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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04-16 14:40

아담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4월 16일 부활주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아담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본문 - 고린도전서 15:20-22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알려진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란 소설이 있습니다.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보는 어른들의 세상을 고발한 것이기도 합니다. 거기에 보면 어린왕자는 자신이 살던 소혹성 B612호를 떠나 지구에 도착하기까지 여러 별들을 방문하게 됩니다. 어린왕자는 그 별들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의 모습을 봅니다.

첫 번째 별에서 어린왕자는 한 왕을 만나게 됩니다. 그 왕은 모든 것을 자기 신하로 삼고, 자기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도록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다스림을 받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그 별에는 그 왕 외에는 아무도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그저 자기 혼자 명령하고 자기 혼자 무언가를 다스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왕은 남 위에 군림해야 직성이 풀리는 권위적인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지배를 받으면 실패한 사람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남에게 명령하고 남에게 호령해야 성공한 사람으로 존경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으려 합니다. 나 홀로 외로이 호령하고 군림할 뿐입니다.

두 번째 별에서는 자기를 칭찬하는 말 외에는 어떤 말도 듣지 않으려는 허풍쟁이를 만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장 미남이고, 가장 옷을 멋있게 입고 있고, 가장 부자이고, 가장 똑똑하다는 말만을 듣고 싶어 할 뿐, 그 어떤 말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허풍쟁이가 살고 있는 별에도 그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완전히 자기도취에 빠져 있는 사람을 만난 것입니다.
이 허풍쟁이는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안달하는 현대인의 슬픈 모습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남들 앞에서는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인 양 허풍을 떨어대야 직성이 풀리는 현대인들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칭찬받기만을 갈망할 뿐 서로를 칭찬해 주지 않기 때문에, 아무에게도 칭찬받지 못하고,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채 외로이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행복하다고 외칩니다.

세 번째 별에서는 한 술꾼을 만납니다. 그는 손에 술병을 쥐고 삽니다. 어린 왕자가 그에게 ‘왜 술을 마시느냐?’고 묻자 그 술꾼은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고 대답합니다. 어린 왕자가 다시 ‘혼자 있는 별에서 무엇이 부끄러운가?’를 묻자 이번에는 ‘술을 마시는 것이 부끄러워 술을 마신다.’고 대답합니다. 그는 술을 마시는 것이 부끄러워 또 다시 술을 마시고, 그것이 부끄러워 또 다시 술을 마십니다.
이 술꾼은 죄책감과 우울증에 빠져있는 현대인을 고발하는 있는 것입니다. 죄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계속해서 또 다시 죄에 빠져버린 나약한 인간입니다.

네 번째 별에서는 우주에 있는 5억 개의 별이 모두 자기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매일 그 별을 세고 또 세고 있는 한 상인을 만납니다. 자신은 5억 개의 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부자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 별들 가운데 어느 것 하나 가 본적이 없습니다. 그저 책상에 앉아서 매일 같이 자기의 별이라고 생각하는 그 별들을 세고 있을 뿐입니다. 5억 개의 별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 상인에 비해 어린왕자에게 있는 것이라곤 목에 두른 머플러와 손에 가진 장미꽃 한 송이가 전부였습니다. 그럼에도 어린 왕자는 행복했습니다. 그런 어린왕자는 5억 개의 별을 자신의 것이라고 매일 세고 있으면서도 행복하지 않는 어른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상인은 물질 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현대인을 고발한 것입니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해야만 행복할 수 있는 것처럼, 자꾸만 자기 손 안에 움켜쥐려고만 하는 현대인, 뭔가 내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있어야 마음을 놓을 수 있는 현대인, 그러나 사실을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빈곤에 빠진 현대인을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것을 내 손에 쥐고 있다 하더라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내 손에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고 패배자 같아 보입니다. 어린왕자처럼 머플러 하나와 장미 꽃 한 송이만 가지고도 행복할 수 있는데도, 5억 개가 아니라 6억 개 7억 개라도 더 가지려고 하지만 여전히 행복해 하지 않는 불쌍한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다섯 번째 별에서는 가로등을 켜는 사람을 만납니다. 저녁이면 가로등을 켰다가 아침이 되면 가로등을 꺼야 합니다. 그런데 그 별은 아주 작은 별이어서 일분에 별이 한 번씩 자전을 합니다. 그래서 30초마다 가로등을 켰다가 꺼야 합니다. 하루에 무려 1,440번이나 가로등을 켜고 꺼야 합니다. 그는 그 일에 매달려서 쉬고 싶어도 쉬지 못하고 가로등 끄고 켜기를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이것은 일에 쫓겨 쉼과 평안을 잊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인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너무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을 돌볼 틈도 없습니다. 그리고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안위를 합니다. 그들에게는 건강을 돌볼 틈도 없을뿐더러, 심지어 영적인 삶과 안식을 위해서조차도 시간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바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바쁜 것이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자신의 건강이나 가족조차도 돌볼 틈이 없을 만큼 바쁘면 그것은 죄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주일에 예배드릴 수도 없을 만큼 바쁜 것은 우리의 영적인 생활이 파괴되는 것이고, 우리의 영이 병들어갈 뿐입니다.

