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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07-24 19:24

정작 중요한 것을 (7월 24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정작 중요한 것을
본문 - 마태복음 23:23-24

1853-1856년까지 러시아와 프랑스․영국 등의 연합군 사이에 치열한 전쟁이 있었습니다. 흔히 ‘크림전쟁’이라고 불리는 전쟁인데, 그 전쟁이 일어난 원인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것이었습니다. 베들레헴에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서 세워놓은 교회가 있습니다. 그 교회 지하 바닥에는 예수님의 탄생을 알려줬다는 별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150여 년 전에 그 별의 위치를 어디로 하느냐 하는 것을 가지고 그리스 정교회와 로마 카톨릭교회가 대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성지 예루살렘에 대한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것이 있었지만, 별을 어디에 새기느냐 하는 것 때문에 시작된 싸움은 그리스 정교회의 중심에 서 있는 러시아와 카톨릭교회의 중심인 프랑스 사이에 전쟁을 하게 만들었고, 카톨릭교회를 지지하는 영국과 오스만 제국 등이 가세하여 약 2년 반 동안 유럽 전역을 무서운 전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여 세운 교회의 지하 바닥에 별을 어디에 새기면 어떻습니까? 그게 나라와 나라 사이에 전쟁을 해야 할 만큼 중요한 문제입니까? 사소한 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모릅니다.

때로 우리는 신앙생활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사소한 문제에 얽매여서 큰 것을 보지 못하고 본질을 잃어버린 채 신앙생활하고 있는 않나 살펴보아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당시 종교지도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호된 책망의 말씀입니다. 마태복음 23장에는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라고 당시 종교지도자들을 향하여 책망하신 예수님의 책망이 7번이나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네 번째 책망의 말씀입니다.
왜 예수님께서 종교지도자들을 향하여 그렇게 호되게 책망을 하셨습니까? 우리는 그 이유를 23:3절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저희의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저희의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바리새인과 서기관들 - 당시 종교지도자들이 율법을 가르치는 것은 참 잘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말로는 잘 하면서 실제로 자기들의 신앙적인 삶의 모습에서는 자기들이 가르친 대로 살지 못하고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여러 번에 걸쳐 바리새인과 서기관 등 당시 종교지도자들에 대해서 아주 호되게 책망을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예수님 당시 종교지도자들의 신앙생활이 엉망이었다고 생각되십니까? 신앙생활이 엉망이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저주까지 하시면서 그들을 책망하신 것입니까?
아닙니다.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모범적으로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일반 시민들은 감히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습니다.

