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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10-23 19:25

더 중요한 것은 (10월 23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더 중요한 것은
본문 - 마가복음 10:35-45

‘앤드류 토우니’가 쓴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먼저 좋은 나무가 되면 좋은 열매는 따라서 저절로 맺게 되는 법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좋은 열매만 많이 따려는 것처럼
위대한 사람이 되려고만 애쓰지 먼저 좋은 나무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
‘하는 것’보다 ‘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인격과 사람됨이 바르면 말을 잘하든 못하든, 남에게 감동을 주게 된다.
우리는 겉에 나타나는 말이나 행동보다도 우리 속에 있는 생각과 마음먹는 것이
항상 진실하고 겸손하고 죄악을 멀리하도록 힘써야 한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위대한 일을 많이 하기에 앞서 됨직한 사람이 되기에 힘써야 한다.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중요한 것을 잊고 사소하거나 변두리의 것을 더 중요한 것처럼 여기며 살 때가 많아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돈버는 것에만 목적을 두고 물불 가리지 않고 일하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마음의 부자로 살기보다는 재물의 부자로 살고 싶은 욕망이 훨씬 더 강합니다.
외모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다 아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얼굴과 몸매를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열정과 돈을 투자합니다.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생명입니다. 그러나 생명의 풍요와 건강한 생명으로 사는 것보다는 육체적인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합니다. 몸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몇 시간씩 투자해서 운동을 하고, 식사량을 조절하면서도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기 위해서는 투자하지도 않고 별로 관심도 없습니다.

우리는 종종 현실적이라는 이유로 원칙보다는 적당히 타협하는 길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내게 좀더 유익이 된다는 이유로 믿음의 길보다는 세상의 방식으로 살아갈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어떻습니까? 정말 소중한 것을 소중한 것으로 여기며 살고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 시대에 오신다면 어쩌면 당시 종교지도자들에게 책망하셨던 말씀을 그대로 하실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책망하셨습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되 율법의 더 중한 바 의와 인과 신은 버렸도다.”(마 23:23) 열심히 신앙생활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신앙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버린 채, 알맹이 없는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는 책망의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제자들과 그것을 바로잡아 주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중요하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누군가가 내게 무엇을 하여주기를 원하는 것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계신 중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 바로 앞인 32절 이하에 보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왜 자신이 예루살렘에 올라가야 하는지, 올라가면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제자들에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는 것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존귀나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함도 아닙니다. 예루살렘에 가면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을 붙잡아 채찍질하고 죽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죽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가고 계신 것입니다.

