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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9-06 10:20

왜 하필 나에게 <9월 6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왜 하필 나에게
본문 - 시편 3:1-8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좋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고 좋지 않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데, 나에게는 항상 좋지 않는 일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일 때 쓰는 말입니다.
이 이론은 에드워드 머피(Edward A. Murphy)라는 미국 군인 대위가 1949년에 만들어냈습니다. 머피 대위는 미국의 한 공군기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공군은 비행기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는 상황에서 갑자기 속도가 멈출 때 몸의 상태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하는 실험입니다. 그런데 이 실험이 계속해서 실패를 하는 것입니다. 왜 그런가 하고 알아보았더니, 한 기술자의 실수로 이 실험에 쓰이는 전극봉에 배선이 잘못 연결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한 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험에 참여한 모든 조종사들에게 사용된 전극봉의 한쪽 끝이 다 잘못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전극봉 설계를 맡았던 머피 대위가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 한 가지가 잘못된 결과를 낳는데도 사람들은 대부분 그 잘못된 방법을 쓰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 머피의 법칙이란 말은 일이 잘 풀리지 않고 꼭 좋지 않는 쪽으로 일이 꼬이기만 할 때 쓰인 말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늘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는데,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다가는 늦을 것 같아 택시를 탔는데, 그 날 마침 교통사고가 났다든가 아니면 도로공사 중이어서 택시를 탄 것이 오히려 더 늦어버렸습니다. 평소에는 시험공부를 하지 않다가 이번만은 시험을 잘 봐야지 하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전혀 공부하지 않는 곳에서 문제가 나와서 열심히 공부한 것이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쓰는 말입니다.
인터넷에 보니까 이 머피의 법칙을 이렇게 설명한 것이 있었습니다.
① 정류장의 법칙 - 평소에는 자주 오던 버스도 내가 타려고 기다리면 죽어도 안 옵니다.
② 가려움의 법칙 - 도와줄 사람이 없을 때만 손이 닿기 어려운 등 한 가운데가 가려워서 긁을 수가 없습니다.
③ 수입·지출의 법칙 - 뜻밖의 수입이 생겨 기분이 좋을라 하면 반드시 꼭 전혀 여상치 못한 뜻밖의 지출이 생긴다.
④ 애프터서비스의 법칙 - 평상시 고장이 나서 사용할 수 없어 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서비스맨이 도착하니까 정상적으로 잘 작동합니다.
⑤ 택시의 법칙 - 급해서 택시를 타려고 기다리면 빈 택시는 반대편에서만 나타납니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건너편으로 가면 타겠지 하고 건너편으로 가면 이번에는 이쪽에만 택시가 나타납니다.
⑥ 정돈의 법칙 - 찾는 물건은 항상 마지막으로 찾아보는 장소에서 발견된다.
⑦ 세일의 법칙 - 세일을 한다기에 가보면 내가 필요해서 꼭 사려고 하는 물건은 세일 제외 품목입니다.
⑧ 화장실의 법칙 - 공중화장실에서 제일 짧은 줄에 서면 꼭 안에 있는 사람이 큰일을 본다고 시간을 끌어 다른 줄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여러분도 종종 그런 일을 겪으셨지요? 일이 안 풀린다고 생각하면 자꾸만 일이 꼬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머피의 법칙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샐리의 법칙(Sally's law)이란 말도 있습니다. 샐리의 법칙은 머피의 법칙과 반대인 상황입니다. 어떤 일이 꼭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일이 아주 잘 풀리는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까? 샐리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까? 여러분에게는 늘 안 좋은 일만 일어난다고 생각하십니까? 늘 좋은 쪽으로 일이 풀려진다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머피의 법칙이나 샐리의 법칙은 심리적인 것입니다. 우리에게 늘 안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게는 왜 이렇게 안 좋은 일만 일어나지?’ 그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이 안 좋은 일인 것처럼 생각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모든 것이 잘 풀려지고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우리 신앙인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다윗이 지은 시입니다. 그 표제에 나와있는 것처럼,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켰을 때 도망가던 상황에서 지은 시입니다. 다윗의 일생에서 가장 큰 정치적인 사건이라고 하면 당연히 아들 압살롬의 반역입니다. 다윗이 가장 힘들 때가 바로 이 때라는 것입니다.

