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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1-26 10:30

선택된 소수를 통하여 <11월 26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선택된 소수를 통하여
본문 - 사사기 7:15-18

한 젊은 나그네가 프랑스 접경의 알프스 산맥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나그네는 활량하고 메마른 불모지를 보며 “신의 저주를 받은 땅”이라고 탄식했습니다. 그 곳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죽은 땅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나그네는 그곳에서 등이 굽은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그 노인은 쇠 지팡이로 땅에 구멍을 낸 후 가방에서 도토리를 꺼내 구멍에 하나씩 심고 있었습니다. 나그네가 노인에게 다가가 “무얼 하고 계시느냐?”고 물었습니다. 노인은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내가 심은 도토리가 싹이 나면 이곳은 아름다운 숲으로 변할 것이라오.” 나그네는 노인의 그런 말이 무모하게 들렸습니다. 무모한 짓이라고 비웃었습니다.
그런데 25년 후, 젊은 나그네가 다시금 그곳을 방문했을 때 그곳은 엄청난 기적의 현장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25년 전에 불모지와 같았던 그 땅이 울창한 숲으로 변해 있었던 것입니다. 그 숲에서 새들은 아름다운 노래로 지절거리고 꽃의 향기가 온 숲을 뒤덮고 있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엄청난 일이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무모해 보이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언젠가 그것이 나의 삶에 엄청난 기적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엄청난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이 결코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20세기의 유명한 역사학자인 아놀드 토인비(A. J. Toynbee)는 그의 명저 “역사의 연구”라는 책에서 ‘한 문명의 흥망성쇠는 그 집단에 창조적인 소수가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류 역사는 ‘창조적인 소수’(creative minority)에 의해서 만들어져 간다는 말입니다. 그건 비단 문명만이 아닙니다. 어떤 조직에도 ‘창조적인 소수’가 존재한다면 그 조직은 망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도 교회 안에 창조적인 소수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그리고 교회를 위해서라면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고 고백했던 사도 바울처럼, 목숨을 걸고 헌신하는 창조적인 소수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일을 해 나가십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창조적인 소수가 한 나라를 멸망의 위기에서 건져냈다는 사실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기드온과 300명의 용사가 바로 그들입니다.
기드온 시대에 미디안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침공해 왔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나라를 이루지 못하고 부족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던 시대였습니다. 부족 중심으로 생활하다 보니 군사적인 힘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사기 6:3절에 의하면, 미디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동방 사람이 이스라엘을 쳐들어 왔습니다. 6:5절에 보면, 그들이 이스라엘을 치러 올라오는 모습을 “메뚜기 떼와 같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7:12절에도 이렇게 말씀합니다. “미디안 사람과 아말렉 사람과 동방의 모든 사람이 골짜기에 누웠는데 메뚜기의 중다함 같고 그 약대의 무수함이 해변의 모래가 수다함 같은지라.” 한 마디로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디안 연합군이 이스라엘을 침공해 들어와서 이스라엘은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는 말씀입니다.

그 때 이스라엘의 사시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 기드온이었습니다. 기드온이 처음 하나님의 사사로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그는 거부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스라엘의 힘으로 미디안 군대와 싸워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또 이런 커다란 위기를 극복하려면 흔히 말하는 ‘힘 있는 사람’이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데, 자신은 가문으로 보나 뭘로 보나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될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사사가 되기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약속해 주십니다.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하리니, 네가 미디안 사람 치기를 한 사람을 치듯 하리라.”(삿 6:16)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겠다는 것입니다. 네 힘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또 이스라엘 백성의 군사력으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께서 싸우실 터이니 너는 가기만 하라는 것입니다.
그 약속의 말씀을 믿고 기드온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사사가 됩니다.

여러분, 우리 앞에 어떤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면 두려울 것이 없음을 분명히 믿으며 사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우리에게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어도 괜찮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 만군의 주이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면 해결되지 못할 문제가 없고, 넘지 못할 장애물이 없습니다.

기드온도 그랬습니다. 기드온이 사사가 되어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싸우러 간다고 하니까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 32,000명이 몰려들었습니다. 물론 32,000명으로도 미디안의 연합군과 싸운다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32,000명도 많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마음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은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자 22,000명이 돌아가 버렸습니다. 이제 남은 사람은 만 명 뿐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그 만 명도 많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뽑은 사람이 300명입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메뚜기 떼와 같이 많은 미디안 연합군과 싸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군사가 필요합니다. 군사가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닙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32,000명도 많다고 하시고, 만 명이 남았는데도 많다고 하시며 결국 300명만 남기신 것입니다.

