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열매 - 양선

< 본문 – 갈라디아서 5:22-24 >

창세기에 기록된 여러 명의 신앙인들 이야기 가운데 그 기록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사람 둘을 꼽으라면 한 사람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요셉입니다. 창세기 11장 마지막 부분에서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에 머물고 있었다는 기록부터 시작해서, 창세기 25장 아브라함의 죽음 이야기까지 14개 장에 걸쳐 아브라함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창세기 37장으에서 본격적으로 요셉의 이야기가 기록되면서 창세기 마지막 50장까지 요셉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거의 13개 장에 걸쳐 요셉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창세기가 총 50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27개의 장에서 아브라함과 요셉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왜 창세기에서는 그 두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부분을 할해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요셉을 통해서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으신 것들이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두 사람은 신앙적으로 삶을 살았던 대표적인 사람이기도 합니다. 아브라함은 누구보다도 하나님을 사랑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100세에 낳은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 합니다. 우리 인간이 그것 이상으로 하나님께 순종하고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셉의 신앙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여러분, 요셉! 그러면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십니까? 요셉에게서 ‘이것이야말로 그의 위대한 신앙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요셉의 꿈이야기를 우리는 잘 압니다. 그런데 요셉이 꿈을 꾸었다는 것이 위대한 신앙은 아닙니다.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 온갖 고생을 하다가 보디발의 집에서 가정 총무가 되고, 결국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었다는 것도 요셉의 큰 신앙을 보여주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보디발의 아내가 유혹할 때 “내가 어찌 이 큰 악을 행하여 하나님께 죄를 지으리이까?”라고 말하며 단호하게 유혹을 뿌리친 것, 그것도 아름다운 신앙의 결단이지만 그것이 요셉에게서 가장 위대한 신앙의 모습은 아닙니다. 요셉에게 가장 위대한 신앙을 보여주는 그의 고백이 있습니다. 그것은 창세기 마지막 장인 50:19-20절입니다. “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여기서 요셉의 신앙을 보여주는 중요한 두 문장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라는 고백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라는 고백입니다.

우리는 이 고백을 이해하기 위해서 요셉의 생애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특별한 사랑을 받았고, 그것 때문에 형들로부터 미움을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형들이 양을 치고 있는 곳에 가게 되는데, 형들은 요셉이 오는 것을 보고는 그를 죽이기로 모의를 합니다. 그래서 요셉을 빈 구덩이에 던져버립니다. 거기에서 요셉은 살려달라고 울부짖는데(창세기 42:21), 형들은 아주 태연하게 요셉이 가져온 음식을 나눠 먹고 있었습니다(창세기 37:25). 그러다가 유다의 제안으로 요셉을 구덩이에서 꺼내 애굽으로 내려가는 상인들에게 팔아버립니다. 그래서 요셉은 애굽에 노예로 팔려가게 됩니다. 여러분, 어린 나이에 애굽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이 얼마나 고생했을지는 우리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가 보고 싶어 밤마다 울었을지도 모릅니다. 집에서 아버지의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자라온 요셉인데, 애굽에서는 그를 측은히 여겨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노예로 팔려왔기에 당연히 눈 뜨면 들에 나가 일해야 했고, 저녁이라고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때 요셉의 마음에 자신을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에 대한 분노가 왜 없었겠습니까? 고생할 때마다, 힘들 때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못지 않게 형들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주인 보디발에게 인정을 받고 가정 총무가 됩니다. 이제 좀 그의 신세가 피는가 싶었는데, 주인의 아내가 그를 유혹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요셉은 하나님 앞에 죄를 지을 수 없다는 이유로 주인아주머니의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가혹했습니다. 주인아주머니는 요셉이 자신을 겁탈하려 했다고 뒤집어씌웠고, 그는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 때 그의 마음에 왜 원망스러운 마음이 없겠습니까? 당연히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 바로 살아야겠다는 신앙의 각오를 가지고 죄와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유혹 앞에서 당당하게 믿음을 지킨 자신에게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야 마땅한데, 복은커녕 가혹한 시련만 안겨주셨습니다. ‘믿음을 지킨 결과가 이것이란 말인가?’ 하는 회의스러운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매사에 성실했던 요셉은 감옥에서도 인정을 받아 제반 사무를 맡아보는 일을 하게 되었고, 왕의 신하 두 사람의 꿈을 해석해 준 것이 계기가 되어 바로 왕의 꿈을 해석해 줍니다. 그렇게 해서 요셉은 오랜 기간 고생의 시기를 보내고 드디어 불과 서른 살의 이른 나이에 낯선 외국에서, 그것도 당대 최강대국인 애굽에서 국무총리가 됩니다. 국무총리가 된 요셉은 형들과 만나게 됩니다. 바로 왕의 꿈처럼, 7년 동안의 풍년이 지나고 지독한 흉년이 들자 가나안 땅에 살고 있던 야곱의 가족들도 먹을 것이 없어 애굽으로 곡식을 구하러 온 것입니다. 그렇게 형들과 만나게 되고, 우여곡적 끝에 요셉은 형들에게 자신의 신분을 알려줍니다.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이 판 자라.”(창세기 45:4) ‘당신들이 나를 애굽에 팔았지만, 나는 이렇게 살아서 애굽의 총리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요셉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형들 앞에, 애굽의 총리가 되어 나타난 요셉을 보고 형들의 마음이 어떠 했겠습니까? 형들은 반갑기보다는 두려웠습니다. 지난날 자신들이 한 일 때문입니다. 요셉을 죽이려고 했고, 구덩에서 살려달라고 울부짖을 때 외면했던 형들입니다. 그리곤 그 요셉을 애굽에 노예로 팔아버린 형들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종으로 팔려가서 죽었는지도 모를 요셉이 애굽 최고의 권력자의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이제 자신들의 생명은 동생 요셉의 손에 달려 있는 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요셉이 그 때 일을 기억하며 복수하려 한다면 분명 자신들에게 복수하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셉은 복수하지 않았고, 오히려 가나안 땅에 머물고 있는 아버지 야곱과 나머지 가족들을 모두 애굽으로 데려옵니다. 그리고 17년의 세월이 흘러 애굽에 내려와 같이 살던 아버지 야곱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야곱의 유언대로 야곱의 시신은 멀리 가나안 땅 헤브론 막벨라 굴에 장사지냈습니다. 온 애굽이 슬퍼하는 가운데 자식들이 모두 한 마음이 되어 장례를 잘 마친 것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발생했습니다. 아버지의 장례를 다 마치고 애굽으로 돌아온 요셉의 형들은 다시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에는 아버지의 얼굴을 봐서라도 요셉이 자신들에게 복수하지 않았지만, 이제 아버지가 떠나고 안 계시니 요셉이 옛날 일을 기억하고 자신들에게 복수할 것만 같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형들이 먼저 선수를 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렇게 유언을 했다고 말입니다. ‘네 형들이 오래 전 네게 악을 행했을지라도 이제는 그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라.’ ‘그러니 너도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옛날 일 다 잊고 우리를 용서해다오.’ 야곱이 실제로 그렇게 유언했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형들이 아버지의 이름을 빌어 그렇게 말한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요셉은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은 과거 형들이 자신에게 해코지를 한 것을 잊었습니다. 그러나 형들은 평생 그것을 마음에 담고 언젠가 권력을 가진 요셉이 자신들에게 복수하지나 않을까 하고 노심초사하며 두려움 가운데 살았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 요셉이 한 말이 이것입니다.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이 말은 누군가의 실수와 범죄에 대해서는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일이지 자신이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는 복수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에, 자신은 결코 형들에게 복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고백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이어서 이렇게 덧붙입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형님들은 나를 해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형님들이 행한 악을 오히려 선으로 바꾸셨습니다. 그랬기에 이런 큰 흉년의 때에 형님들과 우리 가족들 뿐만 아니라 이 애굽의 수많은 생명들을 살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분입니다.’ 그런 뜻입니다.

