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여, 지체하지 마소서!

< 본문 – 시편 40:16-17 >

1956년 경비행기를 타고 아마존 정글의 아우카(Auca)부족에게 복음을 전했던 짐 엘리엇(Jim Elliot, 1927-1956)이라는 젊은 선교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명문 휘튼 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학교에서 교수직을 제안받았던 유능한 젊은이였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의 아우카 부족이 너무 흉악하여 아무도 그들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선교훈련을 받은 후 그를 비롯한 다섯 명의 친구들이 경비행기를 타고 아우카 부족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가서, 백인에 적대적인 그들과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아우카 부족은 그들이 자신들을 죽이러 온 사람들로 오해하고 그 다섯 명을 모두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맙니다. 그들 5명에게는 모두 권총이 있었지만, 그들은 복음을 전하러 온 자신들이 원주민들에게 총을 쏠 수 없다며 기꺼이 죽음을 맞이했던 것입니다. 그들이 권총을 가지고 간 것은 맹수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지, 복음을 전할 대상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이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죽음과 유품이 루크라는 잡지에 보도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특별히 언론에서는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들이 선교를 떠난 것과 그들의 죽음이 개인과 가족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짐 엘리엇의 아내였던 엘리자베스 엘리엇은 ‘이건 결코 낭비가 아니라.’고 호소했습니다. ‘자신의 남편은 어린 시절부터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하며 살아왔고,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목표를 완성하고 죽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우카 부족에서 순교당한 다섯 명의 선교사 부인들은 간호학을 공부한 후 의약품을 가지고 다시 그들을 찾아갔습니다. 아우카 부족은 어린아이와 여자들은 죽이지 않는 습성이 있어, 그 다섯 명의 부인들은 그곳에서 죽임당하지 않고 원주민들의 병을 치료해주며 그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이렇게 6년을 헌신하며 살다가 안식년이 되어 본국으로 돌어가게 되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우카 부족의 추장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늘 우리들과 함께 고생하고 치료도 해 주고, 고통당하는 자들과 함께 한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이며, 왜 이곳에 왔느냐?”고 말입니다. 그러자 엘리엇 부인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6년 전에 당신들이 죽인 그 남자가 바로 내 남편입니다. 내 남편은 당신들을 사랑했고, 그래서 친구가 되기 위해서 왔었습니다. 그러나 내 남편보다 당신들을 더 사랑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러자 추장이 “그게 누구냐?”고 되물었습니다. 엘리엇 부인은 “그분은 예수 그리스도”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추장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그날 아우카 부족은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짐 엘리엇을 죽인 장본인이었던 키모는 부족 최초로 목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아우카 부족의 추장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님의 전도대회에 초청되어 이렇게 간증했습니다. “우리는 그분들의 순교와 사랑의 삶을 통해서 복음을 듣고 하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 젊은이들의 희생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어둠 속에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죽음으로 우리는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주님처럼, 그리고 그들처럼 살다가 죽고 싶습니다.”

  짐 엘리엇의 일기장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은 끝까지 붙들고 있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리고 결코 놓칠 수 없는 것도 있다. 결코 놓칠 수 없는 일을 위해 결국 끝까지 붙들고 있을 수 없는 것을 바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젊은은 지나가고 명성이나 자기만족이나 쾌락이나 물질도 결국은 붙들고 있을 수 없다. 그것을 포기하고 버리는 자는 결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는 오래 살기를 원치 않습니다. 주님의 뜻을 이루는 일에 제 삶이 쓰임 받기를 원합니다. 주님, 저를 불태워 주옵소서!”

