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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01-13 10:27

실상은 부요한 교회 <1월 13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실상은 부요한 교회
본문 - 요한계시록 2:8-11

지난 해 12월 18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하루 전에 대통령 선거 이야기에 파묻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지 못했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76살 되신 유길영 할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분은 젊었을 때에는 트럼펫을 부는 잘 나가는 악사(樂士)였습니다. 미8군과 명동, 워커힐 호텔 등에서 유명한 악단에 속해 20여 년간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잘나가던 그분이 70년대 중반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지체장애인이 되어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되었고, 그 일로 인해 밤무대 악사 일도 더 이상 할 수가 없었습니다. 벌이가 없어지자 그분은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못하는 최하층민으로 살아야 했습니다. 물론 악사를 하면서 벌어놓은 돈도 있었지만 그는 그 돈과 살던 곳이 재개발되면서 받은 돈을 모두 은행에 예금해 놓고서 검소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그분이 지난해 12월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이 살고 있던 26평짜리 아파트와 은행에 예금해 놓았던 돈 1억 3000만원을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에 전부 기증했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부를 기증한 것입니다.
그분의 유언장에는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죽기 전에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내게 있는 것을 다 주고 빈손으로 가게 되니 참으로 홀가분합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천상병 시인(1930-1993)이 쓴 ‘귀천’(歸天)이라는 시가 생각났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유길영 할아버지는 유언장에서 “빈손으로 가게 되니 참으로 홀가분합니다.” 라고 쎴지만, 그분은 빈손으로 가신 게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을 안고 하늘나라로 가신 것입니다. 비록 그의 생애를 본다면 말년이 비참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분은 정말 그 마음에 아름다운 것으로 가득 찬, 세상 그 누구보다도 부요한 자로 살다 가신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가난하고 초라한 것 같지만, 실상은 많이 가진 사람보다 더 부요하게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마음에 부요한 자로 사는 사람보다는 겉을 보기에 부유한 사람들을 더 동경하고 겉으로 부유한 삶이 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성자’라고 불리는 알버트 슈바이처 (Albert Schweitzer, 1875-1965) 박사의 일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슈바이처 박사가 한번은 강연을 부탁받고, 강연을 하기 위해서 기차를 타고 갔습니다. 기차에서 내려 역 대합실에 가서 한참을 기다려도 자신을 초청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얼마 동안을 기다렸더니, 역 안쪽에서 깔끔하게 차려 입은 몇 사람이 걸어 나오더니 역 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슈바이처 박사를 보고는 깜짝 놀라 이렇게 물었습니다. “박사님, 저희는 박사님을 맞으러 나와서 1등 칸에서 사람들이 다 나오도록 기다렸는데, 박사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언제 나오셨습니까?” 그런데 사실 슈바이처 박사는 1등 칸을 타고 온 것이 아니라 제일 초라한 3등 칸을 타고 왔던 것입니다. 슈바이처 박사가 허름한 옷을 입고 3등 칸을 타고 나오자, 1등 칸만을 주목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슈바이처 박사는 눈에 띠지 않았던 것입니다. 슈바이처 박사가 그런 이야기를 하자, 마중 나왔던 사람들이 다시 물었습니다. “박사님, 박사님 같이 저명하신 분이 1등 칸도 있는데, 왜 가장 초라한 3등 칸을 타고 오셨습니까?” 그러자 슈바이처 박사가 한 아주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4등 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3등 칸 보다 더 초라한 자리가 있었다면 그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그걸 타고 왔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슈바이처 박사를 마중 나온 사람들은, 노벨상을 탄 사람이고 또 박사 학위도 몇 개씩 가지고 있던 당대 최고의 지식인인 슈바이처 박사라면 깔끔하고 좋은 옷을 입고 1등 칸을 타고 올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초라한 옷을 입고 3등 칸을 타고 온 슈바이처 박사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으로 판단하기 쉽습니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선지자 사무엘도 그런 실수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울을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세우셨는데 사울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하고 하나님에게서 떠나가자 사울 대신에 이스라엘 왕이 될 새로운 사람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베들레헴에 사는 이새의 집으로 보내시면서 “이새의 아들 중에서 왕을 선택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새의 집에 도착한 사무엘 선지자가 이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서 큰아들부터 불러오라고 했습니다. 가장 먼저 큰아들 엘리압이 오자 사무엘은 당장에라도 엘리압에게 기름을 부어 왕을 삼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겉으로 보기에 엘리압은 이스라엘 왕으로 손색이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거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택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겉모습을 볼 때에는 왕으로서 손색이 없는 인물일지 모르지만,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눈에는 왕이 될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겉모습으로 우리를 판단하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마음-우리의 중심을 보십니다.

