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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3-19 10:24

변화된 한 여인을 보라(1) <3월 19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변화된 한 여인을 보라(1)
본문 - 요한복음 4:28-30, 39

미국의 정신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캇 펙(M. Scott Peck) 박사가 쓴 “아직도 가야 할 길”(The Road Less Travelled)이란 아주 좋은 책이 있습니다. ‘뉴욕타임즈 북리뷰’가 최장수 베스트셀러로 선정했고,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책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꼭 한번 읽어보아야 할 책입니다. 그 책은 그가 정신과 의사로 수많은 환자를 상담했던 임상 경험을 토대로 쓴 것입니다.
그가 만나 상담했던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는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큰 위기를 만나 마치 인생의 마지막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게 내 인생의 막다른 골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스캇 펙 박사는 막다른 골목과 같은 처지에 놓였다 하더라고 그게 결코 끝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때론 절망의 벼랑 끝에 서 있는 것 같을지라도, 바로 그 순간에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캇 펙 박사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의 후속편으로 또 한 권의 책을 썼는데, 그 제목이 “끝나지 않은 여행”(The Unending Journey)입니다. 그 책을 다 읽어보지 않는다 하더라도 제목을 통해서 우리는 스캇 펙 박사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복잡하기도 하고 때로는 힘겹기도 하지만 여전히 여행 중이라는 것입니다. 나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누군가와 더불어 여행을 하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고생하기도 하고 너무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기도 하지만 목적지가 아직 남아 있는 한 우리는 계속 여행을 합니다. 인생도 그와 같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에 이를 때까지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계속 여행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이 때로는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앞이 보이지 않을 때일지라도 그것으로 우리 인생의 여행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우리 앞에는 가야할 길이 있고, 우리는 끝나지 않은 여행을 계속해 가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에 이르는 그 순간까지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등장하는 한 여인은 삶은 말 그대로 인생의 벼랑 끝에 내몰린 절망적인 상황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여인이 그런 벼랑 끝의 인생에서 희망과 기쁨을 회복하고 활기 있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여인이 바로 사마리아 ‘수가’라는 동네에 사는 여인입니다.