여러분, 황산벌 전투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지요? 신라의 명장 김유신 장군이 5만의 군사를 이끌고 백제를 향해서 진격해 오자, 백제의 의자왕은 계백 장군에게 군사 5천을 주면서 신라의 군사를 막으라고 합니다. 계백 장군도 5천의 군사를 가지고 신라 군사 5만 명과 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전장에 나가기 전에 자기 가족의 목을 벱니다. ‘나라가 망하면 자신의 처자식이 적의 노예가 되거나 욕을 당할 텐데, 차라리 자신의 손에 깨끗하게 죽는 게 낫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계백 장군은 5천의 군사를 이끌고 황산벌로 나갑니다. 그러나 계백 장군이 이끄는 백제의 5천 군사는 신라의 5만 군사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아무리 목숨을 걸고 결사항전의 각오를 가지고 싸운다 하더라도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백제는 망하고 맙니다.
5천의 군사로 5만의 군사와 싸운다고 하는 것은 백제의 계백 장군이 그랬던 것처럼, 이미 패할 것을 예상한 싸움이었습니다.

그런데 수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디안 연합군과 싸우러 가라고 하시면서 하나님께서는 ‘32,000도 많다, 1만도 많다’ 그러시더니 고작 300명만을 데리고 가서 싸우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받은 ‘창조적 소수’ 300명의 군사는 결국 메뚜기 떼와 같이 많은 미디안 군대와 싸워 이깁니다. 아니 300명이 싸워 이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싸우신 싸움에 그들은 승리를 거둬들이는 일을 한 것뿐입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오. 300명의 군사를 가지고는 승리할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제로입니다. 더군다나 그 300명이 특수 훈련을 받은 특공대라면 조금 생각을 달리할 수 있으련만, 그들은 특공대가 아닙니다. 32,000명 중에서 22,000명을 돌려보내고, 만 명이 남았을 때 하나님께서는 숫자를 더 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떻게 300명을 뽑은 지 아십니까? 활쏘기 시합을 해서 뽑은 것이 아닙니다. 칼을 얼마나 잘 쓰냐를 보고 뽑은 것도 아닙니다. 하다못해 팔씨름이라도 해서 힘센 사람이 뽑힌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남아 있는 만 명을 물가로 데려가게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물을 마시는데, 300명은 손으로 물을 떠서 마시는 사람이었고, 나머지는 무릎을 꿇고 물을 마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손으로 물을 떠서 마신 사람 300명을 뽑으신 것입니다. 손으로 물을 떠서 마신 사람과 무릎을 꿇고 마신 사람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만일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신 사람이 300명이었고, 손으로 물을 떠서 마신 사람이 나머지였다면 하나님께서는 무릎을 꿇고 마신 사람 300명을 택하셨을 것입니다. 물을 마시는 방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300명이라는 적은 수를 뽑기를 원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특수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쓰시기 위해서 뽑은 사람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하나님께서 쓰실 사람을 찾으십니다. 많이 배운 사람만 찾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한 사람만 쓰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느 누구든지 하나님의 귀한 사역에 동참하여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는 데 쓰임받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때로 잘 훈련된 사람을 쓰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세상적인 가치나 기준으로 볼 때에는 전혀 볼품없는 사람들 - 바로 그런 사람들을 하나님께서는 쓰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애굽 땅에서 종살이 하며 고통 받고 있던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모세를 선택하셨을 때에 젊고 배운 것이 많은 모세를 쓰시지 않았습니다. 모세가 40세 젊은 나이에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위해서 일하겠노라고 나섰습니다. 그 때 모세는 남들이 갖추지 못한 것을 다 갖춘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젊음이 있었습니다. 민족을 애굽에서 건져보겠다고 하는 열정도 있었습니다. 왕궁에서 당시 애굽의 최고 문화를 익혔고, 최고의 학문을 연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왕궁의 든든한 빽도 있었습니다. 그가 하고자 한다면 못할 일이 거의 없을만큼 그는 참으로 좋은 일꾼감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모세를 거부하셨습니다. 대신 40년 동안 미디안 광야에서 철저하게 무너진 모세 - 배운 것 다 잃어버렸고, 문화의 ‘문’자로 모르는 시골뜨기 영감으로 늙어가고 있고, 힘도 없고 빽도 없는 모세를 하나님께서 부르셨습니다. 40세의 젊은 나이에는 자기 스스로 자기 백성을 위해서 일하겠노라고 열정을 가지고 나설 수 있었지만, 80세의 모세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테니 걱정하지 말고 바로에게 가라”는 약속의 말씀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사양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지혜나 우리의 힘과 능력으로 하나님의 일을 하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볼 때에는 아무런 힘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지만 쓰십니다. 때로는 세상에서 버려진 것같은 사람을 쓰시기도 합니다.
사사기에는 13명의 사사가 활동했던 기록이 나오는데, 그 사사들 가운데 외적인 조건으로 보아 사사가 될 만한 사람은 첫 사사였던 옷니엘 뿐입니다. 나머지는 대부분이 당시 사회에서 멸시 받은 계층의 사람들입니다.
- 두 번째 사사 에훗은 왼손잡이였습니다. ‘왼손잡이’라는 말은 ‘오른 손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에훗은 오른 손을 쓰지 못한 장애인이었을 것입니다. 오늘날에야 왼손잡이에 대해서 별로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불과 수십 년 전에는 왼손을 쓰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왼손으로 밥을 먹으면 혼나기도 하고 심지어 밥을 먹지 못하게 했습니다. 왼손을 쓴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지금으로부터 3,000년도 넘는 예전에야 얼마나 더 했겠습니까? 당시에도 왼손잡이는 ‘사회적인 소수’가 아니라 왕땅 당하는 수준으로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고 멸시당하는 사람이었습니다.
- 그 다음 사사 삼갈은 ‘소모는 막대기’를 무기로 썼다는 기록에 유추해 본다면 그는 평범한 목동이었을 것입니다.
- 그 다음 사사는 드보라입니다. 그는 여자입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여자는 사람을 계수하는 데 인원으로 쳐 주지도 않았습니다. 옛날 우리나라 문화나 이스라엘 문화에서 여자는 사람 축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여자인 드보라는 세워 이스라엘의 사사로 삼으셨습니다.
- 입다는 어떤 사람입니까? 입다는 기생의 아들입니다. 그는 기생의 아들이라는 이유 때문에 아버지의 집에서 자라지 못하고 이복형제들의 미움을 받아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사사기에 나오는 13명의 사사 가운데 가장 비참한 삶을 살고 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자기 형제들에게조차 버림받고 미움 받아 쫓겨난 입다를 이스라엘의 사사로 세우셨습니다.