여러분, 이 고백은 너무나도 중요한 고백입니다. 하나님은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실수한 것을 통해서도 선한 역사를 이루시는 분입니다. 요셉은 그런 분명한 신앙이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요셉의 이야기 가운데 불평하거나 원망했다는 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형들 때문에 노예로 팔려와서 죽도록 고생할 때에도, 그리고 주인아주머니에게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이 갇힐 때에도 그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자신을 그런 상황으로 내몬 사람들에 대해서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요? 그게 바로 하나님께서 언젠가 그런 일들을 통해서 선을 이루실 것을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믿음을 갖고 산다고 해서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큰 고난에 직면하기도 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너무너무 힘들어 쓰러질 것만 같은 순간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상황을 바꾸어 선을 이루시고, 언젠가 당신의 뜻을 이루신다는 것을 알기에 힘들어도 참아낼 수 있습니다. 억울해도 불평 대신에 인내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 12장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나니 내가 친히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로마서 12:19) 이 말씀이 요셉에게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요셉은 자신이 원수 갚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심판하시고 원수를 갚으시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일 뿐입니다. 요셉의 고백 그대로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요셉은 어떻게 그 힘든 과정을 살아왔으면서도 형들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을 갖지 않았을까요? 성경에 요셉이 형들에게 대해서 원망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우리가 인간적인 감정으로 생각할 때 어찌 요셉의 마음에 조금이라도 원망하는 마음이 없었겠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웅덩이에 던져넣었을 때 요셉은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습니다. 그 때 왜 원통한 마음이 없었겠습니까? 애굽에 노예로 팔려와서 고된 노동을 할 때 왜 형들이 밉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요셉은 그 모든 원망과 미움의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심을 굳게 믿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어린 요셉의 마음에는 미움도 있었고 원망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지금 장성한 사람이 되어서는 그런 마음이 다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주신 하나님을 생각할 때, 형들의 악행 속에서도 하나님은 살아계셨고, 자신의 힘든 모든 과정을 선한 길로 이끌어주셨다는 것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셉은 ‘형들이 행한 악행을 하나님께서는 선으로 바꾸셨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형들의 악행을 하나님께서 선하게 바꾸셨다.’는 이 고백 속에는 ‘나에게는 선을 행할 능력이 없습니다.’라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삶의 여정에서 하나님께서 힘든 것들을 하나하나 이겨내게 하셨고, 그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꿈꾸었던 것들을 이루도록 도와주셨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결국 선을 만드시는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자신이 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는 선을 행하는 것이 성령의 열매라고 말씀합니다. “오직 서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양선’(ἀγαθωσύνη)이란 말을 우리가 쉽게 접하는 단어로 번역한다면 ‘선행’입니다. ‘양선’이 신약성경 언어인 헬라어로 ‘ἀγαθωσύνη’인데, 이 말을 로마서 15:14절에서는 ‘선함’으로, 에베소서 5:9절에서는 ‘착함’으로, 데살로니가후서 1:11절에서는 ‘모든 선’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양선’(ἀγαθωσύνη)이란 결국 선한 의도를 가지고 선을 추구하며 선한 행동으로 사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선한 의도를 가지고 선을 추구하고 선한 행동으로 살 수 있는 것은 우리 안에 선한 양심(히브리서 13:18)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양심이라는 것이 우리로 하여금 악을 사랑하기보다는 선을 사랑하도록 격려하고 힘을 줍니다. 문제는 우리의 그 양심조차도 타락해 있다는 것입니다. 디모데전서 4:2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양심이 화인을 맞아서” 양심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타락하고 화인 맞은 양심 때문에 그 양심이 바르게 작동하지 못합니다.

