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열매 - 사랑

< 본문 – 갈라디아서 5:22-24 >

예수님의 제자인 요한은 다른 제자들에 비해 조금 특별한 이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성경에 ‘세베대의 아들’이라고 표현된 요한은 형 야고보와 함께 예수님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사람이었습니다. 대부분 갈릴리의 어부들이 가난한 사람들이었던 반면 세베대는 제법 부자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실 때의 상황을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곧 부르시니 그 아버지 세베대를 품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가니라.”(마가복음 1:20)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 야고보와 요한은 두 형제만 고기잡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아버지 세베대, 그리고 품꾼들과 함께 고기잡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품꾼들’이라는 표현은 품꾼이 한 사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야고보와 요한은 고기잡이를 할 때 최소한 다섯 명이 함께 고기잡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갈릴리에서 다섯 명 이상이 타고 고기잡이를 할 정도면 그들의 배가 제법 컸거나, 아니면 한 척의 배가 아닌 여러 척의 배를 이끌고 고기잡이를 했다는 뜻입니다. 큰 배 한 척이든, 아니면 적은 배 여러 척이든 야고보와 요한은 당시의 다른 어부들처럼 가난한 어부는 결코 아니었음이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갈릴리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그들이지만, 그들에게는 예루살렘에 집이 있을 정도로 부유했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가정이 평범한 갈릴리 어부의 집이 아님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모습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실 때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와서 ‘자신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을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예수님께 와서 당당하게 자신의 두 아들을 높은 자리에 앉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은 그의 집안은 평범하지 않았고, 뭔가 큰 꿈을 꾸고 있는 집안이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청탁한 사람이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만이 아니었습니다. 야고보와 요한 그들도 직접 그런 청탁을 했다고 성경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살로메였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진 않지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실 때 함께 골고다 언덕까지 따라갔던 여인들을 기록하면서 각 복음서에서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마태복음 27:56) ‘살로메’(마가복음 15:40) ‘예수님의 이모’(요한복음 19:25) 등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아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는 살로메이고, 살로메는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자매지간이라고 추정됩니다. 다시 말하면 살로메는 예수님께 이모였고,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이종사촌지간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살로메는 예수님의 사역을 물질적으로 뒷바라지를 해준 몇몇 여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사역 기간 내내 물질적으로 후원할 정도로 집안이 여유로웠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튼 야고보와 요한은 집안이 제법 넉넉했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통해서 뭔가 큰 변혁이 일어날 것을 꿈꾸었던 가문 출신입니다.

그 야고보와 요한의 성격을 보여주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 십자가에서 별세하실 것을 결심하시고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을 배척합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멸시하는 다른 유대인들과 달리 평소 친구처럼 대해주시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신다는 것이 마음에 불편했습니다. 그들도 제자들처럼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면 권력의 자리에 오르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유대인과는 다른 분이라고 생각했던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수님께 배신감을 느끼고 평소와 달리 예수님을 배척했던 것입니다. 그때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 이렇게 말합니다. “주여 우리가 불을 명하여 하늘로부터 내려 저들을 멸하라 하기를 원하시나이까?”(누가복음 9:54) 평소 예수님께서 사마리아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 주셨는지를 잘 알고 있는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을 배척한 그들이 괘씸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동안 베풀어주셨던 은혜로 모르는 못된 놈들’이라고, ‘그런 놈들은 당장 불살라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야고보와 요한의 성격을 잘 드러내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런 야고보와 요한에게 ‘보아너게’라는 별명을 붙여주셨습니다.(마가복음 3:17) ‘보아너게’라는 말은 ‘우레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우레처럼 성격이 불같은 사람, 순간적인 감정이나 생각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과격하게 행동했던 사람이었음을 엿볼 수 있는 별명입니다.

