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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12-09 10:26

내일을 바라보며 사는 오늘 <12월 9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내일을 바라보며 사는 오늘
본문 - 사도행전 19:17-22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인 빅터 프랭클(Victor Frankl, 1905-1997)이란 분은 있습니다. 그는 31살에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되었고,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불행이 닥치고 말았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그는 37살의 나이에 유대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독일 나치에 의해 체포되었습니다. 체포된 그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차에 실려 어디론가 끌려갔습니다. 그를 태운 기차가 도착한 곳은 그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끼치는 독일의 ‘아우슈비츠’(Auschuwitz) 포로수용소였습니다. 그날 그와 함께 기차를 타고 왔던 1,500명 가운데 약 90%에 가까운 1,300명이 도착 당일 아무런 이유도 없이 처형당하고 말았습니다.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는 말 그대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곳이었습니다. 언제 끌려 나가 죽을 지 아무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했습니다. 언제든지 이름이 호명되면 가스실로 보내져 죽음을 맞아야 했고, 혹 이름이 불러지지 않아 죽음을 면한 사람들은 시체를 치우거나 시체가 타고 남은 재를 치우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포로수용소에서의 삶은 하루하루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과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문과 모욕의 연속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는 누이동생 하나를 제외하고 아버지와 어머니,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형제들을 다 포로수용소에서 잃어야 했습니다. 그에게 포로수용소 생활은 말 그대로 지옥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가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 끌려오던 첫날 그에게 주어진 옷 속에서 그는 그 옷을 입었던 죽은 포로가 쓴 종이쪽지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들으라. 이스라엘아!”로 시작된 ‘쉐마 이스라엘’(Shema Israel)이라고 알려진 유대인의 기도문 가운데 일부였습니다. “네 목숨과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짤막한 기도문을 읽는 순간 그는 그 말씀이 “어떤 고통이나 심지어 죽음 앞에서도, 어떤 일이 닥친다 하더라도 삶을 긍정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느껴졌습니다. 살아야 할 희망, 살아야 할 의미, 살아야 할 목적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배고픔과 추위, 그리고 죽음의 그림자가 잔뜩 드리워져 있는 나치의 포로수용소에서 그는 다른 포로들에게 이렇게 질문하곤 했습니다. “왜 당신은 이토록 처절한 고통 가운데서도 죽지 않으려 발버둥을 치고 있습니까?” 사람들은 다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가족을 반드시 만나야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지금 자신이 경험한 이 끔찍한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지 않고서는 죽을 수 없다는 대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나름대로 살아야 할 분명한 목적과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건 프랭클 자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연구해온 학문의 업적을 반드시 책으로 출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걸 위해서라도 죽어서는 안 되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과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얻어진 것들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되어 그것이 독일군에게 발각되어 몰수되었고 불태워지고 말았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언젠가는 반드시 이 포로수용소에서 풀려나게 될 것이고, 강단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자꾸만 머리 속에 그려보았습니다.
그는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와 다카우(Dachau) 포로수용소 등에서 1942년부터 3년간 극심한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1944년 프랭클이 수용되어 있던 수용소에서는 크리스마스에서부터 연말까지의 한 주간 동안 사망자 수가 급증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연말이 되면서 곧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기대하던 포로수용소 수감자들이 곧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었다가, 전황이 호전되지 않고 여전히 오리무중에 빠지게 되자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에 사로잡혔기 때문입니다.

