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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8-13 10:49

우리 시대의 비극과 희망 <8월 13일 해방기념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우리 시대의 비극과 희망
본문 - 창세기 19:23-29

지난 7월에 개봉한 영화 ‘한반도’의 첫 부분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재야사학자인 최민재가 주부 문화강좌에 온 아주머니들에게 ‘11월 17일일 무슨 날인지 아느냐?’고 묻습니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 로즈데이 등 정체불명의 이상한 날들까지 다 기억하는 아주머니 학생들은 강사가 묻는 11월 17일은 무슨 날인지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에게도 물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11월 17일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한반도라는 영화에서는 발렌타인데이니 빼빼로데이니 하는 날들을 줄줄줄 꾀고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중요한 날인 11월 17일이 무슨 날인지 모르는 사람들을 향하여 호통을 치면서 쫓아 보내버리는데, 저는 여러분에게 화를 내거나 쫓아 보내지는 않겠습니다. 사실 저도 그 때까지 11월 17일이 무슨 날인지 모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이 많이 반성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정말 잊어서는 안 될 날을 가마득히 잊고 살고 있었구나!’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 11월 17일은 을사조약이 맺어진 날입니다. 을사조약은 1904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우리나라를 집어삼키기 위해서 강제로 맺은 조약입니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는 고종황제를 회유하고 협박해서 조약을 맺으려 했으나 고종황제가 강력하게 거부하자, 11월 17일 대한민국 각료들을 일본 공사관으로 불러들여 조약을 성사시키려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군인들이 무력시위를 벌이는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도 한규설(韓圭卨), 민영기(閔泳綺), 이하영(李夏榮) 등이 강력하게 반대하여 일본은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조약 체결에 찬성한 이완용 등 흔히 ‘을사 5적’이라고 부르는 5명의 대신들만을 데리고 이른바 ‘한일협상조약’(韓日協商條約)을 강제로 체결하고 맙니다.
이 을사조약을 통해서 일본은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권리를 빼앗아가고 맙니다. 일본이 허락하지 않으면 외교 관계도 맺을 수 없고 모든 일을 일본을 통해서 해야 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본은 이 조약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식민지화할 모든 기반을 닦게 되었고, 5년 후에는 ‘우리나라 국치일’이라고 일컬어지는 1910년 8월 29일 우리나라의 국권을 강탈해 가게 됩니다.

오늘은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 속에서 35년 동안 식민지 생활을 하다가 해방된 광복기념주일입니다. 제가 ‘일제 식민지 35년’라고 말씀드리니까, ‘안 목사 초등학교도 안 나왔나?’ 라고 생각하는 분이 혹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일제식민지생활 36년’이라고 표현하기 때문에 ‘35년’이라고 하면 잘 못 말한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35년이라고 말하는 것은 좀 더 정확하게 계산하자는 뜻에서입니다.
1910년 8월 29일 일본에 주권을 완전히 빼앗긴 이후 1945년 8월 15일 해방되었기 때문에 정확하게 계산한다면 ‘34년 11개월 반 정도’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35년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계산 방법으로는 36년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그해가 한 살, 다음해 1월만 되어도 두 살이라고 말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표현방법이긴 합니다. 그래서 12월에 태어난 아이는 태어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서 두 살이 됩니다. 그런 표현방법으로 한다면 36년이 맞습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35년이 맞을 것입니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결코 잊어버릴 수 없는 수치스러운 날을 잊고 살아갑니다. ‘수치스러운 날을 굳이 기억할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을 기억하는 것과 잊고 사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이 400년 동안 종살이하던 애굽에서 해방된 날을 민족적인 큰 절기로 지킵니다. 그게 ‘유월절’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은 성전이 파괴되고 나라를 잃어버린 날 또한 잊지 않고 늘 기억합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성전이 두 번 파괴되었습니다. 주전 586년 바벨론에 의해서 유다가 멸망당할 때 솔로몬 성전이 파괴되었고, 주후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에 의해서 예루살렘에 멸망당할 때 세 번째 성전인 헤롯성전이 파괴당했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렇게 성전이 파괴된 날을 기억하기 위해서 ‘티사 바아브’라고 해서 유대력으로 아브월(양력으로 7월이나 8월에 해당됨) 9일이 되면 많은 유대인들이 금식을 합니다. ‘티사 바아브’ 9일 전부터 당일까지 그들은 결혼식을 열지 않습니다. 기쁜 축제도 벌이지 않고, 고기나 포도주를 마시지 않습니다. 심지어 새 옷을 입지도 않을뿐더러, 수염도 깍지 않고 부부관계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그 날을 철저하게 지킨 것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우리 민족에 일어나지 않도록 성전과 민족을 생각하며 금식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그런 과거의 아픔을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치욕적인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그들은 자녀들을 강하게 키웁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강한 민족이 될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역사가인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21세기를 여는 대화󰡕라는 책에서 “많은 고난을 통해서 무언가를 깨닫고 새롭게 발전하는 민족들이 많이 있는데, 고난을 딛고 성공을 했던 민족들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세 가지 공통점은 첫째가 단결력이고, 둘째는 힘찬 활동, 그리고 셋째는 진실한 국민성을 회복해서 부정과 부패를 척결하는 것입니다. 고난을 통해서 발전하는 민족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단결하는 힘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힘차게 활동하여 더욱 발전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부정과 부패의 사슬을 제거하고 진실한 국민이 된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역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과거를 통해서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지난 세기에 참으로 불행한 역사적 사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35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 생활을 하기도 했고, 6.25전쟁으로 씻을 수 없는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90년대 말에는 IMF라는 또 하나의 불행한 역사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지난날의 역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늘 우리가 어떤 자세로 내일을 준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말씀입니다. 소돔성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해 멸망당하고 맙니다. 한 때는 화려하고 흥왕했던 지역이 이제는 역사의 뒤편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수많은 도시나 국가들이 흥망성쇠를 반복해왔습니다. 그리고 어떤 도시나 국가는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도시나 국가들은 대부분 그들만의 유적이 조금씩이나마 남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소돔성은 그 도시가 있었던 흔적을 하나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단지 성경 속에서만 죄악된 도성의 대표적인 도시로 언급되고 있을 뿐입니다.