사사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12제자들을 보십시오. 그들 가운데 정말 세계를 변화시킬 만큼 준비된 사람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조금 나은 사람이 하나 있다면 가롯 유다입니다. 다른 제자들은 대부분 갈릴리 출신인데 가롯 유다는 유대출신입니다. 당시 갈릴리는 멸시받는 지역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런 멸시받는 지역에 출신에다 배운 것이란 고기잡이 하는 게 전부인 사람들이 허다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선택하셨고, 그들을 통해서 세계를 변화시킬 엄청난 꿈을 꾸고 계셨습니다. 당시 어느 누구도 그들을 통해서 복음의 역사가 이처럼 세계 역사를 바꾸어 놓으리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세계를 향한 큰 꿈을 갖고 있었다면, 갈릴리 어부 출신을 제자로 삼지 않았을 것입니다. 좀 더 많이 배우고, 좀 더 좋은 가문에, 좀 더 인격적으로 준비된 사람을 제자로 삼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볼품없는 그들을 선택하셔서 제자를 삼으셨고, 그들을 통해서 세계 역사를 변화시켜 가길 원하셨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가진 것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많이 가지고 있어야 우리를 기뻐하시거나 우리를 당신의 일꾼으로 쓰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많이 배우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많이 배운 사람들 - 학식이 풍부한 사람들만을 쓰시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배운 것이 없는 무식쟁이여도 괜찮습니다. 글씨를 하나도 몰라도 하나님께서는 귀하게 쓰십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출세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출세한 사람만 사용하시는 게 아닙니다. 사사 삼갈처럼 평범한 목동이어도 하나님께서는 큰 사람으로 쓰십니다. 입다처럼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사람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귀한 사역에 동역자로 쓰십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하나님께서 기드온과 300명의 무명용사를 통해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실 때에도 그랬습니다. 300명에게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아무리 내 생각에 맞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선택된 300명에게 하나님께서는 칼을 손에 들라고 말씀하지 않습니다.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라고 말씀하지 않습니다. 한 손에는 나팔을, 다른 한 손에는 횃불을 감춘 항아리를 들라고 하셨습니다. 그것은 전쟁에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닙니다. 전쟁을 하려면 칼을 가지든지 활을 가지든지, 어떤 것이든 무기를 가져야 하는데, 하나님께서는 무기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는 기드온이 하라는 대로 하라는 것입니다. 기드온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300명의 무명용사들 가운데 어느 누구 하나 그런 하나님의 요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것을 들고 전쟁을 하라고 하느냐’고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모두 한 손에 나팔을 들고 다른 한 손에 횃불을 감춘 항아리를 들고 적진을 향해 갔습니다. 그리고는 기드온이 시킨 대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스라엘이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미디안 연합군과 싸울 300명의 무명용사를 찾고 계십니다. 교회 다닌 지 오래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은 교회 오랜 다닌 사람을 통해서만 일하시는 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배운 것이 별로 없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실 때에는 우리의 배운 것과 상관없이 일하십니다.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나님 앞에 헌신하기로 서약하고 하나님의 사역에 동역하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그 일을 감당하실 수 있도록 건강도 주실 것입니다. 지혜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우리의 지혜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시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됩니다. 연세가 많아도 괜찮습니다. 80세의 모세를 들어 이스라엘의 지도자를 삼으신 하나님이십니다. 그 80세의 노인이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나님의 일꾼이 되었을 때 하나님께서는 모세가 120세가 될 때까지 그에게 건강을 주셨습니다.

