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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03-0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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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안효관
 조회 : 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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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집안에 있는 탕자
본문 - 누가복음 15:25-32
성경 맨 앞부분인 창세기를 읽다보면, 하나님께서는 첫째보다는 둘째를 더 사랑하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창세기 4장에서 하나님께서는 큰 아들 가인의 제사는 거절하시고 둘째인 아벨의 제사를 기쁘게 받으셨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첫째 아들은 이스마엘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첫째인 이스마엘을 통해 당신의 약속을 이루지 않으시고 두 번째 아들인 이삭을 통해 언약을 이루어가셨습니다.
이삭은 쌍둥이 아들을 낳습니다. 큰 아들 이름은 에서이고 둘째 아들의 이름은 야곱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큰 아들 에서 대신에 둘째인 야곱을 선택하시고 야곱을 통해서 이스라엘 12조상을 낳게 하셨습니다.
요셉은 애굽에서 아들 둘을 낳았습니다. 큰 아들 이름은 므낫세이고 둘째 아들의 이름은 에브라임입니다. 야곱이 늙어 병들었을 때에 요셉의 두 아들 - 자기의 두 손자에게 축복을 하는데 오른손을 둘째인 에브라임의 머리에 얹었고, 왼손을 첫째인 므낫세의 머리에 얹었습니다. 당시 풍습에 의하면 오른손은 능력과 권능을 상징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축복할 때에는 대부분 오른손을 사용했고, 오른손을 장자의 머리에 얹었습니다. 그런 당시의 풍습과 반대로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본 요셉이 큰 아들에게 오른손을 얹고 둘째에게 왼손을 얹으라고 말해 주어도, 야곱은 오른손을 둘째에게 얹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이런 몇 가지 이야기를 통해서 볼 수 있듯이 언제나 장자가 축복의 대를 이어가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예수님의 말씀 속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21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이런 비유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아버지가 두 아들을 불러 놓고 말합니다. “오늘 포도원에 할 일이 많으니까 너희들이 가서 좀 도와주어야 할 것 같다. 그러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 좀 하거라.” 그랬더니 첫째 아들은 아버지 앞에서는 “예 가겠습니다. 가서 일 하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해놓고선 포도원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은 “아버지, 나는 일 하기 싫습니다. 나는 가지 않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아버지의 말씀 듣는 게 좋겠구나. 내가 가지 않으면 아버지께서 그 많은 일을 다 하셔야 할텐데, 내가 가서 일을 하자’ 그렇게 생각하고서 포도원에 가서 일을 했습니다.
이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예수님께서 사람들에게 이렇게 질문하십니다. “이 둘 중에 누가 아버지의 뜻을 따른 아들이겠느냐?” 여러분! 누가 아버지의 마음을 기쁘게 해 드린 아들입니까? 처음에는 안 가겠다고 했지만 나중에 뉘우치고 아버지의 말씀을 들은 둘째 아들이 아버지의 마음을 더 기쁘게 해 드린 아들입니다.
예수님은 이 말씀을 통해서 당시 이스라엘의 영적인 지도자들이라고 자처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신 것입니다. 그들은 겉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님의 말씀을 저버리고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앞에서는 가지 않겠다고 하고선 나중에 후회하고 포도원에 가서 일한 둘째 아들은 당시 사회에서 손가락질당하고 죄인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앞에서는 말씀을 잘 듣는 사람들처럼 하고선 뒤론 말씀을 거역하는 사람들보다, 한 때는 불순종한 사람들이었지만 지금은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로 돌아온 바로 그들이 하나님 나라에 더 합당한 사람들이라고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도 두 아들이 나옵니다. 흔히 ‘탕자의 비유’라고 말하는 비유 가운데 뒷부분을 우리가 읽었습니다. 여러분, 탕자의 비유에서 누가 탕자입니까? 여러분은 누가 탕자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미리 다 받아 가지고 아버지를 떠나서 허랑방탕하게 살았던 둘째 아들을 탕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좀 더 말씀을 깊이 묵상해 보면 둘째 아들보다 첫째 아들이 탕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처럼 집을 떠나진 않았지만 아버지 곁에 머물러 있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마음과 본질에서 아버지를 떠나버린 그 첫째 아들이 진짜 탕자입니다. 저는 오늘 집에 남아있어 아버지의 품을 떠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버지의 마음과 뜻에 전혀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첫째 아들을 가리켜서 ‘집 안에 있는 탕자’ 그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아버지 재산을 다 탕진한 후 돌아온 둘째 아들은 ‘돌아온 탕자’ 집 안에 있던 큰 아들은 ‘집 안에 있는 탕자’입니다.