때는 다윗이 어느 정도 정치적인 안정을 누릴 때였습니다. 주변 나라들이 다윗왕국에 복종하면서 나라가 평안해졌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내부에서 발생했습니다. 다윗의 자녀들 사이에 간음과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다윗의 큰 아들인 암논이 자기의 이복동생인 다말을 짝사랑했습니다. 짝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강렬하다보니,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암논이 친구의 말을 듣고 짝사랑하던 이복동생 다말을 강제로 범하고는, 그렇게도 짝사랑하던 다말을 차버리고 말았습니다. 다말에게는 압살롬이라는 오라버니가 있었는데, 자기의 누이 다말이 암논에 의해 강제로 욕을 당하고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 압살롬이 자기의 이복형인 암논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형 암논을 죽인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의 눈을 피해 그술 땅으로 도망가버렸습니다. 압살롬이 그술 땅에 머무는 3년 동안 다윗은 자기 아들 압살롬을 너무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큰 아들 암논을 죽인 것 때문에 압살롬을 쉽게 예루살렘으로 불러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신하의 간곡한 요청으로 압살롬을 예루살렘에 불러들였지만, 다윗은 압살롬을 예루살렘으로 불러놓고도 2년 동안이나 압살롬의 얼굴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압살롬은 ‘아버지가 나를 너무너무 미워하시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는 반역을 꾀하게 됩니다. 그게 압살롬 자신이 사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압살롬은 아주 잘 생긴 사람이었습니다. 또 얼마나 아름다운 머리털을 가졌는지 모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흠모할 정도로 멋있는 사람이 압살롬이었습니다. 그런 압살롬이 아침 일찍이 일어나 성문으로 나가서 백성들의 억울한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아주 친절하게 백성들을 대해주고 백성들의 문제를 풀어주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이 압살롬을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압살롬이 이렇게 한 것은 아버지 다윗을 몰아내고 자신이 왕이 되려는 계략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백성들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안 압살롬이 헤브론으로 가서 스스로 왕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를 반역한 것입니다. 예루살렘에는 다윗이 왕으로 있고, 헤브론에서는 압살롬이 스스로 왕이 되자,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서 다윗을 버리고 압살롬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압살롬이 스스로 왕이 된 헤브론에서 다윗이 거하고 있는 예루살렘까지의 거리는 불과 35km밖에 되지 않습니다. 압살롬이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쳐들어온다면 불과 하루 만에 예루살렘에 도달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입니다.
그 가까운 거리에 압살롬이 반역의 아지트를 잡았고,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윗을 버리고 압살롬을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된 다윗은 황급히 도망가야 했습니다. 압살롬의 반역을 피해 도망가는 다윗의 처량한 신세를 성경은 이렇게 기록해주고 있습니다. “다윗이 감람산 길로 올라갈 때에 머리를 가리우고 맨발로 울며 행하고, 저와 함께 가는 백성들도 각각 그 머리를 가리우고 울며 올라가니라.”(삼하 15:30)

머리를 가렸다는 것은 너무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었다는 말입니다. 머리는 명예의 상징입니다. 다윗의 머리는 왕관을 쓰던 머리입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화려한 왕관으로 치장되던 머리입니다. 그런데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왕관은 사라지고, 너무너무 부끄러워 풀어 제친 머리털로 자신의 얼굴을 가려야 했습니다.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립니다. 아들에게 배신당한 아픔의 눈물이기도 하지만, 예전에 자신이 저지른 바세바와의 범죄에 대한 대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흐르는 회개의 눈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신발도 신지 못하고 급하게 도망쳐야 했습니다.
다윗만 그렇게 가는 것이 아닙니다. 다윗을 따르던 사람들도 머리를 풀어 얼굴을 가리고 울면서 다윗을 따라갑니다. 마치 한 편의 장례식 행렬과도 같습니다. 부끄러움과 슬픔과 고통의 행렬입니다.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화려한 왕복을 입고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 왕의 위엄을 갖추고 왕좌에 앉아서 신하들에게 엄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리던 다윗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에게 배신당하고, 아들이 휘두르는 칼날에 죽임 당하지 않기 위해서 그렇게 비참한 모습으로 도망을 치고 있습니다. 감람산 길로 갔다는 말은 유대광야 쪽으로 도망쳤다는 말입니다. 비참하기 그지없는 도망자 신세입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다윗이 바삐 도망가던 중에 바후림이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 시므이라는 한 노인이 다윗 일행의 뒤를 따라오면서 다윗을 저주하는 것입니다. 다윗을 향하여 돌을 던지면서 “피를 흘린 자여, 비루한 자여, 가거라. 가거라.”(삼하 16:7) 그렇게 소리쳤습니다. 이 말은 ‘네가 네 선왕 사울을 죽였잖아. 네가 사울 왕을 죽이고 피를 흘리더니 그대로 당하는구나. 꼴 좋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아! 시골뜨기 양치기가 사울 왕을 죽이고 왕이 되더니 결국 지 자식에게 배신당해 도망가는구나. 내 그럴 줄 알았다. 멀리 도망가버려라. 다시는 이 땅에 들어오지 말아라.’ 그렇게 저주하는 말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오늘 본문 시편 3편의 시를 지었습니다. “하나님이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소이다. 많은 사람이 있어 나를 가리켜 말하기를 저는 하나님께 도움을 얻지 못한다 하나이다.” 참으로 비통한 고백입니다. 아들의 반역으로 도망을 쳐야 하고, 바후림의 늙은 노파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저주를 들어야 했던 다윗의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주변에 온통 대적들만 득실거리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향해 저주는 퍼붓는 것만 같습니다. 하나님께 버림받은 놈이라고 놀리는 것만 같습니다.
