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전주남성교회 > 대한예수교장로회 남성교회 > 고난의 큰 싸움에서 <6월 14일 순교자기념주일>

작성일 : 2009-06-14 10:35

고난의 큰 싸움에서 <6월 14일 순교자기념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고난의 큰 싸움에서
본문 - 히브리서 10:32-39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 전쟁기념관이 있습니다. 거기에 길이 49m에 달하는 검은 대리석으로 된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 기념비 한쪽 벽에는 전쟁에 참여했던 참전용사 2500명의 모습이 새겨져 있고, 반대편 벽에는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용산에도 전쟁기념관이 있는데, 거기에 이 글을 그대로 옮겨놓았습니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결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6.25전쟁 때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습니다. 전쟁에서 전사한 우리나라 군인들만 14만여 명에 달하고,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 참전자들 중에는 약 4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민간인들 중에는 약 37만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4.19, 5.18, 6.10 민주화운동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쳤고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들의 희생과 수고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신앙 역시 공짜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당신의 생명을 주심으로 우리의 신앙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님의 십자가 은혜를 체험한 사람들이 생명을 걸고 이 신앙을 전해 주었고, 이 신앙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가해진 수많은 박해 속에서 생명을 걸고 이 신앙을 지켰던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우리가 이 신앙 안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고 있는 성도들에게 주시는 위로와 권면의 말씀입니다. 히브리서의 저자가 누구인지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편지를 받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는 분명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 때문에 극심한 박해를 받고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동족인 유대인들에게 박해를 받았고, 외부적으로는 로마로부터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들이 받은 박해를 히브리서 11:35절 이하에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악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악형을 받았다는 것은 죽음에 이를 정도로 심한 고문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희롱과 채찍질을 당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들은 결박당하여 감옥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돌에 맞아 죽기도 했고, 톱에 잘려 죽기도 하고, 칼날에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염소나 양의 가죽을 입고 광야로 쫓겨나서 굶어죽거나 뜨거운 태양에 목이 말라 죽어가기도 했습니다.
오늘 본문 33절에 말씀한 것처럼 비방을 받기도 했고,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비방을 받았다는 것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오직 예수를 믿는다는 것 때문에 거짓으로 고소를 당하여 수치를 당했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다는 것은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또 34절에 보면 산업을 빼앗긴 사람도 있었습니다.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재산을 몰수당하기도 하고, 약탈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신앙의 박해는 여러 가지 현상을 만들어냈습니다. 박해를 받을 때 어떤 사람들은 그 힘든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신앙을 버리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박해 받는 힘든 상황에서도 목숨을 걸고 끝까지 이 신앙을 지키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갈등을 합니다. ‘이런 고생을 하면서 계속해서 신앙을 지켜야 하느냐?’ 하고 말입니다.
박해 속에서 신앙에 갈등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박해로 인해 극심한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히브리서 저자는 ‘아무리 힘든 박해가 가해져 온다 하더라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자’고 권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박해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그보다도 더 심한 박해가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어떤 경우에도 믿음을 잃어버리지 말자고 권면합니다.

만일 그들이 예수를 믿지 않았다면 그런 극심한 박해를 받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32절에 말씀합니다.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에 참은 것을 생각하라.” 그들은 이미 빛을 받았습니다. 복음의 빛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영원한 생명이요 예수 그리스도가 이 세상을 밝히는 구원의 빛이심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은 후에 그들은 고난의 큰 싸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예수 믿는다는 것은 때로 고난의 큰 싸움을 해야 합니다. 예수 믿지 않을 때에는 전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던 믿음의 싸움을 해야 합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곧 영적인 싸움터 - 믿음의 싸움터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로마서 13:14절에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자”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은 사람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옷이 무엇입니까? 로마서 13:12절에서 우리가 입은 옷을 빛의 갑옷이라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빛의 갑옷이라는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은 사람들입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라는 빛의 갑옷을 입혀주셨습니까? 어둠의 세력과 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로 빛의 갑옷을 입고 어둠의 세력과 싸우기 위해서 우리는 영적인 전쟁터에 나선 사람들입니다.