여러분, 짐 엘리엇을 비롯한 5명의 젊은이들이 복음을 전하지도 못하고 비참하게 죽임당한 것이 헛된 낭비였을까요? 5명의 젊은이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 때에는 그 모든 노력과 희생이 헛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계속된 희생과 사랑의 수고가 이어지자 그곳에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열매들이 맺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의 수고와 헌신과 희생이 없이는 열매들이 맺혀지지 않습니다. 사랑의 수고와 헌신과 희생이 없이 맺혀진 열매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맛이 없는 열매이거나 독이 든 열매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의 인생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오늘 본문인 시편 40편의 저자는 다윗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저자 다윗은 참으로 험난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험난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가 왕이 되기 이전에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다는 이유 때문에 힘든 삶을 살아야 했고, 그의 인생 후반부에서는 잠깐의 실수로 인해 범한 죄에 대한 징벌로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어떤 이유로 힘든 삶을 살았든, 그 모든 삶의 과정에서 늘 하나님을 신뢰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40편이 어느 때에 지어졌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의 내용으로 볼 때 극심한 고난 가운데서 지은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다윗은 왕이 되기 이전에도 극심한 고난을 겪어야 했고, 왕이 된 이후에도 극심한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왕이 되기 이전에 지은 시인지, 아니면 왕이 된 후에 지은 시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분명하게 구분하기 힘든 이유 가운데 하나는 다윗은 왕이 되기 이전이나 왕이 된 이후에나 언제나 변함없이 하나님을 사랑했고, 하나님을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 사건이라는 다윗의 인생에 가장 커다란 오점으로 남는 범죄를 저지른 이후에도 다윗은 다시금 신앙을 회복하여 이전처럼 온전히 하나님을 신뢰하며 사랑하며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시가 고난 중에 지은 것은 분명하지만, 어느 때인지는 특정 지을 수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다윗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우리도 때로 원치 않는 고난을 겪어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신앙적인 이유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으로 살려할 때 우리의 가는 길에 늘 평안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가 수많은 유혹을 이기며 믿음으로 살려고 몸부림칠 때 우리의 삶에 늘 형통한 길이 열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믿음의 길이 언제나 우리가 바라는 바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합니다. 신앙으로 살려할 때 우리가 원치 않는 더 크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요셉도 그랬습니다.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서 승승장구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잘 나가던 요셉의 길에 큰 고난이 닥쳤습니다. 요셉이 믿음을 버렸기 때문에, 믿음의 길에서 떠났기 때문에 고난이 닥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믿음을 지키려 했기에 당하는 고난이었습니다.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받았을 때 요셉은 신앙인으로서 도저히 그 유혹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을 수 없다.’(창세기 39:9)고 말입니다. 그것 때문에 누명을 쓴 요셉은 승승장구하던 그의 인생에 큰 고난이 닥쳐왔습니다. 감옥에 갇히고 말았던 것입니다. 요셉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습니다. 그에게 잘못이 있다면 주인아주머니의 유혹을 거절했다는 것뿐입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올해 우리는 분명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믿음을 굳게 붙잡고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믿음으로 산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늘 형통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믿음을 떠나서는 안 됩니다. 믿음으로 살려 할 때 오히려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윗도 그랬고 요셉도 그랬습니다. 어쩌면 믿음으로 살려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믿음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믿음의 길은 좁고 협착한 길입니다. 누구나 가고 싶은 넓고 평탄한 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좁고 협착한 믿음의 길을 가야하는 이유는 거기에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구원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가야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실수하고 범죄에 빠지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저자인 다윗도 그랬습니다. 다윗은 왕이 된 후에 모든 것이 잘 풀렸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말로 표현한다면 그의 길은 형통했습니다. 왕이 되기 이전까지는 참 많은 시련과 고난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스라엘의 왕이 된 이후에는 별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다윗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다윗이 어디로 가든지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셨더라.”(사무엘하 8:14) 하나님께서 다윗을 도우셔서 다윗이 가는 길에 늘 승리를 주셨다는 말씀입니다. 그렇게 다윗은 왕이 된 후에 모든 일 잘 풀렸습니다.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 다윗의 길에 큰 어려움이 닥쳤습니다. 그것은 밧세바와의 사건 때문입니다. 다윗은 자기 부하의 아내인 밧세바를 왕궁으로 불려들여 동침하고, 그로 인해 아이를 갖게 되자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밧세바의 남편인 충성스런 부하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게 만들었습니다. 그건 하나님 앞에 큰 죄악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다윗에게 보내 그의 죄를 책망하셨고, 다윗은 자신의 죄를 깨닫고 깊이 회개했습니다. 그러나 회개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윗이 범한 죄에 대한 징벌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당한 징벌은 밧세바가 낳은 그의 아들이 태어난지 불과 이레 만에 죽고 맙니다. 그리고 다윗의 인생은 고난과 슬픔의 연속이었습니다. 자식들 사이에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납니다. 큰 아들 암논이 이복 여동생을 겁탈하고, 그 일로 인해서 압살롬이 암몬을 죽이는 살인까지 벌어집니다. 뿐만 아니라 그 압살롬이 나중에 아버지 다윗을 배신하고 모반을 일으켜 다윗은 비참한 모습으로 왕궁을 버리고 피난길에 올라야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왕궁에서는 아들 압살롬이 아버지 다윗의 처첩과 동침하는 일이 벌어지고, 다윗은 도망가는 길에서 시므이에게 저주의 소리를 가슴 아프게 들어야 했습니다.