본문 1절과 2절의 고백을 이렇게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합니까?” ‘왜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필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합니까?’
다윗은 이미 오래 전에 사무엘 선지자로부터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울 왕이 죽은 후에 헤브론에서 7년 반 동안 왕으로 있다가 그 후에 예루살렘으로 와서 왕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이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수많은 박해를 받아야 했고, 죽을 고비도 많이 넘겼습니다. 사울 왕을 피해 이국땅으로 망명해서 살아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정말 어렵게 어렵게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어느 정도 안정되게 나라를 다스릴 때가 되었는데, 반역으로 인해 이런 고생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자기 아들의 반역 때문에 도망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어디 있습니까?

정말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하느냐?’고 하소연하고 싶을만 합니다. 더구나 내가 왕이 되고 싶어서 왕이 된 것도 아닙니다. 아무 것도 모를 때에 하나님께서 사무엘 선지자를 통하여 기름을 부어주셔서 왕이 되는 꿈을 주셨고, 그 꿈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자신을 왕으로 세워 놓으셨으면 하나님께서 내 왕위를 든든히 지켜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비참하고 초라한 꼴을 당해야 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왜 하필 나에게’라고 하소연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여러분, 우리도 때로 그렇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럴 수는 없노라고 하소연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왜 하필 내게 이런 문제를 주셨는지 따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왜 하필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원망하기도 하고, 불평하기도 합니다.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감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나신 서강대학교 장영희 교수가 쓴 『내 생애 단 한 번』이라는 수필집이 있습니다. 거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조카와 함께 길을 가다가 예쁜 패더 곰 인형을 하나 조카에게 사주었습니다. 그러자 조카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하면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모, 이걸 왜 하필이면 나에게 주는데?” 이모에게 다른 조카들도 많이 있는데, 왜 나에게만 이런 특별한 선물을 하느냐는 뜻입니다.
물론 어법상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하필이면’이라는 말을 그럴 때 쓰는 것은 어색합니다. ‘하필이면’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를 강조할 때 쓰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의미를 강조할 때 쓰는 이 말을 좋은 상황에 갖다 붙이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에 부정적이라고 생각되는 상황에 ‘하필이면’이라는 말을 쓰지 말고, 긍정적이고 좋은 일에 ‘하필이면’이라는 말을 쓰면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고 썼습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종종 부정적인 상황에서 ‘왜 하필이면 내게’라는 표현을 쓰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그 표현을 부정적인 상황이 아닌 긍정적이고 좋은 일에 쓴다면 정말 인생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정적인 상황에 ‘왜 하필 내게’라는 말을 쓰면 한탄하는 말이 됩니다. 자신의 인생을 저주하는 말이 됩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상황에서 이 말을 쓰면 엄청난 축복이 됩니다. 나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됩니다.
그렇지요?
- ‘왜 하필이면 내게 그런 문제가 일어난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 그 문제 앞에 있는 내 삶이 원망스럽습니다.
- 왜 하필 나에게만 이런 고통이 있는 거야?
- 왜 하필 나에게 저런 부모(자식)를 주신 거야?
- 왜 하필 많고 많은 사람들 가운데 나에게 이런 지긋지긋한 가난을 주신 거야?
- 왜 하필 나는 이렇게도 몸이 약한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삶에는 행복이 깃들이 틈이 없어집니다. 자꾸만 “왜 하필이면, 왜 하필이면 내게”라는 생각 때문에 불행한 모습만 보여질 뿐입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상황에 갖다 붙이면 달라집니다.
- 왜 하필 하나님은 내게 그 크신 사랑을 베풀어주신거야!
- 왜 하필 수많은 사람 가운데 나를 이렇게 축복의 사람이 되게 하셨지?
- 왜 하필 나에게 이렇게 좋은 가족과 친구를 만나게 하셨지?
- 왜 하필 나에게 이렇게 좋은 일을 주셨지?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것이 축복이 됩니다. 나는 특별한 사랑을 받은 너무너무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물론 ‘하필이면’이라는 말을 긍정적인 상황에 갖다 붙이는 것이 어색한 것처럼, 우리의 긍정적인 상황에다 이 말을 적용하는 것이 어색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어색하더라도 우리는 연습해야 합니다. 자꾸만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더욱 행복한 사람으로 우리 자신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감사한다는 것은 어색한 상황에서 해야 제 맛이 납니다. 당연한 상황에서 감사하는 것은 평범할 뿐입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 감사하는 것은 아주 평범합니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지라도 그 속에서 감사를 찾는 것은 사실 어색합니다. 그러나 어색함 속에서 찾아지는 감사가 정말로 멋진 감사입니다.

