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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0-08 10:34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 <10월 8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
본문 - 레위기 1:3-9

추석 잘 지내셨습니까? 한가위만큼의 풍요와 기쁨이 여러분의 삶에 늘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요즘 나들이 다니기에 참 좋은 계절입니다. 들에 나가면 아름다운 꽃들이 예쁘게 피어있고, 산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사람들의 마음에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꽃과 단풍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꽃에는 벌과 나비들이 모여들지만, 단풍에는 벌과 나비가 모여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단풍에는 벌과 나비들이 모여들지 않는지 아십니까? 냄새가 없기 때문입니다. 꽃은 아름다운 색깔로 벌과 나비를 모여들게 하지 않습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향기를 뿜어냄으로 벌과 나비들을 모여들게 합니다. 조화(造花)가 아무리 아름답고 화려하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벌과 나비가 모여들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향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화려함에서는 조화가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조화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이 예쁘고 아름다운 꽃이라 하더라도 조화에는 향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비를 끌어들이지 못합니다.

현대를 비유한다면 향기보다는 색을 더 좋아하는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에는 색을 좇아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아름답고 화려한 것, 시각적으로 매력을 주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습니다. 내면에서 풍겨나는 향기보다는 겉으로 보여진 화려함에 더 마음이 끌리고, 그런 것에 더 많은 투자를 합니다. 화려한 곳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지만, 향기가 나는 곳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색보다는 향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출세보다는 학문적 깊이가 있는 사람을 더 훌륭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벼슬을 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깊은 인격과 학문을 갖춘 사람이 존경받았습니다. 그래서 존경받는 사람들 가운데는 높은 관직을 뒤로하고 초야에 묻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소박하게 살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게 인생의 멋이었고,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현대에서는 그렇게 사는 사람은 궁상맞은 사람처럼 취급받습니다. 젊은이들이 모델로 삼는 사람들은 깊은 인격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출세하고 성공한 사람입니다. 인기 있는 연예인들, 벤처사업을 통해 불과 몇 년 만에 수십, 수백 억대의 재산가가 된 사람들이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깊은 인격에서 나오는 향기보다는 자리나 지위에서 보여지는 색깔로 사람을 판단하고, 그런 사람을 닮고 싶어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어느 쪽에 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색을 좋아하는 사람입니까, 향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까? 화려한 색에 취해 향기의 소중함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색만을 추구하는 세상을 따라가고 있는 우리는 아닌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너희는 그리스도의 향기”(고후 4:15)라고 말씀합니다. 많이 소유하고 화려한 출세의 옷을 입고 사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하며 색에 취해 살고 있는 우리 시대의 신앙인들에게 성경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은 없을지라도 작은 삶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는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풍기며 살아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를 통해서 세상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는 세상 속에 그리스도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우리로 말미암아 각처에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시는 하나님께 감사한다.”(고후 4:14)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 세상 속에서 세상을 향내 나게 만들어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를 나타내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향기가 되기 위해서 먼저 우리는 하나님 앞에 향기 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받으시도록 향기로운 냄새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신앙인이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아는 냄새, 하늘의 향기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향기로운 냄새가 될 수 있는가를 제사의식을 통해서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또한 우리가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아가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말씀하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인간은 원래 하나님과 영적인 교제를 나누며 살도록 지으심을 받았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았다고 하는 말이 바로 그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에서 하나님께 범죄함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마음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거룩한 자리를 통해서 우리와 만나셨는데, 하나님의 형상을 상실한 인간은 더 이상 하나님과 영적인 교제를 나눌 수가 없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이 상실되었다고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을 포기하신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범죄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우리와 만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와 만나시기 위해 마련해 주신 것이 바로 ‘제사’입니다. 이제 우리 인간은 제사를 통해서 하나님께 나아가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으로부터 용서와 은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 제사는 우리가 드리고 싶은 대로 드릴 수 있는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방법인 제사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방법대로 드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제사의 방법을 자세하게 기록한 성경이 바로 ‘레위기’입니다.

