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과 같은 신앙이 되길.

< 본문 – 마태복음 13:33 >

성경에서 누룩은 두 가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의미와 긍정적인 의미입니다. 이 두 가지 가운데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 예가 훨씬 더 많습니다. 누룩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쓰인 곳은 출애굽기 12:15절입니다. “너희는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지니 그 첫날에 누룩을 너희 집에서 제하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건져내실 때 주신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서 ‘내 백성을 내 보내라’고 말씀하시지만, 애굽의 왕 바로는 히브리 백성을 내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다가 10가지 재앙이 애굽에 내려지고, 결국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야 했습니다. 출애굽기 12장의 말씀은 열 번째 재앙이 내려지기 직전에 주신 말씀입니다. 죽음의 천사가 애굽 전역에 처음 난 모든 것을 죽일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린 양의 피를 집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발라야 했습니다. 그러면 그 피를 보고 죽음의 천사가 그 집에는 재앙을 내리지 않게 됩니다. 그 재앙을 겪고 난 후에 제아무리 완고했던 바로 왕이라 하더라도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의 천사가 애굽에 열 번째 재앙을 내리고, 어린 양의 피를 바른 이스라엘 집에는 재앙을 내리지 않고 건너뛴 그 날을 유월절로 삼아 계속해서 지키도록 했습니다.

  그 유월절을 지키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무교병을 먹는 것입니다. 무교병이란 누룩을 넣지 않고 만든 빵을 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단순히 빵에 누룩을 넣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에 그친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아예 누룩을 없애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왜 하나님께서는 집안에서 누룩을 없애라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만들라’는 말씀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애굽을 나와서 약속의 땅 가나안에 갈 때까지 그들에게 양식이 필요한데, 그 양식인 빵을 가져가야 합니다. 그런데 뜨거운 사막을 지나 가는 동안 누룩을 넣은 빵은 쉽게 상할 수 있습니다. 누룩이 들어가지 않아야 빵이 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룩을 넣지 않은 무교병을 만들어 먹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왜 집안에 누룩을 아예 없애라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그것도 아주 강력하게 말입니다. 우리 성경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원문에는 ‘반드시’(אך)라는 말이 들어 있습니다. ‘너희는 반드시 그 첫날에 너희 집에서 누룩을 제하라.’고 말입니다. 반드시 제거해야 할 것이 누룩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왜 그렇게 강력하게 누룩을 없애야 한다고, 아예 집안에서 보이지 않도록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일까요?

  성경에서 누룩은 자주 죄의 상징으로 쓰입니다. 애굽 땅을 떠나오면서 반드시 누룩이 들어가지 않는 빵인 무교병을 먹으라고 말씀하신 것이나, 집안에서 아예 누룩을 제거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애굽에서 가졌던 모든 죄의 습성들을 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400년 동안 애굽에 살면서 애굽의 문화와 풍습에 푹 젖어 있었습니다. 애굽의 풍습과 문화과 생활 습관을 가지고는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 수 없습니다. 그 모든 것을 다 털어내야 합니다. 그걸 강조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누룩을 집안에서 제거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신양성경에서도 누룩이 죄악의 상징으로 쓰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마가복음 8:15절에서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삼가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떡 일곱 개와 생선 두어 마리로 사천 명을 먹이신 후에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사람들이 떡 일곱 개와 생선 두어 마리로 사천 명을 먹이신 사건을 경험하고 나서 온통 먹을 것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기적의 현장을 떠나오면서 일곱 광주리나 남아 있는 떡을 챙겨오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제자들은 배를 타고 오면서 ‘남은 떡을 좀 미리 많이 챙겨올 걸 그랬다.’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바리새인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는 말씀 바로 앞에 “제자들이 떡 가져오기를 잊었으매 배에 떡이 한 개밖에 그들에게 없더라.”(마가복음 8:14)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말씀을 기록한 이유는 배를 타고 오면서 그들은 계속해서 배불리 먹고 남은 떡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먹고 없어지는 떡보다도 우리의 영혼을 파괴하고 잘못된 신앙과 삶으로 이끄는 죄에 빠지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당시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장 잘 지킨다고 하면서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을 향하여 ‘외식하는 자들’이라고 호되게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은 겉으로 신앙생활을 참 잘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과 내면은 탐욕과 악독이 가득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너희 바리새인은 지금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나 너희 속에는 탐욕과 악독이 가득하도다.”(누가복음 11:39) 그들은 겉과 속이 너무나도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겉모습은 경건했지만, 속에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진실함도, 그리고 이웃과 소외된 자들에 대한 긍휼도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이 아무리 화려한 말로 가르치고 교훈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아무런 가치도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들은 분명 종교지도자들이기에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속에는 거짓과 탐욕과 악독이 가득했기에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을 진리로 이끌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23장에서 책망하신 것처럼, 열심히 가르치고 교훈하지만 결국은 자기들보다 배나 더 지옥의 자식을 만들고 있을 뿐입니다.(마태복음 23:15)

