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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10-07 10:40

인생의 항해11 - 직감 <10월 7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인생의 항해11 - 직감
본문 - 사도행전 27:9-20

지난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인근 해안에서 발생한 ‘쓰나미’라고 불리는 지진해일로 인해서 23만 명에 달하는 엄청난 사람이 목숨을 잃었던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 쓰나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의 수가 수백만 명에 이른다고 알려졌을 뿐, 구체적으로 얼마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당했습니다. 당시 쓰나미는 시속 800km의 속도로 동남아의 해안을 덮쳤다고 합니다. 시속 800km라고 하면 비행기의 비행 속도와 거의 비슷합니다. 30m가 넘는 거대한 쓰나미가 비행기의 속도로 해안을 덮쳤으니, 그 피해가 얼마나 컸을까 하는 것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는 우리라 하더라도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말 그대로 초토화되어버렸습니다. 남은 것이라곤 쓰레기더미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그런 거대한 쓰나미가 동남아 해안을 덮쳤을 때, 수마트라 섬의 원주민들은 사전에 모두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해서 죽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 원주민들에게 과학적인 지식이나 어떤 첨단장비가 있었기 때문에 쓰나미가 곧 닥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피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예사롭지 않은 구름과 바람의 변화, 그리고 평소와 다른 동물들의 움직임을 보고 천재지변이 일어날 것을 예감했습니다. 그리고 미리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했습니다. 그래서 생명을 지킬 수가 있었습니다.
여러분, 최첨단의 과학적 지식과 장비를 갖춘 현대 지식인들 가운데 그런 엄청난 사태가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대처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과학적 지식이나 첨단장비가 전혀 없는 수마트라 섬의 원주민들은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대피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건 분명 수없이 많은 과학적 정보의 힘이 아니었습니다. 첨단 장비의 덕분도 아닙니다. 직감이라고 하는 놀라운 힘의 혜택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많은 정보에 도움을 받습니다. 또 정보에 기초한 것만이 확실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학문에서도 정확한 정보에 기초하지 않는 것은 불확실한 것으로 신뢰할 수 없고, 과학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다. 우리가 언제나 정보의 힘으로만 살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정보의 힘보다는 직관의 판단에 따라 살아갈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항해하는 우리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항해하는 배에는 수없이 많은 과학적 정보와 첨단 기술이 접목되어 배가 움직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는 없습니다.

전에 울진에서 교회를 섬길 때에 몇 분의 목사님들과 함께 자그마한 어선을 타고 바다에 나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자그마한 어선 안에도 몇 가지 첨단 장비가 갖춰져 있음을 보았습니다. 네비게이션과 같은 화면에 바다의 상황이 지도로 다 표시되어 있는데, 내가 어디에다가 그물을 내려놓았는지도 표시되어 있고,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거기까지 가는 길을 정확하게 안내해 주었습니다. 배의 주인인 집사님께서 그물 내릴 준비를 하신다고 저더러 운전을 하라고 해서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운전도 해 보았습니다. 물론 무면허운전이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운전하기도 아주 쉬웠습니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화면에서 안내해 주는 줄만 따라 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 길을 따라 가라’고 안내해 주는 줄이 있어도 그대로 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바다 아래에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물의 흐름이 있기 때문에 안내줄을 따라 정확하게 배의 키를 잡고 있어도 자꾸만 다른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그러면 조금씩 방향을 잡아주면서 목적지까지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기계만 믿고 배를 움직일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또 제가 섬기던 교회의 장로님 한 분은 제법 큰 오징어 배를 갖고 계셨습니다. 그 배에 올라가 보니 역시 네비게이션보다 좀 큰 화면이 있어서 “이게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어군탐지기’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어군탐지기라는 것은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깊은 바다 속에서 고기떼가 어디로 움직이는 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 어군탐지기는 수심 300m에서 좋은 것은 수심 1000m 아래에 고기들이 움직이는 것까지 다 탐지해 낸다는 것입니다.