이렇듯 야고보와 요한은 예수님의 제자이긴 했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제자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부유했고, 권력에 대한 욕망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성격도 불같았습니다. 도무지 예수님의 제자다운 모습이 없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은 철저하게 예수님의 제자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형 야고보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가장 먼저 순교당한 사람입니다.(사도행전 12장) 반면 요한은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으로부터 마리아를 어머니로 모셔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는 거의 100세의 나이가 들도록 순교당하지 않고 살았던 유일한 제자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성령강림절 사건 이후 요한은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고, 또 예수님께서 ‘사랑하는 제자’라고 알려질 정도로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제자였음에도 요한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서에서 요한을 가리켜 ‘야고보와 베드로와 함께 교회의 기둥’(갈라디아서 2:9)이라고 불렀다는 것이 거의 유일한 기록입니다. 그 이후는 전승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예루살렘에 있는 자기의 집에 모시고 살다가 주후 60년 중후반에 노구의 마리아를 모시고 소아시아 에베소에 가서 살게 됩니다. 초대교회 교부 이레네우스(Irenaeus)의 증언에 의하면 주후 95년 도미티아누스(Domitianus, 51-96) 황제의 박해 때 군병들에게 체포되어 밧모섬으로 유배당합니다. 요한은 그 밧모섬에서 요한계시록을 기록했고, 다음 해인 96년 도미티아누스 황제가 암살되자 사면을 받아 에베소로 귀환하여 에베소 교회를 돌보면서 요한복음서와 요한서신을 기록하였습니다. 에베소에서 마지막 목회를 할 때 그는 너무 노쇠하여 제대로 강단에 설 수도 없을 정도로 몸이 약했습니다. 그럼에도 성도들은 그의 설교를 듣기 원했고, 강단에 선 그는 항상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매일 같은 말만 반복한 것에 대해서 성도들이 불평하면 사도 요한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사랑은 그리스도 교회의 기초요, 사랑만 있으면 죄를 범하지 않습니다.”

사도 요한이 쓴 요한서신을 읽으면 그가 얼마나 사랑을 강조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몇 구절만 살펴보겠습니다. “그의 형제를 사랑하는 자는 빛 가운데 거하여 자기 속에 거리낌이 없으나 그의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에 있고 또 어둠에 행하며 갈 곳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그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음이라.”(요한일서 2:10-11) 사랑하면 전혀 거리낌이 없이 살 수 있지만, 사랑하지 않으면 눈이 멀어 어둠 속을 사는 것과 같다는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한일서 4:7-8) 요한은 하나님을 ‘사랑’이시라고 정의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에 하나님께 속한 자는 사랑하며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도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시느니라.”(요한일서 4:16) 사랑하는 자가 하나님 안에 거하는 자라고 말씀합니다.

  뿐만 아니라 사도 요한이 쓴 요한복음에도 사랑을 강조하고 있음을 우리는 읽을 수 있습니다. 특별히 다른 공관복음서에는 기록하지 않은 새 계명은 요한복음에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새 계명은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한복음 13:34-35)

여러분, 사도 요한이 사랑을 그렇게 강조하고 있기에 우리는 요한을 ‘사랑의 사도’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요한은 어떻게 사랑의 사도가 되었을까요? 앞서 말씀드런 것처럼 예수님의 제자로 있을 때 요한은 그렇게 사랑이 풍성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다른 제자들에 비해서 부유하게 자랐고, 예수님의 제자가 된 뒤에도 에수님의 특별하신 사랑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는 욕심도 많았던 사람입니다. 어머니의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권력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 욕망이 가득했던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불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예수님의 일행을 배척한다고 해서 하늘에서 불을 내려 다 불살라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다혈질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가 그렇게 사랑을 강조하는 사도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로마의 극심한 박해 가운데도 혹독한 시련을 겪었지만, 그는 하늘에서 불이 내려 로마를 멸망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제자였지만 초대교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아도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 권력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는 사람처럼, 오직 사랑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백성이 살아야 할 삶의 모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산다는 것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서로 사랑하는 것만이 예수님의 제자임을 증거하는 삶이라고 말합니다.