소돔성의 멸망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해 주고 있는지, 오늘 하나님의 거룩한 음성을 듣는 귀한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창세기 13:10절에는 소돔성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물이 넉넉하고 여호와의 동산 같고, 애굽 땅과 같았더라.” 소돔성을 굉장히 비옥했다는 말입니다. 애굽(이집트)은 나일강으로 인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곡창지대가 있는 곳입니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가 될 만큼 비옥하고 좋은 땅입니다. 그런데 소돔성이 그런 애굽에 견줄 만큼 비옥한 땅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렇게 좋은 도시였던 소돔성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서 멸망하게 되었고, 이제는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는 저주의 땅이요, 죄악의 대명사 - 심판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그렇게도 비옥하고 좋은 소돔성이 왜 멸망당했습니까?
그것은 소돔성에는 의인 10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앞장인 창세기 18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죄악이 관영했던 소돔성을 심판하시기로 작정하시고, 그 죄악의 실상을 사실하여 보려고 사자들을 보내셨습니다. 소돔성에 가던 중에 아브라함을 만난 하나님의 사자들이 아브라함에게 ‘지금 소돔성으로 가는데 그 도시가 너무 죄가 많아서 심판을 받게 될 거라’는 하나님의 심판 계획을 알려줍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은 여호와의 사자를 붙잡고 간절하게 기도를 드립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그 성에 아무리 죄악으로 가득 차 있다 하더라도 의인이 있을 것이 아닙니까? 의인을 악인과 함께 멸망시키는 것은 부당하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그 성에 의인 50명이 있다면 그 성을 용서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그렇게 요청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그 성에 의인 50명이 있다면 그 성을 멸하지 않겠다.”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소돔성에 의인 50명이 있을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그 숫자를 깎아내려 가다가 결국 “의인 10명만 있어도 멸망시키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얻어내게 됩니다.

그런데 어떻습니까? 소돔성에 의인 10명이 있었습니까? 그곳에는 의인 10명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돔성은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소돔성에는 의인이 몇 명이나 있었습니까? 사실 소돔성에는 의인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소돔성이 멸망당할 때 살아남은 사람은 단 세 사람밖에 없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과 롯의 두 딸입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의인이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 29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들의 성들을 멸하실 때에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롯을 그 엎으시는 중에서 내어 보내셨더라.” 무슨 말씀입니까? 롯과 롯의 두 딸이 멸망당하는 소돔성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하나님 앞에 의로운 사람들이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 때문에 아브라함의 조카와 그 가족을 살리신 것입니다.
물론 롯에게도 어느 정도 믿음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자가 가서 롯에게 “이 성이 곧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서 멸망당하게 될테니 빨리 이 성을 빠져나가라”고 말해 줄 때에 롯이 그 말씀을 듣고 소돔성을 빠져나옵니다. 롯에게도 말씀에 순종하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롯의 그 믿음은 겨우 자신의 생명이나 살리고 자기의 가족이나 살릴 믿음이었지 소돔성을 구할 믿음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에 소돔성의 비극이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해 보겠습니다. 왜 소돔성에는 그렇게도 의인이 없었겠습니까? 왜 소돔성에는 의인이 10명도 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까?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롯이 신앙인의 책임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실 때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 ‘복의 근원이 된다.’는 것은 아브라함을 통해서 하나님의 복을 누리며 사는 사람이 많아지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나를 통해서 구원받는 사람이 많아지고, 나를 통해서 하나님의 은총을 풍성히 누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기쁘게 살고 다른 사람이 복을 받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 신앙인들에게 주어진 축복입니다. 그리고 그건 축복이면서 동시에 사명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축복을 나눠주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나를 통해서 구원받는 사람이 많아지게 해야 할 책임이 먼저 부르심을 받은 우리에게 있습니다.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하나님의 은총을 풍성히 받아 누리게 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신앙으로 사는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기쁨을 얻고 다른 사람이 복을 받는 그런 일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게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입니다.