우리는 사마리아 수가성 여인과 예수님의 만남을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그 여인이 살고 있는 사마리아에 대한 전이해가 필요합니다. 사마리아는 주전 870년경에 북 이스라엘의 왕인 오므리가 세멜이라는 사람에게는 은 두 달란트를 주고 산 땅입니다. 그리곤 그 원 주인의 이름을 따라 ‘사마리아’라고 붙이고서 북 이스라엘의 수도를 그 사마리아로 옮겨왔습니다. 그 후 주전 721년 북 이스라엘이 앗수르에 의해서 멸망당하면서 사마리아는 치욕의 땅이 되고 말았습니다. 앗수르가 정책적으로 사마리아를 혼혈인들이 사는 지역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혈통을 중시하던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의 피가 섞여 혼혈인이 된 사마라아 사람들을 이방인처럼 취급했습니다. 그들과 얼굴을 마주치는 것조차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위쪽 지방 갈릴리에서 남쪽 유대에 있는 예루살렘을 가려면 사마리아 지방을 통과해서 가면 가는 길이 쉽고 가까운데, 사마리아 사람들이 싫어서 빙- 돌아서 요단 계곡을 따라 가거나 요단강 건너편으로 멀리 돌아가곤 했습니다. 사마리아를 통과해서 가면 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 보통 3일 정도 걸립니다. 걸어서 가야하니까요. 그런데 요단 동편으로 돌아가면 약 6일 정도 걸립니다. 배나 멀리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와 사마리아 사람들이 싫어서 일부러 먼 길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우리의 지형으로 한다면 전주에서 서울을 가려면 대전 쪽으로 가면 쉽고 빠른데, 대전이나 충청도가 싫다고 대구로 해서 경북 영주와 강원도 원주로 빙 돌아 서울로 갔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와 사마리아 사람들을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본문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는 요한복음 4:3-4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유대를 떠나사 다시 갈릴리로 가실새 사마리아로 통행하여야 하겠는지라.” “사마리아로 통행하여야 하겠는지라”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어떤 목적이 있어서 꼭 사마리아를 지나서 가셔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일부러 사마리아로 들어가신 것입니다.
사람들이 다 가기 싫어하는 그 길을 일부러 가시려는 의도가 무엇이겠습니까? 거기에 하나님의 뜻을 이룰 뭔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이 다 저주하고 싫어하는 십자기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에 올라가 죽으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거기에 당신을 통해서 이루실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래서 그 은혜로 우리가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라 믿음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가기 싫어하지만 우리는 믿음으로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믿음 때문에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좁은 길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마 7:13-14)
우리가 가야할 좁은 길이 있습니다. 좁고 협착하여 사람들은 가기 싫어하지만 주님의 제자인 우리는 일부러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할 길이 있습니다. 그것을 성경은 ‘좁은 길’이라고 말합니다.
여러분, 내가 예수를 믿지 않고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면 가지 않아도 되지만 예수를 믿기에 가야할 길이 있습니다. 예수를 믿기에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예수를 믿기에 다른 사람은 다 편히 가려고 해도 일부러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라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주님처럼 우리가 마땅히 가야할 길을 가는 믿음의 성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일부러 들어간 사마리아 수가성에서 예수님은 한 여인을 만났습니다. 때는 가장 햇볕이 뜨거운 낮 12시 정도 되었을 때입니다. 6절에 “때가 제 육시쯤 되었더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그 때가 바로 낮 12시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 때는 날씨가 너무 덥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밖으로 나다니지 않고, 집에서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에 여자가 밖으로 돌아다닌다는 것은 남자를 유혹하려고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그 뜨거운 때에 수가성 야곱의 우물에 도착했고, 예수님의 제자들은 먹을 것을 구하러 동네에 들어갔습니다. 그 때 한 여인이 물을 길러 예수님께서 쉬고 계신 야곱의 우물로 나왔습니다. 물론 그 여인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는 야곱의 우물에서 물을 길어가기 위해서 온 것입니다.
그러면 왜 그 여인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 그 시간에, 더구나 남자를 유혹하러 다닌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있는 그 시간에 물을 길러 나왔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우리는 그 대답을 그 여인과 예수님의 대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물을 길러 야곱의 우물에 도착한 여인은 한 유대인이 우물 곁에 앉아서 쉬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녀는 아마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같은 사마리아 사람이라면 창피할 텐데, 어차피 자기와 같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멸시하고 무시하던 유대인이었기 때문에 그러러니 하고 우물에서 물을 길러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유대인이 여인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여보시오. 나에게 물을 좀 줄 수 있겠소?” 여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 사람들을 멸시하기에 말을 걸어오는 것은 고사하고 만나는 것조차 꺼리고 있는데, 그 남자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것입니다. 더구나 자신은 여자이고 그분은 남자인데 말입니다. 그러면서 여인과 예수님 사이에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수가성 여인은 예수님을 만남으로 완전히 변화된 새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과 수가성 여인의 만남은 예수님의 의도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사마리아 땅으로 가기를 싫어하는 데 예수님께서 굳이 거기로 가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 여인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깊은 절망에 빠져 있는 한 여인을 만나 그에게 새로운 인생과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시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바로 그것입니다. 채찍에 맞아 피를 흘리고 사람들의 놀림거리가 되면서도 그 멸시를 참으시고 결국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의 구세주가 되셔서 인생의 깊은 절망 가운데서 신음하며, 생명을 잃어버린 채 지옥을 향해 가고 있는 우리를 만나셔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도 우리의 형편이 어떠하든지 예수님을 만나야 합니다. 예수님을 만나야만 우리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 곁에 다가오시고, 우리가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할 그 때에 우리에게 말을 걸어와 영원한 생명을 선물로 주십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그 여인도 처음부터 예수님을 메시야로 알아보았던 것이 아닙니다. 9절에 보면 “당신은 유대인으로서 어찌하여 사마리아 여자 나에게 물을 달라 하나이까?”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이 여인은 예수님을 단순히 유대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밖에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민족을 멸시하고 상종하는 것조차 꺼리는 그런 유대인으로 본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대화를 하면서 그의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12절에서 여인이 그렇게 묻습니다. “당신이 야곱보다 더 크니이까?” ‘유대인과 사마리아 사람의 조상인 야곱보다 당신이 더 크신 분이란 말입니까?’ 그리고는 14절에서 예수님께서 당신을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을 주시는 분”으로 소개하자, 15절에서 “이런 물을 내게도 주소서.”라고 대답합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예수님이 뭔가 다른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야곱보다 훨씬 위대한 분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위대한 성자 가운데 한 분으로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울 때에 예수님을 석가모니나 소크라테스와 같은 위대한 성인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생을 소유하고 믿음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정도에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요즘 우리 기독교계에서 ‘다빈치코드’라는 영화를 국내에서 상영해서는 안 된다고 상영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문제를 일으켰던 댄 브라운(Dan Brown)의 책 ‘다빈치코드’를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기독교계에서 ‘다빈치코드’라는 책과 그 영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그 내용이 성경이 증언하고 있는 것과 너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빈치코드’라는 책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역사적인 사실을 증명해주는 것처럼 기록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독교는 4세기 로마 로마황제였던 콘스탄틴 대제가 로마 통합을 위해서 만든 종교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 때까지 예수님은 단지 선지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었는데 콘스탄틴 황제가 자신의 정치적인 목적 때문에 신으로 추대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막달라 마리아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고,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막달라 마리아를 너무 사랑하니까 예수님의 제자들이 그것을 질투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에도 이 막달라 마리아가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우리와 똑같은 인간, 그러나 우리보다는 좀 더 위대한 인간 정도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 시각에서 소설을 쓰다 보니 성경의 내용과는 엄청나게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고 만 것입니다. 그런데 그 책이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읽어봐야 전혀 유익하지 않는 책입니다.