이 집안에 있는 탕자는 예수님 당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비유한 말씀이면서 동시에 예수님의 품 안에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뜻과 무관하게 살아가고 있는 오늘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야기를 처음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이 아버지에게 “내게 주실 유산을 미리 주십시오.” 그래서 유산을 먼저 받아 가지고 멀리 외국에 나갔습니다. 외국에 나간 둘째 아들은 자신이 가지고 온 재산을 허랑방탕하여 다 써버리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가진 돈이 없게 되자 남의 돼지 농장에 하인으로 들어가서 돼지를 치며 근근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라에 큰 흉년이 들어서 양식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남의 집 하인생활을 하는 둘째는 먹을 것을 제대로 배불리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돼지가 먹는 쥐엄열매로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해 보지만, 그 쥐엄열매조차 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돼지보다 못한 비참한 꼴이 되고 만 것입니다. 그는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가만해 생각해 봅니다. ‘내가 아버지와 함께 살았을 때에는 이렇게 굶주리지는 않았는데…. 우리 아버지 집에 붙여 사는 하인들일지라도 이렇게 굶진 않을텐데, 나는 이렇게 굶어 죽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자 둘째 아들은 결심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이렇게 굶어죽기를 기다리느니 차라리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 하인이 된다면 이렇게까지 비참하지 않겠지? 아버지에게 하인으로 나를 써 달라고 해보자.’ 그렇게 생각하고는 아버지 집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 집에 가까이 왔을 때 아버지가 아들을 알아보고는 뛰어나오시면서 돌아온 아들을 반가이 맞아 주십니다. 거지도 그냥 거지가 아닌 상거지가 되어서 돌아온 아들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고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아버지 품에 안긴 둘째 아들은 아버지께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인제 저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자격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이 아니라 종으로 나를 써 주십시오.’ 그렇게 말하려고 하는데, 아버지가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너는 어찌되었든 내 아들이다. 죽은 줄만 알았는데 내 아들이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으니 잔치를 열어야 되겠구나!” 그러면서 아버지는 아들을 깨끗이 목욕시키고 제일 좋은 옷을 입혀줍니다. 손에는 가락지를 끼워주고, 발에는 신발을 신겨 주었습니다. 이것은 아버지께서 그를 다시금 아들로 받아주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종들에게 이렇게 말씀합니다.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으라. 우리가 먹고 즐기자. 이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자 이제 온 동네사람들을 다 불러놓고 큰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송아지를 잡고 풍악을 울리며 잔치가 열린 것입니다. 그런데 들어 나갔던 첫째 아들이 집에 돌아오다가 풍악소리가 나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하인을 불러 물었습니다. ‘무슨 기쁜 일이라도 생겼느냐?’ 그랬더니 하인이 대답합니다. ‘집을 나갔던 둘째 도련님이 거지꼴로 해서 돌아왔는데, 둘째 도련님이 죽지 않고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다고 주인 어르신께서 기뻐서 저렇게 큰 잔치를 베풀고 있는 거랍니다.’
여러분! 그 때 지금까지 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첫째 아들이 하는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첫째 아들이 하는 행동과 말을 통해서 첫째 아들이야말로 탕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아들, 겉으로 보기에는 얌전하고 집도 나가지 않은 첫째 아들을 탕자라고 부른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먼저 큰 아들은 동생이 돌아왔다는 것에 전혀 기뻐하지 않습니다. 들에 나갔다가 들어오던 형은 ‘동생이 돌아와서 아버지가 기뻐 잔치를 베풀었다’는 말을 듣고는 기뻐하기보다는 28절 말씀에 보니까 “노하여 집에 들어가기를 꺼려”했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기뻐서 어찌할 줄 몰라 합니다. 너무 기뻐서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24절에 의하면 아버지만 기뻐한 것이 아니라 종들까지도 작은 도련님이 돌아온 것을 ‘즐거워하’였습니다. 그런데 유독 형이라는 사람만 화가 나 있습니다. 심지어 형은 화가 나서 집에 들어가려 하지도 않았습니다.