자 그럼 생각해 봅니다. 어군탐지기만 있으면 고기를 잘 잡을 수 있을까요? 그것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기계를 갖추었다 하더라도 고기잡이 하는 데에는 감각이라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때론 직관이라고 말합니다.
‘직관’이라는 말은 무엇가를 판단하고 추리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정보나 데이터를 근거로 하지 않고 직접 대상을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 어부는 일기예보만 믿고 바다에 나가지 않습니다. 또 어군탐지기만 믿고 고기잡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고기잡이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감각 - 즉 직감이 있습니다. 때론 그 직감을 일기예보나 어군탐지기보다 더 신뢰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첨단 과학시대에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인생의 항해에서 그 과학과 과학적 지식이나 정보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믿음으로 사는 우리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어떤 데이터나 정보를 뛰어넘습니다. 데이터나 과학적인 지식 또는 정보보다 훨씬 더 큰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영적 감각입니다. 어부들에게는 고기잡이의 감각이 있어야 하고, 항해하는 배의 선장이나 승무원들은 항해의 감각이 있어야 하듯이, 신앙생활 하는 우리에게는 신앙적인 감각 - 영적 감각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서 우리는 영적 감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바울에게는 거대한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당시에 땅 끝이라고 말하는 스페인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곳에 가서 복음을 전할 수만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지 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에 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 있는데 그게 바로 로마였습니다. 로마는 당시 세계의 중심지였습니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고, 로마의 통치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로마는 세계의 중심지였습니다. 그 세계의 중심지인 로마에 가서 복음을 외치고 싶었고, 로마를 통한다면 궁극적인 비전인 스페인까지 가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던 사도 바울은 그 시민권을 이용하여 로마에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로마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은 로마 황제 앞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었습니다. 어디에서 죄를 범했든지 자신이 로마 황제 앞에서 재판을 받고 싶다고 하면, 진행 중인 모든 재판을 중단하고 로마 황제 앞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는 것 때문에 유대인들로부터 고소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당시 유대 왕이었던 헤롯 아그립바에게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로마를 거쳐 스페인으로 가고 싶었던 사도 바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로마 황제 가이사에게 재판을 받겠다고 항소하게 되었고, 결국 바울은 죄수의 몸으로 로마에 가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로마로 가기 위해서 배를 타고 가던 도중에 일어난 일입니다.

로마로 가던 배가 그레데 섬에 있는 미항이라는 작은 항구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9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그 때가 “금식하는 절기”가 막 지날 때였습니다. 성서학자 부르스(Bruce)에 의하면, 바울이 로마로 가던 주후 59년의 금식일은 오늘로 말하면 10월 5일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요즘 정도였다는 것입니다.
그 때는 항해하기에 적합하지 않는 계절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여행을 많이 했던 사람입니다. 고린도후서 11장에서 스스로 고백한 것처럼, 그는 배를 타고 가다가 배가 파선되어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을 세 번이나 경험했습니다. 그런 경험에 비추어본다면 지금은 항해하기에 좋지 않는 시기였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여기에서 겨울을 지내고 가자고 제안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도 바울의 제안은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미항은 너무 작아 겨울을 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울이 타고 가던 배는 무역하던 배였습니다. 어떻게든 빨린 움직여야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울을 인솔하고 가던 백부장은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 하루라도 빨리 가야 한다고 말하는 선장과 선주의 말을 바울의 말보다 더 신뢰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함께 타고 가던 사람은 모두 276명이었는데, 그들 대부분이 선장과 선주처럼 하루라도 빨리 가기를 원했습니다. 12절에 그렇게 말씀하지요? “아무쪼록 뵈닉스에 가서 과동하자 하는 자가 더 많으니.” ‘여기 작은 미항을 떠나 약 65km정도 떨어져 있는 뵈닉스라는 큰 항구가 더 안전하니까 그리로 가자’는 것입니다.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서 그들은 미항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큰 풍랑을 만나고 맙니다. 그리고는 죽을 고생을 합니다. 18절에 보면 가지고 왔던 짐들을 다 바다에 던져버렸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빨리 가자고 고집했었는데, 돈 벌이 할 것들을 다 포기해야 했습니다. 19절에 보면 배 안에 있던 모든 기구들도 다 버려야 했습니다. 또 20절에 보면 여러 날 풍랑이 계속되자 살 소망까지 끊기고 말았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41절에 보면 배도 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상황에 아주 암울했습니다.

