기가 스스로 판단해 버립니다. ‘그곳은 구원받아서는 안 될 곳’이라고 자기 스스로 단정지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요나는 하나님께서 가라고 말씀하신 니느웨 대신에 다시스로 도망치고 말았던 것입니다. ‘자신이 가서 하나님의 말씀을 외치지 않으면 그 땅은 멸망당할 테고, 차라리 그게 더 낳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도 요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가 보기 싫다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그 사람은 망해야 해, 그런 사람은 혼 좀 나봐야 해’ 그런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우리의 판단과 우리의 생각대로 사람을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나와 사이가 좋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요 못된 사람이라고 판단해 버립니다. 심지어는 하나님께서 그런 사람에게 벌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내가 판단해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사업도 망했으면 좋겠고, 장사도 잘 안돼서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는 이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미워하는 사람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에게는 원수 같은 사람도 하나님은 그를 사랑하시고, 그의 생명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독생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심지어 신앙생할하는데 방해하는 사람, 핍박하는 사람까지도 하나님께서는 그를 사랑하십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서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 미운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힘들게 지난 역사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싫어한다고, 우리가 미워한다고 일본이 망하면 좋겠습니까? 태풍이 일본으로 가서 일본에 큰 피해를 주고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 일본이 큰 고통을 주면 좋겠습니까? 여러분은 일본이 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축복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과연 하나님은 어떤 마음일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게 신앙인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우리의 감정에 치우친 판단으로 사람을 대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인간의 판단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잘 보여주는 베드로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도행전 10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방인 백부장인 고넬료와 그 가족을 구원하실 계획을 갖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베드로 사도를 고넬료에게 보내시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아집에 매여 있는 베드로의 생각을 깨뜨리기 위해서 환상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늘에서 보자기 같은 한 그릇이 내려오는데, 그 안에는 유대인들이 오래 전부터 부정하다고 생각해서 먹지 않는 온갖 짐승들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그 짐승들을 보여주시면서 하나님께서 베드로에게 “일어나 잡아먹으라”고 말씀하십니다. 당연히 베드로는 먹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부정한 짐승으로 인해서 몸을 더럽힌 적이 없는데, 어찌 이 부정한 음식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먹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는 그 짐승을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이 세 번이나 반복되었습니다.
여러분, 베드로는 왜 하나님께서 ‘깨끗하다’고 말씀하시는데도 그것을 먹지 않았습니까? 베드로는 지금 부정하다고 생각하는 그 짐승을 자신의 판단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깨끗하게 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판단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앞세웠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도 종종 이런 우를 범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나쁘다고 판단해버린 사람은 하나님께서 아무리 그는 깨끗하다고 말씀하셔도, 우리의 생각을 앞세워 여전히 나쁜 사람으로 치부해 버립니다. 특별히 내 감정에 거스리는 사람은 더욱 그렇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깨끗하다고 말씀하신 것을 우리가 ‘절대 아니라’고 우기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형제를 내가 미워하면서 하나님께서도 그를 미워하실 것이라고 착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시길 원하는 형제와 이웃을 내 얕은 감정 때문에 저주하거나 미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를 원하시는 불신 남편을 ‘저 이는 도저히 안돼, 아무리 해도 예수 믿을 사람이 아니야’ 그렇게 섣부르게 판단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심지어 예수 믿는 나를 핍박하고 내가 예수 믿는 것을 비웃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도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사람이요,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길 원하시는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면서도 우리 스스로를 합리화하려고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요나를 보십시오. 그는 니느웨로 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거부하고 다시스로 도망가기 위해서 ‘욥바’라는 항구로 내려갔습니다. 그랬더니 때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났습니다. 본문 3절에 “요나가 여호와의 낯을 피하려고 일어나 다시스로 도망하려 하여 욥바로 내려갔더니 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난지라”고 했습니다. 때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스로 도망가기 위해서 욥바로 내려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탈 수가 없었다면 요나가 깊이 다시 한번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보았을 것입니다. “역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니까 되는 일이 없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욥바로 내려가자 곧바로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났습니다. 타임이 정확하게 맞았다는 것입니다. 일부러 맞춘 것이 아닙니다. 아주 우연하게 타임이 맞은 것입니다.