빅터 프랭클은 이런 3년 동안의 포로수용소 생활을 통해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수용소의 극심한 고통과 절망적인 상황 가운데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현재 자신들이 겪고 있는 고난 속에 깃들인 삶의 의미 또는 고난의 의미를 깨닫고 현재의 자신의 삶을 겸허히 받아들인 사람은 마지막까지 살아남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그것을 바탕으로 의미요법(Logotheraphy)라는 정신치료법을 개발하게 됩니다. 의미요법 또는 의미치료라는 것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삶의 분명한 의미를 끌어내 자신의 삶의 이유와 존재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 치료방법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은 내가 살아가야할 분명한 목적과 의미를 찾기만 하면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왜 자살합니까? 내가 살아가야 할 의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왜 낙심합니까? 내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이야기가 성경에도 나옵니다. 엘리야 이야기입니다. 열왕기상 19장에 보면 엘리야가 광야의 한 로뎀나무 아래에서 하나님께 이렇게 하소연합니다.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취하시옵소서.” 이제 그만 죽여 달라는 것입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 450명과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보는 앞에서 제단에 불을 내리게 하여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보여주었던 능력의 선지자입니다. 그런 선지자가 하나님께 죽여 달라고 탄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큰 능력을 행했습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왕비 이세벨이 자기를 죽이려고 합니다. 능력을 나타낸 위대한 선지자를 왕비가 죽이려고 한 것입니다. 그러자 엘리야는 마음에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그리고는 스스로 이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다 끝났다. 더 이상 내가 할 일은 없구나.’ 그래서 하나님께 ‘이제 내가 할 일은 다 했으니 왕비의 손에 비참하게 죽느니 차리라 하나님께서 내 생명을 거두어 가십시오.’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할 일을 다 했다고 -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자신이 구차하게 이 땅에 살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 것입니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니까 하늘에서 불을 내리도록 한 능력의 선지자가 하나님께 죽음을 간구한 것입니다. 이 땅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인생의 살아갈 의미를 잃어버린 엘리야를 하나님께서 호렙산으로 부르십니다. 그리고는 세미한 음성 가운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 할 일 다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라. 아직도 네게는 할 일이 있단다. 첫 번째, 너는 가서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의 왕으로 세워라. 두 번째,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의 왕으로 삼아라. 그리고 세 번째,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네 후계자를 삼아라. 이게 지금부터 네가 할 일이다.’ 이 음성을 듣고 엘리야는 호렙산을 내려옵니다. 이제 할 일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세상에 자신이 아직도 살아야 할 분명한 목적이 생긴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앞에 죽여 달라고 떼를 쓸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여러분, 아무리 위대한 선지자라 하더라도 삶의 목적과 의미와 이유를 잃어버리면 죽은 자와 다름이 없습니다. 반대로 지금의 삶이 아무리 구차하고 힘들지라도 내가 살아 있어야 할 분명한 목적과 의미와 이유가 있다면 절대로 자포자기(自暴自棄)하지 않습니다.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 왜 인생을 포기합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을 살아야 할 분명한 목적이 있고, 그것을 위해 사는 내 인생이 의미 있는 삶인데 왜 죽음을 생각하겠습니까?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살아야 할 분명한 목적과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여러분의 삶의 진정한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발견하셨습니까?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서 사도 바울은 자신이 살아야 할 분명한 목적과 이유가 무엇인지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진정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본문 21절입니다. “이 일이 다 된 후 바울이 마게도냐와 아가야로 다녀서 예루살렘에 가기를 경영하여 가로되 내가 거기 갔다가 후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후에 네 번에 걸친 선교여행을 다녔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세 번째 선교여행 때에 에베소에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바울의 세 번째 선교여행은 에베소에서 그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에베소에 도착한 바울은 에베소 교회의 성도들을 모아놓고 부흥회를 열었습니다. 그 부흥회에서 큰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성령을 알지도 못하던 사람들에게 성령충만케 되는 역사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 역사가 일어나자 바울은 3개월 동안 에베소에 머물며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믿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바울은 에베소에 ‘두란노서원’이라는 성경학교를 세우고 2년 동안이나 말씀을 가르쳤습니다.
