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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0-01 10:42

내 마음에 있는 두 개의 공간② <10월 1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내 마음에 있는 두 개의 공간②
본문 - 창세기 2:18-25

여러분, 주일 예배에서 은혜를 받고 가시면 그 은혜가 언제까지 여러분의 삶에 감동을 줍니까? 우리는 매 주일 예배에 자리에 와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체험하며 말씀과 찬양으로 은혜를 받고 우리의 삶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갈 때에는 가슴 가득히 밀려오는 하늘의 은혜로 인하여 세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과 문제를 다 이기며 살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힘을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의 삶으로 돌아가 보면 어느 순간엔가 우리의 가슴에 가득 차 있었던 그 은혜의 감격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여전히 근심과 걱정, 힘듦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러분, 예배를 통하여 받았던 은혜가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우리의 가슴에 사라지고 말았습니까? 우리를 감격케 만들었던 그 기쁨이 왜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까?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난 주 화요일 저녁과 수요일 오전 성경공부반에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서로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한 주간을 살아오면서 무엇이 나를 힘들게 했고, 나를 슬프게 만들었는가? 내 마음에 고통을 안겨 준 것은 무엇인가? 나를 화나게 만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는가?’ 등 내 삶에서 기쁨과 행복을 빼앗아 가버린 것이 무엇이었는가를 나누도록 했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지만, 이야기가 끝난 후에 ‘우리가 지난 주간 겪었던 일들 가운데 나를 힘들게 하고 내 마음에 슬픔과 고통을 안겨주고 나를 화나게 했던 것들은 거의 다 사람과 연관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 말이 ‘맞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에게서 삶의 기쁨과 행복을 빼앗아가고, 심지어 예배를 통해서 받은 은혜와 감격까지도 빼앗아가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입니다. 누군가와의 바르지 못한 관계가 우리의 삶을 힘들게 하고, 우리에게 고통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그것은 마침내 우리에게서 은혜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도록 만드는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그러면 우리를 그렇게 힘들게 하는 것이 다름 아닌 사람이라면 사람들과의 만남이나 관계를 단절하면 우리가 받은 은혜를 우리의 가슴에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되면 우리는 더 힘들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안에 있을 때에 참된 안식의 기쁨을 얻을 수 있고, 사랑 받음과 인정받음의 행복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 우리는 우리 마음에 있는 두 개의 공간 중에 ‘하나님으로 채워져야 할 공간’에 대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하나님으로 채워져야 할 그 공간은 세상에 있는 그 어떤 것으로도 채워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공간은 세상보다 더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에 있는 욕심이라는 공간은 세상을 다 담아도 채워지지 않을 만큼 큰 공간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있는 것으로는 아무리 많이 채운다 하더라도 여전히 배고픔과 목마름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공간은 만유보다 크신 예수 그리스도로만 채워질 수 있습니다. 우주보다 더 크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채울 수 있는 공간에 사람들은 세상적인 것들로 채우려 합니다. 어떤 사람은 돈으로 채우려고 하고, 어떤 사람은 권력이나 출세로 채우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성공하면 그 공간이 채워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쾌락이라는 것으로 채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영적인 배고픔과 허기를 잠시 잊게 만드는 마취제에 불과할 뿐입니다. 진정한 영적인 부요는 예수 그리스도로만 얻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너희가 알거니와 부요하신 자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을 인하여 너희로 부요케 하려 하심이니라.”(고후 8:9)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은혜 가운데 하나는 우리를 부요하게 하신 것입니다. 세상 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우리의 마음에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부요함을 누리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로 채워지는 우리의 마음의 한 공간 옆에 또 하나의 공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게 바로 ‘사람으로 채워야 할 공간’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하나님으로 가득한 삶을 살면 사람과의 관계와 상관없이 언제나 우리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창조하실 때부터 이미 두 개의 공간을 우리 마음에 만들어 놓으셨기 때문에 두 개의 공간 모두가 채워지지 않으면 우리는 여전히 불완전합니다. 여전히 영적인 목마름을 느끼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의 이야기 가운데 한 부분입니다.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모든 것에 완벽했습니다. 창조를 마치신 후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바라보실 때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창세기 1장 마지막 절에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 1:31)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가 완벽했다는 말씀입니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오늘 읽은 말씀은 그렇게 완벽한 세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처음에는 아담만을 창조하셨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2:7절 이하에 보면,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만드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최초의 인간 아담이 만들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위해서 동방에 에덴동산을 만드시고 아담을 에덴동산에 살게 하셨습니다. 그 에덴동산에는 부족한 것이 없었습니다. 2:9절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아담이 먹고 살기에 충분한, 아니 과분한 나무와 식물이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16-17절에 보면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아담)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는 네가 임으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선악과를 제외하고는 에덴동산에 있는 그 어떤 나무의 열매도 다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10-14절에 보면 그 에덴동산에는 네 개의 강이 있었습니다. 강이 많았다는 것은 풍요롭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에덴동산은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완벽한 곳이었습니다. 아담은 그런 완벽한 에덴동산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 완벽하게 보였는데, 하나님의 눈에 아직도 뭔가 부족한 것이 있음을 아셨습니다. 그게 뭘까요? 그것은 바로 아담이 혼자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완벽한 환경 속에 있다 하더라도 아담 혼자 있는 것이 하나님 눈에는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본문 18절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아담 혼자 있는 세상은 하나님 보시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혼자 있는 것이 안쓰러워보였고, 완벽한 세상 같지만 사실은 고독과 외로움이 있는 불완전한 세상일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신 후에 하와를 만드셨습니다.
창세기 1:26절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남자와 여자(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시고 난 후에 1:31절의 말씀처럼 “그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아담 혼자 있을 때에는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후에 보시니 그제야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완벽한 세상이 된 것입니다.