기뻐해야 할 때 기뻐하지 않고, 즐거워해야 할 때 즐거워하지 않는 것, 그것이 병든 모습입니다. 다른 사람은 다 기뻐하는데 혼자서만 슬퍼하고, 다른 사람은 다 즐거워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주고 싶은데 자기 혼자서만 화가 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고장난 인간의 모습입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이 슬퍼할 때 슬퍼하지 않고, 혼자서 싱글벙글하는 것도 뭔가 나사가 풀린 것이지 정상은 아닙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기쁜 일이 있을 때 기뻐할 줄 알고, 웃어야 할 때 웃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누가복음 15장에는 세 가지 비유가 나옵니다. 첫 번째가 ‘잃은 양의 비유’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100마리의 양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를 잃어버렸습니다. 주인은 그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기 위해서 온 산과 들을 헤매다가 그 양을 찾았습니다. 잃어버린 양을 찾자 너무 기뻤습니다. 그래서 잔치를 열었습니다. 잃어버린 양을 찾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15:7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늘에서는 회개할 것이 없는 의인 아흔 아홉을 인하여 기뻐하는 것보다 더하리라.” 하나님은 잃어버린 자 하나를 찾는 것을 얼마나 기뻐하시지를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열 드라크마 가운데 하나를 잃었다가 찾았다는 ‘잃은 드라크마의 비유’도 같은 내용입니다. 잃은 것 하나를 찾았을 때 그 기쁨은 나머지 잃지 않은 것을 갖고 있는 것보다 더 기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잃은 아들의 비유(탕자의 비유)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세 비유는 모두 잃었다가 찾은 것 때문에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왜 예수님께서 이렇게 잃었다가 찾은 것으로 인해 기뻐한다고 말씀하셨습니까? 15:1-2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세리와 죄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반가이 맞이하여 그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먹었습니다. 그것이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눈에는 곱지 않게 보인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하는 사람이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그들과 어울리고, 그들을 영접하는 것이 못마땅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너희보다 이런 죄인들이 하나님 앞으로 돌아오면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것이다.’ 하는 것을 이 비유들로 설명해 주신 것입니다. 그들은 하나님 나라의 기쁨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무엇을 기뻐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하늘나라를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으로 기뻐해야 합니다. 세상적인 것으로 기쁨을 삼아서는 안 됩니다. 기쁨의 기준이 세상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우리에게는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때론 우리를 가난하게 하신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우리의 가난함을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부자가 되는 것만이 축복은 아닙니다. 때론 가난도 축복일 수 있습니다. 건강한 것도 우리의 삶에 기쁨을 줍니다. 그러나 때로는 건강치 못한 것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다면 우리는 거기에서 기쁨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12장에 보면 사도 바울은 자신의 병을 고쳐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병을 고쳐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응답해 주십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지금처럼 병을 안고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네게는 은혜다.’ 그런 말씀입니다. 여러분! 이런 말씀이 어디 있습니까? 병이 고침 받고 건강한 몸으로 복음을 전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병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그런 기도의 응답을 들은 사도 바울이 어떻게 했는지 아십니까? 우리 같으면 - 아니 저 같으면 “아니, 하나님! 어떻게 병든 몸으로 사는 것이 은혜입니까?” 하고 따져 물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함이라.”(고후 12:9) 병을 안고 약한 모습으로 사는 것을 기뻐했다는 말입니다. 약한 것 때문에 그리스도의 능력을 덧입어 사는 영적인 기쁨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언제 어느 때에, 무엇으로 인해서 기뻐하고 즐거워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신앙의 지혜이고, 그것을 바로 알아야 영적인 기쁨을 안고 신앙생활할 수가 있습니다. 세상 것으로 기쁨을 삼지 말고 하나님의 기쁨을 내 기쁨으로 삼는 믿음이 되시기 바랍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자! 지금 온 집안은 축제 분위기입니다. 죽었다고 생각되었던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죽었다고 생각되던 옆집 아들이 살아와도 기쁜 일인데, 사랑하는 아들이 돌아왔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습니까? 온 집안에 기쁨이 가득하여 축제분위기입니다. 풍악을 울리고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그 집 하인들과 이웃 사람들 모두 기뻐합니다.