여섯 번째 별에서는 한 지리학자를 만납니다. 그는 커다란 별에 살고 있지만 단 한 번도 그 별을 탐사해 본 적이 없이 그저 책상에 앉아서 이론에만 집착합니다. 논리적으로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본 적이 없는 학자입니다.
이 지리학자는 현실과 동떨어진 머리만을 갖고 살아가려 하는 현대인을 상징합니다. 현대인들은 수많은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머리만 있을 뿐 삶의 현장이 없습니다. 냉철한 머리로 비판하고 논리를 내세우지만, 뜨거운 가슴도 없습니다. 많이 아는 것이 성공한 것처럼, 또는 많이 아는 것이 행복한 것처럼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대학생은 많고 대학에 들어가는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 사람보다 많은데도 우리 사회는 더 죄악이 만연합니다.

그 지리학자는 어린왕자에게 지구라는 별에 가보라고 권합니다. 그래서 어린왕자는 마지막으로 지구를 방문합니다. 지구에 와 보니 지금까지 6개의 별을 순회하면서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지구에 다 있었습니다. 그리고 6개의 별에서는 단 한 사람씩만 만났는데, 지구에는 그런 사람들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111명의 왕이 있었고, 7,000명의 지리학자가 있었습니다. 90만 명의 상인과 750만 명의 술주정뱅이가 있습니다. 가로등을 켜는 사람만도 46만 명이 넘었고, 허풍쟁이는 무려 3억 명이 넘었습니다. 그런 어른들이 지구에 20억 명이나 되었습니다.
결국 어린왕자를 통해서 생텍쥐페리가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이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어른들이 그 6종류의 사람 가운데 하나에 해당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어느 별에서 만난 사람입니까?
세상에는 자기만의 성을 쌓아놓고 그 안에서 왕 노릇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누군가를 지배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높은 곳을 향해서 끊임없이 달려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끝에서 만나는 것은 행복이나 보람이 아니라 허무감과 절망뿐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포장하여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인기를 얻으려고 합니다.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인정을 많이 받을수록 행복하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 속에는 또 다른 공허감이 물밀듯 밀려올 뿐입니다. 거기에는 참된 행복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별에서 만난 술꾼처럼 죄책감과 허무감을 잊기 위해서 술과 세상적인 쾌락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술과 세상적인 쾌락은 빠져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 괴롭고 더 허무할 뿐입니다. 그래서 자꾸만 그것을 반복하게 되고, 결국 술과 쾌락에 중독된 노예가 되고 맙니다.
물질에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더 큰 집에 살고,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 더 좋은 자동차를 타야만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움켜쥐기 위해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행복은 많이 가지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왕자처럼 머플러 하나와 장미꽃 한 송이만 있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죽자 살자 일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이 열심히 일해야만 가족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일에 중독되어 살아갑니다. 그러나 가족의 행복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어다 주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난하지만 알콩달콩 화목하게 사는 것이 더 행복합니다. 아이들은 비싼 장난감보다도 엄마아빠의 손을 잡고 공원을 산책하거나 사랑스런 마음으로 안아주며 얘기하는 것을 더 기쁘고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주일에 온 가족이 함께 손을 잡고, 타를 타고 교회당에 나와서 예배 드리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릅니다.
저희 집에서 저 혼자 교회에 다닐 때에 다른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교회당에 찾아와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저 애는 엄마아빠가 날마다 기도해 주겠지’라고 생각하면 그게 너무너무 부러웠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세상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권력, 칭찬과 명예, 죄로부터의 해방, 풍요, 행복 그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그 예수님으로 내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면 됩니다.