아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게 보여서 하와를 만드셨고, 하와를 만드신 후에야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고 말씀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실 때부터 인간은 공동체를 이루며 살도록 지으심을 받았다는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공동체의 삶을 살도록 지으심을 받았고, 공동체 안에서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공동체를 떠난 인간은 물을 떠난 물고기나 다름이 없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A.H. Maslow. 1908∼1970)는 모든 인간에게는 5가지 기본적인 욕구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 번째 욕구는 식욕, 성욕, 수면욕과 같은 ‘생리적인 욕구’이고, 두 번째 욕구는 생존을 위해 안전함이 보장되길 바라는 ‘안전에의 욕구’입니다. 세 번째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소속감과 사랑에의 욕구’이고, 네 번째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는 ‘인정받으려는 욕구’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욕구는 최고의 인간 존재가 되고 싶은 ‘자기실현에의 욕구’입니다.
매슬로우가 말한 첫 번째와 두 번째 욕구인 생리적인 욕구와 안전에의 욕구는 개인적인 욕구입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는 공동체적인 욕구입니다. 이 개인적인 욕구와 공동체적인 욕구가 충족될 때 자아실현이라고 하는 보다 큰 꿈과 기대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공동체의 욕구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지으심을 받았고, 공동체 안에서 살도록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공동체 안에서 지음 받은 우리를 위해서 두 개의 공동체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게 바로 ‘가정이라는 공동체’와 ‘교회라는 공동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가정과 교회라는 공동체를 통해서 우리 마음에 있는 ‘사람으로 채워야할 공간’을 채움 받고 기쁘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십니다.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 있는 동안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기쁨과 행복이 가득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우리 인간의 마음에 자리 잡은 두 개의 공간이 모두 채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아담과 하와는 동산 중앙을 거니시는 하나님과 언제나 깊은 영적인 교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담과 하와는 가정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완전한 부부로 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신 후에 아담의 갈빗대 하나를 취하여 하와를 만드신 후 하와를 아담에게 데려오십니다. 하나님의 손에 이끌려오는 하와를 보는 순간 아담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습니다. 너무 기뻤기 때문입니다.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는 내 뼈 중에 뼈요 살 중에 살이로다.”(23절) 이 말은 자기의 아내인 하와가 자신의 뼈 중에서 가장 중요한 뼈요 자신의 살 중에서 도저히 도려낼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살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 너무나도 귀해서 두고 보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사랑스런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25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하니라.” 아담과 하와 사이에는 그 어떤 부끄러움도 없었습니다. 완벽한 조화를 이룬 한 쌍이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가정이 그래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런 가정을 이루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물론 죄성을 가진 우리 인간이 그렇게 완벽한 가정을 꾸민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아니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서로를 하나님께서 짝지어주신 배필로 여긴다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으로 하나님께서 짝지어주신 배필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가정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기쁨과 행복이 있는 아름다운 가정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서로 허물이 있습니다. 못난 부분이 다 있습니다. 상처가 있고, 서로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돕는 배필’로 부부를 만나게 하셨습니다. 부족한 것을 서로 채워가고, 서로의 상처는 서로가 치료해 가며 살도록 말입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멋진 가정을 만들 수 있고,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결혼할 나이가 훨씬 넘었는데도 마땅한 신부감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청년이 있었습니다. 그 청년의 어머니는 조급한 마음으로 여러 차례 선을 보게 했지만, 청년은 그 때마다 퇴짜를 놨습니다. 키가 작다느니, 인물이 못났다느니, 목소리가 맘에 안 든다느니... 이러저런 핑계를 대면서 말입니다. 참다못한 어머니가 청년을 목사님께 데리고 가 상담을 했습니다. 목사님이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자네 혼자 살 생각인가?” “천만에요. 저는 하루라도 빨리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게 꿈입니다.” “그런데 왜 그 많은 신부감들을 거절했나?” “그야, 제가 원하는 여자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래. 그럼 자네는 어떤 여자를 원하는가?” 청년은 자신이 원하는 신부감의 조건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얼굴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야 하구요, 목소리도 나긋나긋해야 하고요, 마음씨나 요리 솜씨도 세상에서 제일이어야 하구요...” 청년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목사님은 청년의 말을 막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자넨 틀렸네. 자넨 결혼을 포기해야 할걸세. 그 여잔 이미 시집을 갔으니까 말이야.” 그런 여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청년은 깜짝 놀라며 물었습니다. “그런 여자가 있었단 말입니까? 도대체 그 여자는 어디로 시집을 갔습니까?”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뭐든지 세상에서 제일인 그 여자는 벌써 오래 전에 나에게 시집을 왔다네.”
실제로 그 목사님의 부인이 뭐든지 세상에서 제일인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게 짝지어주신 ‘내게 딱 맞는 내 배필’이라고 생각하면 객관적으로야 어떻든 간에 내겐 최고의 아내가 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무엇보다도 우리의 가정이 행복하기를 원하십니다. 가정생활이 행복한 사람이 신앙생활도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은혜를 받았는데, 집에 가면 싸우고 마음이 불편하면 그의 신앙생활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닙니다. 교회에서 받은 은혜와 감격이 가정에서도 그대로 유지될 때에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살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에 있는 ‘사람으로 채워야 할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 만들어주신 두 번째 공동체는 교회 공동체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세상에 있는 다른 모임처럼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 공동체가 아닙니다. 누구나 교회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부자만 교회 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많이 배운 사람이든 배움이 없는 사람이든, 글씨를 아는 사람이든 글을 읽지 못한 사람이든 누구든지 교회에 올 수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당신은 우리 교회에 와서는 안 된다.’고 막을 수 없습니다. 모두가 교회에서 환영받고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라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이 말을 반대로 하면 어떤 조건을 따지지 않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교회는 그만큼 욕심이나 사심이 없어야 합니다. 그만큼 서로 간에 벽이 존재해서는 안 됩니다.