  아무리 선하게 살려고 해도 우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양심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욕심과 욕망을 따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24절에서도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삶을 위해서는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꿔 이야기하면, 우리 인간이 태어날 때 가지고 있는 양심을 가지고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대하시는 양선(선함)을 이룰 수 없습니다. 우리 안에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임하셔서 우리 마음을 다스리시고 우리 양심을 회복시켜 주셔야 그 양심으로 선을 추구하고 선을 따라 살 수 있게 됩니다.

다시 요셉을 생각해 보십시다. 요셉이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형들의 악행을 선으로 바꾸실 것’이라고 생각했을까요? 만일 요셉이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었다면 형들이 그를 죽이기 위해서 구덩이에 던져넣을 때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형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떻게든 자신을 살리실 것이고, 자신을 통해 큰일을 행하실 것이라 생각했다면 걱정할 일이 하나도 없었을 것입니다.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지 않아도 되고, 죽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그 때는 몰랐습니다. 하나님께서 형들의 악을 선으로 바꾸실지 몰랐습니다.

  여러분,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어려운 문제가 닥쳤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 큰 어려움을 통해서 당신이 뜻하신 바를 이룰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그런 것처럼 막상 어려운 일을 만나고 나면 마음에 두려움부터 생겨납니다.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고, 하나님께 맡기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이란 믿음은 있지만, 그래도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요셉도 그랬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삶에 개입하시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길을 이끌어주심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다가 결국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어 흉년에서 애굽을 구하고, 또 더 나아가 형들이 와서 곡식을 구하며 자기 가족들을 먹여살 수 있게 된 것을 보면서 ‘아, 하나님께서 이렇게 쓰시려고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하셨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자신이 겪었던 힘든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은 존재할 수가 없었습니다. 만일 형들이 자신을 죽이려 하지 않았다면, 만일 애굽에 노예로 팔려오지 않았다면, 보디발의 집에서 총무일을 하며 잘 나갈 때 주인의 아내가 억울한 누명을 씌워 감옥에 가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요셉은 바로 왕의 얼굴도 보지 못했을 것이고, 애굽의 총리가 되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니 이게 하나님의 섭리였구나 하고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하게 하시려 하셨나니.”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선은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선함은 짧은 시간에 열매가 맺혀지지 않습니다. 선을 이루어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랜 시간 기다리고 기다려야 그 열매가 어떻게 맺혀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바로 이어 갈라디아서 6:8-10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자기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반드시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게 되어 있기에, 그런 믿음을 가지고 너무 빨리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비록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선을 행하며 포기하거나 낙심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열매를 거둘 때가 옵니다. 그리고 그 선을 행할 특별한 때가 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내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것부터 행해야 합니다.

  요셉은 큰일을 도모하며 살지 않았습니다. 주어진 작은 일에 최선을 다했고, 주어진 일을 묵묵히 감당했습니다. 아주 성실하게 말입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선하심이 이루어짐을 보았고, ‘하나님께서 선으로 바꾸시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로마서 12:21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면서 악이 더 활개치는 세상을 보게 됩니다. 악이 더 기승하고, 악이 더 힘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들은 악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선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선으로 악을 이기며 살아야 합니다. 왜요? 우리는 성령의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사람들은 성령의 열매를 맺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양선’입니다. 우리에게는 선을 이룰만한 의지나 선이 이기도록 하는 힘은 없을지라도, 성령을 따라 살다 보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선을 이루어주십니다. 그래서 선행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여러분, 성령을 따라 사십시다. 성령께서 주시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성령께서 감동을 주신 대로 작은 일부터 선을 행하며 사십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악함까지도 선으로 바꾸어 주실 것입니다. 요셉에게 그리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 2022년 10월 9일 주일오후예배 >