그 때 에베소에 엄청난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병든 사람이 낫고, 귀신 들린 사람에게서 귀신이 쫓겨나가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사도행전 19:11-12절에 어떤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는지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바울의 손으로 희한한 능을 행하게 하시니 심지어 사람들이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그 병이 떠나고 악귀도 나가더라.” 바울이 기도하고 능력을 행할 때에만 역사가 일어난 것이 아니라, 바울을 통해서 놀라운 역사들이 일어나니까 사람들이 바울의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의 몸에 얹으면 병이 나았습니다. 귀신들린 사람의 몸에 갔다 얹으면 귀신이 쫓겨났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이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울을 통해서 그런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니까 돌아다니며 마술을 행하던 어떤 유대인들이 자신도 바울처럼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예수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귀신아 나가라.” 그렇게 소리쳤다가 되려 귀신에게 봉변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마술을 행하던 사람들은 마술할 때 쓰던 책을 다 모아다가 불 살라버리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난 후 더 이상 마술을 행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 때 불사른 마술과 관련된 책이 은 오만에 해당되는 양이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당시 에베소에는 헬라인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에 로마의 화폐단위인 데나리온을 썼을 것입니다. 본문에서 은 오만이 오만 데나리온을 말한다면 은 오만 데나리온이면 요즘으로 계산하면 몇 억은 되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당시 에베소에 마술이 얼마나 성행하고 있었는가 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임과 동시에, 예수 믿고 변화된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당시의 그런 놀라운 부흥의 모습을 오늘 본문 20절에서는 이렇게 요약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으니라.” 바울을 통한 부흥의 역사가 흥왕하여 꺼질 줄 모르는 불길처럼 에베소 전체를 휩쓸고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어쩌면 바울의 생애에서 최고의 전성기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자,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나 에베소에서 평생을 목회하고 싶을 것입니다. 더구나 바울은 세 차례의 선교여행 때문에 몸이 몹시도 피곤해 있을 때입니다. 이제 나그네와 같이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복음을 전하기보다는 에베소에 머물면서 교회를 돌보는 일에 남은 생애를 보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교회가 부흥하고 에베소에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고 있는데 바울의 마음에는 또 다른 계획이 있었습니다. 마게도냐와 아가야를 다녀서 예루살렘으로 가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로마에까지 가고 싶었습니다. 바울은 평생 그의 마음속에 큰 소망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로마에 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당시 로마는 세계의 중심지였습니다. 바울이 로마에 가고 싶다는 것은 관광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세계의 중심인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하고 싶은 것입니다. 세계의 심장부에서 - 황제가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바로 그 로마에서 황제가 신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유일한 구원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 간절한 소원이 있었기 때문에 바울은 에베소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로마에 가기 위해서는 예루살렘에 먼저 들러야 합니다. 그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도 형통한 길이 아닙니다. 위험이 있고 고생이 있는 길입니다. 오늘 본문 다음 장인 사도행전 20장에 보면 바울이 밀레도에 이르렀을 때에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을 밀레도에 오도록 청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오직 성령이 각 성에게 내게 증거하여 결박과 환난이 나를 기다린다 하시나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3-24)
바울도 알고 있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이 얼마나 힘든 길인가를 말입니다. 바울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가지 말라’고 간곡하게 부탁했습니다. 예루살렘에는 바울을 죽이지 못해서 안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바울은 예루살렘에 가겠다는 것입니다. ‘그 어떤 환난이 기다린다 하여도, 내가 사람들에게 붙잡혀 결박을 당하고 모욕을 당한다 하더라도 로마에 갈수만 있다면 예루살렘에 가겠다.’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았기 때문에 그까짓 것 환난이나 결박당하는 것쯤은 개의치 않겠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왜 사서 고생의 길을 가려 합니까? 그는 복음에 사로잡힌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이었습니다. 복음보다 더 귀한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음을 그는 너무나도 철저하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친히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을 인함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빌 3:7-9)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학식과 세상적인 지위와 사회적인 평판 등 그 어떤 것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알게 된 이 복음보다 소중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복음을 위한 일이라면 목숨을 걸고 그 길을 갔습니다. 지금 예루살렘으로 가려는 것도, 또 세계의 중심지인 로마에 가려고 하는 것도 모두 복음을 위해서입니다.

에베소에 머물러 있었다면 바울은 보다 더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두란노 서원에서 제자들을 양육하면서 에베소 교회를 부흥시킬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의 비전은 에베소 안에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바울의 꿈과 열정은 에베소라는 한 도시 안에 갇혀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세계를 바라보았고 세계를 향해 가고 싶었습니다. 그게 바울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준 바울의 꿈이요 비전입니다.