간혹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 가운데도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우리에게 좋은 말씀을 전해주었던 훌륭한 성인 가운데 한 분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교회는 다니고 있을지 몰라도 신자는 아닙니다. 신자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요, 그분이 내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그분 때문에 우리가 영생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믿는 사람입니다. 단지 석가모니나 공자와 같이 위대한 성인 가운데 한 사람 정도로만 인식한다면 그건 신앙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수가성 여인도 예수님을 ‘야곱보다 더 위대한 사람’ 정도로만 알았다면 그의 인생은 새롭게 변화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가성 여인은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19절에 보면 “주여, 내가 보니 선지자로소이다.”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을 향하여 선지자라고 고백한 것입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줄 수 있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은 수가성 여인은 “당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면 그 물을 내게도 좀 주십시오.” 그렇게 말합니다. 그런 물만 얻을 수 있다면 매일 같이 물을 길러 나오는 수고를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전혀 엉뚱한 말씀을 하십니다. “가서 네 남편을 불러 오라.” 그 말씀을 듣자 여인은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생애를 가장 힘들고 어렵게 만든 문제가 바로 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꼬이게 만든 것이 남편의 문제였습니다. 그 문제만은 피해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합니다. “제게는 남편이 없습니다.” 실제로 남편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한 것이 아닙니다. 그녀에게는 지금 남편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남편을 남편이라고 말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본문 17-18절에서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그녀에는 다섯 명의 남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섯 번째 남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왜 그 여인은 그렇게 많은 남편이 있었을까? 그 여인이 바람둥이이거나 창녀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성경은 정확하게 그 이유를 밝혀주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이렇게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 보면 ‘시형제결혼법’ 또는 혹은 ‘형사취수법’(levirate law)이란 것이 있습니다. 형이 결혼을 했는데 자식이 없이 죽으면, 그 동생이 형수를 아내로 맞아들여 형을 대신해서 아이를 낳아야 합니다. 그 때 낳은 아이는 둘째의 아이가 아니라 죽은 형의 아이가 되는 것입니다. 만일 둘째가 형수를 아내로 맞아들였는데, 그도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으면 셋째가 그 형수를 아내로 맞아들여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수가성 여인은 그런 제도의 희생양이었습니다. 다섯 명의 형제와 결혼했는데 다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여섯 번째 동생과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여인을 바라본 주위의 시선이 어떻겠습니까? 모르긴 몰라도 ‘저 여편네는 남편 잡아먹는 귀신이야’ 그런 수군거림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저 여자와 결혼하기만 하면 남편들이 다 죽고 맙니다. 정말로 남편 잡아먹는 귀신과 같습니다. 그러니 누군들 그 여인과 가까이 하려고 하겠습니까? 남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게 모든 여인들의 소망입니다. 수가성 이 여인이라고 그런 소망이 없겠습니까? 그런데 결혼하기만 하면 다 죽어버립니다. 참으로 가슴을 치고 통탄할 일입니다. 그런데 주위에서는 자꾸만 ‘남편 잡아먹은 귀신’이라느니, ‘여자가 대가 쎄서 남자들이 죽어나가는 거야’ 그런 소리가 들리니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또 뭐라고 자기를 보고 수군거릴지 무서웠습니다. 미쳐버릴 것만 같은 절망감이 그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지금 여섯 번째 남자와 결혼해 살고 있지만, 이 남편도 언제 죽을지 모릅니다. 그러니 내 남편이면서도 내 남편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차라리 ‘나에게는 남편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합니다. 그래서 “남편을 불러 오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자, “저에게는 남편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여인의 형편을 다 알고 게셨습니다. ‘너 전에 다섯 명의 남편이 있었지? 그리고 지금 여섯 번째 남편과 살고 있지? 그런데 그도 언제 죽을지 몰라 네 남편이라고 말할 수 없지?’ 아무도 자기의 사생활을 예수님께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너무 정확하게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가성 여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여 내가 보니 당신은 정말로 선지자이십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계시를 받지 않았다면 당신이 나에 대해서 그렇게 소상하게 알지 못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예수님 앞에 우리 자신을 절대로 감출 수 없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수가성 여인이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감추기 위해서 ‘내게는 남편이 없습니다.’라고 말해도 주님은 다 아셨습니다. 우리가 사람들 앞에 드러내고 싶지 않은 - 감추고 싶은 개인적인 비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알려지면 창피하고 부끄러워 얼굴조차 들 수 없는 부끄러운 과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감출 수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 앞에는 감출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머리털까지도 세신 하나님, 우리의 마음 깊은 곳을 통찰하시는 하나님 앞에 감출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람들에게는 감추고 싶은 것이라 하더라도, 드러나면 마음에 상처가 되고 부끄러운 것이 된다 하더라도 하나님 앞에는 다 드러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앞에 드러내 놓으면 하나님께서 상처 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시고 치유해 주십니다. 하나님 앞에 드러내 놓지 않으면 하나님께서도 치료하지 않으십니다. 내 안에 감추어 놓으면 하나님께서도 그것을 어루만지지 않으십니다.

