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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0-15 14:29

인생의 마지막을 멋있게 <10월 15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인생의 마지막을 멋있게
본문 - 사무엘상 12:1-5

요즘도 ‘웰빙’(well-being)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참살이’이라는 멋진 말로 번역되고 있는 이 말은 간단하게 말하면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입니다. 처음 이 말을 쓴 사람은 하워드 클라인벨(H Clinebell)이라는 상담심리학자인데 그가 말한 웰빙은 오늘 우리가 쓰는 것처럼 건강이나 먹는 것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인 건강’이라 그의 책이 번역된 것처럼 몸의 건강부터 시작해서 영적인 건강까지 모든 것을 통칭한 말이 웰빙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까?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문제에 국한시켜 거기에만 사람들은 무척이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일각에서는 ‘웰빙’보다 ‘웰다잉’(well-dying)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웰빙을 ‘참살이’라고 번역한다면 ‘웰다잉’은 ‘잘 죽기’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좋은 표현은 ‘멋있게 죽음을 맞이하기’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잘 사는 것 못지 앟게 멋진 죽음을 맞이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well-being과 well-dying은 서로ㅠ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멋있는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멋있는 삶을 살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멋있게 산 사람만이 멋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인생의 마지막을 멋있게 맞이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말할 것도 없고, 사도 바울 역시 인생의 마지막을 멋있게 맞이한 사람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죽음이 가까이 다가왔음을 직감하고서 이런 고백을 합니다. “관제와 같이 벌써 내가 부음이 되고 나의 떠날 기약이 가까웠도다.” 주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여 살아온 자신이 이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이 세상을 떠날 날이 다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지난 삶을 회상합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 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운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후회가 없다는 고백입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주실 상급을 바라볼 수 있는 후회 없는 멋진 삶을 살아왔다는 고백입니다.

사도 바울과 같이 멋진 고백을 할 수 있는 또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사무엘 선지자입니다. 사무엘 선지자는 이스라엘 역사의 격변기에서 이스라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아주 훌륭한 선지자였습니다.
사무엘은 아버지 ‘엘가나’와 기도의 어머니 ‘한나’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한나는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해 기도하던 중 엘리 제사장의 축복을 받고 사무엘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기도한 대로 젖을 떼자마자 사무엘을 하나님께 바쳤습니다. 사무엘은 엘리 제사장 아래서 신앙교육을 받으며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그 사무엘이 하나님의 선지자요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자신의 삶을 다 살았다고 생각하고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인생고별사를 하는 장면의 첫 부분입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에서 인생을 멋지게 마무리하는 믿음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우리 모든 믿음의 식구들도 믿음 안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멋있게 맞이하기 위해서 잘 준비하는 복된 주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먼저 인생의 마지막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서 내 인생에 주어진 책임을 끝까지 완수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 1-2절에서 사무엘은 백성들 앞에 이렇게 말합니다. “보라! 너희가 내게 한 말을 내가 다 듣고 너희 위에 왕을 세웠더니 이제 왕이 너희 앞에 출입하느니라.”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있을 당시 이스라엘에는 왕이 없었습니다. 왕정국가가 아니라 부족국가였기 때문입니다. 왕이 없는 대신에 하나님께서 사사를 통해서 이스라엘을 다스렸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을 불평했습니다. 왕정국가와 부족국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권력의 중심이 어디에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왕정국가는 모든 권력이 왕에게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왕이 강한 힘을 가지고 나라를 통치하기 때문에 ‘국가의 힘’이 컸습니다. 그런데 부족국가는 권력이 분산되었습니다. 왕처럼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가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유일한 지도자는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런데 신앙이 점차 퇴색해져가고 하나님 의식이 약화되면서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 사람들만 보이다 보니, 나라가 힘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힘이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면 사무엘상 7장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미스바에 모여 부흥회를 하고 있을 때에 블레셋 군대가 이스라엘을 침략해 왔습니다. 부흥회를 위해서 모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막강한 무기로 무장한 블레셋을 이길 힘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큰 우레를 통해서 블레셋 군대를 물리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작은 군사만 동원해서 혼비백산하여 도망치는 블레셋의 나머지 군사를 처치했습니다.
이스라엘의 군사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 전쟁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친히 이스라엘의 왕이 되셔서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심으로 이스라엘이 승리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위해 친히 싸워 우리에게 승리를 주셨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에벤에셀’이라는 기념비를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이스라엘에게는 군사력이 없어도 괜찮았습니다. 하나님만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하나님이 왕이심을 고백하면 하나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이스라엘을 구원하셨습니다. 사사기에 기록된 이야기가 다 그런 이야기입니다. 여사사 드보라를 통해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일이나 기드온의 300 용사로 해변의 모래와 같이 많던 미디안 연합군을 이기게 하신 것이나 다 그랬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이 가진 군사력과는 상관없이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 그게 이스라엘이 살아가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사라지고 세상적인 방법으로 바라보니까 왕이 없으면 힘이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승리를 주십니다. 세상에 백(back)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남들처럼 어떤 권력이나 재력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을 내 인생의 왕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친히 역사하셔서 우리의 삶에 승리를 주십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니까 세상적인 것이 없으면 불안하고, 세상에서 도태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뭔가 많이 가지지 않으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왕이 되시면 세상에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시인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나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피할 바위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산성이시로다.”(시 18:1-2) 하나님께서 나의 방패가 되시고, 나의 피난처가 되시고, 나를 돕는 구원의 뿔이 되시기에 그 어떤 원수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이게 믿음의 힘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렇게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사무엘 선지자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왕이 되신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왕이 없으니까 불안했습니다. 주변 나라들이 쳐들어오면 전쟁에서 패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무엘 선지자를 통해서 하나님께 ‘왕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물론 사무엘 선지자가 처음에는 그 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왕이신데 새로운 왕 - 인간이 인간을 다스리는 왕이 뭐가 필요하냐?’고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의 요구는 끈질겼습니다. 사무엘상 8:19-20절에 이렇게 백성들이 요구합니다. “백성이 사무엘의 말 듣기를 거절하여 가로되 아니로소이다. 우리도 우리 왕이 있어야 하리니 우리도 열방과 같이 되어 우리 왕이 우리를 다스리며 우리 앞에 나가서 우리의 싸움을 싸워야 할 것이니이다.” “우리도 열방과 같이 되어.”라는 말에 주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백성이 사는 법이 있습니다. 그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세상 사람들이 사는 방법이나 방식대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세상을 닮고 싶다는 것입니다. 세상 방식으로 나라가 통치되어야 한다고 우기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세상의 모델이 되어야 하는데, 세상이 모델이 되어서 세상의 방식을 닮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믿음 없는 모습입니다.