성경 가운데 가장 읽기 싫고 읽기가 어려운 곳이 바로 이 ‘레위기’입니다. 제사 드리는 방법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는데 거의 같은 내용이 반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지루하기도 하고, 이게 우리에게 무슨 의미를 전달해 주는지도 잘 모르고 읽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레위기가 읽기에 제일 힘들고 재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제사에 대해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전이해를 갖는다면 레위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제사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첫 번째는 제사의 종류이고, 다른 하나는 제사 드리는 방법입니다.

레위기에서 소개되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려야 할 제사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번제와 소제와 화목제와 속죄제와 속건제, 이렇게 다섯 가지입니다. 그런 여러 가지 제사가 각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때에 상세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나오는 제사 의식은 번제입니다. 번제는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헌신한다는 의미로 드리는 제사입니다. 하나님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드려지는 제사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제사 드리는 방법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화제, 거제, 요제, 전제, 이렇게 네 가지입니다. 이 네 가지 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화제는 불로 태워서 제사를 드리는 방법이고, 거제는 제사장이 제물을 높이 들었다가 내리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요제는 위 · 아래 또는 앞 · 뒤로 흔들어 제사 드리는 방법이고, 전제는 쏟아 부어서 드리는 방법 - 잔에 담은 포도주나 기름을 제물에 쏟아 부으면서 드리는 방법입니다. 이 제사 드리는 네 가지 방법들이 가지의 의미들도 후에 기회가 주어질 때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모든 제사의 종류와 방법이 다 소중하지만, 그 가운데 가장 귀한 제사를 꼽으라면 번제이고, 가장 귀한 방법은 화제라고 말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 온전히 헌신하겠다는 신앙의 결단으로 드려지는 번제가 하나님께 가장 향기로운 냄새이고, 태워서 드려질 때 그 향기가 더욱 진동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레위기 1장의 말씀은 가장 귀한 제사요 가장 귀한 제사의 방법인 번제를 화제로 드리는 것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의 삶이 하나님께 가장 향기로운 냄새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죽어야 향기로운 냄새가 된다는 것입니다.
제사에 드려지는 짐승은 죽여서 하나님께 드려졌습니다. 제사때 드려진 제물은 죽은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죽은 것은 죽은 것이지만, 살아있는 것을 죽여서 드려야 합니다. 죽어 있는 것을 드려서는 안 됩니다. 산 것을 죽여서 드려질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향기로운 냄새가 된다는 것입니다.