수가성 여인은 예수님을 선지자로 아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 29절에 보면 “그리스도”라고 고백합니다. 메시야라는 말입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메시야가 오셨다고 소리쳤습니다.
가장 가슴 아픈 남편의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여인이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당신이 선지자라면 어디서 하나님께 예배드려야 하는지 아시겠네요?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드려야 한다고 하고 우리 조상들은 이 그리심산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하는데, 누구의 말이 맞습니까?”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배는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하나님께서는 어떤 장소에서 예배드리느냐를 보시지 않고 얼마나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느냐를 보신단다. 그러기에 예배하는 자는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려야 한다.”
여인이 다시 말합니다. “메시야 곧 그리스도가 모시면 그렇게 되겠지요.”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여인이여, 네가 기다리는 메시야가 곧 나란다. 내가 메시야란다.”

수가성 여인은 지금 메시야와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쩐지 보통 분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자신이 메시야라고 말씀하시자, 여인은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 맞아. 이분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렸던 메시야로구나!” 그리고는 물동이를 버려두고 마을로 뛰어 내려갔습니다. 마을로 가서는 “내가 메시야를 만났노라”고 소리쳤습니다.
드디어 그 여인은 진정으로 구원자를 만나 것입니다. 단순히 유대인인줄로만 알았을 때와 ‘야곱보다 더 큰 위대한 사람’으로 알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감격이 가슴 깊숙이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물을 길러온 본래의 목적은 잊어버리고 물동이를 버려둔 채 마을로 내려가 “내가 메시야를 만났다”고 소리쳤던 것입니다.

메시야를 만나고 보니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이제까지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죽는 것보다 싫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활동하지 않는 뜨거운 낮 12시에 물을 길러왔습니다. 사람들을 만나면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가 자꾸만 상처가 되어서 힘들어질 뿐이었기에 사람들을 일부러 피해 다녔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고 보니, 생명을 구원하신 메시야를 만나고 보니 그런 두려움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만나고 계십니까? 오늘 이 예배의 자리에 와서 여러분은 누구를 만나고 가시렵니까? 우리의 생명을 살리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이 변화되지 않습니다. 교회당에 와서 사람만 만나고 가면 영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영혼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가슴 깊이 숨겨져 있는 두려움과 불안의 문제도 풀려지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을 두렵게 만드는 죽음의 문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메시야요 그리스도이신 주님을 꼭 만나시기 바랍니다. 주님을 만나면 영혼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주님을 만나면 삶의 문제가 해결됩니다. 주님을 만나면 가정의 문제도 해결됩니다. 주님을 만나면 우리를 두렵게 하고 불안하게 만드는 모든 것에서 자유함을 얻고 기쁨을 누리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아무리 삶이 우리를 힘들게 한다 할지라도 꼭 주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아니, 그럴수록 주님을 만나야만 합니다. 그러면 깊은 수렁과 같은 절망에 앉아 있을지라도 희망의 빛이 우리의 영혼과 삶에 비춰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로 인해서 상처 받고 괴로워하던 모든 것에서 자유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은혜가 오늘 이 예배에 참석하여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우리 모든 성도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2006년 3월 19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