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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6-12-24 10:33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 <12월 24일>

글쓴이 : 안효관

제목 -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
본문 - 누가복음 1:26-38

유명한 화가이자 조각가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가 어느 날 아침 자기 집에서 가까이에 있는 산 위에 올라갔다가 커다란 바위 하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누가 옆에 오는지 가는지도 모르고 하루 종일 그 바위만 쳐다보고 있다가 해가 져서 캄캄해지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그 이튿날에도 아침 일찍 또다시 산에 올라가 하루 종일 그 바위만 뚫어지게 쳐다보았습니다. 며칠을 그렇게 한 후에 다빈치는 망치와 정을 가지고 가 그 바위를 깨기 시작했습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쉬지도 않고 며칠 동안 망치와 정으로 바위를 깨자, 친구가 물었습니다. “여보게, 자네 지금 뭘 하고 있는가?” 그러자 다빈치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보면 모르겠는가? 지금 천사가 바위 안에 들어 있는데, 이 바위가 천사를 덮고 있어서 천사를 해방시키기 위해서 바위를 깨고 있다네.”
그렇게 말하며 계속해서 바위를 깨뜨리고 있는 다빈치의 모습을 보았다면 여러분은 다빈치를 어떻게 생각하시겠습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빈치가 정신이상자 아닌가’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 달쯤 지나자 그 바위에서 화려한 날개를 펴고 있는 천사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그게 다빈치의 유명한 조각품 가운데 하나인 ‘천사의 상’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볼 때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바위 덩어리이지만 조각가 다빈치는 그 바위에서 천사의 상을 보았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 땅에 구원자를 주시려고 계획을 세우고 계셨습니다. 이미 아담과 하와가 범죄하여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바로 그 때부터 세상을 구원하실 계획을 갖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때가 되어 하나님께서 이 땅에 당신의 독생자를 보내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천하 만민이 복을 받게 하시려고 아브라함을 택하시고(창 18:18), 이스라엘을 부르셨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과는 달리, 천하 만민이 복을 받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자기들이 선민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율법이라고 하는 참으로 귀하고 복된 하나님의 말씀을 주셨는데도, 그들은 그 율법을 구원의 축복으로 삼지 못하고 율법에 얽매여 율법의 종노릇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최종적으로 당신의 독생자를 보내셔서 세상을 구원하시기로 작정하신 것입니다. 그것을 갈라디아서 4:4-5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 나게 하신 것은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을 속량하시고 우리로 아들의 명분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때가 되어 이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당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한 여인을 통해서 말입니다.

