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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5-10 10:39

아 어머니의 힘이여! <5월 10일 어버이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아 어머니의 힘이여!
본문 - 출애굽기 2:1-12

1770년 독일에, 아주 어려움에 처한 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술중독자에 매독에 걸려 있었고, 부인은 심한 폐결핵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 가정에는 아이가 넷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아이가 며칠 전에 병으로 죽고 말았습니다. 남아 있는 세 아이마저 결핵으로 누워 있어 살아날 가망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심한 폐결핵에 걸려 있는 부인은 임신 중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럴 경우 부인이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부인은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 아이는 극심한 가난과 질병 가운데서 성장했지만, 그에게는 특별한 음악적인 재능이 있었습니다. 그는 오르간 연주와 작곡가로 명성을 얻게 되지만, 26살 때부터 작곡가에게는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난청 증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31살에는 의사로부터 청각을 완전히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러다가 그는 32살에 자살하기로 마음을 먹고 유서를 썼습니다. 이미 17살 때 그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앓고 있었던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아버지는 많은 빚에 시달리며 술중독과 난잡한 생활을 하다가 그가 22살 때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제 그에게는 살아갈 희망이 거의 없어보였기에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두 동생에게 유서를 남긴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살을 시행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의 마음 속에 있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그를 죽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사명을 따라 인류를 위해 곡을 만들리라는 생각이 그를 사로잡은 것입니다. 그 후 그는 완전히 청각을 잃어버렸지만, 인류 역사에 위대한 음악적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가 바로 ‘운명교향곡’ ‘전원교향곡’ 등을 남긴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입니다.

베토벤 - 그는 참으로 암울한 상황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어쩌면 태어나지 않는 것이 그에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서 태어났고, 수많은 시련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인류 역사에 아름다운 유산을 남긴 위대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여기 베토벤보다 더 어려운 시대에 태어난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부모는 노예입니다. 그의 부모만이 아니라 그의 민족 전체가 노예입니다. 노예로 산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었습니다. 그런 고통스러운 생활 가운데서 그 민족은 날로 번성했습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그 나라 사람들은 그들에게 더 무거운 짐을 지우게 되었습니다. 왕을 위해서 커다란 두 개의 성을 건축해야 하는 고역이 가중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백성들의 숫자로 날로 늘어갔습니다. 그러자 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산파로 하여금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죽여버리라는 것입니다. 그런 계획도 생각대로 되지 않자, 이번에는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나일강에 던져 악어의 밥이 되게 하라는 왕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한 아이가 태어난 것입니다. 레위 족속에 속한 한 사람이 같은 레위 족속에 속한 여자와 결혼하게 되었고, 그들은 곧 아들을 낳게 됩니다. 레위 족속에 속한 남자가 레위 족속에 속한 여인과 결혼했다는 것은 그 부모는 모두 신앙이 좋은 부모였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들은 그 땅에 산 지 350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애굽의 문화나 생활에 익숙해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애굽의 문화나 생활보다는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신앙을 따라 살았습니다. 본문 1절에서 레위 족속을 강조한 것은 그들이 철저하게 신앙을 따라 살려고 했던 모습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들이 결혼할 당시 레위 가문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선택하신 가문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이스라엘 다른 지파와 마찬가지로 노예일 뿐입니다. 날이 새면 성을 쌓는 일에 강제 동원되어 노역을 해야 했습니다. 노예로 사는 사람이 배부르고 넉넉하게 먹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이를 낳았습니다. 벌써 세 번째 아이입니다.

그런데 이 아이는 조금 달랐습니다.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나일강에 던져야 한다는 왕의 명령이 떨어진 후에 낳은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어야 할 기가 막힌 운명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자 그의 부모는 그 아이를 석 달 동안 집 안에서 몰래 키웠습니다. 그 이유를 본문 2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 준수함을 보고.” 아주 예뻤다는 말입니다. 내 몸으로 난 내 자식인데 왜 예쁘지 않겠습니까만, 이 말씀은 좀 다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준수하다”는 말은 성경언어(히브리어)로 ‘토브’라는 말입니다. 그 말을 사도행전 7장에서 스데반은 아주 정확하게 해석을 합니다. “그 때에 모세가 났는데,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지라.”(행 7:20) 그렇습니다. ‘토브’라는 말은 단지 부모가 보기에 예뻤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아이였다는 말입니다. 이 ‘토브’라는 말이 창세기 1장에 여러 번 나옵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보시고서 “하나님의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말씀하실 때 쓰인 단어입니다. 이 말은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 보실 때에 아름다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대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좋고 아름다운 것입니다.