초대교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모이기를 힘썼다는 것입니다. 서로 교제하는 것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사도행전 2:46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그들은 매일 성전에 모였습니다. 모이기를 힘썼습니다. 성전에만 모인 것이 아닙니다. 집에서 모여 떡을 떼며 성도들 사이에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음식을 해서 서로 나눠먹으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눴습니다. 헤어지면 다시 만나고 싶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공동체가 교회 공동체였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런 교회 공동체를 바라보며 칭찬했습니다. 부러워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교회가 부흥되었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교회에 나오는 것이 기쁨입니까, 아니면 의무처럼 생각됩니까? 우리는 교회에 와서 믿음의 사람들을 만남으로 세상에서 얻지 못했던 활력과 기쁨을 얻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만났던 친구들과는 다른 깊은 영적인 교제가 이루어지는 즐거운 만남이 교회 안에 있어야 합니다. 몇몇 사람들끼리만 기쁘고 좋은 것이 아니라, 한 교회 공동체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그런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 소외된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교회 안에는 왕따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소외되거나 왕따가 있다는 것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교제가 아닙니다.

간혹 예배에는 잘 참석하는데 교회 공동체의 모임에는 관심 없는 사람들이 있음을 봅니다. 교회당에 나와 예배는 드리는데 교회에 소속되기 싫어서 등록하지 않고 예배만 드리고 가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분들은 신앙생활을 절반 밖에 하지 않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성도의 교제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들의 마음에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인 ‘사람으로 채워야 할 공간’이 채움 받고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사람 만나는 것이 고통스럽습니다. 차라리 교제하지 않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합니다. 조용히 예배만 드리고 가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분들은 대부분 교회 안에서 다른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신앙생활 한다는 사람에게 실망을 했든지, 성도의 교제를 나누다가 누군가의 말 때문에 마음에 상처가 되어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으로 채워져야 할 공간’이 우리에게서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공간이 필요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 공간이 채워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성도의 교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첫째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채우지 못해서 목회자나 특정한 사람에게 매달립니다. 가정이나 교회에서 교제를 통해 받아야 할 사랑의 공간이 채워지지 않으니까 목회자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목회자에게 매달리다가, 목회자가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더 특별하게 사랑해 주지 않으면 ‘우리 목사님은 사랑이 없다’고 말합니다. 또 자신을 사랑해 줄 것 같은 특정한 사람에게 귀찮을 정도로 매달립니다.
두 번째는 다른 사람에게 걸림돌 노릇을 하게 됩니다. 사랑을 받고는 싶은데 교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그 사랑을 받아 채워야 할 공간이 채워지지 않으니까, 반대로 교회 안에서 방해꾼 노릇을 합니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관심을 끌려고 귀찮게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빈 공간을 채우려하지만, 그렇다고 그 공간이 채워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가정이나 교회에서 사랑을 받지 못해 사랑에 굶주린 사람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세 번째는 교회 안에서 믿음의 사람들과 교제가 되지 않으니까 교회 밖인 세상에서 그 빈 공간을 채우려 합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는 속내를 털어놓을 만큼 친한 믿음의 친구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세상 친구들과 더 많이 어울리게 되고, 그러다가 세상을 좇아가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여러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지금 교회 친구가 더 많은가, 아니면 세상 친구가 더 많은가? 