그런데 롯은 그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란을 떠나올 때 조카 롯에게 자신이 들었던 말씀을 해 주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이곳을 떠나라. 그러면 내가 너로 복의 근원을 삼을 것이고, 네 자손을 번창하도록 축복해 주겠다’고 말씀하셨단다.” 롯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그 말씀을 알고 삼촌을 따라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들이 머물고 있던 하란에서 가나안 땅까지는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닙니다.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떠나온 롯이 왜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축복의 말씀이요 사명의 말씀인 그 귀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았을까요?

성경에서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말씀해 주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롯은 물질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3장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브라함과 롯이 함께 벧엘과 아이 사이에서 함께 가축을 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주셔서 가축이 많아지자 그곳에 함께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과 롯은 분가하기로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을 데리고 산 위로 올라가서 주위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만일 오른쪽을 택하면 내가 왼쪽으로 갈 것이고, 네가 왼쪽을 택하면 내가 오른쪽으로 갈 것이니, 네가 원하는 곳을 택하라.” 그 말을 듣자마자 롯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돔지역을 선택했습니다.
롯이 소돔지역을 선택한 것은 신앙적인 배려라곤 전혀 없었습니다. 순전히 이기적인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롯이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까, 소돔 지역은 물도 많고 평원도 드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부족할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마치 “여호와의 동산 같았고 애굽의 비옥한 땅과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앙적인 눈으로 보았다면 아마 그곳을 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땅은 죄악으로 가득 찬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3:13절에 보면 “소돔 사람은 악하여 여호와 앞에 큰 죄인이었더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롯이 그곳에 가기 전부터 소돔성은 죄악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죄악의 도성임을 알면서도 롯은 단지 그 땅이 물이 많고 비옥해서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곳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입니까? 모든 것을 결정하고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신앙을 고려하고, 신앙적인 기준을 따른다는 것입니다. 자기의 욕심과 자기의 눈에 보기 좋은 대로만 사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으며 하나님의 뜻을 내 계획이나 욕심보다 앞세우며 사는 것입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에도 ‘이 직업이 내 신앙생활에 방해가 되지 않나,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직업인가’를 따져서 결정해야 합니다. 그게 신앙인입니다. 돈을 많이 준다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돈만 생각하고 결정하면 그건 신앙을 따라 사는 신앙인이 아니라, 돈을 따라 사는 사람일뿐입니다.
결혼을 할 때도 그렇습니다. 많은 처녀 총각들이 신앙의 확고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세상적인 기준이나 인물을 가장 중요시하게 생각하고 사람을 선택합니다. 물론 ‘반드시 신앙을 가진 사람하고만 결혼해야 한다.’ 그런 말은 아닙니다. 교회는 총각들보다 아가씨들이 더 많기 때문에 꼭 믿는 사람을 만나 결혼해야 한다면 시집 못가고 노처녀로 늙어 죽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소한 평생을 같이 살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세상적인 기준만으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인물이 잘생겼기 때문에, 돈이 많은 부자이기 때문에, 좋은 직장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학교 나왔기 때문에... 그런 것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최선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직업이나 결혼만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어느 대학 어느 학과를 선택할 것이냐 하는 것도 그렇고, 이사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일들이 다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사느냐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는 신앙인입니다. 신앙인은 신앙을 따라 선택해야 합니다. 신앙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님이 기뻐하시겠나?’를 늘 생각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신앙을 따라 선택해야 하는데, 롯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먼저 생각했고,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생각되는 소돔성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소돔성이 멸망할 때 지금까지 자기가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했던 모든 재산을 다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다 불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한 때는 재산이 자구만 불어나니까 삼촌 아브라함과 같이 살 수 없어서 분가할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더 많은 재산을 갖기 위해서 신앙을 버리고 욕심을 따라 소돔 땅을 선택한 결과, 소돔성과 함께 모든 재산을 다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어디 재산만 날렸습니까? 사랑하는 아내도 잃고 말았습니다. 롯의 아내도 롯처럼 물질에 욕심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소돔성이 유황불에 불타 멸망당할 때에, 아까운 재산이 다 타버리는 그게 너무 아까워서 뒤를 돌아보다가 결국 소금기둥이 되고 말았습니다.
재산도 다 잃고 사랑하는 아내까지 잃고 말았습니다. 재물이 좋아서 신앙을 포기한 롯에게 주어진 결과입니다.