  다윗이 밧세바를 왕궁으로 끌어들여 죄를 짓지 않았다면 그런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시 다윗은 모든 것이 잘 풀려갈 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길을 형통하게 인도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윗이 그런 큰 죄를 지었고, 그 결과 다윗은 참으로 고달픈 인생의 말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고달픈 삶을 살면서 다윗은 하나님을 버렸을까요? 자신의 죄에 대해서 너무나도 가혹하리만치 징벌하시는 하나님에게서 등을 돌렸을까요?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신다고 하나님을 불신하고 하나님 곁을 떠났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힘들 때 다윗은 결코 하나님을 원망하거나 불신하지 않았습니다. 가슴 아픈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신앙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런 다윗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역으로 인해 예루살렘 왕궁을 떠나 피난길에 오를 때였습니다. 왕궁을 뒤로 하고 도망치는 다윗을 보고서 시므이가 다윗에게 돌을 던지며 이렇게 저주합니다. “피를 흘린 자여! 사악한 자여! 가거라, 가거라! 사울의 족속의 모든 피를 여호와께서 네게로 돌리셨도다. 그를 이어서 네가 왕이 되었으나 여호와께서 나라를 네 아들 압살롬의 손에 넘기셨도다. 보라 너는 피를 흘린 자이므로 화를 자초하였으니라.”(사무엘하 16:7-8) 시므이는 다윗에게 ‘피를 흘린 자, 사악한 자’라고 말합니다. 그 말은 다윗이 사울을 죽이고 자신이 왕의 자리를 빼앗았다는 뜻입니다. 다윗은 사울 왕의 사위였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아버지와도 같은 사울을 배신하고 사울을 죽이고 자신이 왕이 되더니, 이제는 하나님께서 다윗의 나라를 빼앗아 아들 압살롬에게 주셨다는 것입니다. 마치 다윗이 아버지와 같은 사울 왕을 죽이고 자신이 왕의 자리를 빼앗은 것처럼 다윗은 자기 자식에게 왕의 자리를 빼앗겼다는 뜻입니다. 자업자득, 인과응보라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가거라, 가거라!”라고 저주합니다. 이 말은 ‘당신 같은 놈은 하나님께서 주신 이 거룩한 땅에 살 자격이 없으니 이방 땅으로 떠나가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 말처럼 치욕스러운 말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당신 같은 사람은 하나님의 백성이 될 자격이 없다고 저주를 한 것입니다.