영적인 싸움터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요구되는 신앙의 덕목이 있습니다. 첫 번째가 담대함입니다. 본문 35절에 말씀합니다.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큰 상을 얻느니라.” 왜 우리가 영적인 싸움을 해야 합니까? 예수 믿고 편안하게 살면 더 좋을 텐데 왜 영적인 싸움터에 가서 어둠의 세력과 싸워야 합니까? 큰 상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싸움과 상이라는 말은 잘 어울리지 않는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본문 32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싸움’이라는 말은 ‘운동 경기’를 뜻하는 말입니다. 운동선수들은 매 경기마나 최선을 다해 싸웁니다. 왜 그렇게 해야 합니까? 최후에 주어질 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싸워 승리했을 때 주어지는 상급을 바라보며 최선을 다해 싸웁니다.
그리스나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보면, 커다란 원형경기장에서 맹수와 사람이 싸우는 경기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사람끼리 싸우기도 합니다만. 한 손에는 칼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방패를 들고서 으르렁 거리며 달려오는 맹수와 싸우는 것입니다. 그 경기에서 지면 목숨을 잃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맹수와 싸우는 사람은 최선을 다해 싸워야 합니다. 대충대충 싸울 수가 없습니다. 목숨이 걸렸으니까요. 그리고 경기에 승리한 사람에게는 큰 상급이 주어집니다. (그렇게 싸우는 사람은 대부분 노예입니다.) 노예로 있던 사람이 맹수와 싸워 이겼을 때에는 자유인이라는 커다란 상급이 주어지기도 합니다. 그 상급을 바라보면서 경기에 임하는 사람은 최선을 다해 싸워야 합니다.

그런데 그 싸움에 임하는 선수가 반드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담대함’입니다. 맹수와 싸우는 사람이 맹수를 이길 수 있다는 담대한 마음이 없다면 그는 반드시 패하고 맙니다. 아무리 싸움을 잘하고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담대한 마음을 잃어버리면 그 싸움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골리앗 앞에 나가는 다윗을 생각해 보십시오. 겨우 열대여섯 살 밖에 안된 어린 소년 다윗이 용맹한 장수 골리앗과 싸우러 갑니다. 골리앗은 키가 3m에 가깝습니다. 손에는 베틀채만한 큰 창이 들려 있습니다. 그가 고함을 한 번 지르면 온 이스라엘 군사들이 벌벌 떨 정도로 무시무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이 어린 다윗이 싸우러 갑니다. 갑옷을 입어봐도 맞는 것이 없어 갑옷도 입지 않았습니다. 칼을 들고 가려 했지만, 전쟁에서 쓰는 칼을 만져본 적이 없어 칼도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한 손에는 평소 양을 칠 때 사용하던 막대기 하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머니에 매끄러운 돌 5개를 주어 넣고 다른 한 손엔 물매를 가지고 갑니다. 어느 누가 보아도 적군과 싸우러가는 폼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다윗은 두려워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골리앗 앞에서 큰 소리를 쳤습니다. “너는 칼을 가지고 싸우러 나오느냐? 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 이름으로 간다! 내가 네 머리를 베어 새와 짐승의 밥이 되게 해 주마!”
그리고 나가서 싸웠습니다. 여러분, 누가 이겼습니까? 다윗이 이겼습니다. 골리앗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히 나가 싸웠더니 다윗이 이겼습니다.

여러분, 다윗이 골리앗 앞에 나가서면 이렇게 담대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울 왕을 비롯해서 이스라엘 군대의 용맹스럽다는 장수들도 벌벌 떨고 있는데, 무슨 배짱으로 다윗은 겁 없이 골리앗 앞에 나갔습니까?
다윗이 담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평소 양을 칠 때에 자신을 도우셨던 하나님께서 지금도 함께 하신다는 신앙이 소년 다윗으로 하여금 담대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했습니다. ‘너 같은 어린 아이가 어떻게 저 골리앗과 싸우겠다고 나서느냐?’ 그렇게 묻는 사울 왕 앞에서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께서 나를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건져내셨은즉 나를 이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도 건져 내시리이다.”(삼상 17:37) 그렇게 담대히 말하니까 사울 왕도 더 이상 말리지 못하고 다윗을 골리앗과 싸우도록 내 보내고 맙니다.