우리에게서 믿음이 약해지거나 믿음이 없어지면 세상을 닮아갑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세상을 닮아 살면 인생의 마지막을 멋지게 마칠 수가 없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다시 기억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사도 바울은 믿음의 방법, 믿음의 길을 따라 살아왔기 때문에 후회 없는 삶을 살았고, 그런 믿음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자신의 머리에 ‘의의 면류관’을 씌워주실 것을 확신했습니다.
여러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믿음의 사람은 세상을 닮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에 빛을 비춰 세상으로 우리를 닮게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왕을 달라고 요구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요구가 너무 강렬하자 하나님께서는 왕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세운 왕이 이스라엘 초대 왕인 사울입니다. 사무엘이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웠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사울이 이스라엘 왕이 될 자격이 없다는 것 때문에 사울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암몬과의 전쟁에서 사울 왕이 이끄는 이스라엘이 승리하자 사울을 왕으로 세운 것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어느 누구도 사울 왕에게 대적하거나 사울 왕의 왕됨을 부정할 사람이 없어졌습니다. 사울 왕의 왕권이 든든히 세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사무엘은 이제 자신이 할 일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불러놓고 자신은 이제 역사 뒤로 퇴장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그게 오늘 본문입니다.
사무엘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겨주신 일을 다 끝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후회 없이 은퇴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맡겨준 일에 최선을 다해 책임을 완수했기 때문에 사무엘의 퇴장에 온 백성들이 박수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내게 사명이 주어졌을 때에 그 사명에 최선을 다해 헌신하고 충성한 사람만이 인생의 마지막을 멋지게 마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명이 있습니다. 내가 이미 태어나면서부터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특별한 사명을 주셨습니다. 그것이 가정에서 내게 맡겨주신 일이기도 하고, 직장이나 사업장에서 내게 맡겨주신 것이기도 합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일수도 있고 교회에서 맡겨주신 사명일수도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맡았든지 그것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생명을 바치는 열정으로 그것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의 삶을 회고할 때에 ‘정말 보람 있게 잘 살았노라’고 회고하면서 멋지게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서서 멋지게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 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운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에게 주신 사명의 길을 가기 위해서 그는 그의 생명을 바치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 20:24절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 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사도 바울은 자신의 사명을 위해서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열정으로 자신의 사명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참으로 인생의 마지막을 멋있게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도 사명에 대한 열정이 있기를 축원합니다. 내게 맡겨주신 일을 위해서 생명을 내놓는 열정으로 주의 일을 감당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로 인생의 마지막을 멋있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게 살아야 합니다.
끝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과정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평소에는 막무가내로 살고서 ‘나는 잘 살았노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사무엘은 자신의 삶을 돌이켜볼 때 부끄러움이 없는 삶이었음을 백성들 앞에서 고백합니다. 본문 2절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가 어려서부터 오늘날까지 너희 앞에 출입하였거니와.”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사무엘은 젖을 뗀 후 바로 엘리 제사장 아래 맡겨져서 하나님의 회막이 있는 실로에서 하나님의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그리고 엘리 제사장이 죽고 난 후에는 이스라엘의 지도자로 백성을 섬겨왔습니다. 그 어렸을 때부터 “나는 늙어 머리가 희었고”라고 말할 지금까지 그는 하나님 앞에서나 백성들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살았다고 고백합니다.
본문 3절입니다. “내가 여기 있나니 여호와 앞과 그 기름 부음을 받은 자(사울 왕) 앞에서 내게 대하여 증거하라. 내가 뉘 소를 취하였느냐? 뉘 나귀를 취하였느냐? 누구를 속였느냐? 누구를 압제하였느냐? 내 눈을 흐리게 하는 뇌물을 뉘 손에서 취하였느냐? 그리하였으면 그것을 너희에게 갚으리라.”
그러자 백성들이 일제히 대답합니다. 4절입니다. “당신이 우리를 속이지 아니하였고 압제하지 아니하였고 뉘 손에서 아무 것도 취한 것이 없나이다.” ‘사무엘 당신이 말한 대로 당신은 우리에게 정말 삶을 살았음을 우리가 다 알고 있습니다.’라는 뜻입니다.