그 한 여인의 자신의 생을 하나님께 드리는 헌신을 통하여 이 세상을 구원하실 메시야가 태어나셨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예”라고 대답한 바로 그 여인을 통해서 말입니다. 그 여인의 ‘예’라고 대답한 그 한 마디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엄청난 일을 이루어내게 되었습니다. 그 여인이 바로 예수님의 어머니인 마리아입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세상에 수많은 여인들이 있었는데 마리아를 선택하셨을까요? 어쩌면 아무 모양도 없는 커다란 바위 속에서 천사를 보았던 다빈치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시골 처녀 마리아에게서 메시야의 어머니가 될 아름다운 신앙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메시야의 어머니가 될 만한 아름다운 믿음의 여인이었던 마리아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살고 있던 이름 없는 시골 처녀였습니다. 오늘 본문 26-27절에 보면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들어 갈릴리 나사렛 동네에 가서 마리아라는 처녀를 만났다”고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마리아가 살고 있는 곳을 말씀하면서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라고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갈릴리는 이스라엘 여러 지방 중에서도 가장 천대받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마태복음 4장에서는 갈릴리를 ‘이방의 땅’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살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의 땅임에도 불구하고 이방 땅처럼 취급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이스라엘 중에서도 소외된 지역이 갈릴리였습니다. 갈릴리는 갈릴리 호수가 있기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굉장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러나 천시 받은 사람들이 모여 살던 버림받은 곳이었습니다. 그 천시 받은 사람들이 사는 갈릴리 중에서도, 마리아는 나사렛이란 동네에 살로 있었습니다. 나사렛이란 동네는 아주 조그마한 동네였습니다. 당시 인구가 한 1,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은 작은 마을입니다. 그리고 그 동네는 사람들로부터 평판도 그리 좋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요한복음 1장에 보면 빌립이 예수님을 만난 후 나다나엘에게 전도하러 가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메시야를 만났는데 그분은 나사렛 출신 예수라는 분이다” 그러자 나다나엘이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고 대답합니다. ‘나사렛이란 동네에서는 유명한 사람이 나올래야 나올 수 없는 촌 동네’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천대받고 평판도 좋지 않는 동네가 나사렛이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왜 당신의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시면서 그렇게 천대받고 버림받은 땅에 살고 있는 시골 처녀를 택하셨겠습니까? 당시 세계의 중심지인 로마도 있고, 이스라엘에도 예루살렘이라는 큰 도시가 있었습니다. 그런 도시에 가면 누구보다도 교양 있고 훌륭한 여인들이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나사렛 촌 동네에 살고 있는 시골 처녀 마리아에게 천사 가브리엘을 보내셔서 그분으로 예수님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마리아를 선택하신 이유를 설명하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은혜’라는 말입니다. 마리아를 선택하신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그 하나님의 은혜를 받을만한 마음과 신앙을 가지고 있었던 여인이었습니다. 본문 30절에 보면 “천사가 일러 가로되 마리아여! 무서워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얻었느니라.” 그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를 향하여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하나님 편에서 마리아에게 일방적으로 은혜를 베푸셨다는 것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리아도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고 그 은혜를 찾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리아는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했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여인이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이스라엘 땅 그 어디에도 마리아만큼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했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여인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마리아를 택하셔서 예수님을 잉태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은 누구에게 은혜를 주시고 누구를 사랑하십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그건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고 하나님을 마음 깊이에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잠언 8:17절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 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원한다면, 그것처럼 모순된 것은 없습니다.
마리아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여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상을 구원하실 메시야를 잉태하는 축복된 여인이 되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입술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면 이번 성탄절에 이 땅에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우리 마음에 모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마리아에게 천사 가브리엘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아기 예수가 네 몸에 잉태할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우리는 그 모습에서 마리아가 얼마나 하나님을 사랑했는가 하는, 마리아의 아름다운 신앙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마리아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가서 그녀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라고 말했을 때, 마리아가 보인 태도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마리아가 만일 좀 교만한 여인이었다면,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여’ 그럴 때에, ‘그럼요 내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요. 나 말로 누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겠어요?’ 그렇게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리아는 ‘그 말을 듣고 놀랐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29절에 보면 “처녀가 그 말을 듣고 놀라 이런 인사가 어찌함인고 생각하매” 그렇게 말씀합니다.

사실 아직 천사가 마리아에게 ‘네가 메시야를 잉태할 것’이라고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냥 천사가 나타나서 ‘너는 은혜를 받은 자다’ 그렇게 말해 주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마리아는 놀랐다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천사가 나타난다고 하는 것을 아주 큰 특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주 특별한 일을 맡기기 위해서 - 큰일을 할 사람들에게 천사를 보내신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에게 천사가 나타났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의 아주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입은 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마리아에게 천사가 나타나서 ‘너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다’ 그렇게 말해주니까, 마리아는 “내가 천사의 방문을 받을 만한, 그리고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를 입을 만한 자격이 있는 여인인가요?” 그런 뜻에서 놀랐던 것입니다. 황송했던 것입니다. 마리아의 겸손한 신앙을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본문 마지막 절인 38절에도 보면 마리아는 자신을 가리켜서 “주의 계집종”이라고 말합니다. 계집종이라는 말은 굉장히 낮은 계급의 여자 하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만큼 마리아는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 앞에 겸손했던 여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섬김의 종으로 오셨습니다. 섬김의 종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이렇게 겸손한 마리아의 몸을 빌려오신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오늘 이 땅에 오시는 하나님도 역시 겸손한 마음에 오십니다. 교만한 마음에는 하나님의 자리가 없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에는 하나님이 오실 수 없습니다.