오늘 우리가 본문에 나오는 서머나 교회도 겉으로 보기에는 부러울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가난한 교회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서머나 교회를 향하여 ‘실상은 부요한 교회’라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요한계시록 2-3장에 나오는 7교회 가운데서 오늘 우리가 읽은 서머나 교회와 3장에 나오는 빌라델비아 교회는 주님으로부터 책망 받지 않고 칭찬만 받는 교회입니다. 이 두 교회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7교회 가운데 책망 받지 않고 칭찬만 받는 교회였다는 공통점 말고도, 그 두 교회는 다 같이 유대인들로부터 핍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주님으로부터 면류관을 받게 될 거라는 약속도 함께 받았습니다. 두 교회가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요한계시록 2-3장에 나오는 소아시아의 7개 교회 중 오직 이 두 개의 교회만이 지금까지 왕성한 교회로 존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주님의 마음을 기쁘시게 해 드린 교회는 2,0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님의 교회로 존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서머나’라는 도시는 에베소에서 북쪽으로 약 60km - 150리쯤 떨어져 있는 항구도시입니다. 본문 바로 앞에 나오는 에베소가 소아시아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한다면, 서머나는 소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아시아의 왕관’ ‘이오니아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도시 서머나는 소아시아에 있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도 로마에 충성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주전 195년에는 소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먼저 로마의 여신을 위한 신전을 건립하는 등, 로마를 향한 충성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습니다.
로마를 향한 서머나 지역의 충성심은 서머나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는 신앙인들에게는 아주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습니다. 로마 황제 숭배를 철저하게 거부했던 신앙인들은 로마의 미움의 대상이었고, 로마에 충성을 다했던 서머나의 관리들은 황제숭배를 거부한 신앙인들을 아주 심하게 박해했습니다.

더구나 주후 70년 예루살렘이 로마의 티투스 장군에 의해서 멸망당하자 많은 유대인들이 서머나로 이주해 왔는데, 서머나에 이주해 온 유대인들은 지역 관리들과 결탁해서 교회와 신앙인들을 탄압하는데 앞장섰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9절에 보면 “자칭 유대인이라 하는 자들의 훼방도 아노니 실상은 유대인이 아니요 사단의 회라.”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서머나에 이주해 와서 예수를 믿는 교회와 신앙인들을 핍박하는 것은 사단의 조종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원래 하나님의 백성-‘하나님의 회’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거부하고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잡아 죽이는데 앞장섰던 그들은 이제 더 이상 하나님의 백성이 아니라 사단의 종노릇하는 ‘사단의 회’가 되고 만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진실되이 섬길 때에는 하나님의 백성이지만, 하나님을 떠나고 하나님의 뜻을 거부할 때에는 우리도 사단의 종노릇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단의 종노릇하던 우리를 구원하시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시려고 십자가에 죽으셨고 그렇게 해서 우리를 구원해 주셨는데, 우리가 하나님을 떠나 다시금 사단의 종노릇하는 자리로 내려간다면 우리를 위해서 십자가를 지신 우리 주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시겠습니까? 그러기에 우리는 절대로 하나님의 뜻을 저버리고 사단의 종노릇하는 옛 생활로 돌아가는 안 됩니다.