여러분, 바울은 어떻게 그런 상황을 미리 예견했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영적인 감각입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던 바울,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했던 바울에게는 다른 사람들이 느끼지 못한 영적인 감각이 있었던 것입니다.
바울에게는 영적인 감각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최악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에도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고, 하나님의 비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21절 이하에 보면, 바울은 살 소망까지 끊어져 절망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구원을 선포합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음성을 들려주셨습니다. 그것으로 바울은 다른 사람에게 소망을 주었고, 이 위기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게 됩니다.

여러분, 영적인 감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생명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기적에 쓰임 받게 됩니다. 영적 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구원의 역사를 이루어가시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항해에서 우리가 영적인 감각을 가지고 살아가면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영적 감각이 살아 있는 내가 있음으로 해서 나와 함께 인생의 항해를 하는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게 됩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뜻은 과학적 지식이 많아지고, 데이터나 정보가 많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원한다고 해서 거기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은 영적 감각이 살아 있는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생의 항해길에서 얼마나 영적인 감각을 가지고 살고 계십니까? 영적인 감각이 살아 있다는 말을 성경적인 표현으로 하면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영혼이 깨어 있어 영적인 감각이 살아 있으려면 기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자주 우리에게 “깨어 기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깨어 기도할 때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영적 기상도를 분별할 수 있는 영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잡수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감람산으로 가셨습니다. 십자가를 앞에 놓고 기도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 이르렀을 때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 그리고 예수님은 조금 더 들어가셔서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얼굴에 땀이 흐르는데 핏방울이 되어 흐를 만큼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기도하시다가 제자들에게 와 보니 제자들은 잠자고 있었습니다.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 동안도 이렇게 깨어 있을 수 없더냐?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있어 기도하라.”
기도해야 할 때 제자들은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깨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습니까? 조금 전까지만 해도 ‘다 주를 버릴찌라도 나는 절대로 주님을 버리지 않겠다.’고 호언장담 했던 베드로였는데, 그 베드로가 주님을 버리고 도망치고 말았습니다. ‘절대로 주님을 부인하지 않겠다.’던 그가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부인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기도해야 할 때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성령께서 기도하라고 감동을 주시고 강권하실 때 더욱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기도해야 할 때가 언제입니까? 성경은 말씀합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이 기도해야 할 순간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의 영적 감각이 무디어져 죄의 수렁에 빠지고 마귀의 유혹의 함정에 빠지고 맙니다.