여러분, 내일로 다가온 2006년도 성탄절에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셔서, 마리아처럼 겸손히 오신 주님을 모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십니다. 결코 다른 사람보다 신앙이 좋다고 생각해서도 안 되고,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봉사한다고 생각해서도 안 되고, 하나님께 사랑을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 높아져서도 안 됩니다. 모든 것에 겸손하여 머리를 숙일 수 있는 사람이 주님을 모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낮아지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높여 주십니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 높아지면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낮추실 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우리를 높여주지 않습니다.
죄송한 이야기입니다만, 연세 드셨다고 사람들로부터 대접받으려고 하면 대접은 해 줄지 몰라도 존경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누가 존경받습니까? 자기 어깨에 힘주고 다른 사람에게 존경받으려 하는 사람이겠습니까? 아니면 자신의 나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먼저 다른 사람을 섬기고 다른 사람을 높여주는 겸손한 사람입니까? 당연한 것이지요? 하나님은 겸손한 사람에게 은혜를 주십니다. 사람들도 겸손한 사람을 존경하고 좋아합니다. 자기 스스로 높아지려는 사람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두 번째로 마리아의 아름다운 신앙은 그의 믿음에 있습니다. 천사가 마리아에게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인데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요 이 땅에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야다’ 그렇게 말해주었을 때, 마리아는 이렇게 말합니다. 34절입니다. “나는 사내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이 말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마리아는 그 일이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원했습니다. 단지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사내와 잠자리를 같이 해보지 않는 자기가 어떻게 아기를 잉태할 수 있는지 그것을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천사는 이렇게 대답해 줍니다.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네가 잉태한 것은 성령으로 된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사람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면 사내와 잠자리를 하지 않았어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 정확한 방법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단지 성령이 임하시고 하나님께서 능력을 베푸시면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것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자 마리아는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고 대답합니다.
여러분, 이게 믿음입니다. 하나님이 하신다고 하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그런 것을 우리가 일일이 다 알아야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하나님의 방법과 뜻은 정확히 다 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하시겠다고 하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는 것, 그게 믿음입니다.

사실 처녀가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았는데 아이를 잉태하게 된다는 것이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까? 오늘날 성경을 연구하고 신학을 연구하는 분들 가운데도 마리아의 처녀 잉태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나사렛 시골 처녀가 남자와 잠자리를 하지도 않았는데 아이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말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마리아는 ‘하나님께서 하시겠다’ 그러니까 무조건 - 더 이상 따져 묻지 않고 믿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게 마리아의 신앙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하신다고 하면 무조건 ‘아멘’ 하고 순종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우리가 일일이 그 방법과 수단을 다 알 수는 없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면서 자신의 머리로 이해되는 것만 믿고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건 정확히 말하면 신앙이 아닙니다. 이해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하신다 그러면 무조건 믿고 따르는 것이 신앙입니다.
사실 성경에 나와 있는 수많은 사건과 이야기들은 우리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되지도 않습니다. 홍해가 갈라져 60만 명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리로 건너갔다는 것이 어떻게 우리의 머리로 이해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홍해바다가 아니라 물이 무릎 정도까지 밖에 되지 않는 갈대숲을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어떤 분이 성지순례를 갔습니다. 여행 가이드가 홍해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성경에 나와 있는 홍해바다는 사실 홍해바다가 아니라 갈대숲라고 하면서 무릎 정도까지 밖에 물이 차지 않는 곳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성경에 나와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넌 것은 사실 기적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여행 가이드에게 그것도 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여행 가이드가 ‘무릎까지 밖에 물이 차지 않는 이런 얕은 곳을 건넌 것이 무엇이 기적이냐?’고 묻자, 그분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무릎까지 밖에 물이 차지 않는 갈대숲에 애굽의 정예군대가 다 빠져 죽었다는 것이야말로 기적 중에 기적 아닙니까?”

불신앙의 눈으로 보려하면 성경의 모든 이야기는 믿을 수 없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믿을 때에 우리의 신앙이 굳게 세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만일 너희가 믿지 아니하면 정녕히 굳게 서지 못하리라.”(사 7:8)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해라는 이성 위에 우리의 믿음을 세울 때에는 언제든지 흔들리는 믿음이 될 수밖에 없지만, 이해할 수 없다 할지라도 믿으면 우리의 신앙은 굳게 세워지는 것입니다.

세 번째로 마리아의 아름다운 신앙은 순종의 모습에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마지막 절에서 마리아는 최종적으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이 말은 믿음의 수락일 뿐만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말씀대로 순종하겠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면 저를 사용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저를 쓰신다면 언제든지 그 말씀대로 따르겠습니다.’ 그런 말입니다.