오늘 본문 1-2절은 다윗의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아들의 반역 때문에 비참한 꼴로 도망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 왜 하필 내게 이런 시련을 주십니까? 왜 하필 내게 이렇게 많은 대적이 있는 것입니까? 왜 하필 내가 이렇게 사람들에게 조롱을 당해야 합니까?’ 이렇게 탄식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3-8절의 말씀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하필’이라는 말을 긍정적으로 적용한 내용입니다.
- 하나님, 왜 하필 나에게 방패가 되어주십니까?
- 하나님, 왜 하필 나의 머리를 들어주시는 분이 되어주십니까?
- 하나님, 왜 하필 내 기도를 들어주십니까?
- 왜 하필 이런 상황에서도 나를 두렵지 않게 해 주십니까?
- 하나님, 왜 하필 내게 복을 주십니까?

사도 바울은 제2차 선교여행 도중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마게도냐로 건너갔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곳에 갈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강권하셔서 마게도냐로 가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마게도냐 첫 성인 빌립보에서 그는 큰 고난을 겪게 됩니다. 점치는 귀신 들린 여인 하나를 고쳐주었다는 것 때문에 감옥에 갇히고 맙니다. 죽도록 매를 맞고 착고에 채워진 채 깊은 지하 감옥에 갇힌 것입니다.
이 때 사도 바울의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나님, 왜 하필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합니까? 하나님께서 가라 하셔서 왔는데, 왜 아무 잘못도 없는데 이렇게 죽도록 맞아야 합니까? 수많은 사람 가운데 왜 하필 나를 이곳에 보내셔서 이런 꼴을 당해야 합니까?”
그런데 사도 바울은 그런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왜 하필 나에게’라고 하소연하지 않습니다. 그는 오히려 기도하고 찬송합니다. 깊은 밤이 되었는데도 그는 불평 대신에 찬송했습니다. 그러자 감옥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사도 바울의 손과 발에 채워져 있던 착고가 풀려지고, 사도 바울을 가두어 두었던 감옥문이 열린 것입니다. 사도 바울에게만 기적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빌립보 감옥 전체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 감옥에 갇혀 있는 모든 사람들을 묶고 있던 착고가 풀려지고 모든 감옥문이 열렸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서 그 감옥을 지키고 있던 간수에게 복음을 전하게 되었고, 간수와 그의 가족이 모두 구원받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빌립보에 처음 전해진 복음의 역사였습니다. 빌립보에만 일어난 역사가 아니라, 이것이 유럽에 처음으로 복음이 전해진 역사였습니다. 유럽에 기독교 복음이 전해지고, 그 기독교 복음을 통해서 세계 역사가 달라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도 바울이 빌립보 감옥에서 전한 복음의 역사가 세계역사를 바꾸는 놀라운 사건이 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을 행하신 것입니다.
감옥에 갇혔을 때에는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께서 그것을 통해 놀라운 일을 행하셨습니다. ‘왜 하필 나를 통해 이런 놀라운 일을 이루십니까?’라고 말할 수 있는 정말 세계적인 놀라운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내게 일어난 일이 불행한 것 같아 보여도 - 그래서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라고 탄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 같아 보여도,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통해 놀라운 역사를 만들어 가십니다. 우리의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라고 탄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왜 하필 내게 이런 놀라운 일이...’라고 감탄할 수 있는 일로 바뀌어 집니다.
오늘 본문 6절에서 다윗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천만인이 나를 둘러치려 하여도 나는 두려워 아니하리이다.” 왜요? 상황이 바뀐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그는 아들 압살롬의 반역 때문에 피신해야 하는 몸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왜 하필 내게도 이런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결코 불행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지금의 상황을 축복의 상황으로 바꾸어주실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구원은 여호와께 있기에”(8절) 그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지 않으실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시는 축복의 날이 곧 올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좋아야만 행복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안하고 부유해야만 즐거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머피의 법칙으로 사느냐, 샐리의 법칙으로 사느냐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삶이 우리를 그렇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라는 탄식도 ‘왜 하필 내게 이런 축복을...’이란 말로 바꿀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눈으로 말입니다.
‘왜 내가 하는 일은 맨날 꼬이기만 하는거야!’ 라고 생각하는 머피의 법칙으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나에게는 늘 좋은 일만 있어. 이 어려운 문제도 좋은 일이 될거야.’ 라고 생각하는 샐리의 법칙으로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머피의 법칙으로 사시겠습니까? 샐리의 법칙으로 사시겠습니까?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2009년 9월 6일 주일 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