  물론 다윗이 사울을 죽인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시므이는 그렇게 저주를 퍼부었고, 심지어 다윗 왕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돌은 던졌다는 것은 죄인들을 향한 최고의 분노를 나타냅니다. 율법에서는 흉악한 죄를 지은 사람들을 처벌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돌로 쳐 죽이는 것이었습니다. 시므이는 지금 다윗을 그렇게 흉악한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치욕스러운 행동과 말을 들은 다윗이 어떻게 했을까요? 다윗과 함께 피난 길을 떠나던 다른 신하들이 ‘당장 그 놈을 죽여야 한다’고 말할 때 다윗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가 저주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그에게 다윗을 저주하라 하심이니 네가 어찌 그리하였느냐 할 자가 누구겠느냐?”(사무엘하 16:10) 하나님께서 자신이 범한 죄에 대해서 책망하시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배신당해 왕궁에서 쫓겨나 도망치고 있습니다. 그래도 왕이었는데, 왕이 다른 사람도 아닌 아들에게 배신당해 쫓겨나는 것도 괴롭고 가슴 아픈 일인데, 그런 자신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습니다. 그것도 거짓된 정보를 가지고 말입니다. 얼마나 원통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겠습니까? 그런데 다윗은 오히려 차분합니다. 그는 도망치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생각했습니다.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서 자신이 이런 벌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자신이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배신하고 죄를 지은 것에 비하면 이런 모욕을 당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아니 그나마 생명을 살려주신 것만도 감사할 뿐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저주하는 시므이의 말을 하나님께서 책망하시는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시므이로 하여금 자신을 책망하시는데, 자신을 저주하는 시므이를 죽일 수 없었다고 말한 것입니다.

  여러분, 다윗은 자신이 지은 죄로 인해 정말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에서 이탈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더 깊은 수렁 속에 빠져드는 것처럼 암울하고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날수록 다윗은 더욱 하나님을 신뢰했습니다. 어떻게든 하나님께 가까이 하려 했습니다.

그런 다윗의 모습을 보여주는 시가 바로 오늘 우리가 읽은 시편 40편의 말씀입니다. 시편 40:2절에서 다윗은 고백합니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 자신이 겪고 있는 고난과 시련이 끝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늘 자신을 깊은 시련과 고난에서 건져 주셨습니다. 그걸 다윗은 분명하게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건져 주셨던 하나님이시기에, 그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주님을 신뢰하며 주님을 찾는 자들은 모두 즐겁게 해 주시라고 말입니다. 본문 16절입니다. “주를 찾는 자는 다 주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게 하시며 주의 구원을 사랑하는 자는 항상 말하기를 여호와는 위대하시다 하게 하소서.”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며 늘 하나님을 찬양하게 해 달라는 기도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금 자신의 삶은 힘듭니다. 어렵습니다. 17절의 말씀처럼, 지금 자신은 가난하고 궁핍한 상황입니다. 단순이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먹을 것이 없어 궁핍한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힘들다고,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사람처럼 곤고한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다윗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탄원합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지체하지 마소서!”(17절) 고난 가운데, 시련과 고통 가운데 있는 자신을 구원하실 하나님을 간절하게 갈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가 막힐 웅덩이와 깊은 수렁에서 건져주셨던 그 하나님께서 지금의 시련과 고통, 아픔과 어려움 속에서도 건져 주시라고 말입니다.

여러분, 올 한 해 우리의 삶에 어려움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때로는 믿음으로 살려는 것 때문에 어려움과 시련이 있을 수도 있고, 때로는 내가 실수하고 잘못한 것 때문에 깊은 웅덩이와 수렁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때이든지 우리를 거기에서 건지시는 하나님은 영원히 변함이 없이 그 자리에 계십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자리, 우리를 향해 항상 웃음 지으시며 바라보시는 자리, 우리가 주님께 달려갈 때에 우리를 안아주시기 위해서 동구 밖에서 서 계시는 자리, 우리가 기도할 때 응답하시는 자리에 말입니다. 우리는 늘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손을 꼭 붙잡아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우리를 건져주십니다. 우리도 다윗처럼 기도하며 사십시다. “나의 하나님이여, 지체하지 마옵소서!” 그러면 주님께서 당신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우리를 붙드십니다.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를 만들고 너를 모태에서부터 지어낸 너를 도와줄 여호와가 이같이 말하노라. 나의 종 야곱, 내가 택한 여수룬아 두려워하지 말라.”(이사야 44:2)

< 2023년 1월 29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