사실 이건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특히 당시 마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아주 힘든 결단이었습니다. 마리아는 아직 결혼도 하지 않는 처녀였습니다. 요셉과 정혼만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를 잉태했다고 한다면 마리아는 아주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합니다.
- 가장 먼저 곧 결혼하게 될 요셉으로부터 버림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요셉은 정혼한 여인 마리아가 잉태했다는 사실을 알고 마리아와의 관계를 조용히 청산하려 했습니다. 천사가 ‘그러지 말라’고 알려주어 파혼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 요셉에게만 그렇습니까? 마리아의 부모는 어떻겠습니까? 애지중지 키워놓은 딸이 어느 날 천사를 만났다고 하더니 아이까지 가졌습니다. 그러면 그 부모의 가슴은 말 그대로 억장이 무어지는 것입니다. 우리의 딸이 그랬다면 우리는 어떻겠습니까?
- 또 동네의 소문은 어떻겠습니까? : ‘마리아가 남편 될 사람을 놔두고 어떤 외간 남자와 놀아나다가 아이까지 가지게 되었대.’ 하는 소문이 퍼지게 될 것이고, 그걸로 인해서 마리아가 받게 되는 수모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좁은 동네에 소문이 한번 퍼지기만 하면 그 소문이 금새 눈덩이처럼 퍼져나갈 것입니다.
말이라는 게 얼마나 빠릅니까? 더구나 좋지 않는 소문은 눈덩이처럼 부풀려져서 사람들의 입에 금새 오르내립니다. 그런데 1,000여명 밖에 살지 않던 나사렛이란 시골 동네에서 처녀가 아이를 가졌다고 한다면그건 최고의 토픽감입니다. 그 소문이 얼마나 빨리 퍼져 나가겠습니까? 그리고 그 소문으로 인해서 마리아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평생 동안 받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율법에 따라서 죽임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하나님께서 ‘내가 너를 사용해야겠다.’ 그러시니까 ‘부족하지만 저를 사용하십시오. 모든 수모와 어떤 대가를 치룬다 하더라도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그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각오하고 순종하겠다는 것입니다.
죽음을 각오한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주님을 위해 죽겠다고 각오한 사람이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왜 우리가 주님의 일을 하면서 불평하고 짜증내고, 때로는 시험에 듭니까? 내 자아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마리아처럼 죽음도 각오하고 내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데, 여전히 내가 살아 있습니다. 내 욕망이 살아 있고, 내 욕심이 여전히 나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내 자존심이 살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탄생시키시기 위해서 ‘네 처녀의 몸을 사용하겠다’고 말씀하실 때 마리아는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그것은 곧 자기의 몸을 드린 것일 뿐만 아니라, 자기의 인생 전부를 드린 것이고 자신의 생명까지도 드린 것입니다.
여러분, 순종하는 데에는 희생이 따르게 됩니다. 때로는 고난을 겪기도 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희생을 감내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게 순종입니다.

마리아가 하나님의 부르심에 “예”라고 순종했기에 아기 예수님은 이 땅에 태어나실 수 있었습니다. 마리아의 “예”라는 한 마디의 대답이 세계 역사를 변화시키는 엄청난 기적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예라는 순종의 대답 한 마디가 우리의 삶을 바꿀 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정에 놀라운 은혜가 임하는 축복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이번 성탄절에 우리에게도 마리아와 같이 “예”라는 순종의 고백이 있기를 바랍니다. 내게 손해가 되고, 내게 힘든 일이 된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요구와 말씀 앞에서는 주저하지 말고 ‘예’라고 대답하여 우리에게 엄청난 변화와 축복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축원합니다.
비록 우리가 갈릴리 나사렛의 촌 동네에 사는 이름 없던 한 처녀처럼 부족하고 모자란 것이 많다 하더라도, 주님은 오늘도, 그리고 이번 성탄절에도 우리 마음 안에 있는 나사렛 촌 동네를 찾아오셔서 마리아와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을 찾으실 것입니다.
바라기는 이번 성탄절에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마리아처럼 아름답고 귀한 신앙의 자리가 되셔서, 겸손한 마음, 믿음의 확고한 마음, 순종하는 마음으로 우리 가운데 오시기를 원하시는 아기 예수, 우리 주님을 영접하시고, 어렵고 힘든 세상 속에서도 늘 기쁨을 잃지 않고 주님과 함께 믿음으로 승리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2006년 12월 24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