그런데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 앞으로 나오더니 “선생님,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 주십시오.” 그렇게 요청했습니다. 그 요청은 자신들이 고난당하고 십자가에 죽으실 주님을 위해서 무언가 해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서 주님께서 무언가를 해 주셔야겠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3년 동안이나 예수님을 따라다녔습니다. 수많은 제자들 가운데서 특별히 사도라 부르심을 받고 특별 교육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요한은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부릴만큼 특별한 사랑을 받은 사람이 요한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바라보시면서 착잡한 마음으로 예루살렘을 향해 가고 계신다면, “주님, 우리가 지금 주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그렇게 물어야 했습니다. 그게 제자된 도리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들은 지금 주님을 위해 자신들이 뭔가를 해보겠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자신들에게 뭔가를 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떻습니까? 3년이 아니라 몇 십 년씩 신앙생활하고 직분을 맡아 일한다 하면서도 여전히 교회가 내게 무언가 해 주기만을 바라는 이기적인 신앙으로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물론 교회에 오면 무언가 우리 마음에 얻어지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갈급한 심령에 은혜도 받아야 하고, 사랑에 목마른 영혼에 사랑을 공급받아야 합니다. 세상살이 때문에 힘들고 곤고해진 마음이 위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받기만을 바라는 신앙은 어린아이의 신앙입니다. 우리가 좀더 성숙한 신앙인이라면 ‘내가 교회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의 제35대 대통령인 케네디(J. F. Kennedy) 대통령이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국가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것을 바라기에 앞서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성숙한 신앙인이라면 교회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바라기보다는 내가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골 1:24) 바울은 빌립보 교회 교인들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해서 고난 받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살았습니다. 빌립보 교회가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해 주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빌립보 교회 교인들을 위해 고난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기뻐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서라면 어떤 고난도 달게 받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그런 신앙의 결단이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해 주기를 바라기 전에 내가 교회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사도 바울처럼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 하는 고백으로 사시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두 번째로 무엇이 되느냐보다 내가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요구한 것이 무엇입니까? 본문 37절에 말씀합니다. “여짜오되 주의 영광 중에서 우리를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좌편에 앉게 하여 주옵소서.” 이 말은 ‘주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 왕이 되신다면 우리 형제를 각각 우의정 좌의정에 앉혀 주십시오’라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면 뭔가 큰 변혁이 일어날 것 같았습니다. 로마의 앞잡이인 헤롯 왕을 몰아내고 예수님께서 왕이 되는 새로운 세계를 건설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미리 와서 자리 청탁(인사 청탁)을 한 것입니다. 마태복음 20장에 보면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와서 같은 청탁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야고보와 요한은 어머니까지 동원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구하는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구나. 너희가 나의 마시는 잔을 마시며 나의 받는 세례를 받을 수 있느냐?” 예수님은 자리를 원하는 제자들에게 자리를 탐내지 말고 ‘나의 잔을 마시고 나의 받는 세례를 받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이 마시는 잔은 고난의 잔입니다. 주님이 받으신 세례는 죽음을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주신 인류 구원의 대 사역을 이루시기 위해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고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어떤 자리에 앉으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오늘도 주님을 위해서 고난의 잔을 마시고 십자가 위에서 자신이 죽어지는 세례를 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교회의 모든 직분은 권력이나 명예의 자리가 아닙니다. 교회의 직분은 섬김의 자리입니다. 그러기에 어떤 직분을 갖고 있느냐는 절대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직분으로 어떤 섬김의 삶을 살고 있느냐가 중요할 뿐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많은 분들이 교회의 직분을 ‘권력의 자리, 명예의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집사의 직분을 받으면 영원히 그 직분이 자기 것인 줄 압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서리 집사는 1년직입니다. 1년 동안 집사의 직분을 잘 감당하면 내년에 또 집사의 직분을 받을 수 있고, 집사라는 이름은 갖고 있으면서도 집사로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면 다음해에는 집사로 임명되지 않습니다. 안수집사님, 권사님, 장로님 등은 ‘항존직’이라고 부릅니다. 매년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안수함으로 평생 그 직분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교회와 교우들이 ‘그 사람은 평생 그 직분을 감당할 만한 분입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공동의회에서 투표해서 교회가 그분께 그 직분을 맡긴 것입니다.
그러기에 서리집사님이든 안수집사님이나 권사님이나 장로님이든 이것은 교회에 서열을 말하거나 권위를 나타내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 직분을 가지고 그 직분에 맞는 일을 하도록 직분을 맡기신 것입니다.
여러분, 성경 어느 곳을 보아도 직분이 명예직이거나 권력의 자리라고 말하는 곳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주의 몸된 교회를 섬기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일하도록 맡겨주신 섬김의 자리일 뿐입니다.

여러분, 내가 지금 어떤 직분의 자리에 있느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그 직분을 가지고 어떻게 섬기고 있느냐,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직분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찬양대원으로 봉사하든, 교사로 봉사하든 어떤 자리에 임명되었든지 중요한 것은 그 자리를 주신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충성하며 헌신하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섬김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섬기는 것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자리 청탁을 한 사실을 안 제자들은 화가 났습니다. 41절에 이렇게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열 제자가 듣고 야고보와 요한에 대하여 분히 여기거늘.” 여러분, 나머지 10명의 제자들이 인사 청탁을 한 야고보와 요한에게 왜 분노했습니까? 그들도 야고보와 요한과 똑같이 자리에 대한 욕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말을 하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었을 뿐이지, 사실은 자기들도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면 큰 자리 하나쯤 얻고 싶었던 것입니다. 야고보와 요한에 비해서 자신들이 절대로 뒤지는 것이 없기에, 또 다른 어떤 제자들에 비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되었기에 그들도 큰 자리는 자신들이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야고보와 요한이 먼저 선수를 치니까 화가 난 것입니다.