누룩을 주의하라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것의 파급력입니다. 누룩은 그 영향력이 대답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에서도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으면 전부 부풀게 하는 것이 누룩’이라고 말씀합니다. 아무리 많은 양의 밀가루라 하더라도 그 속에 누룩이 들어가면 그 누룩으로 인해서 가루는 몇 배로 부풀어오르게 됩니다. 밀가루가 제 아무리 자기의 변형을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 누룩의 영항력은 우리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에 편지를 보내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적은 누룩이 온 덩이에 퍼지느니라.”(갈라디아서 5:9) 당시 갈라디아 교회에는 거짓 선생들이 들어와서 복음을 왜곡시켰습니다. 복음은 유대인이냐 아니냐, 또는 할례자냐 아니냐 하는 것과는 전혀 관계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하여 구원이 완성된다는 선포입니다. 이방인이나 유대인이나 차별이 없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습니다.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것이 복음의 능력입니다. 그런데 거짓 교사인 유대주의자들은 갈라디아 교회에 몰래 들어와서 복음을 믿는 것만 가지고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그래서 할례를 받아야 구원이 완성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복음을 따르던 사람들조차도 그런 거짓 복음을 전하는 자들의 교훈에 휩쓸려 참된 복음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현상을 두고 사도 바울이 한 말씀이 바로 이 말씀입니다. “적은 누룩이 온 덩이에 퍼지느니라.”

  여러분, 그렇습니다. 누룩은 밀가루에 비하면 양이 적습니다. 아주 적습니다. 그러나 아주 적은 양의 누룩이 밀가루 전부를 부풀게 만듭니다. 적다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누룩입니다. 갈라디아 교회에 들어온 거짓 교사들도 숫자는 아주 적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가르친 거짓 복음은 엄청난 파급력으로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의 신앙을 왜곡하고 파괴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룩을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악이 존재합니다. 그 악의 모습이 비록 작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 작은 악이 온 세상을 죄악으로 물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 우리 개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늘 악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주기도문에서 가르쳐주신 것처럼 우리는 늘 ‘악에서 구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가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 작은 악이 포자처럼 안착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작은 악일지라도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기 시작하면 그 악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영혼을 갉아먹고, 내 신앙 양심을 무디게 만들어 우리로 죄에 종노릇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런데 우리가 악을 두려워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악을 이기는 방법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늘나라 백성입니다. 하늘나라를 가슴에 품고 사는 하나님의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악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건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에 있습니다. 요한일서 5:4절의 말씀입니다.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분명 세상은 우리보다 강합니다. 세상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나도 힘이 없는 미약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미약한 우리가 우리보다 강한 세상을 이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믿음입니다. 믿음은 우리로 세상을 이기게 합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분명한 고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힘으로 세상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의 능력으로 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세상을 이기고 악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믿음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할 때에만 우리는 세상을 이길 수 있고, 악을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신앙인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도 믿음입니다. 오직 믿음이 우리로 세상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이뤄갈 수 있게 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우리에게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천국에 대한 비유입니다. “천국은 마치 여자가 가루 서 말 속에 갖다 넣어 전부 부풀게 한 누룩과 같으니라.” 이 말씀을 좀 더 축약한다면 ‘천국은 가루 서 말을 전부 부풀리게 하는 누룩과 같다.’는 것입니다. 더 축약하면 ‘천국은 누룩과 같다.’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앞에서는 누룩이 죄악을 상징하고, 세상의 부패하고 오염된 문화와 풍습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면, 오늘 본문에서는 누룩이 긍정적인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적은 누룩이지만 가루 서말을 모두 부풀게 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는 작게 시작될지라도 온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이라는 것을 말씀합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의 ‘겨자씨 비유’도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겨자씨는 아주 작은 것입니다. 그러나 그 겨자씨에서 움이 돋고 싹이 나서 자란다면 큰 나무가 됩니다. 큰 나무로 자란 겨자씨는 공중의 새들이 와서 깃들이게 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런 겨자씨와 같습니다. 비록 겨자씨가 작지만 그 안에 생명이 있어 자라면 큰 나무가 됩니다. 그러면 세상에서 지치고 힘든 사람들, 고달프고 가슴 아픈 사람들이 그 안에서 안식과 쉽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겨자씨는 세상의 무거운 짐 진 자, 쉼과 안식과 평안이 필요한 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합니다.

  마찬가지로 적은 누룩이라 하더라도 큰 덩어리를 부풀려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천국이라는 누룩은 세상을 악으로 물들이는 것이 아니라, 선함과 거룩함으로 물들입니다.