여러분, 지금은 아무리 우리에게 재물이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지만, 그 재물을 최고로 생각하면 언젠가는 그것이 우리를 배신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재물은 우리를 영원한 나라로 인도해주지 못합니다.. 재물뿐만 아니라, 신앙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 신앙인들이 신앙을 포기하고 다른 것에 얽매여 살면 그게 결국 우리에게 남겨주는 것은 상처밖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아무 것도 우리에게 남은 것이 없습니다. 이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롯은 그렇게 재물을 좋아하다 보니 ‘이웃에게 내가 받은 복을 나누는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는 신앙인들에게 주어진 귀한 사명을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축복의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 이 귀한 사명은 신앙적으로 살려고 몸부림칠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적당하게 세상과 타협하거나 적당하게 신앙생활하는 사람은 그 사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한 명 전도하기가 얼마나 어렵습니까? 한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희생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재물에 눈이 어두워진 롯이 전도하기 위해서 노력이나 했겠습니까? 자신이 받은 축복을 나누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했겠습니까? 그러기에 소돔성에 구원받은 의인 열 명을 만들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소돔성이 멸망당했고, 롯도 자신의 모든 재산도 다 잃고 말았습니다.

사실 롯이 좀 더 신앙적으로 바르게 살려고 했다면 소돔성의 멸망을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자기 가족만 해서도 6명이나 되었습니다. 롯 자신과 아내, 그리고 두 딸, 또 그 두 딸과 정혼한 두 명의 사위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가족만 해도 여섯 명입니다. 6명이 신앙생활 잘 하고, 네 명만 더 전도했다면 소돔성은 멸망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롯은 자기 가족조차 신앙으로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아내도 잃고 말았지요, 19:14절에 보면, 롯이 두 사위에게 “하나님께서 이 성을 멸하실 것이니 빨리 이 성을 빠져나가자.” 그렇게 말하니까, 사위들이 그 말을 농담으로 알았습니다. 롯의 사위가 될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뿐만 아니라 장인의 말조차도 농담으로 여길 정도로 신앙에 대해서는 문외한들이었습니다.

사실 롯의 생활은 어느 누구에게도 좋은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 그런 삶이었습니다. 이웃 사람에게도 하나님의 선택받은 백성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위들에게도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심지어는 아내에게도 신앙적인 영향력을 끼치지 못했던 것이 롯이었습니다. 얼마나 나약한 신앙인의 모습입니까?

여러분, 우리는 신앙인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부르셔서 구원하여 주시고, 이제는 신앙을 따라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신앙을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까?
우리가 정직하게 신앙을 따라 살아간다면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전도해야겠다고 이웃에게 ‘예수 믿으라’고 말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신앙을 따라서 선하고 정직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면 우리의 삶과 인격에서 풍겨 나오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내 주위 사람들에게 풍겨 나서 그들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어떻습니까? 내 삶에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드러나고 있습니까? 오히려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썩은 냄새만 풍기는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닙니까?

소돔성이 멸망당한 것은 롯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롯이 빛된 삶을 살지 못했고, 신앙의 아름다운 향기를 드러내는 삶을 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복의 근원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앙인인 롯이 소돔성에 살고 있는데도 그곳에 의인이 10명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소돔성이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소돔성의 가장 큰 비극은 소돔성이 죄악으로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죄악으로 가득 차 있는 그 소돔성에 신앙인인 롯이 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인답게 살지 못해서, 그곳에 의인 열 명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 땅에 비극의 역사가 찾아온다면, 그 책임은 죄악이 관영한 사회, 하나님이 더 이상 가만 두고 볼 수 없을 만큼 타락한 세상에 그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세상을 구원할 능력을 상실해버린 우리 신앙인, 경건의 모양은 있으며 경건의 능력을 상실한 신앙인, 세상을 짊어지고 나갈 책임을 감당하지 못한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시대에 비극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정신 바짝 차리고 올바른 신앙의 길에 믿음의 삶을 살아간다면 그건 우리 시대에 유일한 희망입니다. 나를 통해서 우리 시대에 의인 열 명을 만들어내는 그것이야 말로 우리 시대에 유일한 희망입니다.
지금 한참 말이 많은 한미 FTA 체결문제나, 북한 미사일 문제, 또는 전시작전권 환수 같은 문제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바르게 응답할 때, 그래서 바른 신앙을 가지고 이 시대에 마지막 남은 의인으로 살 때 우리 민족에게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1900년대에 있었던 우리 민족의 비극이 21세기에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신앙인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신앙생활해야 합니다. 롯과 같이 신앙생활해서는 안 되고, 아브라함과 같이 축복의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민족에 희망이 있습니다.

<2006년 8월 13일 주일낮예배-해방기념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