그런 제자들을 향하여 예수님께서 조용히 입을 열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지금 하는 행위는 나의 제자다운 모습이 아니구나.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의 통치자들은 서로가 권력의 자리에 올라가 위해서 안달을 할지라도, 나의 제자들인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예수의 제자들인 우리는 어떠해야 한단 말입니까? 본문 43-44절에 그 해답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이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45절)

예수님께서 하늘 영광의 보좌를 버리고 낮고 천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섬김을 받으시기 위함이 아닙니다. 만일 주님이 섬김을 받길 원하셨다면 하늘 보좌가 훨씬 더 좋은 자리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영광을 자리를 버리시고 이 땅에 내려 오셨습니다. 그리고 3년의 공생애를 사시면서 주님은 세상에서 멸시당하고 버림받고 저주 받은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아무도 가까이 하려하지 않는 죄인들을 친구 삼으셨고, 병들어 고통 하는 자들을 품에 안으사 그 고통을 대신 지셨습니다.
그리고 잡히시던 날 밤에는 제자들의 발을 하나 하나 깨끗이 씻어주셨습니다. 종이 주인을 섬기는 모습 그대로 제자들을 섬겨주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날 밤에 권력자들에게 잡히셔서 마침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온 인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확증해 주셨습니다. 그게 주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요 목적이었습니다.

주님은 당신이 그렇게 이 땅에 섬기기 위해서 오셨기 때문에, 주님의 제자들인 우리들에게도 그런 주님을 닮아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 인간의 마음에는 누구에게나 높아지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새 생명으로 거듭난 사람들은 우리의 옛사람의 욕망을 따라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면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주님을 닮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바로 섬기는 삶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울수록 우리가 더욱 정신을 차리고 기도하면서 사랑하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서로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 하고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각양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벧전 4:9-10)
우리는 청지기입니다. 그런데 선한 청지기입니까? 악한 청지기입니까? 선한 청지기는 주인으로부터 받은 것을 주인이 기뻐하고 주인이 원하는 대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악한 청지기는 청지기라는 작은 권력의 자리를 이용해서 자기 욕심만을 채웁니다.
우리가 선한 청지기라면 하나님께서 청지기인 우리에게 맡겨주신 건강과 시간과 재물과 은사를 가지고 하나님과 교회와 이웃을 섬기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들을 가지고 섬기기는커녕 섬김 받으려고만 하고 내 욕심의 주머니만 채우려 한다면 우리는 악한 청지기가 될 것입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섬김을 받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다면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냄새나고 초라한 마굿간에서 태어나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화려한 궁전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황태자로 태어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황태자로 태어나셨다면 태어나자마자 온 국민들과 수많은 고관대작들로부터 칭찬과 부러움을 받고 섬김을 받으며 평생을 사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그렇게 섬김 받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생명을 모든 사람의 대속물로 주시기 위해서 오셨습니다.

우리는 그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는 우리의 스승이신 주님을 닮아가야 합니다. 주님을 닮아 자신을 희생하면서라도 다른 사람을 섬기는 섬김의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의 기쁨을 위해서 나는 때로 십자가도 질 수도 있어야 합니다.

지난 목요일은 ‘섬김의 날’이었습니다. 오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장애인 40여 가정을 찾아가서 청소도 해 주고 빨래도 해주고 반찬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치매노인과 장애인 요양소에 가서 25분을 목욕시켜드리고 머리도 깎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일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기쁨으로 섬겼는지 모릅니다. 참으로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그 모습을 보시고 너무너무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참으로 주님의 제자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섬길 줄 모르고 섬김 받기만을 원하는 사람은 고장난 인간입니다. 도르테 줼레(Dorothee Soelle)라는 여성 신학자는 ‘이웃을 위해 섬김의 손을 내밀지 못한 사람은 고장난 인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섬김 받기를 더 좋아하는 옛사람의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은 자답게 주님을 닮아 섬기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여전히 섬김 받기만 하고, 여전히 대접받기만을 원하고, 여전히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만 하는 고장난 인간은 아닙니까?
여러분, 우리는 섬기러 오신 주님을 닮아가는 예수님의 제자입니까? 아니면 섬김 받으려고만 하는 고장난 인간입니까? 나는 어떤 사람입니까? 예수의 제자입니까? 고장난 인간입니까?

<2005년 10월 23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