여러분, 신앙의 담대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입니까? 우리가 영적인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담대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그 담대한 마음이 어디에서 오는 것입니까? 다윗에게 그랬던 것처럼 오늘 우리에게도 담대함의 근원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신다는 신앙에서 담대함이 생겨납니다.
다윗은 평소 양을 치면서 하나님께서 자신을 도우신다는 것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양을 잡아먹기 위해서 달려드는 맹수를 물리칠 때마다 하나님께서 도우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랬기에 골리앗 앞에서도 담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순간순간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우리의 삶에 보이지 않는 손길로 도우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면 어떤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담대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세미나에서 장로회신학대학교 주승증 교수님으로부터 이런 간증을 들었습니다. 주승증 교수님은 순교자 주기철 목사님의 손자입니다. 할아버지 주기철 목사님께서 감옥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들은 것입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감옥에 갇혀 온갖 고문을 당하셨습니다. 정말 끔찍한 고문을 당하셨는데, 그 가운데 이런 고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길다란 꼬챙이를 가지고 요도에 쑤셔 넣습니다. 길다란 꼬챙이가 요도를 찌르는 고통도 고통이지만, 그런 고문을 당하고 나면 소변을 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소변을 보려고 하면 꼬챙이로 찌른 그 상처들 때문에 고통스러워서 몇 시간씩 감옥 바닥을 뒹굴어야 했습니다. 또 대나무를 얇고 길게 깎아서 손톱 밑에다 찔러 넣습니다. 우리는 손에 작은 가시만 박혀도 고통스러운데, 긴 대나무로 찌르니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그분이 당하셨던 고문 가운데 가장 견디기 힘든 고문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몽둥이로 때리는 것이 아닙니다. 발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발가락을 짓뭉개는 고문도 아닙니다. 손톱 아래 긴 대나무를 찔러 넣는 것도 아닙니다. 가장 견디기 힘든 고문은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3일이고 4일이고 잠을 재우지 않는 것입니다. 온갖 고문으로 인해 몸은 쇠약해져 있는데다 잠을 재우지 않는데, 며칠 잠을 자지 못하니까 정신이 혼미해지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이러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신앙을 배신하고 신사참배하겠노라고 말해버릴 것만 같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앙을 버리지 않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참아냈습니다.
그런 고문에도 주기철 목사님이 끝까지 신앙을 배반하지 않고 순교할 수 있었던 이유가 어디에 있었을까? 온갖 고문을 당하다가 가끔씩 집에 오실 때면 아내인 사모님에게 이런 고백을 했다고 합니다. “너무 힘들어 감옥 바닥에 뒹굴고 있을 때 주님께서 내게 오셔서 나를 가만히 안아 주셨소.”

여러분, 이게 주기철 목사님께서 순교할 수 있었던 힘의 근원입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그런 고문을 참아내면서 순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감옥 안에서 찾아와 주신 주님 때문에, 조용히 찾아와 고통 속에서 신음을 토해낼 때 말없이 찾아와 자신을 안아주신 그 주님 때문에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고, 순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윗을 도우셨던 하나님, 오늘도 우리를 도우십니다. 주기철 목사님께 찾아와 가만히 안아주셨던 주님, 오늘 우리에게도 찾아오셔서 우리를 안아주십니다. 힘내라고 말입니다. 용기를 잃지 말라고 말입니다.
그 주님 때문에 우리는 신앙의 담대함을 가질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담대함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적인 싸움터에 나서는 사람에게는 또한 인내가 필요합니다. 운동경기에 나서는 사람에게 인내가 없다면 그는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승리를 얻기까지는 인내해야 합니다. 승리는 단번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라톤을 하는 사람은 42.195km를 달려야 합니다. 마지막 골인 지점을 통과할 때까지 힘들더라도 참고 계속 뛰어야 합니다. 심장이 멈출 것만 같더라도, 다리가 풀려서 곧 쓰러질 것만 같더라도 승리하기 위해서는 참고 마지막까지 달려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달리지 않는 사람은 출발이 아무리 좋았다 하더라도 상을 얻을 수 없습니다.
본문 36절에 말씀합니다.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을 받기 위함이라.”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얻기 위해서는 인내해야 합니다. 인내하되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뜻을 행하는 것입니다. 무작정 참는 것이 인내가 아니라, 바르게 참는 것이 인내입니다.

왜 우리에게 인내가 필요합니까? 하나님의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하나님의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조금 더 참아야 합니다. 언제까지요? ‘하나님의 때’가 될 때까지입니다.
하나님의 때가 될 때까지 우리의 삶은 힘든 삶입니다. 그래서 인내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그 과정에서 큰 고난의 강을 건너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때가 이룰 때까지 우리는 더 많이 훈련받아야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실패한 것 같은 순간도 경험해야 합니다.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인내해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참아야 합니다.
지금 넘어졌다고 실패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 고난을 당한다고 그것으로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승리의 손을 들어주실 때까지 다시 일어나서 뛰어야 합니다. 계속해서 영적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실패의 경험 없이 성공한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한두 번 넘어졌다고 포기해버린다면 그는 끝까지 싸울 수 없습니다.
액션 영화에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이 계속 이기기만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주인공이 악당과 싸우다가 몇 번이나 넘어집니다. 게임이 끝날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경험을 몇 번 한 다음에 마지막에 주인공이 승리합니다.
믿음의 선한 싸움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실패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때로는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뛰어야 합니다.