그 아이를 낳은 후 그 아이의 부모가 그 아이에게서 “준수함”(아름다움, 토브)를 보았다는 것은 그 아이를 볼 때 하나님의 계획하심의 눈으로 바라보았다는 뜻입니다. 이 아이를 이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게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너무 힘든 삶 때문에 탄식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하나님께 우리 민족을 구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과 그 고통 중에 드리는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어려운 때에 한 아이를 보내주신 것입니다.
아이의 부모는 그것을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 아이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하실는지 명확하게 알진 못했지만, 이 아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뭔가를 하실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의 부모는 석 달 동안이나 집 안에서 몰래 아이를 키웠습니다. 그 아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뭔가를 하실 것이란 기대 때문입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나자 아이를 더 이상 집안에서 키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울음소리가 커졌을 것입니다.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나일강에 던져야 한다는 왕의 엄한 명령이 내려진 터라, 집안에서 사내아이를 키우다가 발각되면 부모까지도 죽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집안에서 몰래 키웠지만, 더 이상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부모가 생각해 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갈대로 상자를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분, 아이의 부모가 아이를 악어밥이 되도록 나일강물에 던질 수가 없어서 갈대로 상자를 만드는데, 어떤 마음과 어떤 정성으로 만들었겠습니까? ‘상자’라는 말의 성서언어(히브리어)는 ‘테바’입니다. 이 테바라는 말은 창세기 6장에서 노아가 만든 방주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 말은 이 아이의 부모가 어떤 마음과 정성으로 갈대 상자를 만들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노아는 120년 동안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온갖 정성을 다 들여 커다란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의 부모는 노아의 방주만큼은 크지 않지만, 노아가 방주를 만들듯이 정성을 다해 상자를 만들었습니다. 노아가 만든 그 방주를 통해서 죄악에 물든 세상을 구원하셨던 것처럼, 이 아이를 통해 고통과 신음으로 울부짖는 내 민족이 구원을 받기 원하는 마음으로 말입니다.
갈대 상자를 만든 후 역청과 나무 진을 칠했습니다. 노아는 방주를 만든 후에 역청을 방주 안팎에 칠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의 부모는 역청과 나무 진을 칠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 아이의 부모가 정성을 들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크기로 말한다면 노아의 방주와 비견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것이지만, 노아가 방주를 지을 때만큼이나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을 그 상자에 넣고 하숫가(나일강 가) 갈대 사이에 두었습니다. 출애굽기 1:22절에 의하면, 바로 왕은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그를 하수에 ‘던지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나일강에 던져 악어밥이 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아이의 부모는 왕의 명령을 정면으로 어기고 있습니다. 석 달을 집안에 감추어놓고 키운 것도 그렇거니와 나일강에 던지라고 하는 명령도 어겼습니다. 아이를 담은 갈대 상자를 갈대 사이에 가만히 갖다 놓았습니다.
아이를 위해 정성을 다해 갈대 상자를 만들었고, 아이를 넣은 그 갈대 상자를 갈대 사이에 가만히 갖다 놓은 것은 아이 부모의 신앙이었고 지혜였습니다. 악어는 천성적으로 갈대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갈대는 종종 악어의 공격을 막아주는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악어밥이 되도록 나일강에 던져야 하지만, 아이의 부모는 이 아이를 그렇게 죽게 내버려둘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왜요? 그 아이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 있으시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아이를 갈대 상자에 넣어 나일강 하숫가 갈대 사이에 갖다 놓기 전에 그 부모가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겠습니까? 그 아이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하실 일이 있음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아이의 부모는 정말 간절히 기도했을 것입니다. ‘하나님, 이제 이 아이는 우리의 손에서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이 아이의 생명을 책임져 주셔야 합니다.’ 하고 간절히 기도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나일강에 아이를 버린 것이 아니라 갈대 사이에 가만히 갖다 놓았습니다. 하나님의 손에 맡겨드리는 심정으로 말입니다. 이제는 하나님께서 하실 일만 남았습니다. 이제는 아무리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하더라도 아이의 부모가 할 일은 없어보였습니다.
여러분, 우리도 때로 그럴 때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대로 다 해보았지만, 더 이상 내 힘이나 내 지혜로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처지에 이를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더 이상 어쩧 수 없다고 포기해버려야 합니까? 우리에게 있는 믿음은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더 이상 내 능력이나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에는 하나님의 손에 맡기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도록 하나님께 내려놓는 것입니다. 이것은 포기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포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될 대로 되라는 식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맡기는 것은 포기가 아닙니다. 최후의 순간에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내 믿음과 의지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하나님께서 개입하실 것을 믿기에 하나님의 능력과 도우심에 모든 것을 위탁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 하나님께서 역사하십니다.