그런데 형이라는 사람만은 기쁘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동생이 살아서 돌아왔다는데 왜 형은 기쁘지가 않는 것입니까?
그것은 동생이 동생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동생은 더 이상 동생이 아닙니다. 경쟁상대일 뿐입니다. 그래서 형은 기뻐할 수 없었습니다. 동생은 집을 나갈 때 자기가 받아야 할 유산을 다 받아 가지고 나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집에 남아 있는 재산은 모두 내가 유산으로 물려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자기 몫을 다 챙겨 가서는 모두 탕진해버리고 돌아온 동생을 받아준다면 집안에 남아 있는 것이 모두 내 것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남아 있는 재산을 또 나누어야 될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그걸 생각하니까 형으로서는 동생이 돌아온 것이 기쁘지가 않습니다. 오히려 화가 났습니다. 30절에서 형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의 살림을 창기와 함께 먹어버린 이 아들이 돌아오매 이를 위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나이다.” 무슨 말입니까? 유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동생이 더 이상 동생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생을 보고 하는 말이 ‘이 아들’ 그렇게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내 동생’이 아니라 ‘당신의 아들’이라는 말입니다. 더 이상 내 동생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아버지의 살림을 다 말아먹어버린 못난 아들로 보일 뿐입니다. 그것은 또한 아버지의 유산을 빼앗아갈 아버지의 아들 중에 하나, 나에게는 경쟁 상대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둘째가 돌아왔다는 것이 기쁠 뿐입니다. ‘나머지 재산을 다시 둘째에게도 나눠 주야 하느냐?’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죽었다가 살아난 아들에게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나 첫째 아들에게는 동생이 죽었다가 살아온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재산에만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 신앙생활하면서 어떤 신앙이 부패해지는지 아십니까? 교회가 언제 교회의 역할을 상실하고 썩어 가는지 아십니까? 생명에 관심을 잃어버리고 세상적인 재물에 관심을 갖게 될 때 신앙이 부패해지고, 생명에 관심이 없어지고 물질과 재산 때문에 갈등이 생겨나면 그 때부터 교회는 썩어갑니다. 예수님의 관심은 온통 생명에 있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면 안식일도 포기할 수 있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면 ‘죄인의 친구’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그래서 세리와 죄인의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서 그들과 함께 먹고 그들과 친구가 되고, 그들과 더불어 사셨습니다.
그런데 고상하다는 당시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생명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하려는데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기에 그들의 신앙이 썩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이 비유를 통해서 생명을 포기한 그들의 신앙적 부패를 질타하고 계신 것입니다. 생명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잊어버리니까 다른 사람이 경쟁의 대상으로 보입니다.
여러분! 신앙에는 경쟁이 필요 없습니다. 신앙은 다른 사람과 경쟁해서 내가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야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에도 경쟁이 없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사랑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사랑받아야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가 사랑하면 됩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에도 경쟁이 필요 없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경쟁심이 우리 마음에 생겨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에게는 기쁨이 없습니다. 기쁨을 빼앗아 가는 가장 큰 적(敵)이 바로 경쟁심입니다. ‘하나님은 나보다 누구를 더 사랑해’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무리 열심히 신앙생활해도 그 신앙생활에는 기쁨이 없습니다. 참된 기쁨을 안고 신앙생활하려면 비교하고 경쟁하는 마음을 없애야 합니다. 그 경쟁심 때문에 집에 있던 형은 기뻐해야 할 잔치 자리 앞에서도 마음에 분이 가득하여 어찌할 줄 몰라 했습니다. 동생을 경쟁상대로 보니까 동생이 동생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형의 잘못된 마음을 바로잡아 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32절입니다. “이 네 동생은 죽었다가 살았으며 내가 잃었다가 얻었기로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는 것이 마땅하니라.” ‘거지꼴이 되어 돌아온 이 아이는 네 경쟁상대가 아니라 네 동생이다. 네 동생이 죽었다가 살아왔는데 어찌 기뻐하지 않을 수 있느냐?’ 그런 말씀입니다.