사무엘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인 사무엘에게는 막강한 권력이 주어졌습니다. 어쩌면 왕과 같은 정치적인 힘은 없었을지라도 그에게는 왕을 세울 수 있는 권한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우리에게도 왕이 있어야 한다.’고 떼를 쓸 때 사무엘에게 와서 졸라댔습니다. 그리고 사무엘은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을 세웠습니다. 나중에 하나님께서 사울을 버리시고 다윗을 택하셨을 때에도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두 번째 왕을 세웠습니다. 왕을 세울 수 있는 권한 - 이건 정말 막강한 권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무엘은 그 권력을 악용해서 백성들을 압제하거나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권력의 자리에 있을 때에 조금만 욕심을 부리면 엄청난 부당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권력이 없을 때에는 돈에 대한 유혹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권력의 자리에는 항상 돈의 유혹이 뒤따르게 마련입니다.
우리 사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사건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대부분 그 속에는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뇌물을 주었다는 것이 꼭 들어갑니다. 뇌물을 주었고 받았다는 것은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뇌물로 인해서 정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직하게 일을 처리한다면 뇌물이 필요 없지요.
여러분, 얼마 전에 이런 뉴스를 보셨지요. 한국투명성기구와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것에 따르면 한국의 뇌물공여지수(BPI, Bribe Payers Index)가 OECD 뇌물방지협약에 가입한 국가 30개국 가운데 21위였다고 합니다. 거의 최하위 수준입니다. 뇌물을 주면 통하는 사회라는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뒷거래가 통하는 사회입니다. 며칠 전 심방하던 중에 한 집사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들이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에 속하는 제법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다니던 그 좋은 회사를 3년 만에 그만두었답니다. ‘왜 그만두었느냐?’고 물었더니, 상사들이 매월 상납을 하지 않는다고 괴롭혔다는 것입니다. 상사에게 상납을 하기 위해서는 장부를 조작하든지 물건을 빼돌려서 부정한 돈을 만들어야 하는데, 자신은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상납을 하지 않으니까 흔히 하는 말로 갈구니까 견딜 수가 없어서 결국 사표를 내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이라는 곳에서 아직도 그런 일들이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참으로 슬픈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 이렇게 우리 사회가 정직하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지 슬플 뿐입니다.

여러분, 우리 신앙인들은 깨끗하게 살아야 합니다. 나중에 하나님 앞에 설 때에 부끄럽지 않도록 깨끗한 양심으로 살아야 합니다. 인생의 마지막을 정말 멋지고 아름답게 맞이하기 위해서는 오늘 우리의 삶에서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지켜보고 계신다는 사실을 늘 기억하며 살아야 합니다.
사무엘처럼, 하나님 앞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떳떳하게 나는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고, 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맞아요. 당신은 정말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깨끗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우리가 증명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세례식이 있습니다. 세례란 무엇입니까? 나의 옛사람이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을 때에 이미 옛사람이 십자가에서 죽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죽었던 우리의 옛성품이 다시금 살아나서 나를 지배하니까, 자꾸만 거짓과 부끄러운 모습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오늘 세례식을 거행할 때에 세례를 받는 분들 뿐만 아니라, 이미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가 내가 새롭게 세례를 받는 것처럼, 새로운 마음 가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는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옛성품이 다시금 십자가에 못 박히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영적인 경험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소망합니다.

<2006년 10월 15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