이쯤 되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봐라, 니느웨로 가지 않고 다시스로 가는 길이 거침없이 열리는 것을 보니, 내가 니느웨로 안 가는 것이 잘 한 일일거야. 잘못된 길이라면 이렇게 때를 맞춰 배를 탈 수가 있겠어!”
배를 타는 순간까지는 모든 일이 잘 풀렸습니다. 그래서 요나는 주저하지 않고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니느웨로 가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양심에 가책을 받거나, ‘뭔가 크게 잘못 되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우리도 종종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길을 가고 있으면서 그 길에 장애물이 없다는 것 때문에 내가 가는 길이 잘 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길임을 알면서도 장애물이 없다는 것 때문에 우리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기 합리화는 신앙에 무서운 적입니다. 십자가를 져야 할 길목에서 십자가를 외면하면서도 그것이 오히려 잘 선택한 일이라고 합리화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단지 일이 꼬이지 않고 잘 풀린다고 해서 내가 가는 길이 바른 길이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불의한 길에도 장애물이 없이 형통한 것 같은 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바른 길인데도 고난과 역경이 계속된 길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때마침 잘 풀린다고 해서 그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속이고 있는 것뿐입니다.

여러분, 문제는 출발점에 있는 것이지,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정은 우리를 속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발점이 잘못된 자리였다면 과정이 아무리 잘 풀려도 그 길은 잘못된 길입니다.
주일에 아무 노동도 하지 말고 온전히 주일성수하라고 하셨는데, 장사하겠다는 이유로 주일을 범해놓고서, 장사가 잘 된다고 장사하길 잘 했다고, 스스로 변명하거나 합리화해서는 안 됩니다. 적당하게 세상과 타협하고서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린다고 해서 ‘그게 하나님께서 내게 복을 주시는 길’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건 모두 우리가 우리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한 생각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생각에서 출발하지 않는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잘못된 방향을 향해 갈 뿐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결국 내가 평안할 때 누렸던 그 어떤 평안함보다 훨씬 더 큰 재앙을 만나게 될 뿐입니다. 그런 상황을 아모스 선지자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치 사람이 사자를 피하다가 곰을 만나거나 혹 집에 들어가서 손을 벽에 대었다가 뱀에게 물림 같도다.”(암 5:19) 요나는 때마침 다시스로 가는 배를 만나 그 배를 타고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다시스로 도망갔지만, 그의 앞길에는 큰 풍랑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신만 힘든 것이 아니라, 함께 배를 타고 있던 수많은 사람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엄청난 고생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게 불순종의 결과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길에서 벗어났다면 그 길이 아무리 잘 뚤린 고속도로와 같다 하더라도 결코 기뻐할 일이 아님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안에 있는 요나는 오늘도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여 사는 것은 너무 힘들고 고달파. 정직하게 말씀대로 산다고 해서 네게 유익될 게 아무 것도 없잖아? 적당히 살아. 적당히 포기도 하고, 적당히 둘러대며 사는 거야. 뭐 큰 어려움 없으면 잘 되는 거지, 뭘 더 바라겠어.”
여러분,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적당히’라는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온전히 하나님을 순종하며 온전히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기를 원하실 뿐입니다.

오늘도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인 요나가 나를 어떤 달콤한 말로 유혹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생각과 마음을 먼저 헤아리면서 하나님 편에 선 자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여호와를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느 8:10)이라고 하셨습니다. 주님으로 기뻐하고, 주님을 따라 사는 것을 인생의 최고의 행복으로 알고 사심으로 주님으로부터 주어지는 놀라운 축복을 누리시는 복된 삶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2005년 9월 4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