여러분, 적은 누룩이 큰 덩이를 부풀려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겨자씨의 비유와 마찬가지로 그 안에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겨자씨 안에 생명이 있어 큰 나무로 자라듯, 누룩도 그 안에 생명이 있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반드시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 누룩이 천국을 비유한 것이라면 그것은 곧 하나님의 나라를 품고 사는 우리들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누가복음 17:20-21)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 안에 천국이 있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천국이 지금은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여전히 우리 안에는 천국의 기쁨과 거룩함보다는 욕망과 죄악과 불의가 가득하고, 때때로 불안과 걱정과 염려가 가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는 분명 천국의 씨앗이 있습니다. 우리 안에 하늘나라의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한 사람들 안에는 예수님의 생명이 있습니다. 요한일서 5:12절에서 말씀합니다.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생명이 있고,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느니라.”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영접한 사람에게는 생명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생명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 있는 예수님의 생명,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생명이 있기에 우리는 죽음을 넘어서서 영원한 생명을 품고 사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영생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구원이라고도 말합니다. 우리가 영생을 얻고 영생을 누리는 것은 우리의 생명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생명에 영원하신 예수님의 생명이 들어와 계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 자신을 보면 참 초라한 믿음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약하고 볼품없는 모습으로 살 때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신앙으로 산다 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죄의 유혹 앞에 흔들리고, 때론 쓰러지기도 합니다. 믿음의 사람이라 하면서도 담대한 신앙으로 살지 못하고,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주저주저하기도 합니다. 마음에 신앙의 용기가 솟아날 때도 있지만, 때로는 낙심되는 순간도 있습니다. 내 안에 신앙의 담대함이 생길 때도 있지만, 자꾸만 흔들리는 믿음으로 서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그렇다고 해서 결코 믿음의 길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작은 믿음일지라도 그 작은 믿음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해 줍니다. 내 안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영,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거하시면 우리는 점점 믿음이 성장하게 됩니다. 그래서 작은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져갈 수 있습니다. 그 생명이 우리 안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낙심하거나 죄절하지 않습니다.

  미국과 브라질에서 이민자로 살아온 허연경 권사님이 쓴 『아 생명이 있기에』라는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이민자라는 힘든 삶을 살면서 유방암 진단을 받고 고통 중에 투병하면서 병상일지로 쓴 책입니다. 그 책에 이런 고백이 있습니다. “아! 생명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복이며 아름다운 것인가? 그 속에 생명이 있기에 소망이 있고 생명이 있기에 지금의 헐벗고 빛바랜 모습이 결코 초라하지 않다. 나 비록 지금 연약하고 병든 몸이지만 내 속에 영원한 생명이 있기에 결코 낙심하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짧지만 생명에 대한 강렬한 호소가 있는 글입니다. 낯선 이국 땅에서 암에 걸려 힘든 삶을 살지만, 자신 안에 예수님의 생명이 있음을 알기에 결코 초라하지도 않고, 결코 낙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늘의 기쁨을 안고, 하늘나라의 노래를 부르며 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누룩과 같이 그 생명이 나의 모든 것을 믿음 안에서 부풀게 하고 변화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천국이 누룩과 같다는 말씀은 누룩과 같은 작은 나를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 귀하게 쓰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선택하시고, 그들에게 천국 복음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님이 임하시자 작고 보잘것없던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도들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참으로 볼품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모두 갈릴리 출신입니다. 가진 것도 많지 않습니다. 배운 것도 별로 없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하게 말함을 보고 그들을 본래 학문 없는 범인으로 알았다가 이상히 여기며”(사도행전 4:13)라는 말씀처럼, 그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나 자질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 안에 예수님의 영, 생명의 영이 임하시자 그들은 담대하게 복음을 외쳤고, 그들이 외친 복음이 세상을 변화시켰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도 불과 12명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12명이라는 지극히 적은 수의 사람들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편만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 사람들은 큰 것을 좋아합니다. 많은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 세상의 생각이 교회 안에도 들어와서, 교회도 커야 좋은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많이 모여야 힘을 얻어 뭐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세상의 생각입니다. 세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그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방법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많은 사람보다 한 사람을 주목하여 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 영원한 생명을 품고 있는 한 사람을 통해서 천국을 이뤄가길 원하십니다. 그 한 사람이 누구여야 할까요? 오늘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비록 보잘것없고 내세울 것 없는 사람들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쓰시길 원하십니다. 우리를 통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지도록 우리를 쓰시길 원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볼품없는 내 모습 그대로 쓰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품기를 원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품는 사람은 결코 볼품없거나 초라하지 않습니다. 고린도후서 4:7절에서 말씀합니다.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심히 큰 능력은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그렇습니다. 우리는 별볼일없는 질그릇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배가 담겨진 질그릇이라면 말이 달라집니다. 질그릇인 우리 때문에 가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 안에 품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배 때문에 우리는 귀한 존재가 됩니다. 우리가 세상을 이기는 것도 우리에게 능력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능력의 주님이시기에 우리가 세상에서 능력 있는 자로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누룩입니다. 우리 안에 죄악이 가득하면 우리를 통해서 세상에 죄악이 만연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다면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집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생명을 가진 자답게 담대하게 사십시다. 그리고 우리는 비록 작고 초라한 존재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품은 누룩답게 세상에 그리스도의 영광이 가득하도록, 선한 능력으로 사십시다. 내 힘을 의지하지 말고 내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만을 온전히 신뢰함으로 우리의 마음에는 하늘의 평화가 가득하고, 우리의 삶으로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멋진 신앙인이 되십시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우리는 누룩입니다. 천국을 만들어갈 천국의 누룩입니다.

< 2023년 2월 5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