  욕심이 많고, 권력에 목말라하고, 성격이 불같은 요한이 왜 그렇게 변한 것입니까? 무엇이 요한으로 하여금 사랑의 사도가 되게 만든 것입니까?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사람의 성격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교육을 받아도, 아무리 훈련을 해도 불같은 성격이 온유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으로 바뀐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도 요한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도 요한이 그렇게 바뀐 원인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하나님께서는 성령의 첫 번째 열매가 사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사랑하며 살 수 있는 비결은 성령의 충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니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들은 사랑의 사람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성격이 불같은 사도 요한이 그 성격을 죽이고 오직 사랑하며 살자고 말하는 사랑의 사람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성령께서 그의 마음에 충만했기 때문입니다. 권력의 욕망과 욕심이 가득했던 사도 요한이 그런 세상적인 모든 욕망과 욕심을 내려놓고 사랑의 사도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성령의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사람이었던 사도 요한은 예수님께서 사셨던 삶을 오직 사랑으로 해석했습니다. 사도 요한이 기록한 요한복음이 다른 복음서와 다르게 강조한 것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랑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요한이 서신에서뿐만 아니라 요한복음에서도 사랑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요한복음에서 강조한 또 하는 성령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하신 말씀을 여러 곳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예수님께서 붙잡히시던 날 저녁에 마가의 다락방에서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을 기록한 요한복음 13-16장에 그것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3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한복음 13:1) 십자가를 앞에 두고 예수님의 모습에서 가장 많이 보여진 것이 바로 사랑이었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어떻게 사랑하셨는지를 몸소 보여주신 아주 중요한 사건을 들려준 것입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후에 마지막 결론은 새 계명입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사도 요한은 ‘서로 사랑하라.’는 그 말씀을 예수님의 유언처럼 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노년에 강단에서 외친 말씀도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였던 것입니다.

요한의 기록은 사랑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보여준 요한복음 13장에 이어 14장에서는 예수님께서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14장에는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는 사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리니 그는 진리의 영이라.”(요한복음 14:16-17)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리라.”(요한복음 14:26) 요한복음 13장에서는 예수님의 사랑의 모습을 기록하고, 14장에서는 그 예수님께서 보혜사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말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5장에서는 다시 사랑을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요한복음 15:9-10)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요한복음 15:13-14) 13장에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사랑하시는 모습을 기록했다면, 15장에서는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그 완성된 사랑, 최고의 사랑을 보여주실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16장에서는 다시 성령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실상을 말하노니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 보내리니.”(요한복음 16:7)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들은 것을 말하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요한복음 16:13) 보혜사 성령께서 오시면 그 동안 주님으로부터 들었던 말씀들, 주님께서 행하신 일들, 주님과 함께 했던 일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뜻대로 살도록 이끌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사도 요한이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고 그렇게 설교하고, 또 요한복음이나 그의 서신에서 ‘서로 사랑하는 것이 새 계명’이요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으니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외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말씀하신 성령이 그의 마음에 역사하시니까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것들이 깨달아졌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일들이 모두 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을 믿는 우리, 예수님의 제자가 된 우리도 예수님처럼 사랑하며 살자고 외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랑하며 사는 것이었습니다.

성령의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것이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고 깨닫는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을 닮아가게 합니다. 그게 바로 사랑하며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당신을 배신하고 부인하고 버리고 도망칠 제자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같이 서로 사랑하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을 받은 우리는 그 사랑을 받은 자답게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것,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너무나도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사랑하려고 하면 그 사랑은 실패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사랑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 아가페의 사랑으로 살 순 없습니다. 사랑의 힘은 결코 내게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사랑해야겠다고 노력함으로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기적이고 욕심덩어리이기 때문에 늘 사랑받기에는 익숙하지만 사랑하며 사는 데에는 나약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보혜사 성령을 주셨습니다.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께서 내 마음에 사랑하도록 강권하실 때, 우리는 사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사랑을 성령의 열매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사랑이 성령의 열매라고 해서 우리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아도 되느냐?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갈라디아서 5:16절에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그렇습니다. 우리는 성령을 따라 행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내 마음에 감동을 주시는대로 힘써 살아야 합니다. 그러면 사랑의 열매가 우리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맺혀집니다.

  여러분, 예수님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건 명령입니다. 그 명령에 순종하여 사랑하며 살기 위해서는 성령을 온전히 의지해야 합니다. 사랑은 성령의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성령의 이끄심에 순종하여 살면 우리의 삶에서 사랑의 열매가 자연스럽게 맺혀지게 됩니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 안에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에 사랑의 열매가 없다면 그것은 우리가 성령에 이끌려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성령의 이끄심에 순종하며 사십시다. 그러면 우리의 삶에는 사랑으로 충만해질 것입니다. 사랑하며 살면 그것이 곧 하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서로 사랑하면 그것이 곧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증표입니다. 예수님은 사랑의 본이시고, 우리를 친히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성령을 따라 살면 사랑하며 살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사랑하도록 이끌어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 2022년 9월 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