당시 사단의 종노릇했던 유대인들은 기독교인들을 회당에서 내어 쫓고, 로마 정권에 이단아들이라고 고자질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예수님의 살과 피를 나누는 거룩한 성찬예식에 참여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살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말만 가지고 식인종들이라고 헐뜯었습니다. 남녀가 한 자리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것을 보면서 난잡하고 부도덕한 생활을 한다는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습니다. 십자가에 죽은 죄수 예수를 메시야라고 해서 사람들은 현혹하는 무리들이라고 로마에 고자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온갖 방법으로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는 그들을 가리켜서 예수님께서는 ‘사단의 무리들’이라고, ‘사단의 종노릇하는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서머나 교회가 유독 순교자가 많았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바로 그런 정치적인·사회적인 배경 때문이었습니다.
서머나 교회의 감독이었던 폴리갑은 ‘서머나의 열두 번째 순교자’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폴리갑이라는 분은 여든 여섯 살에 순교를 당했는데, 그는 너무나도 훌륭한 인품으로 사회적으로도 많은 존경을 받았던 사람이었습니다. 폴리갑이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 때문에 순교를 당하게 되었을 때, 폴리갑을 심문하던 사람들이 어떻게든 훌륭한 인격을 가진 폴리갑을 살려주고 싶어서 이렇게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선생님, 그저 형식적으로만 예수를 모른다고 해 주십시오, 그리고 마음으로 믿는 거야 남이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니 그저 형식적으로 ‘나는 예수를 모른다’ 그렇게 딱 한 번만 말씀해 주시면 선생님은 사형을 당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러나 폴리갑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86년 동안 예수를 믿었지만, 예수님은 단 한 번도 나에게 실망을 안겨 주거나 나를 모른다고 하지 않으셨다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거짓으로라도 예수님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면서 한마디로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불에 태워져서 순교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서머나 교회는 폴리갑과 같은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께서 서머나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셨습니다. “처음이요 나중이요 죽었다가 살아나신 이가 가라사대.” 순교자가 많이 나온 교회에게 나타나신 주님은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신 부활하신 주님의 모습이었습니다. ‘처음과 나중’이시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서머나 교회가 당하고 있는 모든 핍박과 박해를 다 알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어떤 박해를 받았고, 또 지금은 어떤 고통 가운데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주님은 다 아신다는 것입니다.
주님이 다 아시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워도, 아무리 박해가 심하고 심지어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주님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신앙생활하면서 바르게 살고 열심히 신앙생활하려고 한다는 것 때문에 힘들고 어려울 때, 주님이 내 형편과 내 마음을 알고 계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이 기억해 주시고, 주님이 알고 계신다면 두려울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또 당신을 “죽었다가 살아나신 분”이라고 소개하셨습니다.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한 성도들이 많은 서머나 교회에게 주님께서 나타나셔서 “나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너희 주님이시다.” 그렇게 말씀해 주신 것은, 먼저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의 순교가 결코 헛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순교당한 그들은 ‘지금 내가 죽음에서 부활한 것처럼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증언해 주신 말씀이기도 합니다. 신앙인의 죽음은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신앙인의 죽음은 또 다른 세상 - 영원한 세상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새생명의 출발인 것입니다. 그걸 소망으로 삼으라는 말씀입니다.