오늘 본문 22절에 보면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은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범죄 한 이후에 끊임없이 방황하며 살게 되었고, 행복을 찾으려 하지만 여전히 허무한 가슴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같이”라고 말씀한 것처럼, 아담의 범죄로 우리 인간은 영적인 죽음뿐만 아니라 삶의 참된 가치도 상실한 채 방향을 잃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헛된 욕망을 품고 돈과 일에 노예가 되고 무엇이 참인지 무엇이 진실인지로 잊은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그 허전하고 무의미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는데, 그럴수록 더욱 깊은 절망과 허무함에 빠져들고 맙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절망과 허무함에서 탈출하게 됩니다. 아담 안에서 죽은 자들에게 생명과 참된 소망과 삶의 회복을 주시기 위해서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3일 만에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죽음에서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실 뿐만 아니라 모든 삶에서 최고로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들을 선물로 주십니다. 그것을 22절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새로운 삶이 주어집니다.
예수를 믿으면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주어진 귀중한 특권이 있습니다.
① 왕 노릇 하는 특권이 주어졌습니다. 그것도 천년 동안이나 왕 노릇 합니다. 요한계시록 20:6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 첫째 부활에 참예하는 자들이 복이 있고 거룩하도다. 둘째 사망이 그들을 다스리는 권세가 없고 도리어 그들이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제사장이 되어 천년 동안 그리스도로 더불어 왕 노릇하리라.” 우리는 천년 동안 왕 노릇할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통치자들과 왕들이 불과 수십 년을 왕 노릇 한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②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에게 하나님께서는 세상에 칭찬과 명성을 얻게 하십니다. 스바냐 3:19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 때에 내가 너를 괴롭게 하는 자를 다 벌하고 저는 자를 구원하며 쫓겨난 자를 모으며 온 세상에서 수욕 받는 자로 칭찬과 명성을 얻게 하리라.” 세상에서는 칭찬을 받지 못해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칭찬해 주시면 그것보다 더 보람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회사 사장님께 칭찬받는 것보다, 우리나라의 대통령에게 칭찬받는 것보다 우리 하나님께 칭찬받고,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를 높여 주시면 그것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③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재물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늘 모자랍니다. 세상의 지위는 아무리 높이 올라가도 불안합니다. 크게 출세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허전한 마음은 다른 무엇으로도 채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보며 사람을 보면 만족함이 없지만, 우리 하나님 여호와 한분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에서 가진 것이 별로 없어도 행복합니다.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출세하지 못해도 우리는 늘 웃으며 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웃음과 기쁨을 주시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 한 분 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여러분, 행복하시길 원하십니까? 아담 안에서 죽었던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죽음에서 부활하신 우리 주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풍요로움과 여유를 갖고 싶으십니까? 부활하신 주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시기 바랍니다. “세계와 거기 충만한 것이 다 내 것임이라”(시 50:12)고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크고 놀라운 것들로 당신의 자녀들에게 채워주실 것입니다. 아직도 마음에 무거운 죄의 짐이나 인생의 실패로 인해서 불안하고 힘드십니까? 우리 죄를 십자가 위에서 다 해결하시고 부활로 승리하신 주님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주님 안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주님 안에는 행복이 있습니다. 주님 안에는 승리가 있습니다. 주님 안에는 평화가 있습니다.
오늘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시고, 주님 안에서 늘 승리하며 사시기를 축원합니다.

<2006년 4월 16일 주일낮예배-부활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