이제 2006년도도 한 달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목회자가 가장 힘든 때가 바로 이 한 달입니다. 신년도에 우리 교회를 위해서 일할 일꾼을 적절한 사역의 장에 배치해야 할 텐데, 일꾼이 많지 않아 항상 고민입니다. 큰 교회라고 일할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십니까? 큰 교회건 작은 교회건 일꾼은 항상 부족합니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많은 일꾼이 있어야 하고,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대로 일꾼이 없어 고민하며 기도합니다.
우리 교회도 내년도에 우리 교회를 위해서 일할 사람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하고 싶은 일은 참으로 많은데 일꾼이 없어 망설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일꾼이 없는 것이 아니라 헌신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일꾼입니까?
젊은 사람이 일꾼입니까? 많은 배운 사람이 일꾼입니까? 건강한 사람이 일꾼입니까? 오래 교회 다닌 사람만 일꾼입니까? 아닙니다. 하나님은 누구나가 일꾼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헌신하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나에게는 힘과 능력이 없어도, 건강이나 지혜가 없어도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대로만 하겠다고는 마음으로 헌신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나머지는 다 채워주십니다. 건강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건강을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쓰시는 사람인데, 왜 하나님께서 건강 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건강해지면 봉사해야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하나님의 동역자가 되면 하나님께서 건강 주십니다. 건강 주시면 봉사하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평생 봉사하지 못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 고영자 권사님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고영자 권사님은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우리들 가운데 가장 건강이 좋지 않는 분 가운데 한 분입니다. 그런데 사론 찬양대를 만들면서 찬양대 지휘를 맡아 달라고 하자 주저하지 않으시고 하시겠다고 했습니다. 경로대학을 시작하면서 본인이 스스로 한글반을 맡아 어르신들께 한글을 가르쳐보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걷는 것조차 힘들어 하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찬양대 연습을 할 때에도, 한글을 가르치실 때에도 한 시간 이상씩 서서 하셔야 합니다. 그런데도 거뜬히 감당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감당하실 수 있도록 건강을 지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없어 봉사할 수 없는 분 있습니까?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헌신하고 픈 마음이 부족한 것입니다. 봉사하려고 시간을 만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쓰시는 ‘창조적 소수’는 시간이 끌려 사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가며 사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시간을 주실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2007년도 사역지원서를 나눠드렸습니다. 주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건강 걱정하지 말고, 시간 걱정하지 말고 지원하십시오. 하나님께서 감당할 수 있는 힘도 주시고, 건강도 주시고, 시간도 주십니다. 하나님께서 필요해서 쓰시는데 하나님께서 나 몰라라 하시겠습니까? 반드시 필요한 것을 채워주십니다. 능력이 필요한 자에게는 능력을 주십니다. 건강이 필요한 자에게는 건강이 필요합니다. 지혜가 필요한 자에게는 지혜를 주십니다.
2007년도에는 우리 교회가 하나님께서 쓰시는 더 아름다운 교회가 되도록 여러분의 헌신을 기다립니다. 하나님은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통해서 일하시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기드온의 300 용사처럼 하나님께 귀하게 쓰임 받는 ‘하나님의 선택된 창조적 소수’가 되시기 바랍니다.

<2006년 11월 26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