당시 종교지도자들이 얼마나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는지를 보여주는 성경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가복음 18장에 보면 바리새인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 18:12)
- 그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했습니다. 여러분, 우리 가운데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하는 분이 계십니까?
이건 그들의 신앙생활의 한 단면일 뿐입니다. 그들은 아주 철저하게 신앙생활 했습니다.
- 그들은 하루에 세 번씩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했습니다. 기도할 시간이 되면 하던 일을 모두 멈춰놓고 기도했습니다. 여러분, 하루에 세 번씩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하고 계십니까? 하루에 한 번 새벽기도회에 나와서 기도하는 것도 때론 힘들고, 시간을 정해 놓고 기도한다고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닙니다. 우리 가운데 ‘저도 하루에 최소한 세 번씩은 기도하는데요.’라고 말하고 싶은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루 밥 세끼 먹으면서 식사 기도하니까 말입니다. 1분도 안 걸리는 식사기도 말고, 정말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며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됩니까?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에 몇 번이나, 몇 분 동안이나 기도하십니까? 그런 우리에 비하면 하루에 세 번씩 시간을 정해놓고 기도하는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무척이나 신앙생활을 잘 했습니다.
- 또 그들은 구제하는 일에도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구제했습니다. 구제해 놓고서 ‘구제했다’고 떠벌리고 다니는 것이 문제이긴 했지만, 그들은 참으로 열심히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구제했습니다.
- 오늘 본문에도 나오는 것처럼 그들은 십일조 생활을 철저하게 했습니다. 오늘 본문에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까지 참 열심히 잘 드리는구나!” ‘박하’는 유월절 쓴 나물의 양념으로 많이 쓰이는 독특한 향내를 지닌 채소를 말합니다. ‘회향과 근채’는 미나리과에 속한 식물로 미나리 비슷하게 생긴 채소입니다. “박하와 회향과 근채”는 이스라엘 농작물 중 아주 사소한 수확물입니다. 그들은 채소와 같이 사소한 것이 생기면 어김없이 십일조를 드렸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십일조를 어떻게 드리십니까? 소득의 정확한 십일조를 하십니까? 대부분의 경우 십일조 생활을 잘 한다고 하는 사람들조차도 봉급을 타면 세금 빠져나가고 내 손에 들어온 것 가운데서 십일조를 합니다. 그런데 원래는 빠져나갈 것 빠져 나가기 전의 소득으로 십일조를 드리는 것이 정확한 십일조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정확한 십일조를 하는 것도 힘들어할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 - 예수님 당시의 종교지도자들은 그런 소득은 물론이고 옆집에서 채소 한 묶음만 가져다주어도 그것에서 십일조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향하여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의 십일조를 드리지 않느냐?”고 말씀하신 의미가 바로 그것입니다. 작은 소득 하나 - 채소 한 묶음까지도 그들은 철저하게 십일조 생활을 했습니다. 뭔가 작은 것 하나 생기면 어김없이 십일조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금식하고, 기도하고, 구제하고, 십일조 철저하게 하고, 말씀 배우는 것 열심 했던 그들을 향해서 왜 예수님께서는 “화 있을진저”라고 호통을 치면서 책망을 하셨을까요? 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이어서 나옵니다. “너희가 박하와 회향과 근채와 같은 지극히 작은 것까지 십일조를 드리면서 참으로 열심히 신앙생활 한다고 하는데, 왜 십일조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와 인과 신은 버렸느냐?”
그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신앙생활은 참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도 존경스러울 만큼 열심히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그런 열심 있는 신앙생활은 모두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그들의 마음에는 신앙인의 가장 중요한 기본적인 요소들이 다 빠져 있었습니다. 그게 뭡니까? ‘의(義)와 인(仁)과 신(信)’입니다.