로버트 슐러 박사가 쓴 『긍정의 삶』이란 책에 보면 크로닌이라는 스코틀랜드 소설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천국의 열쇠』라는 소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 1896-1981)이라는 사람은 원래 의사였습니다. 그는 성공한 젊은 의사였지만, 심한 병에 걸려 6개월간 요양을 해야 했습니다. 그는 요양 차 간 스코틀랜드 고지에서 요양하던 중 ‘병이 나을 때까지 소설을 하나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석 달에 걸쳐 소설의 절반 쯤 완성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쓰다 보니 힘도 들고 몸도 나아지지 않아 보였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질도 없는 내가 뭐 하러 이토록 고생을 해야 하나? 나는 쉬어야 할 몸인데, 소설을 쓴다고 이렇게 힘들어 할 필요는 없잖아!” 그런 생각이 들자 지금까지 썼던 원고를 쓰레기통에 몽땅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그 날, 호숫가를 거닐다가 한 늙은 농부를 만났습니다. 늙은 농부는 물수렁이 되어버린 밭 주변에 꾸준하게 도랑을 파고 있었습니다. 그 늙은 농부와 대화를 나누던 중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내 아버지는 이 습지에 도랑을 팠지만 이곳을 목장으로 만들지 못했습니다. 나도 아직 목장을 만들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계속 도랑을 팔 것입니다. 왜냐하면 계속 도랑을 파면 언젠가 이곳에 목장을 만들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크로닌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렇게 나이 많은 노인도 목장을 만들기 위해서 그렇게 오랫동안 도랑을 파고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고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 쓰레기통에 버려진 원고를 다시 꺼냈습니다. 그리고 몇 주일 후에 소설은 완성되었습니다. 그 소설이 19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300만부 이상 팔린 『모자 집의 성』(Hatter’s Castle)입니다. 그 후 그는 세계적인 소설가가 됩니다.

때로 우리도 그렇습니다. 내 인생이 쓰레기통에 던져진 것만 같을 때가 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불평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일어서야 합니다.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다시 뛰어야 합니다. 왜요? 우리는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본문 39절에 말씀합니다. “우리는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질 자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침륜”이란 말은 ‘재산이나 권세가 없어져 보잘것없이 되어 침몰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믿음을 버리고 뒤로 물러나면 우리는 지금까지 가졌던 모든 것, 더 나아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한 모든 것들이 다 사라지고 맙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침몰한 인생이 되고 맙니다.
우리는 뒤로 물러가 침륜에 빠질 사람들이 아니라,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 믿음 안에서는 엄청난 보화가 담겨져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그 믿음 안에서 담대함을 얻어 살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지금의 고난의 때를 통과한 다음 우리에게 주어질 엄청난 보화를 담고 있습니다. 그 보화를 34절에서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빼앗긴 것보다 더 낫고 영구한 산업’이라고 말씀합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은 고난의 큰 싸움에서 낙심하지 않습니다. 지금 힘들다고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다시 일어섭니다. 다시 일어나 뛸 수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무엇을 바라보며 신앙생활하고 계십니까? 여러분의 눈에 이 세상에서 우리가 신앙 생활한다고 포기하거나 빼앗긴 것보다 더 크고 영원한 하늘의 것이 보이십니까?

오늘날 우리는 우리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기철 목사님처럼 신앙을 지킨다는 것 때문에 무시무시한 고문을 당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히브리서에 나온 성도들처럼 - 그리고 이슬람 권에 사는 기독교인들처럼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재산을 몰수당하거나 빼앗기는 일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순교신앙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내면의 자아와 싸워야 하는 또 다른 영적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 안에는 나를 주장하려고 하는 옛사람의 성품과 습관들이 있습니다. 바른 신앙을 거부하고 불신앙으로 살도록 유혹하고 협박하는 우리의 자아와 싸워야 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에게는 ‘고난의 큰 싸움’일 수 있습니다.
예수를 믿기 때문에 포기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 믿기 때문에 버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 믿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수 믿기 때문에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습니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고 고백했던 사도 바울처럼, 우리도 고난의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버려야 할 것을 과감하게 버리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에서 돌아서기 위해서 말입니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의 삶도 거저 평안하게만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의 상급도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포기하면 하늘에서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지금 버리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채워주십니다.

< 2009년 6월 14일 주일 낮예배-순교자기념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