로마서 12:1절에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죽어야 합니다. 그래야 산 제사가 될 수 있고,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의 향기를 세상에 널리 풍기셨고, 그 십자가의 향기를 냄새 맡는 사람들이 변화되어서 옛사람을 벗고 새사람을 입는 역사가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사람들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을 죽어서 거룩한 산 제사로 드려져야 합니다. 죽어진 제물이 되어 산 제사로 드려진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 있으니까 향기가 나지 않고 악취만 풍기는 것입니다. 내 생각, 내 욕심, 내 욕망, 심지어는 내 계획과 내 꿈까지도 하나님 앞에서 죽어지지 않으면, 거기에는 반드시 악취가 풍겨납니다. 교회 안에서 왜 분쟁이 일어나고 다툼이 일어납니까? 나를 죽이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내 생각이 최고인줄 알고, 내 계획만이 완벽한 것처럼 생각하고 내 것을 포기하지 않으니까 분쟁이 일어나고 문제가 발생합니다. 만일 하나님께서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보신다면 아마도 코부터 막으실지 모릅니다.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입니다. 육체의 냄새, 옛사람의 냄새 때문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실 수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왜 사회 구석구석에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 곳에 예수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예수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죽어지고 예수의 향기를 드러내야 하는데 자아와 욕심이 살아 있기 때문에 예수의 향기는 없어지고, 예수 믿는다고 하는 사람을 통해서 오히려 사람 냄새 - 썩고 부패한 냄새만 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께 산 제물이 되셨습니다. 우리도 십자가를 지는 믿음으로 늘 죽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향기로운 냄새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 향기로운 냄새가 되기 위해서는 제물을 믿음과 정성으로 드려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제사를 드릴 때에 드리는 제물에도 여러 가지 있습니다. 소를 제물로 드리기도 하고 염소나 양, 또는 비둘기나 곡식을 제물로 드리기도 합니다. 소는 재산이 넉넉한 부자들이 드리는 제물이고 비둘기는 가난한 사람들이 드리는 제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부자가 드린 소를 더 기뻐하시고, 가난한 자의 비둘기는 덜 기뻐하시고 그러지 않으십니다. 부자의 소나 가난한 사람이 드리는 비둘기나 모두 똑같이 받으십니다. 문제는 무엇으로 드렸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믿음과 정성으로 드렸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창세기 4장에 보면, 아담의 두 아들 가인과 아벨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 장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가인은 농사짓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땅의 소산으로 제사를 드렸고, 아벨은 양치는 목동이었기 때문에 양으로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시고, 아벨의 제사만 받으셨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셨을까요? 가인이 짐승으로 드리지 않았기 때문에요? 아닙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곡식으로도 제사를 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짐승을 제물로 드린 제사만 받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고운 가루로 드리는 곡식의 제사도 받으셨습니다.
그럼 가인과 아벨의 제사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그 해답을 히브리서 11장에서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히브리서 11:4절에 보면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렸다”고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믿음과 정성에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믿음으로 더 나은 제사를 드렸다’고 하는 것은 믿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드렸다는 말씀입니다. 믿음과 정성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사를 받으셨던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가인은 믿음과 정성이 없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예수의 향기를 드러내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도 아벨과 같은 믿음과 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이 지금 이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우리 안에 믿음과 정성이 없다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예배를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믿음으로 드려지는 예배, 믿음으로 드려지는 헌금, 믿음으로 드려지는 기도, 믿음으로 드려지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는 기쁘게 받으십니다. 정성을 다하여 드리는 찬양, 정성을 다하여 섬기는 봉사, 이것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십니다. 믿음과 정성이 빠져버리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껍데기만 있는 죽은 신앙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믿음과 정성이 빠진 곳에서는 사람 냄새만 풍겨질 뿐입니다.
바라기는 우리의 모든 신앙의 삶이 믿음과 정성 위에서 아름다운 향기가 되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뿐만 아니라, 그런 우리의 삶을 통해서 세상에 예수의 냄새를 풍기는 향기로운 삶이 되시길 바랍니다.

세 번째로 향기로운 냄새가 되기 위해서는 태워야 합니다.
본문 9절에 보면 “제사장은 그 전부를 단 위에 불살라 번제를 삼을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라고 말씀합니다. 화제는 태워서 드리는 제사를 말합니다. 짐승으로 드리든지, 곡식으로 드리든지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태워야 합니다. 제물을 불에 태운다는 것은 단순히 태운다는 것 그 자체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웠을 때 나는 냄새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물론 제물을 태울 때 나는 냄새는 결코 좋은 냄새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고기만 태우는 것이 아니라 내장까지 모두 태워야 하기 때문에 그 냄새는 결코 향기로운 냄새는 아닙니다. 갈빗집에서 나는 그런 고소하고 향기로운 고기냄새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9절 말씀에 의하면 태워야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가 된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태움으로써 그 냄새가 하나님께 상달되고, 그것이 곧 제사를 드리는 사람의 온전한 헌신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냄새를 좋아하시는 분이십니다. 창세기 8:21절에 보면 노아가 방주에서 나와서 짐승으로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 향기를 흠향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사를 드릴 때마다 하나님은 태워진 제물의 향내를 흠향하십니다.