착실한 것 같은 형을 ‘집안에 있는 탕자’라고 부른 또 하나의 이유는 아버지 곁에 있긴 하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에는 관심이 없고, 오히려 아버지께 불만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29절에 보면 형이 아버지께 이렇게 불만을 털어놓습니다. 지금까지는 가슴에 꼭꼭 담아두었다가 화가 난 김에 평소의 불만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 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하신 일이 없더니.” 이게 평소의 불만이었습니다. ‘왜 나에게는 잔치 한번 안 베풀어 주었습니까? 내가 그렇게 열심히 아버지를 섬겨왔는데 나를 위해서 잔치 한 번 열어주신 적이 있습니까?’ 그 때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것이 다 네 것이 아니냐.” ‘이게 전부 네 것인데 염소 새끼 한 마리 주지 않고 잔치 한번 열어주지 않았다고 그렇게 불만을 가질 이유가 뭐 있느냐?’ 그런 말입니다.
이 형은 지금 아버지 앞으로 되어 있는 모든 것이 자기 것인데도 ‘내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것입니다. 다 내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동생에 대해서도 조금 너그러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형은 그것이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동생이 돌아오면 아버지의 재산을 동생에게 빼앗길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집안에 있는 탕자인 형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풀어 주셨는데, 우리는 은혜에 만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항상 무언가 부족하다고만 생각하며 살아오지 않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좋은 것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시는데 우리는 늘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영적으로 메마르고 궁핍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넉넉하게 주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손에 풍성한 은혜와 복이 주어져 있는데도, 그것을 펴보지 못하고 쪼들리며 궁핍한 삶을 살 때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어떤 젊은이가 대학에 입학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대학에 가면 자동차와 컴퓨터가 필요하니’ 그것을 사 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던 날 아들에게 책을 한 권 선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에게 하는 말이 “얘야, 이 책 속에 네가 필요한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단다.” 그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아들은 이제 대학에 입학했으니 자동차와 컴퓨터를 선물해 주시겠지 그렇게 생각했는데, 달랑 책 한 권을 선물이라고 갖다 주니 마음이 여간 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기숙사에 들어와서 그 책을 방 한쪽 구석에 처박아 놓았습니다. 그렇게 4년의 대학 생활을 마쳤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다 자동차를 끌고 컴퓨터를 갖고 대학 생활하는데, 이 학생은 자동차도 없이, 또 컴퓨터도 없이 그렇게 고생하면서 대학을 마쳤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던 날 아들이 아버지께 서운한 말을 합니다. ‘아버지가 자동차와 컴퓨터를 사주지 않아서 내가 4년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고 섭섭함을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 내가 학교 입학하던 날 ‘이 안에 네가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 있단다’ 하며 준 그 책을 보았느냐?” 그랬더니 아들이 그 책을 구석에 처박아 놓고 한 번도 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가 다시 한 번 ‘그 책을 펴 보거라.’ 그렇게 말해 줍니다. 아들이 기숙사에 돌아와서 4년 전에 아버지가 주신 책을 펼쳐 보니까 그 책갈피에 물품 교환권 두 장과 수표가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자동차 교환권과 컴퓨터 교환권, 그리고 상당한 액수의 수표 한 장이 있었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대학 생활하는데 아무런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자동차 살 돈도, 컴퓨터 구입할 돈도, 그리고 생활할 때 필요한 돈도 넉넉하게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아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듣지 않았기에 아무 것도 받지 못한 사람처럼 4년을 살아야 했습니다.
여러분! 혹 우리는 집안에 있는 탕자가 아닙니까? 신앙생활 잘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 기쁨을 주시는데도 기쁨을 기쁨으로 누리지 못하고 고장난 인간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눈이 세상적인 것과 재물에 어두워져서 동생을 동생으로 보지 못하고 경쟁상대로만 보았던 형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풍성한 은혜와 복을 베풀어 주셨는데,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로 깨닫지 못하고 늘 영적인 기갈 속에서 메말라가는 영혼을 움켜쥐고 살고 있는 우리는 아닙니까?
기뻐해야 할 때 기뻐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물질보다는 생명을 사랑하고 생명에 관심을 갖고 사시기 바랍니다. 또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시는 분임을 믿고 그 은혜를 발견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의 삶에 놀랍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08년 3월 2일 주일 낮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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