서머나라는 도시는 아름다운 도시일 뿐만 아니라 부유한 도시이기도 했습니다. 로마와 인도와 페르시아로 가는 교통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상업이 굉장히 발달해서 부유한 도시였습니다. 그런데 신앙인들은 그런 부유함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정부로부터 정치적인 압제를 당하고 있었고, 늘 도망 다니듯 그렇게 살아야 했습니다. 더구나 환난이 극도로 심했을 때에는 강제로 재산을 몰수당하기도 했습니다. 서머나 주민들로부터 약탈의 주된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기독교인들의 집에 들어가서 약탈해가도 정부가 지켜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서머나 도시는 부유했지만, 서머나 교회 교인들은 변변한 직업도 갖지 못하고, 재산도 없이 아주 가난하게 살아가야 했습니다. 오늘날 이집트나 이슬람 국가에서 신앙을 갖고 사는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서머나 교회 교인들은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하고, 박해를 받고, 심지어 재산을 몰수당하고, 약탈당하는 아주 어려운 생활 가운데서도 믿음만은 부유한 사람들이었습니다. 9절에 보면 “내가 네 환란과 궁핍을 아노니 실상은 네가 부요한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한계시록 3장에 나오는 라오디게아 교회 교인들은 넉넉하고 풍요로운 생활 때문에 나태한 신앙생활을 한 반면, 서머나 교회 교인들은 - 흔히 하는 말로 - 찢어지게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믿음생활만은 나무랄 것 없는 부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는 돈도 필요하고 재물도 필요합니다. 그것을 가지고 있어야 생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돈을 가지고 선한 일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영적인 재물, 영적인 부유함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좋은 집에 살고 있다 하더라도, 영적인 것에 부유하지 못하고 가난하면 우리 주님의 눈에는 가난하게 보일 뿐입니다.
누가복음 12장에 보면 어리석은 부자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는 참으로 부자였습니다. 집안 창고에 몇 년은 먹고 남을 많은 재산을 쌓아놓고 있었습니다. 이제 세상 살아갈 걱정은 하나도 필요 없을 만큼 그의 삶을 부유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를 항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리석은 자여!” “어리석은 자여!”
여러분! 세상에서는 부유하지만 하나님으로부터 어리석은 자라고 책망 받는 - 정말 어리석은 인생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세상적으로는 좀 부족하고 가진 것이 적다 하더라도 믿음에 부요한 자가 되어서 믿음으로 승리하시고, 믿음에 부요한 자라고 하나님께 칭찬받는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찬송가 397장에서 이렇게 찬송합니다. “믿음이 이기네. 믿음이 이기네. 주 예수를 믿음이 온 세상 이기네.” 세상을 이기는 힘은 세상적인 재물이나 세상적인 학식이나 세상에서 갖는 명예나 권세가 아닙니다. 세상에는 부자가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보다 많이 배운 사람도 많고, 우리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하더라도, 아무리 많이 배우고 높은 권세를 가진 사람이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보다 더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믿음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에 세상에서 출세하고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 부러워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서 믿음장인 히브리서 11장에서 믿음으로 살아온 믿음의 선배들 이야기를 하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믿음을 가지고 살았던 사람들 가운데는 그 믿음 때문에 채찍질을 당하기도 하였고, 결박당하여 감옥에 갇히기도 하였고, 돌로 침을 받고 톱으로 켜는 고난도 받았고, 또 심지어는 죽음을 당하기도 하고,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지만, 그러나 이런 사람을 세상이 감당치 못하였다.”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힘들고 어렵게, 또 가난하고 부족한 것처럼 살았지만, 그들은 모두 세상을 이긴 진정한 승리자들이었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그들로 세상을 이길 수 있게 했습니까? 믿음입니다. 믿음이 그들로 하여금 세상을 이기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대저 하나님께로서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긴 이김은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 5:4)

여러분, 믿음에 부요한 사람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물론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것이 우리에게 평안한 길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믿음으로 살려고 할 때에 더욱 큰 시련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서머나 교회는 세상적으로 의지할 것이 없는 궁핍한 생활이었기 때문에 오직 믿음으로만 살려고 했습니다. 믿음으로 살려고 했기 때문에 핍박을 받기도 했고, 순교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핍박이 계속될 것입니다. 본문 10절에 “네가 장차 받을 고난을 두려워 말라. 볼지어다. 마귀가 장차 너희 가운데서 몇 사람을 옥에 던져 시험을 받게 하리니 너희가 십일 동안 환난을 받으리라.”고 했습니다.