우리의 삶과 우리의 신앙이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을 태우는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비록 타는 냄새가 우리의 코에는 향기롭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기뻐하십니다. 말씀에 순종하는 온전한 헌신, 주님의 사역을 최선을 다하는 봉사, 그런 열정을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십니다.
우리 주님은 십자가에서 당신의 온 몸과 모든 인생을 불태우심으로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는 100세에 낳은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습니다. 당시 이삭은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모든 것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소중하고 사랑스런 아들이었습니다. 그런 아들을 번제물로 죽어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 이상의 것입니다. 차라리 자신이 제물이 되어 죽는 것이 더 낳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브라함은 주저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합니다. 자신을 포기하고 아픔을 참아내며 그는 아들 이삭을 모리아산으로 데리고 갑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향기로운 냄새는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서, 온전한 헌신을 위해서 아픔과 손해를 무릅쓰고서라도 그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네 번째로 향기로운 냄새는 고난과 연단을 통해 더욱 진한 향기가 됩니다.
아가서에 보면 솔로몬은 사랑하는 여인 술람미를 향하여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로구나.”(아 2:2)라고 말합니다. 자기의 사랑하는 여인을 ‘가시나무 가운데 있는 백합화’라고 비유한 것은 백합화와 같이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여인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백합화는 가시에 찔릴 때에 향기가 납니다.
골짜기 가운데 피어있는 백합화 주변에는 많은 가시나무들이 있습니다. 골짜기 위로부터 불어온 바람 때문에 백합화는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이리 흔들리다가 이쪽 가시에 찔리고, 저리 흔들리다가 저쪽 가시에 찔립니다. 그렇게 가시에 찔린 백합화는 자신의 몸에서 진한 향기를 뿜어냅니다. 그러면 가시에 찔린 백합화의 향기는 바람을 타고 온 산골짜기에 아름답게 퍼져나갑니다. 그래서 아가서 4:16절에서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북풍아 일어나라, 남풍아 오라. 나의 동산에 불어서 향기를 날리라.”

그렇습니다. 백합화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가시에 찔릴 때마다 더욱 향기로운 냄새를 뿜어냅니다. 가시에 더 많이 찔리면 찔릴수록 백합화 향기는 온 산골짜기에 진동하게 됩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그렇습니다. 힘든 인생살이에서 수없이 많은 고난을 겪어가면서 우리의 삶을 통해 세상이라는 골짜기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더욱 아름답게 뿜어낼 수 있습니다. 고난을 받고 연단을 받을수록 더욱 진한 향기를 뿜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서 아름다운 향기가 나기를 원하십니까?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고난 속에서 연단을 받아 아름다운 백합화가 되시기 바랍니다. 연단을 통해 내가 그리스도의 성품을 닮아갈을 때에 세상에 감동을 주는 진한 향기를 뿜어낼 수 있습니다.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몇 사람밖에 살지 않는 깊은 산골짜기까지 매일 오가며 우편물을 배달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꽃도 없고 나무도 없어 먼지 날리는 길을 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이 길을 오갔는데, 앞으로도 계속 먼지 날리고 볼품없는 이 길을 오가며 남은 인생을 보내야 하는가?” 그는 메마르고 먼지만 날리는 그 길을 걸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어차피 이 길을 평생 다녀야 한다면 내가 다니는 이 길을 아름답게 만들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는 다음날부터 주머니에 들꽃 씨앗을 넣어 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리고는 우편배달을 하면서 틈틈이 메마르고 먼지 날리는 길가에 들꽃 씨앗을 뿌렸습니다. 그는 그가 다니는 모든 길가에 들꽃 씨앗을 뿌렸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그가 걸어 다니는 길가에는 형형색색의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름다운 꽃과 그 꽃에서 풍겨나는 향기로운 길을 걸으며 기쁜 마음으로 우편물을 배달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뿌린 들꽃 씨앗은 해마다 이른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그가 다니는 모든 길에 꽃으로 활짝 피어 환한 웃음과 진한 향기로 그를 반겨주었습니다. 그 꽃들은 씨앗을 뿌린 우편배달부뿐만 아니라, 그 길을 따라 걷는 모든 사람에게 아름다움과 향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의 향기로 부르셨습니다.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냄새를 나타내는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이 하나님 앞에 향기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냄새를 풍기는 아름다운 믿음으로 살 때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우리의 모습을 통해 세상은 향기 가득한 멋지고 아름다운 동산이 될 수 있습니다. 가시에 찔릴수록 더욱 진한 향기를 풍겨내는 백합화처럼, 이 세상을 살맛나게 하고 아름답게 하는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2006년 10월 8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