아이의 부모는 이제 자신들의 수고나 노력으로 더 이상 어찌해 볼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르자 하나님의 손에 맡겨드렸습니다. 믿음으로 말입니다. 그러자 정말 하나님께서 역사하셨습니다. 때마침 왕의 공주가 나일강 가로 목욕하러 와서는 갈대 사이에 갈대 상자가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것을 가져오게 한 후에 갈대 상자를 열어보니 히브리 아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방법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장 적절한 때에 사람을 들어 당신의 계획을 이루어가십니다. 갈대 사이에 놓아둔 갈대 상자가 흐르는 물에 떠내려가기 전에 공주가 때마침 그곳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공주가 먼저 갈대 상자를 발견합니다. 가져온 갈대 상자를 열자 히브리 아이가 울고 있습니다. 울고 있는 그 모습을 보자 불쌍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주는 누구보다도 왕의 명령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히브리인의 사내아이는 나일강에 던져 죽여야 한다.’는 왕의 명령이 선포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갈대 상자 안에서 울고 있는 아이가 히브리인의 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쌍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죽어야 마땅할 아이를 보고 불쌍한 마음을 갖도록 하신 분이 바로 하나님이셨습니다.

갈대 상자 안에서 울고 있는 히브리 아이를 보고 불쌍한 마음이 들었던 공주는 그 아이를 자기의 아들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갈대 상자 주변에서 망을 보고 있던 아이의 누나에게 이 아이에게 젖을 먹일 유모를 찾아오라고 부탁을 합니다. 아이의 누나는 당연히 아이의 친엄마를 유모로 소개해 줍니다. 아이의 엄마는 공주의 부탁을 받고 아이에게 젖을 먹이게 됩니다.
여러분! 기가 막힌 하나님의 개입을 보십시오. 내 힘으로는 더 이상 아이를 키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갈대 상자를 만들어 하숫가 갈대 사이에 갖다 놓고는 ‘이제부터는 하나님께서 맡으셔야 합니다.’ 라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왕의 공주를 보내셔서 아이의 생명을 살려주십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아이의 부모에게 젖먹이는 삯까지 주면서 아이를 키워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그 어떤 인간이 이런 멋진 계획을 만들어낼 수 있겠습니까?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히브리인들은 특별한 경우에는 7살까지 젖을 먹이기도 하지만, 보통은 4살 정도까지 젖을 먹입니다. 아마 이 아이도 유모인 친엄마의 품에서 최소한 4살까지는 젖을 먹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공주의 아들로 입적이 됩니다.
공주가 있는 곳이 어디입니까? 왕궁입니다. 그 왕궁이 어떤 곳입니까? 사내아이로 태어난 히브리인들은 다 나일강에 던져 죽이라고 명령을 내렸던 그 왕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그 왕의 명령에 의해서 죽임 당해야 마땅한 그 아이가 그 명령을 내린 왕이 있는 곳에 왕자로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공주는 그 아이의 이름을 모세라고 지어줍니다. 물에서 건져냈다는 뜻입니다.
그 왕궁에서 모세는 40년 동안 왕자로 살게 됩니다. 당시 애굽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습니다. 그곳에서 모세는 왕궁의 최고 학문을 배우게 됩니다. 애굽의 왕자로서 말입니다.