고난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믿음으로 산다는 것 때문에 받는 고난이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10일 동안 환난을 받게 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10일 동안’이라는 말은 상징적인 말입니다. 결코 오래 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반드시 핍박과 박해가 끝나는 날이 올 거라는 뜻입니다. 영원히 계속될 거라면 몹시도 두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히 계속 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주님께서 승리하시는 그 날이 올텐데 그 때까지만 마귀가 시험하는 권세를 가지고 시험할 것입니다. 궁극적인 승리는 주님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승리할 때까지 충성해야 합니다. 앞으로 닥칠 환난을 이기기 위해서는 충성해야 합니다.
여러분 충성이 무엇입니까? 충성이라는 말은 끝까지 믿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어떤 어려움과 어떤 환난이 닥친다 하더라도 순수하고 열정적인 믿음을 변치 않고 지킨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죽음의 위협 앞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믿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게 10절에서 말씀한 “죽도록 충성”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죽도록 충성하는 믿음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견디는 사람에게는 생명의 면류관을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면류관은 왕관처럼 화려하지 않습니다. 고급스럽거나 값비싼 것이 아닙니다. 면류관은 운동경기에서 승리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상징입니다. 외관상으로는 전혀 볼품없는 것일지라도,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대단한 영광이 담겨져 있는 것이 면류관입니다.
생명의 면류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건 화려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건 값으로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영광이 담겨져 있는 승리의 상징입니다. 승리자만이 쓸 수 있는 면류관입니다.

성경에 보면 여러 종류의 면류관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금 면류관’(계 4:4), ‘의의 면류관’(딤후 4:8), ‘기쁨과 자랑의 면류관’(살전 2:19), ‘영광의 면류관’(벧전 5:4) ‘썩지 않을 면류관’(고전 9:25) 그리고 오늘 본문에 나오는 ‘생명의 면류관’도 있습니다. 이 모든 면류관은 믿음의 승리자가 쓰는 면류관입니다.
여러분, 이 모든 면류관은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예비해두신 면류관입니다. 우리가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고 믿음을 굳게 지키며 믿음으로 승리할 때 우리에게 씌워주시기 위해서 예비해 두신 면류관들입니다. 고난과 박해가 있다하더라도, 또 세상에서는 가진 것이 없어 가난하고 궁핍하다 하더라도 믿음에 부요한 자가 되어 죽도록 충성한 자에게 주어지는 면류관들입니다. 언젠가 우리가 주님 앞에 서는 날 이 귀한 면류관을 받아쓰시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서머나’라고 할 때 ‘머’(myrrh)라는 말은 ‘유향’이라는 말입니다. 서머나 교회는 이름 그대로 유향처럼 향내가 나는 교회였습니다. 믿음의 향기가 아름답게 퍼져나가는 교회였습니다. 비록 가난하고 궁핍할 뿐만 아니라, 박해로 인해서 삶은 힘들고 어려웠어도, 그들의 믿음만은 칭찬받기에 합당한 - 영적으로 부요한 교회였고, 믿음이 부요한 교인들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도 서머나 교회처럼 믿음에 향기가 나는 교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 모든 교우님들도 어떤 어려움이나 힘든 일이 있다 하더라도 죽도록 충성하는 믿음 - 끝까지 변치 않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심으로 아름다운 향내가 나는 - 믿음 좋기로 소문난 교인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 교인들이 다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 출세하고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먼저 ‘믿음이 부요한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나 우리 교인들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남성교회는 부자가 많다더라.’ ‘학식이 높고 세상적으로 지위 높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다더라.’ 그런 소문보다도 비록 세상적으로는 자랑할 것이 없어도, 오직 믿음 하나로 소문난 교회, 믿음에 향내가 세상에 감동을 주어 주님과 세상으로부터 믿음이 부요한 사람들로 소문나기를 더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서 언젠가 우리가 주님 앞에 섰을 때에 주님으로부터 서머나 교회처럼 칭찬받는 성도들이 되셔서, 생명의 면류관을 받아쓰시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08년 1월 13일 주일 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