‘의’라는 말의 성서언어(헬라어)는 ‘크리시스’(κρἰσις)인데, 이 말은 ‘정당하고 공정한 삶’의 모습을 나타낼 때 쓰이는 말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올바른 모습, 하나님께서 보실 때에 정말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인간관계를 말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하나님 앞에서나 다른 사람 앞에서 공정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들에 요구하시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공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잣대를 들이댈 때에는 관용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적용할 때에 엄격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둘 다에게 공정해야 합니다.
특별히 권력자들에게는 공정성이 더욱 요구됩니다. 한 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됩니다. 스가랴 7:9-10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진실한 재판을 행하며 피차 인애와 긍휼을 베풀며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와 궁핍한 자를 압제하지 말며 남을 해하려 하여 심중에 도모하지 말라.”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압제하려 하거나 그들의 눈에서 눈물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의를 행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십일조를 드리고 매일같이 예배를 드린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그들의 제물과 예배를 받지 않으십니다. 아모스 시대의 이스라엘 권력자들이 그랬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서너 가지 죄로 인하여 내가 그 벌을 돌이키지 아니하리니 이는 저희가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궁핍한 자를 팔며 가난한 자의 머리에 있는 티끌을 탐내며 겸손한 자의 길을 굽게 하며 부자가(아버지와 아들이) 한 젊은 여인에게 다녀서 나의 거룩한 이름을 더럽히며.” 그들은 가난한 자의 머리에 있는 티끌조차 빼앗는다고 말할 정도로 권력을 이용해서 약한 사람들을 압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열심히 신앙생활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매일 아침 희생 제사를 드렸고, 3일에 한번씩 십일조를 드렸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참으로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참으로 경건하게 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향하여 너희가 반드시 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우리는 남들보다 조금 더 가지고 있는 것을 가지고 하나님과 사람 앞에 부끄럽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권력이 주어졌다면 그 권력이 공정하게 사용되도록 해야 합니다. 내게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은 재산이 있다면 그것도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실 때 공정하다고 판단되게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맡은 직분으로 일할 때에도 공정하게 일해야 합니다. 내 욕심과 명예욕 때문에 한 쪽으로 치우치면 안 됩니다. ‘모든 일을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공정하게 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합니다.
직장에서 일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공정한 것인가를 물어야 합니다. 왜곡되고 편향된 마음이 아닌 공정성을 삶의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공정할 수 없습니다. 내 감정에 따라 판단하고 내 욕심에 찌든 기준을 따라 행동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면 절대로 공정한 생각이나 판단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나는 공정하게 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은 공정한 것이 아니라 잘못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나의 결정이나 행동 때문에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거나 피해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히 하나님의 일을 할 때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늘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우리 자신을 세워야 합니다. 하나님 말씀의 가르침을 따라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거기에 공정성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공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말씀 하나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기독교 황금률입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 내가 한 이 행동을 다른 사람이 했을 때 나는 어떠하겠는가?
- 내가 하려고 한 행동을 다른 사람이 나에게 했을 때 나는 기쁘게 그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이스라엘의 종교지도자들은 ‘인’을 버렸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인(仁)이라는 말은 성서언어(헬라어)로 ‘엘레오스’(ἔλεος)라는 말인데, 공동번역 성경에서는 ‘자비’라고 번역했습니다. 이 말은 특히 연약하고 병들고 궁핍한 사람에게 더욱 친절하고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사랑으로 사람들 사이에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런 사랑에 힘입어 우리가 서로 사랑함으로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가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 계명도 그것 아닙니까?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줄 알리라.”(요 13:24-25)

하나님은 우리의 그 어떤 신앙적인 행위보다도 우리의 삶에서 서로 사랑하면서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삶이 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수님의 책망을 받았습니까? 겉으로는 신앙생활 잘 한다고 하면서 자기들보다 신앙생활 조금 못한다고 생각하면 업신여기고 멸시했습니다. 자기들이 만든 규례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 가차 없이 죄인이라고 낙인찍어버리고 미워했습니다. 이방인, 세리, 죄인, 창녀 등을 멸시하고 미워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면서도 하나님께 저주받은 사람이라고 멸시했습니다. 그러니 그런 마음으로 구제한들 어찌 그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구제가 되겠습니까? 사람들을 미워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데 어찌 하나님께서 그런 사람들의 기도를 들어주시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 만한 일이 있는 줄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복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
여러분,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예물을 드리는 것이 더 중요합니까? 이웃이나 형제와 화해하고 화목 하는 것이 더 먼저입니까?
마태복음 5장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말씀대로 한다면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 예물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아름다운 관계입니다. 아무리 경건하게 예배를 드린다 하더라도 아직도 내 마음 속에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 그리고 그 사람과 화해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받지 않으십니다. 아무리 많은 헌금을 하나님께 드린다 하더라도 교회 안에서 얼굴조자 보기 싫은 사람이 아직도 있다면 그 많은 헌금이 결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하나님 앞에 바른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께서 향기롭게 받으시는 예물을 드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먼저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원망 들을 만한 일이나 불편한 관계, 미운 사람이 우리에게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어야 합니다.