그러나 40세가 된 모세가 하루는 히브리인들이 노역하는 현장에 나갔다가 애굽 사람이 어떤 히브리 사람을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애굽 사람은 아마도 히브리 노예들에게 일을 시키는 현장 감독이었을 것입니다. 그 애굽의 현장감독이 히브리 노예를 폭행하는 장면을 모세가 보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노예인 히브리인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아무 잘못도 없는데 노예라는 이유 때문에 폭행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세에게 그 이유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세는 이유야 어떻든 히브리인을 폭행한 그 현장 감독을 때려죽이고 맙니다. 왜 모세가 애굽 사람 편을 들지 않고 히브리 사람 편을 들었을까요? 우리는 중요한 두 단어를 유심히 보아야 합니다.
그 첫째는 ‘자기 형제’라는 말입니다. 11절에 “자기 형제”라는 말이 두 번이나 나옵니다. 그는 히브리인을 보면서 노예로 보지 않았습니다. 자기 형제로 보았습니다. 모세는 40년 동안 바로의 왕궁에서 자랐습니다. 애굽의 왕자로서 학문과 문화를 배웠습니다. 그의 신분은 분명 애굽인입니다. 그것도 애굽의 왕궁 소속입니다. 그런데도 모세는 노예로 살고 있는 히브리인을 볼 때 ‘내 형제’라고 느꼈습니다. 내 형제이기 때문에 내 형제가 잘못했느냐 잘했느냐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형제가 애굽 사람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애굽 사람을 죽이고 만 것입니다.
또 한 단어는 ‘보았다’는 말입니다. 모세는 자기 형제가 고역하는 현장을 보았습니다. 11절에서 “그 고역함을 보더니”라고 말씀할 때 ‘보았다’(라아)는 말은 나중에 선지자(로에)를 뜻하는 말과 같은 단어입니다. 모세는 히브리인들이 애굽 사람에 의해서 강제노역하는 그 모습을 하나님의 눈으로 보았다는 뜻입니다. 출애굽기 3:7절에서 하나님께서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정녕히 보고”라고 말씀하실 때 ‘하나님께서 보셨다’고 말씀하신 그 단어와 같은 단어입니다. 모세는 지금 자기 동족이 애굽 사람들에 의해서 고통당하는 모습을 가슴 아프게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의 고통함을 가슴 아프게 보신 것과 같은 마음과 같은 눈으로 본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모세로 하여금 히브리인을 자기 형제로 알게 했고, 히브리인들이 고통당하는 모습을 하나님의 마음처럼 가슴 아프게 보게 만들어 주었을까요? 40년 동안 애굽의 왕궁에서 철저하게 애굽 사람으로 양육을 받아왔던 모세가 말입니다. 다른 애굽 사람처럼 히브리인을 노예로 생각했다면 모세는 평안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히브리 노예를 폭행한다는 것 때문에 애굽 사람을 때려죽이고 살인자가 될 필요도 없습니다. 노예를 때리는 것쯤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세는 노예 생활하는 히브리인을 형제처럼 느꼈습니다. 히브리인이 애굽 사람에게 폭행을 당할 때에 마치 내가 폭행을 당한 것처럼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하나님의 눈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40년 동안 애굽의 왕궁에서 산 모세를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그것이 바로 어머니의 힘입니다. 모세는 최소한 4살 때까지 공주의 보호와 후원 아래서 친 어머니에게서 젖을 먹으며 자랐습니다. 그 때 모세의 어머니는 모세에게 젖만 먹였겠습니까? 히브리인들은 아이들이 말귀를 알아듣든 알아듣지 못하든 상관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이야기해 줍니다. 말귀가 트여지면서 히브리 아이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익숙하게 됩니다.
모세의 어머니는 모세에게 젖을 먹이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율법이 없었기 때문에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신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수도 없이 이야기해 주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6살 이전에 인성의 80%가 결정된다고 합니다. 이 때에는 지적활동보다는 인성(성품과 인격 등)이 자라고 결정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조기교육한다고 영어를 가르쳐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세는 40년 동안 애굽의 학문을 배웠습니다. 애굽 왕실의 법도를 배웠습니다. 애굽 사람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배웠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학문이나 지식보다 훨씬 더 중요한 히브리인으로서의 자긍심과 동족애를 어머니에게 젖을 먹으면서 배웠습니다. 그래서 머리로는 애굽 사람에 가까울지 모르지만, 가슴은 히브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고통당하는 히브리인을 보면서 자기 형제로 느꼈고, 자기 형제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보면서 자기가 폭행당하는 것 같은 아픔을 느꼈던 것입니다.
4살 이전에 어머니의 신앙교육이 모세를 모세 되게 만든 것입니다. 히브리인의 신앙교육은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과는 다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단어 몇 개 더 외우게 하고 지식 몇 개 더하는 것을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으로는 히브리인들의 신앙교육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신앙교육은 성경구절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또는 조상들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암기하도록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야기해 줄 따름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하나님을 느끼게 됩니다. 머리로가 아니라 가슴으로 말입니다.