영적 감각을 살리는 두 번째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굳어진 우리의 심령을 부드럽게 만들어 줍니다. 히브리서 4:12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나니.” 우리의 마음이 암 덩어리처럼 굳어지고 단단해질 때 하나님의 말씀이 날카로운 검이 되어 우리의 심령에서 암 덩어리를 도려낸다는 말씀입니다. 교만과 아집으로 단단해진 마음을 도려내고 겸손과 부드러운 마음을 갖게 만들어주는 것 역시 ‘살았고 운동력이 있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 하나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심령을 자꾸만 갈아내지 않으면 우리의 영적인 감각은 무디어지고 맙니다. 나락을 베는 낫을 자꾸 갈지 않으면 날이 날카롭게 세워지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을 많이, 또 깊이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의 심령에 영적인 감각이 살아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영적인 감각을 살리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서 고민하고 노력할 때 우리의 영적인 감각은 살아납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는 훈련은 우리의 영혼을 깨어 있게 만들고, 작은 일속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만들어 줍니다.
크고 작은 문제나 사건들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다보면 우리의 영적 감각이 살아나 모든 것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됩니다.
왜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찾기 힘든 줄 아십니까? 평소에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쉽게 찾을 수 있는 사건이나 문제 속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저 깊이에 숨겨진 하나님의 뜻을 찾아낼 수 있겠습니까? 작은 일들 속에서, 그리고 쉽게 찾을 수 있는 사건들 속에서 먼저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영적인 훈련이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영적인 감각을 살리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건 역설적인 이야기이지만, 다른 감각들이 무디어져야 합니다. 며칠 전 신문에서 이런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명의로 소문 난 일본의 한 대학병원의 의사는 아주 엄하기로 소문이 났습니다. 엄하고 까다로운 의사는 의술을 배우는 제자들에게 아주 호되게 야단을 칩니다. “왜 그것도 못하느냐? 왜 한 눈을 파느냐? 손이 왜 그렇게 굼뜨느냐?” 작은 실수에도 호된 질책이 가해집니다. 그러다보니 그의 제자들은 스승을 보면 두려운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일로 꾸중하실까?’ 꾸중 하는 스승에게 주눅이 들어서 스승의 그 뛰어난 의술을 제대로 배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만은 그 엄한 선생님이 뭐라고 책망을 하고 꾸중을 해도 그냥 건성으로만 “예, 예”라고 대답할 뿐 주눅이 들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선생님의 의술을 배우는 데만 열심 했습니다. 나중에 그 학생만이 선생님의 모든 의술을 다 전수받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학생의 관심사는 선생님의 의술을 배우는 데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선생님이 뭐라고 꾸중을 하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신경 쓰지도 않았습니다. 꾸중을 하고 나무래도 대충 들어 넘겼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의 훌륭한 모든 의술을 전수받는 유일한 학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세상적인 것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갖고 신경을 쓰다 보면 영적인 감각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돈 버는 데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는 사람이 영적으로 탁월한 감각을 가진 신앙인으로 살 수 있겠습니까? 쾌락을 즐기는 데 온 정신을 다 빼앗긴 사람이 영적 감각을 살리는 데 얼마나 노력하겠습니까? 쉬는 날만 되는 골프채 둘러메고 ‘저 푸른 초원 위에서’ 공을 치는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에게 뛰어난 영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세상적인 것에 둔감해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영적인 감각이 살아납니다. 영적인 감각이 살아나야 우리는 모든 삶 속에서 기적을 만들어가는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원주민들은 현대 과학이나 현대 문명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연의 흐름이나 변화에는 아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쪽에 감각이 살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엄청난 쓰나미가 몰려올 때 그것을 미리 직감하고 대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현대 과학이나 문명에 정신이 빼앗기고 그것을 답습하려 노력했다면 자연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잃고 말았을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과학적 정보나 현대문명 때문에 직관의 능력을 상실해버렸습니다. 현대 속에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도 현대의 문명과 이기로 인해서 영적인 감각을 상실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 영적 감각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세상적인 것에 둔감해야 합니다. 세상적으로는 좀 뒤쳐져도 괜찮습니다. 아니 세상적인 감각은 뒤쳐져야 합니다. 그래야 영적인 감각이 살아있는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바로 그 때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위대하신 뜻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옛날에는 배가 항구에 들어가려면 밀물을 기다려야 했다고 합니다. 항구쪽으로 밀물이 들어오면 그 틈을 타서 배가 항구에 함께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배가 항구에 들어가기 위해서 밀물을 기다리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 라틴어로 ‘ob portu’라고 합니다. ‘ob’이란 말은 ‘앞’이란 뜻이고, ‘portu’는 ‘항구’를 가리킵니다. 항구 앞에서 밀물의 때를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영어로 ‘opportunity’(기회)라는 말입니다. 배가 밀물을 기다리고 있다가 밀물이 밀려오면 그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 기회입니다. 배가 때를 기다리고 있다가 밀물이 밀려오면 그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인생의 항해에서도 하나님의 기회에 적절하게 타이밍을 맞추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적인 감각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때를 따라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그 도우심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가 영적인 감각을 잃지 않고 하나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도우시는 손길을 느끼며 살아가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매일 매 순간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늘 느끼며, 하나님의 도우심 안에서 승리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007년 10월 7일 주일 낮 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