하나님의 복음을 향한 비전은 바울의 삶을 고생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바울의 삶을 고생의 길로 인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바울을 바울 되게 한 것입니다. 그것이 바울로 하여금 살아 있게 만든 것입니다. 마치 죽음의 포로수용소에서 삶의 의미를 갖고 꿈을 갖고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내일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 - 비전과 꿈을 위해 사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이겨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겨납니다. 예루살렘과 로마를 향해 가던 복음을 위한 바울의 발걸음에도 큰 시련과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가 복음을 위해서 반드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갔던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그는 유대 율법주의자들에 의해서 율법을 훼방한 사람이라는 죄목을 뒤집어쓰고 붙잡히게 됩니다. 사도행전 23장에 보면 바울을 죽이기 전까지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겠다고 다짐한 사람 40명을 중심으로 ‘바울 살해 결사대’가 조직되기도 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내내 갇혀 있다가 죄수의 몸으로 로마 황제에게 끌려갑니다. 로마로 가던 도중 지중해를 건너갈 때에 큰 풍랑을 만나 배가 파선되고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됩니다.
그럼에도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바울은 담대했습니다. 고난이 있고, 어려움이 그의 삶을 힘들게 만들지라도 그는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왜인 줄 압니까? 그에게는 복음을 향한 분명한 삶의 목적이 있었고, 그 꿈과 비전을 이루도록 하나님께서 자신을 지켜주신다는 믿음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그가 꿈꾸던 것과 같이 그는 로마에 가게 되었고 세계의 심장부인 로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담대히 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미래에 대한 꿈이 있으면 어떤 어려움이라 하더라도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이 있는 사람은 오늘을 살아갈 삶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내 인생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 앞에 놓인 장애물은 하나의 통과의례에 불과합니다. 왜냐하면 내일에 대한 비전이 있는 사람은 기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하나님께서 도우시는 손길을 늘 경험하며 살게 됩니다. 내일에 대한 비전에 있는 사람에게는 활력이 생겨납니다. 내가 살아야 할 분명한 목적과 삶의 의미를 알기 때문입니다. 내일에 대한 비전이 있는 사람은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내일의 비전을 이루기 위한 열망이 내게 용기를 주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역사는 청교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청교도들은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로부터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1620년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원주민들만 살던 그 땅에 기독교 국가를 세우기까지 그들은 엄청난 시련과 고난의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청교도들이 미국 땅에 들어온 지 200여년이 지난 1845년에 미국에서 침례교단이 창설되었습니다. 그 침례교단이 창설될 때 침례교단을 창설했던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처음 미국으로 건너왔던 청교도들의 신앙을 평가하면서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들은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들이었고, 들을 수 없는 것을 듣는 사람들이었고,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었으며, 믿을 수 없는 것들을 믿는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들은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낸 위대한 사람들이었다.”
그렇습니다. 오늘의 미국을 건설한 힘은 바로 거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희망 가운데 보았던 사람들을 통해, 귀에 들이지 않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살았던 사람들을 통해서 기적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한 사람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영적인 세계를 믿었던 바로 그 사람들이 20세기의 로마와 같은 위대한 대국을 건설하게 된 것입니다. 이루어낼 수 없는 불가능을 가능의 역사로 만들어낸 위대한 삶을 살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은 어제가 만들 작품입니다. 어제의 삶이 오늘의 나를 만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일은 오늘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리고 오늘을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은 내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내일에 대한 희망이 강렬할수록 오늘을 살아갈 삶의 의미와 목적이 분명해 집니다. 내일을 향한 꿈과 비전이 분명할수록 오늘을 살아갈 힘과 용기가 생겨납니다. 죽음의 포로수용소에서도 살아나게 한 것처럼 말입니다.
앞서 드린 질문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여러분이 살아야 할 분명한 목적과 이유를 알고 계십니까? 여러분의 삶의 진정한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발견하셨습니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내일의 꿈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내가 살아가야할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만 발견한다면 우리는 오늘의 삶을 정말 가치 있고 보람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일의 희망을 바라보며 사는 우리의 삶에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역사하여 우리 앞에 어떤 고난이나 어려움이 있다 할지라도 다 이겨내며 승리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든 교우님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 2007년 12월 9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