모세의 어머니는 모세에게 하나님에 대해서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이 누구인가, 아브라함이 어떤 일을 했는지 외우도록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야기해 주었을 뿐입니다. 가슴으로 느끼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히브리인을 보면 형제라고 느끼게 되었고, 하나님의 눈으로 형제의 아픔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에 아이를 낳은 어떤 집에 심방을 가서 산모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가 아이를 가진 것을 안 후에 뱃속에 있는 아이에게 성경을 읽어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성경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다 읽어주었다는 것입니다. 마치 내 앞에 아이가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듯이 성경을 이야기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감동되었는지 모릅니다. 분명 그 아이는 하나님께서 귀히 쓰시는 아이로 성장하고 있을 것입니다.

4살 젖을 뗄 때까지 어머니의 가슴에 안겨 들었던 하나님의 이야기, 조상들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이야기가 40년 동안 배웠던 애굽 궁중의 학문이나 지식보다 훨씬 더 큰 힘이 되었고, 모세를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 받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모세의 어머니 정도 되니까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오늘 본문을 묵상하면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모세의 어머니나 아버지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나중에야 모세의 아버지 이름은 아므람이고 모세의 어머니 이름은 요게벳이라고 알려졌지만, 오늘 본문에는 그 이름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훌륭한 어머니 아래서 훌륭한 자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좋은 믿음의 부모 아래서 양육 받은 사람이 좋은 믿음의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부모라고 해서 처음부터 훌륭한 사람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훌륭하고 특별한 부모는 없습니다. 모세의 어머니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처럼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다름 없는 평범한 노예였을 뿐이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모세의 탄생을 통해서 하나님의 계획하심을 볼 줄 아는 믿음을 가졌을 뿐입니다.
모세를 모세 되게 만든 것은 모세 어머니의 믿음이지, 모세 어머니가 교육을 많이 받았다거나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이 결코 아닙니다.

요즘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는 3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엄마의 정보력(입시와 대학에 대한), 두 번째는 할아버지의 재력(손주를 위해서 얼마든지 돈을 대 줄 수 있는), 그리고 세 번째는 아버지의 무관심.
여러분,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신앙 - 그것이 우리의 아이들을 위대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자식을 신앙으로 바르게 양육하는 믿음의 어머니는 세상 그 어떤 어머니보다 위대한 어머니입니다. 자식을 이류대학에 보내지는 못할지라도 자식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귀하게 쓰임 받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가 전주라는 작은 도시에 있다고 해서 우리 아이들을 위대한 사람으로 키울 수 없습니까?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전주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우리 시대는 모세가 태어났을 때보다 훨씬 더 좋은 환경입니다. 아무리 나라가 어렵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우리 교회의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어머니들, 오직 믿음으로 양육하겠다는 신앙의 어머니들이 있다면 우리 교회에서 이 시대를 건지는 모세와 같은 사람이 나올 수 있습니다.

< 2009년 5월 10일 주일 낮예배-어버이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