교회 친구와 더 깊은 교제를 나누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 친구에게 마음을 터놓을 때가 더 좋은가? 여러분,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세상 친구들이 아무리 친하다 하더라도 우리 마음에 있는 ‘사람으로 채워야 할 공간’이 채워지는 게 아닙니다. 그 공간은 가정과 교회 공동체를 통해서만 채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 친구를 따르다가는 세상을 따라갈 뿐입니다.

왜 많은 신앙인들이 교회 안에서 교제하는 것을 망설이거나 거부합니까? 상처받을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교회 안에서 상처를 경험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교회 안에서 영적인 교제를 나누는 일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고슴도치의 사랑’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고슴도치는 몸에 약 5천개에서 많게는 3만개의 가시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가시는 천적의 몸을 뚫을 수 있을 만큼 강합니다. 고슴도치의 그 가는 가시가 몸에 박히면 체온으로 가시가 부풀면서 몸에 더 강하게 고정됩니다. 그러면 상처가 곪기도 하고, 심할 경우엔 그것 때문에 죽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고슴도치는 어떻게 사랑을 하고 어떻게 새끼를 낳을 수 있을까요? 조심조심 바늘과 바늘 사이, 가시와 가시 사이를 서로 연결해서 서로 찔리지 않게 한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위한 깊은 배려가 아니면 사랑할 수 없는 게 고슴도치의 사랑입니다.

우리도 모두 고슴도치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사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누구나에게 고슴도치와 같은 가시가 달려 있습니다. 이 가시의 이름은 분노, 오만, 이기심, 시기, 경멸, 비난, 거부 등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어쩌면 고슴도치의 몸에 달려 있는 가시의 숫자만큼이나 많을 것입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그 사람만큼 많은 가시가 있습니다.
그러나 가시가 있다고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교제하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고슴도치가 사랑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에 있는 가시가 다른 고슴도치를 찌르지 않도록 서로에게 깊은 배려를 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서로 깊은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서로 이해하고 서로 배려하지 않으면 누구나 서로에게 상처를 입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은 이해와 배려입니다. 나와 다른 그 사람의 성품과 삶과 인격과 입장을 이해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가 없습니다. 그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없이 막무가내로 사랑하려 한다면 사랑은커녕 상처만 입힐 뿐입니다.
여러분, 서로를 위한 이해와 배려를 통해서 그리스도 안에서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가 이루어지고, 그것을 통해서 우리의 삶에 하나님께서 주시고자 꿈꾸시는 기쁨과 행복이 있는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교회 안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지요?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장이나 친구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를 위한 이해와 배려가 있어야 공동체를 이룰 수 있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최고의 계명으로 주신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도 서로를 위한 이해와 배려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여러분, ‘사람으로 채워야 할 또 하나의 공간’에 가정과 교회 공동체를 통해서 교제와 사랑으로 가득 채워 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 싶어 하시는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삶을 사시기를 축원합니다.

<2006년 10월 1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