가정도 그렇구요, 교회도 그렇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 사랑이 식어지고 관계가 불편하면 모든 삶이 불편합니다. 정상적일 수가 없습니다. 부부싸움하고 나서 예배드리면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부부싸움하고 난 후에 기도하면 기도가 제대로 됩니까? 교회에 오면 눈에 미운 사람이 보이면 속이 뒤집어지는데 어떻게 하나님께 진실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신앙생활을 잘하기 위해서는 미운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사람 사이에 불편한 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내 생각과는 서로 다르고 내 마음과는 다른 모습의 사람이 있어도 주님의 사랑으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납할 때에 가족공동체나 교회공동체가 아름다운 공동체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향내 나는 산제사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은 모자란다고 책망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모자람을 용납하여 내가 대신 채워주는 것입니다.
사랑은 잘못했다고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허물을 용서하고 그것을 함께 가슴아파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그로 인해서 내 마음이 아플지라도 화를 내지 않고 그의 입장에 서서 그를 이해해 주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와 가정이 이런 교회 - 이런 가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 차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우리의 인생이 행복해지고, 우리 가정이 행복해지고, 우리 교회가 행복해지는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세 번째로 이스라엘의 종교지도자들은 신을 버렸습니다. ‘신(信)’이란 말은 ‘믿음’이라는 말입니다. 믿음이라는 말의 헬라어 ‘피스티스’(πἰστις)에는 ‘충성’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을 위해서 충성하는 것입니다. 군인들에게 충성은 생명을 다 바쳐 싸우는 것입니다. 나라를 위해서, 자신이 섬기는 왕이나 장군을 위해서 생명을 바쳐 싸우는 것을 충성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보여야할 믿음의 모습도 바로 이런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 다하는 순간까지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군인이 자신을 위해서는 싸우는 군인은 없습니다. 우리 십자가의 군병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분인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오직 하나님께만 생명을 걸고 충성하는 것,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서 일하는 것, 그게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왜 예수님께 책망을 받았습니까? 십일조를 철저하게 드리고 열심히 기도하고 금식한다고 하면서 그 모든 것이 다 자신을 위해서였습니다. 십일조 잘 드린다고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싶어 했고, 금식한다는 것을 일부터 드러내서 사람들로부터 경건한 사람이라고 칭찬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싶어서 하루에 세 번씩 기도할 때에도 큰 길가에 나와서 큰 소리로 기도했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구제하고서는 ‘내가 아무개를 도와주었다’고 떠벌리며 다녔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진실한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은 그들과 달라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구제할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고, 기도할 때에는 골방에 들어가서 은밀하게 하나님께 기도하고, 금식했을 때에는 얼굴에 기름을 발라 금식한 표시를 내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하면 하늘에서 상이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교회의 일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사람들에게 칭찬받으려는 생각을 버리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하늘에서 주어지는 상급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아무리 큰 일을 했다 하더라도 우리의 섬김을 통해서 영광을 받으실 분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입니다. 그게 믿음이고 그게 충성하는 것입니다.
만일 내가 칭찬을 받고 내가 영광을 얻고, 내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사람아!” 우리 교회 믿음의 식구들 가운데는 이렇게 책망 듣는 분이 하나도 없기를 바랍니다. 다 하나님께 충성하고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일하고 섬기심으로 하나님께 칭찬받는 일꾼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열심히 신앙생활 한다고 하면서 정작 중요한 공정함과 사랑과 믿음을 잃어버린 사람을 예수님을 이렇게 비유하고 있습니다. “소경된 인도자여!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약대는 삼키는도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신앙생활은 어떻습니까? 하루살이와 같이 사소하고 하찮은 것에는 굉장히 신경을 쓰면서도 약대와 같이 크고 정작 중요한 일에는 실패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물론 사소한 것에 관심 없이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이것도 행하고 저것도 버리지 말아야 할지니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신앙과 삶에서 크고 작은 모든 삶에서 - 사소하거나 중요하거나 간에 모든 삶에서 하나님 마음에 기쁨이 되는 모습이기를 원하십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서 정작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늘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교회에서 일할 때에도, 가정이나 직장에서 일할 때에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신앙인답게 살기 위해서는 늘 이렇게 물어야 합니다.
- 내가 하는 이 일은 공정한 것인가? 사사로운 개인의 감정이 앞서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는 일인가?
- 내가 하는 이 일은 하나님과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는 것인가?
- 내가 하는 이 일이 믿음에 어긋나는 것은 아닌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내가 칭찬받고 내가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에서 하는 것은 아닌가?

여러분, 이런 물음이 우리의 거울이 되어서 우리의 신앙과 삶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2005년 7월 24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